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사법부의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해명할 수 없는 의심에 대해 대법원장은 책임져야 한다”며 “(조 대법원장은) 사과하고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날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더불어민주당)에 이어 정 대표를 비롯해 여당 안에서 조 대법원장 사퇴 요구가 공론화하는 형국이다.
정 대표는 이날 오전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사법부는 대법원장의 사조직이 아니며 대법원장의 정치적 신념에 사법부 전체가 볼모로 동원돼선 안 된다”며 이렇게 말했다.
정 대표는 대선을 한달 여 앞둔 지난 5월 대법원이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한 것을 언급하며 “이재명 후보의 자격을 박탈할 수 있거나 유권자 판단에 영향을 미쳐 낙선시킬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사법부의 명운을 걸고, (조 대법원장이) 과반 의석을 장악한 가장 유력한 대선 후보와 승부를 겨루는 거대한 모험에 나서기로 결심했을 것으로 보는 게 합리적 추론 아니냐”고 주장했다.
정 대표는 이어 “전국법관대표회의는 대법원장에 대한 사퇴 권고를 비롯해 국민적 신뢰 회복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며 “대법원장 개인의 정치적 일탈이 사법부 전체의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초래하고, 구성원 전체 지위를 위협하게 된 현 상황을 타개하는 방법은 내부에서 잘못을 바로잡는 길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정 대표는 또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 가능성도 언급했다. 그는 “내란수괴, 부정부패 혐의로 전두환, 노태우를 단죄했다. 이명박도 감옥에 갔다. 박근혜와 윤석열을 탄핵한 국민”이라며 “대법원장이 그렇게 대단한가. 대통령 위에 있나. 국민 탄핵 대상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민주당 안에선 주말을 지나며 조 대법원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터져나오고 있다. 추미애 법사위원장이 지난 14일 페이스북에 “조 대법원장이 헌법 수호를 핑계로 ‘사법 독립'을 외치지만 속으로는 내란범을 재판 지연으로 보호하고 있다”며 “사법 독립을 위해서 자신이 먼저 물러나야 한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린 데 이어 이날 법사위원인 서영교 민주당 의원도 같은 주장을 펼쳤다.
서 의원은 이날 와이티엔(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서 같은 주장을 펼쳤다. 서 의원은 “조희대 대법원장은 대법원장으로서 대선에 개입했다”며 “조희대 대법원장은 탄핵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 하어영 기자 >
추미애 "조희대, 재판지연으로 내란범 보호"…사퇴 촉구
"검찰 독재 땐 침묵하다 무슨 염치로 사법부 독립 주장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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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사위원장, 경찰청장 탄핵 심판 변론 출석 = 국회 탄핵소추위원장인 추미애 법제사법위원장이 9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조지호 경찰청장 탄핵심판 사건 첫 변론기일에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5.9.9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14일 조희대 대법원장을 향해 "사법 독립을 위해서 자신이 먼저 물러나야 한다"고 밝혔다.
추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조 대법원장이 헌법 수호를 핑계로 '사법 독립'을 외치지만 속으로는 내란범을 재판 지연으로 보호하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조 대법원장을 향해 "자신의 인사권은 재판의 중립성·객관성을 담보할 만큼 행사되고 있느냐"며 "국민이 힘들게 민주 헌정을 회복해 놓으니 숟가락 얹듯이 '사법부 독립'을 외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검찰 독재 시대에는 침묵하다가 가장 민주적인 정권 아래에서 무슨 염치로 사법부 독립을 주장하느냐"며 "세계사적으로 부끄러운 검찰 쿠데타 체제에서 사법부가 제대로 역할을 한 적이 있었느냐"고 반문했다.
