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내란 특검법, 17일 본회의 통과
‘부화수행자’도 처벌 대상으로 명시
“소극적 저항한 군경, 적극 보호해야”

 

 
 
‘12·3 내란사태’ 당시 국회 본관 안으로 진입한 계엄군. 연합
 

‘12·3 내란사태’의 진상을 밝혀내기 위한 특검법이 지난 17일 본회의를 통과해 정부에 넘겨졌습니다. 이달 하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겸 부총리 기획재정부 장관이 수용하느냐, 거부하느냐에 따라 내란 특검이 빠르면 2월 출범할 수 있게 된 셈입니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과 2인자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군·경 주요 가담자들의 비상계엄 선포 전후 ‘죄상’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 국가수사본부(국수본), 검찰이 상당히 수사를 진행한 터라 그 외 정부 관계자들이 얼마나 내란에 가담했는지도 특검의 주요 수사 대상이 될 듯합니다.

 

특히 1차로 발의된 내란 특검법과 달리 이번에 새로 통과한 2차 내란 특검법은 ‘부화수행자’까지 처벌 대상으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탄핵소추된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 등 ‘주요 가담자’ 말고도 내란 모의를 적극적으로 말리지 않거나 소극적으로 동조한 이들까지 수사 대상으로 명시한 것입니다.

 

주목되는 것은 ‘서울의 밤’ 당시, 상황을 잘 모르고 가담한 대부분의 계엄군, 경찰 등까지 수사 대상에 포함되는지 여부입니다. 만약 이들을 포함할 경우, 특검의 수사 범위가 크게 확대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날 ‘국회로 오는 것인지도 몰랐다’는 계엄군, 국회를 둘러싸고 의원들의 출입을 방해한 경찰, 윤석열 대통령 체포를 막기 위해 한남동 관저 앞을 둘러싼 대통령 경호처. 이들도 내란 특검법으로 처벌받게 되는 걸까요?

 

내란죄에 따르면 부화수행이란 “내란 모의에서 줏대 없이 다른 사람의 주장에 따라 행동했다”는 의미로, 5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형에 해당하는 중대 범죄입니다. 계엄군 일부가 국회의원 체포가 임무라는 것을 모르는 상태로 헬기에 탑승하고 작전에 투입됐다 하더라도, 임무를 알게 된 후 이에 바로 항명하지 않고 국회 본청 진입을 시도하는 등 소극적으로나마 지시에 따랐다면 ‘부화수행’에 해당할 여지가 생깁니다. 계엄이 선포된 상황을 알고 있으면서 계엄 해제를 위해 국회로 모인 의원들이 출입할 수 없게 한 경찰의 행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1차 때 넣지 않았던 이 조항이 명시된 이유에 대해,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형법에 우두머리, 주요임무종사자, 부화수행 이렇게 세 단계로 나뉘어 있기에 법조문에 맞춰 명시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국민의 힘 쪽이 발의한 내란 특검법 안에도 부화수행이 명시돼있습니다.

 

법조계 의견을 들어보면, 계엄군과 국회를 통제한 경찰 등은 1차적으로 수사 대상에 포함됩니다. 당시 상황이 어땠는지, 지휘관들은 어떤 입장을 취하고 어떤 지시를 내렸는지 등을 수사할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적극적으로 상황을 지휘한 지휘관의 경우 부화수행자가 아닌 주요임무종사자로 처벌받게 됩니다.

