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요건 대폭 줄여 판검사 변호사로 한정

임기도 2년으로 박아…"내부임용 땐 2년" 규정
'윤석열 라인' 이영림 지검장 내정설 돌아
김용민 "검찰 감찰 시스템 사전에 무력화시키기"

 

법무부가 21일 '감찰 담당 대검찰청 검사 공개 모집' 공고문을 올렸다. 2024.5.14. 연합

 

법무부 감찰관과 대검찰청 감찰부장을 뽑는 공고문이 느닷없이 올라오자 '윤석열 식 알박기 인사'라는 의문의 제기되고 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헌법재판관으로 이완규 법제처장을 임명하려고 했던 것과 같은 맥락이라는 것이다. 심지어 법무부에는 이미 '친윤 인사'가 내정돼 있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

 

법무부가 21일 '감찰 담당 대검찰청 검사 공개 모집' 공고문을 올렸다. 해당 공고문은 '법무부 감찰관'과 '대검찰청 감찰부장'을 뽑는 공고문이다. 공고 기간은 이날부터 다음 달 1일까지다. 두 보직은 모두 검찰청의 감사 업무를 맡는다. 공모절차가 정상적으로 진행된다면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는 6월 3일 이전에 인사가 결정된다. 

 

법무부 감찰관은 법무부 장관을 직속으로 보좌하며 법무부 소속기관·산하단체를 감시하는 역할 등의 업무를 한다. 지난해 12월 11일 류혁 법무부 전 감찰관이 윤석열의 12·3 비상계엄 사태에 항의해 사퇴한 뒤 현재까지 공석이다. 

 

대검찰청 감찰부장은 검찰청 소속 공무원의 비위 조사, 진정서 조사, 수시 직무감사 등 감찰 관련 업무를 총괄 지휘한다. 해당 자리는 이성희 대검찰청 감찰부장이 2022년 11월 취임해 지난해 11월에 임기가 끝났다. 법무부가 지난해 10월 한 차례 모집 공고를 냈지만, 적임자가 없어 이번에 재공고를 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5개월 동안 공석인 상태였다.

 

공석인 자리에 채용 공고를 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문제는 해당 공고문의 채용 시기와 채용 경력 요건에 있다. 이 두 가지를 두고 법무부에서는 윤석열 라인을 알박기하려는 시도라는 말이 나온다.

 

먼저 지금 올라온 채용 공고문은 지원 조건이 단순하다. 감찰관, 대검 감찰부장 지원 요건은 '10년 이상 판사, 검사 또는 변호사' '변호사 자격이 있는 사람으로서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 국·공영기업체 등 법인에서 법률에 관한 사무에 종사한 사람' '변호사 자격이 있는 사람으로서 대학의 법률학 조교수 이상으로 재직하였던 사람'이다. 법조인으로 자격요건을 제한한 것이다. 

 

법무부가 올린 '법무부 감찰관' '대검 감찰부장' 채용 조건. 2025.04.21. 감찰담당 대검찰청 검사 공개 모집 캡쳐

 

반면 2020년 4월 1일 '법무부 감찰관 공모'는 개방형으로 법조 외 인사도 응모가 가능했다. 당시 지원 가능 요건은 '공인회계사 3년 이상 근무한 경력이 있는 사람' '중앙행정기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서 감사·수사·법무, 예산·회계, 조사·기획·평가 등의 업무를 3년 이상한 사람으로 5급 이상 공무원' '학교에서 감사 관련 업무와 직접 관련이 있는 분야에서 조교수 이상으로 3년 이상 재직한 사람' '주권상장 법인에서 감사 관련 업무를 3년 이상 담당한 사람' '법무부의 관장 사무에 따라 기술·보건·세무 또는 환경 등의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사람' 등이다.

 

게다가 2020년 4월 공고문은 임기가 3년인데, 이번 공모문은 감찰관 임기를 2년으로 못박았다. 법무부는 내부에서 임용할 때는 임기를 2년으로 하는 규칙이 있다. 결국 이번 공모는 내부 인사를 임용하겠다는 의미다. 

 

법무부 내에서는 이미 '윤석열 라인'으로 내부 인사가 정해져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법무부 관계자는 "춘천지검 이영림 검사장이 법무부에 다녀온 뒤 채용 공고가 나왔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 검사장은 대표적인 윤석열 라인으로 '내란 옹호'를 해서 비판받고 있다. 지난 2월 12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헌법재판소가 일제 재판부보다 못하다'는 취지의 글을 쓰기도 했다. 고위공직자로서 엄격한 정치적 중립의무가 요구됨에도 스스로 친윤 검사임을 자임한 것이다.

