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청소 정황'  원주민 어린이 집단무덤 후폭풍

영국여왕은 캐나다 국가원수이자 식민지배 잔재

 

캐나다 매니토바주 위니펙의 주의회 의사당 주변에서 1일 원주민 어린이 유해가 집단으로 발견된 데 항의하는 시위대가 넘어뜨린 대영제국 당시 빅토리아 여왕(1819~1901)의 동상. [로이터=연합뉴스]

 

캐나다에서 '원주민 인종청소'를 규탄하는 시위대가 영국 여왕의 동상을 끌어 내렸다.

 

매니토바주 위니펙에서 1일 원주민 인종청소 규탄 시위대가 주 의회 앞에 설치된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빅토리아 여왕 동상을 쓰러뜨리는 일이 벌어졌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캐나다의 공식 국가수반이다.

 

영국 여왕이 명목적으로나마 국가수반을 맡는 것은 식민지배 잔재라는 지적이 있다.

 

시위대는 동상을 끌어 내리기 전 "제노사이드(인종청소)는 자랑이 아니다"라는 구호를 외쳤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또 쓰러진 빅토리아 여왕 동상을 발로 차고 주변을 돌며 춤을 췄으며 동상과 기단에 붉은 페인트로 손자국을 남겼다고 한다.

 

* 캐나다 시위대에 수난 당하는 빅토리아 영국 여왕 동상: 매니토바주 위니펙의 주의회 의사당 주변에서 1일(현지시간) 원주민 어린이 유해가 집단으로 발견된 데 항의하는 시위대가 대영제국 당시 빅토리아 여왕(1819~1901)의 동상을 훼손한 뒤 넘어뜨리고 있다.

 

영국 정부는 대변인 명의로 동상 훼손을 비판했다.

 

대변인은 "(옛 원주민 기숙학교에서 아동유해가 발견된) 비극엔 유감이다"라면서도 "여왕의 동상을 훼손한 점은 명백히 규탄한다"라고 말했다.

 

캐나다에선 가톨릭교회가 운영한 원주민 기숙학교에서 어린이 유해가 수백구씩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

 

가톨릭교회는 1912년부터 1970년대 초까지 정부로부터 위탁받아 원주민 어린이 훈육과정을 운영했다.

 

건국기념일인 전날 캐나다 곳곳에선 기념행사 대신 인종청소 피해 원주민 어린이들을 애도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앞서 2015년 캐나다 진실화해위원회는 6년간 조사 끝에 원주민 기숙학교 학생 4천100명이 영양실조와 질병, 학대 등에 숨졌다면서 정부가 '문화적 제노사이드'를 저질렀다고 결론내렸다.

 

이후 쥐스탱 트뤼도 총리가 공식 사과했다.

 

캐나다에선 교황도 사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오는 12월 캐나다 원주민 대표단을 만날 예정이라서 이 자리에서 사과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캐나다 매니토바주 위니펙의 주의회 의사당 앞에 설치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동상이 1일 원주민 인종청소를 규탄하는 시위대에 의해 끌어내려 지고 있다. [캐네디언프레스/AP=연합뉴스]

CNN, 최근 미국 · 캐나다 등 지구촌 폭염 사태 분석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데카호 남서쪽 산불 피해지역. AFP 연합뉴스

 

“전례없는 폭염, 사망자 수백명, 그리고 황폐화된 마을. 기후변화가 북반구를 태우고 있다.”

 

미국 CNN은 4일 미국과 캐나다 등에서 연일 최고 기온을 갈아치우며 수백명을 숨지게 한 폭염 사태를 전하며 “기후변화가 북반구를 태우고 있다”고 우려했다. 북미뿐 아니라, 러시아와 인도, 이라크 등지에서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폭염 사태가 그만큼 심상치 않다는 뜻이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소도시 리턴은 지난달 30일 기온이 49.6℃까지 치솟는 등 사흘 연속 캐나다에서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평상시 리턴의 6월 최고 기온이 25℃ 정도임을 감안하면 거의 두배에 육박한다. 리사 러포인트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수석 검시관은 보도자료를 통해 일주일간 719명이 돌연사했다며 “일반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사망자 수의 3배에 달한다”고 밝혔다고 캐나다 CBC 방송이 전했다. 러포인트 검시관은 고온으로 인해 사망자 수 증가가 초래된 것으로 보인다며 폭염에 따른 희생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폭염은 더위로만 끝나지 않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에서 150여건 이상 산불이 발생했다. 폭염으로 인한 화재로 리턴의 대부분 지역이 재가 됐고, 주민들은 대피했다.