 

다만 법안을 마련한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의 의견 등을 종합하면, 처벌 기준은 ‘고의성’이 있었느냐이기 때문에 소극적으로 임무를 행한 이들이 부화수행자로 실제 처벌까지 받게 될 가능성은 작습니다. 법안 성안에 참여한 한 원내대표단 관계자는 “민주당은 상황 인식 후 소극적인 저항을 했던 군경에 대해서는 오히려 적극적으로 보호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자백할 경우 형이 감면되는 것이 원칙이지만, 이를 강조하는 의미에서 이들을 감면할 수 있는 내용을 특별법에 따로 만들어 넣으려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애초에 기소권을 가진 특검이 재량껏 판단해, 무고하다고 볼 수 있는 이들은 기소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입장도 있습니다. 변호사 출신의 한 야당 관계자는 “법무부 장관 등이 통일된 기준을 제시해서, 무고한 이들은 선처하라는 식의 방침을 권고할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윤 대통령의 관저를 에워싸고 체포를 방해한 경호처 직원들이 내란 특검법 수사대상에 포함되는지 역시 또다른 쟁점 중 하나입니다. 계엄 종식과 함께 내란이 끝났다고 보는 국민의힘 입장에서 이들은 내란에 가담한 것이 아니지만, 계엄 해제 후에도 내란이 유지되고 있다고 보는 민주당 입장에서 이들은 내란에 가담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들이 내란죄 부화수행자로 형사 처벌받아 금고 이상 형을 선고받는다면, 국가공무원법 69조에 따라 퇴직 처리될 가능성이 큽니다.

 

다만 이들 역시 결과적으로 윤 대통령 체포영장 2차집행 당시 상관의 지시에 불응하며 체포에 협조한 정황이 반영된다면, 상황을 지휘한 몇몇 지휘관을 제외하고는 실제 처벌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작다는 전망이 많습니다.   < 한겨레 고경주 기자 >

 

김용현 궤변 속 계엄 찬성했다는 국무위원 밝혀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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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4차변론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 직접 증인신문을 하자, 김 전 장관이 답변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제공
 

지난 23일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4차 변론에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12·3 비상계엄 직전 국무회의 당시 계엄에 동의한 국무위원이 있었다고 말했다. 또 비상계엄 관련 대통령 지시사항이 적힌 문건을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등에게도 전달했다고 했다. 엄정한 수사를 통해 ‘내란 공범’들의 실체가 밝혀져야 한다.

 

김 전 장관은 ‘국무회의 당시 계엄에 동의한 사람이 있었느냐’는 국회 대리인단의 질문에 “동의한 사람이 있었다”고 답했다. 다만 구체적인 면면에 대해선 “제가 말씀드리기는 곤란하다”고 했다. 이는 국무위원 모두가 계엄에 반대했다는 국무위원들의 기존 주장과 어긋난다.

 

한 총리는 지난달 11일 국회 본회의 현안보고에서 “당시 국무회의 자체가 많은 절차적·실체적 흠결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모든 국무위원들은 (계엄 선포에) 반대하고 걱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 사람도 이걸 해야 한다고 찬성하는 사람은 없었던 걸로 기억한다”(박성재 법무부 장관), “(계엄에 대해) 대부분 장관이 우려했다”(이 전 행안부 장관) 등 참석자들의 언급도 있었다. 김 전 장관의 증언대로 일부 국무위원이 윤 대통령의 위헌·위법적 비상계엄 선포에 동의했다면 내란죄 공범의 책임을 면할 수 없다.

 

김 전 장관은 이와 함께 윤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최상목 기획재정부 장관, 조지호 전 경찰청장 외에 한 총리와 이 전 장관 등에게도 문건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앞서 조 장관은 윤 대통령에게서 ‘외교부 장관이 취해야 할 조치에 관한 지시사항’이 적힌 종이를 받았다고 했고,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국가 비상입법기구 관련 예산 편성’이 적힌 쪽지를 건네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최 대행이 받은 ‘비상입법기구 예산 편성’ 지시는 헌법기관인 국회를 무력화하는 시도로서 국헌 문란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상태다.

