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버릿 팝 그룹’ 3년 연속 수상

영국 밴드 콜드플레이와 합동공연

 

방탄소년단이 2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시어터에서 열린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American Music Awards·AMA)에서 콜드플레이와 합동공연을 펼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로이터 연합뉴스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미국 ‘2021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AMA)에서 최고영예인 ‘올해의 아티스트’(아티스트 오브 더 이어)를 포함해 3관왕에 오르는 대기록을 썼다. 1974년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가 생긴 이래 아시아 가수가 ‘올해의 아티스트’ 상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21일 오후 5시(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시어터에서 열린 에이엠에이에서 방탄소년단은 대상 격인 ‘올해의 아티스트’를 포함해 ‘페이버릿 팝 듀오/그룹’ ‘페이버릿 팝 송’ 부문에서 수상했다. 방탄소년단은 후보에 오른 3개 부문 모두 수상했다.

 

방탄소년단이 ‘올해의 아티스트’ 후보에 오른 것부터 아시아 가수 최초였다. 이 부문에는 에이엠에이 역대 최다 수상자(32개)인 테일러 스위프트를 비롯해 위켄드, 아리아나 그란데, 드레이크, 올리비아 로드리고가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그룹은 방탄소년단이 유일했다. 수상자가 호명되기도 전부터 시상식장에는 방탄소년단 이름을 부르는 팬 함성이 가득 찼다.

 

방탄소년단은 ‘올해의 아티스트’ 수상자로 호명된 뒤 깜짝 놀란 표정을 지으며 무대에 올랐다. 리더 알엠(RM)은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렇게 훌륭한 아티스트들과 함께 서게 돼 영광이다. 4년 전 우리가 첫 무대에 섰을 때 너무 떨리고 흥분됐다. 우리는 긴 여정을 거쳐 왔고, 이 자리에서 이 상을 받게 될 거라곤 상상도 못 했는데, 아미 여러분들은 상상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 모든 건 기적이고, 당연하게 여기지 않겠다. 모든 분께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슈가는 한국어로 “4년 전 에이엠에이에서 미국 데뷔 무대를 처음 했는데, ‘아티스트 오브 더 이어’를 받을지 몰랐다. 다 아미 덕분이다. 너무 감사하다”고 했다. 정국은 “우리 음악으로 행복을 드리고 싶었다. 이 상은 우리가 열게 될 새로운 챕터다. 몇년 전부터 우리는 매해 달려왔고, 그 시간들이 정말 소중했다”고 말했다. 끝으로 뷔는 “감사하고, 보라한다”고 했다.

 

1974년 시작된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는 그래미 어워즈, 빌보드 뮤직 어워즈와 함께 미국 3대 대중음악 시상식으로 손꼽힌다. 판매량, 방송 횟수 등을 기준으로 수여하는데, 2006년부터 대중 투표도 반영하기 때문에 수상 결과를 통해 아티스트의 대중적인 인기와 팬덤의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시상식이기도 하다. 전세계에서 열성적으로 활동 중인 팬덤 아미 덕에 방탄소년단의 3관왕이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방탄소년단(BTS)이 21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시어터에서 열린 ‘2021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AMA)에서 3년 연속 ‘페이보릿 팝 듀오/그룹’ 부문을 수상한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로스앤젤레스/로이터 연합뉴스

 

이날 시상식에서 방탄소년단은 제일 먼저 ‘페이버릿 팝 듀오/그룹’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 상만 3년 연속 받았다. 이 부문에선 에이제이아르(AJR), 글래스 애니멀스, 머룬 5, 실크 소닉(브루노 마스, 앤더슨 팩) 등과 경쟁했다. 제이홉은 수상 직후 “아미 감사합니다. 에이엠에이 감사합니다”라고 했다. 진은 “아미들 덕분에 가능했다. 당신들은 우리들의 ‘유니버스’(우주)다”라고 했다. 알엠은 “이 상이 의미 있는 건 우리가 한국에서 온 정말 작은 밴드이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음악과 퍼포먼스로 좋은 에너지와 메시지를 전하는 건데, 이것은 아미가 없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사랑한다”고 밝혔다.

 

이어 방탄소년단은 ‘버터’로 ‘페이버릿 팝 송’ 부문 수상을 이뤄냈다. ‘버터’는 리믹스 버전을 포함해 빌보드 ‘핫100’ 차트에서 10주 동안 정상에 올랐다. 이 부문에선 아리아나 그란데, 두아 리파, 올리비아 로드리고 등 쟁쟁한 후보와 경쟁했다.

