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 간담회 참석자만 11명

강성현 · 심동보 · 오승철 · 장기표 등 군소후보도

선관위 · 정당 후보 등록 기탁금만 총 6억원 소요

 

내년 3월9일에 실시될 제20대 대통령 선거에 나설 예비 후보자 등록이 12일부터 시작된 가운데 지난 12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마련된 접수처에서 후보들이 대선 예비후보 등록을 하고 있다.

 

29일 오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는 대선 경선 후보 간담회가 열립니다. 이 자리에 참석하는 후보자는 11명. 아직 당 밖에 있는 야권 대선주자 1위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을 제외하고도 이미 열 손가락을 넘어선 숫자입니다. ‘쩐의 전쟁’이라고 불리는 대선판. 너도나도 출마를 선언한 이 상황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넘쳐나는 대선 후보들, 그들은 누구인가

 

국민의힘은 이날 경선 후보 간담회 행사에 대선 출마를 선언한 김태호·박진·윤희숙·하태경·홍준표 의원, 원희룡 제주지사, 안상수·유승민 전 의원,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후보 등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면면을 놓고 보면 정치 경력도 적지 않고, 유명세도 있는 분들인데요. 현역, 중진 가리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서 경력을 쌓아온 이들이 출마를 결심했습니다.

 

그런데 이들 중 여론조사 지지율로 보면 1%대를 넘어서지 못한 후보들이 다수입니다. 지난 22일 전국지표조사 결과(조사 기간 19∼21일, 성인 1003명 대상,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이용한 전화면접조사 방식)를 보면 국민의힘 소속 대선주자 중 홍준표 의원이 4%로 가장 앞섰고, 최재형 전 원장(3%), 유승민 전 의원(2%), 황교안 전 대표(1%) 등이 조사 결과표에 이름을 올렸습니다(신뢰수준 95%, 표본오차±3.1% 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고). 정치권에선 ‘마의 5% 벽을 넘어서야 한다’는 말이 있는데요. 기대에 한참 못 미치는, 아쉬운 지지율을 받아들고도 후보들은 공약을 발표하고, 캠프를 꾸리고, 대선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들뿐만이 아닙니다. 아예 예상도 못했던 ‘군소후보’들도 이번엔 여럿 대선 경선에 참여할 뜻을 보였습니다. 지난 27일에는 국회 전시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누드 풍자화를 파손한 혐의로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심동보(67) 해군 예비역 준장이 출마를 선언했고요. 지난 5일에는 경남 김해을 당협위원장이기도 한 ‘노동운동가’ 출신 장기표(76) 신문명정책연구원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먼저 후보 등록을 마친 이도 있습니다. 20대 대선 예비후보로 등록한 국민의힘 소속 인물 중에선 직업을 “시장 상인”이라고 소개한 강성현(56)씨, 정치리더십연구회 회장이라고 소개한 오승철(64)씨가 그 주인공입니다. 무소속으로는 윤석열 전 총장과 함께 최대집(49)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 김기천(62) 닥터김 대표 등도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습니다.

 

대선후보 기탁금 선관위에만 3억원, 당에도 3억원인데…

 

공직선거법 제56조에는 선거 기탁금에 대한 내용이 적혀있습니다. 대선 기탁금 제도는 후보자 난립을 방지할 목적으로 1987년 처음 도입됐습니다. 처음엔 5천만원(무소속은 1억원)이던 기탁금이 1992년 3억원, 1997년 5억원으로 늘어났습니다. 그러던 2008년 11월, 헌법재판소는 “5억원의 기탁금은 대통령 선거 입후보예정자가 조달하기에 매우 높은 액수임이 명백하다”며 “개인에게 현저하게 큰 부담을 초래하고, 재산의 다과에 따라 공무담임권 행사 기회를 차별한다”는 이유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습니다. 2011년 12월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공직선거관계법심사소위에서 대통령 선거 기탁금을 3억원으로 내리기로 합의하면서 기탁금은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억’ 소리가 납니다. 이번 대선에 출마하고자 하는 이들이 중앙선관위에 예비후보로 등록할 때는 기탁금 3억원의 20%를 내야 합니다. 윤 전 총장, 최 전 원장은 이미 ‘대선 출마’ 입장료로 6000만원을 썼습니다.