 

하지만 한 총리는 자신이 문건을 받은 사실은 밝히지 않은 채, “굉장히 충격적인 상황”이어서 다른 사람들이 쪽지를 받는 장면은 보지 못했다고만 했다. 이 전 장관 역시 지난 22일 내란 국정조사특위에서 모든 증언을 거부했지만, 계엄 관련 지시 문건을 받았다는 증언이 나온 상황에서 이에 대한 수사는 필수적이다. 이 지시 문건에 한겨레 등 일부 언론에 대한 단전·단수 지시가 포함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동안 비상계엄 국무회의 참석자들은 안건에 대한 실질적 논의도 못 한 채 윤 대통령의 일방적 통보만 받은 것처럼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김 전 장관의 증언이 나온 만큼, 수사기관은 당시 회의에서 계엄에 동의한 이들이 누구인지, 개별 위원들은 윤 대통령에게 어떤 지시를 받았는지 확인해야 한다. 내란죄 공범이 누구 하나라도 누락되어서는 안 된다.

 

헌정사상 첫 현직 대통령 기소 주요 신문 입장

12·3 비상계엄 선포 헌정 유린 54일 만...

중앙일보 “재판에서 정의 세워야”

경향신문 “‘내란 단죄’ 철저해야”

동아일보 “공소 유지 부실 없어야”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 오후 경기 과천시 공수처에서 조사를 마치고 서울구치소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
 

검찰이 26일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윤석열 대통령을 구속 기소했다. 12·3 비상계엄 선포로 헌정 유린에 나선 지 54일 만이다. 현직 대통령 기소는 헌정사상 처음이다. 주요 종합일간지들은 27일자 사설에서 “재판에서 정의 세워야”(중앙일보), “신속한 재판으로 준엄히 단죄해야”(한겨레)와 같은 입장을 내놨다. 반면 조선일보는 법원의 윤석열 구속 기간 연장 불허에 의미를 부여하며 “공수처·법원이 합작한 총체적 사법 혼란”을 강조했다. 

 

동아일보는 <檢, ‘내란수괴’ 혐의 尹 구속 기소… 공소 유지 부실 없어야> 사설에서 “윤 대통령은 군 병력을 투입해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장악하려 한 혐의, 국회를 봉쇄하고 계엄 해제 요구 표결을 막으려 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사실로 확인되면 하나하나가 국헌 문란과 직결되는 엄중한 사안들”이라고 밝혔다. 동아일보는 “비상계엄 선포 이후 50여 일이 지났지만, 계엄의 실체를 둘러싼 공방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국회에 군을 보낸 것은 질서 유지 목적이었다는 등 윤 대통령 측에선 사리에 맞지 않는 주장을 쏟아내고 있다”며 “진실을 가려내 형사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곳은 법정뿐”이라고 했다.

 

중앙일보는 <윤 대통령 내란 혐의 구속기소…재판에서 정의 세워야> 사설에서 “윤 대통령의 혐의가 중대한 만큼 검찰의 구속기소는 당연한 결정”이라고 밝힌 뒤 “윤 대통령 측은 수사에 비협조적인 자세를 보이며, 시대착오적인 비상계엄의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 수사를 거부한 윤 대통령은 재판에는 성실하게 임해 법적 책임을 지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할 것”이라고 했다. 동시에 “윤 대통령에 대한 수사와 기소 과정에 계속 논란이 벌어졌던 것은 돌아봐야 할 부분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검수완박)과 공수처 설치가 허술하게 이뤄진 것도 혼란을 키운 주요 원인”이라고 했다.

 

한겨레는 <윤석열 구속기소, 신속한 재판으로 준엄히 단죄해야> 사설에서 “누구보다 법을 존중해야 할 검찰총장 출신의 대통령이 법원의 영장을 무시하고 경호처를 앞세워 저항하는 바람에 유혈 사태까지 우려되는 상황이 연출됐고, 법원이 폭도들에 의해 집단 공격당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며 “공수처와 경찰, 검찰은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박성재 법무부 장관 등 국무위원들의 계엄 당시 역할과 행태 등 남은 수사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했다. 수사·기소 과정에서의 혼란을 두고선 “수사라는 행정 행위와 기소라는 사법 행위를 분리해 검찰이 기소 기관으로서 제자리를 찾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수사 불응’ 윤석열 구속기소, 검찰은 ‘내란 단죄’ 철저해야> 사설에서 “수사에 일절 불응하며 극우·지지층을 선동하고, 갖은 궤변·거짓말로 법치를 부정하는 내란 혐의자의 구속 기소는 사필귀정이다. 검찰은 빈틈없는 공소유지로 윤석열의 망동을 엄벌해 국민들의 막힌 속을 뚫어주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총을 쏴서라도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윤석열 지시와 ‘비상입법기구’ 준비 쪽지 등 내란 수괴 혐의를 입증할 증언·증거는 차고 넘친다”고 덧붙였다.