 

콜드플레이와 방탄소년단(BTS)이 21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시어터에서 열린 ‘2021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AMA)에서 합동공연을 펼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로이터 연합뉴스

 

무대에 오른 방탄소년단은 ‘버터’의 가사 ‘스무드 라이크 버터’(Smooth like butter)를 활용해 “모두가 버터처럼 부드럽게 이 곡을 느끼기를 바란다”고 했다. 알엠은 “‘버터’가 올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 어려운 시기지만 모두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고 싶었다. 이 상은 많은 이들에게 이 노래가 닿았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당연시하지 않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방탄소년단은 이날 시상식에서 영국의 세계적인 밴드 콜드플레이와 지난 9월 발매한 ‘마이 유니버스’ 합동 무대도 꾸몄다. 자유분방한 스타일의 의상을 입고 무대에 오른 방탄소년단은 콜드플레이의 보컬 크리스 마틴과 함께 무대에 올라 ‘마이 유니버스’를 선보였다. 무대가 시작되자마자 관객의 뜨거운 함성이 쏟아졌다. 현장 스크린에는 한글 가사가 띄워지는 진귀한 모습이 연출돼 눈길을 끌었다. 하이라이트에서 여러 차례 큰 불꽃이 터지며 다 함께 점프하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이번 에이엠에이는 내년 1월31일 열리는 64회 그래미 어워즈의 전초전 성격도 있다. 방탄소년단은 영어 곡인 ‘버터’로 그래미에 도전한다. 그래미는 23일(현지시각) 후보 명단을 발표한다. 방탄소년단이 그래미에서도 트로피를 거머쥔다면 미국 3대 음악 시상식 모두를 석권하는 기록을 쓰게 된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3월 열린 올해 그래미 시상식에서 ‘다이너마이트’로 우리나라 가수 최초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후보에 올랐으나 수상하진 못했다. 아쉬운 결과였지만 백인 가수 위주인 그래미의 장벽에 균열을 냈다는 평을 들었다.

 

한편, 방탄소년단은 오는 27~28일과 다음달 1~2일 로스앤젤레스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2년 만의 대면 공연 ‘비티에스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엘에이’를 개최한다. 이어 12월3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미국 최대 라디오 네트워크인 아이하트라디오 주최 행사 ‘2021 징글볼 투어’ 무대에 오른다. 로스앤젤레스/정혁준 기자

 

‘팝의 나라’에 깃발 꽂은 BTS, 다음은 그래미!

 

AMA ‘올해의 아티스트’ 등 3관왕

“글로벌 K팝 20년 정점 찍은 사건

내년 초 그래미 어워즈 수상도 가능”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21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시어터에서 열린 ‘2021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에서 대상에 해당하는 ‘올해의 아티스트’를 받자 감격해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로이터 연합뉴스

 

“4년 전 에이엠에이(AMA·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무대에 올라 ‘디엔에이’(DNA)를 공연하면서 흥분됐고 긴장했다. 이후 긴 여정에서 누구도 이 상을 받을 것이라고 상상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아미’(팬클럽 이름)는 상상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룹 방탄소년단(BTS) 리더 알엠(RM)이 21일 저녁(이하 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시어터에서 열린 ‘2021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에서 아시아 가수 최초로 대상 격인 ‘올해의 아티스트’(Artist of the Year)를 받으면서 한 수상 소감이다.

 

방탄소년단은 이날 시상식에서 ‘올해의 아티스트’를 비롯해 ‘페이버릿 팝 송’ ‘페이버릿 팝 듀오/그룹’까지 휩쓸며 3관왕에 올랐다. 에이엠에이는 그래미 어워즈, 빌보드 뮤직 어워즈와 함께 미국 3대 대중음악 시상식으로 통한다.

 

이번 ‘올해의 아티스트’는 그 어느 때보다 경쟁이 치열했다. 방탄소년단은 이 시상식 역대 최다 수상자(32개)인 미국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를 비롯해 아리아나 그란데, 올리비아 로드리고, 드레이크, 위켄드 등 쟁쟁한 후보를 제쳤다.

 

정국은 수상 소감에서 “우리 음악으로 행복을 드리고 싶었다. 이 상은 우리가 열게 될 새로운 챕터의 시작이다. 몇년 전부터 배우는 게 있다면 매 순간이 소중하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21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시어터에서 열린 ‘2021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에서 ‘올해의 아티스트’ 등 3관왕에 오른 뒤 트로피 3개를 들고 있다. 로스앤젤레스/로이터 연합뉴스

 

이로써 방탄소년단은 2018년부터 올해 시상식까지 4년 연속 수상했다. ‘페이버릿 팝 듀오/그룹’은 3년 연속 수상이다. 지금까지 이 시상식 후보에 오른 부문에서 모두 수상하는 진기록도 썼다.

 

알엠이 수상 소감에서 밝혔듯, 에이엠에이는 방탄소년단의 미국 텔레비전 데뷔 무대였다. 방탄소년단은 2017년 이 시상식에서 ‘디엔에이’를 부르며 미국 현지 시청자에게 인사했다. 그해 ‘디엔에이’로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 100’에 처음 진입했다. 최고 성적은 67위였다.