추 위원장은 과거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검찰총장 시절 법원의 총장 징계 사건 판결을 언급하며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의 직무를 배제하고 징계했을 때 법원은 1주일 만에 윤석열의 손을 들어주고 직무 복귀를 시켰다"며 "그러나 1심에서는 윤석열 패소 판결이 났고, 2심에서는 뒤집혔다. 그런 해괴한 판결만 아니었더라면 내란은 방지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윤석열 장모의 요양병원 보조금 횡령 비리도 1심 유죄를 뒤엎고 2심은 무죄를 안겨줬다"며 "(법원은) 내란 세력에게 번번이 면죄부를 주고 법을 이용해 죄를 빨아 준 사법 세탁소 역할을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에 대한 책임은 조 대법원장에게 있고 사법 독립을 위해서 자신이 먼저 물러남이 마땅하다"며 "사법 독립을 막고 내란 재판의 신속성과 공정성을 침해하는 장본인이 물러나야 사법 독립이 지켜지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 박재하 기자 >
대통령실, 조희대 사퇴 요구에 "입장 없어…이유 돌아보자는데 공감"
"국회는 가장 우선되는 선출권력…시대적·국민적 요구 있다면 돌아봐야"
사법부 향해 "입법부 논의 지켜봐야…정부는 국회결정 존중할 수밖에"
'대법원장 사퇴 요구에 공감' 분석 나오자 재차 브리핑…"오독·오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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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규제 합리화 전략회의 관련 브리핑하는 강유정 대변인 =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15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날 오후 열리는 핵심규제 합리화 전략회의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핵심규제 합리화 전략회의는 신산업의 발목을 잡는 규제를 과감하게 해소하기 위해 신설된 민관 합동 회의 플랫폼으로 이날 오후 열리는 1차 회의에서는 청년세대 일자리 및 신산업의 성장을 막는 핵심 규제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15일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조희대 대법원장의 사퇴를 공개 요구한 것에 대해 "(대통령실은) 특별한 입장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시대적·국민적 요구가 있다면 '임명된 권한'으로서 그 요구의 개연성과 이유에 대해 돌이켜봐야 할 필요가 있지 않느냐는 점에 대해 아주 원칙적으로 공감한다"고 언급했다.
강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추 위원장의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자 이같이 말했다.
강 대변인은 우선 "아직은 저희가 특별한 입장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제했다. 이어 "국회가 어떤 숙고와 논의를 통해 헌법 정신과 국민 뜻을 반영하고자 한다면, (그 과정에서) 가장 우선시되는 것은 국민의 선출 권력"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국민을 대신하는 '선출된 권력'인 국회에서 이런 요구가 나왔다면 '임명된 권력'인 행정부나 사법부는 그 이유를 차분히 돌아보는 게 우선이라는 취지로 풀이된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추 위원장은 전날 페이스북에 "검찰 독재 시대에는 침묵하다가 가장 민주적인 정권 아래에서 무슨 염치로 사법부 독립을 주장하느냐"며 "사법 독립을 위해서 (조 대법원장) 자신이 먼저 물러나야 한다"고 썼다.
다만 강 대변인의 브리핑 이후 조 법원장 사퇴 요구 자체에 대통령실이 공감을 표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자, 강 대변인은 재차 브리핑을 열어 자신의 발언 취지를 다시 설명했다.
강 대변인은 "삼권분립 및 선출 권력에 대한 존중감에 대해 '원칙적 공감'이라고 표현한 것"이라며 "(조 대법원장 사퇴 요구에 대한) 구체적 의견은 아직 없다는 게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이 사안(조 대법원장 사퇴 요구)에 대해 원칙적으로 공감한다는 것은 오독이고 오보"라며 "발언의 앞뒤 맥락을 배제하고 한 부분만 떼어 쓴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앞선 브리핑의 속기록을 보더라도 제 답변은 두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다"며 "'구체적 입장은 없다'는 것이 (대법원장 사퇴 요구에 대한 입장을 묻는) 첫 번째 질문에 대한 대답이었고, '원칙적 공감'이라고 얘기한 것은 선출 권력의 의사를 임명 권력이 돌이켜보자는 취지의 얘기였다"고 설명했다.
