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우피해 실종자 수색작전 중 발생한 해병대 고 채상병 사망사고를 수사하다가 항명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지난 6월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1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유성호
 


박정훈 대령이 원래 보직인 해병대 수사단장으로 복귀한다.

해병대는 10일 "순직 해병 특검의 항소 취하로 무죄가 확정된 박 대령을 11일부로 해병대 수사단장으로 재보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조치는 순직 해병 수사 외압 사건을 수사 중인 '순직해병 특검'이 박 대령에 대한 항소를 취하한 데 따른 것이다.

박 대령의 원직 복귀는 군 검찰에 입건되어 보직해임된 지 1년 11개월 만이다. 앞서 국방부는 지난 2023년 8월 채 해병 순직 조사 결과를 경찰로 이첩하지 말라는 지시를 어겼다는 이유로 박 대령을 항명 및 상관명예훼손 혐의로 입건하고 보직해임한 바 있다.

박 대령은 수사단장직에서 해임된 이후 사령부 소속 영외 인근 부대에서 무보직 상태로 지내왔다.

박 대령은 2023년 10월 기소된 후 지난 2월 9일 중앙지역군사법원의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 이후 해병대는 지난 3월 7일 박 대령을 정규 직위가 아닌 인사근무차장으로 보직했다.

하지만 박 대령은 원래 직무인 수사단장 복귀를 희망했고, 지난 9일 순직해병 수사 방해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해병특검이 항소를 취하하면서 무죄가 최종 확정됐다.

해병특검은 1심 판결과 객관적 증거, 군 검찰의 항소 이유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항소 취하를 결정했다며 박 대령이 해병대 수사단장으로서 초동수사하고 기록을 이첩한 것은 적법한 행위라고 봤다. 반면 군 검찰이 박 대령을 기소한 행위는 공소권 남용이라고 판단했다.

박 대령 변호인단은 이날 "박 대령이 현직 군인이라는 점은 변함이 없고 특검이 밝혀야 할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 진상규명 과제 역시 진행 중"이라며 "박 대령과 변호인단 역시 남은 과제의 해결에 앞으로도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 김도균 기자 >

 

박정훈 대령 무죄 확정에 군인권센터 “정의를 회복한 날”

“양심 지켜낸 이들에 합당한 대우와 명예회복 이뤄져야”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단장이었던 박정훈 대령이 2023년 12월7일 서울 용산구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열린 첫번째 공판에 출석하기 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혜윤 기자
 

채 상병 사건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팀의 항소 취하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의 무죄가 확정되자 군인권센터가 “정의를 회복한 날”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박 대령을 지원해온 군인권센터는 9일 ‘박정훈 대령 무죄 확정, 특검 항소 취하 환영 성명’을 내어 “마침내 박 대령의 항명죄 재판이 무죄 확정판결로 종결됐다”며 “이날은 대한민국 공직사회에서 진실과 양심을 지켜내고, 정의를 회복한 날로 오래 기억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박 대령 원직 복직을 시작으로 모든 것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것은 물론, 권력의 횡포에 맞서 진실과 양심을 지켜낸 이들에 대한 합당한 대우와 명예회복도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군 검찰로부터 공소권을 넘겨받은 이명현 특별검사팀(채상병 특검)은 이날 박 대령 항명 사건 항소심 재판에 대한 항소 취하를 결정하고 항소취하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이에 따라 박 대령이 1심 법원에서 받은 무죄가 그대로 확정됐다.

 

2023년 7월 집중호우로 인한 실종자 수색 과정에서 채 상병이 순직한 뒤 사건 경위 등을 조사한 박 대령은 임성근 당시 해병대 1사단장 등에게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경찰에 이첩하겠다고 보고했다.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은 돌연 이첩 보류를 김계환 당시 해병대 사령관에게 지시했고, 박 대령은 이런 상부의 지시를 이행하지 않은 혐의(항명) 등으로 기소됐다.

 

군인권센터는 채 상병 사건 외압 의혹을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 철저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이들은 “항명 무죄는 곧 외압 유죄”라며 “한 군인의 죽음 앞에서 국민과 법을 우롱하던 외압 수괴 윤석열과 부역자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박 대령이 앉았던 피고인석으로 보내 단죄할 때”라고 강조했다.            < 박고은 기자 >

 

‘박정훈 무죄’ 확정된 날, 기소한 국방부 검찰단장 직무정지

 

 
 
지난해 12월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동혁 국방부 검찰단장(군복 차림) 등 증인들이 현안질의를 받으며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신소영 기자 
 

국방부가 채 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에 연루된 혐의를 받는 김동혁 국방부 검찰단장의 직무를 정지했다. 국방부 검찰단은 군내 검찰 구실을 하는 기관이고, 검찰단장은 소속 군검사를 지휘 감독한다.

