아메리칸 이글 항공기가 미 육군 블랙호크 헬리콥터와 충돌

 
 
29일 미국 워싱턴 D.C.의 로널드 레이건 공항 인근 포토맥 강에서 발생한 항공기 추락 사고에 대응하기 위해 모이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
 

29일(현지시각) 오후 9시께 미국 버지니아주의 로널드 레이건 워싱턴 공항에 접근하던 여객기가 미 육군 헬리콥터와 충돌한 뒤 강에 추락했다. 여객기에는 승객 60명과 승무원 4명이 탑승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공항은 미국 수도 워싱턴 디시(D.C.)에 가장 가까운 공항이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테러 징후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국 연방항공청(FAA), 아메리칸 항공 등에 따르면 캔자스주 위치타에서 출발해 로널드 레이건 공항으로 향하던 아메리칸 이글 항공기가 미 육군 블랙호크 헬리콥터와 충돌한 뒤 포토맥 강에 추락했다. 해당 항공기는 아메리칸 항공을 대신해 지역 항공편을 운항하는 피에스에이(PSA) 소속 항공기다. 시엔엔(CNN), 엔비시(NBC) 뉴스 등에 따르면 해당 여객기에는 승객 60명과 승무원 4명이, 육군 헬리콥터에는 승무원 3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연방항공청(FAA)은 레이건 공항의 모든 항공편 운항을 중지시켰다. 워싱턴 디시(D.C.) 경찰은 소셜미디어 엑스에 “여러 기관이 포토맥강 추락 사고 현장에 대응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사고 현장과 가까운 지점의 수온은 약 1.7°C다.

 

백악관 대변인 캐롤라인 레빗은 이날 밤 폭스 뉴스의 션 해니티와의 짧은 인터뷰에서 “현재 여러 기관이 대응 작업을 진행 중이며, 연방 및 지역 법 집행 기관이 협력하여 최대한 많은 생명을 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통령은 이 상황을 계속해서 주시할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 전체가 이번 사고와 관련된 모든 이들을 위해 마음을 함께하고 기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방수사국은 테러 연루 정황은 없다고 밝혔다. 엔비시는 “워싱턴 에프비아이 현장 사무소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번 추락 사고와 관련해 범죄 행위나 테러와 연관된 정황은 없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 한겨레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

 

미국 워싱턴 여객기 추락…승객 60명 탑승 추정

공항 착륙 중 헬기와 충돌한 뒤 강에 떨어져

 

구조 차량들이 29일 미국 워싱턴 D.C.의 로널드 레이건 공항 인근 포토맥강에서 발생한 항공기 추락 사고에 대응하기 위해 모이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
 

29일 오후 9시께 미국 버지니아주의 로널드 레이건 워싱턴 공항에 접근하던 여객기가 헬리콥터와 충돌한 뒤 강에 추락했다. 현재까지 사상자 수는 밝혀지지 않았다. 사고 여객기에는 승객 60명이 탑승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 공항은 미국 수도 워싱턴 디시(D.C.)에서 가장 가까운 공항이다. 현재 워싱턴 디시 인근 공항의 모든 이착륙이 중단된 상태다. 백악관은 “이번 사고와 관련된 모든 분들을 위해 마음을 함께하고 기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 한겨레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

 

* 계엄 계획과 실행의 불철저함을 타박하는 사람들

* 명령을 완수하지 못한 군인의 무능을 탓하는 사람들

* 야당 때문이었다고  야당 책임론을 내세우는 사람들

* 그놈이 그놈이라며 정치 불신론 또는 양비론 펴는 사람들

* ‘계엄이나 내란’ 관련 얘기는 화제에 올리지 말자는 사람들

 

                                                                        오태규 언론인·전 한겨레 논설실장

 

‘윤석열의 난’으로 5100만 한국인 모두가 50일 넘게 계량하기 힘든 정신적·물질적 고통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보고 싶지 않아도 볼 수밖에 없는 짜증 만발의 뉴스와 장면이 불러오는 정신적 고통이 물질적 고통보다 압도적으로 크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걸 숫자로 속시원하게 보여주지 못하는 게 답답하고 안타까울 뿐입니다.

 

그러면 숫자로 표시할 수 있는 물질적 고통의 크기는 얼마나 될까요? 최근 <연합뉴스>가 작년과 올해의 성장률 변동치를 비교해 추계해 봤더니,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6.3조 원 정도 날아갈 것이라는 계산이 나왔습니다. 현대차의 중형세단 소나타를 무려 22만 5천 대를 팔아야 메꿀 수 있는 액수라고 합니다. 윤석열은, 야당이 677조 원 규모의 2025년도 정부 예산안에서 4조 원을 삭감한 걸 ‘예산 폭거’ 운운하며 비상계엄 실시의 명분으로 내세운 바 있습니다. 더하기 빼기만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이것만으로도 그가 얼마나 바보짓을 벌였는지 금세 알 수 있을 겁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3차 변론에 출석하고 있다. 2025.1.21 [사진공동취재단] 연합
 

본색 감춘 윤석열 옹호자 감별의 어려움

 

그의 뻘짓이 막대한 유형·무형의 손실을 불러왔는데도, 더구나 그가 구속기소까지 됐는데도, 겉으론 아닌 척하며 윤석열을 옹호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꽤 있습니다. 사람의 마음속을 헤아리게 해 주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있다면 그들의 정체를 쉽게 간파할 수 있을 테지만, 그게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닙니다. 오죽하면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알 수 없다’라는 속담까지 나왔겠습니까.