 

4년 뒤인 올해 방탄소년단은 ‘버터’로 10주 동안 빌보드 ‘핫 100’ 1위에 오른 것은 물론, 후속곡 ‘퍼미션 투 댄스’와 콜드플레이와 협업한 ‘마이 유니버스’로도 1위에 올랐다.

 

그리고 마침내 미국 진출 4년 만에 미국 3대 대중음악 시상식 중 하나에서 대상을 받았다. 이는 팝의 본고장에 진입한 데서 더 나아가 세계 최고 팝스타로 자리매김 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김영대 대중음악평론가는 “최근 몇년간 미국 음악산업계가 방탄소년단을 활용해 자신들 산업을 활성화하려고 애써왔는데, 이젠 방탄소년단이 아예 미국 음악산업의 얼굴이 됐다. 이번 수상은 글로벌 케이팝 20년의 정점을 찍은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에이엠에이는 2006년부터 전문가 투표 없이 대중 투표로만 수상작을 결정해왔다. 올해는 미국에서 가장 대중적인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틱톡으로 투표해 제트(Z)세대 목소리가 크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김영대 평론가는 “에이엠에이는 100% 팬 투표로만 선정하기 때문에 대중성에 대한 상징성이 가장 큰 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룹 방탄소년단(BTS)과 콜드플레이가 21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시어터에서 열린 ‘2021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에서 합동공연을 펼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현지에서 유튜브를 운영하는 박선화씨는 “한국인 가수가 미국 땅에서, 가장 텃세가 심한 음악계에서, 미국 3대 시상식에서 대상을 받았다는 건 우리 동포들에게 큰 힘과 용기를 주는 사건”이라며 “한국인 디엔에이(DNA)에 긍지를 갖게 하는 희망의 3관왕”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상을 탄 사실도 중요하지만, 미국이라는 강대국의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을 깨준 것이 큰 상징이다. 실력이 있으면 인종과 국가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것을 방탄소년단이 일깨워줬다”고 강조했다.

 

유학생 이정윤(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 캠퍼스 4학년)씨는 “한국 가수가 큰 시상식에서 눈에 띄는 결과를 내는 게 신기하기도 하면서 점점 익숙해지는 것 같다”며 “주변에 방탄소년단을 좋아하는 미국 친구들이 많다고 느꼈는데 막상 3관왕을 하니 케이팝의 인기가 실감 난다”고 말했다.

 

이번 에이엠에이는 내년 1월31일 열리는 64회 그래미 어워즈의 전초전 성격도 있다. 그래미는 23일 후보 명단을 발표한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3월 열린 올해 그래미 시상식에서 한국 가수 최초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후보에 올랐으나 수상하진 못했다. 김영대 평론가는 “올해는 그래미 4대 본상 후보에 들거나 장르 분야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수상도 가능해 보인다”고 내다봤다. 로스앤젤레스/정혁준 기자

 

사세행 "MB 소송비 대납 부실 수사" 윤 추가 고발

법세련 "수사로 윤 낙선운동하는 격" 김진욱 고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를 입건해 수사 중인 이른바 '판사 사찰 문건' 작성 의혹 사건과 관련해 22일 고발인 조사를 진행했다.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은 이날 오후 정부과천청사 공수처에 출석해 약 2시간가량 판사 사찰 문건 작성 의혹 고발 사건에 대해 조사를 받았다.

 

사세행은 현재 부장이 공석인 수사1부 소속 검사로부터 출석 요구를 받았다고 전했다.

 

현재 이 의혹과 관련해서는 윤 후보와 손준성 당시 수사정보정책관만 입건된 상태이지만, 이날 고발인을 상대로는 한동훈 검사장 등 같은 사건으로 고발된 검사들의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했다고 한다.

사세행은 조사 뒤 "판사사찰을 고발 사주 의혹, 장모 대응 문건 작성 의혹과 함께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며 "공수처에서 검토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앞서 사세행은 윤 후보가 검찰총장 재직 시절이었던 작년 2월 당시 수사정보정책관으로 일하던 손 검사에게 재판부 분석 문건을 작성하고 배포하도록 지시했다는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로 올해 6월 그를 고발했다.

 

공수처는 지난달 22일 윤 후보를 입건해 정식 수사에 착수했고, 이어 손 검사도 함께 입건했다.

 

지난주에는 손 검사 측에 소환장을 보내 이달 19일 혹은 20일 '판사 사찰 의혹' 조사를 위해 출석해달라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검사 측은 판사 사찰 의혹과 관련된 정보공개청구와 여운국 공수처 차장에 대한 수사 배제 진정이 처리되지 않았다며 일정 재조율을 요청한 상황이다.