 

이는 윤석열이 12·3 비상계엄으로 대통령직에서 파면됐지만 여전히 내란 척결이 완벽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 법무부에서 일했던 관계자는 "알박기 인사는 법무부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이완규 법제처장을 헌법재판소에 알박기하려고 했던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21일 올라온 공모문에 대해 "100% 알박기 인사"라며 "지금 채용 공고를 낼 이유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영림(53·사법연수원 30기) 신임 춘천지방검찰청장이 16일 오후 강원 춘천지검 대회의실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2024.5.16. 연합

 

제21대 대통령선거가 한달 반 남은 시점에 채용 공고를 낸 것 자체도 수상하다는 의견이 있다. 법무부 감찰관과 대검 감찰부장이 공고 기준대로 순조롭게 뽑힌다 하더라도 다음 달 1일이 지나야 근무를 시작할 수 있다. 전체 임기가 24개월인데 23개월을 다음 정권에서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원래도 4개월 이상 공석인 상태가 있었던 터라 급하게 뽑을 이유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대선이 두 달도 안 남았는데 이걸 못 참는 게 말이 안 된다"며 "감찰관 자리는 넉 달 넘게 공석인 경우가 허다하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실은 '내란 공모에 대한 감찰을 막는 사전 행위를 당장 중단하라'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렸다. 김용민 의원실은 게시글에 "법무부가 감찰관·대검 감찰부장을 동시에 공모했다"며 "정권이 교체되기 직전, 퇴진을 앞둔 권력이 검찰 감찰 시스템을 사전에 무력화하기 위한 알박기 인사"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실은 또 "한덕수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지명도 헌재가 '헌법 위반'이라며 전원일치로 제동을 걸었다"며 "이번 법무부 감찰관·대검 감찰부장 인사는 그보다 더 노골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내란 공모에 대해 수사받아야 하는 자들이 감찰관을 미리 뽑아 놓고, 감찰을 무력화시키는 사전작업으로 헌정질서를 훼손하고, 사법 시스템을 파괴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의원실은 "윤석열과 내란 동조 세력에게 경고한다"며 "내란 동조 세력의 헌정질서 훼손하는 행위, 감찰받아야 할 자들이 감찰을 장악하려는 시도는 당장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 민들레 김민주 기자 >

 

"고통 앞에 중립은 없다"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

● WORLD 2025. 4. 22. 14:32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억압받는 자들의 친구, 88세 일기로 별세

세월호 유족 위로, 남북평화 각별한 관심 보여

 

 14일 오전 서울공항에 도착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환영나온 인사들 중 세월호 유가족 대표들과 인사하며 위로의 말을 전하고 있다. 2014.8.14 연합

 

억압받는 자, 고통받는 자, 소외된 자들의 친구,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했다. 교황으로서 그의 지난 12년간 그는 무엇보다 고통과 부정의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침묵하거나 방관하는 태도는 중립이 아니라는 선언으로 인류에 윤리적 나침반을 제시했다. 특히 세월호 참사 유족들과 아픔을 함께했던 이였기에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그의 죽음에 가장 슬퍼할 이들은 한국인들일 듯하다.

바티칸은 21일(현지시간) 교황이 이날 오전 7시 35분 88세를 일기로 선종했다고 영상 성명을 통해 밝혔다.

 

2013년에 교황에 오른 프란치스코 교황은 12년간 교황직을 수행했으며 올해 2월부터 기관지염을 앓다가 폐렴 진단을 받고 한달 넘게 입원해 치료를 받았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특히 한국 사회의 아픔과 한반도 평화에 깊은 관심을 보여왔으며, 북한 방문에 대한 의지도 여러 차례 표명했다.​

 