 

조선일보는 <공수처·법원이 합작한 총체적 사법 혼란> 사설에서 “검찰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두 차례나 신청한 구속 기간 연장을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공수처법에 검찰의 보완수사권에 대한 명시적 규정이 없다며 연장을 허가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검찰은 윤 대통령을 석방하고 수사를 계속할지 여부를 고민하다 추가 조사 없이 구속기소하는 쪽을 택했다”며 “체포에서 기소 직전까지 마치 롤러코스터를 탄 듯 고비마다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의 졸속 수사권 조정이 근본적인 원인을 제공했지만, 상황이 겉잡을 수 없이 꼬여 버린데는 공수처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조선일보는 “공수처는 내란죄 수사권이 없는데도 윤 대통령 수사에 무리하게 뛰어들었다. 체포영장도 서울중앙지법이 아닌 서울서부지법에 청구해 ‘영장 쇼핑’ 논란을 불렀다. 법원도 계엄 사태 이후 법 규정이 애매한 상황에서 여론에 편승한 판단을 해오다 마지막 순간 법을 엄격하게 적용하면서 스스로 모순에 빠져 버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신문은 현 상황을 가리켜 “수사권 관련 졸속 입법과 공수처·법원이 합작한 총체적 사법 혼란”이라 명명했다.

 

반면 경향신문은 “법원의 구속 기간 연장 불허도 윤석열 측이 계속 트집 잡아 온 공수처의 독립적 수사 권한을 재확인해준 것이고, 그걸 넘겨받은 검찰이 윤석열을 구속 기소하면서 이 사건의 사법처리 안정성이 한층 높아졌다”고 했다. 이 신문은 “공수처·경찰·검찰의 수사·기소 혼선이 있었지만, 이렇게 된 데는 법꾸라지식 지연·방해 술책을 펴온 윤석열의 책임이 크다”면서 “최상목 권한대행은 좌고우면하지 말고 특검법을 즉각 공포해 윤석열의 남아 있는 의혹 규명과 공소유지를 특검이 맡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 미디어오늘  정철운 기자 >

윤석열 구속기소에 광분, 끝까지 법꾸라지 술책

정권 전위부대 노릇한 검찰에까지 악담과 저주
변호인단, 법원 적법절차 무시 "독수독과" 강변
대통령실 "불법에 편법 더해 기소, 너무도 야속"
국힘 "검찰은 공수처 하청기관" "총장 사퇴해야"

민주 "실제론 조기 대선 준비, 이중적 태도 가관"
조국혁신 "내란공범 박성재‧김주현도 신속 수사"
시민사회 "법원, 윤 보석 등 풀어주면 절대 안 돼"

 

27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가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1.27. 연합
 

내란 수괴가 행여나 석방될까봐 막판까지 마음을 졸였던 대다수 국민은 검찰이 윤석열 대통령을 구속기소하자 겨우 안도의 한숨을 쉬게 됐다. 사필귀정이다. 이제 윤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과는 별개로 법정에서 범죄 사실을 낱낱이 규명하고 형사처벌의 철퇴를 내릴 '법원의 시간'이 왔다.

