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이라면 국민의힘은 헌법상 정교분리 조항을 위반한 것”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서울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9일 ‘특검, 통일교 교인 같은 이름 국힘 당원 12만명 명단 확보’라는 뉴스1의 보도를 인용해 “이게 사실이라면 국민의힘은 헌법상 정교분리 조항을 위반한 것”이라며 “헌법 8조4항의 정당해산 사유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은 제가 여러 차례 위헌정당해산 청구 대상이라고 말해왔다”며 “윤석열 전 대통령 유죄가 확정되고, 추경호 전 원내대표의 국회 계엄해제 표결 방해 의혹이 유죄로 확정된다면, 또 그 밖의 국민의힘 내란동조 혐의가 확정된다면 국민의힘 해산은 피할길이 없어진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정 대표는 “여기에 더해 국민의힘이 통일교와 연루돼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통합진보당 사례에 비춰 국민의힘은 열번 백번 정당해산 피하지 못한다”며 “명백한 민주주의 기본질서 위배행위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대표는 이날 조희대 대법원장과 관련해서는 “이재명 후보에 대한 평상적 절차만 지켰어도 대선 후보 바꿔치기 의심은 없었을 것”이라며 “내부 비판과 국민적 불신은 조희대 대법원장의 자업자득이다. 깨끗하게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의 사퇴 촉구는 지난 16일 법원 내부망에 올라온 송승용 서울중앙지법 판사의 글을 근거로 했지만, 전날까지 수사를 촉구했던 조희대 대법원장과 한덕수 국무총리가 만났다는 의혹은 빠졌다.

 

정 대표는 “조 대법원장 본인이 자초했으니 본인이 결자해지 해야 한다. 법원 노조도 결자해지 성명을 냈다”며 “송승용 판사가 말했듯 이재명 후보 선거법 파기환송을 번갯불 콩 구워먹듯 빨리해야했는지, 지금도 같은 생각인지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서울중앙지법이 내란사건 재판을 맡고 있는 형사25부 법관 증원 등을 하기로 한 데 대해 “왜 (사법부는) 진작 내란전담재판부 만들지 않았냐”며 “이제와 찔끔한다고 면피가 가능하겠냐”고 물었다. 정 대표는 “이미 시간이 늦었다. 구속기간 만료로 윤석열 전 대통령이 풀려나지 않을까 국민들은 걱정하고 있다”며 “조 대법원장이 12·3 불법 비상계엄을 단호하게 반대하고 서부지방법원 폭동에 분노의 일성을 했다면, 지귀연 판사가 윤 대통령 풀어줬을 때 분명한 입장을 내놓았다면 오늘날 사법부 불신이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 하어영 기자 >

 

특검에 당원명부 털린 국힘 “통일교인 12만명은 통계학적으로 정상”

 

 
 
18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 현관 엘리베이터 앞에서 김건희 특검팀이 제시한 압수수색 영장을 국민의힘쪽 변호사가 읽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국민의힘은 지난 18일 이뤄진 당원명부 압수수색에서 특별검사팀이 12만명의 통일교 교인 당원 명단을 확보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12만명은) 정상적인 숫자”라며 “범죄 사실에 기재된 특정 행위와는 (연관성이) 극히 미미하다”고 말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대한민국 국민이 5천만명이고, 그중 우리 당원 명부에 들어와 있는 숫자가 한 500만명 가까이 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한 10%는 우리 당원”이라며 “(특검이 통일교 교인) 120만명 명단을 가지고 오면 그중에 한 12만 정도는 우리 당원 명부에 들어와 있을 개연성이 통계학적으로 아주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2만명이) 범죄 사실 영장에 기재돼 있는 어떤 특정 기관의 특정 행위와 관련된 부분은 (연관성이) 극히 미미하다고 하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전날 국민의힘 당원 명부를 관리하는 데이터베이스 업체를 압수수색한 결과 당원 가운데 12만명 상당이 통일교인으로 드러났다고 보도됐는데, 보도된 내용이 사실이라고 송 원내대표가 확인해준 셈이다. 대한민국 인구의 10%가 국민의힘 당원인 상황에서, 통일교인 120만명 가운데 10%가 국민의힘 당원이라는 사실은 통계학적으로 문제 소지가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신동욱 최고위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국민의힘 당원은 대한민국 인구의 10분의 1인 500만명이다. 통일교 신도는 120만명이라고 한다”며 “그렇다면 그 10분의 1인 12만명이 국힘 당원인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런데 마치 대단한 유착 관계에 있는 것처럼 이런 방식으로 흠집을 내는 게 야당 탄압이 아니고 무엇이겠나”라고 반발했다.