2014년 8월 한국을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세월호 참사 유족들과 비공개 면담을 가졌고 유족들이 전한 노란 리본을 옷에 단 채 공식 일정에 나서 고통받는 이들과의 연대를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방한을 마치고 바티칸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교황은 한 기자로부터 "노란 리본을 착용한 것이 정치적으로 해석될 수 있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자 "어떤 이가 내게 교황은 중립적이어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지만 나는 '이렇게 큰 고통 앞에서는 중립을 지킬 수 없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한반도 평화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2014년 서울 명동성당에서 열린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서 남북한 간에 경쟁과 대립을 넘는 ‘한 가족, 한 민족’으로서의 연대를 강조했다 . 또한, 2023년 크리스마스 메시지에서는 한반도를 포함한 세계 각지의 평화를 기원하며, 인도주의적 지원과 대화를 통한 갈등 해결을 촉구했다. 북한 방문 의사도 여러 차례 밝혔다. 2018년 문재인 대통령과의 바티칸 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구두 초청 의사를 전달받았으며, 이에 대해 "공식 초청장이 오면 갈 수 있다"고 응답했다. 2022년에도 바티칸 외무장관은 교황이 북한의 공식 초청을 기다리고 있으며, 평화를 위한 방문 의지가 여전하다고 밝혔다 .​  < 민들레 이명재 기자 >

 

궁전 버렸던 교황, 살던 기숙사서 입관…장식 없는 관에 눕다

역대 교황 시신 안치한 허리높이 단상서 내려와

 

 
 
프란치스코 교황의 사진이 21일(현지시각) 멕시코시티 메트로폴리탄 대성당에서 놓여 있다. AP 연합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한 21일(현지시각), 세계 곳곳에선 늦은 밤까지 교황을 위한 묵주 기도를 드리는 사람들의 애도가 이어졌다. 기도회가 열린 이탈리아 로마의 성 베드로 광장은 밤 11시가 넘도록 자리를 떠나지 못하는 이들이 붙잡은 촛불로 어둠이 잦아들었다.

 

교황청은 21일 저녁 8시(한국시간 22일 새벽 3시) 바티칸에 있는 교황의 거처 산타 마르타의 집에서 입관식을 거행했다. 교황청 궁무처장으로,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 소식을 처음 공표했던 케빈 패럴 추기경이 교황의 주검을 관에 안치하는 의식을 주재했다.

 

패럴 추기경은 애도 기간의 시작을 상징하는 교황 관저 봉쇄 의식을 치르며 관저 출입문에 빨간 리본을 달고 문을 묶어 리본에 밀랍 인장을 찍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재위가 공식적으로 종료됐음을 알리는 의식이기도 하다.

 

봉인된 건물은 교황의 전통적인 거주지인 사도궁이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곳을 사용하지 않고 교황청 사제들의 기숙사인 산타 마르타의 집에 거주하는 소박함을 보였다. 교황청은 이곳도 봉인했다고 밝혔다. 

 

21일(현지시각)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을 발표했던 케빈 패럴 추기경이 애도 기간의 시작을 상징하는 교황 관저 봉쇄 의식을 치르며 관저 출입문에 빨간 리본을 달고 있다. AP연합

 

교황의 시신은 오는 23일 성 베드로 대성당으로 옮겨져 일반인 조문객을 받을 예정이다. 교황청은 현재까지 구체적인 장례 일정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22일엔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이 기간 전 세계 추기경과 각국의 정상을 비롯한 고위 인사들이 대성당을 찾게 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 미사는 선종 후 4∼6일 사이 열릴 가능성이 높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1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로마에서 열릴 장례식에 참석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월 취임한 뒤 첫 외국 방문이 될 전망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수 세기 동안 전통에 따라 정교함을 더한 교황의 장례 의식을 간소화하는 작업도 나선 바 있다. 그는 지난해 11월 교황 장례 규칙을 담은 ‘교황 장례 예식서’ 개정판을 승인해 장례 절차를 대폭 줄였다. 개정 전 교황의 시신을 안치하는 관은 과거 측백나무와 아연, 느릅나무로 된 세 겹의 관으로 제작됐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아연으로 내부만 덧댄 목관을 선택했다. 교황의 시신도 원래는 ‘카타팔케’ 라고 부르는 허리 높이의 단상에 안치됐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성대한 장식 없이 개방형 관에 누운 채 조문을 받게 된다. 

