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디플로매트 분석


"윤, 그 가족 비판하는 언론 자유엔 부정적"
비판적 언론인 자택과 언론사 압수수색 빈발

윤의 거부권 남용, 이재명·문재인 수사 비판
윤 '2000명' 집착…"과학적 근거 제시 못해"

 

"윤석열 대통령은 북한과 그 너머에 대한 접근에선 한국의 핵심 가치로 '자유'와 '민주주의'를 반복해서 강조해왔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특정 언론인이나 언론 매체들이 그의 정부나 가족에 관해 비판적 이야기를 전할 때는 그가 언론의 자유를 지지하지 않는 것을 보여준다."

 

미국 외교 전문기 '더 디플로매트'가 13일 자 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인기 추락 원인을 상세히 다뤘다. 2024. 09. 13 [디플로매트 홈페이지 캡처]
 

미국 디플로매트, 윤석열 인기 추락 보도

"윤석열 왜 인기 없나?…설명 거리 많아"

 

미국 외교 전문지 <더 디플로매트>는 '한국 윤석열은 왜 그리 인기가 없는가'란 13일 자 기사에서 이렇게 진단했다. 디플로매트는 "한국인 다수는 자국 대통령이 일을 잘못한다고 여기고 있다. (왜 그런지) 설명할 거리는 부족하지 않다"라면서 그 주된 요인 중 하나로 "윤석열의 언론 탄압"을 거론한 것이다.

국경없는기자회(RSF)가 지난 5월 3일 발표한 올해 한국의 언론자유지수는 62위였다. 디플로매트는 "한국은 2002년엔 43위, 작년엔 47위를 기록했다. 이는 윤석열 취임 이후 언론 자유의 지속적인 축소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 때인 2019년에는 41위였다.

한국갤럽이 9월 10일~12일 전화면접 방식으로 전국 남녀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2명을 상대로 윤 대통령 직무 수행 평가를 조사한 결과(신뢰수준 95%±3.1%p,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긍정은 취임 이후 최저치인 20%를 기록해 '레임덕'을 지나 사실상 '데드덕'을 뜻하는 10%대 진입을 앞두고 있다. 반면에 부정은 70%에 달했다.

 

국경없는기자회가 지난 3일 발표한 전세계 국가 언론자유지수 순위표. 2024. 05. 03 
 

"북한엔 자유 강조, 언론 자유에는 부정적"

비판적인 언론인과 언론사 압수수색 빈발

 

언론 탄압 사례로 디플로매트는 먼저 MBC를 들었다. 2022년 9월 뉴욕 방문 때 벌어진 윤 대통령의 '바이든-날리면' 발언에 대한 MBC 보도가 충돌의 시작이었다고 소개했다.

디플로매트는 "그 이후로 윤 정부 관리와 지지자는 MBC를 가짜 뉴스를 전하는 선전 매체로 여기고 있다"며 "그러나 한국인의 약 60%는 그 보도에 잘못된 게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이를 빌미로 용산 대통령실이 윤 대통령의 외국 순방 때 MBC 출입 기자를 상대로 취한 전용기 탑승 불허 조치와 함께 이에 대한 한국기자협회와 서울외신기자클럽의 비판도 소개했다.

디플로매트는 "윤이 집권하고 몇 달 만에 발생한 이 MBC 사건을 보고 언론인들은 대통령실이 자신들의 보도를 부정적이라고 보면 윤 정부가 자신들을 고소할 수 있다고 두려워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잡지는 또한 "경찰과 검찰은 대통령실이 가짜 뉴스를 전파했다고 비난하는 언론인들의 자택이나 뉴스룸에 들이닥쳤다"라고 빈번한 압수수색을 겨냥했다.

지지율 추락의 또 다른 주된 요인들로 디플로매트는 △ 의사 파업 △ 다수 야당인 더불어민주당과의 비건설적 경쟁 △ 대북한 관계 관리 실패 등을 거론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 08.29 [연합]
 

"한국, 더 많은 병원 응급 환자 수용 거절"

윤 '2000명' 집착…"과학적 근거 제시 못해"

 

먼저 의사 파업과 관련해선 지난 2월 이후 전공의들이 내년부터 향후 10년간 연간 의대 입학정원을 매년 2000명씩 증원한다는 윤 정부의 계획에 반발해 업무를 중단했고, 현재 1만2000명 넘은 전공의가 진료를 그만뒀으며, 의대 교수들도 파업에 동참했다는 사실을 소개했다.

특히 전공의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한국 의료시스템이 큰 타격을 받고 있으며, 전국 211개 종합병원의 경우 전공의 8%만이 근무 중이란 한국 언론 보도를 소개했다. 디플로매트는 "더욱더 많은 병원이 전공의 부족으로 응급 환자 수용을 거절하고 있다"면서 지난 5일 심정지 사고를 당했지만 가까운 응급실에 가지 못해 안타깝게 숨진 조선대 여학생을 예로 들었다.