 

미국 북서부 오리건주와 워싱턴주에서도 폭염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두 곳의 폭염 사망자는 각각 95명과 30여명으로 집계됐다. <시엔엔>(CNN)은 “자동세척기, 드라이어, 고통스럽지만 심지어 에어컨까지, 전력망을 지키기 위해 전력 소모가 많은 가전제품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뉴욕 주민들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는 지난달 23일 34.8℃를 기록해 역대 6월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시베리아의 농부들은 폭염으로부터 농작물을 지키기 위해 분주하다. 심지어 북극권의 기온이 30도까지 치솟고 있다. 지난달 20일 시베리아 베르호얀스크의 기온이 38도를 기록하자, 세계기상기구는 북극권 북쪽의 기온 측정을 시작한 이래 최고 기온인지를 평가하고 나섰다.

 

인도 북서부 주민 수천만명도 폭염의 영향을 받고 있다. 인도 기상당국은 지난달 30일 수도 뉴델리와 주변 도시들이 극심한 폭염을 겪고 있다며 기온이 계속 40℃를 웃돌아 평소보다 7℃ 정도 높다고 밝혔다. 더위와 늦은 장마는 라자스탄주와 같은 지역의 농부들의 삶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라크는 폭염으로 수도 바그다드를 포함한 여러 지역에서 지난 1일을 공휴일로 지정했다. 50℃가 넘는 고온과 전력 시스템 붕괴 등으로 일하거나 공부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시엔엔>(CNN)에 이런 기상 이변들이 서로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를 정확히 짚어내는 것은 어렵지만, 북반구 일부 지역에 폭염이 동시에 들이닥친 것은 우연이 아니라고 말했다.

 

영국 왕립기상학회 리즈 벤틀리 등 전문가들은 이번 폭염의 원인으로 ‘열돔 현상’을 꼽는다. 3만피트(약 9.144㎞) 상공에서 찬 공기와 따듯한 공기를 섞어주는 제트기류가 약해져 대기권에 발달한 고기압이 정체해 ‘지붕'과 같은 역할을 하면서 뜨거운 공기가 움직이지 못하는 현상이다.

 

6월 중순 미국 남서부 지역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났다. 멕시코와 애리조나주 피닉스 같은 곳에서 최고 기온 기록을 깼다. 몇주 후 북서쪽 상공에 고기압 돔이 형성됐고, 워싱턴과 오리건, 캐나다 북서부에서 기록이 깨졌다. 그는 “우리는 전례 없는 기온을 보고 있는데 기록이 단지 몇도 정도 깨지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박살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기상학자 니코스 크리스티디스는 인간이 초래한 기후변화의 영향이 없다면, 미국 북서부와 캐나다 남서부의 폭염은 “수만 년에 한 번 일어나는 일”이지만, 현재는 “15년 정도마다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지금처럼 온실가스 배출이 계속된다면, 세기가 바뀔 무렵엔 이런 폭염이 1~2년마다 한번씩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정윤 기자

 

'엎친 데 덮친' 캐나다 서부…폭염 이어 산불 136곳 확산

캠루프스 인근 스파크스레이크 비롯한 9곳 심각한 상태

1일 하루 BC주 전역서 약 1만2천 회에 달하는 벼락 관측

 

캐나다 서부 스파크스레이크의 산불 현장 [AFP=연합뉴스]

 

폭염에 이어 캐나다 서부를 급습한 산불이 이틀 사이 100 곳 넘게 확산됐다.

 

서부 브리티시 컬럼비아(BC)주의 산불이 북동쪽 소도시 리턴 지역을 전소시킨 데 이어 2일 내륙 지역 136곳에서 확산 중이다.

 

산불은 지난달 말 기습적인 폭염에 건조한 날씨와 바람을 타고 급속히 악화하는 양상이다.

 

전날 마을 전체가 탄 리턴 지역에서는 최소 2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주민 1천여명의 대피가 당국이 나설 틈도 없이 긴급하게 이뤄지면서 이들의 안전 여부 파악이 아직 어려운 실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리턴 지역은 지난달 30일 기온이 섭씨 49.6도까지 치솟는 등 사흘 연속 캐나다에서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주 소방 당국은 이날 현재 산불 발생 지역이 136곳인 것으로 확인했다.