 

국방부는 9일 “순직 해병 특검 수사와 관련해 7월10일부로 국방부 검찰단장인 김동혁 육군 준장의 직무 정지를 위한 분리 파견을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8일 채 상병 사건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팀은 ‘김 단장이 특검의 수사 대상인 만큼 직무에서 배제해달라’고 국방부에 요청했다. 김 단장은 육군사관학교 54기로 서울대 법대 위탁교육을 거쳐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김 단장은 2023년 8월2일 오전 박정훈 대령(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경북경찰청에 넘긴 순직 해병 초동조사 기록을 반나절 만에 회수하고, 이후 박 대령을 집단항명 수괴 혐의로 입건해 수사하는 데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다. 김 단장이 책임자인 국방부 검찰단은 박 대령을 처음에 집단항명수괴 혐의로 입건했다가 과도한 혐의 적용이라는 지적이 나오자 항명 혐의로 바꿔 기소했다.

 

지난해 11월21일 군 검찰은 박정훈 대령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고, 지난 1월9일 1심 군사법원은 박 대령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특검이 이날 항소를 취하하면서 박 대령은 무죄가 확정됐다.

 

특검의 수사 대상인 이종섭 전 국방장관 쪽은 “김 단장은 국방장관 지시에 따라 정당하게 업무를 수행했다”며 “항명죄 수사와 기소를 문제 삼아 직무배제를 요청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 권혁철 기자 >

 



작년 정부광고 수주 10위권 '친윤'신문 싹쓸이

내란 노골적 옹호 지역매체 매일신문이 4위?
나라 망하게 한 언론사에 국민세금 몰아준 꼴

정부광고 집행 기준 바꾸고 미디어바우처 실시도

 

윤석열 내란을 조장·동조·선동했던 언론사들에게 지난해 수백억 원의 국민 세금이 정부광고를 통해 지급된 것으로 확인됐다. 윤석열 정부를 미화·옹호하던 이른바 ‘보수’ 신문들이 정부 광고를 싹쓸이한 반면, 비판적 보도를 해온 신문들은 상대적으로 정부 광고를 적게 받은 것도 여전했다.

 

미디어 분야 전문매체인 <미디어스>의 7일 ‘단독’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정부로부터 가장 많은 광고를 받은 일간신문 10개사는 동아일보, 중앙일보, 조선일보, 매일신문, 문화일보, 한국경제, 매일경제, 서울신문, 한국일보, 세계일보 순이었다. 최상위인 1~3위의 동아, 중앙, 조선일보(이른바 ‘조중동’)가 작년 한 해 받아간 ‘혈세’ 광고 금액은 총 268억 원이었다. 4위인 대구지역 매체 매일신문은 약 66억 원, 5위인 문화일보는 약 62억 원이다. 정부 비판적 언론사인 경향·한겨레가 받은 정부광고 금액은 각각 약 43억8천만 원, 41억5천만 원으로 금액 기준 16위와 17위였다.

 

상위 10위에 든 언론사들은 언뜻 봐도 대부분이 ‘친윤’ 매체들이고 지난 12.3 비상계엄 이후 내란세력의 입장을 대변하는 등 교묘하게 내란에 동조하는 보도를 했던 신문들이다. 윤석열의 ‘반국가세력 척결’이라는 망상을 지지함으로써 12.3 비상계엄을 일으키도록 분위기를 띄워주고 비상계엄 이후에도 내란세력의 입장을 옹호하는 보도를 해온 매체들이다. 

 

'윤 대통령 복귀가 국익이다'란 제목의 매일신문 칼럼을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월 자신의 SNS에 게시했다. 이 칼럼은 현재 매일신문 홈페이지에서 삭제된 상태다. 

 

이 가운데 특히 매일신문은 아주 노골적으로 내란을 옹호·지지한 지역 일간지로 유명하다. 이 신문은 지난 2월28일 ‘윤 대통령 복귀가 국익이다’ 제목의 칼럼에서 윤석열 내란세력이 주장하는 ‘계몽령’을 치켜세우기까지 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폄훼하는 등 극우적 논조로 악명이 높은 데다 전국단위 종합일간지도 아닌 지역신문인데도 정부 광고 수주 4위에 해당하는 거액의 세금을 받아간 것이 놀랍기만 하다.