 

공수처는 이 사건 외에도 고발 사주 의혹, 옵티머스 펀드 사기 부실 수사 의혹, 한명숙 전 국무총리 모해위증교사 사건 수사 방해 의혹 등 윤 후보에 대한 4건의 사건을 직접 수사 중이다.

고발 사주 의혹은 사건의 최종 처분 방향을 고심 중이며, 한 전 총리 관련 사건은 윤 후보 측에 의견서 제출을 요청한 상태다.

 

공수처에는 이날 윤 후보를 추가 고발한 사건도 접수됐다.

 

사세행은 이날 윤 후보와 한동훈 검사장이 현대자동차그룹의 이명박 전 대통령 소송비 대납 사건을 부실 수사했다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등으로 수사해 달라는 고발장을 공수처에 제출했다. 윤 후보에 대한 사세행의 26번째 공수처 고발이다.

 

사세행 김한메 대표는 "서울중앙지검장과 같은 검찰청 3차장이었던 윤 후보와 한 검사장은 이 전 대통령 BBK 소송비 대납 사건과 관련해 삼성그룹은 뇌물죄 혐의로 기소했지만 공여 금액이 더 많았던 현대차그룹 총수 일가에 대해서는 면죄부를 줬다"고 주장했다.

 

한편 고발 사주 의혹 사건의 최초 제보자인 조성은씨는 이 사건을 가리켜 '제보 사주' 등 정치공작이라고 주장한 윤 후보와 같은 당 김웅·권성동·장제원 의원 등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무고죄 등으로 처벌해 달라는 고발장을 냈다.

 

반대 진영의 고발도 있었다. 법치주의 바로세우기 행동연대(법세련)는 공수처의 고발 사주 수사가 정치 편향적이라며 김진욱 공수처장을 공수처에 고발했다.

 

이 단체 이종배 대표는 "대선을 앞둔 시기에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막가파식 정치 수사를 진행한 사실상 윤 전 총장 낙선운동"이라며 김 처장을 공직선거법·국가공무원법 위반·직무유기 혐의로 수사해 달라고 촉구했다.

건보공단 요양급여 환수 통보 직후 증여

윤석열  “환수액 넘는 부동산 이미 압류”

 

요양병원을 불법 개설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를 부정 수급한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장모 최아무개씨가 지난 7월2일 경기 의정부시 가능동 의정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장모 최아무개(74)씨가 의료법 위반으로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에서 요양급여비용 환수 결정을 처음 통보받은 직후인 올해 1월 20대 외손주 두명에게 시가 20억원 안팎의 부동산 지분을 증여한 사실이 21일 확인됐다. 건보공단의 환수 과정에서 이뤄질 부동산 압류를 피하기 위해 증여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추가 환수 결정 통보는 부동산을 증여한 지 11일 만에 이뤄져 지난 7월 최씨 부동산에 대한 압류 때, 외손주에게 증여된 토지는 제외됐다.

 

최씨는 2013년 2월 승은의료재단 명의로 경기도 파주시에 ㅁ요양병원을 개설한 뒤 2013년 3월부터 2015년 5월까지 건보공단에서 24억5천여만원의 요양급여비용을 받았다. 하지만 건보공단은 최씨가 의료법을 위반해 ㅁ요양병원을 불법개설·운영했다고 보고 모두 32억4139만여원을 추징하겠다고 지난해 12월과 올해 2월, 두차례에 걸쳐 통보했다. 요양병원 자체가 불법으로 개설됐기에 건보공단이 지급한 요양급여비용과 환자들이 낸 본인부담금 등을 모두 부당이익금으로 본 것이다. 의정부지법은 지난 7월 ㅁ요양병원 개설·운영과 관련한 의료법 위반과 사기 혐의를 인정해 최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최종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건보공단에서 받은 공문을 보면, 최씨에게 첫 통보가 간 것은 지난해 12월29일이다. 당시 건보공단은 2013년 3월20일부터 5월6일까지 한달 보름가량 지급한 요양급여비용 8681만여원을 환수하겠다고 최씨에게 통보했다. 이어 올해 2월2일에는 나머지 기간인 2013년 5월10일부터 2015년 5월13일까지 지급한 31억5458만여원을 환수하겠다고 추가 통보했다. 건보공단이 두차례에 나눠 환수 결정을 통보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윤석열 후보 장모 최아무개씨가 지난 1월22일 20대 외손자 2명에게 20억원 규모의 대지 지분을 증여한 내용이 담긴 부동산 등기부등본 일부.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최씨는 건보공단의 첫 환수 결정 통보를 받은 지 한달도 지나지 않은 올해 1월22일, 경기도 양평읍의 땅을 큰딸의 자녀인 24살과 26살 외손주에게 증여했다. 최씨가 증여한 땅은 큰딸 김아무개씨와 함께 2005년 사들인 양평읍의 674㎡ 대지 중 자신의 지분인 337㎡(약 102평)이다. 공시지가로 계산해도 6억원이 넘고 현재 시세는 2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인근 부동산중개업소의 한 공인중개사는 “최근 (해당 토지와 유사하게) 도로를 접한 근처 땅이 1㎡당 700만원에 팔렸다. 도로가 곧 확장될 예정이라 부동산 가격은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부동산업자는 “1㎡당 500만원 정도는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지분의 시세는 약 17억~23억원 수준으로 보인다.