 

미국 명문 하버드대학교에서 민주주의와 독재 문제를 오랫동안 연구해 온 스티븐 레비츠키 교수와 대니얼 지블랫 교수가,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라는 책에서 독재자를 감별하는 기준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일종의 ‘독재자 감별 리트머스 시험지’죠. 그들은 (1) 민주주의 규범에 대한 거부(혹은 규범 준수에 대한 의지 부족) (2) 정치 경쟁자에 대한 부정 (3) 폭력에 대한 조장이나 묵인 (4) 언론 및 정치 경쟁자의 기본권을 억압하려는 성향을 판별 기준으로 내놓고 이 중 하나라도 해당하면 독재의 위험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설날 연휴 기간 중 윤석열이 네 가지 기준 중 몇 가지를 충족하는지 따져보는 것도 살아 있는 훌륭한 정치 교육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저는 범위를 좁혀 지금 한국 사회에서 누가 ‘윤석열 내란’을 옹호하는 사람인지 감별하는 기준을 나름대로 제시해 보고자 합니다. 이른바 ‘내란 옹호자 감별 리트머스 시험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침, 설 연휴 기간에 많은 친지들을 만나 계엄이나 내란 얘기를 화제에 올릴 수밖에 없을 테니 활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되자 일부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방법원 내부로 난입해 불법폭력사태를 일으킨 19일 오후 서부지법 벽과 유리창 등이 파손돼 있다. 2025.1.19 연합
 

'그것도 못해!' 군인 무능 비판하는 사람이 1급 의심자

 

첫째, ‘계엄을 하려면 프로답게 확실하게 했어야지, 아마추어처럼 서투르게 하니 되겠느냐’라며 계획과 실행의 불철저함을 타박하는 사람들이 첫손에 꼽히는 의심 대상입니다. 대개 정부나 기업에서 고위직을 지낸, 점잔 빼는 사람 중에 이런 부류가 많이 있습니다. 한 지인의 경험담입니다. 계엄 발표 며칠 뒤 고위 경제관료 출신의 지인을 만났더니 대뜸 “그렇게 중차대한 일을 그렇게 허술하게 할 수 있나. 실력이 형편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이더라는 겁니다. 어이가 없어 ‘그러면 계엄 발령이 필요했다는 말이냐’라고 되묻자, 당황하며 말끝을 흐리며 얼버무리더라는 얘기입니다.

 

이들의 특성은 절대 위헌·위법의 무도한 내란 행위를 먼저 비난하지 않습니다. 그보다 앞서 내란을 성공시키지 못한 무능을 탓합니다. 논점 이탈의 전형적인 내란 옹호 수법입니다. 이런 식으로 말하는 사람들은 내심 계엄이 성공하길 바랐지만 실패해 못내 아쉬워하는 ‘위장 세력’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둘째, 내란을 실행하라는 명령을 완수하지 못한 군인의 무능을 탓하는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군인의 사명은 상부에서 명령하면 그게 옳든 그르든 따지지 말고 완수하는 것, 즉 까라면 가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심지어, ‘장군이란 자들이 국회에 나와 술술 불고 눈물이나 짜는 걸 보니 못 봐주겠더라. 전쟁이 나면 이렇게 군기 빠진 군을 믿고 잘 수 있겠느냐, 제대로 싸움이나 할지 모르겠다’라고 게거품을 뭅니다.

 

국회 본회의에서 비상계엄 해제를 의결한 4일 새벽 군 병력이 국회에서 철수하고 있다. 2024.12.4. 연합
 

이런 축에는 독재정권 시절에 권위주의 문화에 찌든 군대 생활을 경험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들과는 아예 대거리도 하지 말고 피하는 게 상책입니다.

 

야당 책임론자, 양비론자, 대화 회피자도 의심 대상

 

셋째, 야당 책임론을 내세우는 사람들입니다. 윤석열이 계엄을 실시한 것도 나쁘지만, 그보다 탄핵을 남발하고 예산을 삭감하면서 정부가 일을 하지 못하도록 몰아붙인 야당의 책임이 더 크다고 주장합니다. 즉, 비상계엄은 윤석열이 야당의 폭주를 참다 참다 못 견디고 일을 하려고 취한 불가피한 조치였다는 겁니다. 원인과 결과를 거꾸로 뒤집어 말하는 전형적인 허위 선동술입니다.

 

아마 시중에서 가장 널리 행해지고 있는 내란 옹호론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런 주장은 운동 경기에 비유하자면, 승부 조작의 중대범죄가 상대 팀 선수의 경기 중 반칙 행위 때문에 일어났다고 강변하는 꼴입니다. 그만큼 터무니없는 궤변입니다.

 

정혜경 진보당 국회의원이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 대로에서 2박3일째 ‘윤석열 체포 촉구 행동’에 참여하고 있다. © 정혜경 의원실
 

넷째, ‘윤석열 패거리나 이재명 패거리나 그놈이 그놈’이라며 정치 불신론 또는 양비론을 펴는 사람들입니다. 제 친척 중 90이 넘은 노인이 있습니다. 그분이 오랜만에 동생과 만난 차에 내란 사태와 관련한 스트레스를 호소했다고 합니다. 요즘 윤석열 때문에 화가 치밀어 잠도 제대로 못 잔다고 푸념했더니, 동생이 “언니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마. 누가 돼도 마찬가지야. 우리 생활에 도움이 안 되기는 다 똑같은 놈들이야”라고 위로하는 척하더라는 겁니다.

 

어떤 일이 벌어질 때는 원인과 결과가 있고 원인 중에도 경중이 있는데도, 그런 걸 따지길 외면하면서 양비론과 정치 불신론으로 상황을 호도하는 수법입니다. 서로 정치적 의견을 강요하기 어려운 친분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자주 벌어지고 있는 일입니다.