 

장동혁 대표도 이날 의총에서 “어제 압수수색을 했지만 특검이 실질적으로는 자신들이 원했던 주민등록번호나 계좌번호 같은 핵심적인 정보는 탈취해 가지 못했다”며 “범죄 사실에 기재되어 있던 정당법 위반과 관련해서는 어떠한 유의미한 자료도 가져가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러면서 (특검은) 어제 다시 4차 압수수색을 나올 것처럼 경고하고 갔다”며 “어제의 압수수색 영장 집행이 영장에 기재 내용과 달리 위법하게 집행됐다고 확신하기 때문에 특검을 고발하겠다”고 강조했다.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전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 인근에 있는 당원 명부 관리 업체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특검팀은 전날 오전부터 영장 집행에 나섰으나 국민의힘 쪽 반발에 부딪혀 7시간30여분 대치하다가 프로그래밍을 통해 당원 가입 데이터를 추출하는 방식으로 영장을 집행했다.

                                                       < 장나래 기자 >

 

 

“엉킨 실타래를 풀듯 인내심을 갖고 임하겠다”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
 

‘9·19 평양공동선언’ 7주년을 맞은 19일 이재명 대통령이 한반도 문제에 “엉킨 실타래를 풀듯 인내심을 갖고 임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 “한 번 깨진 신뢰가 금세 회복되지는 않을 것이다. 신뢰는 말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행동과 실천에서 나오는 법이기 때문”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018년 9월19일 평양에서 열린 3차 남북정상회담에서 군사적 적대관계 종식 등의 내용을 담은 ‘9·19 평양공동선언’을 발표했다.

 

이 대통령은 “7년 전 오늘, 남북은 평양에서 한반도의 평화와 공동번영을 위한 길을 걷기로 약속하고, 이를 위한 군사합의를 채택했다”며 “군사합의가 이행되면서 남북 사이의 긴장이 낮아지고 한반도에는 모처럼 평화의 기운이 감돌았다”고 당시를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안타깝게도 최근 몇 년 간 남북 간 대립이 크게 고조되면서 군사합의는 사실상 무력화되었고, 신뢰는 크게 훼손되었으며, 심지어 대화마저 끊겼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평화는 민주주의와 경제 발전의 기본 토대”라며 “평화가 깨지면 민주주의를 유지, 발전시키는 것도 민생과 경제를 살리는 것도 위협받게 된다. 제가 취임 직후부터 대북 방송 중단, 대북 전단 살포 중단 등의 조치를 취한 까닭”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대통령은 “저는 8.15 경축사를 통해 3가지 원칙을 제시했다”며 “북쪽의 체제를 존중하고, 흡수통일을 추구하지 않으며, 일체의 적대행위를 할 뜻이 없다는 제 약속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지난달 광복절에 이 대통령은 △상호 존중과 비흡수 통일 △평화 공존과 군사적 신뢰 구축 △호혜 공영과 공동 성장 등의 내용을 담은 경축사를 발표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9·19 군사합의 정신 복원을 위해, 대화와 협력을 통한 한반도에서의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해, 대통령으로서 정부가 해야 할 일을 국민과 함께 차근차근 해나가겠다”며 “다시는 접경지역 주민들이 밤잠 설치는 일 없도록, 다시는 우리 경제가 군사적 대결로 인한 리스크를 떠안는 일이 없도록, 다시는 분단을 악용한 세력으로부터 민주주의가 위협받는 일이 없도록 만들겠다”고 밝혔다.                           < 신형철 기자 >