 

최씨가 건보공단의 압류와 환수를 피하기 위해 재산을 증여한 것이라면 처벌 대상이 된다. 형법의 강제집행면탈죄는 고의로 재산의 소유 명의를 바꿔 채권자에게 해를 끼쳤을 경우, 징역 3년 이하의 처벌을 하도록 규정한다. 특별수사 경험이 있는 한 변호사는 “다른 재산으로 환수 금액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었는지 등을 따져봐야겠지만, 시점 등으로만 봤을 땐 압류를 피하기 위한 것이 아닌지 의심되는 게 사실”이라며 “압류를 피하기 위해 일부러 재산을 증여했다면 사해행위로 인정돼 증여가 취소될 수 있다. 형사처벌 가능성도 있다”고 짚었다. 지난 7월 최씨가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뒤 건보공단은 최씨의 서울 송파구 아파트와 경기도 일대 부동산 등을 압류했다. 하지만 최씨가 외손주에게 증여한 땅은 소유주가 바뀌어 압류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윤석열 대선 후보 장모 최아무개씨의 양평 땅 20대 외손주 증여 관련 일지

- 2020년 11월24일 의정부지검, ㅁ요양병원 관련 최씨 의료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

- 12월29일 건보공단, 요양급여비용 8681만여원 환수 통보(2013년 3월20일~5월6일 지급분)

- 2021년 1월22일 최씨, 경기 양평군 소재 3개 필지 지분(337㎡) 큰딸 자녀 2명에게 증여(시가 20억원 추정)

- 2월1일 증여 사실 등기부등본 등재

- 2월2일 건보공단, 요양급여비용 31억5458만여원 추가 환수 통보(2013년 5월10일~2015년 5월13일 지급분)

- 7월2일 의정부지법, 의료법 위반 등 인정해 최씨에게 징역 3년 선고 뒤 법정 구속

- 7월16일 건보공단, 최씨 서울 송파구 아파트·경기도 일대 부동산 압류

 

대선 후보의 가족이 20대 외손주에게 20억원에 이르는 거액의 부동산 자산을 증여한 것 자체도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동산을 통한 ‘부의 대물림’이기 때문이다. 증여세 납부 과정도 의문이다. 일반적으로 10억원 규모의 부동산을 증여했을 때 증여세는 2억2천만원 가까이 나온다. 20대가 쉽게 마련하기 어려운 금액이다. 다만 증여한 땅은 다른 부동산과 함께 2016년부터 18억3500만원의 가압류가 걸려 있어, 실제 증여세 규모는 적을 수 있다.

 

윤 후보 쪽은 압류 회피 목적이 없었으며 증여세는 정상적으로 납부했다고 밝혔다. 윤 후보 캠프 관계자는 “(건보)공단이 통보한 금액을 상회하는 부동산이 7월에 이미 압류됐다. (증여가) 압류를 회피하려는 목적이었다면 다른 부동산들도 증여하지 않았겠느냐. 증여세도 납부했다. 요양병원 사건은 유무죄를 다투고 있어 무죄가 선고될 경우, 압류 신청 등은 기각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최씨는 지난 4월 서울행정법원에 건보공단의 환수 결정과 관련해 부당이득 환수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배지현 정환봉 기자

 

윤석열 장모 손주 증여 땅, 매입 뒤 공시지가 7배 올라…도로도 곧 확장

 

윤 캠프 “건보공단 청구금액 상회 부동산 압류”