 

기탁금은 당선된 경우, 후보자가 사망한 경우, 유효투표 총수의 15% 이상을 득표한 경우에 전액을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유효투표 총수의 10% 이상, 15% 미만을 득표할 경우에는 기탁금의 절반만 돌려받게 됩니다. 본선에 진출한 후보들이 10% 벽을 넘기 위해 사활을 거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당에 소속돼 대선에 출마하려는 사람은 당 기탁금도 추가로 내야 합니다. 국민의힘 경우엔 지난 27일 경선준비위원회 회의에서 경선 기탁금을 총 3억 원으로 책정했는데요. 주자들은 컷오프 단계별로 1억 원씩 내게 됩니다. 한 번에 3억원을 내는 것보다 후보 입장에서는 합리적이라는 생각이 들 것 같네요. 그래도 당 경선을 통해 대선에 출마하려면 기탁금만 6억원이 필요한 겁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예비경선 1억원, 본경선 3억원 등 총 4억원을 내야 했습니다. 컷오프 전 정세균 전 총리와의 단일화를 통해 스스로 물러난 이광재 민주당 의원은 국민 면접, 티브이(TV) 토론회에 참석하는 값을 1억원을 쓴 셈이죠.

 

대통령 당선 말고 ‘다른 노림수’가 있다?

 

정치는 ‘쩐의 전쟁’이라는 말이 왜 나오는지 알 것 같습니다. 출마하겠다는 의사만으로 수억 원씩 들어가는 대통령 선거에 너도나도 출마하려는 이유, 무엇일까요. 특히 20대 대통령 선거를 7개월여 앞둔 현재, 여야 모두 어느 때보다 후보 ‘풍년 상태’입니다.

 

돈 없인 엄두도 못 낼 대선에 출마하는 이들 중엔, 실제 당선 말고도 다른 ‘기대감’을 가진 이들이 적지 않다고 합니다. 대선 경선에 출마하는 일은 이름을 알리고, 인지도도 쌓고, 주요 정치인 반열에 오를 수 있는 기회라는 것이죠. 특히 내년 6월엔 전국동시지방선거도 예정돼 있습니다. 한 번이라도 이름을 더 알려야 하는 정치인들에게 대선은, 솔깃한 이벤트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군소후보를 돕는 한 관계자에게 출마 이유를 물어봤습니다. “본인이 가지고 있는 의제를 알리기에 대선만큼 좋은 선거는 없다. 언론에 언급되고, 토론회를 하면서 인지도가 오르는 것에 비하면 기탁금은 큰 부담은 아니다”라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특히 20대 대선을 앞두고 여야 모두 후보가 넘쳐난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를 두고 여야 모두 굳건한 ‘오너’가 없다는 점이 후보 숫자를 늘렸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춘추전국시대에 너도나도 출사표를 던지는 게 이상한 일은 아니라는 것이죠.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한겨레>에 “누구나 출마해 어느 정도의 리더십을 구축하면 당내 입지를 세울 수 있다는 생각이 출마를 독려한 것 아닌가 생각된다”며 “굵직한 ‘보스 정치인’보다 ‘스몰 리더십’이 주목받는 사회 분위기, 20·30세대 등 지지층의 분화와 변화, 다양한 요구들이 강하게 분출되면서 여러 주자가 도전하는 구도가 만들어졌다”고 짚었습니다. 김미나 기자

자가 또는 부대서 1주일 휴식…11명은 '경증'이나 추가 판단 필요

음성 29명, 내달 3일 격리 해제… 8월 초부터 차례로 백신 접종

 

생활치료센터 들어가는 청해부대원 탑승 버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돼 병원과 시설 등에서 격리 중이던 청해부대 34진 부대원 272명 중 261명이 완치 판정을 받고 이르면 오는 31일부터 가족 품으로 돌아간다.

 

코로나19 집단감염으로 군 수송기를 타고 지난 20일 조기 귀국한 지 11일 만이다.

 

국방부는 29일 청해부대 34진 확진자 중 261명은 감염전파 우려가 없다는 의료진의 임상적 판단에 따라 오는 31일께 병원에서 퇴원하거나 시설에서 퇴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부대로 복귀하지 않고 간부와 병사 구분 없이 개인 희망에 따라 자가 또는 부대 시설에서 약 1주일간 휴식 기간을 갖게 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방역 당국 지침에 따라 완치 판정을 받은 261명은 추가 검사 없이 격리에서 해제된다"고 설명했다.

