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대표, 보도자료 입장 표명…"코로나 백신 맞아야" 음모론 해명도
인터콥 선교회 대표 최바울(최한우) 선교사. 사진 티브이 갈무리
경북 상주의 BTJ열방센터와 관련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지속하는 가운데 이곳을 운영하는 개신교 선교단체 인터콥(InterCP International)의 최바울 대표가 뒤늦게 사과를 표명했다.
최씨는 18일 인터콥 보도자료를 통해 "인터콥 열방센터 방문자로 인해 코로나19 감염자가 많이 발생한 것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11월 27일 이후 열방센터 방문자 중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지 않은 분들은 지금 속히 가까운 보건소나 병원에 가셔서 검사를 받기를 간곡히 호소한다"며 "지금 진단검사를 받지 않으면 마지막 골든타임을 놓치게 된다"고 당부했다.
그는 지난해 7월 경기도 한 교회에서 한 설교에서 '코로나19'와 관련해 "DNA백신을 맞으면 노예가 된다"며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등 특정 세력이 코로나19 사태 배후에 있다는 음모론을 제기한 것과 관련해서도 해명에 나섰다.
최씨는 "특강 내용 중 빌 게이츠 관련 내용은 미국의 지인으로부터 전달받은 내용"이라며 "그 특강에서 저는 DNA백신보다 가격이 조금 비싸지만 RNA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국민에게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 반드시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12월에 이어 이달 17일에도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았으며, 두 번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전했다.
열방센터에서는 지난달 3일 첫 확진자가 나온 뒤로 이날까지 방문객과 이들과 접촉한 n차 감염자 등 관련 확진자가 768명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27일부터 한 달간 열방센터 방문자 3천3명 중 검사 결과 미등록자는 926명(30.8%)으로, 많은 사람이 여전히 진단 검사를 받지 않은 것으로 보건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최씨는 그간 집단 감염 확산에도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것은 물론 별다른 입장도 내놓지 않았다.
코로나 확산지 지목된 ‘인터콥 선교회’의 최바울은 누구?
13일까지 상주 BTJ 열방센터 576명 확진…검사도 거부
최바울 ‘백 투 더 예루살렘’ 주장 세대론적 종말론 전파
보수 기독교계도 배척하자 전광훈의 한기총과 연합해
코로나19 확진자만 576명(13일 0시 기준 중앙방역대책본부 집계)을 양산한 인터콥 선교회 소속 BTJ 열방센터 방문자들이 검사조차 잘 받지 않는 것은 인터콥 선교회 창시자인 최바울(본명·최한우) 선교사가 퍼트린 가짜뉴스에 세뇌된 탓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최바울 선교사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마이크로소프트 창립자인 빌 게이츠 등의 음모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그는 지난해 7월 경기도 광명의 한 교회에서 ‘사람의 미혹’이란 제목으로 설교하면서 “빌 게이츠를 비롯한 부자들이 ‘빅 히스토리 프로젝트’를 통해 교육과 사회 체계 변혁을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2015년 빌 게이츠가 “앞으로 인류를 위협하는 건 핵폭탄이 아니고 코로나바이러스”라고 말한 테드 강연을 예로 들며, 빌 게이츠 같은 기술 부자들이 코로나19 백신으로 사람의 디엔에이를 바꾸고 세계를 통제하려 든다고 주장했다. 그는 “백신을 맞으면 세계가 그들의 노예가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교계에서는 BTJ 열방센터 방문자들이 방역과 검사에 비협조적인 것은 최바울 선교사의 이런 주장에 세뇌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현재까지 확인된 BTJ 열방센터 방문자는 모두 2797명인데, 이 가운데 1873명(67%)은 아직 검사조차 받지 않은 상태다. 따라서 BTJ 열방센터 관련 확진자는 계속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최바울 선교사의 선교방식은 보수 개신교계조차 경계할 정도로 과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BTJ’는 ‘백 투 더 예루살렘’(예루살렘으로 돌아가자)의 줄임말이다. 최바울 선교사는 2012년 문을 연 상주 BTJ 열방센터와 서울 용산구 효창동 한반도국제대학원대학교(KUIS) 등에서 세대주의·시한부 종말론과 배타적 선교관을 주입하는 선교사를 집중 양성 해왔다. 특히 신천지처럼 젊은층을 공략해 열성적이고 헌신하는 인력 양산에 집중해왔다.
