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자유통일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 맡아 리박스쿨 연구원들과 함께 총선에 출마,

다른 하나는 김 후보가 리박스쿨 대표인 손효숙 대표 주관 행사에 여러차례 참석

더불어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내란잔당 선거공작 저지단 정성호(가운데)·박선원(오른쪽) 단장이 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댓글 공작’ 의혹을 받는 ‘리박스쿨’과 관련해 국민의힘이 입장을 밝힐 것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

 

더불어민주당이 ‘댓글 공작’ 의혹을 받는 ‘리박스쿨’과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의 연루설을 제기하는 근거는 크게 두가지다. 하나는 김 후보가 2020년 총선 당시 기독자유통일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리박스쿨 연구원들과 함께 총선에 출마한 점, 다른 하나는 김 후보가 리박스쿨 대표인 손효숙 대표 주관 행사에 여러차례 참석한 사실이다.

 

민주당 중앙선대위 신속대응단이 1일 공개한 유튜브 영상을 보면, 리박스쿨은 2020년 활동을 보고하면서 21대 총선에 출마한 4명의 국회의원 후보를 소개한다. 후보에는 김문수 당시 선대위원장을 비롯해 기독자유통일당 소속으로 종로에 출마한 양아무개씨, 안양에 출마한 이아무개씨가 등장한다. 민주당 신속대응단은 “리박스쿨 연구원인 양씨와 이씨가 김 후보와 전광훈 목사가 만든 정당의 총선 후보로 출마했고, 김 후보 옆에서 사퇴 기자회견까지 했다”며 김 후보와 리박스쿨의 밀접한 관계가 드러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리박스쿨과 김문수 후보가 기독자유통일당을 고리로 연결돼 있었다는 뜻이다.

 

실제 당시 언론 보도를 보면 김 후보는 공동선대위원장으로서 보수 우파의 승리를 위해 지역구 후보 3인이 사퇴한다는 기자회견을 열었는데, 그 기자회견에 양씨와 이씨가 김 후보와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이 기사의 사진에 담겨 있다.

 

김 후보와 리박스쿨의 관련성을 보여준다며 민주당이 제시한 근거는 더 있다. 2017년 손 대표가 세운 프리덤칼리지장학회는 1년 뒤 ‘2020 총선 필승! 선거입문 정치교실 1기 수강생 모집’ 공고를 냈는데, 강사 명단에 김 후보의 이름이 있다. 2020년 리박스쿨 등 극우단체들이 주관한 ‘자유필승선거학교 교육생 모집’ 공고문에는 김 후보가 운영하는 김문수티브이가 협력사로 등장한다.

 

리박스쿨과 국민의힘의 연루설은 손 대표가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과 공동기획한 행사에 권성동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가 참석한 사실에서 비롯됐다. 이 의혹을 처음 다룬 뉴스타파의 지난 30일 보도를 보면 5월27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훼손 중단 촉구 기자회견’에 권 원내대표와 김상훈 정책위의장이 참석했다. 기자회견은 교사의 정치 활동을 보장하겠다는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공약을 비판하는 내용이었는데, 이 자리엔 리박스쿨 ‘자손군’(댓글로 나라 구하는 자유손가락 군대) 소속 댓글팀원 5명도 참석해 권 원내대표 등과 사진을 찍었다.

 

리박스쿨은 지난해 1월 청소년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서울 용산 대통령실을 견학하기도 했다. 대통령실은 당시 방문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도 신청 절차를 공개하지 않아 폐쇄적이란 비판을 받았던 점을 고려하면 리박스쿨 프로그램 참여자에게 견학이 허용된 건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힘은 연루설을 부인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종합상황실장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조 의원이나 권 원내대표는 행사에 참여한 단체가 어떤 일을 하는지조차 파악되지 않은 상태에서 참여했던 것”이라고 했다. 김 후보는 이날 관련 의혹에 대해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만 했다.

 

‘댓글 공작’ 의혹이 제기된 뒤 리박스쿨 유튜브 채널에 올라왔던 영상들은 모두 내려간 상태다. 리박스쿨이 모집한 댓글팀이 김 후보를 지지하고 이재명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를 비방하는 댓글 작업을 했다는 의혹이 뉴스타파 보도와 민주당 기자회견 이후 확산되자 영상들을 삭제 또는 비공개 처리한 것으로 보인다.  < 류석우 김가윤 심우삼 기자 >

 

“이재명·이준석을 까야 돼”…리박스쿨 ‘자손군’ 100여명, 조직적 댓글 공작

 
뉴스타파 유튜브 갈무리

 

더불어민주당이 1일 ‘댓글 내란 사건’으로 규정한 극우단체 ‘리박스쿨’의 6·3 대선 관련 댓글 공작은 이재명(더불어민주당)·이준석(개혁신당) 대통령 후보를 비방하고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를 띄우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탐사보도 매체 뉴스타파의 지난 30일 보도를 보면, ‘이승만·박정희 지지’ 역사 교육을 하는 리박스쿨은 서울 종로의 한 건물에서 ‘자손군’(댓글로 나라를 구하는 자유손가락 군대)이라는 댓글팀을 운영하면서 조직적·체계적으로 댓글 공작을 벌였다. 아침 6시~밤 11시 시간대별로 정해진 ‘청년 리더’(조장)가 네이버 기사 링크, 자신이 작성한 댓글과 아이디를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 공유하면 참가자들이 이 댓글에 몰려가 공감을 눌러 ‘베스트 댓글’을 만드는 식이다. 단체 대화방 참여자는 100여명으로, 댓글 작성 수나 공감 수를 초과해 활동이 제한되면 리박스쿨이 새로운 아이디를 만들어 참가자들에게 제공했다고 한다.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는 보도된 영상에서 “우리는 이준석하고 이재명을 다 까야 된다. 김문수는 ‘준비된 대통령’, ‘파파미’(‘파도 파도 미담만 나온다’의 준말)라고 하면 된다. ‘정직 청렴하고 유능한 김문수 후보 어깨 위에 윤어게인의 별이 내려앉았다’ 이렇게 쓰는 것”이라고 참가자들에게 안내했다.