 

12.3 비상계엄 직후 ‘부정선거론’ ‘중국인 선거개입’ 등 황당무계하고 악의적인 가짜뉴스로 윤석열의 망상 쿠데타를 조장하고 극우세력의 사법부 침탈 난동을 선동한 ‘스카이데일리’ 같은 극우 매체에도 정부광고가 집행된 사실이 밝혀져 비난이 일었다.

 

윤석열 일당의 망국적인 쿠데타 내란에 충격을 받은 국민들은 나라를 파멸로 몰고간 이들 극우 매체들의 밥줄이 자신이 낸 세금이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정부는 오랜 동안 정부광고를 통해 조중동, 매일신문, 문화일보 같은 여러 내란 동조 신문에 수백, 수천억 원의 국민세금을 몰아줘 온 것이다. 일제 시대 백성들에게 돈을 걷어 나라 팔아먹은 매국노들 먹여살린 것과 무엇이 다른가.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중앙정부, 지방정부, 공기업·공공기관을 포함한 정부가 국민의 세금으로 신문·방송·인터넷·옥외광고 등에 사용하는 광고 금액은 연간 1조 원이 넘는다. 정부는 문체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언론진흥재단을 통해 각종 홍보성 광고를 내는데, 그동안 광고효과를 제대로 따지지 않을 뿐 아니라 가짜뉴스·혐오보도를 일삼는 나쁜 매체를 가리지 않고 광고를 해왔다. 열독률이 10% 미만으로 광고효과가 거의 없는 것으로 판명된 종이신문에 거액의 광고비를 지출하는가 하면, 정치적·상업적 이득을 위해 악의적 왜곡보도·선정적 보도를 해온 거대 족벌언론과 재벌 편향적인 경제신문들에 광고를 몰아줘 왔다. 정부 광고가 언론의 정부 비판 보도를 줄이거나 피하기 위한 일종의 ‘보험료’ 구실을 해온 것이다.

 

무능하고 비리가 많은 정부에게 정부 광고는 언론에게 주는 일종의 ‘당근’이기도 했을 것이다. 쿠데타를 일으켜 권력을 유지하려 한 윤석열 정부는 극우세력을 선동하고 내란에 동조하는 언론을 길들이기 위해 정부광고를 몰아주었던 것이다. 가짜뉴스의 공장이자 극우 내란세력의 스피커 노릇을 해온 ‘스카이데일리’나 조중동, 매일신문, 문화일보, 한국경제신문, 서울신문 등에 지난해 수백억 원 국민세금이 흘러들어간 이유다. 

 

연간 1조 원이 넘는 정부광고를 집행하는 한국언론진흥재단.

 

‘빛의 혁명’으로 태어난 이재명 정부는 이런 세금 낭비, 아니 세금 오용(誤用)을 멈춰야 한다. 민주주의와 헌정질서를 무너뜨리려 했던 윤석열 일당의 내란에 동조·선동한 언론사에 국민의 세금이 흘러가지 못하도록 정부광고를 중단해야 한다. 나쁜 언론에 국민의 세금이 사용되지 않도록 하는 것은 무슨 정치적 목적의 언론탄압이 아니라 민주주의를 지키는 것이며 국민을 이롭게 하는 일이다. 이런 작업이 내란을 진압하고 나라를 바로 세우는 과정이기도 하다.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첫째, 왜곡·혐오보도 같은 나쁜 보도를 많이 하는 언론이나 민주주의를 갉아먹는 언론에게 정부광고가 집행되지 않도록 광고집행 기준을 바꾸는 것이다. 좋은 보도, 신뢰할 수 있는 보도를 많이 하는 언론사에 높은 점수를 부여해 정부 광고가 더 많이 집행되도록 하는 것이다. 과거 문재인 정부 시절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조중동 중심의 ABC협회가 내놓는 가짜 발행부수 대신 ‘사회적 지표’를 반영한 광고집행 기준을 마련한 바 있다.