 

21일(현지시각)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교황 선종 후 프란치스코 교황을 위한 묵주기도를 마친 신도들이 포옹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

 

프란치스코 교황은 선종 후 바티칸에 있는 성 베드로 대성당이 아닌 다른 곳에 안장될 수 있도록 규정도 개정했다. 그에 따라 교황은 바티칸에서 떨어진 로마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에 묻히길 바란다는 유언을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식이 끝난 뒤 2∼3주가 지나면 전 세계 추기경단은 사도궁 안에 있는 시스티나 경당에 모여 새 교황 선출을 위한 콘클라베를 개최한다.  < 한겨레 베를린/장예지 특파원 >

 

내란 재판 언론 촬영 첫 허용…다른 특혜는 여전

윤, 경호차 탄 채 법원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와
피고인석 맨 앞 줄 아닌 두 번째 줄 안쪽에 앉아

덤덤한 표정으로 여유…방청석 둘러보다 웃기도
지귀연은 다소 굳은 얼굴…"국민 알 권리 고려"

군인권센터, 10만 명 서명 탄원서 재판부에 제출
"윤 석방한 지귀연, 직권으로 즉시 재구속하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형사재판 2차 공판에 출석해 있다. 2025.4.21 [사진공동취재단] 연합

 

윤석열이 형사 법정 피고인석에 앉은 모습이 21일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됐다. 취재진의 촬영을 허용한 지귀연 부장판사의 얼굴도 함께 공개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는 이날 오전 10시 417호 형사대법정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두 번째 공판을 진행했다. 짙은 남색 정장에 빨간 넥타이를 맨 윤석열은 재판 시작 3분 전인 오전 9시 57분쯤 법정에 입장해 첫 공판기일 때와 마찬가지로 피고인석 앞 줄이 아닌 두 번째 줄 맨 오른쪽에 앉았다. 방청석에서 보면 변호인단 몸에 가려 잘 안 보이는 가장 안쪽 자리다.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자택에서 출발해 오전 9시 45분쯤 법원 청사에 도착한 윤석열은 이번에도 검은색 경호 차량에 탄 채 지하 주차장으로 바로 들어갔다. 이어 불구속 상태임에도 구속 피고인들이 이용하는 피고인 전용 통로를 통해 법정으로 직행했다. 촬영이 허용된 것 외에는 윤석열에 대한 법원의 특혜가 계속되고 있는 셈이다.

 

윤석열이 입장하자 먼저 착석해 있던 송해은·김홍일·배보윤·석동현·위현석·송진호·배진한·김계리·배의철·이동찬 변호사 등 변호인단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윤석열에게 허리 숙여 인사했다. 취재진의 카메라 촬영으로 곳곳에서 플래시가 터졌지만 윤석열은 한동안 카메라를 쳐다보지 않고 입을 다문 채 맞은편 검사석만 응시했다. 그러다 간간이 변호인과 귓속말을 주고받으며 덤덤한 표정으로 여유를 보였다. 살짝 미소를 지은 채로 방청석을 둘러보다 피식 웃기도 했다.

 

지귀연 부장판사가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 우두머리 혐의 형사재판 2차 공판에서 취재진들의 퇴장을 명령하고 있다. 2025.4.21 [사진공동취재단] 연합

 

지귀연 부장판사는 오전 10시 정각에 배석판사 2명과 함께 법정에 나타났다. 다소 굳은 표정으로 재판장석에 앉은 지 부장판사는 "이 사건에 관해서 언론 기관 등이 법정 촬영을 신청했다"며 "재판부는 검찰과 피고인의 의견을 묻는 등 필요한 절차를 밟은 후에 국민의 관심과 알 권리 등을 고려해서 이전 유사 사건과 마찬가지로 공판 개시 전에 한해 법정 촬영을 허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정된 공판 절차를 진행하기 위해 촬영을 종료하겠다"면서 "촬영 관계자들은 퇴정해주시고 잠시 장내를 정리하겠다"고 했다.

 

앞서 지 부장판사는 지난 14일 윤석열 첫 공판 때 언론사의 법정 내 촬영을 불허해 여론의 거센 비판을 받은 바 있다. 형사사법 사상 최초의 '시간 단위' 구속기간 계산법을 동원하고 체포적부심 소요 시간까지 구속기간에 산입하는 위법한 결정으로 윤석열을 풀어주더니 법정 촬영에서도 역대 전직 대통령 공판 통틀어 최초로 예외를 적용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지 부장판사가 자신의 얼굴을 노출하고 싶지 않아 기피했던 게 아니냐는 해석도 했지만 이날 결국 본인도 언론의 촬영 대상이 됐다.