 

한겨레가 이날 확보한 리박스쿨 사무실 사진을 보면, 사무실 앞에는 ‘댓글이 여론이다’라는 설명과 함께 ‘댓글 봉사 ‘자손군’을 모집한다’는 내용의 펼침막이 내걸려 있다. 이 사진은 2022년 11월5일 찍힌 것으로, 리박스쿨은 최소한 2022년부터 자손군을 모집·운영해 조직적인 댓글 공작을 한 것으로 보인다.  < 손현수  박찬희 기자 >

 

김문수, 7년 전 리박스쿨 대표 ‘정치전사 교육’ 강사 명단에

국힘 “아무 관련 없다” 해명 무색
리박스쿨, 유튜브 동영상 다 삭제

 
 
뉴스타파 유튜브 갈무리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를 위한 ‘대선 댓글 공작’ 의혹을 받는 극우 성향 역사교육 단체 ‘리박스쿨’이 유튜브 계정 동영상을 모두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자 과거 행적 지우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1일 리박스쿨의 유튜브 채널을 보면 그간 업로드됐던 영상들을 확인할 수 없는 상태다. 리박스쿨이 모집한 댓글팀이 김 후보를 지지하고 이재명(더불어민주당), 이준석(개혁신당) 후보를 비방하는 댓글 작업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이후 관심이 쏠리자 영상들을 삭제 또는 비공개한 것으로 보인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스쿨’의 약자인데 계정에서 내려간 영상 대부분도 이들을 추어올리는 내용의 강연들이다.

 

리박스쿨의 댓글 공작 의혹은 5월30일 뉴스타파 보도로 처음 알려졌다. 뉴스타파 취재진이 리박스쿨이 모집하는 ‘댓글단’에 지원해 잠입 취재한 결과, ‘댓글로 나라 구하는 자유손가락 군대’(자손군)이라는 이름의 댓글팀을 운영하는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자손군은 김 후보에 대해선 선플을 달며 띄우고, 이재명 후보와 이준석 후보는 비방했다.

 

뉴스타파 보도 영상을 보면,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는 “우리는 이준석하고 이재명을 다 까야 된다. 김문수는 ‘준비된 대통령’, ‘파파미’(파도파도 미담만 나온다의 준말)라고 하면 된다. ‘정직 청렴하고 유능한 김문수 후보 어깨 위에 윤어게인의 별이 내려앉았다’ 이렇게 쓰는 것”이라고 참가자들에게 안내했다. 실제로 네이버 기사에 비슷한 형태의 댓글들이 작성됐다.

 

댓글 공작은 조직적으로 이뤄졌다. 새벽 6시부터 자정까지 네이버 등 포털에 나온 뉴스에 ‘조장’이라 불리는 책임자가 댓글을 달면 조원들이 몰려가 ‘베스트 댓글’로 만드는 방식으로 김 후보를 띄웠다. 네이버 아이디와 비방용 댓글 샘플도 리박스쿨 쪽에서 제공했다. 네이버 아이디는 24시간 동안 댓글 20개, 공감은 50회로 제한되기 때문에 리박스쿨에서 여러 아이디를 만들어 참가자들에게 제공했다고 뉴스타파는 전했다.

한편, 김 후보는 손 대표 쪽이 주관하는 여러 행사에도 참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손 대표가 2017년 세운 프리덤칼리지장학회가 이듬해인 2018년 게재한 ‘2020 총선 필승! 선거입문 정치교실 1기 수강생 모집’ 공고를 보면, 강사 명단에 김 후보의 이름이 있다. 강연 주제는 ‘정치인의 길’이었다. 김 후보는 같은 해 프리덤칼리지장학회가 주최하는 또 다른 강연에도 참여했다. 2020년 리박스쿨 등 극우단체들이 주관한 ‘자유필승선거학교 교육생 모집’ 공고문에도, 김 후보가 운영하는 김문수티브이(TV)가 협력사로 등장한다.

 

 

민주당은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신현영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어 “김문수 후보는 리박스쿨과 무슨 관계인지 국민 앞에 이실직고하라”고 밝혔다.

이재명 후보도 5월31일 경기 평택시 배다리 생태공원 유세 현장에서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댓글 조작하고 가짜뉴스 쓰고 체계적으로 준비해서 선거 결과를 망치려고 하는 이런 행위를 하느냐”며 “반란행위 하느냐. 마지막 잔뿌리까지 찾아내어 엄정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도 같은 날 페이스북 글에서 “내란으로 탄핵된 정당에서 뻔뻔하게 후보를 낸 것도 모자라, 부끄러운 줄 모르고 댓글 여론 조작까지 서슴지 않는 세력이라면, 더 이상 이 땅에 발붙여선 안 되는 것 아니냐”며 “국민의 선택이 아니라 철저한 국민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국민의힘과 김문수 후보는 ‘리박스쿨’이나 ‘자손군’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 한겨레 심우삼 기자 >

 

 

 

민주, 극우역사단체 ‘리박스쿨’ 의혹…민주당 “사이버 내란” 총공세

 
 
더불어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신속대응단이 1일 공개한 ‘2020년 리박스쿨 시민운동 활동 보고’ 동영상. 오른쪽부터 김문수·이아무개·양아무개 당시 기독자유통일당 국회의원 후보. 민주당 선대위 신속대응단 제공 영상 갈무리
 

극우 역사교육 단체 ‘리박스쿨’의 ‘댓글 여론 조작’ 의혹이 21대 대통령 선거의 막판 변수로 떠올랐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댓글 내란 사건’으로 규정하고, 리박스쿨과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국민의힘의 연루 의혹을 제기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1일 오마이티브이(TV)와 한 인터뷰에서 “(리박스쿨 의혹은) 민주주의 질서에 대한 도전이자 내란”이라며 “(국민의힘이 연루된 부분이) 확고하게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2012년 대선 당시 새누리당(국민의힘의 전신)이 관리한 댓글팀 ‘십알단’(십자군 알바단)을 언급한 뒤 “(국민의힘에) 소위 ‘십알단 디엔에이(DNA)라는 게 있지 않으냐. 이번에도 댓글 조작을 안 할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민주당 ‘내란잔당 선거공작 저지단’은 국가정보원 출신 인사들의 연루설을 제기했다. 이들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정원 출신 이아무개·최아무개씨가 리박스쿨 강사로 활동하며 이재명 후보를 공격해왔고,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와 강사 이씨는 일본에서 국정원 공작원으로 활동했던 홍아무개씨와 친일 행보를 계속해왔다”며 “(댓글 공작은) 친일 매국 세력과 국정원 출신 간부들의 정치 개입이 결합한 ‘사이버 내란’”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가 연루된 증거라며 리박스쿨이 2020년 총선에 김문수 등 당시 기독자유통일당 후보 4명을 배출한 것을 주요 성과로 내세우는 영상도 공개했다. 당시 김 후보와 함께 출마한 기독자유통일당 후보 2명은 리박스쿨 연구원이었다고 한다.

 

김문수 후보는 이날 경기도 의정부시 유세를 마친 뒤 리박스쿨 의혹과 관련한 기자들 물음에 “전혀 모르는 일이다. 근거 없이 이야기하면 안 된다”고 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종합상황실장은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리박스쿨 건은) 이재명 후보 아들 이슈나 유시민 작가 이슈를 덮기 위한 민주당의 네거티브 공세”라고 했다.