 

둘째는, 정부광고 대신 ‘미디어바우처’를 실시하는 것이다. 미디어바우처 제도는 정부가 국민들에게 자신이 원하는 언론을 구독할 수 있도록 바우처(교환권)를 지급하는 것이다. 국민은 자기가 낸 세금을 돌려받아 좋은 언론, 신뢰할 수 있는 언론을 골라 볼 수 있다. 정권 홍보와 보험료로 전락한 정부광고 대신 차라리 국민의 세금을 국민에게 돌려줘 신뢰받는 언론매체를 지원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내란을 이겨낸 민주 시민들은 왜곡보도·오보·내란동조 보도를 하는 언론에 결코 돈을 주지 않을 것이다.   < 김성재 기자 >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군함도 문제' 일본 주장 채택

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제47차 회의가 열리고 있다. 유네스코
 


한국이 강제징용 현장인 군함도에 관한 표 대결에서 일본에 패했다. 제47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회의에서 군함도 문제에 관한 일본 정부의 주장이 채택되는 어이없는 일이 발생했다.

7일 자 <교도통신>은 "파리에서 개최 중인 국제연합교육과학문화기구(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부(負)의 역사에 관한 일본의 대처법을 위원회에서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한국 측의 주장을 물리쳤다"고 보도했다.


일본은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군함도가 강제노동 현장이었음을 알리지 않고 있다. 이는 한국을 농락하는 일이자 세계인들을 기만하는 일이다. 그래서 한국 정부는 그곳에서 벌어진 어두운 역사, 부(負)의 역사를 시인하는 후속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이런 입장을 지지해 왔던 세계유산위원회가 이번에 입장을 바꾼 것이다.

위원회는 '일본은 군함도 세계유산 등재 이후의 후속 조치를 성실히 이행하고 있으며, 한국이 제기한 문제는 유네스코가 아닌 한일 양국 간에 논의돼야 한다'는 일본 정부의 주장을 채택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관한 문제를 유네스코가 아닌 한일 간에 처리해야 한다는 이상한 논리를 수용한 것이다.

세계유산위원회가 한국의 주장을 배척하고 일본의 주장을 채택한 것은 표 대결의 결과다. 위원회에 속한 21개 국가 중에서 7개국이 일본의 입장을 지지하고 3개국은 반대했다. 무효는 3표, 기권은 8표다.

사흘 만에 말 바꾼 일본 정부

군함도.위키미디어 공용


한국은 피해자 국가다. 명분을 보유한 피해자 측이 패했다는 것은 한일 역사문제에 관한 한국의 외교력에 결함이 있음을 드러낸다. 지난 3년간 일방적인 양보만 해온 한국의 대처법에 결함이 있다는 적색 신호다.

잔혹한 노예노동으로 인해 '지옥의 섬'으로 불리는 군함도는 세계유산으로 등재될 곳이 아니었다. 제국주의 범죄유산을 등재하는 국제기구가 있다면 그곳에서 다뤄야 할 장소다. 그런 군함도가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것은 제39차 세계유산위원회 회의가 독일 본에서 열린 2015년 7월 5일이다.

당시 일본 정부는 부산 남쪽인 규슈섬 서쪽 군함도에서 벌어진 한국인 강제노역을 공식 인정하겠다고 서약했다. 이에 따라 21개 위원국 만장일치로 군함도가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그날 일본 정부는 "과거 1940년대에 한국인 등이 자기 의사에 반해 동원돼 가혹한 조건에서 강제로 노역했다"라며 "해당 시설의 희생자를 기리기 위해 안내 센터 등의 조치를 하겠다"고 위원회에서 서약했다. 이는 일본 정부가 사상 최초로 노동자 강제동원을 인정하는 순간이었다. 군함도 같은 범죄 현장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님을 일본 정부도 절감하고 있었던 것이다.

당시는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중국 견제를 위해 한미일 안보협력을 추진하는 가운데 한일 양국이 위안부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을 때였다. 이런 분위기에서 일본은 '정보센터를 통해 강제징용 사실을 인정하겠다'고 약속하는 방법으로 한국의 반대를 누그러트리며 군함도의 세계유산 등재를 관철시켰다.

그런데 일본 정부는 사흘 만에 말을 바꿨다. 그달 8일 한국 언론과 인터뷰한 일본 외무성 관계자는 '징용을 강제노동으로 볼 수 없다'며 이런 관점으로 군함도에 관한 정보를 세계인들에게 제공하겠다고 발언했다. 한국인들이 군함도에서 노동한 것은 사실이지만 강제노동은 아니었다는 발언이 이처럼 외무성 관계자발로 한국 언론에 전해졌다.