최씨 손주 증여 부동산, 근저당 없어 환수 용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장모 최아무개씨가 지난 1월 손주에게 증여한 경기도 양평군 양근리 땅 인접 도로는 지난 10월부터 기존 4차선에서 6차선으로 확장하는 공사가 시작돼 이후 땅값 상승이 예상된다. 사진은 해당 도로(중앙로) 1차 확장 및 전주 지중화 공사 시작 전(왼쪽)과 후(오른쪽). 최씨가 증여한 땅은 2차 확장 공사 구간에 포함된다. 양평군청 누리집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의 압류 및 환수를 피하기 위해 20대 손주에게 증여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장모인 최아무개(74)씨의 경기도 양평군 양근리 땅이 최씨 매입 이후 공시지가 기준으로 7배 이상 올랐으며, 이후 도로 확장 공사로 추가 땅값 상승 가능성이 큰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윤 후보 캠프는 이날 <한겨레>가 보도한 장모 증여 의혹과 관련해 “건보공단은 이미 환수 청구금액 전액(32억여원)을 훨씬 상회하는 부동산에 압류를 마친 상태”라며 “압류·환수를 피할 목적이라면 다른 부동산은 왜 그냥 두었는지 설명할 길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손주에게 증여된 최씨의 토지 지분은 근저당이 설정되어 있지 않은 데다 이후 땅값이 오를 가능성이 커 최씨의 다른 부동산들과 차이가 있다. 윤 후보 쪽 말대로 건보공단이 확보한 압류 부동산이 청구금액을 상회하는 것이 사실이라도, 채무자가 압류나 환수 대상 부동산을 마음대로 선택할 수 없기 때문에 ‘알짜 땅’을 미리 증여했을 가능성은 여전하다.

 

<한겨레>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최씨는 2005년 12월27일 큰딸 김아무개(52)씨와 함께 경기도 양평 양근리의 3개 필지, 총 674㎡ 매입했다. 해당 부동산 지분은 두 사람이 절반씩 나눠 가졌다. 3개 필지 중 가장 면적이 넓은 토지(541㎡)의 공시지가는 최씨가 땅을 매입한 직후인 2006년 1월 26만1000원이었다. 하지만 올해 5월 기준으로는 192만2000원까지 올라 7.4배 상승했다. 이 땅은 최씨의 가족기업이 개발한 양평 공흥지구에서 1.6㎞밖에 떨어지지 않았는데, 주변에 아파트 단지 등이 조성되면서 크게 오른 것으로 보인다. 양평역과도 400m밖에 떨어지지 않은 역세권이다. 해당 토지에 들어선 큰딸 소유 건물의 과거 세입자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최씨가 공흥지구 아파트 개발을 하면서 여러 차례 김씨의 건물을 찾아온 적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해당 부동산 인접 도로는 지난 10월부터 기존 4차선에서 6차선으로 확장하는 공사가 진행돼 추가 땅값 상승 가능성이 크다.

 

양근리 땅의 경우 최씨의 다른 다수 부동산과 달리 근저당이 없다는 점도 주목된다. 건보공단이 지난 7월 압류한 최씨의 서울 송파구 아파트는 현재 시세로 25억원가량이지만, 다른 부동산과 함께 총 17억9000만원의 근저당이 설정돼 있다. 최씨 소유의 경기도 양평군 병산리 일대 부동산 역시 2012년부터 12억8050만원의 근저당이 묶여 있다. 하지만 양근리 땅의 최씨 지분에는 2016년부터 다른 부동산과 함께 18억3500만원 규모의 가압류가 걸려있기는 하지만 근저당은 없다. 큰딸 김씨의 지분에만 6억2400만원 규모의 근저당이 설정돼 있을 뿐이다. 가압류보다 근저당이 변제에 우선권을 가지기 때문에, 건보공단 입장에서는 근저당이 있는 최씨의 서울 송파구 아파트를 압류하는 것보다 가압류만 걸려있는 양근리 땅을 압류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앞서 <한겨레>는 최씨가 의료법 위반으로 건보공단에서 요양급여 환수 결정을 지난해 12월 통보받은 직후인 올해 1월 20대 24살, 26살 손주에게 시가 20억원 안팎의 양근리 땅 지분을 증여한 사실을 보도했다. 이같은 증여로 건보공단이 올해 7월 최씨의 부동산을 압류할 때 양근리 땅은 제외됐다. 건보공단이 지난해 12월과 올해 2월 최씨에게 환수 통보를 한 금액은 총 32억원가량이다. 정환봉 배지현 기자

 

장모의 ‘건보 편취’와 윤석열의 ‘건보 폭탄론’

 

불법 개설된 ‘사무장 병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부당 청구해 빼내 간 요양급여액이 지난 11년 동안 누적 3조원에 이른다. <연합뉴스> 보도를 보면, 사무장 병원이 허위·부당 청구한 요양급여에 대해 건보공단이 환수를 결정한 금액이 올해의 경우 6월까지만 1276억원이다. 2010년 80억8천만원이던 것이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2010~2021년 누적 금액은 무려 2조9945억원에 이른다. 적발된 불법 의료기관 수는 1453개이다.