 

조지아 사태에 110개 시민사회단체 긴급 연대
"트럼프 정부 공식 사과, 책임자 처벌 강력 요구"
이재명 정부엔 3500억 달러 투자 재검토 촉구


"국내 극우·친미 세력은 오히려 한국 정부 비난"
"미국 편드는 세력들에 맞서 국민적 응징 필요"
"동맹 본질 드러내…자주적 외교 전략 추진해야"

'조지아 강제구금 인권침해 제보센터' 운영키로
경실련도 "정부, 미국 요구에 부화뇌동 안 된다"

 

시민사회단체가 18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조지아 강제구금 인권침해 사과 및 대미 투자계획 전면 재검토 촉구 긴급 각계 기자회견'을 열며 "대미 투자 전면 재검토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홈페이지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벌어진 한국인 무더기 체포 사태를 두고 110개에 달하는 시민사회단체가 미국 정부의 공식 사과와 철저한 진상 규명 및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아울러 이재명 정부에 대해서는 대미 투자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조지아 강제구금 인권침해 제보센터'를 운영하며 피해자들을 지원할 방침이다. 이 같은 시민사회의 강력한 목소리는 우리 정부의 협상력을 강화해주는 측면도 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주노총, 언론시국회의, 자유언론실천재단, 자주통일평화연대,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대학민주동문회협의회, 전국민주화운동동지회, 전국비상시국회의, 전국여성연대, 정의기억연대, 진보대학생넷, 참여연대,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트럼프위협저지공동행동, 한국대학생진보연합, 한국민족예술단체총연합, 한국작가회의 등은 18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조지아 강제구금 인권침해 사과 및 대미 투자계획 전면 재검토 촉구 긴급 각계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참석자들은 "투자했더니 강제구금, 트럼프를 규탄한다!" "대미 투자 계획 전면 재검토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최근 조지아주에서 발생한 한인 노동자들에 대한 강제 구금 및 인권침해 사건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며, 미국 이민국(ICE)의 비인도적이고 불법적인 행태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정부가 조지아주 노동자 강제 구금 사건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철저한 진상 규명으로 책임자를 처벌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면서 "한국 정부는 미국 정부 및 조지아주 당국에 강력히 항의하고 피해자 보호를 위한 즉각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전했다.

 

나아가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정부가 한국에 3500억 달러의 직접투자를 요구하며 그 수익의 90%를 가져가겠다고 하는 것은 명백한 강압이자 불합리한 요구다. 이는 한국 외환보유고의 84%에 달하는 막대한 금액"이라며 "미국이 부과한 25% 관세 인상을 15%로 낮췄을 때 예상되는 이익은 150억 달러밖에 안 된다. 이를 위해 국민 1인당 1000만 원에 가까운 3500억 달러를 미국에 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또 "우리가 투자처를 결정하지도 못하면서, 만약 투자된 미국 프로젝트가 실패하고 한국이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한국 납세자들은 그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게 되는 것이다. 이것을 누가, 어떻게 책임질 수 있겠는가"라며 "이재명 정부는 미국의 3500억 달러 투자 요구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이와 함께 협상 내용을 국민에게 상세히 공개해 주권자 국민이 현재뿐 아니라 미래의 생존과 비전 등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국민주권 정부라고 강조하는 이재명 정부가 지금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18일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트럼프위협저지공동행동 주최로 '미국 조지아 강제구금 인권침해 사과 및 대미 투자계획 전면 재검토 촉구 긴급 각계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2025.9.18. 연합
 