 

그러나 윤 대통령 변호인단과 대통령실, 국민의힘 등 내란 동조 세력은 여전히 수사기관과 법원의 적법절차를 부정하는 법꾸라지식 술책으로 여론 선동을 멈추지 않고 있다. 이제는 검찰까지 맹비난하면서 최후의 몸부림을 치는 모양새다. 현 정권의 핵심 파트너로서 전위부대 노릇을 해온 검찰이 윤 대통령을 '손절'하고, 그런 검찰을 향해 여권이 악담과 저주를 퍼붓는 데서 검찰독재정권의 추악한 말로가 단적으로 드러나는 형국이다.

 

윤 대통령 변호인단은 27일 입장문을 내고 "억지와 궤변이 만든 수사 참극"이라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검찰의 사법 파괴를 규탄한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애당초 공수처는 정치권의 불순한 의도로 설립된 태생부터 잘못된 기관이고 이번 수사로 그 역량 부족을 여실히 드러냈다"면서 "검찰은 공수처의 위법 수사에 눈을 감고 기소대행청, 지게꾼 노릇을 자임했다. 검찰 스스로 인권보호기관으로서의 막중한 책무를 내던지고 공수처의 공범이 되기를 자처한 것"이라고 두 수사기관을 싸잡아 공격했다. 나아가 "공수처의 수사가 불법이므로 검찰의 기소 또한 불법의 연장일 뿐"이라며 "독이 있는 나무에는 독이 있는 열매가 맺힐 뿐"이라고 '독수독과(毒樹毒果)' 이론을 꺼내들었다.

 

이는 적법절차에 따르지 않은 위법행위를 기초로 증거가 수집된 경우 당해 증거뿐 아니라 이를 토대로 획득한 2차적 증거도 증거능력이 부정된다는 이론이다. 법원 판례도 원칙적으로 증거능력을 부정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윤 대통령 수사의 경우 법원이 수 차례 그 적법성을 확인해준 바 있기 때문에 변호인단의 '독수독과' 주장은 일고의 가치도 없는 궤변에 불과하다. 또 다시 여론을 오도하고 광신적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기만술인 것이다.

 

윤 대통령의 절친이자 변호인단의 일원인 석동현 변호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멍석을 깔아주어도 제구실 못하고 알아서 기는 검찰'이란 제목의 글을 올려 "이제 검찰청이란 간판도 떼내 버리고 기소청이나 지게청으로 바꾸어 다는 것이 맞겠다"면서 "바보같이 조사 한 번 한 적 없는 현직 대통령을 내란죄로 구속기소한 것은 공수처의 하수처리장을 자처한 꼴"이라고 친정인 검찰을 원색적으로 비하했다. 석 변호사는 대검찰청 대변인과 검사장을 지낸 인물이다.

 

용산 참모진도 가세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출입 기자들에게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여전히 국가원수인 대한민국 대통령을 불법에 편법을 더해 구속기소한 현 상황이 너무도 야속하고 안타깝다"고 전했다. 지난 19일 윤 대통령이 내란죄 혐의로 구속됐을 때도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다른 야권 정치인들과의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 결과로서, 사법부의 공정성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떨어뜨리게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반발했었다.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비상계엄이) 헌정 문란 목적의 폭동인지, 헌정 문란을 멈춰 세우기 위한 비상조치인지 결국은 국민이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했던 연장선상에서 비상계엄을 사실상 두둔하는 메시지를 잇따라 발신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인봉의료재단 영등포병원에서 설 연휴 응급의료체계 현장점검을 한 뒤 보도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2025.1.27. 연합

 

검찰과 한 식구로 지내왔던 여당도 '공수처의 하청 기구'라는 모욕적 표현을 반복하며 검찰 때리기에 발 벗고 나서는 이례적인 광경을 연출했다. 국민의힘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윤 대통령 체포와 수사, 구속기소를 '형사사법 체계 대혼란'으로 규정한 뒤 "검찰은 '공수처의 기소 하청기관'처럼 윤 대통령을 대면조사 없이 구속기소했다. 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 구속기소가 이렇게 엉터리 절차로 진행된다면 엄청난 후폭풍은 또 어떻게 감당하겠는가?"라며 "앞으로의 재판 과정에서도, 공수처의 수사권 논란부터 불법 체포, 불법 수사, 불법 구금 문제로 인해 위법수집 증거 논란 등을 둘러싼 법적 논란과 국론 분열은 불을 보듯 뻔하다"고 여당의 '희망 사항'을 부각시켰다.