 

앞서 탐사보도 전문매체 뉴스타파는 6·3 대선을 앞두고 2012년 대선 당시 ‘십알단’을 연상시키는 극우 진영의 댓글조작팀이 운영되고 있고, 국민의힘과도 유착한 의혹도 있다고 지난 30일 보도했다.  < 김채운 김해정 기자 >

 

 리박스쿨 ‘자손군’, 최소 2022년부터 운영했다

 

 
 
리박스쿨 사무실에 자손군 모집을 알리는 펼침막이 붙어있다. 사진은 2022년 11월 촬영됐다. 독자 제공.
 

21대 대선 댓글 조작 의혹을 받는 리박스쿨이 2022년부터 ‘자손군’(댓글로 나라를 구하는 자유손가락 군대)을 운영하며 조직적인 댓글 달기 교육 활동을 이어 온 정황이 나왔다.

 

한겨레가 1일 확보한 리박스쿨 사무실 사진을 보면, 단체 사무실 앞에는 ‘댓글이 여론이다’라는 설명과 함께 ‘댓글 봉사 ‘자손군’을 모집한다’는 내용의 펼침막이 내걸려 있다. 해당 사진의 사진 정보를 보면 이 사진은 2022년 11월5일 찍혔다. 최소 2년6개월여 전부터 리박스쿨이 ‘자손군’이라는 이름으로 조직적인 댓글 관련 활동을 해왔던 셈이다.

 

앞서 탐사전문 매체 ‘뉴스타파’는 리박스쿨이라는 단체가 이번 대선에서 이재명·이준석 후보 등을 공격하고 김문수 후보를 지지하는 댓글을 올리는 ‘자손군'이라는 조직을 운영하고, 댓글을 올린 이들에게 늘봄학교 교사 자격증을 줬다는 의혹을 보도한 바 있다. 민주당은 리박스쿨 홍보영상에 김 후보가 등장하는 등 이 단체와 김 후보의 과거 활동 접점이 있다는 점 등을 들어, 김 후보와 단체의 연관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리박스쿨 사무실에 자손군 모집을 알리는 펼침막이 붙어있다. 사진은 2022년 11월 촬영됐다. 독자 제공.
                                            지난 5월1일 촬영된 리박스쿨 강연장. 독자제공

 

이날 한겨레가 입수한 또다른 영상에서는 지난 5월1일에도 리박스쿨 강연장에서 온라인 댓글을 설명하는 음성이 담겼다. 해당 영상에서 강사는 “우리나라는 네이버에서 워낙 뉴스를 일목요연하게 정리를 잘해서 보여주기 때문에 네이버 뉴스를 보시면 된다. 여기 검색 및 뉴스서비스에…”라며 네이버를 중심으로 댓글 작업을 해야함을 강조하는 듯한 발언을 이어간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이날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 등을 고발한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를 불러 고발인 조사를 진행하는 등 리박스쿨 댓글 조작 논란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민주당은 전날 대선을 앞두고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에 조직적으로 유리한 댓글을 달도록 한 의혹을 받는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를 공직선거법상 부정선거운동·매수·이해유도,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댓글 조작 활동에 가담한 성명 불상자들도 고발 대상에 포함됐다.  < 박찬희  김가윤 기자 >

 

‘댓글공작’ 리박스쿨 대표는 교육부 자문위원, 초등 늘봄학교에 프로그램 공급도

 
 
더불어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신속대응단 정준호 부단장과 의원들이 지난 5월31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리박스쿨'에 항의 방문하고 있다. 연합
 

6·3 대선을 앞두고 댓글 조작팀을 운영한 극우 성향 단체 ‘리박스쿨’이 초등학교에 ‘늘봄학교’ 프로그램과 강사를 공급한 사실이 드러났다. 윤석열 정부의 주요 정책인 늘봄학교를 이용해 학교에 극우 역사관을 교육하려 한 것은 물론 수익사업을 펼쳤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교육부는 부랴부랴 점검에 나섰지만, 검증을 소홀히 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1일 교육부에 따르면, 리박스쿨 손효숙 대표는 한국늘봄교육연합회 명의로 협력을 제안해 지난 2월 서울교대와 업무협약을 맺고 서울 지역 10개 학교에 해당 프로그램을 공급했다. 프로그램은 ‘두근두근 신나는 실험과학’(창의과학), ‘오감으로 느끼는 그림책’(문화예술) 등 2개다. 서울교대는 리박스쿨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자 협약을 취소하고 관련 늘봄 프로그램 운영을 중단했다.

 

리박스쿨은 늘봄학교를 이용해 수익사업을 펼친 정황도 있다. 리박스쿨 누리집을 보면, 지난해 1∼2월 늘봄학교 돌봄지도사 양성 교육과정을 69살 이하 시민을 상대로 5주간 운영했다. 회비는 15만원이었다. 강사에는 김은총 한국늘봄교육연합회 대표 등 극우 성향 인사도 포함됐다.  

 

아울러 돌봄학교 강사 선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창의체험활동지도사’ 자격증을 미끼로 댓글 조작팀을 모집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리박스쿨의 늘봄학교 강사 과정을 이수하면 받을 수 있는 한국교육컨설팅연구원(연구원)의 자격증을, 댓글 조작을 함께 하면 강좌 이수 없이 무료로 준 것이다. 연구원은 2021년 교육부에 창의체험활동지도사 자격증을 발급할 수 있는 기관으로 등록돼, 개인이 운영하고 있다. 늘봄학교는 윤석열 정부가 방과후 학교와 돌봄교실을 통합한 정책으로, 지난해 초등 1학년을 시작으로 내년에는 초등학교 전 학년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앞서 탐사전문 매체 뉴스타파는 지난 30일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역사교육단체인 리박스쿨이 댓글 조작팀을 꾸려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를 지지하는 등 댓글 작업을 벌였다고 보도했다. 또 손 대표가 극우교육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늘봄학교 강사로 활동할 수 있는 자격증을 무료로 발급해주겠다며 댓글 조작팀원을 모았다고 보도했다.