 

이번 2차 공판에선 조성현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대령)과 김형기 특수전사령부 1특전대대장(중령)에 대한 윤 전 대통령 측의 반대신문이 이뤄진다. 이들은 지난 14일 검찰 주신문에서 계엄 당일 직속상관으로부터 국회 내부에 들어가 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증인 채택과 신문 순서에 문제를 제기하며 첫 공판 때 이들에 대한 반대신문을 거부했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두 번째 공판이 열린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윤 전 대통령 재구속 촉구 시민 탄원서 제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4.21. 연합

 

한편 군인권센터는 이날 공판에 앞서 윤석열 재구속을 촉구하는 국민 10만 명의 서명이 담긴 탄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군인권센터는 지난 14일 윤석열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헌법재판소에서 이미 인정된 사실에 대해서까지 거짓말로 일관하자 재구속을 촉구하는 긴급 서명에 돌입해 사흘 만에 1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의 서명을 받았다.

 

임태훈 소장은 오전 9시쯤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3월 6일 지귀연 재판부의 어이없는 구속 취소 결정으로 헌정질서를 유린하고 친위쿠데타를 일으킨 내란수괴 윤석열이 자유인 신분이 됐다. 이상한 구속 기간 계산법은 차치하더라도 구속의 필요성 자체는 이미 오래전에 법원이 스스로 인정한 바 있다"며 "모두의 안전과 완전한 내란 종식을 위해 윤석열을 재판부 직권으로 즉시 재구속하라. 대한민국 국민 10만 6754명의 이름으로 윤석열 재구속 촉구 탄원을 제출한다"고 밝혔다.   < 민들레 김호경 기자 >

 

 카메라기자들이 퇴정하자 재판을 시작

법원 들어가는 모습은 1차 공판 이어 이번에도 공개불허

 

 
 
윤석열 전 대통령이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형사재판 2차 공판에 출석해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 두번째 공판에서 ‘피고인 윤석열’의 모습이 언론에 처음으로 공개됐다.

 

윤 전 대통령은 21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 형사법정에 출석해 언론의 카메라 앞에 섰다. 카메라들이 사전에 법정에 입정해 대기하는 가운데, 윤 전 대통령은 오전 9시57분께 법정에 들어섰다. 윤 전 대통령은 피고인 석에 들어서서 카메라를 의식한 듯 다른 방향으로 시선을 두고 앉았다. 변호인들과 가벼운 대화를 나누는 동안 언론의 카메라들이 쉴새없이 윤 전 대통령을 담았다. 오전 10시께 재판부가 들어서자 윤 전 대통령은 자리에서 꾸벅 목례를 했고, 다시 자리에 앉아 정면을 바라보았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21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형사재판 2번째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전 대통령이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형사재판 2차 공판에 출석해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가 2차 공판에서의 언론 촬영을 허가해 이뤄진 장면이다. 앞서 재판부는 지난 14일 첫 공판을 앞두고는 ‘언론의 신청이 너무 늦게 접수돼 피고인 쪽의 의견을 들을 시간이 없었다’는 이유로 촬영을 불허했지만, 이날 공판에 대해서는 허가했다. 지 부장판사는 이날 “알권리 고려해서 법정 촬영을 허가했다”고 설명했고, 카메라기자들이 퇴정하자 재판을 시작했다.

 

다만 윤 전 대통령이 법원으로 들어가는 모습은 1차 공판에 이어 이번에도 공개되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청사를 관리하는 서울고법이 지하주차장을 통한 윤 전 대통령의 진출입을 또 허용했기 때문이다. 서울고법은 지난 18일 “현재 법원 인근 집회신고 상황과 사회적 관심도 등을 고려할 때 지하주차장 출입 조치를 유지하는 것이 청사 방호를 위해 필요하다고 봤다”며 “이번 결정은 두번째 공판기일에 한해 진행되고 이후 재판에 대해서는 검토 후 변동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진행될 윤 전 대통령 내란 혐의 2차 공판에서는 조성현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대령)과 김형기 특수전사령부 1특전대대장(중령)에 대한 윤 전 대통령 쪽의 반대신문이 진행된다.          < 김지은 기자 >

 

민주 “검찰, 윤석열과 한 패 아니라면 즉시 지귀연 기피 신청하라”