 

김대식 원내수석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이번 기소는 법적·절차적 하자가 중대하다는 점에서 국민적 신뢰를 훼손할 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국가의 격을 실추시켰다는 점에서 명백한 검찰의 오판이며 대한민국 사법 체계에 심각한 상처를 남기게 될 것"이라며 "검찰은 공수처의 불법 수사를 단죄하기는커녕 이를 근거로 기소를 강행함으로써 공수처의 '하청 기구', '기소 대행 기구'로 전락한 모습을 전 국민 앞에 보여줬다. 국민의힘은 이번 기소가 대한민국의 헌정 질서를 위협하고 법치주의를 심각하게 훼손한 사건으로 보고 강력히 규탄한다"고 했다.

 

이밖에 "검찰이 최고 수사기관이라는 위상과 명성을 스스로 포기해버렸다"(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 "부실하고 부당하며 부정의한 기소다. 권력에 따라 알아서 눕는 검찰을 누가 신뢰하겠냐"(권성동 원내대표) "공수처의 불법 수사를 추인하고 무리한 구속기소를 강행한 심우정 검찰총장은 즉각 사퇴하라"(윤상현 의원) "검찰은 공수처와 불법 수사의 공범이 됐다. 이로써 대한민국의 모든 수사기관이 불법 수사의 혐의를 지게 됐다"(나경원 의원) 등 여당 지도부와 중진 '맹윤'들의 검찰 성토가 줄을 이었다.

 

27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 경찰이 배치돼 있다. 지난 26일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윤석열 대통령을 구속기소했다. 2025.1.27. 연합

 

이에 야권은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둔 여권의 정략적 공세를 신랄하게 비판하며 내란 선동 세력도 철저히 단죄해야 한다고 반격했다.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국민의힘은 지금껏 제 입맛에 맞지 않으면 공수처도, 검찰도, 법원도, 헌재도 부정해 왔다. 이렇게 대한민국 사법 체계를 통째로 부정하면 도대체 무엇이 남는가?"라며 "내란 우두머리 대통령을 배출해놓고 일말의 반성조차 없는 뻔뻔함, 정당한 사법 절차마저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오만함이 점입가경"이라고 개탄했다. 또 "더욱 가관인 것은 이들의 이중적 태도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윤석열 수호에 앞장서는 국민의힘이 실제로는 조기 대선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면서 "그 조기 대선 준비라는 것도 고작 이재명 때리기가 전부라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 집권 기간 내내 이재명 때리기로 국력을 소진하고, 결국 내란으로 나라를 절단 내놓고 또 정치공세인가"라고 힐난했다.

 

한민수 대변인은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마침내 내란 수괴에 대한 단죄가 이제 시작된다. 불법 계엄을 모의하고 실행한 일당은 물론이고 유언비어를 유포하며 내란을 선동한 자들까지 모두 죄를 물어야 한다"며 "피고인 윤석열은 더 이상 궤변과 거짓말, 자기부정으로 신성한 법정에서 법관을 우롱하지 말라. 근거 없는 망상으로 극우 지지자를 선동하려는 시도도 멈추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법원은 내란 수괴 윤석열의 국헌 문란과 민주주의 유린에 대해 엄정하게 책임을 물어달라"면서 "수많은 국민의 희생으로 세운 헌정 질서와 민주주의를 다시는 누구도 유린할 수 없도록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한 판결을 내려달라. 그것이 사법 정의이고, 법치이며 주권자인 국민의 명령"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윤재관 조국혁신당 대변인을 논평을 통해 검찰에 ▲내란 특검이 가동될 때까지 윤석열에 대한 공소 유지를 책임감 있게 똑바로 해야 한다 ▲공소장을 헌법재판소에 즉시 제출해 탄핵 절차가 더욱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12.3 내란의 주요 공범 혐의를 받고 있으며 12.4 안가 회동의 멤버였던 박성재 법무부 장관, 김주현 민정수석 수사에 신속하게 속도를 내야 한다 등 세 가지 사항을 요구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에게도 내란 특검의 출범을 더 이상 막지 말고 거부권을 행사하지 말 것을 강력하게 주문했다.