 

특히 동북부 내륙 도시인 캠루프스 인근 스파크스레이크를 비롯한 9곳은 심각한 상태로 파악됐다.

 

스파크스레이크 산불은 310㎢에 걸쳐 확산 중이며 산불 양상에 따른 분류 기준으로 '통제 불가' 상태라고 한 당국자가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어제 하루 주 전역에서 약 1만2천 회에 달하는 벼락이 관측됐다"며 "대부분이 주민들이 거주하는 마을 부근에서 일어나 산불을 유발한다"고 말했다.

 

산불은 남서부 내륙에서도 잇따라 발생해 지역별로 200~1천여 가구에 대피령이 내려진 것으로 전해졌다.

 

연방 정부는 이날 공공안전, 환경부 등 관계 부처를 긴급 소집해 대책 회의를 열고 리턴 지역을 비롯한 산불 피해 지역에 긴급 재난 지원을 펴기로 했다.

 

캐나다 50도 폭염에 산불까지…마을 통째로 불타 수백명 대피

 순식간에 오갈데없는 난민 발생

 독거노인 다수 폭염에 돌연사

 폭염·산불 '기후변화 악영향' 의심

 

산불 때문에 초토화한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리튼 마을 [AP=연합뉴스]

 

최고기온 50도에 육박하는 폭염 때문에 시련을 겪는 캐나다 서부가 산불로 다시 충격을 받았다.

 

1일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밴쿠버에서 동북쪽으로 153㎞ 떨어진 리턴 마을이 산불로 전소됐다.

 

갑자기 나타난 불길은 폭염으로 숲이 바짝 건조해진 데다 강풍이 분 탓에 너무 빠르게 번져 당국의 대피 명령이 나오기 전에 마을을 집어삼켰다.

 

시커먼 연기가 골짜기를 가득 메우자 주민 250명은 재앙을 직감하고 허겁지겁 챙길 수 있는 것들을 갖고 탈출에 나섰다.

 

주민 이디스 로링-쿠항가는 페이스북에 "우리 작은 마을이 통째로 사라졌다"며 "모든 것을 잃었다"고 말했다.

 

다른 주민 장 매케이는 "나도 울고 딸도 울었다"며 "돌아갈 집도 없는데 집 열쇠는 왜 가지고 왔는지 모르겠다"고 탄식했다.

 

이날 산불은 태평양 북서부에 닥친 폭염이 정점을 찍었다는 관측이 나온 순간에 불거진 재난이었다.

 

캐나다 서부 브리티시 컬럼비아주는 최근 연일 이상 고온에 시달렸고 지난달 30일 기온은 한때 섭씨 49.6도까지 치솟았다.

 

밤낮으로 지속되는 폭염 때문에 공중보건에도 심각한 위기가 닥쳤다.

 

리사 라포인트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수석 검시관은 지난달 25일부터 30일까지 돌연사가 486건 보고됐다고 밝혔다.

 

포인트 검시관은 평시에 같은 기간 돌연사는 165건 정도라며 폭염 때문에 사망자가 늘었을 가능성을 의심했다.

 

AP통신은 북미 서부 지역의 폭염으로 숨진 이들 중에는 에어컨, 선풍기도 없이 홀로 지내는 노인들이 많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산불과 이상고온이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의 결과이자 인간이 탄소배출로 초래한 재난이라고 보고 있다.

이 지역 폭염의 원인은 차고 더운 공기를 섞어주는 제트기류가 약화해 고기압이 정체하면서 생긴 열돔(heat dome)으로 추정된다.

 

제트기류 변형은 과학자들이 오래전부터 지목해온 기후변화의 악영향 가운데 하나였다.

 

산불은 심각한 가뭄 때문에 심해지는 경우가 많은데 과학자들은 기후변화 때문에 그런 극단적인 기상현상이 빚어진다고 본다.

'인종청소 정황' 원주민 어린이 집단무덤 후폭풍

영국여왕은 캐나다 국가원수이자 식민지배 잔재

 

캐나다 매니토바주 위니펙의 주의회 의사당 주변에서 1일 원주민 어린이 유해가 집단으로 발견된 데 항의하는 시위대가 넘어뜨린 대영제국 당시 빅토리아 여왕(1819~1901)의 동상. [로이터=연합뉴스]

 

캐나다에서 '원주민 인종청소'를 규탄하는 시위대가 영국 여왕의 동상을 끌어 내렸다.