그 뒤 일본은 군함도 산업유산정보센터 설치를 차일피일 미뤘다. 2018년에는 유네스코가 일본의 후속조치가 미흡하다는 결정문을 채택했다. 계속해서 재촉을 받던 일본은 군함도와 동떨어진 도쿄 신주쿠에 정보센터를 설치한 뒤 2020년 6월 15일에 공개했다. 군함도에서 1000킬로미터 이상 떨어진 곳에 정보센터를 설치한 일본은 애초 약속과 달리 '강제노역은 없었다'는 취지의 자료들을 전시했다.

유네스코는 그 뒤에도 후속조치 이행을 거듭 촉구했다. 2021년 7월 22일에는 강력한 유감을 표명하는 결정문을, 2023년 9월 14일에는 약속 이행을 촉구하는 결정문을 또다시 채택했다.

사도광산에 대한 입장 바꾼 한국 정부

2024년 7월 25일 윤덕민(왼쪽) 주일 한국대사가 이임 인사차 도쿄 총리관저를 방문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주일 한국대사관


이처럼 강제징용 피해자들과 한국의 입장에 섰던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일본을 지지하는 쪽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이렇게 된 데는 비슷한 사안인 사도광산 문제가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다.

강제징용 현장인 사도광산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것은 작년 7월 27일이다. 사도광산에 관한 한국 정부의 애초 입장은 당연히 비판적이었다. 2021년 12월 28일, 외교부는 대변인 논평을 통해 군함도에 관한 약속을 이행하지 않은 일본이 또 다른 강제징용 현장의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는 것을 비판하면서 "매우 개탄스러우며 이를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표명했다.

그랬던 한국 정부의 입장이 바뀌고 있다는 보도가 작년 5월 일본에서 나왔다. 그달 11일 자 <산케이신문>은 "2022년 5월 한일관계 개선에 전향적인 윤석열 정권이 출범하면서 한국 측 태도에 변화의 조짐이 생겼다"고 분석했다. <산케이신문>은 윤덕민 당시 주일한국대사의 발언을 근거로 제시했다. "절대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전체 역사를 표시할 수 있는 형태로 할 필요가 있다"는 등등의 발언이었다.

그달 24일 JTBC 보도에 따르면, 윤덕민 대사는 그 전달에 사도광산 지역을 찾아가 "상세한 안내가 없다"라며 "예전에 했던 걸 이어서 하면 된다"는 알쏭달쏭한 발언을 했다. 안내문을 언급하면서 나온 윤 대사의 발언을 일본 언론은 '군함도 사례를 참고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주일한국대사관 측은 부인했지만, 일본 측은 군함도 때 했던 대로 하면 된다는 의미로 이해했다.

사도광산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입장 변화는 일본이 세계유산 등재를 성사시키는 데 결정적 기여를 했다. 일본이 자신감 있게 밀어붙인 것은 주일대사를 통한 한국 정부의 이상야릇한 입장 표명들이 일종의 지지 표시로 이해됐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사도광산에 대한 한국 정부의 태도는 비슷한 사안인 군함도 문제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한국 정부가 사도광산 문제에서 일본을 편들면, 제3국들은 한국 정부가 군함도 문제에 대해서도 그런 입장을 갖게 됐으리라고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 한국이 강제징용 현장에 대한 기존 입장을 견고하게 유지했다면, 세계유산위원회 위원국들이 일본 편을 드는 초유의 사태는 벌어지기 힘들었을 것이다.

이번 사건은 한일 역사전쟁에 관한 한국 외교력에 심각한 결함이 있음을 노출시켰다. 중립적인 제3자들이 피해국이 아닌 가해국을 편든 것은 일본 정부뿐 아니라 한국 정부에도 문제점이 있음을 보여주는 일이다.   < 김종성 기자 >

교육전문성, 윤리적 자질 부족에 표절 시비

'4대강 사업' 적극 도운 이력도 드러나
"이재명 정부 교육개혁 기대 꺼지게 해" 비판

 

이재명 정부의 교육개혁을 이끌 교육부의 수장으로 지명된 이진숙 전 충남대 총장에 대한 반대가 거세게 확산되고 있다. 이진숙 후보자에 대해 매일같이 새로운 의혹과 부적격 사유들이 터져나오고 있다.

이 후보자는 교육 전문성과 윤리적 자질 부족, 표절 의혹, 개혁적 비전 부재와 성과의 부실, 유초중등 교육에 대한 이해 부족, 시대감각과 역사 인식의 결여 등의 비판과 지적을 받고 있다. 이 후보자가 자신의 제안인 것으로 내세우고 있는 '서울대 10개 만들기' 공약에 대해서도 “고등교육 개혁에 대한 오랜 논의였음에도 마치 자신의 정책 아이디어인 것처럼 내세우는 이 후보자의 진심과 능력이 의심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교육계에서는 “이재명 정부가 출범하면서 품었던 본격적인 교육개혁에 대한 기대가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 인해 꺼져가고 있다”며 큰 실망감을 표출하고 있다.

