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특검, 계엄 다음날 ‘안가 회동’ 김주현 전 민정수석 소환

 
김주현 전 대통령실 민정수석이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에 있는 내란특검 조사를 받으러 출석하고 있다. 정용일 선임기자 
 

내란 특검을 수사하는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3일 김주현 전 대통령실 민정수석을 소환했다.

 

김 전 수석은 이날 오전 9시47분께 서울 서초동 서울고검에 출석했다. 김 전 수석은 비상계엄 선포 다음 날인 지난해 12월4일 서울 삼청동 안가에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이완규 전 법제처장 등과 회동하며 비상계엄 실패에 따른 법률적 대응을 논의한 의혹을 받고 있다.

 

김 전 수석은 이튿날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에게 ‘대통령의 국법상 행위는 문서로 해야 하는데 비상계엄 관련 문서가 있냐’는 질문을 했고, 이후 강 전 부속실장이 한덕수 전 총리 등에게 ‘사후 계엄 선포문’ 서명을 요구했다. 특검팀은 김 전 수석을 상대로 안가 회동의 성격과 비상계엄 실패 뒤 사후 대통령실 대응 과정의 역할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할 방침이다.    < 강재구  박찬희 기자 >

 

김주현 전 민정수석 소환, 사후 계엄선포문 작성·안가회동 ‘정조준’

조은석 특별검사팀, 내란 사건 수사

 
 
김주현 전 대통령실 민정수석이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에 마련된 내란 특검 사무실로 출석하고 있다. 정용일 선임기자 
 

내란 사건을 수사하는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김주현 전 대통령실 민정수석을 소환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법무 참모 역할을 한 김 전 수석을 상대로 사후 계엄선포문 작성 경위와 이른바 ‘안가회동’에 대해 집중적으로 캐물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검팀은 3일 오전 김 전 수석을 불러 대면조사를 진행했다. 앞서 한겨레는 비상계엄 이틀 뒤인 지난해 12월5일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이 계엄선포문을 새로 만들어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게 서명을 요청한 사실을 보도한 바 있다. 특검팀은 이같은 행위가 비상계엄의 위법성을 사후에 제거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보고 지 난달 30일과 전날 강 전 실장과 한 전 총리를 불러 사후 계엄선포문 작성 및 서명 경위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후 계엄선포문 작성 과정에는 김 전 수석도 등장한다. 강 전 실장은 지난 2월 검찰 조사에서 “(지난해) 12월5일 낮에 김주현 민정수석이 제게 ‘대통령의 국법상 문서로 만들어야 하는데 문서가 있냐?’라고 물어보면서 ‘문서가 있나 모르겠다’라고 말하면서 쓱 지나갔다”라고 진술했다. 이어 강 전 실장은 “제가 헌법을 찾아보니 문서가 필요하다고 규정되어 있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그런 다음 돌아가는 상황을 가만히 보니 국방부가 전혀 움직이는 게 안 보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해서 총리께 (사후 계엄선포문에 서명해 달라고) 말씀드린 것”이라고 검찰에 밝혔다.

하지만 검찰은 강 전 실장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하며 “국무총리 서명을 받는 문제인데 대통령의 지시도 없이 국무총리에게 서명을 요구하였다는 것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 “민정수석이나 민정수석실에서 검토한 뒤 진술인에게 서명을 받으라고 시킨 것은 아닌가” 등을 물었다. 특검팀 역시 강 전 실장의 진술이 사실이 아니라고 보고 이날 김 전 수석을 소환한 것으로 보인다. 윤 전 대통령이 사후 계엄선포문 작성 지시를 내리고 이에 김 전 수석이 관여한 것으로 의심하는 것이다.