 

나머지 확진자 11명은 국군수도병원(1명)과 국군대전병원(3명), 민간병원(2명), 국방어학원(5명)에 있는 인원으로, 모두 경증이지만 기침, 인후통 등의 증상이 있어 의료진이 오는 31일 퇴원(퇴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음성 판정을 받고 경남 진해 해군시설인 진남관에서 격리 중인 장병 29명은 다음 달 2일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고 음성이면 이튿날 격리에서 해제된다.

 

이들은 지난 26일 중간 PCR 검사에서 전원 음성 판정을 받은 바 있다.

 

국방부는 "확진자 대부분은 20∼30대 젊은 연령층이며 환자 치료도 원활히 이뤄져 현재 위중한 환자는 없는 상황"이라며 "청해부대 34진 장병이 완치 후 정상적으로 임무에 복귀할 수 있도록 정성껏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청해부대 34진은 전체 부대원 301명 가운데 272명(90.4%)이 확진된 바 있다.

 

한편, 군 당국은 다음 달 초부터 청해부대 34진 부대원들에게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할 방침이다. 음성 판정을 받고 격리된 29명은 다음 달 3일 격리 해제 직후, 오는 31일 퇴원하거나 퇴소하는 인원은 8월 둘째 주에 화이자 백신을 맞게 된다.

‘한반도 종전 평화캠페인’ 발족 1년...종전선언 촉구

 

27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정전협정 체결 68년·한반도 종전 평화 캠페인 발족 1년 기자회견이 열렸다. [참여연대 제공]

 

참여연대 등 국내외 시민단체 430여 곳이 참여한 ‘한반도 종전 평화캠페인(캠페인)’이 한국전쟁 정전협정 70주년인 오는 2023년까지 남북한이 종전선언을 할 것을 주장했다. 캠페인은 다음달 한미연합군사훈련에 대해서도 중단을 요구하며 남·북, 북·미가 대화를 재개할 것을 촉구했다.

 

캠페인은 27일 서울 종로구 통인동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한반도 종전 평화 캠페인 발족 1년 기자회견’을 열고 “2023년 정전협정 체결 70년이 되기 전에 이 전쟁을 끝내자”고 밝혔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한반도 주민들은 오랜 시간 전쟁의 불안 속에 살아왔고,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이 긴 정전 체제는 동북아시아의 군사적 긴장과 세계적인 핵 군비경쟁을 부추겨 왔다. 68년 전 오늘 한반도에 총성은 멎었지만, 전쟁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며 종전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이어 “날로 심각해지는 기후 위기와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한정된 자원을 군비경쟁이 아닌 민생과 안전, 지속가능한 환경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캠페인은 한반도 평화체제 안착을 위해 남·북한이 지난 2018년 체결한 남·북 군사합의 등을 이행하고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남·북은 2018년 ‘9월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군사적 적대행위 중단과 비무장지대(DMZ)의 평화지대 전환 등을 핵심으로 한 군사합의서를 내놓았지만 이후 남북관계가 굳어지며 이행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캠페인은 “지금은 ‘북한과의 외교에 열려있다’는 말뿐이 아니라 행동이 중요한 시기”라며 “남⋅북⋅미 모두 어렵게 맺은 합의를 이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다음달로 예정된 한미연합군사훈련에 대해 “미국은 북한과의 적대와 전쟁 상태를 종식시키고 관계 개선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구체적인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며 훈련 중단을 요구했다.

 

이 캠페인은 지난해 참여연대, 한국와이엠시에이(YMCA) 등 국내외 시민사회단체 433곳이 모여 발족했다. 이후 1년 동안 한국전쟁 종식과 평화협정 체결을 주장하는 시민 8만여명의 서명을 받아왔다. 천호성 기자

"국민 80%가 찬성, 허위보도 줄면 국민의 자유 커져"

 

발언하는 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는 30일 "'논두렁 시계' 같은 가짜뉴스, 수사 정보를 흘리는 검찰의 인권침해와 그것을 받아쓰기하던 언론의 횡포에 속절없이 당해야 했던 것이 노무현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 회의에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언론중재법 개정안이 법안소위를 통과하자 노무현 정신과 어긋난다는 해괴한 논리를 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이 그렇게 당한 것처럼 국민도 검찰개혁, 언론개혁에 한마디도 못 하고 검찰과 언론에 당해야 한다는 것이냐"며 "일부 언론의 가짜뉴스에서 국민을 구하는 것이 왜 노무현 정신에서 배치되느냐"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국민 80%가 찬성하는 언론중재법이다. 허위보도가 줄면 국민의 자유 역시 커진다"며 "야당도 개혁 퇴행의 강에 빠지지 말고 언론과 국민 모두의 자유를 확대하는 언론중재법 처리에 동참하라"고 촉구했다.