 

교육부는 의혹이 제기되자 늘봄학교 프로그램 지원 사업에 참여하는 모든 기관을 점검하겠다고 나섰다. 리박스쿨과 한국교육컨설팅연구원의 돌봄학교 프로그램 관련성도 전수 점검해 문제 확인 시 즉각 조처할 계획이다. 이에 교육단체들은 늘봄학교 관리 부실을 지적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교육부의 대책 없는 늘봄학교 정책 강행으로 민간 위탁기관은 검증되지 않은 강사를 양산해 학교에 배치했다”며 “학교는 교육에 집중하고 지자체는 돌봄을 책임지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손 대표는 지난해 6월부터 교육부 교육정책자문위원(1년 임기)으로 활동 중이다. 자문위원은 교육 기본 정책 등을 조언하는 역할을 한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의 정책자문관인 이아무개 교수가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 관계자는 “자문위원은 124명”이라며 “손 대표의 임기는 오는 12일 끝난다. 워크숍에 한차례 참여했을 뿐 별다른 활동은 없었다”고 했다. 우정직 공무원 출신인 손 대표가 자문위원이 된 경위에 대해서는 “교육 제반의 문제를 다루기 때문에 교육과 직접적 연관성이 없는 이들도 위촉돼 있다”고 했다.  < 이우연 기자 >

 

리박스쿨-김문수의 ‘연결고리’…민주당이 제기한 두가지 근거

  
더불어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내란잔당 선거공작 저지단 정성호(가운데)·박선원(오른쪽) 단장이 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댓글 공작’ 의혹을 받는 ‘리박스쿨’과 관련해 국민의힘이 입장을 밝힐 것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
 

더불어민주당이 ‘댓글 공작’ 의혹을 받는 ‘리박스쿨’과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의 연루설을 제기하는 근거는 크게 두가지다. 하나는 김 후보가 2020년 총선 당시 기독자유통일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리박스쿨 연구원들과 함께 총선에 출마한 점, 다른 하나는 김 후보가 리박스쿨 대표인 손효숙 대표 주관 행사에 여러차례 참석한 사실이다.

 

민주당 중앙선대위 신속대응단이 1일 공개한 유튜브 영상을 보면, 리박스쿨은 2020년 활동을 보고하면서 21대 총선에 출마한 4명의 국회의원 후보를 소개한다. 후보에는 김문수 당시 선대위원장을 비롯해 기독자유통일당 소속으로 종로에 출마한 양아무개씨, 안양에 출마한 이아무개씨가 등장한다. 민주당 신속대응단은 “리박스쿨 연구원인 양씨와 이씨가 김 후보와 전광훈 목사가 만든 정당의 총선 후보로 출마했고, 김 후보 옆에서 사퇴 기자회견까지 했다”며 김 후보와 리박스쿨의 밀접한 관계가 드러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리박스쿨과 김문수 후보가 기독자유통일당을 고리로 연결돼 있었다는 뜻이다.

 

실제 당시 언론 보도를 보면 김 후보는 공동선대위원장으로서 보수 우파의 승리를 위해 지역구 후보 3인이 사퇴한다는 기자회견을 열었는데, 그 기자회견에 양씨와 이씨가 김 후보와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이 기사의 사진에 담겨 있다.

 

김 후보와 리박스쿨의 관련성을 보여준다며 민주당이 제시한 근거는 더 있다. 2017년 손 대표가 세운 프리덤칼리지장학회는 1년 뒤 ‘2020 총선 필승! 선거입문 정치교실 1기 수강생 모집’ 공고를 냈는데, 강사 명단에 김 후보의 이름이 있다. 2020년 리박스쿨 등 극우단체들이 주관한 ‘자유필승선거학교 교육생 모집’ 공고문에는 김 후보가 운영하는 김문수티브이가 협력사로 등장한다.

 

리박스쿨과 국민의힘의 연루설은 손 대표가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과 공동기획한 행사에 권성동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가 참석한 사실에서 비롯됐다. 이 의혹을 처음 다룬 뉴스타파의 지난 30일 보도를 보면 5월27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훼손 중단 촉구 기자회견’에 권 원내대표와 김상훈 정책위의장이 참석했다. 기자회견은 교사의 정치 활동을 보장하겠다는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공약을 비판하는 내용이었는데, 이 자리엔 리박스쿨 ‘자손군’(댓글로 나라 구하는 자유손가락 군대) 소속 댓글팀원 5명도 참석해 권 원내대표 등과 사진을 찍었다.

 

리박스쿨은 지난해 1월 청소년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서울 용산 대통령실을 견학하기도 했다. 대통령실은 당시 방문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도 신청 절차를 공개하지 않아 폐쇄적이란 비판을 받았던 점을 고려하면 리박스쿨 프로그램 참여자에게 견학이 허용된 건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힘은 연루설을 부인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종합상황실장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조 의원이나 권 원내대표는 행사에 참여한 단체가 어떤 일을 하는지조차 파악되지 않은 상태에서 참여했던 것”이라고 했다. 김 후보는 이날 관련 의혹에 대해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만 했다.

 

‘댓글 공작’ 의혹이 제기된 뒤 리박스쿨 유튜브 채널에 올라왔던 영상들은 모두 내려간 상태다. 리박스쿨이 모집한 댓글팀이 김 후보를 지지하고 이재명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를 비방하는 댓글 작업을 했다는 의혹이 뉴스타파 보도와 민주당 기자회견 이후 확산되자 영상들을 삭제 또는 비공개 처리한 것으로 보인다.  < 류석우 김가윤 심우삼 기자 >

 

리박스쿨 역사교육 수강생 “학교 역사 수업은 진실 아니야”

 

 
 
2021년 리박스쿨의 ‘주니어역사영어교실’ 수업 동영상 갈무리.

 

21대 대선 댓글 조작 의혹을 받는 ‘리박스쿨’이 청소년 대상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왜곡된 역사관을 주입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 내용 중에는 차별금지법과 임신중지 반대 주장도 포함됐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에서 1일 확인된 2021년 리박스쿨의 ‘주니어역사영어교실’ 수업 동영상을 보면,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자유를 지키고 싶다면, 이승만과 박정희를 배우라는 슬로건으로 근현대사를 배우는 곳이다. 최근엔 주니어역사교실이 있어서 전국 각지에서 청소년들이 공부하러 온다”고 말했다. 이 수업에 참여했던 한 중학생은 “리박스쿨의 좋은 점 첫째로는 학교에서 배우는 역사가 진실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이승만과 박정희 대통령을 배운다는 것”이라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수업의 강사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며느리인 양아무개씨였다.

 

수업에서는 차별금지법과 임신중지를 반대하는 주장도 ‘교육’됐고 학생들은 이런 내용으로 편지를 쓰기도 했다. 학생들은 마스크에 ‘차별금지법 반대’ 등의 문구를 적었고 미혼모들을 향한 편지에 “낙태를 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잘했다”고 썼다. 강사로 참여했던 양씨는 수업을 마친 뒤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꿈을 통해 어떻게 낙태와 동성애 등 아파가는 세상을 회복할 수 있는지 나눴다”고 말했다.

                          유명 대입 컨설팅업체가 홍보한 리박스쿨 프로그램 포스터 갈무리.