 

시민사회는 검찰의 엄정한 공소 유지와 법원의 철저한 처벌을 한목소리로 촉구했다. 특히 윤석열을 보석으로 석방해 구치소 밖으로 나오는 일이 절대 없어야 한다고 극도로 경계했다. 1500여 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은 입장문을 발표해 "검찰의 윤석열 구속기소는 헌법과 민주주의를 지키려 광장에 나온 주권자 시민의 힘으로 이뤄낸 당연한 결과"라고 밝혔다. 이어 "검찰은 내란수괴 윤석열에 대한 엄정한 처벌을 위해 법정에서의 혐의 입증 등 공소 유지에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면서 "법원 역시 대한민국에서 다시는 내란을 획책하는 자가 나올 수 없도록 엄정한 처벌에 나서야 한다. 주권자 시민들이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음을 명심하라"고 했다.

 

참여연대 역시 논평에서 "민주주의를 지키고 헌정 질서를 바로잡기 위해 거리로 나온 주권자 시민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시민들은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과 그 일당들에 대한 철저한 사법적 단죄와 청산을 요구하고 있다"며 "검찰과 법원은 국민의 열망과 요구에 마땅히 부응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윤석열과 주요 내란 중요임무 종사자에 대한 1차 수사는 마무리되었으나, 여전히 내란 부화수행자들과 동조, 묵인, 선전‧선동 세력에 대한 수사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면서 "일부 국무위원들이 비상계엄 선포에 동의했다는 김용현의 증언이 있었던 만큼 국무위원들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뒤따라야 한다"고 당부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성명을 통해 "검찰은 지금 이 순간부터 공소 유지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공소 제기 이후라 하더라도 공소를 유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자료를 확보할 수 있으며, 재판 중에도 추가 증거를 얼마든지 제출할 수 있다"면서 "법원의 역할도 중요하다. 사건의 전말이 점점 밝혀지고 있는 이때 법원이 혹시라도 원칙을 벗어나 구속 상태를 해제하거나 보석으로 풀어줄 경우, 윤석열은 자신의 지위와 권력을 이용하여 추가적인 증거 인멸과 수사 방해를 시도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석열은 지금 이 순간에도 지지자들을 선동해 사회적 분열과 혼란을 조장하고 있다. 그를 지지하는 일부 극렬세력은 만일 석방이 이루어질 경우 이를 이용해 공수처와 법원의 정당성을 공격하고, 사회적 갈등을 고조시킬 것"이라며 "이미 우리는 사상 초유의 '법원 폭동' 사태를 경험하면서 민주주의와 법치주의가 한순간에 붕괴될 수도 있다는 공포를 경험하였다. 윤석열이 구치소 밖으로 나오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 민들레 김호경 기자 >

유승수 변호사, 탄핵 반대 집회에서                                                                                                                                 "재판관은 빨갱이, 불공정 재판" 주장 ...                                                                                                                               서부지법 폭동 피의자는 "애국투사"

 

탄핵심판 4차 변론에서 김용현 측 변호인 유승수 변호사와 문형배 재판관이 증언 중 조력을 두고 말하고 있는 모습 ⓒ 헌법재판소 갈무리관련사진보기
 

김용현 전 국방장관 측 변호사가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해 헌법재판관을 가리켜 "좌익 빨갱이"라고 말해 논란입니다.