 

매니토바주 위니펙에서 1일 원주민 인종청소 규탄 시위대가 주 의회 앞에 설치된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빅토리아 여왕 동상을 쓰러뜨리는 일이 벌어졌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캐나다의 공식 국가수반이다.

 

영국 여왕이 명목적으로나마 국가수반을 맡는 것은 식민지배 잔재라는 지적이 있다.

 

시위대는 동상을 끌어 내리기 전 "제노사이드(인종청소)는 자랑이 아니다"라는 구호를 외쳤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또 쓰러진 빅토리아 여왕 동상을 발로 차고 주변을 돌며 춤을 췄으며 동상과 기단에 붉은 페인트로 손자국을 남겼다고 한다.

 

* 캐나다 시위대에 수난 당하는 빅토리아 영국 여왕 동상: 매니토바주 위니펙의 주의회 의사당 주변에서 1일(현지시간) 원주민 어린이 유해가 집단으로 발견된 데 항의하는 시위대가 대영제국 당시 빅토리아 여왕(1819~1901)의 동상을 훼손한 뒤 넘어뜨리고 있다.

 

영국 정부는 대변인 명의로 동상 훼손을 비판했다.

 

대변인은 "(옛 원주민 기숙학교에서 아동유해가 발견된) 비극엔 유감이다"라면서도 "여왕의 동상을 훼손한 점은 명백히 규탄한다"라고 말했다.

 

캐나다에선 가톨릭교회가 운영한 원주민 기숙학교에서 어린이 유해가 수백구씩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

 

가톨릭교회는 1912년부터 1970년대 초까지 정부로부터 위탁받아 원주민 어린이 훈육과정을 운영했다.

 

건국기념일인 전날 캐나다 곳곳에선 기념행사 대신 인종청소 피해 원주민 어린이들을 애도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앞서 2015년 캐나다 진실화해위원회는 6년간 조사 끝에 원주민 기숙학교 학생 4천100명이 영양실조와 질병, 학대 등에 숨졌다면서 정부가 '문화적 제노사이드'를 저질렀다고 결론내렸다.

 

이후 쥐스탱 트뤼도 총리가 공식 사과했다.

 

캐나다에선 교황도 사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오는 12월 캐나다 원주민 대표단을 만날 예정이라서 이 자리에서 사과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캐나다 매니토바주 위니펙의 주의회 의사당 앞에 설치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동상이 1일 원주민 인종청소를 규탄하는 시위대에 의해 쓰러져 있다. [캐네디언프레스/AP=연합뉴스]

 

교황, 캐나다 원주민들 만난다…가톨릭 인종청소 사과할까

어린이 무덤 발견 여파…12월 바티칸에서 회동

원주민 "배상 · 캐나다 방문 사과 등 요구하기로"

볼리비아 · 아일랜드 이어 캐나다 과거사도 청산기대

 

프란치스코 교황.

 

프란치스코 교황이 가톨릭교회의 과거 만행을 고발하고 있는 캐나다 원주민들을 만나기로 했다.

 

미국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캐나다 가톨릭 주교회의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바티칸에서 원주민 대표자들을 오는 12월에 만날 것이라고 1일 밝혔다.

 

교황은 퍼스트네이션스, 메티스, 이누이트 등 3대 원주민 단체의 대표자들을 따로 만난 뒤 마지막에 함께 접견하는 나흘 일정을 세웠다.

 

캐나다 주교회의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진심 어린 친밀감을 표현하고 식민지화의 영향, 기숙학교 체계에서 가톨릭이 한 역할을 거론하며 원주민 부족들의 말을 직접 듣겠다고 확약했다"고 전했다.

 

캐나다 최대의 원주민 단체인 퍼스트네이션스는 교황과의 회동에서 배상 문제를 논의하고 교황이 직접 캐나다를 방문해 사과하도록 설득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페리 벨레가르드 퍼스트네이션 대표는 "교황청과 로마 가톨릭은 아일랜드 사람들에게, 볼리비아 원주민들에게 사과했다"며 "그런 정신이 적절한 방식으로 적절한 시기에 구현돼야 한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5년, 2018년 각각 볼리비아, 아일랜드를 방문했을 때 식민지 개척시대의 원주민 탄압, 사제들의 성적인 학대를 사과한 바 있다.