 

이진숙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과 질의응답하고 있다. 2025.6.30 연합
 

8일에도 민주평등사회를 위한 전국 교수연구자협의회 대전세종충청지회와 대전참교육학부모회, 충남대 민주동문회가 성명을 내고 “자진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이들 단체는 성명에서 "후보자에서 자진사퇴하지 않는다면 자리에 연연하는 후안무치함을 넘어 교육계 분열을 초래하고 결국 교육 개혁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학생의 연구물을 가로채는 표절 의혹 연구자를 교육 수장으로 어떻게 신뢰할 수 있겠느냐"면서 "표절로 낙마한 선례를 보더라도 교육부 장관 후보에서 자진사퇴하는 것만이 답"이라고 주장했다.

 

이 후보자는 충남대 교수 시절이던 2018년 실험 설계와 결론 등이 비슷한 논문을 각기 다른 학회지에 게재해 ‘논문 쪼개기' 및 '중복 게재’ 의혹을 받고 있다. 해당 논문들은 자신이 지도하던 대학원생이 같은 해 발표한 논문과도 유사해 제자 논문을 가로챈 것 아니냐는 지적도 사고 있다.

 

이와 관련, 전 대통령 윤석열의 배우자 김건희 씨의 박사학위 논문을 검증해 ‘무더기 표절’ 사실을 밝혀낸 범학계국민검증단이 이 후보자의 논문 10여 편에 대한 검증 작업을 벌이고 있다. 교육언론[창] 등의 보도를 종합하면 김건희 씨 논문을 검증했던 6명의 학자 전원이 지난 4일부터 이 후보자의 논문에 대한 검증 작업에 들어갔으며 오는 11일까지는 검증 결과를 발표하는 게 목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4대강 사업’을 도운 어용위원회‘ 지적을 받은 대통령 소속 국가건축정책위원회(아래 국가건축위)의 1~2기 위원으로 활동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 후보자는 이명박 전 대통령에 의해 2008년부터 2013년까지 국가건축위 민간위원으로 임명됐다. 1기, 2기 모두 민간위원으로 활동했던 이는 이 후보자가 유일했다. 이 후보는 2011년 6월 29일, 국가건축위가 대전시청에서 연 제1차 전국 순회 건축도시정책포럼에 주제발표자로 참여해 “4대강 사업으로 주변 농어촌 경관이 개선됐다”고 발표했다.

 

전국 대학교수와 연구자들이 모인 대학 7단체도 이 후보자에 대해 ‘역사 인식 결여’ 등 7가지 문제를 지적하며 “후보 지명 철회”를 촉구하는 긴급 성명을 지난 2일 발표했다. 사회대개혁지식네트워크, 전국사학민주화교수연대 등의 단체는 성명에서 “우리는 이재명 정부가 출범하면서, 윤석열 정권의 헌정질서 훼손을 넘어 사회 교육개혁에 본격 착수하리라는 기대를 품었다”면서 “그러나 최근 지명된 이 후보자의 면면을 확인하며, 그 기대는 점점 꺼져가는 바람 앞의 등불이 되고 있음을 절감한다”고 밝혔다. 성명은 “교육개혁의 중차대한 사명을 감당하기에는 도덕성과 전문성, 시대적 통찰력이 모두 부족하다는 점에서 전국교수단체는 이 후보자의 지명 철회를 강력히 요구한다”고 했다.

 

한편 이 후보자에 대해 “유초중등 교육의 촘촘한 지원계획 수립 등 교육개혁을 위한 최고의 적임자”로 칭송하는 지지 성명을 낸 충남대 총동창회의 회장은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에서 국회의원 등에 출마하거나 출마를 시도했던 구여권 정치인 출신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주장은 충남대 교수들과 충남대 민주동문회의 이진숙 후보에 대한 평가와 상반된 것이다.  < 이명재 기자 >

 

 

이진숙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2025.6.30 ⓒ 연합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논문 표절 의혹 및 제자 논문 가로채기 논란이 점차 가중되는 모양새다. 이 후보자는 이와 관련해 "인사청문회에서 밝히겠다"는 입장이다.