 

당 미디어혁신특위 부위원장인 김승원 의원도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언론중재법은 국민과 언론과 정치, 경제권력이 대등하게 공동선을 추구하는 관계로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야당 요구로 전문가 간담회도 했고, 5번 상임위 소위를 열었다"며 "법에 따라 의결한 것이니 불법도 날치기도 아니다. 상임위 (전체회의)도 그렇지 않겠느냐"며 강행 처리 가능성을 내비쳤다.

 

‘언론 징벌적 손배제‘ 취지 공감하면서도 속도전에 반발

언론시민사회단체·전문가들 “언론피해 구제 강화” 입법 취지는 공감

설익은 개정안 ‘갈등 불씨’ 에 우려 언론현업단체 “헌법소원 내겠다”

 

 

“민주당 최종안이 나왔나요?” “법안 내용이 뭔가요?”

 

‘언론 대상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새로 도입하는 법안에 대한 언론시민단체 및 전문가의 평가·의견을 물을 때마다 들었던 질문이다. 징벌적 손해배상제에 찬성해 국회 논의를 꾸준히 지켜본 단체 활동가나 전문가들조차, 수시로 바뀌는 법안 내용을 따라잡지 못하고 ‘어떤 시점’의 ‘어떤 법안’의 ‘어떤 조항’의 내용인지부터 물었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2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문화예술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포함한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언론중재법) 개정안을 강행 처리한 걸 두고, 언론시민단체들이 “8월 안 입법을 위한 속도전에 앞서 충분한 숙의도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다.

 

민주당은 “이미 충분한 논의를 거쳤다”는 입장이지만, 이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언론 대상 징벌적 손해배상제는 지난해 6월 최초로 발의안이 나온 지 한달 만에 문체위에 상정돼 1년여 동안 계류했다. 그 사이 법안소위 논의와 전문가 의견 청취 등이 진행되지 않은 건 아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정부·여당이 언론 대상 징벌적 손해배상제로 내세운 법안 종류만 해도 언론중재법 개정안(정청래·김용민 의원 등 대표발의), 상법 개정안(법무부),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윤영찬 의원 대표발의), 민법·형법 개정안(이원욱 의원 대표발의) 등으로 다양했다.

 

“언론에 대한 규제는 언론 관계법에서 하는 게 적절하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언론중재법 개정 방향으로 의견이 모였지만, 언론중재법 개정 관련 발의안만 해도 16개에 달했다. 27일 국회 문체위 소위를 통과한 언론중재법 개정안은 이러한 16개 법안을 병합해 만든 또 다른 ‘새로운’ 안이다. 김동원 전국언론노동조합 정책협력실장은 “이달 초 민주당 단일안이 처음 나온 뒤 박정 의원실 관계자와 30분간 논의한 게 전부다. 27일 새로 마련한 안을 두고 충분히 논의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6월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미디어혁신특별위원회 제6차 회의 모습. 연합뉴스

 

언론시민사회단체 및 전문가 다수는 “언론보도에 대한 실질적 피해구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입법 취지에는 공감하고 있다. 특히 언론보도로 인한 피해 손해배상 액수가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김정민 건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박사과정과 황용석 건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가 최근 발표한 논문 ‘언론보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관련 시계열 데이터 분석’을 보면, 2005년 언론중재법 제정 이후 2019년까지 손해배상액수는 꾸준히 하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법원의 (손해배상액) 인용액 분포는 1000만~2000만원, 조정사건은 그보다 낮은 500만원 이하에 집중되고 있는 상황을 미루어보면 현재 언론관련 손해배상사건 인용액의 실질적인 수준은 20년 전보다 오히려 낮아진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현재 민주당 종합안은 ‘손배액 현실화’라는 목표에 맞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법안은 “허위·조작 보도”라는 개념을 새로 더하고 “특칙”을 통해 “손해액의 5배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손해액을 배상할 수 있도록 했다. 손해를 산정하기 어려울 때는 “보도에 이르게 된 경위” 및 “보도로 인한 피해 정도”와 함께 “언론사 등의 전년도 매출액에 1만분의 1에서 1천분의 1을 곱한 금액 등을 고려해” 배상액을 정할 수 있다는 조항도 추가했다.