디플로매트는 교육부가 내년도 의대 입학정원 확대 계획을 확정했지만, 의료계는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다면서 정부와 정치권, 의료계 간의 합의가 있기까지 전공의 파업은 무기한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디플로매트는 "다수의 한국인은 정부가 양보하고 (의대 입학정원) 확대의 '규모와 시점'을 조정해 의사들의 우려를 해소해야 한다고 여기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2000명' 증원과 관련해 "윤 대통령은 과학적 근거에 기반을 둔 최소한의 숫자"라고 주장했지만, 윤 정부는 어떤 과학적 접근을 통해 그 수치에 도달했는지를 설명한 바 없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등 야당 의원들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채해병 특검법' 거부권 규탄 야당·시민사회 공동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채해병 특검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2024.5.21. [연합]
 

"윤, 역대 누구보다 많은 거부권 행사"

"채 해병 특검에 한국민 약 70%지지"

 

'민주당과의 비건설적 경쟁'도 윤석열의 인기 하락 요인으로 들었다. 기사에서 디플로매트는 지난 4·10 국회의원 총선에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을 포함한 야권이 300석 중 192석을 얻어 원하는 법안은 모두 통과시킬 힘을 갖게 됐다고 소개했다. 잡지는 "그러나 대통령에겐 통과된 법안에 대한 거부권이 있고, 윤 대통령은 이미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더 많은 거부권을 행사했다"고 거부권 남용 사실을 알렸다.

그러면서 야권의 고 채수근 해병 사망 사건 관련 수사 외압 의혹 특검 법안 처리와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정부와 야권 간의 "지속되는 주요 충돌 지점 중 하나"라고 전했다. 대통령실은 야권이 향후 채 해병 특검법을 처리해도 또다시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경고하지만, 한국인의 약 70%가 민주당의 특검법 처리 시도를 지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성남FC 뇌물'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4. 09.13 [연합]
 

"이재명·문재인 수사에 지지자들 분노"

김건희 부정비리·공천개입 혐의엔 함구

 

이와 함께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수년간에 걸친 검찰 수사들과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최근의 수사 움직임이 "자유주의 세력과 민주당 지지자들의 분노에 기름을 붓고 있는 점은 명백하다"며 "윤의 비판자들은 이들 사건을 정치적 동기에 따른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또한 디폴로매트는 역대 한국 대통령으론 최초로 지난 2일 정기국회 개회식 겸 제22대 국회 개원식에 윤 대통령이 불참한 사실을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디올 백 수수 같은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관련 부정·비리 혐의와 공천 개입 등 국정농단 논란은 언급하지 않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무기연구소와 무기급 핵물질 생산시설을 현지지도하고 무기급 핵물질 생산에 총력을 집중해 비약적인 성과를 낼 것을 지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3일 보도했다.2024. 09.13 [조선중앙통신=연합]
 

그다음은 대북 관계 관리 실패를 윤 대통령의 인기 하락 요인 중 또 하나로 거론했다. 디플로매트는 "북한에 대해 윤은 대화와 평화에 무게중심을 둔 전임자의 온건한 접근법과 대조적으로 강경한 접근법을 취해왔다"며 "그러나 북한은 윤의 접근법에 지속적인 핵 역량 보강과 최근의 대러시아 관계 강화로 대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잡지는 이어 "더구나 그는 역내에서 한미일 3자 동맹을 구축하고자 적극적으로 일본과의 관계 복원을 시도했다"고 덧붙였다.   < 민들레 이유 기자 >

과거 언론인터뷰서 "우크라서 싸울 외국인 모집해 군부대와 연결"

SNS에 "2016년에 당신 선택했으나 크게 실망…사라지면 기쁠 것"

 

트럼프 암살 시도 현장의 경찰들 [AFP 연합]
 

자신의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암살하려 한 시도로 체포된 용의자는 58세 남성으로, 우크라이나를 위해 싸울 외국인을 구하는 등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려고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CNN 보도에 따르면 사법 당국은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 암살 시도 용의자로 58세 라이언 웨슬리 라우스를 체포했다.

1966년생인 그는 하와이에서 살았고 노스캐롤라이나에서 건설 노동자로 일했으며 주로 경미한 범죄 혐의로 8번 체포된 전력이 있다.

그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큰 관심을 보였고 우크라이나를 위해 싸울 사람들을 구하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뉴스위크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23년 3월 25일자 뉴욕타임스(NYT) 기사 인터뷰에서 자신이 2022년 우크라이나에서 몇 개월을 보냈으며 탈레반을 피해 아프가니스탄에서 탈출한 군인 중에서 우크라이나를 위해 싸울 사람들을 모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터넷매체 세마포르의 2023년 3월 10일자 기사에서 그는 민간 단체인 우크라이나 국제자원센터를 이끄는 것으로 나온다.