 

서울 대치동의 유명 입시컨설팅 회사는 사회관계망서비스 계정을 통해 리박스쿨의 ‘초중고 출강 역사강사 양성과정’을 홍보하기도 했다. 실제 학교로 강의를 나가는 상황을 설정한 듯 ‘수업계획안 만들기’ 등이 강의 주제였고, 교재로는 ‘엄마가 들려주는 이승만 건국대통령 이야기’가 추천됐다. 이 입시컨설팅 업체는 늘봄 프로그램 강사 자격증과 실습 과정을 운영하기도 했는데, 리박스쿨 사무실에서 수업이 진행됐다. 이 업체는 또 리박스쿨이 가족 단위로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소개하며 “(초등학교) 5학년부터 시작되는 왜곡된 사회 교과서, 국사교육 민주시민 교육에 잘 대비해야 한다”며 수강을 권장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서울 인사동에 있는 리박스쿨 사무실에 학부모와 아이들이 자주 드나들었다고 한다. 리박스쿨 사무실 건물에 함께 입주해 있는 한 시민은 “어린아이들이 최근 왔다 갔다 했다. 그래서 왜 요즘 노인들이 안 오고 젊은 애들만 오는지 궁금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은 “애들을 데리고 오는 엄마들이 많아서 의아했다”고 전했다. < 한겨레 김가윤  박찬희 기자 >

 

 

민주 "아이들 세뇌, 편향 역사관 주입"

리박스쿨 초등학생 극우 교육 영상
"이승만, 세종대왕·이순신만큼 위인"
"건국절은 1948년 8월 15일"

 

"제가 오늘 여러분께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리박스쿨의 좋은 점입니다. 그 중에서 첫째는 학교에서 배우는 역사가 진실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이승만과 박정희 대통령을 배운다는 것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이 1일 공개한 리박스쿨 교육 영상에서 한 초등학생이 발언하고 있다. [민주당 제공 영상 켑처] 2025. 06. 01 시민언론 민들레

 

리박스쿨 극우 교육 영상 공개

"아이들에 편향된 역사관 주입"

 

더불어민주당의 신속대응단이 1일 공개한 리박스쿨 수업 추정 영상에서 한 초등학생이 교실 앞에 나와 한 발언이다. 이 영상에는 또한 다른 초등학생이 "제가 만약 이 수업을 듣지 않았더라면 잘못된 역사관을 가지고 살았을 겁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리고 리박스쿨 강사로 보이는 한 남성이 "우리나라가 태어난 건국절은 언제인가요?"라고 물으니 학생들이 "48년 8월 15일이요"라는 내용도 나온다. 수업 말미에 이 남성은 "마지막 결론이에요. 같이 한번 읽어봅시다. 시작~"이라고 하자 교실 앞 화면에 쓰인 대로 "이승만 대통령은 세종대왕, 이순신 장군만큼 존경받아야 할 위인이다"라고 함께 소리 내어 읽었다.

 

더불어민주당이 신속대응단이 1일 공개한 리박스쿨 '어린이 합창단'이 윤석열 옹호 집회에서 노래를 부르는 영상 캡처. 2025. 06. 01 [민주당 제공} 시민언론 민들레

 

리박스쿨 어린이 합창단
윤석열 옹호 집회서 노래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멋진 마스크 만들기'에서 학생들이 만든 마스크에는 차별금지법과 낙태, 동성애를 반대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또 다른 영상에는 리박스쿨 '어린이 역사합창단'이 윤석열 옹호 집회에 참석해 '대한민국송'과 '6·25 전쟁 영웅노래'를 부르는 장면들이 있었다. 사회자가 '역사교육을 잘 받으신 것 같은 데 어디서 받으셨느냐'고 하니까, 한 초등학생은 "리박스쿨의 강의를 듣고 바른 역사를 알게 됐습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리곤 "저희가 일어나 나라를 지키지 않으면 나라를 빼앗길 것 같아서"라고 하자 박수가 터져 나왔다.

 

더불어민주당이 1일 공개한 리박스쿨 교육 영상. 학생들이 교실 정면 화면에 있는 내용을 교사로 보이는 한 남성의 지시에 따라 함께 큰 소리로 읽고 있다. [민주당 제공 영상 캡처] 2025. 06. 01. 시민언론 민들레

 

"이승만, 세종대왕·이순신만큼 위인"
"건국절은 1948년 8월 15일"

 

이 학생은 '커서 어떤 직업을 통해 나라를 위해 일하겠느냐'고 묻자 "저는 바른 역사를 배우고 바른 역사를 가르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라고 답했다.

 

공개한 두 편의 영상과 관련해 민주당 신속대응단은 "어린아이들에게 특정한 사상을 담은 노래를 학습시키고 반복적으로 따라부르게 하는 모습, 특정한 집회에 아이들을 참석시켜 저런 노래를 부르게 하는 모습이 명확하게 담겨 있어 매우 충격적이다"라고 말했다.

 

신속대응단은 "학교에서 배우는 역사가 진실이 아니라고 단언하는 아이의 모습, 이승만 대통령이 세종대왕, 이순신 장군만큼 존경받아야 될 위인이라고 가르치는 강사 등 아이들을 세뇌하고 편향된 역사관을 주입하는 현장의 모습이 생생해 분노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이 1일 공개한 리박스쿨 교육 영상에서 참석 초등학생들이 만든 마스크들. [민주당 제공 영상 캠처] 2025. 06. 01 시민언론 민들레

 

민주 "반드시 진상을 밝히고
그 잔뿌리까지 추적할 것"

 

신속대응단은 "이렇게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단체와 강사들이 '늘봄 프로그램 교육'등을 통해 전국 초등학교에 침투해 있을 것"이라며 "반드시 진상을 밝히고 그 잔뿌리까지 추적해야 할 것이다"라고 다짐했다.

 

민주당과 뉴스타파 보도에 따르면, 극우 성향의 리박스쿨은 이번 대선에서 '자손군'이란 댓글 공작팀을 운영해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를 띄우고 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등을 비방하는 댓글 작업을 체계적으로 벌여왔다. 특히 자손군을 운영해온 리박스쿨은 김 후보도 연관된 것으로 추정되는 '자유필승선거학교'에서 교육 수료 시 방과 후 돌봄 교실인 '늘봄 학교' 강사 자격증 취득이 가능해 그간 초등학생에 대한 극우 세뇌 교육 펴온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 민들레 이유 기자 >

 

리박스쿨-김문수-전광훈 한통속?…"검은 관계 규명해야"

민주 "전직 국정원 직원들도 개입 의혹"
경찰, 댓글 공작 수사 착수…"가용 자원 총동원"

이재명 "국민의힘, 실질적 배후 의심"
국정원 댓글·국정교과서 '종합판'
"김문수, 비열한 내막 알고 있었나?"

 

6·3 대선판을 강타한 '리박스쿨'의 댓글 공작 파문이 경찰의 수사 착수로 새 국면을 맞았다.

경찰은 '자손군'이란 극우 성향의 리박스쿨 댓글 공작팀이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와 직접 연관이 있는지를 신속히 확인하고자 1일 사건을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 2대에 배당했다. 경찰은 이날 중 증거 취합과 고발인 조사를 끝내고 2일 경찰청의 향후 수사 계획을 밝힌다.

