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간·위스콘신 중 트럼프에 넘어갈 우려”
"정치와 거리두던 빌 게이츠, 해리스 지지 단체에 690억원 기부"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이미 선거인단 226명을 확보한 거로 간주된다. ‘191(확실·SOLID)+34(유력·LIKELY)+1(가능·LEAN)’ 등이다. 과반인 270명에 44명 모자라는 수치다.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 주를 뜻하는 ‘블루 월’, 위스콘신(10명)·미시간(15명)·펜실베이니아(19명)에 걸린 선거인단 수가 정확히 44명이다. 3개 주만 가져오면 이긴다는 뜻이다. 이들 3개 주가 따로 움직인 건 1988년 대선이 마지막이다. 이후 대선에선 늘 같은 후보를 택했다.
해리스 캠프 내부에서 ‘블루 월이 무너진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엔비시(NBC)는 22일(현지시각) 복수의 캠프 인사들을 인용해 “미시간(15명)이나 위스콘신(10명) 중 하나가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캠프 내부에서 커지고 있다”며 “이 경우 해리스가 펜실베이니아를 확보하더라도, 나머지 경합주 1~2개를 추가로 가져와야 한다”고 보도했다.
균열의 핵심은 미시간이다. 이곳엔 아랍계 및 무슬림 인구가 많다. 해리스 캠프의 고위 인사는 엔비시(NBC) 방송에 특히 미시간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물론 해리스 캠프의 공식 입장은 다르다. 캠프 대변인 로렌 힛은 해리스가 앞서는 디트로이트 뉴스, 워싱턴포스트 여론조사를 근거로 들며 “우리는 미시간과 위스콘신에서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며 “위스콘신이 공화당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고 엔비시에 말했다.
다른 두 명의 인사는 미시간에 대한 우려를 강조하면서도 “모든 주가 경합 중이기 때문에 승리를 위한 다른 경로도 있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다른 경로’도 위태로워졌다는 점이다.
몇 주 전까지만 해도 해리스 캠프는 트럼프가 펜실베이니아(19명)를 가져가는 최악의 상황이 펼쳐진다 해도 ‘노스캐롤라이나(16명)+네바다(6명)’ 조합의 승리로 선거인단 과반 확보가 가능하다고 믿었다. 하지만 노스캐롤라이나에 대해 전망도 점점 덜 낙관적으로 변해가고 있다. 해리스 캠프의 한 고위 인사는 “7개 주 중 노스캐롤라이나가 약간 뒤처지는 것 같다”고 엔비시에 말했다. 허리케인 헐린 이후 이 지역에 만연한 허위 정보 등의 여파로 짐작하고 있다.
하지만 선거가 너무 박빙이기 때문에 개표가 끝날 때까지 결과를 짐작하기는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해리스 캠프의 여론조사를 담당한 민주당 여론조사 전문가 맷 바레토는 이 방송에 “현재 해리스는 블루월 3개 주 모두에서 근소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3개 주 모두 1~2%포인트 차이로 승패가 갈릴 것이다”라고 말했다. < 김원철 기자 >
빌 게이츠, 과거엔 "정치 인플루언서 아냐"…블룸버그 · 두 자녀 영향 변화
NYT에 "이번 선거는 달라"…"의료개선 · 빈곤퇴치 의지 후보 지지"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가 빌 게이츠가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원하는 비영리단체에 약 5천만달러(약 690억원)를 지원했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이에 관해 잘 아는 인사 3명을 인용, 게이츠가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는 민주당 슈퍼팩(Super PAC·특별정치활동위원회) 중 하나인 '퓨처 포워드'(Future Forward)에 거액을 기부했다고 전했다.
또 이는 과거 정치 기부와는 거리를 둬 왔던 그의 방침에 상당한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퓨처 포워드의 주요 지지자인 전 뉴욕시장 마이크 블룸버그 등의 동료들과 해리스 부통령 지지에 관해 얘기해왔다고 한다. 게이츠와 블룸버그는 자선 활동과 공중보건, 기후변화 문제에 있어 함께 활동해온 오랜 친구다.
게이츠의 기부금은 퓨처 포워드의 비영리 부서 '퓨처 포워드 USA 액션'에 전달됐다. 기부자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단체 성격상 게이츠의 기부 사실은 외부에는 공개되지 않았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게이츠의 보유 자산은 약 1천620억달러(약 224조원)로 추정된다. 그는 오랫동안 민주당 측 지인들과 기부자들로부터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이기기 위한 싸움에 동참하라며 기부를 권유받았지만 정치와는 거리를 뒀다.
그는 2019년 "거액 정치 기부에는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며 "(정치 기부) 유혹을 느낄 때가 있고 그렇게 하기로 한 사람도 있지만, 나는 그런 큰 확성기를 쥐고 싶지는 않다"고 말한 바 있다.
올여름 해리스 부통령의 대선 출마 이후에도 한 인터뷰에서 자신이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political influencer)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투표하라고 말하지 않는다"며 "어느 행정부와도 협력하는 재단과 긴밀히 연결돼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게이츠는 해리스 부통령과 특별한 인연은 없지만 바이든·해리스 정부에서 해온 기후변화 업무를 높이 평가해왔다고 NYT는 전했다.
또 전 부인과 공동으로 세운 자선재단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가족계획 및 세계 보건 프로그램이 삭감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크게 우려한다고 한다.
게이츠의 정치 기부에는 두 자녀 로리와 피비 게이츠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로리와 피비는 민주당에 기부해왔고, 부모들이 정치 기부를 더 진지하게 고려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게이츠의 전 부인 멀린다 프렌치 게이츠 역시 이번 선거에서 정치 기부에 적극 나섰으며, 퓨처 포워드의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이츠는 NYT의 보도에 대한 답변에서 기부에 대해 명확히 언급하거나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지는 않았다. 자신의 초당적 성격을 강조하면서도 "이번 선거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성명에서 "미국과 전세계에서 의료 개선, 빈곤 감소, 기후 변화 퇴치에 대한 명확한 의지를 보여주는 후보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 스펙트럼 전반에서 지도자들과 함께 일한 오랜 역사가 있지만, 이번 선거는 다르다"며 "미국인들과 전세계에서 가장 취약한 사람들에게 전례 없는 의미를 갖는다"고 지적했다.
앞서 NYT는 '월가의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도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다이먼 회장은 공개석상에선 대선 지지 후보를 밝히지 않았지만, 사석에서 지인들에게 해리스 부통령 지지 의사를 밝히면서 해리스 정부가 들어설 경우 재무장관 등을 맡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 연합 김연숙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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