이 단체는 우크라이나의 전쟁 노력을 지원하려는 외국인을 군부대 및 지원 단체와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그는 2022년 6월 '뉴스위크 루마니아' 인터뷰에서도 우크라이나를 도우러 키이우에 왔다면서 "많은 다른 전쟁은 회색 지대에 있지만 이 전쟁은 분명히 흑백"이라며 "이 전쟁은 선과 악의 대결이다"라고 말했다.

CBS 뉴스에 따르면 그는 과거 엑스(X·옛 트위터)에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난 2016년에 당신을 선택했고 나와 세상은 대통령 트럼프가 후보 트럼프와 다르고 더 낫기를 바랐지만 우리는 모두 크게 실망했고 당신은 더 악화하고 퇴보하는 것 같다"며 "난 당신이 사라지면 기쁠 것"이라고 적었다.

그는 또 여러 글에서 지난 7월 13일 펜실베이니아에서 일어난 트럼프 암살 시도를 언급하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유세에 참석했다가 총상을 입은 부상자를 방문하고, 숨진 이의 장례식에 조문했어야 한다는 입장을 시사했다.

현재 페이스북과 엑스 등은 라우스의 계정을 폐쇄한 상태다.   < 워싱턴=연합 김동현 특파원 >

골프 치던 트럼프 앞서가던 경호국이 덤불 사이에 남자 발견해 사격

용의자, 총 떨구고 차로 도주했으나 목격자 제보 받은 경찰에 체포돼

바이든·해리스 "트럼프 안전해 안도"…트럼프 "절대 굴복하지 않겠다"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미국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플로리다주 본인 소유의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던 중 두 번째 암살 시도로 보이는 사건이 발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다치지 않았고, 사법 당국은 도주하던 용의자를 체포해 수사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7월 13일 펜실베이니아 버틀러에서 야외 유세 중에 총격을 당해 부상한 데 이어 두 달 만에 또다시 제2의 암살 시도 사건이 발생함에 따라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대선 후보 경호에 비상이 걸렸다.

또 앞으로 당국의 수사에 따라 범인의 신원과 범행동기가 드러날 경우 대선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적지 않은 정치적 후폭풍을 몰고 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 전 대통령 경호를 담당하는 비밀경호국(SS)과 현지 경찰에 따르면 15일 오후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 있는 트럼프 소유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클럽' 인근에서 총격이 발생했다.

이 사건 수사를 주도하는 연방수사국(FBI)은 성명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암살 시도로 보이는 건을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선 캠프의 스티븐 청 대변인은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그의 인근에서 총격이 있은 뒤로 안전하다"고 밝혔고, SS도 그의 안전을 확인했다.

사법 당국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골프를 치던 중 경호국 요원이 골프장 밖에 있는 무장한 용의자를 발견해 사격했다.

한 남자가 골프장을 둘러싼 울타리와 덤불을 통해 AK-47 유형 소총의 총구를 들이댔고, 경호를 위해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한, 두 홀 앞서가고 있던 경호국 요원이 이를 포착해 대응했다.

비밀경호국의 라파엘 바로스 마이애미 지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용의자가 우리 요원들에게 총을 발사할 수 있었는지 지금 당장은 확실하지 않지만, 우리 요원들은 확실히 그와 교전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발사된 총알 4발이 전부 경호국 요원의 총이냐는 질문에 4발인지 6발인지 확실하지 않다면서도 "그렇다"고 답했다.

경호국 요원의 사격에 용의자는 소총을 떨어뜨리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타고 달아났다.

그는 골프장이 위치한 팜비치카운티 북쪽에 있는 마틴카운티의 고속도로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트럼프 암살 시도 용의자가 현장에 남긴 배낭 (웨스트팜비치[美플로리다주] AFP=연합)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암살 시도 용의자가 15일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 있는 트럼프 소유 골프장에서 도주하면서 두고 간 배낭과 물건. 2024.9.15
 

팜비치카운티 릭 브래드쇼 보안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오후 1시30분께 SS로부터 총격 사건을 보고받고 골프장 주변을 즉각 폐쇄했다고 밝혔다.

용의자가 덤불에서 나와 검은색 닛산 차를 타고 달아나는 것을 목격한 사람이 있었고, 목격자가 차량 사진과 번호판을 촬영한 덕분에 경찰이 즉각 추격에 나설 수 있었다고 브래드쇼 보안관은 설명했다.

용의자가 있었던 덤불에서는 조준경을 장착한 AK-47 유형의 소총과 세라믹 타일이 든 배낭 2개가 발견됐으며 현장 촬영 용도로 보이는 고프로 카메라가 있었다.

브래드쇼 보안관은 용의자와 트럼프 전 대통령 간 거리에 대해 "아마 300∼500야드(약 274∼457m)일텐데 그런 조준경을 장착한 소총이라면 먼 거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AP통신에 따르면 골프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골프를 치는 동안 부분적으로 폐쇄된 상태였지만, 울타리 밖에서 골프 치는 사람들이 보이는 지점이 몇 곳 있다.