 

다섯째, 모임이 있을 때 ‘계엄이나 내란’과 관련한 얘기는 화제에 올리지 말자고 미리 선을 긋고 나서는 사람들입니다. 평상시라면 논쟁적인 정치 문제로 모임의 분위기가 깨지는 것을 우려하는 충정의 말이라고 이해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윤석열의 난은 논쟁적인 정치 화제와 차원이 전혀 다른 사건입니다. 한순간에 우리네 삶을 송두리째 바꿔버릴 수 있었던 일생일대의 대사건입니다. 어느 모임이 됐건 자연스럽게 화제에 오르는 게 너무 당연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4차 변론이 열린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1.23. 연합
 

이런 화제를 원천 봉쇄하려는 사람은 윤석열 비판론이 확산하는 걸 꺼리기 때문일 공산이 큽니다. 비판론을 봉쇄함으로써 소극적으로나마 내란범과 내란 행위를 옹호하려는 속셈이 깔려 있다는 의심을 살 만합니다.

 

내란 동조자 감별만으로도 스트레스 완화

 

네 가지 독재 판별 기준에 한 가지라도 걸리는 사람은 독재자일 가능성이 크다는 레비츠키와 지블랫 교수의 말처럼, 제가 제시한 다섯 가지 기준에 하나라도 해당하는 사람은 내란 동조자일 가능성이 매우 농후합니다.

 

손자는 병법에서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윤석열의 난이 완전히 종식되지 않는 한 스트레스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우리를 괴롭힐 겁니다. 그래도 내 주위에 숨어 있는 내란 옹호자를 쉽게 구별해 낼 수 있다면, ‘내란성 스트레스’의 강도가 조금이나마 누그러지지 않을까 합니다. 설 연휴가 끝난 뒤에는 내란성 스트레스가 조금이라도 누그러지는 세상이 돌아왔으면 좋겠습니다.

 

윤석열 석방하라는 윤상현에 “조폭 정당인가” 조경태의 탄식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12월1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앞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등이 설 연휴 기간 윤석열 대통령이 수감된 서울구치소 앞을 찾아가 윤 대통령 석방을 주장한 데 대해 같은 당 조경태 의원이 “우리 정당은 조폭 정당과는 달라야 된다”고 비판했다.

 

조 의원은 30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윤 의원 등이 윤 대통령 석방을 요구한 것을 두고 “만약 (윤 대통령이) 유죄가 났을 경우 우리 당은 내란 옹호 정당의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겠는지, 이런 부분까지도 신중한 판단들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인간적 의리를 내세우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전혀 민심에 맞지 않는 모습들은 자제하는 것이 좋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윤 의원과 원외당협위원장 20여명은 29일 윤 대통령이 수감돼 있는 서울구치소 앞을 찾아 윤 대통령 석방을 촉구했다. 원외당협위원장 80명 명의로 변호인을 통해 윤 대통령에게 “대통령을 지지하는 많은 시민이 구치소 앞에서 하루 한시도 빠짐없이 응원하고 있으니 외롭다고 생각하지 말고 힘내라”는 편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조 의원은 윤 대통령과 극우 세력이 주장하는 부정선거 의혹에 당이 선을 그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실체도 없는 부정선거에 얽매이는 것 자체가 민주 사회에서 선거 불복의 일종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실체 없는 부정선거에 더 이상 국민의힘은 얽매여서는 안 된다고 주장해야 한다. 그것이 책임정당으로서의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 의원은 “그런 부분에 국민의힘이 휘말리게 되면 결국은 다수의 국민으로부터 선택받기가 어려워진다. 강성 지지층들만을 갖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그들에게) 편승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한편, 조 의원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관련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공직선거법 위반 결심 공판이 2월26일로 정해있지 않나. 그 전후로 여러 정치권의 변화가 많이 일어나지 않겠나”라며 “(그때쯤) 한동훈 전 대표의 (재기할 수 있는) 정치적인 환경들이 어느 정도 조성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최근 한 대표와 소통했다며 “(정치적) 환경이 무르익었을 때 본인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어지러운 이런 상황에서 적절하지 않겠나 보고 있다”고 전했다.  < 한겨레 전광준 기자 >

 

이상민 “국무위원 전원 계엄 반대했다” 진술…윤석열 버리나?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해 12월5일 오전 서울 국회 여의도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에서 12·3 내란사태 당시 경찰의 대응과 관련한 긴급 현안질의 도중 얼굴을 만지고 있다. 신소영 기자 
 

지난해 12월3일 밤 비상계엄을 선포하기 전 열린 국무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국무위원 전원이 반대하고 있다”며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만류했던 것으로 30일 파악됐다. 실질적인 안건 심의 없이 요식행위로 회의가 소집되고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까지 선포하자 국무위원들은 ‘정상적인 국무회의로 볼 수 없다’는 의견도 나눴다고 한다.

 

이 전 장관은 지난달 경찰 조사에서, 비상계엄 계획을 알게 된 국무위원들이 이를 반대하자 비상계엄을 선포하기 직전 윤 대통령을 찾아가 “진짜 안된다. 국민들이 납득할 수 없다. 국무위원 전원이 반대하고 있다”며 말렸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이를 묵살하고 비상계엄 선포를 강행했다.

 

“국무위원 전원이 반대”했다는 이 전 장관의 진술은 “국무회의에서 비상계엄 선포에 동의한 국무위원 몇몇이 있었다”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헌법재판소 진술과도 배치된다. 지난달 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무회의에서) ‘반대’라는 표현을 쓴 분은 두어명 정도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며 반대 의견이 많지 않았다는 취지의 본인 발언과도 다른 내용이다. 12·3 국무회의에 참석한 국무위원은 11명이다.