그는 2004년 3000명이 베들레헴과 예루살렘을 행진하는 행사를 기획하는가 하면 2006년에는 아프가니스탄에서 평화 대행진을 개최하려다 현지에서 강제 추방되기도 했다. 그 직후인 2007년엔 아프가니스탄으로 출국한 것으로 전해진 분당 샘물교회 신자 23명이 납치됐다가 일부가 피살되는 참극이 벌어졌었다. 그 참극은 인터콥선교회의 직전 행사가 탈레반을 자극한 것이 원인이 된 것으로 지적되기도 했다.
인터콥 선교회 청년들의 열광적인 찬양 모습. 사진 인터콥 선교센터 유튜브.
최바울 선교사의 공격적인 사역은 현지 선교사들에게도 불만을 산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현지인은 물론 현지 문화와 접맥을 시도하며 오랜 세월 공을 들여온 기존 선교사들의 사역을 무시하고, 정복적인 ‘땅 밟기’ 형식의 선교 행사로 마찰을 빚었다. 이로 인해 기존 선교사들의 비자 발급이 더욱 어려워지자 선교를 총지휘하는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조차 2011년부터 2년 동안 신학지도위원회를 꾸려 인터콥 선교회의 선교방식에 대한 지도를 결정하기도 했다. 논란이 일자 최바울 선교사는 2011년 3월 사과문을 발표해 “인터콥 선교회는 한국세계선교협의회를 비롯해 존경하는 교계 지도자와 신학자들로부터 지도와 재교육을 받아 건강한 선교단체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인터콥 선교회의 공격적인 선교방식은 이후에도 달라지지 않았다. 인터콥 선교회는 2014년 인도의 불교사원에 들어가 찬양하며 기도를 해 국제적인 물의를 빚었다. 2017년 파키스탄에서 살해당한 중국인 선교사들의 소속 단체도 인터콥 선교회란 의혹이 제기됐다. 그러자 한국세계선교협의회는 2018년 다시 신학지도위원회를 구성해 인터콥 선교회에 대한 신학 지도에 나서는가 하면 2년간 회원권을 정지했다.
한국 개신교의 주요 교단도 인터콥 선교회의 선교방식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예수교장로회 합동교단이 인터콥 선교회와의 교류 자체를 금지했고, 예수교장로회 통합교단과 성결교단은 총회에서 인터콥 선교회를 예의 주시키로 결정했다.
이처럼 궁지에 몰린 최바울 선교사를 구제해준 것은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가 대표회장을 지낸 한기총(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었다. 교계 관계자는 “전광훈 목사가 대표회장을 맡은 뒤 주요 교단이 탈퇴하면서 위기에 몰린 한기총이 인터콥을 회원 교단으로 받아주면서 공생관계를 가졌다”고 밝혔다. 한기총 회원단체가 되면 단체장도 한기총의 공동대표가 되는 원칙에 따라 최바울 선교사도 한기총 공동대표가 됐다. 이 관계자는 “자신을 선지자라고 주장하는 전광훈과 새로운 사도를 뜻하는 신사도운동을 벌이는 최바울은 주장하는 바가 너무나 닮은꼴”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전광훈 목사는 2019년 6월 열린 인터콥 3차 비전캠프에 강사로 초청받아 설교했고, 최바울 선교사는 같은 해 6월16일 청와대 앞에서 단식하던 전광훈 목사를 지지 방문하기도 했다. 전광훈 목사가 지난해 5월18~20일까지 대규모 집회를 연 곳도 이번에 코로나19 확산의 진원지가 된 상주 BTJ 열방센터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월 전광훈 목사가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앞에서 변호인단, 8·15 광화문집회 비대위 관계자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교회개혁실천연대 공동대표 남오성 목사는 “최바울 선교사가 주장하는 ‘백 투더 예루살렘’은 예루살렘에서 출발한 기독교가 유럽과 미주와 한국을 거쳐 다시 예루살렘으로 돌아가면 심판이 온다며 그 전에 선교를 완료해야 한다는 세대주의적 종말론”이라며 “요한계시록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임으로써 적그리스도가 나타나고, 신용카드나 바코드를 통해 666이라는 숫자로 마귀가 세상을 통제한다는 등의 주장을 펴는 세대주의적 종말론은 미국의 근본주의 신학계에 등장했다가 보수 신학계조차 옳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최바울 선교사는 이를 현 상황에 끼워 맞춰 확대·재생산해왔다”고 설명했다. 남 목사는 “신천지와 전광훈, 최바울 사태는 건강하지 못한 종교가 사회의 건강과 공익을 얼마나 해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짚었다.