김 전 수석은 비상계엄 하루 뒤인 지난해 12월4일 서울 삼청동 대통령 안가 회동에 참석한 인물이기도 하다. 당시 안가에는 김 전 수석과 함께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이완규 법제처장 등 윤 전 대통령과 친분이 두터운 법조인 출신 정부 수장들이 자리를 함께했다. 특검팀은 이날 회동에서 비상계엄의 위법성을 감추기 위한 대응 방안이 논의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다만 특검팀은 김 전 수석을 제외한 다른 안가회동 참석자들에게는 아직 소환 통보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 정환봉  배지현 기자 >

 

내란 특검, 김성훈 전 경호차장 소환…‘윤석열 체포 저지’ 조사

 
김성훈 전 대통령경호처 차장이 3일 내란특검 조사를 받기 위해 서초구 서울고검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
 

내란 사건을 수사하는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3일 김성훈 전 대통령경호처 차장을 소환했다.

 

김 전 차장은 이날 오전 9시25분께 서울 서초동 서울고검에 출석했다. 김 전 차장은 ‘체포 저지 관련 윤석열 전 대통령으로부터 지시를 받았냐’는 질문에 답하지 않고 조사실로 향했다. 김 전 차장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지난 1월3일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할 당시 이를 방해하고 지난해 12월7일 대통령실 비화폰 서버기록 삭제를 지시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김 전 차장을 상대로 윤 전 대통령의 지시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 강재구  박찬희 기자 >

 

내란 특검, ‘계엄 해제 국무회의 참석’ 유상임 과기장관 소환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일 특검팀의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서초구 서울고검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
 

내란 사건을 수사하는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2일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소환했다.

 

특검팀은 이날 오후 3시30분 서울 서초동 서울고검 청사에 있는 특검 사무실로 유 장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특검팀은 유 장관에게 비상계엄 관련 국무회의에 참석한 경위 등을 따져물을 것으로 보인다. 유 장관은 지난해 12월3일 계엄 선포 직전 열린 국무회의에는 불참했지만, 이튿날 새벽에 열린 계엄 해제를 위한 국무회의엔 참석했다. 유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비상계엄 당시 국무회의에 참석했나’라는 질문에 “못했다”고 답했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불러 국무회의와 관련해 조사하고 있다.   < 배지현  박찬희 기자 >

 

한덕수, 왼팔 붙잡혀 특검행…“그러고도 국민에게 표 달라 했나”

국무총리·대통령 후보에서 피의자 전락
‘계엄 사후 문건에 왜 서명했나’ 묻자 침묵

 
 
제이티비시 갈무리

 

내란 특검 조사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대선 주자에서 내란 방조 혐의를 받는 피의자로 전락한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뒤바뀐 처지에 정치권 안팎에선 “만감이 교차한다”는 반응이 나왔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3일 에스비에스(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 인터뷰에서 “양쪽에서 팔짱을 끼고 가는 모습이 그래도 대한민국의 국무총리였고, 대통령 후보였는데 불과 한두 달 사이에 저렇게 (특검에) 불려 가 수사받고 조사받는 걸 보니 만감이 교차한다”고 말했다. 한 전 총리가 전날 오전 특검 수사관에게 왼팔이 잡힌 채 서울고검 청사에 마련된 내란 특검팀에 출석한 데 대한 반응이다.

 

한 전 총리는 정권이 교체되고 내란 특검 수사가 본격화하면서 벼랑 끝에 몰린 상황이다. 그는 그동안 12·3 비상계엄 선포에 반대했다고 강변해 왔으나, 비상계엄 해제 뒤 대통령실 부속실장이 만든 사후 비상계엄 선포문에 서명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위헌·위법적 비상계엄 선포에 절차적 정당성을 부여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한 전 총리는 해당 문건에 서명한 뒤 며칠 뒤 ‘사후 문건을 만들었다는 게 알려지면 또 다른 논쟁을 낳을 수 있으니 없던 일로 하자’고 요청했고 결국 문건은 폐기됐다고 한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에서 내란특검 조사를 받은 뒤 청사를 떠나고 있다. 연합
 