최근 조 대법원장과 전국법원장회의가 여권발(發) 사법개혁에 '신중론'을 요구한 것에 대해서도 강 대변인은 "간접적 임명권을 통해 임명된 권한은 (선출 권력인) 입법부의 논의를 충분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입법부가 가진 자정과 내부적 협의 능력에 대해 의심부터 한다기보다는 천천히 지켜보고 숙의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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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사하는 조희대 대법원장 = 조희대 대법원장이 12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2025 대한민국 법원의 날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이른바 '내란전담재판부' 설치에 관해서는 "내란 사태의 신속한 종식을 위해 법률을 제정하거나 이외 (별도의) 기구가 필요하다고 할지언정, 그것 역시 국회가 숙고와 논의를 거쳐서 갈 부분이고 정부는 최종적 결정에 대해 존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이 14일 국회에서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더불어민주당이 14일 내란재판과 관련해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빠른 시간 안에 재판이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며 “내란전담재판부에 대해 사법부가 자체적으로 판단해달라”고 요구했다. 사법부 움직임이 없다면 전담재판부 설치를 위한 입법 조처에 나서겠다는 뜻도 밝혔다. 민주당이 설치를 추진해온 ‘내란특별재판부’를 두고 사법부가 거듭 위헌 우려를 제기하며 반발하자, 사법부 스스로 내란재판을 전담할 재판부 구성안을 내놓으라고 공을 넘긴 셈이다.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내란이라는) 사건의 중차대함을 감안할 때 법원이 (전담재판부 설치를) 먼저 주창하고 나섰어야 하는 게 아니냐”며 “사법부가 자체적으로 (경험이 많고 경력이 비슷한 판사들로) ‘경력대등 재판부’를 꾸려서 빠른 시간 안에 제대로 (내란재판을) 진행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이런저런 언급을 하기 전에 사법부 자체적으로 판단해주면 더 좋다”며 “(사법부) 움직임이 전혀 없다고 하면, 결국 입법 부분으로 가야 하지 않나”라고 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달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구속영장 기각을 계기로 ‘내란특별재판부’ 설치를 담은 내란특별법 논의에 본격 착수했다. 해당 법안은 내란 사건의 1·2심 재판을 각각 서울중앙지법과 서울고법에 설치하는 특별재판부가 심리하도록 하고 있다. 민주당은 ‘지귀연 재판부’가 내란재판을 지연하고 있다는 의심 속에 내란특별법 드라이브를 걸며 사법부를 압박하고 있지만, 입법부가 법관 구성과 재판 배당에 관여해 사법 독립성을 침해한다는 반발에 맞닥뜨린 상황이다.
일선 판사들은 사건 배당 역시 사법부 고유의 권한이라며 민주당 방안에 대체로 부정적 의견을 내놓았다. 수도권에 근무하는 한 판사는 “조희대 대법원장과 지귀연 판사에 대한 불신이 해소되지 않는 한 특별재판부 주장은 계속될 것”이라면서도 “재판부 구성과 사건 배당은 해당 법원이 결정할 문제”라고 했다. < 기민도 이나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나는 다른 나라나 해외 기업들이 미국에 투자하는 것을 겁먹게 하거나 의욕을 꺾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이같이 밝힌 뒤 "우리는 그들을 환영한다. 우리는 그들의 직원을 환영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들로부터 배울 것이며 그렇게 머지 않은 미래에 그들의 전문 영역에서 그들보다 더 잘하게 될 것이라고 기꺼이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특정 국가나 기업을 언급한 것은 아니지만, 최근 미 이민 당국에 의한 대규모 한국인 구금 사태를 의식한 발언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4일 미 당국은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공장 건설 현장에서 일하던 한국인 317명을 포함해 475명을 체포·구금했다.
구금됐던 한국인들은 일 주일여 만에 석방됐지만 이들 중 일부는 합법적인 비자 소지자도 포함돼 있던 것으로 전해지면서 미 당국의 과도한 단속에 대한 반발과 기업들의 투자 위축 우려가 동시에 나오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외국 기업들이 매우 복잡한 제품, 기계, 다양한 '것들'을 만들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가지고 미국에 들어올 때, 나는 그들이 자국의 전문 인력을 일정 기간 데려와서 그들이 미국에서 점차 철수해 자국으로 돌아갈 때까지 미국인들에게 매우 독특하고 복잡한 제품들을 어떻게 만드는지 훈련시켜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 "우리가 이것을 하지 않는다면, 칩, 반도체, 컴퓨터, 선박, 열차 등과 같이 우리가 다른 나라로부터 만드는 법을 배워야 하거나 많은 경우 우리가 과거에 잘했지만 지금은 다시 배워야 하는 그런 많은 제품에 대한 막대한 투자는 애초에 들어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해외 기업이 미국에 투자할 때 트럼프 행정부로선 전문 인력의 지식 이전 역시 중요하게 보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국인 구금 사태를 계기로 미국에 투자하는 한국 기업들 사이에서 미국에 당장 업무에 투입할 숙련도 있는 기술자가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 데 대한 반박 차원으로도 읽힌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SNS 글은 자신의 반(反) 이민 정책에 동조해온 강성 지지층과, 최근 한국인 근로자 300여명 구금 사태를 우려스럽게 보는 한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에 동시에 보내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지지층에 전문기술을 가진 외국 인력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미국의 제조업 기반 재건을 이룰 수 없는 현실을 설명하는 동시에, 한국을 비롯한 각국의 대미투자 기업들에는 전문 기술 인력의 미국 체류를 보장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외국 기술인력을 받아들이는 것은 미국 국민들에게 기술을 전수하기 위함이며, 그 과업이 끝나면 자국으로 돌아간다는 점을 분명히 함으로써 외국 기술인력 유입 허용이 강경한 반이민 정책의 유연화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점도 부각했다.