 

이 전 장관은 당시 국무회의에서 ‘안건제안, 제안이유 설명, 안건토의, 의결과정이 있었느냐’는 경찰의 질문에 모두 “없었다”고 답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전 장관은 경찰 조사에서 국무회의 성립 여부에 대해 “사법적 판단을 받아야 할 사안”이라고 진술했다.

 

경찰은 또 비상계엄 선포 직후 몇몇 국무위원들이 ‘실제 국무회의가 열린 것으로 볼 수 있느냐’며 당혹스러워 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이날 국무회의를 합법적인 절차로 볼 수 있는지 관련 판례들을 찾아보라고 행안부 의정관 등에게 지시했다고 한다. 12·3 비상계엄 선포가 절차적 적법성조차도 확보되지 못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정황이다.

 

또한 윤 대통령은 당시 국무회의도 거치지 않고 비상계엄을 선포하려고 했는데 한 총리의 설득으로 국무회의를 열었고, 당시 국무위원들은 ‘국무회의를 열면 대국민 담화 시간도 늦출 수 있고 그 시간 동안 윤 대통이 비상계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것’이라는 기대를 했다는 이 전 장관의 진술도 경찰은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이 전 장관은 경찰 조사에서 12·3 비상계엄 당시 한겨레 등 언론사에 단전·단수를 지시한 사실은 숨겼다. ‘비상계엄 선포 직후 허석곤 소방청장과 통화하며 무엇을 지시했느냐’는 경찰의 추궁에 이 전 장관은 “사건사고 들어온 것이 있냐, 국민들 안전을 각별히 챙겨달라고 말한 것”이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 한겨레 오연서 기자 > 

 

윤석열에 성경 준 김진홍 목사 “계엄령은 신의 한 수”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내란죄 피의자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내는 성경에 사인을 하는 김진홍 목사. 두레수도원 누리집 갈무리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설 연휴 기간 성경을 읽고 있다는 근황이 전해진 가운데, 윤 대통령에게 성경을 건넸다는 뉴라이트전국연합 전 상임의장 김진홍 목사(두레수도원 원장)가 “계엄령은 신의 한 수”라고 주장했다.

 

김 목사는 27일 두레수도원 누리집 ‘아침묵상읽기’ 게시판에 올린 ‘계엄령과 탄핵 소용돌이를 거치며’라는 글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해 12월3일 윤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한 이후 나라 전체가 소용돌이에 휩쓸렸다”면서도 “예상외로 얻어진 수확이 있다. 2030이라 불리는 20대, 30대 젊은이들이 자발적으로 탄핵을 반대하는 운동을 펼치게 됐다”고 했다. 이어 그는 “늘 바닥을 치던 국민의힘 지지도가 민주당을 앞서게 됐고, 지금 당장 선거해도 국민의힘 후보자가 승리하게끔 됐다”며 “세상만사 새옹지마란 말도 있듯이 윤 대통령의 계엄령이 오히려 ‘신의 한 수’가 됐다”고 주장했다.

 

김 목사는 또 “지금은 나라 사정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지만 이런 혼란이 새로운 질서를 창출하는 창조적인 호기가 될 것”이라며 성경의 천지창조 구절을 언급했다. 그는 창세기 1장 1절과 2절의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 하나님의 영은 수면 위에 운행하시니라”를 인용하며 “하나님께서 말씀으로 천지를 창조하시던 때 무질서가 질서로 바뀌고, 혼돈과 공허가 충만으로 변하고, 절망적인 어둠이 희망으로 변했다. 이런 역사가 이 나라에 되풀이될 수 있기 바란다”라고 했다.

 

앞서 22일 김 목사는 ‘옥중에서 성경 읽는 대통령’이라는 글에서 “대통령이 옥중에서 성경을 읽길 원해 김진홍 목사의 사인이 있는 성경을 넣어 달라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윤 대통령이 설 연휴 기간 구치소에서 성경을 읽고 있다는 근황이 전해지기도 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28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친분이 있는 목사님께 성경책을 보내달라고 해서 그 책을 보고 있다”고 밝혔다.      < 한겨레 이정규 기자 >

미국 의사당 테러와 한국 법원 테러 유사성

양국 극우 진영의 적극적인 연대 시도 위험

 

파시즘의 세계적 권위자로 불리는 로버트 팩스턴 교수는 그의 저서 '파시즘 그 열정과 광기의 정치혁명'에서 현대 파시즘의 전형을 “(극우 성향의)당과 기업, 군, 고위 공직자들의 (파시즘) 연합은 경제적 이익·권력·특권, 특히 '자유주의와 좌파에 대한' 두려움에 의해 한데 뭉치는 것"이라 설명한다. 아울러 2007년에 출간한 동 저서에서 "파시즘이 나타날 가능성이 1930년대보다 높다"고 경고한다. 

 

또한 파시즘의 징후를 “위협을 느낀 보수세력이 법의 지배를 포기할 태세를 갖추고 더 강한 동맹세력을 찾아 헤매며, 보수파들이 파시스트들의 정치적 테크닉과 결집된 열정에 손을 내밀며 그 추종세력을 흡수하고자 할 때, 파시스트들은 벌써 권력에 아주 가깝게 접근한 것이다”라고 설파한다.  

 

이를 기준으로 볼 때 미국의 2021년 1.6 의사당 테러와 한국의 2025년 1.19 법원 테러는 파시즘의 징후를 넘어 '파시즘 대중화'가 이미 시작된 단계로 보는 것이 옳다. 