 

더불어민주당이 신속대응단이 1일 공개한 리박스쿨 '어린이 합창단'이 윤석열 옹호 집회에서 노내를 부르는 영상 캡처. 2025. 06. 01 [민주당 제공} 시민언론 민들레

 

'리박스쿨' 댓글 공작 수사 착수
"경찰, 가용 자원 총동원 하겠다"

 

민주당과 뉴스타파 보도에 따르면, '댓글로 나라 구하는 자유손가락 군대'의 약칭인 자손군은 이번 대선 과정에서 김문수 국힘 후보를 띄우고 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등을 비방하는 댓글 작업을 체계적으로 벌여왔다. 특히 자손군을 운영해온 리박스쿨과 김 후보가 연관된 것으로 추정되는 '자유필승선거학교'에서 교육 수료 시 방과 후 돌봄 교실인 '늘봄 학교' 강사 자격증 취득이 가능해 그간 초등학생에 대한 극우 세뇌 교육 펴온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민주당은 전날 공직선거법상 유사 기관 설치 금지 위반 등 혐의로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를 경찰에 고발했다. 또한 1일 오전에는 국회 행정안전위 소속 야3당 의원들이 경찰청을 찾아 이호영 경찰청장 직무대행을 만나 리박스쿨 수사를 촉구했다. 이들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온라인 여론 공작으로 국민의 눈을 가리고 편향된 교육으로 아이들의 생각까지 조작하려 한 건 단순히 민간단체가 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다"며 성역 없는 조사를 촉구했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면담 후 취재진과 만나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짓이 벌어진 만큼, 경찰이 신속하고 공정하게 수사할 것을 촉구했다"며 "경찰청장 직무대행도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서 수사에 임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동문 앞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5.6.1 연합

 

국정원 댓글·국정교과서 '종합판'
"김문수, 비열한 내막 알고 있었나?"

 

민주당은 이날 중앙당사에서 윤호중 선대위 총괄본부장 주재로 긴급 본부장단 회의를 열었다. 윤 본부장은 "극우 여론조작 부대가 '자손군'이라는 이름으로 이재명 후보를 비방하는 댓글 조작팀을 운영하고, 조작에 참여한 청년들을 가짜 자격증으로 초등 늘봄학교 강사로 투입해 우리 아이들에게 극우 세뇌 교육을 해왔다는 충격적인 보도가 나왔다"고 말했다.

 

윤 본부장은 "국민의힘은 부인하고 있지만,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의 성을 딴 운영단체 리박스쿨이 김문수 후보, 국민의힘과 한 몸이라는 정황이 고구마 줄기 올라오듯 줄줄이 드러나고 있다"며 "불법으로 선거 결과를 조작하려는 선거 부정 댓글 내란 사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건은 이명박(MB) 정부 국정원 댓글 조작 사건, 박근혜 정부 국정교과서 사태의 종합판이라 할만한 심각하고 충격적인 국헌 문란 사건"이라며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윤 본부장은 "어린아이들을 더러운 사상공작의 희생양으로 삼으려 했다는 점에서, 극우 내란 세력의 천인공노할 만행을 절대 용서할 수 없다"며 며칠 전 늘봄 학교 대폭 확대 공약을 내놓은 국힘 김 후보에게 "비열한 내막을 알고도 동조했느냐"며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국회 교육위원장인 민주당 김영호 의원은 "어린 학생들을 대상으로 극우 역사관을 주입하는 흉악하고 악질적인 교육 내란 시도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 교육부 내에 리박스쿨의 뒤를 봐주는 세력이 존재한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면서 국회 국정조사 추진 방침을 밝혔다.

 

2019년 12월 25일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목사와 함께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앞에서 열린 '2019 자유 대한민국 전국 연합 성탄축제'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9.12.25. 연합

 

전광훈-김문수-리박스쿨 한통속?
민주 "검은 관계 철저히 밝혀야"

 

윤 본부장에 따르면, 리박스쿨은 5월 27일 국힘 조정훈 의원 주선으로 이재명 후보 교육정책 비판 기자회견을 했고, 앞서 23일에는 리박스쿨 손효숙 대표가 포함된 자유대한민국수호여성연대라는 이름으로 이인선 의원 주선으로 소통관에서 김문수 후보 지지 선언을 했다.

 

윤 본부장은 "극우 역사관을 가르치는 손효숙 대표와 김문수 후보의 인연은 2018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지적했다. 그는 "보도에 따르면 당시 손 대표가 이끄는 장학회가 총선 대비 정치 교실을 운영했고, 그중 한 강의의 강사가 김문수 후보였다. 2020년 총선 당시에는 리박스쿨이 주관하는 선거사무원 모집 교육이 있었는데, 김문수TV가 협력사로 긴밀하게 참여한 인연도 확인된다"면서 "이런데도 국민의힘과 김문수 후보는 리박스쿨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우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신현영 선대위 대변인도 서면 브리핑에서 "리박스쿨에 며느리 양메리 씨가 강사로 있었던 전광훈 목사는 물론, 늘봄학교 확대를 공약한 김문수 후보 역시 리박스쿨 게이트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전광훈-김문수-리박스쿨의 검은 관계를 철저히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선거를 이틀 앞두고 '험지 공략'에 나선 1일 대구광역시 동대구역 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5.6.1 연합

 

이재명 "헌정 파괴 내란 행위,
국힘, 실질적 배후 의심 된다"

 

이재명 후보도 이날 경북 안동 유세에 앞서 진행한 유튜브 '오마이TV' 인터뷰에서 리박스쿨 댓글 공작 의혹을 "민주주의 질서에 대한 도전으로, 헌정질서를 파괴한 내란 행위"라며 엄정한 수사를 요구했다. 이 후보는 유세를 마친 뒤 '국힘이 연관성을 부인하고 민주당의 대선 공작이라고 한다'는 기자의 질문에 "엉뚱한 얘기를 끌어들여 허수아비를 만들어 공격하는 게 국민의힘의 전형적인 전략"이라며 "그냥 있는 일이 터진 것이다. 국민의힘이 그 실체를 부인할 수 있겠나"라고 되물었다.