김종혁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전날 한국방송(KBS) 시사프로그램 ‘사사건건’에 출연해 “한 전 총리가 (사후 서명) 얘기를 전혀 안 하고 있다가 지금 증거가 드러나서, 다른 사람이 증언하는 바람에 소환이 된 것 아니냐”며 “그러니까 계엄을 정당화시키기 위해 사인을 했고, 그것을(선포문을)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 없앴다는 식으로 공격을 받을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몫 헌법재판관 임명 거부,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 기습 지명, 대선 출마 등 윤 전 대통령 탄핵과 파면 과정에서 한 전 총리가 보인 행보도 다시 입길에 오르고 있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와이티엔(YTN) 라디오 ‘뉴스파이팅 김영수입니다’와 인터뷰에서 “대통령으로도 부족해서 일국의 총리가 중범죄를 저질렀다는 생각이 든다. 결과적으로 한 전 총리가 비겁한 증거 조작 행태에 가담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한편으로 씁쓸한 건 그러고도 대선에 출마했다는 게 어이상실이다. 어떻게 국민 앞에 서서 표를 달라고 할 수 있었을까”라고 꼬집었다.

 

한 전 총리는 특검 출석 14시간 만인 전날 밤 11시40분께 굳은 표정으로 서울고검 청사를 나섰다. ‘계엄 사후 문건에 왜 서명했냐’ ‘어떤 소명을 했나’ 등 기자들의 질문에는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 심우삼 기자 >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계엄 선포 사실을 직전에 먼저 전달받았던 인물들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내란특검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청사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외환 혐의를 수사하는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가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을 2일 소환했다. 특검은 이들을 불러 12·3 불법계엄 선포 직전 열렸던 국무회의 상황 등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다. 한 전 총리는 계엄 해제 이후 작성된 계엄 선포문에 서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한 전 총리와 안 장관은 이날 오전 9시50분쯤 내란특검 사무실이 꾸려진 서울 서초동 서울고검 청사에 조사받기 위해 출석했다. 앞서 특검 수사팀은 두 사람에게 이날 오전 10시에 출석해 조사받으라고 통지했다. 한 전 총리는 ‘국무회의 사후 문건을 작성해 서명한 뒤 폐기했느냐’ 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묵묵부답한 채 고검 청사로 들어갔다. 같은 시간 출석한 안 장관도 ‘어떤 내용을 조사받으러 오셨느냐’ 등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들어갔다.

 

특검팀은 이날 한 전 총리와 안 장관을 불러 계엄 선포 전 이를 심의하기 위해 열린 국무회의 상황을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두 사람 모두 지난해 12월3일 밤 대통령실에 모여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계엄 선포 사실을 직전에 먼저 전달받았던 인물들이다. 앞서 한 전 총리는 윤 전 대통령이 이 자리에서 국무위원들에게 전달했다는 계엄 관련 문건에 대해 “사전에 보지 못했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경찰 특별수사단은 국무회의장과 대통령실 폐쇄회로(CC) TV 영상 등을 분석한 결과 이런 주장과 배치되는 정황을 파악하기도 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특검팀은 한 전 총리에게는 사후 계엄 선포문 작성에 개입했는지 여부도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사건을 수사한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을 소환 조사하면서 “계엄 해제 이후 김주현 전 대통령실 민정수석으로부터 ‘대통령의 국법상 행위는 문서로 해야 하는데 비상계엄 관련 문서가 있냐’는 얘기를 듣고 사후에 비상계엄 선포문을 작성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강 전 실장은 이 사후 선포문에 한 전 총리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의 서명을 받았다가 한 전 총리가 뒤늦게 문제를 삼자 폐기했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란특검은 지난달 30일 강 전 실장을 소환해 조사했다.

 

앞서 계엄 선포 국무회의 상황에서 발생한 윤 전 대통령과 국무위원들의 불법 행위를 집중 조사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내란특검은 조만간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다른 국무위원들도 추가로 소환해 조사를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 이창준 김희진 기자 >

비상계엄 위법성 속속 드러나…도망칠 곳 없는 윤석열

 

비상계엄 선포 뒤 국무회의 문건 작성 확인

"북 공격 유도하려 무인기 보냈다" 증언 나와

특검팀 5일 오전 9시 '마지막 출석 통지'
민주당 "윤 더 이상 도망칠 곳은 없다"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해 2차 조사를 위해 출석하라고 지정한 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청사 앞에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다. 2025.7.1. 연합
 

윤석열이 내란 특별검사팀의 2차 소환조사에 출석하지 않자 특검팀은 오는 5일 조사 일자를 재지정해 출석을 요구했다. 이제는 윤석열 체포영장이 아니라 '긴급체포'를 해야 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윤석열이 12·3 비상계엄 선포의 위법성을 알고 사후에 교정한 정황, 계엄령 선포를 위해 북한의 공격을 유도했다는 증거가 나오고 있어서다. 더불어민주당은 특검팀에 "강제 수사 착수해달라"고 했다.