한미는 한국인 근로자 구금 사태를 계기로 대미 투자 한국 기업 기술인력의 안정적 미국 체류를 보장하기 위한 비자 제도 개선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 이유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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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미 구금·귀국 한국인 비자 현황 = 미국 조지아주에서 미 이민 당국에 체포·구금됐던 한국인 300여명이 무사히 귀국한 가운데, 업계는 미국 인력 확보와 공장 건설 지연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트럼프 정부는 미국인 고용을 주문하고 있지만, 현장 투입 인력 교육에는 최소 6개월, 많게는 5∼6년이 걸려 업계는 "비현실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방한 미 국무부 부장관 “구금사태 유감…재입국 불이익 없을 것”
구금 사태에 대해 미국 고위 당국자가 유감을 표명한 건 처음
박윤주 외교부 1차관이 14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크리스토퍼 랜다우 미 국무부 부장관과 한-미 외교차관 회담을 개최했다. 외교부 제공
크리스토퍼 랜다우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한국인 구금 사태와 관련해 유감을 표하며, 유사 사태 재발 방지 약속과 함께 귀국자들의 미국 재입국시 어떤 불이익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번 사태에 대해 미국 고위 당국자가 유감을 표명한 건 처음이다.
박윤주 외교부 차관은 14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랜다우 부장관을 만나 한-미 외교차관 회담을 개최했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박 차관과 랜다우 부장관은 이 자리에서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엘지(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합작공장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한국인 구금 사태와 이를 계기로 필요성이 제기된 양국 간 비자 제도 개선 협력 등을 논의했다고 한다.
박 차관은 이 자리에서 우리 기업 노동자들이 미국 내 구금시설에서 부당하게 감내해야 했던 불편한 처우에 대해 언급하며, 해당 노동자들뿐 아니라 우리 국민이 이번 사태로 인해 깊은 충격을 받았던 것에 유감을 표했다. 또 미국 쪽에 우리 국민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실질적인 재발 방지 및 제도 개선 조치를 취할 것을 강하게 요청했다.
박 차관은 특히 “이번 구금 사태 해결 과정에서 한·미 양 정상 간 형성된 유대관계와 양국의 호혜적 협력의 정신이 작용했다”고 평가하면서도 “구금에서 풀려난 한국인의 미국 재입국시 불이익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한국 맞춤형 비자 카테고리 신설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 논의를 위한 외교부-국무부 간 워킹그룹 창설과 비자 관련 상담창구 개설 등 후속 조치 이행에 박차를 가하자고도 했다.
랜다우 부장관도 이번 사태가 일어난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하고, 이번 사태를 제도 개선 및 한-미 관계 강화를 위한 전기로 활용해 나가자고 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그는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 문제에 높은 관심을 가진 만큼, 귀국자들의 미국 재입국시 어떤 불이익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한국 기업들의 대미 투자 활동이 미국 경제·제조업 부흥에 대한 기여가 크다는 점을 절감하고 있는 만큼,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고, 한국 노동자들의 기여에 합당한 비자가 발급될 수 있도록 실무협의를 속도감 있게 진행하자고 했다.
이 자리에서 양국 차관은 한-미 정상회담 후속 조치와 지역 및 글로벌 정세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박 차관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공감한 바와 같이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기 위해 미측이 피스메이커, 한국이 페이스메이커로서의 각자의 역할을 다해 나가자고 했다. 랜다우 부장관은 이에 한국의 대북정책을 잘 이해하고 있다며 향후 대북정책 관련 긴밀한 공조를 지속해 나가자고 했다고 한다.
한편 조현 외교부 장관도 랜다우 부장관을 접견하고, 이번 구금 사태가 한국과 미국 모두에게 윈-윈으로 귀결될 수 있도록 후속조처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 서영지 기자 >
서류상 ‘불법 체류’ 인정한 구금 한국인들, ‘불이익 없는 미국 비자’ 과연?