 

이 후보는 "리박스쿨에서 돌봄교사 양성을 빙자해 자격증을 엉터리로 주며 댓글을 쓰게 했다는 것 아닌가...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를 칭찬하고 이재명 후보를 비방하면서 허위 사실을 유포해 정치적 공격을 가한 것으로, 그 이익은 고스란히 김 후보와 국민의힘이 취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 이익이 귀속된 국민의힘의 전력을 보면 국민의힘이 실질적 배후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며 "과거 '십알단(십자군 알바단)'이라고 있지 않았나. 또 국가기관을 동원한 '국정원 댓글 조작'도 있었다. 댓글 조작의 DNA를 가진 게 국민의힘"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내란잔당 선거공작저지단 단장을 맡은 정성호·박선원 의원이 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댓글 조작 의혹을 받는 보수성향 단체 '리박스쿨' 관련 국민의힘을 향해 입장을 밝힐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6.1 연합

 

전직 국정원 직원들 개입 의혹
"김문수, 관계 명확히 밝혀라"

 

또한 민주당 내란잔당 선거공작 저지단의 박선원 공동단장은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사건을 '사이버 내란'으로 규정한 뒤 "이번 반사회적 정치공작을 보면서 배후에 일부 전직 국정원 직원들의 활동과 맥이 닿아 있음에 주목했다"며 "이 같은 활동이 리박스쿨 손효숙 대표 혼자만의 독단적 판단이나 동기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 공동단장은 "손효숙은 2019년부터 리박스쿨 명의로 교육을 실시해 300여명의 '구국지도자'를 양성하고, 2020년 총선에선 '자유필승선거학교'를 통해 1천여 명의 보수 선거운동원을 길러냈다"며 "이때 주요 강사는 국정원 간부 출신의 이희천씨로, 스카이데일리라는 극우 언론을 통해 이재명 후보의 명예를 훼손하는 흑색선전 성격의 칼럼을 86회 게재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선거를 이틀 앞두고 '험지 공략'에 나선 1일 고향인 경북 안동시의 웅부공원에서 열린 유세에서 성적표를 들어 보이고 있다. 2025.6.1 연합
 

그는 "또 다른 강사인 전직 국정원 출신 최모씨는 민간 정보기업을 설립한다는 목적하에 극우 보수 활동을 계속해 오고 있으며, 이 후보에 대해 드론 이용 암살을 선동하기도 했다"며 "단체별로 분업을 통해 5.18 민주화운동을 왜곡하고, 학생인권특별법을 반대하며, 좌파 판사들의 처벌을 촉구하고 부정선거 의혹을 계속해서 제기하는 활동을 서로 역할을 나눠 진행해 오고 있다. 최소 13개 단체가 서로 연대해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선거공작 저지단의 정성호 총괄단장은 '김문수TV'가 리박스쿨 교육의 협력사로 기재된 것에 대해 "극우 보수를 키우는 프로그램에 참여했는데, 김 후보가 몰랐겠느냐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라면서 "선거운동원을 모으는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압박했다.

< 이유 기자 >

 

댓글 조작팀에 김문수 연관됐나…"김문수TV 협력"

민주 "김문수 직접 연결 정황"…댓글팀 경찰 고발


'리박스쿨' 주관한 '자유필승선거학교' 문건 공개
2020년 4·15 총선 대비 선거사무원 교육생 모집

"후보자의 필승 위해 뛸 선거운동원 1천 명 육성"
인사동 H빌딩서 교육…댓글팀 '자손군'과 같은 곳

교장 고영주 변호사, 협력 기관 '김문수TV' 명시
"전광훈 관련 '너알아TV' 포함…연관 고리 의혹"
리박스쿨 대표 "여기서 뭐 하는지 김문수도 알아"

더불어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신속대응단 정준호 부단장과 의원들이 31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리박스쿨'을 방문하고 있다. 리박스쿨은 '자손군'이라 불리는 댓글 조작팀을 운영해온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2025.5.31. 연합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를 위해 암약해온 '댓글 공작팀'의 실체가 폭로돼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 댓글팀이 김문수 후보와 직접 연결됐다는 정황도 드러났다. 김 후보 측은 관련성을 전면 부인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확인된 사실만 해도 불법성이 뚜렷해서 수사를 통한 본격적인 진상 규명이 불가피해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해당 댓글팀을 경찰에 고발했으며 곧 경찰청을 방문해 신속한 수사를 촉구할 예정이다.

 

민주당 중앙선대위 신속대응단은 31일 댓글 조작 활동을 벌인 '리박스쿨'과 김 후보가 연관된 것으로 추정되는 '자유필승선거학교 교육생 모집' 문건을 공개했다. 이승만과 박정희의 성을 딴 '리박스쿨'은 겉으론 두 전직 대통령을 추앙하는 역사 교육을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일명 '자손군'이라 불리는 댓글팀을 운영하고 있다. 자손군은 '댓글로 나라 구하는 자유손가락 군대'의 약칭이다.

 

민주당이 공개한 문건에 따르면 리박스쿨은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둔 2020년 2월 자유필승선거학교 4기, 5기 교육생을 잇따라 모집했다. 각 기수별로 40명을 모집해 5일 50시간 동안 집중적인 선거사무원 교육을 한다는 것이다. 이 학교는 "2020년 4·15 총선에서 후보자의 필승을 위해 동고동락하며 뛰어 줄 선거운동원 양성" 및 "사상과 국가관이 정립된 직업 정치인으로서 자유대한민국 수호자가 되게 함"을 목적으로 표방했다.

 

또 "예비 보좌관 후보 180명 육성" "자원봉사 선거운동원 전국 1천 명 육성"을 목표로 삼고 20~40세대를 우선 선발하며 교육비는 무료라고 소개했다. 주관은 리박스쿨과 대한민국역사지킴이, 유권자선거연구소라는 단체이고 교육 장소는 '자손군' 교육장과 동일한 서울 종로구 인사동 H빌딩이다. 이 학교 교장은 검사장 출신의 극우 인사로 유명한 고영주 변호사로 돼 있다. 그런데 협력 기관에 '김문수TV'가 적시돼 있어, 김 후보가 이미 5년 전 극우 유튜버 활동을 할 때부터 연관돼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불러일으켰다.

 

민주당 신속대응단은 "문제는 선거사무원 전문교육을 리박스쿨이 주관하면서 김문수TV와 너알아TV 등을 협력 기관으로 명시했다는 점"이라며 "앞서 김 후보 측은 리박스쿨과 전혀 관계가 없다는 입장을 보인 바 있지만, 해당 문건은 양자가 이미 오래전부터 공동 활동을 벌였음을 시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너알아TV는 전광훈 목사와 관련된 유튜브 채널"이라며 "리박스쿨과 김문수, 전광훈 측이 어떤 연관 고리가 있고 왜 공동으로 선거사무원 교육을 실시했는지, 선거사무원을 어떻게 활용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강득구 단장은 "자손군의 댓글 조작은 보다 교묘해진 제2의 국정원 댓글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더불어민주당 중앙선대위 신속대응단은 31일 댓글 조작 활동을 벌인 '리박스쿨'과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연관된 것으로 추정되는 '자유필승선거학교 교육생 모집' 문건을 공개했다. 민주당 제공

 

앞서 탐사보도 전문 매체인 뉴스타파는 리박스쿨 잠입 취재를 통해 '자손군'이라는 댓글팀이 김문수 후보를 띄우고 이재명·이준석 후보를 비방하는 활동을 체계적으로 벌여왔다고 보도했다. 이재명 후보 비방에는 '커피 원가 120원 이재명이 경제 1도 모르는 X명이 소상공인들 다 X었다' 이런 댓글 방식이 동원됐다. 나아가 지난 27일 국민의힘 조정훈 의원과 학부모 단체가 이재명 후보의 교육 관련 공약을 비판하는 국회 기자회견을 열었는데, 이 자리에 참석한 학부모 단체 소속 11명 중 5명이 자손군 소속 인사였고 심지어 결혼도 안 한 뉴스타파 기자를 학부모로 둔갑시켜 행사에 데려갔다고 폭로했다.