 

벨레가르드 대표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사과나 캐나다 방문 등 연말 회동에서 어떤 합의가 도출될지는 미지수라고 설명했다.

 

*집단무덤의 존재가 레이더로 탐지된 곳에 있던 가톨릭 원주민기숙학교와 수용된 원주민 어린이 학생들 [EPA=연합뉴스]

 

현재 캐나다에서는 가톨릭교회가 운영한 기숙학교 부지들에서 원주민 어린이들의 무덤이 수백개씩 발견돼 파문이 일고 있다.

 

이들 무덤은 캐나다 연방 정부와 가톨릭교회가 지난 세기 중후반까지 100년 넘게 원주민 어린이들에게 저지른 학대 정황으로 간주된다.

 

당시 정부와 가톨릭은 15만여명에 달하는 원주민 어린이들을 강제 수용해 언어와 문화를 말살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앞서 캐나다 정부가 구성한 진실화해위원회는 100여년간 이어진 훈육 프로그램을 7년간 조사한 뒤 2015년 결과를 보고했다.

 

진실화해위는 원주민 학생 4천100명이 학대, 방치로 숨졌다고 지적하며 이런 사태를 문화적 제노사이드(인종청소)로 규정했다.

 

캐나다 원주민들은 만행에 가톨릭의 책임이 있다며 가톨릭교회의 최고지도자인 교황이 직접 사과할 것을 오랫동안 촉구해왔다.

 

가톨릭교회는 원주민 어린이들에 대한 훈육 프로그램이 시행되던 기간에 정부를 대신해 70%에 이르는 학교들을 운영했다.

 

교황청은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까지 2017년 탄원했음에도 끈질기게 사과를 거부해왔다.

 

사과 요구는 최근 어린이 무덤의 발견 때문에 힘을 얻었고 원주민 단체들은 기회가 왔을 때 과거사를 청산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 교황의 사과를 촉구하는 원주민 단체들의 시위[AFP=연합뉴스]

 

원주민대표단,기숙학교 집단유해 발견에 "교황 사과촉구"

주교회의 "대화·치유의 중대한 만남"

 

캐나다 원주민 대표단이 연말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 캐나다 내 기숙학교 운영과 관련한 가톨릭교회의 사과를 촉구할 예정이라고 캐나다 통신이 29일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캐나다 주교회의는 이날 성명을 통해 원주민 대표들이 오는 12월 17~20일 바티칸을 방문, 프란치스코 교황을 예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면담이 "대화와 치유를 위한 중대한 만남을 조성할 것"이라고 성명은 말했다.

 

대표단은 토착 인디언과 북극권 이누이트족 및 유럽계 혼혈족인 메티 등 세 갈래 원주민 대표로 각각 구성되며 교황 면담도 대표단별로 이루어질 것으로 전해졌다.

 

주교회의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원주민 대표를 초청했으며 이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또 교황은 기숙학교 제도가 끼친 식민주의의 영향과 교회의 역할 문제와 관련, 원주민의 고통과 세대를 넘는 트라우마의 기억에 응답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명은 그러나 교황이 사과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통신은 전했다.

 

최근 브리티시 컬럼비아(BC) 주와 매니토바주의 옛 원주민 기숙학교 터에서 총 1천여 명에 달하는 아동 유해 매장 현장이 발견되면서 교황의 직접 사과를 요구하는 여론이 급속히 높아졌다.

 

가톨릭교회는 1890년대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캐나다 정부와 함께 원주민 아동 기숙학교 운영을 주도해 도덕적 책임에 대한 비판을 받아왔다.

 

원주민 아동은 가족과 떨어져 전국 139곳에서 운영된 기숙학교에 강제 수용됐으며 총 15만 명에 달하는 어린이들이 학대와 엄격한 통제 아래 백인 동화 교육을 받았다.

 

아동 유해 집단 발견이 잇따르자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달 초 "캐나다에서 전해진 소식을 접하고 경악했다"며 "이는 우리 모두 과거의 식민지개척 모델과 거리를 둬야 함을 상기시키는 강력한 신호"라고 말했다.

 

그러나 사과나 직접 유감을 표명하지는 않았다.