 

트럼프 대통령이 1월 20일 취임 첫날 1600명에 달하는 1.6 의사당 국내 테러리스트들을 일괄 사면했다. 선거 유세 때 "하루만 독재자가 되겠다"라고 했던 트럼프가 독재 시대에나 가능한 헌정체제 파괴자 대량 사면을 감행했다.

 

윤석열도 트럼프도 거짓을 거짓으로 덮고 충격을 충격으로 덮는 일들이 많아서 이번 사면의 엄청난 의미와 충격과 영향이 덮여버렸다. 

 

다수의 미국과 외신 기자들은 한국에서 윤석열 지지 극우파들에 의해 자행된 지난 1.19 법원 테러가 일어나자 곧 바로 미국에서 트럼프 지지 극우파들에 의해 자행되었던 1.6 의사당 테러와 유사하다는 보도를 내어놓았다. 이 유사점들 중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두가지 사건이 모두 미국과 한국의 극우세력들이 본격적인 행위로 파시즘에 진입을 알리는 매우 위험한 시발점이라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되자 일부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방법원 내부로 난입해 불법폭력사태를 일으킨 19일 오후 서부지법 벽과 유리창 등이 파손돼 있다. 2025.1.19 연합

 

위험한 상황을 더욱 위험하게 만드는 것은 한국의 극우가 미국의 극우와 적극적인 연대를 시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윤석열 지지자들의 집회에 성조기, 빨간 마가 모자, 선거를 부정하는 "Stop the Steal" 구호들이 1차적 증거다. 또한 전광훈, 나경원, 홍준표, 정용진 등으로 대표되는 한국의 극우/혐중/반북/친일 정재계 인물들이 영 김, 미쉘 박, 애니 첸, 고든 창, 매트 슐랩, 로저 스톤, 스티브 배넌 등 미국의 극우/혐중/반북/친일 진영의 정재계 인물들과 직간접적으로 만났거나 만남을 추진하고 있다는 구체적 정황들이 이미 언론들을 통해 보도되고 있다. 

 

한국의 극우와 미국의 극우를 잇는 가장 중요한 연결고리는 미국측의 CPAC(보수정치행동회의)과 한국측의 K-CPAC이다. 이 연계의 중요성은 지금의 탄핵과 계엄령 국면에서 그리고 이 내전 상황을 끝내기 위해서 그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지난 12.3 내란수괴 윤석열의 친위 쿠데타 이후 수없이 강조해온 "국내전과 외교전에서 모두 이겨야 이 싸움이 끝난다"는 주장의 이유와 동일하다.  

 

다시 한번 한국의 민주당을 포함한 범여권과 시민사회 단체 그리고 진보진영 언론에 읍소를 드린다. (1) "트럼프가 한국의 민주주의와 주권자 국민을 지지하도록 대미외교 정책을 세워주십시오." (2) "한국 극우와 미국 극우의 가장 중요한 연결 고리인 CPAC과 K-CPAC에 대한 심층 취재를 해주십시오." 

 

필자는 지난해 '가톨릭 평론' 가을호에 '미국 민주주의의 위기와 2014년 미국 대선 - 어떻게 극단적 소수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다수를 지배하는가'라는 제목의 글을 기고한 바 있다. 이 글의 결론 부분에서 필자는 2024 미국대선은 아마도 '우리 인생에 가장 중요한 선거가 될 것'이며 이번 선거에 투영된 두개의 충돌하는 상반된 시대정신은 미국의 미래가 '극우 백인우월주의 파시즘'으로 갈 것인가 '다인종 다문화 민주주의'로 갈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극우 진영을 기본적으로 이해하려면 미국 파시즘 대중화의 '대부 3인방'과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식 날 '독재자로서' 사면한 1.6 의사당 테러의 주력 부대 즉 미국 파시즘 대중화의 '행동 부대'를 알아야 한다. 이에 대한 상세한 기고글을 미주판 중앙일보에 두 번에 걸쳐 기고한 적이 있다. 아래 공유하니 참고 되시길 바란다. 

 

추가로 2021년 1.6 미 의회 폭동 이후로 트럼프 권력과 이념을 파시즘 또는 파시즘 진입으로 규정한 학자들은 팩스턴(컬럼비아대), 벤지앗(NYU), 레비츠키와 지블랫(하버드대), 라이시(버클리대), 촘스키(MIT), 웨스트(예일/하버드/프린스턴신학대) 등이 있다. 특히 경제학자이자 클린턴 재임시 노동부 장관을 역임한 로버트 라이시 교수는 트럼프와 머스크 공동 권력을 두고  "대기업과 결탁한 파시즘은 최악의 파시즘이다" "1930년대 히틀러가 돈과 권력을 축적한 과정과 매우 유사하다"라며 강력히 경고하고 있다. 

 

트럼프는 '하루만' 독재자가 되겠다고 했다. 그리고 그는 이런 나쁜 약속은 꼭 지킨다. 그가 첫 날 내린 백개 이상의 '행정 명령'들을 하나 하나 들여다 보면 본질적으로 '미국판 게엄령' '미국판 포고령' 이라고 불러도 될 정도다. 실지로 미 국경지역에 '국가 비상사태'를 포고하며 '내란법' (Insurrection Act)과 외국인 '적국법' (Alien Enemies Act)를 사용하기도 했다.  