 

그러나 실제 환수되는 액수는 미미하다. 지난 11년 동안 1609억원으로, 환수율은 5.4%에 그친다. 2조8336억원이 여전히 환수되지 않고 있다. 국민이 낸 건강보험료가 범죄자들의 배를 불리는 데 쓰여도 속수무책인 셈이다.(건보공단 ‘사무장 병원 연도별 요양급여 환수 결정 및 징수 현황’)

 

의료법상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없는 미자격자가 의료인을 고용해 개설하는 사무장 병원은 과다 처방, 과밀 병상 등으로 환자들의 건강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건강보험 재정에도 막대한 손실을 입히고 있다. 단속을 담당하는 건보공단은 수사권이 없고 경찰 등 수사기관도 전문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법망이 느슨해져 불법 의료기관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장모 최아무개(74)씨가 바로 이 사무장 병원을 개설·운영한 혐의로 지난 7월 1심 재판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건보공단에 부당 청구해 받아간 금액은 22억9천만원에 이른다. 건보공단은 당연히 환수에 나섰다. 지난해 말 최씨가 기소되자 12월 말과 올해 2월 두차례에 걸쳐 환수 결정을 통보했다. 그런데 최씨가 첫 통보를 받은 직후인 올해 1월 외손주들에게 20억원 안팎의 부동산 지분을 증여한 것으로 드러나 환수를 회피하기 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윤석열 후보는 최근 ‘건보료 폭탄론’을 들고나왔다. 건강보험 지역가입자의 보험료 부과 체계 변경으로 보험료가 오르게 된 일부 고액 자산 가입자의 불만을 부추기며 건보 제도에 대한 신뢰를 흔드는 무책임한 행태다. 장모가 건보 재정을 편취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데 이어 환수 회피 의혹까지 불거진 상황에서 윤 후보의 건강보험 흔들기는 더욱 말문을 막히게 한다. 박용현 논설위원

 

한국내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자의 ‘중화항체가’(바이러스의 감염을 중화시켜 예방효과를 유도하는 항체량)가 화이자와 모더나 접종자보다 각각 5분의 1, 7분의 1 떨어진다는 질병관리청(질병청) 국립보건연구원의 연구결과가 최근 공개됐다. 그동안 엠아르엔에이(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인 모더나나 화이자 백신이 바이러스 전달체(벡터) 백신인 AZ·얀센보다 중화항체를 더 많이 만들어낸다는 해외 연구결과들은 있었지만, 국내 접종자를 대상으로 백신별 중화항체가를 조사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렇다면 국내 최초로 도입돼 1100만여명이 접종한 AZ 백신은 화이자나 모더나와 견줘 감염예방 효과도 5분의 1만큼 떨어질까? 일부 매체는 질병청 연구결과를 토대로 “백신별 효과와 안정성의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고 보도했으나, 전문가들은 중화항체 수치만으로 백신 효과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질병청과 전문가들 분석을 토대로 중화항체가와 백신 예방 효과 간 연관성과 연구결과의 의미를 짚어봤다.

 

AZ 예방효과가 화이자의 5분의 1이라고요?

 

백신별 항체가 분석이 담긴 질병청 국립보건연구원의 ‘코로나 백신 접종자 면역원성 분석 중간 결과’는 지난 17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자료로 공개됐다. 방대본은 추가접종 간격을 기존 접종 완료 6개월 이후에서 4∼5개월로 단축하려는 근거 가운데 하나로 이 연구 자료를 제시했다. 방대본이 20∼59살 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군 969명을 대상으로 한 ‘백신별 항체 형성 및 지속능(력) 분석 결과’를 보면 접종 완료 후 최대 중화항체가는 모더나가 2852로 가장 높았고, 뒤이어 AZ-화이자 교차접종(2368), 화이자(2119), AZ(392), 얀센 1차만 접종(263) 순이었다. 이 중화항체가만 비교해 보면 AZ는 모더나·화이자와 견줘 각각 13%, 18%에 그친다.

 

중화항체가 5배 높다고 예방효과 5배 근거 아냐

 

이 연구 결과에 대해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 후 중화항체가만으로 코로나19 감염 예방효과를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한다. 중화항체는 백신의 효과를 증명할 수 있는 여러 근거 중 하나일뿐이기 때문에 중화항체가 5배 높다고 해서 예방효과도 5배 높은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최원석 고대 안산병원 교수(감염내과)는 “중화항체가가 떨어지면 감염 예방 효과가 같이 떨어질 가능성은 있지만, 중화항체가의 기준을 정해놓은 독감 백신과 달리 코로나19 백신은 ‘어느 정도 수준이면 감염 예방이 가능하다’는 중화항체 기준이 없어 감염 예방 효과를 중화항체가로 대입해서 말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가령 코로나19 백신 중화항체가 기준이 50이라면, 항체가가 80이든 100 이상이든 기준을 넘었기 때문에 예방 효과는 있다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 정재훈 가천대의대 교수(예방의학과)도 “항체가 낮다고 해서 감염예방이 안 되는 것도 아니고 효과가 있을 수도 있어서 중화항체가와 감염 예방 효과를 직접 연결하긴 어렵다”며 “실제 백신별 효과 차이를 증명하려면 더 긴 시간의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청장) 역시 22일 정례 브리핑에서 “항체가가 좀 높으면 질병 예방에 유리할 수는 있지만 중화항체가는 어느 정도 수치 이상이어야 예방효과가 있는지, 최저 기준치가 아직 밝혀진 바가 없어 (기준을) 명확히 해석하기는 어렵다”며 “백신의 종류만으로 고령층의 돌파감염에 대한 부분을 설명하기는 어렵다. 모든 백신은 일정 기간 지나면 백신 효과가 감소하기 때문에 추가접종을 권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항체형성 만큼, 감염세포 증식 억제도 중요