미국 이민당국에 의해 조지아주에서 구금됐던 한국인 노동자들이 지난 12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했다. 노동자 귀국에 가족들이 손을 들어 환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크리스토퍼 랜다우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미국 조지아주의 현대차그룹-엘지(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한국인 구금 사태와 관련해 유감을 표하며, 유사 사태 재발 방지 약속과 함께 귀국자들의 미국 재입국 시 어떤 불이익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태에 대해 미국 고위 당국자가 유감을 표명한 건 처음이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이들 노동자가 다시 정상적으로 비자를 발급받고 미국으로 돌아가 일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윤주 외교부 차관이 14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랜다우 부장관을 만나 한-미 외교차관 회담을 개최했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박 차관과 랜다우 부장관은 이 자리에서 미국 조지아주에서 발생한 한국인 노동자 구금 사태와 이를 계기로 필요성이 제기된 양국 간 비자 제도 개선 협력 등을 논의했다고 한다.
박 차관은 이 자리에서 우리 기업 노동자들이 미국 내 구금 시설에서 부당하게 감내해야 했던 불편한 처우에 대해 언급하며, 해당 노동자들뿐 아니라 우리 국민이 이번 사태로 인해 깊은 충격을 받았던 것에 유감을 표했다. 또 미국 쪽에 우리 국민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실질적인 재발 방지 및 제도 개선 조처를 해줄 것을 강하게 요청했다.
랜다우 부장관도 이번 사태가 일어난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하고, 이번 사태를 제도 개선 및 한-미 관계 강화를 위한 전기로 활용해 나가자고 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그는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 문제에 높은 관심을 가진 만큼, 귀국자들의 미국 재입국 시 어떤 불이익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들 노동자가 미국에서 다시 일하기 위해 비자를 발급받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한겨레 취재 내용을 종합하면 귀국한 노동자 330명(외국인 14명 포함) 전원은 미국 현지 교정 시설에서 ‘자진 출국 서류’를 작성해야 했다. 연합뉴스가 14일 보도한 한 노동자의 구금일지에 담긴 자진 출국 서류를 보면, “본인은 이민법에 따라 추방, 송환 또는 입국 거부로부터의 구제 또는 보호를 위한 모든 신청서를 제출할 기회를 포기함을 인정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구금된 한국인들이 이 서류에 서명함으로써 실제 체류 자격을 위반한 노동이 있었는지 등 이민 법원에서 다투는 권리를 잃게 된 셈이다.
특히 이 서류에는 “불법으로 미국에 입국하는 것이 범죄임을 인정하며, 출국 후 불법 재입국을 시도하지 않을 것을 서약한다”고 쓰여 있다. 출국자가 자신의 비자와 무관하게 불법 체류 사실에 동의하는 것을 전제로 자진 출국을 신청한 것이다.
한·미 당국은 공식적으로 향후 미국으로 재입국 하는 과정에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고 한·미 당국은 밝히고 있지만, 실제로 다시 일하기 위해 비자를 발급 받는 것은 쉽지 않다고 이민 관련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이민법 사건 경험이 많은 한 변호사는 “한국 정부(법무부)도 해마다 불법체류자들을 단속하기 위해서 ‘자진 출국 시 범칙금 미부과’, ‘재입국 시 불이익 없음’을 내세우지만 불법체류 사실 자체는 기록에 남아 있기 때문에 비자를 잘 발급하지 않는다. 앞으로 지켜봐야 하겠지만, 지금까지 미국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했다. < 이재호 서영지 기자 >
미국 이민당국에 의해 구금됐다 풀려난 한국인 노동자들이 1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공동취재사진
허리와 손이 한데 묶여 물을 마시려면 고개를 숙여 핥아야 했다. 가림막 없는 화장실에는 하체를 가릴 천 하나가 놓여 있을 뿐이었다. 주먹만 한 구멍 틈새로 햇볕은 거의 들지 않았고, 단 두시간 조그만 마당에 나가는 것만 허용됐다. 여드레를 미국 이민 당국에 구금당한 노동자와 가족들은 2025년, 평범한 한국인으로 살며 상상해본 적 없는 인권침해와 부조리를 전하며 충격을 호소했다.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엘지(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에서 벌어진 불법이민자 단속으로 구금됐던 노동자 330명이 지난 12일 귀환하면서, 구금 당시 겪은 인권침해 상황이 잇따라 전해지고 있다. 14일 이들의 증언 속에 담긴 구금 시설 모습은 위생, 외부와의 연락, 이의 제기, 상황 설명 등 국제사회가 정한 구금자 처우의 최소 규칙(넬슨 만델라 규칙)이 모두 무너진 상태였다.