개별 발언에서 박석운 트럼프위협저지공동행동 공동대표는 이번 사건을 '불법 체포 감금'이자 '가혹 행위'이고 '명백한 국제인권법 위반'이라고 규정했다. 특히 "국내 극우·친미 세력이 오히려 미국 정부 편을 들며 한국 정부를 비난하고 있다. 국민적 응징이 필요하다"면서 "6000억 불에 이르는 대미 투자 계획은 한국 외환 보유액을 뛰어넘는 규모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을 편드는 세력에 맞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복남 민변 회장도 자유권 규약과 고문방지협약을 인용해 "자의적 구금, 비인도적 처우, 고문은 긴급 상황에서도 예외 없이 금지된다. 국제법상 절대 금지된 인권 침해"라며 "475명 강제 연행은 적법 절차 위반이고 무죄 추정의 원칙을 무시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중에서도 쇠사슬 사용을 지목해 "유엔 최저 기준 규칙에서 '굴욕적이고 고통을 가하는 행위'로 금지돼 있는데 그 조항을 정면으로 위반했다"면서 "사태의 근저에는 이주민을 불법으로 낙인찍는 차별과 혐오 구조가 있다"고 짚었다.

 

이홍정 자주통일평화연대 상임대표의장은 이번 사태를 "수직적 종속 관계임을 보여준" "동맹의 본질을 드러낸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은 방위비 분담금 인상, 경제·안보 비용 전가, 대중국 견제 동참을 강요하며 한국의 주권을 침해하고 있다"면서 "이재명 정부가 주장하는 '국익'과 '실용'은 사실상 주권을 포기하는 논리"라고 주장했다. 또 "다극화된 세계 질서 속에서 미국 종속을 벗어나 자주적 외교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며 "대미 투자를 전면 재검토하고 아시아·남반부 국가와 다층적 연대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WTO와 유엔 체제가 무력화된 현 상황에서 미국의 행태는 식민주의"(이태호 참여연대 운영위원장) "미국의 안보 협박과 희생 강요에 더 이상 종속될 수 없다. 한미동맹은 불평등 구조 그 자체"(함재규 민주노총 통일위원장) "보수층 여론조차 미국의 무례한 행태에 분노하고 있다. 국민 다수가 정부의 당당한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이은정 전국여성연대 상임대표) "이대로라면 경제·안보 모든 분야에서 미국의 목줄에 끌려다닐 것이다. 동맹이라고 해서 참고 참았더니 돌아온 것은 모욕과 착취"(홍희진 청년진보당 대표) 등의 성토가 이어졌다.

 

미국 이민 단속 당국이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4일(현지시간)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현장에서 벌인 불법체류·고용 단속 현장 영상을 공개했다. 2025.9.6 [ICE 홈페이지 영상 캡쳐] 연합
 

한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이날 별도의 논평을 통해 "미국은 한국을 포함한 주요 교역국에 대해 관세 보복을 무기로 삼아 현지 공장 설립과 대규모 투자를 압박하고 있다. 이는 자유무역의 원칙을 무시하는 동시에, 사실상 미국에의 경제적 예속을 강요하는 불공정한 요구"라며 "한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가 단기적 관세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투자를 약속하고 있지만 이는 결코 지속 가능한 모습이 될 수 없다. 반인권적이고 반경제적인 트럼프 행정부를 다시 한 번 규탄한다"고 했다.

 

이어 "이재명 정부도 미국의 무리한 요구를 무작정 수용한다면 국내 산업 공동화와 일자리 유출로 더욱 어려운 경제 현실을 마주하게 될 수도 있다. 미국의 요구에 부화뇌동한다면 대한민국 헌법이 정하고 있는 한국 국민의 노동권을 비롯한 다양한 사회권 침해 문제도 발생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면서 "이재명 정부는 미국의 부당한 압력과 인권 침해 행위에 대해 단호하고 분명한 입장을 밝히고 우리나라의 이익과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 김호경 기자 >

 

