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고율 관세 압박에 대응...최초의 대형 엘엔지 수출 사업

 

 
 
가스 운반선 ‘가스로그 글래스고우’가 지난달 30일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서부 해안 키티맷 항구에서 출발해 한국으로 향하고 있다. 엘엔지 캐나다 제공

 

캐나다가 에너지 수출 시장 다변화를 위해 아시아에 액화천연가스(LNG) 수출을 시작했다. 첫 수송 도착지는 한국이다.

 

7일 미국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캐나다의 대표적인 엘엔지 회사 ‘엘엔지 캐나다’는 가스 운반선 ‘가스로그 글래스고우’가 지난달 30일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서부 해안 키티맷 항구에서 출발해 한국으로 향하고 있다고 밝혔다.

 

캐나다가 야심차게 준비한 엘엔지 캐나다 프로젝트는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서부 해안 키티맷에 천연가스 액화플랜트 및 수출 시설을 건설하는 국가 최초의 대형 엘엔지 수출 사업이다. 지난 2018년 최종 투자결정이 이뤄진 이 프로젝트의 총사업 규모는 480억 캐나다달러(약 48조원)에 달한다.

 

에너지기업 셀이 지분 40%를 투자했고, 한국가스공사(5%)와 중국 석유천연가스공사(15%) 등 4곳이 합작투자사로 참여했다. 1단계로 완공된 천연가스 액화플랜트는 연간 총 1400만톤(t)의 엘엔지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 2기를 갖췄다. 2단계 사업이 마무리되면 엘엔지 생산능력도 2배로 늘어날 전망이다.

 

캐나다 정부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미국에 의존해 오던 천연가스 수출 시장을 새롭게 다변화하기 위한 중요한 기회로 보고 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를 상대로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합병 위협을 지속하면서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성명을 통해 “캐나다는 세계가 필요로 하는 것을 보유하고 있다”며 “‘엘엔지 캐나다’의 첫 아시아행 선적과 함께 캐나다는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들에게 에너지를 수출하고, 무역을 다변화해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캐나다는 앨버타주를 중심으로 막대한 석유와 천연가스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지만, 에너지 수출은 육상 파이프라인을 통한 미국으로의 수출에 의존해 왔다. 캐나다 천연자원부 산하 에너지 규제 기관(CER)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캐나다 전체 엘엔지 수출량의 99.9%가 미국으로 흘러들어갔다.

 

이 외에도 캐나다는 아시아 지역으로 석유 등 에너지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 캐나다 내 석유 산지와 수출기지를 잇는 대규모 파이프라인 건설 프로젝트도 추가로 진행할 방침이다. < 윤연정 기자 >

‘사후 계엄 선포문’ 작성 및 폐기 관련

조사 결과 ‘적극 가담자’ 될 가능성도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지난 2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에 마련된 내란특검 사무실에서 조사를 받은 후 귀가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12·3 불법계엄과 관련한 내란·외환 사건을 수사하는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서에 ‘사후 계엄 선포문’ 작성 및 폐기와 관련해 한덕수 전 국무총리를 공범으로 적시했다. 특검은 한 전 총리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7일 윤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 청구서를 보면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은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 한덕수 전 총리, 김용현 국방부 장관과 순차 공모해 ‘부서란이 부착된 비상계엄 선포문 양식’을 완성해 보관했다”고 적시했다. 계엄 계획에 실패한 윤 전 대통령이 계엄 선포의 위법성을 인지하고, 책임 추궁과 처벌을 피하려고 뒤늦게 사후 문서 작업을 시도한 혐의(허위공문서작성)와 관련해 한 전 총리를 공범으로 규정한 것이다.

 

당시 강의구 전 실장은 계엄 해제 이튿날인 지난해 12월5일 김주현 당시 민정수석으로부터 “대통령의 국법상 행위는 문서로 해야 하며, 국무총리와 관계 국무위원이 부서를 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새 계엄 선포문을 작성해 한 전 총리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서명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선포문에는 대통령, 국무총리, 국방장관 서명란이 포함됐는데, 계엄 선포 당일 국무위원들에게 배포된 최초 비상계엄 선포문에는 총리와 국방장관 서명란이 없었다.

 

특검은 한 전 총리가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에서 계엄에 반대했고 관련 문서에 서명한 사실이 없는데도 마치 계엄이 헌법에 따라 총리와 국방부 장관이 서명한 문서에 따라 선포된 것처럼 하기 위해 사후 계엄 선포문에 서명했다고 의심한다. 특검은 한 전 총리가 이후 이 문건을 폐기하는 데도 가담했다고 보고 윤 전 대통령의 대통령기록물법 위반, 공용서류손상 공범으로도 적시했다.