한편 한교총은 13일 상임회장단 회의를 거친 성명서를 통해 “BTJ열방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인터콥이 코로나19 대응에 있어 반사회적 행태를 보이고 있는 점에 대해 깊은 유감과 함께 개선을 촉구하며, 인터콥은 불건전 단체로서 한국교회 교인들의 신앙을 위협할 수 있으므로 모든 교인들의 참여를 제한하고 금지한다”고 밝혔다. 조현 기자
BTJ 방문 3,013명 중 662명 감염… 확진자 늘수록 구상금 청구액 증가
열방센터 방문자 22%가 확진 비협조적…앞으로도 확진자 더 늘어날듯
또 다른 종교단체발 코로나19 집단감염 우려를 낳고 있는 인터콥 선교회 소속 비티제이(BTJ)열방센터(열방센터)에 대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진료비 구상금을 청구하기로 했다. 열방센터 방문자들이 검사조차 잘 받지 않는 건 인터콥 선교회 창시자인 최바울(본명 최한우) 선교사가 퍼트린 가짜뉴스에 세뇌된 탓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13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출입명부와 역학조사를 통해 지난해 11월27일부터 12월27일까지 열방센터를 방문한 것으로 확인된 사람은 모두 3013명이라고 밝혔다. 이 가운데 662명(22%)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전날 집계된 인원 보다 86명이 더 늘어난 것으로, 아직 진단검사를 받지 않은 사람이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확진자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과거 (1차 유행 당시) 신천지예수교나 2차 유행(사랑제일교회)과 유사한 사례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보공단은 이날 열방센터에 대해 “국가(지자체)의 행정명령 위반, 역학조사 거부 및 방역방해 행위 등에 따른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행위에 대해 코로나19 확진자 진료비 부당이득금 환수 또는 구상금을 청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확진자 662명의 진료비 예상 총액은 35억원이고, 이 가운데 공단 부담 진료비는 약 29억9천만원으로 추정된다. 앞서 건보공단은 신천지예수교와 사랑제일교회에도 구상금을 청구했다.
열방센터 방문자 다수는 방역과 검사에 비협조적이다. 교계에서는 이들이 최 선교사의 설교에 세뇌된 탓으로 분석한다. 최 선교사는 지난해 7월 경기도 광명의 한 교회에서 ‘사람의 미혹’이란 제목으로 설교하며 “빌 게이츠를 비롯한 부자들이 ‘빅 히스토리 프로젝트’를 통해 교육과 사회 체계 변혁을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2015년 빌 게이츠가 “앞으로 인류를 위협하는 건 핵폭탄이 아니고 코로나바이러스”라고 말한 테드 강연을 예로 들며, 빌 게이츠 같은 기술 부자들이 코로나19 백신으로 사람의 디엔에이(DNA)를 바꾸고 세계를 통제하려 든다고 주장했다. 그는 “백신을 맞으면 세계가 그들의 노예가 된다”고도 했다.
‘비티제이’는 ‘백 투 더 예루살렘’(예루살렘으로 돌아가자)의 줄임말이다. 최 선교사는 2012년 경북 상주에 문을 연 열방센터와 서울 용산구 효창동 한반도국제대학원대학교(KUIS) 등에서 시한부 종말론과 배타적 선교관을 주입하는 선교사를 집중 양성해왔다. 2007년에는 인터콥 선교회의 공격적인 선교에 자극받은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에 의해 분당샘물교회 신자 23명이 납치됐다가 일부가 피살되는 참극이 벌어졌다. 이런 이유로 한국 개신교의 주요 교단이 인터콥 선교회의 선교방식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회원권 정지 등을 했지만,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을 지내면서 인터콥 선교회를 회원 교단으로 받아들였고, 최 선교사도 한기총 공동대표가 됐다. 서혜미 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