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팜비치서 가족·부통령 후보·핵심 참모들과 함께 무대 올라

"47대 대통령에 당선돼 영광…모두 미국을 우선하며 단결하자"

펜실베이니아 승리 결정 뒤 연설…"개표 완료 후 선거인단 315명 확보 예상"

 

당선 인사하는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웨스트팜비치[美플로리다주] AFP=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다음날인 6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 컨벤션센터에서 지지자들에게 당선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2024.11.6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1·5 미국 대통령 선거 승리를 선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 동부시간으로 대선 다음날인 6일 오전 2시30분께 자택이 있는 플로리다 팜비치 컨벤션센터에 집결한 지지자들 앞에서 연설을 통해 "여러분의 제45대, 그리고 제47대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영광을 누리게 해준 미국민에 감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우리나라가 치유되도록 도울 것"이라며 "우리는 국경을 고칠 것이며 우리나라에 대한 모든 것을 고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오늘 밤 우리가 역사를 만든 이유가 있다"며 "나는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족, 여러분의 미래를 위해 싸우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는 미국 국민을 위한 장대한 승리이며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난 우리 자녀와 여러분이 가질 자격이 있는 강력하고 안전하며 번영하는 미국을 만들 때까지 쉬지 않을 것이다. 미국의 진정한 황금기가 도래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이번 선거를 통해 공화당이 다시 상원 다수당이 됐고, 하원 다수당 지위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미국은 우리에게 전례없고 강력한 권한을 줬다"며 행정부에 이어 의회 권력도 차지했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간단한 좌우명으로 통치하겠다. 그건 '약속한 것은 지킨다'는 것"이라며 "우리는 미국을 다시 안전하고 강하고 번영하고 자유롭게 만들 것이며 무엇도 내가 여러분 국민에게 한 약속을 지키는 것을 막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는 지난 4년간의 분열을 뒤로 하고 단결할 시간"이라면서 "성공이 우리를 단결시킬 것이며 우리는 모두 미국을 우선하는 방식으로 시작할 것이다. 우리는 적어도 당분간은 우리나라를 가장 우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튼튼하고 강력한 군대를 원하고, 이상적으로는 군대를 사용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며 "그들은 내가 전쟁을 시작할 것이라고 했지만 나는 전쟁을 시작하지 않고 전쟁을 끝낼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캠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인 수지 와일스와 크리스 라시비타를 비롯해 당선을 도운 이들을 거명하며 감사를 표했다.

특히 그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 대해 "우리에게 새로운 스타가 있다. 일론이라는 스타가 탄생했다. 그는 대단한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자신을 지지한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를 거명하고서 "그는 미국을 다시 건강하게 만들도록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AP 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40분 기준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 승리 요건인 전체 선거인단 538명 중 과반인 270명에는 3명 모자라는 267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날 승리 선언은 경합주 가운데 조지아와 노스캐롤라이나 외에도 최대 승부처였던 펜실베이니아를 이기면서 사실상 승리를 거머쥐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연설에서 모든 주에서 개표가 완료됐을 때 자신이 확보할 선거인단 수를 최소 315명으로 예상했다.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연설 무대에는 부인 멜라니아 여사를 비롯한 가족,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 상원의원 부부, 캠프 참모들이 함께 올라 지지자들에게 인사했다.     < 연합 김동현 박성민 기자 >

투표일 직전 마지막 여론조사에서도 박빙과 혼전 양상

 

 
 
미국 대통령 선거 후보인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와 도널드 트럼프. AFP 연합
 

차기 미국 대통령을 뽑는 투표가 5일 오전 0시(현지시각) 동부 뉴햄프셔주의 산골 마을 딕스빌노치를 시작으로 막을 올렸다. 이번 대선에 유권자 1억5천만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사전투표를 한 8200만여명을 뺀 나머지 절반가량의 유권자들이 한 표를 행사했다.

시엔엔(CNN) 방송은 딕스빌노치에서 시작된 대선 투·개표 결과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각각 3표씩 얻었다고 보도했다. 투표에는 4명의 공화당원과 2명의 당적을 밝히지 않은 유권자가 참여했다. 이 지역은 2020년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에게 5표 전부를, 2016년 선거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에게 7표 중 4표를 몰아준 곳이다.

미국과 캐나다 국경에 있는 산골마을로 전체 유권자가 투표 전날 밤 모여 대선일 자정이 되자마자 전 세계 취재진이 지켜보는 앞에서 투표를 진행하고 개표한다. 투표는 이 마을을 시작으로 알래스카주 소속 일부 섬 지역의 투표가 5일 밤 8시 최종 마감될 때까지 미국 전역에서 만 하루 동안 진행된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대선을 하루 앞둔 4일 펜실베이니아주 레딩에서 호별 방문 선거운동에 나서 유권자와 대화하고 있다. 레딩/AFP 연합
 

투표일 직전 마지막 여론조사에서도 박빙과 혼전 양상이 드러났다. 4일 나온 인터넷 매체 더힐과 에머슨대의 7개 경합주 여론조사 결과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애리조나에서 2%포인트, 펜실베이니아·조지아·노스캐롤라이나에서 1%포인트 앞섰다. 네바다와 위스콘신은 동률이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미시간에서만 2%포인트 앞섰다. 모두 오차범위 안이지만 트럼프가 4승2무1패를 기록한 셈이다.

하지만 전날 발표된 뉴욕타임스-시에나대 여론조사에서는 반대로 해리스가 모든 경합주에서 근소한 차이로 4승2무1패를 기록했다. 또 4일 공영 언론 엔피아르(NPR)와 피비에스(PBS), 여론조사 기관 마리스트가 함께 내놓은 조사 결과에서는 해리스의 전국 지지율이 51%로 트럼프를 4%포인트 앞섰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4일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유세하고 있다. 피츠버그/AP 연합
 

여론조사 기관들은 조금씩 엇갈리는 조사 결과들에 대해 사실상 동률이고 초박빙이라고만 평가할 수 있을 뿐 어느 쪽이 우위에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승부의 윤곽은 이르면 5일 밤 늦은 시각(한국시각 6일 낮)에 일부 언론사들의 판단을 통해 드러날 수 있다. 하지만 개표 추이도 초박빙이거나, 주요 경합주들에서 우편투표 집계가 늦어지는 경우 등에는 승자를 가리는 데 며칠이 걸릴 수 있다. 2020년에는 투표 후 나흘이 걸렸다.

선거운동 마지막 날 두 후보는 최대 경합주 펜실베이니아를 훑으며 막판 지지를 호소했다. 경합주들 중 가장 많은 19명의 선거인단을 보유한 펜실베이니아는 계속 승패를 좌우할 수 있는 핵심으로 지목돼왔다. 해리스는 비경합주들의 선거 결과가 일반적 예상에 부합할 경우 펜실베이니아·미시간·위스콘신 등 북부 러스트벨트 3곳에서 승리하면 선거인단 538명 중 당선에 필요한 과반 기준인 270명을 확보해 승리할 수 있다. 트럼프의 경우 남부 선벨트 경합주들(조지아·노스캐롤라이나·애리조나·네바다)을 확보하고 러스트벨트 경합주 3곳 중 펜실베이니아까지 손에 넣으면 선거인단 287명을 확보해 당선된다.

여론조사 기관들과 미국 언론들은 이처럼 가장 중요한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는 승부 예측이 가장 어렵기도 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뉴욕타임스-시에나대 조사에서는 두 후보 지지도가 이곳에서 48% 동률을 기록했다.   <  한겨레 워싱턴 이본영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