 

한 전 총리는 계엄 관련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지난해 12월8일 강 전 실장에게 전화해 “사후 문서를 만들었다는 게 알려지면 또 다른 논쟁을 낳을 수 있으니, 내가 서명한 것은 없었던 것으로 하자”며 문건 폐기를 요청한 것으로 조사됐다. 윤 전 대통령은 이에 대해 ‘사후에 하는 게 무슨 잘못이냐’고 하면서도 한 전 총리 뜻대로 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지난 2일 한 전 총리를 불러 14시간 동안 조사했다. 당시 특검은 사후 계엄 선포문 작성·폐기 배경, 계엄 선포 전후 국무회의 상황 등을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이 한 전 총리를 윤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 청구서에서 공범으로 적시한 만큼, 한 전 총리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데 무게를 두고 검토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 전 총리는 조사 결과에 따라 직권남용의 ‘피해자’가 될 수도 있지만, ‘내란 방조’를 넘어 ‘적극 가담자’가 될 수도 있는 상황에 놓여있다. 박지영 특검보는 지난 2일 브리핑에서 “통상 직권남용 피해자라 해도 본인이 어떤 범죄를 구성하는 경우에는 별도 범죄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며 “강요에 의해 어떤 행위를 했는데 그 행위가 범죄를 구성하면 양립이 가능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 김희진 기자 >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 특검 출석···‘VIP 격노설’ 조사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이 7일 서울 서초구 순직해병 특검 사무실로 들어가고 있다. 김 전 사령관은 2023년 7월 채상병 사망사건을 수사한 당시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에게 외압을 가한 의혹을 받는다. 정효진 기자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이 7일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사건 수사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팀에 출석했다. 김 전 사령관은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에게 처음으로 ‘VIP 격노설’을 전해 준 인물이어서, 수사외압 의혹을 밝힐 핵심인물로 꼽힌다.

 

김 전 사령관은 이날 오전 10시20분 서울 서초동 채 상병 특검 사무실로 들어갔다. 김 전 사령관은 ‘윤석열 전 대통령 격노설에 대한 입장’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명시적인 이첩 보류 지시를 받았는지’ 등 기자들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김 전 사령관은 2023년 7~8월 무렵 박 대령이 이끌었던 해병대 수사단이 특정한 8명의 혐의자가 최종 2명으로 축소되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김 전 사령관은 이 전 장관을 비롯한 국방부 상부로부터 ‘수사대상 축소’ ‘사건기록 이첩 보류’ 지시를 받은 의혹도 있다.

 

정민영 채 상병 특검보는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대통령실의 수사외압 의혹과 관련해 김 전 사령관이 대통령실과 이 전 장관으로부터 어떤 지시를 받았는지 등을 주로 조사할 예정”이라며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나 허위보고 관련 내용, 구명로비 의혹과 관련해서도 필요한 내용을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특검보는 “특검의 주요 수사대상인 대통령실 수사외압과 VIP 격노설 관련 핵심 당사자인 만큼 조사 내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 전 사령관은 이날 오전엔 임 전 사단장의 업무상과실치사 혐의 사건 참고인 신분으로, 오후엔 박 대령에 대한 직권남용 혐의 사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는다.

 

박 대령을 지지하는 해병대 예비역 연대는 이날 김 전 사령관 출석 전 특검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사외압의 주범 윤석열과 그 종범들이 해병대에 외압을 행사했을 때 해병대의 수장, 당시 사령관 김계환은 불의에 순응하며 부하 박정훈을 팔아 넘겼다”며 “지금이라도 진실되게 말해 채 해병과 해병대 현역과 예비역들에게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 정대연 강연주 기자 >

 

 
 

중앙지법 남세진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

 
 
지난 5일 내란 특검 조사를 받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서울 서초동 서울고검 청사를 나서고 있다. 공동취재사진단

 

윤석열 전 대통령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오는 9일 열린다.

 

서울중앙지법은 7일 윤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 심문을 오는 9일 오후 2시15분 남세진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앞서 내란 특검은 지난 6일 수사 착수 18일 만에 특수공무집행방해, 허위공문서 작성 등 혐의로 윤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전날 윤 전 대통령 2차 소환조사를 진행한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 쪽에 추가 소환 일정을 통보하지 않고 곧바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1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 비상계엄 관련자들의 비화폰 통화기록 삭제 지시 혐의(경호처법의 직권남용 교사) 등 외에도 사후 계엄선포문 작성에 관여한 혐의(허위공문서 작성),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열린 국무회의와 관련한 국무위원의 심의·의결권을 침해한 혐의(직권남용) 등을 받고 있다. 특검팀은 66쪽 분량의 윤 전 대통령 구속영장 청구서에 구속이 필요한 사유로 △재범 위험성 △도망의 염려 △증거인멸 △범죄 중대성 등을 적시했다.  < 장현은 기자 > 