민주당 의원들, 윤석열 재판 ‘불공정 특혜’ 주장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월1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7차 변론'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 내란진상조사단 의원들이 윤 전 대통령 재판이 불공정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사법부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추미애·서영교·이건태 의원 등 민주당 내란진상조사단은 이날 오전 9시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지귀연 판사는 윤석열을 보호하기 위해 피고인 윤석열의 출석부터 재판 전 과정까지 철저히 비공개로 처리했다”며 “재판 비공개 결정으로 비상계엄이 대국민 메시지용이라는 허무맹랑한 거짓과 기소 자체가 불법이라는 윤석열 피고인의 궤변만을 일방적으로 뉴스속보 형식으로 나가게 함으로써 내란 우두머리가 법정을 대국민 선전장으로 이용하게 했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고법은 지난 1차 기일에 이어 이날 역시 윤 전 대통령에 대해 지하주차장을 통한 비공개 출입을 허용했다. 1차 기일 당시 법조 방송기자단이 요청한 재판정 사진 촬영 역시 비공개 처리됐다. 서 의원은 “법원은 왜 이렇게 윤석열에게만 특혜를 주는 것이냐”며 “윤석열 내란 우두머리가 혼자 불구속상태다. 즉각 당장 직권으로 지귀연 재판부가 구속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진상조사단은 담당 재판부 재판장의 징계가 필요하다고 했다. 추미애 의원은 “내란 우두머리인 피고인 윤석열만 불구속 재판의 특혜 대접을 받고 있다는 것은 다른 구속 피고인들과의 형평성에도 맞지 않다”며 “재판의 형평성 공정성 중립성을 심각하게 위반한 지귀연 판사에 대해 법관 징계법 제2조에 의거 징계위원회에 즉시 징계회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상조사단은 또한 “검찰은 지귀연 판사의 윤석열 구속취소 사법쇼의 공범”이라며 “검찰이 윤석열과 한 패가 아니라면 오늘 즉시 재판부에 항의하고 (재판부) 기피 신청을 해아 한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재판장 지귀연)는 이날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형사재판 2차 공판기일을 진행한다. 지난 1차 기일 김형기 육군특수전사령부 1특전대대장과 조성현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윤 전 대통령은 79분의 모두진술과 재판 관련 의견진술 14분 등 총 93분간 발언하며, 12·3 비상계엄 선포가 “평화적 대국민 메시지 계엄”이었다고 주장하는 등 검찰 수사와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부정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재판부가 법정 사진 촬영을 허가하면서 윤 전 대통령이 피고인석에 선 모습이 처음으로 언론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 장현은 기자 >

 

“윤석열 즉시 재구속하라”…10만 서명 ‘지귀연 재판부’에 제출

군인권센터, 시민 탄원서 및 서명 제출 기자회견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두 번째 공판이 열린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윤 전 대통령 재구속 촉구 시민 탄원서 제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 두 번째 공판이 진행되는 21일, 윤 전 대통령 재구속을 촉구하는 10만명 서명이 재판부에 제출됐다.

 

군인권센터는 이날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윤석열 재구속 촉구 시민 탄원서 및 서명 제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모두의 안전과 완전한 내란 종식을 위해 내란 우두머리 피의자 윤석열을 재판부의 직권으로 즉시 재구속하라”며 “대한민국 국민 10만6754명의 이름으로 윤석열 재구속 촉구 탄원을 제출한다”고 밝혔다. 군인권센터는 지난 14일 윤 전 대통령의 재구속을 촉구하는 긴급 서명을 시작했고, 사흘 만에 10만명의 서명을 받았다.

 

군인권센터는 이날 탄원서를 통해 “파면 이후에도 윤석열은 지지자 선동 메시지를 내고, 관저 퇴거를 늦추며 내란동조 국민의힘 정치인들을 불러들여 호화 만찬 자리를 열고 대선 대응을 논의하는 등 여전히 살아있는 권력으로 군림하고 있다”며 “윤석열이 자유로이 움직이며 권력자로 행세할 수 있는 까닭은, 재판부의 ‘시간 단위 구속 기간 계산'으로 인한 전례 없는 구속 취소 결정이 있었기 때문”이라 강조했다.

 

이들은 불구속 상태로 재판 진행 시 내란 청산이 더 길어질 것이라며 재구속 필요성을 강조했다. 군인권센터는 “(윤 전 대통령은) 지지자들뿐 아니라 한덕수가 이어받은 내란 정부와 군 일각에 남아있는 내란죄 피의자들, 내란죄 피의자 박현수(서울경찰청장 직무대리)가 이끄는 경찰에게 끝없이 위험한 신호를 보낼 것”이라며 “재판부의 전례 없는 구속 기간 계산법은 차치하더라도, 구속의 필요성 자체는 이미 오래전 법원이 스스로 인정한 바 있다”고 밝혔다.        < 한겨레 정봉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