 

언론학자 일부는 “허위·조작 보도의 개념이 명확하지 않고, ‘5배’나 매출액의 얼마라는 기준의 근거도 구체적·객관적이지 않아서 위헌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이들은 또 언론중재위원회의 손해배상 산정액 실행 지침이나 법원의 위자료 산정 기준 전반을 현실화하는 방안이 현실적이라고 봤다. 김동찬 언론개혁시민연대 정책위원장은 “전례가 없는 입법이라서 입법 의도와 다르게 작용할 여지가 있다. 법을 바꾸더라도 재판부에서 어떻게 적용할지 예측하기가 어렵다”면서 “사법부와도 미리 같이 논의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대기업이나 고위 공직자가 언론의 비판 보도 자체를 차단하려는 목적으로 제기하는 ‘전략적 봉쇄 소송’에 대한 우려 또한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법안은 ‘언론 재갈 물리기’라는 비판을 의식해, 공직자나 후보자, 대기업 관계자들에 대해 “악의를 가지고 허위·조작보도를 한 경우에 한하여 적용한다”는 조항을 덧붙였다. 하지만 징벌적 손해배상제에 찬성하는 단체들조차도 ‘독소 조항’으로 분류했다.

 

윤여진 언론인권센터 상임이사는 “언론의 고의와 중과실로 ‘추정’되거나, (문제가 있는 보도라고) 청구만 들어간 상태에서도 언론 보도를 열람 차단하거나 인용을 막는 건, 시민의 알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동원 언론노조 정책협력실장도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도입하더라도 고위 공직자나 대기업에 대해선 예외를 두자고 주장해왔는데, 이번 안을 보면 예외를 두기는커녕 공인들이 소를 제기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만들어준 것처럼 보인다”면서 “지금 법안대로면 기자가 기업의 반인권적 노동 환경을 직접 살피려고 위장 취업한 경우에도 징벌적 손해배상제에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언론현업단체는 헌법소원까지 언급하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한국기자협회,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한국신문협회, 한국여기자협회, 한국인터넷신문협회 등 5개 단체는 28일 공동 성명을 내어 “민주당이 언론중재법 개정을 강행할 경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내는 것을 비롯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적극 저지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실질적 피해구제 강화’라는 법안 취지에 걸맞은 조항 일부는 언론시민단체로부터 긍정적 평가를 받기도 했다. △정정보도 요구 통로 및 시기 확대(서면, 전자우편, 누리집 모두 가능) △추후보도 청구권 범위 확대(행정처분 포함) △언론중재위원 자격 확대(독자·시청자 명시) 등이 이에 해당한다. 윤여진 상임이사는 “지금까지 언론중재위원으로 전직 언론인이나 언론학자 등이 들어갔는데, 이번 법안에는 독자와 시청자를 추가해서 다행”이라며 “일반 시민의 입장에서 언론보도 피해를 고려할 수 있는 사람들을 중재위원에 더 적극적으로 포함하는 문구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효실 기자

 

 

언론단체들, '5배 손배' 언론중재법에 반발…"언론에 재갈" 주장

"민주당이 개정 강행하면 헌법소원 등 모든 수단 동원해 저지"

 

더불어민주당이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법안소위에서 강행 처리하자 언론단체들이 강력하게 반발, ‘기득권 수호’에 나섰다.

 

한국기자협회와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한국신문협회, 한국여기자협회, 한국인터넷신문협회 등 5개 단체는 28일 "언론에 재갈 물리는 반헌법적 언론중재법 개정 즉각 중단하라"는 공동 성명을 채택했다.