 

단언하건대 트럼프 2기의 이민자와 유색인종들에 대한 탄압은 트럼프 1기에 비해 더 빠르고, 더 포괄적이고, 더 강력할 것이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그 영향력이 트럼프가 임기를 마친 후에도 오랜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1) '파시즘 대중화 3인방'에 대한 글 ☞ 반이민정책의 뿌리는 인종차별주의 

(2) '파시즘 대중화 행동부대'에 대한 글 ☞ 백인우월주의 집단은 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가?            < 민들레 박동규 재미동포·미국변호사 >

 

딥시크가 1/10 연구비로 만든 ‘R1’, 일부 성능 테스트서 오픈AI의 ‘o1’ 제쳐

벤치마크 테스트에서 오픈에이아이(AI)의 추론형 인공지능 ‘오원’(o1)의 성능을 앞서 화제가 된 중국 인공지능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 딥시크 누리집 갈무리
 

중국 인공지능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가 빅테크 연구비의 10%를 들여 개발한 ‘인공지능’이 실리콘밸리를 위협하고 있다. 딥시크와 마찬가지로 오픈소스형 인공지능을 만드는 메타(옛 페이스북)의 연구팀이 ‘패닉’(공황)에 빠졌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메타는 올해 650억달러(약 93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25일 미국 시엔비시(CNBC) 등 외신을 보면, 2023년 설립한 중국 인공지능 스타트업 딥시크가 지난 20일(현지시각) 공개한 추론형 인공지능 ‘알원’(R1)은 일부 성능 테스트에서 오픈에이아이(AI)가 지난해 9월 출시한 ‘오원’(o1)을 앞섰다. 딥시크의 기술보고서를 보면, 알원은 미국 수학경시대회(AIME 2024) 문제를 푸는 테스트에서 79.8%의 정확도를 기록해 오원(79.2%)보다 뛰어난 성능을 보였다.

 

앞서 지난달 공개된 이 회사의 거대언어모델(LLM) ‘브이쓰리’(V3)의 경우 메타의 최신 모델인 ‘라마(Llama) 3.1’보다 앞선 성능을 보였음에도 인공지능 훈련에 쓴 비용은 557만달러(약 80억원)에 불과했다. 딥시크는 미국이 인공지능 개발에 필수적인 고성능 지피유(GPU·그래픽처리장치)칩의 중국 수출을 통제한 탓에 엔비디아의 최신칩(H100)에 한참 못 미치는 저사양 반도체 에이치(H)800을 2000개 활용해 두 달 만에 브이쓰리를 개발한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신문 뉴욕타임스는 딥시크의 개발비에 대해 “빅테크인 메타가 최신 인공지능 기술을 구축하는 데 쓴 비용의 약 10분의 1 수준”이라고 전했다.

중국 인공지능 스타트업 ‘딥시크’의 부상과 관련해 한 메타 직원이 “메타의 생성형 인공지능 조직이 패닉 상태”라고 주장한 미국 블라인드 글. 누리집 갈무리

 

외신들은 딥시크의 성과를 두고, 미국의 대중국 수출 제재가 중국의 엔지니어들이 보다 효율적인 인공지능 개발에 매달리도록 만든 원동력이 됐다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딥시크의 인공지능이 성능 면에서 글로벌 10위권으로 뛰어올랐는데, 이는 워싱턴의 수출 규제가 중국의 급속한 (AI 기술) 발전을 막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인공지능 개발에 거액의 돈을 투자해온 빅테크들도 ‘가성비’를 앞세운 딥시크의 부상에 난감한 분위기다. 얀 르쿤 메타 수석 인공지능 과학자 겸 뉴욕대 교수는 24일 스레드에 올린 글에서 “딥시크의 성과를 보며 ‘중국이 인공지능 분야에서 미국을 앞서고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는데, 오픈소스 모델이 (오픈AI와 같은) 독점 모델을 넘어서고 있다는 게 적절한 해석”이라고 했다.

 

하지만 미국 빅테크 직원들이 다수 가입한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딥시크가 알원을 공개한 직후 “메타의 생성형 인공지능 조직이 패닉 상태”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 글을 쓴 한 메타 직원은 딥시크의 개발비보다 더 많은 연봉을 받는 조직 리더들을 언급하며 “경영진은 생성형 인공지능 조직의 막대한 비용에 대한 해명을 걱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24일 페이스북을 통해 “올해는 인공지능에 있어 결정적인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올해 자본적 지출(CAPEX)을 600억~650억달러 계획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 선담은 기자 >

 

딥시크가 뭐길래 엔비디아가 대폭락해?…중국 AI 돌풍

엔비디아 -17% 등 기존 AI 관련주 급락
저비용 딥시크 등장에 미 경쟁력 의구심
중국이 인공지능에서도 경쟁력 우위?

 
 
중국의 저비용 인공지능 딥시크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인 량원펑과 딥시크의 기업로고. 딥시크 누리집
 

중국의 저비용 인공지능(AI) 딥시크(DeepSeek)의 등장에 엔비디아 등 미국의 인공지능(AI) 관련 빅테크 기업들이 흔들리고 있다. 딥시크 등장에 기존 인공지능 기업들의 경쟁력이 의심받으며 최악의 주가 폭락이 일어났다. 중국이 값싸고 뛰어난 성능의 인공지능을 개발함으로써, 이 분야에서 미국을 앞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7일 미국 증시에서는 챗지피티(Chat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 출시 이후 증시에서 최대 빅테크 기업으로 성장한 엔비디아가 무려 17% 폭락해, 5890억달러가 증발됐다. 엔비디아 등 미 증시에서 비중이 큰 빅테크 기업들이 일제히 폭락하며 나스닥 지수는 3.1%, 엔스앤피(S&P)500 지수는 1.5%나 떨어졌다. 하지만, 빅테크 기업이 편입되지 않은 다우존스 지수는 0.7% 올랐다.

 

특히, 인공지능 및 반도체 관련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9.15%나 폭락해, 지난해 9월3일 7.75% 이후 최대로 떨어졌다. 이 지수가 9% 이상 폭락하기는 코로나19 충격이 가해졌던 지난 2020년 3월18일 이후 처음이다.