최근 <조선일보>를 비롯한 다수의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진숙 후보자가 충남대 교수 재직 시절 제자의 석·박사 학위 논문을 그대로 요약해 학술지에 발표한 사례가 여럿 확인됐다. 의혹이 불거진 해당 논문들은 제자들의 석·박사 학위 논문과 비슷한 시기나 길게는 1년여 뒤 학술지에 발표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다수의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진숙 후보자가 교수 재직 시절 쓴 해당 논문들 상당수가 제자 학위 논문에 실린 실험 데이터 및 연구 대상, 결론 등을 별다른 수정 없이 가져왔으면서도 본인을 '제1저자'로 올렸다고 한다. 이는 대표적인 연구 윤리 위반에 해당한다.

논문 표절 의혹으로 낙마한 교육부 장관 후보자들, 대부분 자진 사퇴

교육부 장관 낙마 사례2006년 노무현 정부부터 2022년 윤석열 정부에 이르기까지 논문 표절 의혹 등으로 낙마한 교육부 장관(또는 후보자) 사례를 정리했다. ⓒ 신정섭관련사진보기


지난 20년간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가 논문 표절 등 의혹으로 낙마한 주요 사례 4가지를 표로 정리했다. '낙마'의 유형은 지명 철회 1건, 자진 사퇴(사실상의 경질 포함) 3건이었다.

2006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지명한 김병준 교육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은 제자 논문에 나온 설문조사 데이터를 자신의 논문에 그대로 쓴 '가로채기' 의혹 등으로 취임 13일 만에 자진 사퇴했다. 이때부터 논문 표절 여부는 교육부 장관의 자격을 평가하는 주요 잣대로 자리를 잡았다.

2014년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지명한 김명수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제자의 석사논문을 요약하여 학술지에 '제1저자'로 게재한 사실이 드러나 그해 7월 지명이 철회되었다. 김 후보자는 그 외에 논문 중복 게재, 연구비 부당 수령, 신문 칼럼 제자 대필 등 여러 의혹을 받았다.

2022년 4월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지명한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게는 제자의 박사논문 중 일부를 자신의 학회지 논문에 인용 표시 없이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가족 풀브라이트 장학금 등 이른바 '아빠 찬스' 의혹도 여론을 악화시켰다. 김 후보자는 지명된 지 20일 만인 5월 3일 자진해서 물러났다.

김인철 후보자의 낙마로 2022년 6월에 지명된 박순애 후보자는 자기 논문 표절로 연구 실적을 부풀렸다는 의혹을 받았다. 연구물 한 편을 네 번이나 재활용한 사례까지 나왔다. 여기에 더해 '만 5살 초등학교 입학' 학제 개편안 논란에 과거 만취 음주운전 전력까지 겹쳐 여론이 악화됐고, 결국 장관 취임 35일 만에 스스로 물러났다. 사실상의 경질이라는 해석이 많았다.

낙마의 결정적 이유는 '논문 표절'

위 4가지 낙마 사례의 공통점은 '논문 표절'이다. 제자 또는 자기 논문 표절 의혹 등으로 여론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자, 당시 대통령이 지명을 철회하거나 후보자 본인이 스스로 물러났다. 32일 만에 지명 철회 형식으로 낙마한 김명수 후보자는 흔치 않은 사례에 해당했다. 낙마한 장관들은 대체로 정권에 부담을 주지 않으려 스스로 내려오는 형식을 취했다.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 역시 교수 시절 쓴 논문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 후보자는 지명받은 지 9일이 지난 오늘(8일)까지 "인사청문회에서 충실히 소명하겠다"라는 말만 되풀이하면서 거취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이진숙 전 충남대 총장이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 적임이 아니라는 주장의 근거는 크게 3가지다. 충남대 교수 시절 제자 논문 10여 편 표절 및 본인 논문의 중복 게재 의혹, 초·중등 교육에 대한 전문성 부족과 불분명한 교육철학, 그리고 두 딸을 미국에 조기 유학 보내는 등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행보 등이 그것이다. 이 세 가지 중 가장 결정적인 '결격 사유'로 꼽히는 것은 논문 표절 의혹이다.

표절 의혹이 만약 사실로 확인된다면

대한민국 국민은 교육계 수장에게 상당히 높은 도덕성을 요구한다. 유치원부터 대학교에 이르기까지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육 현장에서 본받아야 할 사표(師表)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논문 표절은 교수 임용이나 대학 총장 선출의 결정적 '결격 사유'이다. 하물며, 국가의 백년지대계를 설계하고 책임져야 할 교육부 장관을 뽑는데 표절 이력은 타협의 여지가 없다.