 

윤석열이 1일 오전 9시에 있었던 내란 특별검사팀의 2차 소환조사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팀의 출석 요구에 처음으로 불응한 것이다. 특검팀은 바로 윤석열에 대해 이달 5일로 조사 일자를 재지정해 출석을 요구했다. 박지영 특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윤 전 대통령이 특검 출석에 불응했다"며 "특검은 윤 전 대통령에게 7월 5일 오전 9시까지 출석해달라고 통지했다"고 밝혔다. 이어 "5일에도 출석에 불응한다면 그 이후에는 요건이 다 갖춰진 이상 법원에서도 (체포영장을) 내주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5일은 저희의 마지막 출석 통지"라고 경고했다. 박 특검보는 또한 "윤 전 대통령 측도 의견서에서 5일 이후에는 출석에 응하겠다는 취지를 밝힌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윤석열 변호인단은 이미 특검팀의 조사 통지에 3일 이후로 변경해달라며 기일변경 요청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특검팀에 따르면 변호인단이 제출한 요청서는 '5일 이후'로 명시돼 있었다. 특검팀은 윤석열이 재통보한 조사 일정에도 출석하지 않으면 체포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보인다. 체포영장 청구는 피의자가 수사기관의 출석 요구에 고의로 불응하거나 반복적으로 조사를 회피한 경우 가능하다. 

 

특검팀은 앞서 윤석열에 대한 체포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이 기각한 바 있다. 서울중앙지법은 체포영장 기각 사유로 "특검이 출석을 요구할 경우 윤 전 대통령이 응할 것을 밝히고 있다"고 했다. 윤석열 측도 "이 사건이 경찰에서 특검으로 이관될 것이라고 해서 특검 발족 후 일정 조율을 거쳐 조사에 응할 계획이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윤석열 측이 특검팀 조사를 피하면서 기싸움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긴급체포까지 고려해야 된다고 주장한다. 1차 조사에서도 윤석열 측은 특검팀에게 시간과 날짜를 바꿔달라고 하거나 비공개 출석을 요구하면서 '시간끌기 식 기싸움'을 했기 때문이다. 

 

긴급체포의 필요성은 윤석열이 12·3 비상계엄 선포의 위법성을 알고 사후에 교정한 정황도 드러나 높아졌다. <한겨레>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 시절 대통령실 부속실장은 12·3 비상계엄 이후 뒤늦게 새로운 계엄 선포문을 작성해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서명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조은석 특별검사팀은 지난달 30일 강의구 전 부속실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계엄 선포문을 사후에 작성한 경위를 조사했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지난해 12월 5일 강 전 실장이 한 전 총리와 강 전 실장을 불러 조사했다. 강 전 실장은 한 전 총리와 통화하기 전 김주현 전 민정수석으로부터 '대통령의 국법상 행위는 문서로 해야 하는데 비상계엄 관련 문서가 있냐'는 질문을 받았다고 한다.

 

피의자 신분으로 내란 특검 조사를 받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29일 서초구 서울고검 청사를 나서고 있다. 2025.6.29. 연합
 

헌법 82조에는 "대통령의 국법상 행위는 문서로 하고 국무총리와 관계 국무위원이 부서(서명)해야 한다"고 규정하는데, 윤석열은 비상계엄 선포와 국회 통고를 문서로 하지 않은 것이다. 헌법 조항을 확인한 강 전 실장은 국무총리와 관련 국무위원(국방부 장관)의 서명이 담긴 비상계엄 선포 문건을 사후에 작성하려고 한 전 총리에게 전화를 걸었다. 강 전 실장이 직접 문서 작업을 했다는 문건에는 '비상계엄 선포'라는 제목 아래 "2024년 12월 3일 22:00부로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적혀있었다. 국무총리와 국방부 장관 서명란이 포함돼 있다. 반면, 12·3 비상계엄 선포 당일 국무위원들에게 배부된 '비상계엄 선포문'에는 국무총리와 국방부 장관 서명란이 누락돼 있었다. 총리와 국방부 장관 서명란을 마련한 비상계엄 선포문을 새롭게 작성해 사후에 서명 받으려고 시도한 것이다.