NBC뉴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총격 당시 5번과 6번 홀 사이에 있었다고 보도했다.

사법당국은 이날 용의자의 신원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며, 범행동기도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번 사건의 용의자가 정치권이나 외부 세력과 연계된 것으로 드러날 경우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지난 7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암살미수 사건 이후 미 당국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이란의 암살 첩보를 입수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경호 수준을 상향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백악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사건에 대해 보고받았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안전하다고 해서 안도했다고 밝혔다.

해리스 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에서 "그가 안전해 기쁘다. 미국에 폭력을 위한 자리는 없다"고 규탄했다.

이번 총격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암살 미수 사건 약 두 달 만에 발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7월 13일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진행한 야외 유세 도중 총에 오른쪽 귀 윗부분을 맞아 부상했으며, 수사 당국은 이를 암살 시도로 규정했다.

암살 미수 사건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한층 강화된 경호 지원을 받고 있다.

일례로 야외 유세를 할 때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방탄유리로 둘러싸인 가운데 연설을 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총격 직후 지지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자신은 안전하다면서 "아무것도 날 늦추지 못할 것이다. 난 절대 굴복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 워싱턴=연합 김동현 특파원 >

 

총격 발생한 트럼프 골프장에 출동한 경찰 (웨스트팜비치[美플로리다주] 로이터=연합) 경찰이 15일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 있는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 클럽 현장에 출동한 모습. 이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골프를 치던 중 한 남자가 골프장 밖에서 덤불 사이로 총구를 겨눴다가 경호국 요원에 발견돼 도주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2024.9.15

 

"'트럼프 암살시도' 용의자 아무 진술없이 차분한 상태"

달아났다 체포될 때 비무장…"무슨 일이냐" 묻지도 않아

트럼프 암살 시도가 있었던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클럽 [EPA=연합]
 

15일 미국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한 암살 시도 혐의로 체포된 용의자가 혐의와 관련해 어떤 진술도 하지 않았다고 미국 CNN 방송이 보도했다.

플로리다주 팜비치 카운티의 보안관 릭 브래드쇼는 "현재까지는 사건에 대한 그(용의자)의 연루와 관련한 어떤 진술도 없으며 추가 조사가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암살 시도는 이날 오후 트럼프 전 대통령 본인이 소유한 플로리다주 골프장에서 발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시 웨스트팜비치에 있는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클럽'에서 골프를 치고 있었으며 경호를 담당하는 비밀경호국(SS) 요원들은 AK 유형의 소총으로 무장한 용의자를 발견해 사격했다.

용의자는 소총을 떨어뜨리고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타고 달아나다가 팜비치카운티 인근 마틴 카운티의 고속도로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마틴 카운티 보안관인 윌리엄 D. 스나이더는 용의자가 구금될 당시 "비교적 차분했다"고 말했다.

보안관은 "그는 감정을 많이 드러내지 않았다. '무슨 일이냐"라고 묻지도 않았다"면서 용의자가 체포 당시 무장한 상태는 아니었다고 전했다.

그는 용의자가 도주로로 택한 고속도로의 상당 부분을 폐쇄한 뒤 용의자가 탄 차를 안전하게 정차시켰다고 덧붙였다.

연방수사국(FBI) "암살 시도로 보이는 사건을 수사 중"이라고 밝혔으나 용의자의 이름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 연합 신재우 기자 >

 

관저공사 범죄 수두룩…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돈줄’ 유죄
공천개입 의혹에도 본격 대통령 행보 나서 “꾸준히 하겠다”

 
[논썰] ‘불법의 온상’ 대통령실, ‘비리 몸통’ 김건희는 대통령 행세. 한겨레TV
 

윤석열 대통령 부부는 자신들이 성역이라고 생각하는 게 틀림없습니다. 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 치외법권 지대에 있다고 여기는 것 같습니다. 검찰과 경찰, 감사원 등 권력기관들이 지켜줄 거라고 믿고 있고, 실제로 지켜주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일상에서 공과 사를 전혀 구분하지 않고, 불법과 탈법에 대한 인식 자체가 없습니다. 권력의 핵심부가 법치의 아노미 상태에 빠진 것입니다.

[논썰] ‘불법의 온상’ 대통령실, ‘비리 몸통’ 김건희는 대통령 행세. 한겨레TV
 

줄줄이 범죄 저지른 국가기관들

 

[논썰] ‘불법의 온상’ 대통령실, ‘비리 몸통’ 김건희는 대통령 행세. 한겨레TV
 

12일 감사원이 발표한 한남동 관저공사 감사결과를 보시죠. 엄연히 국가 재정이 투입되는 관급공사인데도 사인에 불과한 김건희 씨가 깊이 개입했고, 발주처인 행정안전부와 대통령비서실은 법에서 정한 준공검사를 하지도 않고 ‘모든 절차를 밟았다’며 준공검사조서를 조작했습니다. 그마저 경호처 요구로 모두 폐기했습니다. 설계도면도 없이 사우나실과 드레스룸을 증축했습니다.