 

원주민 방문단을 이끌 '매니토바 메티 연합'의 데이비드 차트랜드 대표는 이날 교황과 한 시간 동안 개별 면담을 할 예정이라며 교황에게 캐나다를 방문해 사과와 애도를 표명해 달라고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쥐스탱 트뤼도 총리는 지난 26일 "캐나다 땅에서 캐나다 원주민들에게 사과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하기 위해 개인적으로 직접 말씀드렸다"며 교황의 사과를 촉구했다.

 

우울한 캐나다 데이…곳곳 '원주민 아동 유해' 애도 시위 

행사 취소…의사당 조기…총리 "경축만 할 수 없는 날"

 

    매니토바주 위니펙에서 열린 원주민 아동 애도 시위 [로이터=연합뉴스]

 

캐나다가 우울한 건국 기념일을 보냈다.

 

캐나다는 1일 건국 기념일인 '캐나다 데이(Canada Day)'를 맞았지만 최근 옛 원주민 기숙학교에서 아동 유해가 잇달아 발견된 후유증으로 경축의 분위기는 자취를 감췄다.

 

전국 곳곳이 기념일 행사를 취소하거나 축소했고 대신 희생 아동들을 기리는 시위 행렬이 이어졌다.

 

이날 오타와 의사당 앞 광장에서도 행사 대신 원주민 기숙학교에서 희생된 아동들을 기리는 시위가 벌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지난해에도 공식 행사는 생략됐지만, 올해 사정은 판이했다.

 

의사당 건물 첨탑인 '평화의 탑'에는 조기가 게양됐고 국기 상징색인 붉은 색과 흰색이 넘치던 예년과 달리 시위대 티셔츠의 오렌지색이 광장을 장식했다.

 

캐나다 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시위대는 이날 오전 3천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퀘벡주의 가티노를 출발, 인근 오타와 의사당까지 가두 행진을 벌였다.

 

시위대는 미국의 흑인 인권 구호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를 본떠 '모든 아이가 소중하다'고 적힌 피켓이나 '우리 아이들을 집으로'라고 쓴 플래카드를 앞세우고 행진했다.

 

또 "부끄러운 학살"이라거나 "캐나다 데이 취소" 등의 구호를 외쳤다.

 

같은 시위는 뉴펀들랜드 래브라도주의 세인트존스와 퀘벡주 몬트리올, 앨버타주 에드먼턴 등 동·서부 전국의 주요 도시에서 잇달았다.

 

문화유산부는 이날 저녁 정부 차원의 기념 음악회를 열었으나 온라인 행사로 진행했다.

 

원주민 아동 유해는 지난 5월 말 브리티시 컬럼비아(BC)주의 캠루프스에서 251명의 매장을 확인한 이후 매니토바주 카우세스에서도 751명을 찾아냈다. 또 전날에는 BC주 크랜브룩 기숙학교 부지 인근 묘지에서 182명의 매장 터를 발견, 전국을 충격에 빠트렸다.

 

쥐스탱 트뤼도 총리는 이날 성명을 내고 "오늘 우리는 우리나라와 이 나라를 조국으로 여기는 모든 이들을 경축한다"며 "그러나 어떤 사람들에게는 캐나다 데이가 아직 축하할 수 있는 날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원주민 아동 유해 발견이 우리나라의 역사적 실패와 원주민이 처한 불의를 성찰하도록 우리에게 정의로운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뤼도 총리는 이날 건국기념일 행사 참석 대신 원주민 기숙학교 관련 시민단체 관계자들을 만나는 일정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전국원주민회의의 페리 벨가드 대표는 건국기념일 메시지에서 "원주민의 삶에 전환기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각급 정부 단체들이 모두 원주민 정책을 앞세워 실행할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중국, '반중 성명' 캐나다 비판…"원주민 아동 유해에 충격"

 

    캐나다 원주민 집단사망 추모 [AP=연합뉴스]

 

캐나다에서 원주민 아동들의 유해가 잇따라 발견된 것에 대해 중국 당국이 '충격적이고 가슴 아픈 소식'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일 정례 브리핑에서 캐나다 원주민 아동 유해 발견에 대한 중국 정부의 입장을 묻는 말에 이같이 답변했다.