 

뉴스타파에 따르면 더 심각한 문제는 윤석열 정부 교육부가 리박스쿨을 사실상 지원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윤석열 정부는 방과후학교와 돌봄교실을 합쳐서 '늘봄학교'란 제도를 도입해 운영해 왔으며 내년엔 전국 초등학교 전 학년으로 확대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리박스쿨 측의 교육을 수료하면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학생 교육을 목적으로 한 자격증이니만큼 상당한 수준의 교육이 필요한데도 뉴스타파 기자는 단 하루 만에 자격증을 받을 수 있었다고 한다. 현재 전국 초등학교에서 이곳 출신 강사들이 활동하고 있어서 왜곡된 극우적 역사관을 초등학생들에게 주입해왔을 가능성이 높다.

 

리박스쿨 손효숙 대표는 뉴스타파 기자가 '전광훈 집회에 자주 모습을 드러낸 김문수 후보가 리박스쿨을 알고 있는지' 묻자 김 후보와의 오랜 인연을 강조하며 "김 후보가 예전에 이 사무실에 온 적 있고 이곳에서 무얼 하는지도 알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분(김문수)이 여기 아스팔트 현장에서 경기도지사 그만두시고 오랫동안 우리랑 시민운동을 같이 했다"며 "내가 누군지도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가 리박스쿨의 댓글 조작 활동을 오래전부터 인지한 것은 물론 일정한 협력 관계를 맺어왔던 정황이 더욱 분명해진 대목이다.

 

뉴스타파는 '리박스쿨' 잠입 취재를 통해 이번 대선을 앞두고 '자손군'이라는 댓글팀이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를 띄우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비방하는 활동을 체계적으로 벌여왔다고 30일 보도했다. 뉴스타파 홈페이지

 

이에 이재명 후보도 직접 나서 '반란 행위'라고 규정하며 철저한 진상 규명을 다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경기 평택 배다리 생태공원에서 열린 유세에서 "거기를 파보면 나라가 뒤집어질 중범죄 행위가 나올 것 같다.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댓글 조작하고 가짜뉴스 쓰고 그걸 체계적으로 준비해서 선거 결과를 망치려고 하느냐"며 "반란 행위 아닌가? 용서할 수 있나? 마지막 잔뿌리까지 다 찾아내서 엄정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청주 유세 뒤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과 연관돼 여론 조작을 체계적으로 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그 돈은 어디서 났을지, 국민의힘과 관련성은 어느 정도인지 등에 대해 명확한 진상 규명이 이뤄져야 한다.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다 하라고 선대위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선대위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극우 단체가 일상적이고 조직적인 여론 조작으로 김문수 후보와 국민의힘을 지원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여론조작 집단이 교육 현장에까지 침투해 어린 학생들에게 극우 사상을 주입하도록 도운 검은 권력은 누구인지도 밝혀내야 한다"며 "자손군의 대표는 김문수 후보가 사무실을 방문했고, 하는 일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문수 후보와 국민의힘이 조력을 넘어 사주, 설계에 가담했을 가능성도 농후하다"고 전했다.

 

김한나 선대위 대변인은 "김문수 후보는 내란 수괴 윤석열이 추진하고 극우 내란 세력이 잠식한 늘봄학교를 '대폭 확대하겠다'고 공약한 저의가 무엇인지 국민 앞에서 직접 밝혀라. 여론 조작 부대가 '가짜 자격증'으로 학교에 침투해 조직적으로 초등학생 아이들에게 극우 세뇌를 해왔다니 충격적"이라며 "국립대학과 업무 협약까지 거쳐 이미 다수의 극우 강사들이 초등학교에 늘봄 강사로 투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단체와 윤석열 내란 정권, 내란 공범 국민의힘의 유착 관계 등에 대해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촉구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선대위 미디어법률단은 입장문을 통해 "국민의힘과 김 후보는 (해당 단체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면서 "민주당이 드루킹 댓글조작단을 운영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허위 사실로 해당 단체들과 국민의힘을 억지로 연관시키는 무리한 시도를 한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뉴스타파는 지난 대선 당시 '김만배-신학림 가짜 인터뷰'를 통해 선거 개입을 시도했던 매체임을 유념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며 "뉴스타파와 민주당 주장을 일방적으로 받아쓴 보도가 쏟아지고 있다. 유권자들의 민심을 왜곡할 수 있는 불공정 보도와 허위 보도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  < 민들레 김호경 기자 >

배우자 신분증으로 사전투표용지 스스로 발급해 대리투표,

오후 본인 신분증으로 다시 투표하려다 적발돼

 
 
지난달 29일 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첫날 남편 명의로 대리투표를 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선거사무원 박씨가 1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
 

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첫날 배우자 명의로 대리투표를 한 혐의를 받는 선거사무원이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염혜수 영장당직 판사는 1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서울 강남구청 소속 박아무개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염 판사는 “증거를 인멸하고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발부 사유를 밝혔다.

 

박씨는 지난달 29일 서울 강남구 대치2동 소재 사전투표소에서 대리투표를 한 혐의를 받는다. 낮 12시께 배우자 신분증으로 사전투표용지를 스스로 발급해 대리투표를 한 뒤, 오후 5시께 본인 신분증으로 다시 투표하려 했다. 박씨는 두 차례 투표하는 모습을 이상하게 여긴 참관인이 이의를 제기하면서 현장에서 적발됐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지난달 30일 박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박씨는 이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해 ‘당일에 대리투표를 결정한 것이냐’는 기자 질문에 “순간에 잘못 선택을 했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불법인지 알고도 계획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전혀 몰랐다”고 답했고, ‘배우자도 대리투표한 사실을 아느냐’는 질문에도 “전혀 모른다”고 했다. 공직선거법에서 성명을 사칭하거나 신분증명서를 위조·변조하는 등의 방법으로 투표한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박씨는 강남구 보건소 보건행정과 소속 계약직 공무원이다. 이 사건 직후 강남구청은 박씨를 직위 해제했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박씨를 해촉한 뒤 경찰에 고발했다.  < 임재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