 

인공지능 산업 수혜주인 브로드컴도 17.4% 폭락해 시총이 1조달러 아래로 내려갔고, 마블테크놀로지도 -19.1%,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11.71% 급락했다. 오라클도 14%나 포락했다. 세계 최대 반도체 회사인 대만의 티에스엠시(TSMC)도 -13.33%, 반도체 장비 회사인 네덜란드 에이에스엠엘(ASML)은 -5.75%, 영국 반도체 설계회사 에이아르엠(Arm)은 -10.19% 급락했다.

 

다만, 인공지능 노출이 적은 빅테크 기업들은 선방했다. 애플은 3.18%, 메타는 1.91% 올랐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13%, 구글의 알파벳은 4.03%, 테슬라는 2.32% 하락에 그쳤다.

이날 인공지능 관련 기업들의 대폭락은 중국이 개발한 딥시크가 저렴한 비용으로 우수한 성능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기존 인공지능 관련 기업들의 경쟁력에 의문이 생겼기 때문이다.

 

중국이 개발한 인공지능 챗봇인 딥시크는 지난주 출시된 이래 미국에서만 애플스토어에서 가장 다운로드가 많은 앱으로 올라섰다. 딥시크 쪽은 자신들의 인공지능 모델을 훈련시키는 비용으로 단지 560만달러만 썼다고 밝혔다. 인공지능 선두주자인 오픈에이아이(OpenAI) 최고경영자 샘 올트먼은 자신들의 최신 인공모델인 지피티-4의 훈련에 1억달러 이상이 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인공지능 관련 조사회사인 앤스로픽의 최고경영자 다리오 아모데이는 지난해 방송에서 일부 기존 인공모델의 훈련에 10억달러에 달하는 비용이 들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딥시크는 엔비디아이가 개발한 인공지능 관련 고가 반도체를 사용하지 않고도 우수한 성능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딥시크가 거대언어모델(LLM) 훈련에 사용한 그래픽처리장치(GPU)의 규모와 비용이 미국 빅테크들과 비교해 훨씬 적어 효율성을 보여줬다고 미국 언론들을 보도했다.

 

이에 따라, 인공지능에 첨단 및 고가 반도체를 공급하며 최대 수혜주로 떠올랐던 엔비디아 등 인공지능 관련 기업들이 갑자기 경쟁력을 의심받게 돼 주가폭락으로 이어졌다.

딥시크 돌풍과 기존 인공지능 기업들 주가 대폭락은, 미국의 인공지능 등 첨단분야에서의 기술 규제를 중국이 극복해냈음을 보여줬다는 분석도 있다. 오히려, 중국에 대한 미국의 기술규제 및 공급망 분리인 디커플링이나 디리스킹 정책이 중국의 자급자족적인 기술굴기를 야기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 정의길 선임기자 >

 

딥시크는 규제를 먹고 자랐다…저가 반도체로 패러다임 전환

미국의 대중 기술규제 압박 속에서
싸고 뛰어난 인공지능 개발에 성공
기존 AI기업·미국에는 위기일 수도
중국·유럽 등엔 AI 도약 계기 될듯

 
 
 

중국 인공지능(AI) 개발 스타트업인 딥시크(DeepSeek)가 개발한 인공지능 챗봇이 전세계 인공지능 산업을 크게 뒤흔들고 있다.

 

고작 600만달러 미만 비용으로 첫 생셩형 인공지능 챗지피티에 필적하는 성능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는 딥시크의 인공지능 챗봇들은 전세계 인공지능의 패러다임을 다시 바꿀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실리콘밸리 벤처자본가 마크 앤더슨은 딥시크가 인공지능에서 “가장 놀랍고 인상적인 혁신 중의 하나”라고 평가했다.

 

딥시크는 2023년 5월 중국 항저우에서 량원펑(40)에 의해 설립됐다. 광둥성 출신인 그는 저장대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고 대학 졸업 뒤인 2015년 대학 친구 2명과 함께 '하이-플라이어'(High-Flyer)라는 헤지펀드를 설립했다. 컴퓨터 트레이딩에 딥러닝 기법을 선구적으로 적용해 돈을 모은 뒤 딥시크를 창업했다.

 

량원펑은 하이-플라이어의 자산을 80억달러로 불린 뒤 소규모 인공지능 연구소를 만들어 운영하다 독립적인 회사로 딥시크를 창업했다. 량원펑은 자신을 펀드트레이더보다는 엔지니어로 인식하고 있다.

 

딥시크는 2023년 11월 첫 번째 오픈소스 인공지능 모델 ‘딥시크 코더’를 시작으로 여러 모델을 출시하고, 지난 10일 본격적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최신모델인 딥시크 V-3 및 R-1이 새해 들어 공개되면서 본격적으로 돌풍을 일으켰다. 딥시크는 현재 애플스토어에서 다운로드 1위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 “딥시크의 새로운 모델을 보면 추론 연산을 수행하는 오픈소스 모델을 효과적으로 만들면서, 슈퍼 컴퓨팅 효율성도 뛰어나다는 점에서 엄청나게 인상적이다”라고 평가했다.

 

중국에 대한 미국의 첨단기술 규제가 오히려 딥시크의 부상을 부른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이 인공지능 등 첨단분야에서 중국의 부상을 막으려고 첨단 반도체 대중국 수출을 금지하자, 딥시크는 기존의 저가 반도체 등을 이용해 인공지능을 개발했다.