이진숙 후보 측은 "(제자 논문 표절 의혹이 불거진) 2007~2019년에 작성한 논문들은 충남대 총장 임용 당시 연구윤리검증위원회로부터 이미 검증받았다"라고 해명했다. 충남대 연구윤리검증위원회가 얼마나 엄격하고 철저하게 심사했는지는 두고 볼 일이지만, 만약 표절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면 엄청난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민주평등사회를위한전국교수연구자협의회(민교협) 대전세종충청지회, 대전참교육학부모회, 충남대학교 민주동문회는 지난 7일 공동 성명을 내어,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강력히 요구했다. 이들은 "이 후보자가 과거 제자 연구물을 가로챘다는 표절 의혹과 관련해 총장 시절엔 내부에서 숨겼을지 모르지만,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선 어림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진숙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16일 오전 10시 열린다. < 신정섭 기자 >

 

 

이진숙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6월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
 


이진숙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싸고 논문 중복 게재(쪼개기 의혹)·제자 논문 표절 의혹 등이 제기되는 가운데, 여당 측도 이 후보자를 향해 "사과할 게 있으면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8일 오후 국회에서는 이진숙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 실시계획서 채택, 자료제출 요구의 건 등을 의결하는 교육위원회 전체회의가 진행됐다. 야당 간사인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저희가 요청한 자료를 교육부와 관련 대학, 관련 기관들은 반드시 제출해 달라. 요청 자료를 이유 없이, 기밀이 아닐 때도 불구하고 이를 이유로 제출을 거부하면 관계자들을 고발하겠다"라고 지적했다.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진숙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대해 자료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 ⓒ 유성호


이날 김영호 교육위원장(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 측이 제기한 인사 청문 관련 자료제출 요청에 동의하며 "저는 이재명 정부의 장관 후보가 실수할 수 있고 잘못이 있을 수도 있지만, (어쨌든) 일단 자료를 제출하고 사과할 점이 있으면 사과하고 국민들께 평가를 받는 것이 옳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국회는 여든 야든 행정부를 감시 견제해야 될 의무가 있기 때문에, 제가 이진숙 후보님을 뵀을 때, 또 (교육부) 기조실장님께도 분명히 말씀드렸지만 '다른 건 몰라도 자료 제출은 분명히 하셔야 된다'는 말씀을 후보에게도, 교육부에게도 드렸다"라고 덧붙였다.

이 후보자는 2018년 충남대 교수 시절 쓴 논문을 둘러싸고 연구윤리 부적절 논란, 1개 논문 학회지 중복 게재 의혹, 제자들 10여개 석박사 논문 표절 의혹 등을 받고 있다.

국민의힘 측은 이 후보자를 향해 "사퇴하라"고 요구하며 벼르는 모양새다. 이준우 국민의힘 대변인은 6일 논평에서 "이 후보자의 연구윤리 위반 의혹은 범죄 수준이다. '연구윤리 파괴자'라는 이름이 더 어울릴 정도"라며 "2018년 논문은 제자의 박사학위 논문과 '판박이 수준'이라고 한다", "이 후보자는 즉시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 또한 8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 후보자의 제자 논문 표절은 권력형 범죄"라며 "제자 논문을 통째로 표절했다. 급하게 베껴 쓰다가 오타도 났다. (제자 논문의) '10m 정도'를 '10m wjd도'라고 썼다. 표절 후 제대로 읽어보지도 않은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후보자 측은 "총장 임용과정에서 해소됐다"라며 추가 의혹에 대해선 "인사청문회에서 충실히 소명하겠다"란 입장을 되풀이 하고 있다. 지난주 민주당 교육위 위원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이 후보자는 이같은 입장을 반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여러 의혹 제기에도 '강력한 한 방은 없다'며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김영호 위원장은 이날 교육위 폐회 뒤 기자들과 만나 '낙마 가능성' 질문에 "아직은 전혀 그런 게 없다"며 "(여러 의혹이) 나오지만 치명적인 약점은 아닌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의혹은) 나오는데, (낙마할 만한) 한 방은 없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국회 교육위에선 이 후보자 인사청문회 실시계획서 등이 채택됐다. 이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오는 16일 열릴 예정이다.      < 유성애 기자 >

김영호 국회 교육위원회 위원장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진숙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실시계획서 채택의 건을 의결하고 있다. ⓒ 유성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