계약서도 쓰지 않은 채 김 씨가 운영하는 코바나컨텐츠 후원사였던 ‘21그램’이 공사부터 먼저 시작했고, 21그램의 공사면허가 실내건축공사업이어서 내부 인테리어 공사 외의 증축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제주도에 있는 업체로부터 명의만 대여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이 불법입니다. 준공검사 조작도 허위공문서 작성으로 명백한 불법입니다. 이를 지시한 자는 직권남용 혐의를 물을 수 있습니다.

“곳곳에서 법령 위반 사항이 발견되고, 방탄창호 공사에서는 브로커가 등장해서 부당 이득을 편취하고, 대통령 경호처 간부는 수의계약 업체에게 토지 매매를 알선하고 이득을 취했습니다. 대체 이게 다 뭡니까? 대통령이 머무는 공간이 불법 위법 탈법으로 얼룩졌습니다.”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9월 13일 최고위원회 회의)

 

[논썰] ‘불법의 온상’ 대통령실, ‘비리 몸통’ 김건희는 대통령 행세. 한겨레TV
 

그런데 감사원은 감사 기간을 7번이나 연장하며 2년 가까이 눈치를 본 끝에 ‘일부 소홀한 점이 있었다’며 ‘주의’ 조처에 그쳤습니다. 사실상 1인 업체로 알려진 21그램과 김 씨의 관계에 대해서는 특검 수사를 통해 밝힐 수밖에 없게 됐습니다.

윤 대통령 부부로 인해 행안부와 대통령비서실, 경호처가 모두 불법에 연루됐고, 봐주기 감사를 한 감사원은 더 떨어질 곳도 없는 명예가 더욱 추락했습니다. 신국정농단 시대의 살풍경입니다.

 

[논썰] ‘불법의 온상’ 대통령실, ‘비리 몸통’ 김건희는 대통령 행세. 한겨레TV
 

주가조작 ‘돈줄’ 손씨의 유죄보다 중요한 것

 

12일엔 김건희 씨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항소심도 열렸습니다. 주범인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검찰의 공소장 변경으로 ‘방조’ 혐의가 추가된 ‘전주’ 손아무개씨에게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이 선고됐습니다.

 

[논썰] ‘불법의 온상’ 대통령실, ‘비리 몸통’ 김건희는 대통령 행세. 한겨레TV
 

언론들은 김건희 씨와 같은 전주 역할을 한 손씨의 유죄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검찰이 김 씨도 기소할 수밖에 없을 거라고 보도하고 있는데요. 맞는 말이긴 하지만 손바닥으로 해를 가리는 겁니다.

일단 김 씨의 혐의는 손씨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위중합니다. 1심 재판부는 손씨가 주가조작 일당과 공동으로 시세조종에 나섰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는데요. 그래서 2심에서 방조 혐의를 추가했고, 이번에 방조 혐의에 대해 유죄가 선고된 것입니다.

하지만 김 씨는 직접 주식매매를 지시하는 등 주가조작에 참여했다는 증거가 검찰 수사로 입증된 상태입니다. 주가조작의 주요 형태인 통정매매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김건희·최은순 모녀가 주가조작으로 얻은 이익이 23억원이라고, 다른 곳도 아닌 검찰의 수사 의견서에 나와 있습니다. 손씨 같은 방조범 정도가 아니라 공동정범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검찰은 주요 수사를 마친 지 3년이 다 되어가도록 기소하지 않았습니다. 다른 공범들이 구속되어 1심 재판을 받고 집행유예로 풀려난 뒤, 2심 재판 결과까지 나왔는데 오직 한 사람만 법정에 세우지 않은 것입니다. 명품백 사건만 봐주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논썰] ‘불법의 온상’ 대통령실, ‘비리 몸통’ 김건희는 대통령 행세. 한겨레TV
 

우리는 이렇게 말해야 합니다. 손씨가 유죄를 선고받았으니 김 씨도 기소해야 한다가 아니라, 손씨 유죄와 무관하게 당장 김 씨를 기소하라고 말입니다. 개혁신당도 도이치모터스를 포함한 포괄적 특검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합니다.