 

5개 단체는 성명에서 "민주당의 언론중재법 개정안 강행처리에 반대하며 절차적 정당성을 무시한 반민주적 개정 절차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번 개정안은 헌법상 보장된 언론의 자유를 법률로써 제약하려 할 때 반드시 지켜야 할 비례의 원칙을 위반하고 있다"며 "허위·조작보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 하나만 보더라도 과잉입법금지 원칙을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허위·조작보도의 폐해를 막겠다면서 피해액의 5배까지 배상토록 한 것도 모자라 언론사 매출액의 1만분의 1이라는 손해배상 하한액까지 설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개정안은 배임이나 횡령도 아닌 과실에 의한 손해배상액에 대해 기자들에게 구상권을 행사하게 할 뿐 아니라 고의 또는 중과실의 입증 책임을 피해자가 아닌 언론사에 두고 있어 현행 민법 체계와 충돌한다"고 밝혔다.

 

정정보도를 원보도와 같은 시간·분량 및 크기로 보도하도록 강제하는 조항과 관련해서는 "역시 헌법상 과잉금지 원칙에 위배되고 언론의 자율성과 편집권을 직접 침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런 측면에서 민주당의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대해 헌법적 가치인 표현의 자유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반민주적 악법으로 규정한다"며 "이번 개정안은 향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인 및 정부 정책의 비판·의혹보도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겠다는 시도로 간주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언론 5단체는 21대 국회에서 발의된 언론중재법을 비롯한 언론 관련 발의 법안에 대해 반대 의견을 제출했음에도 민주당은 반대 의견을 귀담아듣기는커녕 이번 개정안을 조만간 상임위원회에 상정시킨 뒤 8월 중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키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민주당이 입법 권력을 이용해 언론을 길들이려는 언론중재법 개정을 강행할 경우 언론 5단체는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내는 것을 비롯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적극 저지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문체위는 전날 문화예술법안심사소위를 열어 언론중재법 개정안 16건을 병합한 위원회 대안을 표결 처리했으며 국민의힘 문체위원들은 성명을 통해 "반헌법적, 반민주적 독소조항으로 가득한 '언론통제법'이자 언론을 길들이기 위한 법"이라며 반발했다.

 

'최대 5배 손배' 언론중재법, 야 반대 속 문체위 소위 통과

정정보도는 원래 기사 절반 이상 ... 손배와 정정보도 강화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문화예술법안심사소위원회= 제389회국회 임시회 제2차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문화예술법안심사소위원회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박정 위원장 주재로 열리고 있다.

 

언론의 허위·조작 보도에 대해 최대 5배까지 징벌적 손해배상을 규정한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언론중재법) 개정안이 국회 상임위 소위원회를 통과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27일 문화예술법안심사소위를 열어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표결 처리했다. 이날 처리된 개정안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 16건에 민주당 미디어혁신특별위원회(위원장 김용민)의 논의 내용 등을 병합한 것으로 손해배상과 정정보도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언론사의 허위·조작보도에 대한 특칙이 신설돼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한 허위·조작보도에 따라 재산상 손해를 입거나 인격권 침해, 정신적 고통”이 있을 경우엔 손해액의 5배까지 배상이 가능하도록 했다.

 

허위·조작 보도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권자는 공직자나 후보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대기업과 주요주주들이다. 일반적인 언론 보도로 인한 손해를 산정하기 어려울 경우에는 보도에 이르게 된 경위와 피해 정도, 해당 언론사의 전년도 매출액의 1천분의 1에서 1만분의 1 금액을 고려해 배상액을 정하도록 했다.

 

정정보도 청구권 등을 행사하는 절차를 간소화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지금까지 서면으로만 가능했던 정정보도 요구는 전자우편과 누리집으로 가능해졌으며 형사 무죄의 경우에만 행사할 수 있었던 추후보도 청구권이 행정처분으로까지 확대된다.

 

허위보도나 사생활·인격권을 침해하는 보도의 경우 열람을 차단하는 절차도 신설됐다. 단, 정정보도의 경우 당초 개정안에서는 원래 기사와 같은 위치·분량·시간으로 보도하도록 했으나 정부 쪽 의견이 반영돼 ‘2분의 1 이상’으로 완화됐다.

 

국회 문체위 법안심사소위는 이날 오후 2시에 개회돼 6시간 심의를 거치며 여야 간 찬반이 맞섰으나 결국 4(민주당과 열린민주당)대 2(국민의힘) 표결로 통과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회의가 끝난 뒤 “여당한테 우리가 수정할 의향이 있고 받아달라고 했는데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중대한 하자가 있다”며 법안 처리 무효를 주장했다. 노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