지난 23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4차 변론에 김용현 전 국방장관이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이날 김 전 장관은 국회 측 반대신문은 거부했습니다. 그러다가 윤 대통령 측이 허락을 하고 나서야 증언을 시작했습니다.

김 전 장관의 증언이 이어지는 가운데 유승수 변호사가 '증인은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하며 개입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문형배 재판관은 "증언 중에 동석자가 증인에게 조언을 할 수는 없다"는 규정을 고지했습니다.

유 변호사가 '증언 거부권'을 거론하며 항의하자 문 재판관은 "거부권을 행사하고 안 하는 것은 본인이 하는 것"이라며 "일반적으로 조언을 하는 건 가능하지만 휴정을 할 때나 (탄핵심판) 직전에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위법사항이 발견되면 (재판관에게 ) 요청을 할 순 있으나 증언 중 조언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용현 측 변호사 "헌법재판관은 좌익 빨갱이"

23일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해 발언하는 김용현 전 국방장관 측 유승수 변호사 ⓒ 신의한수 유튜브 갈무리관련사진보기


탄핵심판 4차 변론이 끝난 23일 저녁 유 변호사는 헌법재판소 앞에서 열린 극우 단체의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했습니다.

이날 유 변호사는 무대에 올라가 "문형배 이와 같은 자가 주재하는 재판을 우리는 공정한 재판이라고 하지 않는다"라고 말했습니다.

유 변호사는 "더불어민주당 이 빨갱이 XX들이 방청석에서 야유를 보내고 온갖 패악질을 벌여도 헌재 소장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문형배, 김형두, 이미선. 세 명이 거기서 앉아가지고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재판을 장난치고 있고, 앞에는 좌익 빨갱이 불공정 재판관들이 쭉 앉아있다"라며 헌법재판관들을 모욕했습니다.

유 변호사는 "빨갱이 재판관들, 헌법재판관들은 지금도 오늘이라도 당장 탄핵심판 인용 결정을 내리고 싶을 것"이라며 근거로 "그들은 그냥 얼굴로, 표정으로, 입으로 다 얘기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일각에선 탄핵 심판을 불복하겠다는 선동이라고 지적합니다.

그는 서부지법 폭동 피의자들을 가리켜 "서부지방법원에서 수없이 잡혀간 우리 애국투사들"이라며 이들을 옹호하기도 했습니다.

"윤석열·김용현은 전생의 부부"... 입을 맞춘 피의자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4차 변론에 출석한 윤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장관 ⓒ 헌법재판소 갈무리관련사진보기


헌법재판관들을 향해선 막말을 쏟아낸 유 변호사는 윤 대통령을 향해선 "우리 대통령님은 당당하시고 대통령의 얼굴에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겠다는 그 의지가 철철 흘러넘친다"면서 극찬을 아끼지 않습니다.

그는 "우리 대통령님이 뭘 보고 힘을 이렇게 내실 수 있는 걸까요"라고 물은 뒤 "우리 자유애국 시민들 보약 먹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여러분들의 외침과 응원으로 탄핵심판에서 단 한 마디도 밀리지 않고 당당하게 잘하고 있다"라며 극우 집회를 선동하는 듯한 발언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유 변호사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장관을 가리켜 "두 분은 전생의 부부가 아니었을까"라고 말했습니다.

23일 헌법재판소 심판정에서 만난 두 사람은 서로 눈빛을 교환하거나 윤 대통령이 김 전 장관을 '우리 장관님'이라로 부르기도 했습니다. 윤 대통령이 "기억나십니까"라고 묻자 김 전 장관은 "지금 말씀하시니까 기억납니다"라며 보조를 맞추는 모습도 나왔습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장관이 전생의 부부라서 잘 맞다기 보단 범죄 혐의와 처벌을 모면하기 위해 입을 맞춘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드는 장면이었습니다.  <  오마이 임병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