“사실은 저희는 채상병특검법에 대해서는 찬성, 그리고 김건희특검법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이었습니다. 조금 더 지켜봐야 된다라는 것이었는데요. 요즘의 일련의 사건들을 지켜보면서, 도이치는 뭐 하나의 출발점이 된 것 같고요. 기존의 것들이 계속 있었잖아요. 이게 특검에 대해서 우리가 찬성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라고 지금 저희 내부에서는 판단을 하고 있습니다.”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 SBS 김태현의 정치쇼, 9월 13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은 또 다른 국정농단 의혹으로 연결됩니다. 주가조작의 핵심인물 중 하나인 이종호 블랙펄인베스트 전 대표 녹취록으로 세상이 알게 된 임성근 해병대 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과 인천세관 수사외압 의혹, 군과 경찰 인사 개입 의혹, 이른바 국정농단 의혹입니다. 이 역시 특검으로 밝힐 수밖에 없습니다.

 

국민 기억력 테스트하는 정권

 

“어차피 대중들은 개, 돼지들입니다. 거 뭐하러 개, 돼지들에게 신경 쓰고 그러십니까. 적당히 짖어대다가 알아서 조용해질 겁니다.” (영화 ‘내부자들’)

영화 ‘내부자들’에서 유력 신문사 논설주간 이강희(백윤식)가 “어차피 대중들은 개, 돼지”라고 말하는 핵심적인 근거는 기억력입니다. 개, 돼지들은 기억력이 나쁘니 뭘 해도 오래가지 못하고 “적당히 짖어대다가 알아서 조용해질” 거라는 얘깁니다.

실제로 윤석열 정부 들어 국민의 기억력을 시험하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김건희 씨는 대선 전 기자회견을 열어 이렇게 말했습니다.

 

[논썰] ‘불법의 온상’ 대통령실, ‘비리 몸통’ 김건희는 대통령 행세. 한겨레TV

 

“잘 보이려고 경력을 부풀리고 잘못 적은 것도 있었습니다.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돌이켜보니 너무나 부끄러운 일이었습니다. (…) 많이 부족하지만 앞으로 남은 선거 기간 동안 조용히 반성하고 성찰하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그리고 남편이 대통령이 돼도 아내의 역할에만 충실하겠습니다.” (윤석열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 사과 기자회견, 2021년 12월 21일)

거짓말이었습니다. 김 씨는 지난 10일 한강의 자살방지 시설 및 구조대를 찾아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자살 예방을 위해 난간을 높이는 등 조치를 했지만, 현장에 와보니 아직 미흡한 점이 많다. 한강대교의 사례처럼 구조물 설치 등 추가적인 개선이 필요할 것 같다.” (한겨레 12일치 4면)

 

[논썰] ‘불법의 온상’ 대통령실, ‘비리 몸통’ 김건희는 대통령 행세. 한겨레TV
 

누가 봐도 대통령의 언어 아닙니까? 현장에 있던 공무원들에게 미흡한 점이 많다고 지적하고, 추가적인 개선을 주문하는 건 직제상의 상급자가 아니라면 대통령이나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아무런 직책도 권한도 없는 대통령 부인이 대체 무슨 근거로 이런 지시를 하는 건가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댓글로 의견을 알려주시죠.

김 씨는 벌써 여러 번 국민을 상대로 ‘두더지 게임’을 벌였죠. 여론이 나쁘면 숨었다가 잠잠해지면 다시 나오는 식입니다. 이번 추석 명절 인사 영상에는 출연했습니다. 명품백 사건으로 여론이 나빠졌던 지난 설 명절 인사에는 등장하지 않았죠. 그런데 이제 국민권익위원회에 이어 검찰에서도 무혐의 처분을 내린다고 하니 거리낌이 없어졌습니다. 야당은 명품백 사건 처리와 관련해 압박을 받다 사망한 국민권익위원회 김아무개 국장을 거론하며 김 씨의 대통령 행세를 비판했습니다.

“죽음의 현장마다 찾아가 희한한 사진들을 올리더니 정작 자신이 받은 명품백과 직접 연관이 있는 이의 죽음은 왜 모르쇠인가. (…) 수사 여론 속 잠행 중이던 ‘인스타 김건희’가 다시 등장했다. (…) ‘황제소환’에 종결처리, 세탁수사를 즐기더니 자기 마음대로 다 털었다며 정권 주인 행세를 다시 시작했다. 자살 예방자가 아니라 분노 유발자 김건희다.”(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 9월 11일 기자회견)

“김건희씨가 300만원짜리 디올백을 포함해 고가의 뇌물을 받지 않았더라면, 국민권익위의 김 국장이 그런 선택을 할 일이 아예 없었을 겁니다. 그러니, 앞으로 김씨는 ‘자살’이라는 말을 함부로 입에 올리지 말아야 합니다. 그 어디에서든 환하게 웃을 자격도 없습니다.” (강미정 조국혁신당 대변인, 9월 11일 논평)

 

[논썰] ‘불법의 온상’ 대통령실, ‘비리 몸통’ 김건희는 대통령 행세. 한겨레TV
 

청와대 생일 파티 사진이 말하는 것

 