 

그는 이어 "캐나다 정부는 전국적으로 기숙학교 유적지에 대한 조사를 벌여야 한다"며 "역사적인 죄악은 쉽게 잊히지 않고, 캐나다 원주민들에 대한 불공정 대우와 차별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최근 캐나다가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신장(新疆), 홍콩, 티베트 지역의 인권 문제를 거론하며 중국을 비판하는 공동성명을 주도한 점을 거론하며 "캐나다는 자국 원주민 문제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면서 다른 나라에 대해 이래라저래라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은 원주민 학대와 차별에 대한 진상규명과 함께 원주민이 억압받는 불공정한 현상을 바로잡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캐나다에서는 5월말 이후 최근까지 3차례에 걸쳐 1천184명의 원주민 아동 유해가 발견됐다.

 

캐나다 ‘49.5도’…이게 실화냐

● CANADA 2021. 7. 1. 08:00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평균 16.4도’에서 3배 높은 기록, 기온 측정 이후 100여년 만의 최고

밴쿠버에선 평소 사망자 2배 발생…미 서부 오리건·워싱턴도 불볕더위

‘최고 수준’ 가뭄 경고, 산불도 시작 “온난화로 폭염이 더 길고 잦아져”

 

    거리의 분수대에서 시민들이 물을 맞으며 열을 식히고 있다.

 

캐나다 남서부 밴쿠버 근처의 작은 도시 리턴의 6월 일평균 최고기온은 섭씨 16.4도다. 29일 측정된 최고기온은 이보다 3배 높은 49.5도였다. 전날 기록 47.9도를 하루 만에 깬 것이다. <CNN>은 이 지역에서 기온 측정이 시작된 1800년대 후반 이래 100여년 만의 최고 기록이라고 전했다. 북위 50도 이상 지역에서 측정된 온도 중 가장 높은 기록이기도 했다.

 

이런 더위는 리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폭염이 북상하면서 미국 서부 연안 캘리포니아주와 오리건주, 워싱턴주가 설설 끓고 있고, 캐나다 남서부 브리티시컬럼비아주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태평양 연안의 북미 서부 지역은 냉방기를 설치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맑고 건조한 기후가 특징인데, 유례를 찾기 힘든 폭염에 에어컨과 선풍기 등 냉방기가 동나고 더위를 먹은 시민들이 병원으로 실려가는 사례가 속출했다.

 

인명 피해도 커지고 있다. 밴쿠버 지역에서는 폭염 시작 뒤 사망자가 평소의 2배 가까이 늘어나는 등 폭염이 원인일 것으로 추정되는 사망자가 급증했다. 고령층과 기저질환자가 대다수였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의 검시관은 “평소 나흘 동안 130여건의 사망신고를 받는데, (폭염이 시작된) 지난 25일부터 28일까지는 최소 233명의 사망신고를 받았다”고 말했다고 <CTV>가 전했다.

 

폭염은 일상생활과 방역에도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 밴쿠버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센터가 문을 닫았고,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명물인 노면전차는 전선이 녹으면서 운행을 잠시 중단했다. 일부 야외수영장은 폭염으로 문을 닫았다. 워싱턴주 시애틀에선 식당들이 문을 닫았다.

 

폭염으로 인한 극심한 가뭄과 대형 산불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국 가뭄감시기구(NIDIS)는 지난 24일 미 서부 지역의 절반(49.7%)이 극심하거나 예외적인 최고 수준(D3, D4)의 가뭄 위험에 놓여 있다고 경고했다. 통상 더위가 본격화하는 7월 말부터 산불이 시작되는데, 올해는 벌써 캘리포니아 지역에 산불이 발생해 1만3300에이커를 태웠다. 미 전역으로 보면 12개 주에서 48개 대형 산불로 66만1400에이커가 불탔다. 미 국립기상청은 돌풍과 낮은 습도에 대비하라며 이 지역에 적색 깃발 경보를 발령했다.

 

과학자들은 이번 폭염을 기후변화의 결과로 분석한다. 구체적으로는 북미 서부에 고기압이 정체하면서 뜨거운 공기를 대지에 가두는 열돔(Heat Dome) 현상이 미 북부와 캐나다까지 북상하면서 발생했다.

 

펜실베이니아주립대의 기후학자 마이클 맨은 <뉴욕 타임스>에 “인간이 초래한 지구온난화로 폭염이 더 덥고 길고 잦아졌다”며 “현재 폭염은 연평균 6회로 1960년대보다 3배 더 자주 발생한다”고 말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이번 열돔의 강도는 수천년에 한번꼴로 발생할 정도인 통계적으로 매우 드문 현상”이라며 “인간이 만든 기후변화가 이런 예외적인 현상의 발생 가능성을 높였다”고 전했다. 최현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