 

최원석 교수는 중화항체가보다 중요한 건 ‘세포매개면역반응’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반응은 크게 체액성과 세포성 면역으로 나뉜다. 항체를 만드는 체액성 면역(중화항체가)도 중요하지만 감염된 세포의 증식을 억제하거나 죽이는 역할을 하는 세포성 면역도 중요하다. 최 교수는 “감염의 관점에선 체액성 면역이 중요한데 감염 이후 중증으로 진행하거나 사망하는 것을 예방하는 관점에서 바이러스 진행엔 세포매개면역이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AZ나 얀센 등 바이러스 벡터 백신이 항체가가 비교적 낮은 것 맞지만 그동안 코로나19 유행이 커졌지만 중증도가 낮았던 건 이런 백신들이 역할을 잘 해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재훈 교수도 “감염 예방 효과와 중증예방효과를 다르게 봐야 한다”며 “감염 예방 효과가 감소해도 코로나19 백신의 중환자 예방효과가 매우 뛰어나다는 건 부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방대본은 지난 9월 의학 저널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메디슨)’에 게재된 논문(코로나19 백신의 델타 변이 예방 효과)을 인용해 화이자 백신을 접종 완료했을 때 델타 바이러스 예방 효과는 88%로 AZ(67%)와 견줘 크다고 밝혔다. 하지만 또다른 영국 논문(코로나19 백신의 델타 변이 중증화 예방 효과)에서 화이자 백신과 AZ 백신을 2차 접종했을 경우 입원·사망 예방효과는 각각 96%, 92%로 엇비슷하게 집계됐다고 밝힌 바 있다. 캐나다에서 발표한 논문(‘다양한 변이 우려에 대한 코로나19 백신의 효과, 캐나다’)에선 어떤 백신이든 1회 접종했을 때 입원·사망 예방효과 면에서 모더나가 96%로 가장 높았고, AZ 백신이 88%로 화이자(78%)보다 더 높았다.

 

AZ 돌파감염율↑…추가접종 뒤 돌파감염은 2명 모두 화이자

 

다만, 전문가들이 ‘간접적인 원인’이라고 짚은 중화항체가와 달리 실제 접종자들에게 나타난 ‘백신 종류별 돌파감염 비율’은 의미 있게 볼 필요가 있다. 지난 16일 방대본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백신별 돌파감염(접종을 완료한 뒤 감염되는 비율) 비율은 얀센 백신이 0.35%로 가장 높았고, AZ 백신이 0.171%, 화이자 백신이 0.064%, 모더나 백신이 0.008%였다. 기본 2차례 접종을 마친 뒤 추가접종 후 돌파 감염으로 추정된 사례 2명은 모두 3차례 화이자 백신을 맞은 30대로 조사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사가 ‘추가 접종의 필요성을 입증한다’는 점에선 의미가 있다고 봤다. 조사 결과를 보면 최근 유행하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중화항체가는 화이자 접종군은 접종완료 후 5개월, AZ·교차접종군은 접종완료 후 3개월 이후 항체가가 모두 절반 이상 떨어졌다. 최 교수는 “B형 감염이나 생식기 인유두종바이러스(HPV)이 백신 접종을 3회 하는 것을 감안하면 코로나 백신 기초 접종도 3회여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최근 백신을 보유한 많은 국가들이 부스터샷을 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도 (전체 국민을 대상으로 한) 부스터샷을 적극적으로 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번 조사에서 50대 이상 고령층은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 질병청은 <한겨레>에 “60대 이상 연령을 추가한 중화항체가 연구를 이번 달 말까지 발표할 예정이며,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부스터 샷에 대한 예방 효과 등도 다음 달 말까지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도 내년엔 AZ 도입 안해

 

한편,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연내에 AZ 백신 접종을 종료하고 AZ·얀센 백신의 추가 구매 계획은 없다고 밝힌 상태다. 홍정익 예방접종관리팀장은 지난 18일 “AZ 백신을 통해서 많은 분이 접종을 받으셨고 충분한 예방접종의 효과도 우리가 얻었다”면서도 “백신의 특성상, 화이자든 모더나든 AZ든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변이 바이러스대응에 대한 문제, 시간에 따른 백신 감소 효과 이런 부분들을 고려해서 추가접종을 진행하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권지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