김건희 씨의 ‘이미지 정치’는 일정한 패턴이 있습니다. 일단 행사는 ‘비공개’로 합니다. 그리고 다음 날 선별한 사진을 공개합니다. 이번 한강 방문도 그랬습니다. 그러면 언론은 이런 기사로 포장해줍니다. 올해 여름 휴가 때 부산 방문 사진들이나 이른바 ‘빈곤 포르노’라는 비판을 받았던 사진들도 똑같은 방식입니다. 일정은 비공개였지만 사진은 공개합니다. 하루 늦게 연출된 사진만을 보여주는 건데요, 전체 과정을 공개하지 않고, 자신이 선택한 앵글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만 편집해서 송출하는 겁니다. 국민을 대상화하고 수동적인 객체로 전락시키는 전형적인 권위주의적 프로파간다 수법입니다. ‘너희는 물고기야, 내가 주는 떡밥만 먹어!’라고 말하는 거나 마찬가집니다.

 

[논썰] ‘불법의 온상’ 대통령실, ‘비리 몸통’ 김건희는 대통령 행세. 한겨레TV
 

그런데 9월2일 저녁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김 씨의 생일 파티 사진은 뜻밖이었습니다. 이날은 1987년 민주화 이후 처음으로 대통령이 국회 개원식에 불참한 날이었기 때문입니다. 역시 기존 사진들과 마찬가지로 비공개 행사 뒤, 다음날 공개한 사진인데요. 국회 개원식 불참으로 비판 여론이 비등할 것이 분명한 상황에서 왜 굳이 김 씨가 미국 상원의원 부인으로부터 생일 축하 꽃다발을 받는 사진을 공개한 걸까요? 

우리는 이 사진이, 이제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 두 가지를 확인해준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대통령실의 정무기능이 완전히 무너졌다. 둘째, 대통령실의 최종 결재권자는 김건희 씨라는 사실입니다. 김 씨의 생일을 알리고 싶은 욕심이 대통령에 쏟아질 국민적 비판에 대한 우려를 압도한 겁니다. 망해가는 봉건왕조의 궁정을 보는 것 같습니다.

 

[논썰] ‘불법의 온상’ 대통령실, ‘비리 몸통’ 김건희는 대통령 행세. 한겨레TV

 

공천개입 의혹은 국정농단의 작은 조각

 

‘뉴스토마토’ 보도로 처음 알려진 공천개입 의혹 역시 현재 대통령실의 권력 서열을 알 수 있는 사례입니다. 대통령도 해서는 안 되는 일을 대통령 부인이 했다는 의혹입니다. 지난 4월 총선 당시 김건희 씨가 국민의힘 5선 김영선 의원에게 현역 지역구인 경남 창원의창을 떠나 김해갑으로 옮기라고 권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김 여사가 ‘대통령과 맞춤형 지역 공약을 마련하겠다’ 등의 제안을 건넸다”고 합니다. 실제로 김영선 전 의원은 김해갑으로 지역구를 옮겨 공천을 신청했지만, 컷오프(경선전 공천배제)됐고, 화가 난 김 전 의원이 주변 인사들에게 김 씨와 주고받은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여주거나 전달했다는 겁니다.

대통령실은 부인했는데, 그 내용이 이상합니다.

“김영선 전 의원은 당초 컷오프(공천배제)됐었고, 결과적으로도 공천이 안 됐는데 무슨 공천개입이란 말이냐.” (경향신문 9월 5일)

결과적으로 공천이 되지 않았다고 해서 공천개입 사실이 사라지진 않죠. 공천개입 의혹을 제기하는데 공천실패를 이유로 공천개입이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전형적인 본질 흐리기 수법입니다. 지역구 이동 권고 사실 자체를 부인하진 않습니다.

총선 당시 같은 제보를 받았다고 인정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공천개입 사실 자체를 부인하진 않습니다.

“진짜 여기 창원은 예를 들어서 다른 사람이 거기 가려고 하는데 경쟁해보면 어려울 수도 있으니 다른 선택을 하는 게 어떻겠냐는 선의의 조언일 수도 있는 거예요.”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9월 5일)

선의의 조언이라면 괜찮은 건가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댓글로 의견을 알려주시죠.

이준석 의원이 이례적으로 용산을 감싸고 도는 것도 이상하지 않습니까? 김영선 전 의원이 2022년 6월 보궐선거에서 경남 창원의창에 공천받아 당선됐는데, 당시 국민의힘 대표가 이준석이었고, 이때도 용산과 모종의 거래가 있었던 것 아니냐고 보는 시각이 있습니다. 섣불리 말했다가 예전 일들도 다 불거질까 봐 입조심하고 있다는 겁니다.

 

[논썰] ‘불법의 온상’ 대통령실, ‘비리 몸통’ 김건희는 대통령 행세. 한겨레TV
 

실제로 지난 총선 당시 김건희 씨로부터 공천을 약속받았다고 자랑하고 다닌 사람이 여럿이라고 합니다.