 

딥시크 쪽도 첨단고가 반도체 대신 혁신적인 인공지능 훈련 기술을 조합해 인공지능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회사 쪽은 딥시크-V3 개발에 들인 비용이 557만6천달러(약 78억8천만원)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는 메타(페이스북 모회사)가 최신 인공지능 모델 라마(Llama) 3을 엔비디아의 고가 칩 'H100'을 이용해 훈련한 비용의 10분의 1 수준이다.

 

게다가 이번에 발표된 첨단 R1 모델은 오픈소스로 출시돼, 누구라도 이 모델을 사용해 적용할 수 있다. 다른 회사들도 딥시크의 방식을 이용해 값싸고 대안적인 인공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딥시크의 등장으로 기존 인공지능 기반 산업이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딥시크가 인공지능 훈련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었기 때문이다. 특히, 인공지능 출현의 최대 수혜 기업인 엔비디아에 관심이 쏠린다. 하지만 엔비디아 등은 타격을 받더라도 전체 인공지능 관련 산업은 더 커질 수 있다는 진단이다. 딥시크 등장으로 인공지능의 대중화가 가속돼 관련 분야 전반이 더 성장한다는 것이다.

 

엔비디아는 성명에서 딥시크를 “탁월한 인공지능의 진전”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질문에 대답하는 인공지능의 작업인 ‘추론’에는 많은 엔비디아 반도체 및 고도의 네트워킹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딥시크의 성공은 인공지능 반도체 개발에서 엔비디아의 우위가 생각보다는 크지 않고, 새로운 인공지능 개발에 결정적이지도 않을 수 있음을 드러낸 점만은 확실하다.

 

딥시크의 성공은 또 인공지능 개발에서 미국의 독주를 막고, 이른바 각국 사이에서 개발력의 평균화를 가져올 수도 있다. 딥시크 성공으로 당장은 중국이 미국에 필적할 수 있겠으나, 유럽이나 다른 개발도상국들도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프랑스 대통령궁인 엘리제궁의 한 관리는 월스트리트저널에 컴퓨터 능력이 더는 인공지능 개발에 결정적 요소가 아니라며 “그 메시지는 우리도 경쟁할 수 있고, 대안을 만들 기회가 있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 한겨레 정의길 기자 >

 

중국 “AI 반도체 수출 통제, 미국 기업 손해”…엔비디아도 반발

 
 
미국 반도체 회사 엔비디아 로고 앞을 한 남자가 지나가고 있다. 로이터 연합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인공지능(AI) 개발에 필요한 반도체의 대중국 수출을 통제하기로 한 데 대해, 중국 정부가 강하게 반발했다. 인공지능 관련 반도체 제조사인 미국 엔비디아도 자국 정부를 비판했다.

 

중국 상무부는 13일 밤 누리집에 대변인 명의 성명을 내어 “바이든 정부는 합리적인 목소리를 외면하고, 무리한 조처를 했다”며 “이는 국가 안보 개념을 남용하고 수출 규제를 오용한 사례로, 국제 다자간 경제무역 규칙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다. 이에 대해 중국 쪽은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이어 “바이든 정부의 수출 규제 남용은 각국의 정상적인 경제무역 교류를 엄중하게 저해하고, 시장 규칙과 국제 경제무역 질서를 엄중하게 훼손하며, 글로벌 기술 혁신에 엄중한 영향을 미치고, 미국 기업을 포함한 전 세계 기업의 이익에 엄중한 손해를 끼친다”며 “중국 쪽은 정당한 권익을 단호히 수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상무부 대변인은 350여자의 입장문에서 ‘엄중하게’라는 단어를 4차례 반복하며 미국 쪽 조처를 강하게 비판했다.

 

앞서 바이든 행정부는 이날 중국으로의 인공지능 반도체 유입을 더욱 차단하는 조처를 내놨다. 중국·북한·러시아 등 20여개 ‘우려 국가’는 미국 기술이 들어간 첨단 그래픽 처리장치(GPU) 등 인공지능 반도체를 계속 구입할 수 없도록 하고, 한국 등 18개 동맹·파트너 국가는 제한을 두지 않으며, 동맹이나 우려국가가 아닌 국가들에는 구입 수량에 한도를 설정하는 내용이다. 임기를 일주일 남긴 바이든 정부가 막판에 대중국 반도체 견제의 고삐를 강하게 당긴 것이다.

 

인공지능 관련 반도체 제조의 선두 주자인 미국 엔비디아도 즉각 반발했다. 네드 핀클 엔비디아 정부부문 담당 부사장은 “이번 조치는 시장 결과를 조작하고 경쟁을 억압함으로써 미국이 어렵게 얻은 기술적 이점을 낭비할 위험이 있다”며 “미국은 혁신과 경쟁, 그리고 전 세계와 기술을 공유함으로써 승리하는 것이지, 정부의 과잉개입이라는 벽 뒤에 숨어서 후퇴하는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엔비디아는 이미 중국에 대한 수출 규제 등 통제를 받고 있지만, 이번 조처로 수출 통제국가와 사전 수출 승인이 필요한 국가가 확대되면서 추가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인공지능 프로그램인 챗 지피티(GPT) 개발사인 오픈에이아이(AI)는 중국과 경쟁에 앞서기 위해 정부의 투자와 통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오픈에이아이는 이날 ‘경제 청사진’이라는 제안서를 통해 “글로벌 펀드에는 인공지능 프로젝트에 투자될 약 1750억달러(257조원)가 대기 중”이라며 “미국이 이를 끌어들이지 못하면 중국이 지원하는 프로젝트로 흘러 들어가 중국의 글로벌 영향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픈에이아이는 인공지능 모델에 대한 수출 통제안을 제시하며 “동맹국과 파트너에게 첨단 인공지능 모델을 제공해, 중국이 아닌 미국 기술에 기반한 인공지능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한겨레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