계엄 선포 앞두고 노상원이 사전작업 본격화하던 시기

본인은 적극 부인... 계엄 관련 언급 있었을 가능성 의심

 

 
 
                            강호필 전 지상작전사령관. 김경호 선임기자 
 

12·3 비상계엄과의 관련성을 전면 부인해온 강호필 전 지상작전사령관이 지난해 9월~12월 ‘계엄 비선 기획자’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과 20여 차례 통화한 것으로 16일 알려졌다. 이 무렵은 계엄 선포를 앞두고 노 전 사령관이 사전작업을 본격화하던 시기다. 내란 사건을 수사하는 조은석 특별검사팀은 계엄 실행의 밑그림을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노상원 수첩’에 지작사의 계엄 임무를 연상케 하는 메모가 담긴 사실을 확인하고, 이 메모가 강 전 사령관과의 교감 아래 작성된 것인지 통화 경위 확인에 나설 방침이다.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계엄 선포 석 달 전인 지난해 9월부터 12월 사이에 강 전 사령관과 노 전 사령관 사이엔 20여 차례 통화가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통화 대부분은 노 전 사령관이 먼저 연락해 이뤄졌다고 한다. 강 전 사령관은 2013년~2015년 대통령 경호부대인 수도방위사령부 1경비단장을 지낼 당시 청와대를 경호하는 군사관리관이였던 노 전 사령관과 친분을 다진 것으로 전해졌다. 강 전 사령관은 지난해 4월 4성 장군으로 진급하면서 합동참모본부 차장을 맡았고, 지난해 9월 초 지작사령관 직무대리를 지낸 뒤 10월4일 지작사령관에 임명됐다. 지작사령부는 육군 전방 지역 작전을 총괄하는 전투지휘사령부다.

 

이들이 서로 연락한 시기는 노 전 사령관이 본격적으로 계엄을 준비하던 때와 맞물린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9월부터 민간인 신분임에도 문상호 당시 정보사령관과 현역 정보사 대령들에게 특수 임무 요원 선발을 지시했고, 이 무렵부터 계엄 선포 당일 사이에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있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공관을 20여 차례 방문하기도 했다. 노 전 사령관이 계엄 준비·모의에 집중하던 시기임을 고려하면 강 전 사령관과 통화하면서 간접적으로나마 계엄 관련 언급이 있었을 가능성을 의심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특검팀은 계엄이 유지됐을 경우 노 전 사령관이 지작사에 별도의 임무 부여를 계획한 정황을 그의 수첩에서 발견하기도 했다. 앞서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이 확보한 노 전 사령관 수첩에는 ‘용인:역행사 방지 대책 강구’라는 메모가 적혀있다. ‘역행사’는 계엄 반대 인원들의 반발을 뜻하는데, 지작사(부대가 용인에 있음)에 계엄 반대 세력의 반발을 진압하는 역할을 부여하려는 메시지를 적은 것으로 보인다. 이 메모 앞단에는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에 대해 ‘여인형은 행사 인원 지정, 수거 명부 작성’ 등이 적혀 있어 이런 의혹을 뒷받침한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긴급체포된 뒤 경찰 조사에서 ‘역행사 방지 대책’과 관련해 “지난해 8~10월 김용현 전 장관이 불러준 내용을 적은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했다.

 

강 전 사령관은 그동안 계엄 선포를 사전에 인지하지도 못했고 계엄 당시 어떠한 임무도 부여받거나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해왔다. 강 전 사령관은 지난 1월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서 “계급과 직책, 군 생활 등 개인적 명예를 걸고 계엄과 관련해 전혀 알지 못했다”며 “병력 출동도 어떤 임무도 지작사가 지시받은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여 전 사령관 또한 앞선 검찰 조사에서 ‘지난 여름 강 전 사령관이 김용현 전 장관으로부터 계엄 이야기를 듣고 전역하겠다고 했다’고 진술하는 등 계엄에 반대했다고 밝힌 바 있다.  < 강재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