“드디어 터질 게 터졌다라고 보는 거고 사실 그때 당시에 보면 저희 당에서 정말 여사한테 텔레그램 받았다고 이렇게 자랑하고 막 다니면서 나는 여기 공천될 거야라고 떠들고 다니는 사람이 있었어요. 그리고 실제로 공천됐어요.” (김웅 전 국민의힘 의원,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9월 5일)

“이 내용은 제가 작년부터 들어왔던 얘기들이었어요. (…) 제가 들었던 얘기에 극히 일부분 중의 하나가 이번에 보도가 된 것 같다. 그러니까 이것을 갖고 있는 분들이 여러 명이 되는 것 같아요.” (장성철 정치평론가, MBC 권순표의 뉴스하이킥, 9월 5일)

 

[논썰] ‘불법의 온상’ 대통령실, ‘비리 몸통’ 김건희는 대통령 행세. 한겨레TV
 

김 씨는 ‘권력 서열 1위’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다고 생각하는 걸까요? 대통령 부인의 공천 개입은 명백한 공직선거법 위반입니다. 또한 ‘대통령과 맞춤형 지역 공약을 마련하겠다’ 등의 발언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지난 총선 과정에서 불거진 대통령의 관권선거 논란 역시 법적으로 처벌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집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6년 20대 총선에 개입한 혐의로 징역 2년 확정판결을 받았습니다.

“국민에 의해 선출된 적이 없는 김건희 씨가 대통령 행세를 합니다. 여당 대표와 문자를 하며 회유하고 압박합니다. 정부 인사를 자신이 한다고 자기 입으로 말합니다. 급기야 김건희 씨가 전 여당 의원에게 지역구를 옮기라고 했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여당 내에서도 ‘터질게 터졌다’라고 합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국회 연설, 9월 9일)

 

[논썰] ‘불법의 온상’ 대통령실, ‘비리 몸통’ 김건희는 대통령 행세. 한겨레TV
 

명품백·관저공사 사건의 본질은 ‘사치’

 

여러분은 명품백 수수 사건의 본질이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우리는 '뇌물' 못지않게  ‘사치’라고 생각합니다. 법에 따른 처벌은 둘째 문제입니다. 대통령 부인이 물욕을 이기지 못하고 수백만원짜리 명품백을 받은 것 자체가 부끄러운 일입니다. 그런데 김 씨는 검찰과 권익위의 무혐의(종결) 결정으로 마치 모든 책임을 벗어난 듯 활개 치고 있습니다.

김 씨의 사치 행각은 리투아니아 명품관 순례 때 이미 발각된 바 있습니다. 그때도 역시 말도 안 되는 거짓말로 상황을 모면하려고 했죠. 호객 행위에 당했다고요. 그런데 호객 행위에 당해서 매장을 5곳이나 방문합니까? 정말 국민을 개, 돼지로 아는 게 아니라면 할 수 없는 거짓말을 너무나 뻔뻔하게 합니다.

 

[논썰] ‘불법의 온상’ 대통령실, ‘비리 몸통’ 김건희는 대통령 행세. 한겨레TV
 

관저공사의 본질 역시 사치입니다. 외교부 장관이 썼던 건물을 리모델링하면서 사우나실과 드레스룸을 증축했다는 건데요. 자기 돈 아니라고 정말 너무 막 씁니다. 윤 대통령 부부는 나랏돈 쓰는 걸 당연한 권리로 생각하는 듯합니다. 거리낌이 없습니다. 집권 3년차에 이르도록 해마다 부자감세를 남발해서 역대급 세수펑크가 나니까 다른 예산은 다 줄이면서 대통령 해외 순방 예산과 검찰 등의 특활비 또는 수사비는 늘렸습니다. 파렴치합니다.

 

개, 돼지 취급받지 않으려면

 

윤석열-김건희 부부의 불법과 탈법을 비호하느라 검찰과 감사원 등 권력감시기구의 권위와 기능이 본질적으로 무너졌습니다.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과 임성근 구명 로비 과정에서 대통령실과 경찰, 국방부와 해병대 등 국가의 또 다른 한축의 기강이 무너져 내린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게다가 김문수 노동부 장관이나 안창호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처럼 해당 기관의 목적과 정반대의 신념을 가진 인물들을 기관장에 임명해 직접적으로 국가 기능을 파괴하고 있습니다. 나라가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지금 당장 법망을 피해간다고 영원히 죄가 없어지진 않습니다. 모든 사람을 잠시 속일 수는 있고, 또 일부는 영원히 속일 수도 있지만, 모든 사람을 영원히 속일 수는 없습니다. 개, 돼지 취급을 받지 않는 유일한 방법은 기억하고 외치는 것입니다. 법 기술자들의 술수에 속지 않고, 사태의 본질을 직시하는 것입니다. 논썰이 함께 하겠습니다.                           < 한겨레  이재성 논설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