  

“윤석열 구속 100%”…반바지 활보 내란수괴 그만 봐도 되나

 

 
 
3월8일 석방된 뒤 곳곳에서 포착된 윤석열 전 대통령.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엑스 갈무리, 한국일보 제공, 엑스 갈무리

 

내란 사건을 수사하는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을 청구한 가운데, 법조인 출신 여당 의원들은 “구속영장이 발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검사 출신인 이건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7일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나와 법원의 윤 전 대통령 구속영장 발부 가능성을 “100%로 본다”고 말했다. 검사 출신인 양부남 민주당 의원도 같은 방송에서 “이 영장이 발부가 안 되면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앞서 특검팀은 6일 △특수공무집행방해 △대통령경호처법상 직권남용 교사 △허위공문서 작성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윤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들이 구속영장 발부를 확신하는 배경에는 구속영장 청구서에 담긴 범죄사실과 증거인멸의 연관성이 크다는 점이 있다. 윤 전 대통령은 12·3 비상계엄 나흘 뒤 계엄에 동원된 군 사령관의 비화폰 내역 삭제를 경호처에 지시한 혐의, 사후 계엄선포문 작성에 관여한 혐의 등을 받는데, 이런 범죄사실 자체가 곧 증거 인멸 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증거 인멸 가능성은 형사소송법상 주요한 구속 사유 가운데 하나다.

 

연합
 

이 의원은 “증거 인멸 우려가 범죄사실에서 입증돼 버렸기 때문에 영장 발부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설명했다. 검사 출신으로 같은 방송에 출연한 김기표 민주당 의원도 “보통 (구속영장 청구서에) 범죄사실을 쓰고 증거인멸 우려를 보강하는 건데, 범죄사실 자체가 증거인멸 우려”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특검팀은 구속영장 청구서에 윤 전 대통령 쪽이 중요 참고인을 회유 또는 압박할 가능성이 높다는 내용을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에스비에스(SBS)의 6일 단독 보도를 보면,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의 변호인이 강의구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특검 조사에도 입회해 윤 전 대통령에게 유리하도록 강 전 실장의 답변을 유도하고, 검사의 질문을 중단시켰다고 구속영장 청구서에 적시했다고 한다.

 

또 김성훈 전 경호처 차장도 윤 전 대통령 쪽 변호인들의 입회 아래 경찰 조사를 받았는데, 이들이 조사에서 빠지자 윤 전 대통령의 범행에 대해 진술하기 시작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고 한다.

 

양 의원은 “김 (전) 차장이 (윤 전 대통령 쪽) 변호사가 나가니 윤석열의 지시 사항을 시원하게 얘기했다는 것 아니냐”며 “반대로 해석하면 (윤 전 대통령을) 보석하면 진술 및 회유 협박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빠져나갈 구멍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이 구속되면 현직 대통령일 때 1번, 전직일 때 1번 총 2번 구속되는 초유의 기록을 남기게 된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1월 현직 대통령 신분일 때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됐었는데 약 두 달 만에 풀려난 바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재판장 지귀연)가 구속 기간을 날짜 단위로 따지는 기존 계산법 대신 시간 단위의 계산법을 적용해 구속 기간이 만료된 뒤 기소됐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법원은 윤 전 대통령의 구속 취소를 결정했고, 검찰이 즉시항고를 포기하면서 윤 전 대통령은 3월8일 석방됐다. 윤 전 대통령은 석방 뒤 자택 인근 상가나 음식점, 한강 공원 등을 돌아다니는 모습이 여러 번 포착돼 여론의 공분을 일으키기도 했다.

 

여당 당권주자들은 “윤석열 구속”을 외치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박찬대 민주당 의원은 6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다시는 윤석열이 감옥 밖으로 나오는 일이 없어야 한다. 애초에 구속취소 자체가 잘못된 것이었다”며 “내란 수괴가 반바지 차림으로 멀쩡히 거리를 산책하고 있는데 어떻게 내란 종식을 논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도 같은 날 페이스북 글에서 “오늘의 죄를 벌하지 않으면 내일의 범죄에 용기를 준다”며 “윤석열-김건희 구속으로 사법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했다.

 

김선민 조국혁신당 당대표 권한대행도 6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국헌을 문란케 하고 국민을 위험에 빠트린 도적 같은 자가 반바지를 입고 상가를 어슬렁거렸다. 정상도 아니고 정의도 아니다”며 “윤석열은 구속돼야 마땅하다”고 적었다. < 심우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