체포 과정부터 황당했다. ‘미란다 원칙’ 고지 등 기본적 설명조차 없어 누구도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40대 엘지에너지솔루션 협력업체 직원 서아무개씨는 “체포를 당하는 상태인 줄도 몰랐다. 신분을 확인하는 절차라고 생각했는데 무슨 문서에 사인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협력업체 직원 ㄱ(48)씨의 가족은 “서류에 ‘어레스트’(arrest·체포)가 눈에 띄어서 하면 안 되는 거 아니냐고 수군거렸는데, 요원들이 총을 들고 있으니 일단은 서명을 하고 말았다고 한다”고 전했다. ‘양파망’ 같은 주머니에 휴대전화 등 소지품을 넣어 수거해 간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 등은 이후 쇠사슬로 노동자들의 팔과 다리를 묶다가, 그마저 부족해지자 ‘케이블 타이’를 이용해 노동자들을 속박했다고 한다.
노동자들은 구금 초기, 72인실 임시 시설에 몰아넣어졌다. 이날 연합뉴스가 전한 한 노동자의 구금일지를 보면, 2층 침대가 늘어서 있었고 침대 매트에는 곰팡이가 핀 상태였다. 치약, 칫솔, 담요 등 기본적인 물품들도 구금 이튿날에야 전해진 것으로 보인다. 노동자들은 한기를 견디려 수건을 둘러 몸을 녹였다. 물에서는 냄새가 나 입술만 축이는 노동자가 여럿이었고, 구금 기간 내내 통조림 콩, 토스트 정도가 음식으로 제공됐다.
구금 3~4일차에 접어들며 노동자들은 순차적으로 2인1실 방을 배정받았다. 4.96㎡(1.5평) 정도 크기에 2층 침대와 철제 책상이 놓여 있는 형태였다고 한다. 가장 큰 문제는 화장실이었다. 타인과 함께 쓰는 공간에서 변기는 하체를 가릴 천 하나만 둔 채 “오픈”돼 있었다. 협력업체 노동자 조영희(44)씨는 “생리 현상에 있어 특히 인권 보장이 안 되는 상황이었다. 오픈된 화장실에서 해결할 수가 없었다”고 했다. 노동자들에게는 하루 2시간씩 ‘야드’에 나가는 것이 볕을 볼 유일한 시간이었다. 야드는 농구장 절반 크기의 좁은 마당이었다.
ㄱ씨는 가족을 통해 한겨레에 당시 심경을 전하며, 이해할 수 없는 처우 앞에 항의조차 할 수 없는 무력감이 컸다고 토로했다. ㄱ씨 가족은 “무엇을 이렇게까지 잘못한 것인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반인권적인 감금을 당하고 있는데, 누구도 사과하지 않는 현실이 크게 다가왔다고 한다”고 전했다. 실제 대한민국 영사 등이 구금자들을 찾은 현장에서도 “우리가 무엇을 잘못한 것이냐, 끝까지 밝혀야 하는 게 아니냐”는 노동자들의 하소연이 이어졌다고 한다. 미국의 투자 요청으로 공장을 지으러 나간 현장에서 맞닥뜨린 예기지 않은 상황이 공포를 한층 키운 셈이다.
이성훈 한국인권학회 부회장(성공회대 시민평화대학원 겸직교수)은 “체포 과정, 수십명을 한방에 강제수용하고 열악한 화장실과 음식을 제공하는 등 현재까지 증언들을 보면 구금자 처우 국제 기준에 맞지 않는 부분이 여럿 나타난다”며 “미국이 이런 부분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경향이 있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인권적 차원의 문제 제기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정부는 사건 발생 초기부터 미국 쪽에 유감 표명과 동시에 법 집행 과정에서 우리 국민의 권익이 부당하게 침해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지속해서 제기했다”며 “제한적 외부 통화, 구금시설 상주 의료진의 건강상태 체크 등 우리 쪽 요청을 일부 수용해 개선했지만, 미진했던 부분은 없었는지 등 우리 국민의 인권이나 여타 권익에 대한 부당한 침해 여부 등에 대해 해당 기업들과 함께 면밀히 파악하고, 필요한 조처를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