 

윤석열 정부가 계엄령 선포를 위해 북한의 공격을 유도했다는 증거도 계속 나오고 있다. 지난해 10월 북한이 평양에 떨어진 무인기를 공개한 바 있다. 지난달 29일 <MBC>에 따르면 이 무인기가 우리 군이 보낸 것이며, 비상계엄 직전인 지난해 11월에 다시 무인기를 북한에 보내 북한을 자극했다는 것이다. 군 내부 관계자가 진술한 내용이다.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현직 장교 A씨는 "어쨌든 하나 소실됐기는 했지만, 북한이 제대로 잡지 못하고 허둥댔다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에 '효용성을 확인해서 써먹으려고 하는구나'라는 생각을 느껴서 '아, 계속 이러면 큰일 날 텐데'라는 생각을 했었다"라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0월 무인기가 발각됐다는 북한의 발표에 윤석열과 김 전 장관이 좋아했다는 얘기도 했다. A씨는 "VIP랑 장관이 그 북한 발표하고 박수 치며 좋아했다"며 "너무 좋아해서 사령관이 또 하라고 그랬다. '사령관이 굉장히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얘기까지 들었다"고 전했다. 결국 이 지시에 따라 지난해 11월에도 무인기 침투 작전이 실행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내란 특검은 내란 수괴 윤석열에게 더 이상 도망칠 곳이 없다는 걸 확실히 가르쳐라'고 논평 브리핑을 했다.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내란 수괴 윤석열이 특검팀의 출석 요구에 불응했다"며 "윤석열이 특검 조사에 대한 두려움에 빠져 제 목을 조르고 있다. 그동안 감춰온 내란의 진실이 베일을 벗자 두려움이 커진 듯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강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이 계엄 이후 새로운 계엄 선포문건을 작성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12·3 비상계엄이 헌법 82조를 위반한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 부랴부랴 부서란을 추가한 사후 문서를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계엄이 위헌·위법했음을 확인시켜 주는 증거다.

 

김 원내대변인은 "외환 유도 혐의도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있다"며 "작년 10월과 비상계엄 직전인 11월에도 대북 무인기 침투 작전이 진행됐다는 군 관계자의 진술에 더해서 '당시 드론작전사령관이 무인기 담당 중대장에게 직접 전화로 무인기 작전을 지시했다'는 제보가 나왔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이처럼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에,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외환 유도 혐의까지 확인되고 있다"며 "내란수괴 윤석열이 특검 조사를 회피하는 이유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고 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피의자가 조사를 회피하도록 내버려둘 수 는 없다"며 "특검은 출석 요구에 거듭 불응하고 있는 내란수괴에 대해 체포 영장을 속히 발부 받아 강제 수사에 착수해달라. 특검은 윤석열이 더 이상 도망칠 곳은 없다는 것을 확실하게 가르쳐주라"고 말했다. < 김민주 기자 >

 

비상계엄 선포 명분 만들기 위해 북한과 무력 충돌 유도 의혹

 

지난해 10월19일 북한이 평양에서 한국군에서 운용하는 드론과 동일 기종의 무인기 잔해를 발견했다고 주장하며 공개한 사진. 조선중앙통신연합

 

12·3 불법계엄 사태를 수사 중인 내란 특별검사팀이 평양 무인기 침투 사건과 관련해 ‘윤석열 전 대통령 지시라고 들었다’는 녹취록을 확보했다. 윤 전 대통령 2차 조사를 앞둔 내란 특검은 확보한 단서를 토대로 외환 혐의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내란 특검은 군이 평양에 무인기를 날려 북한의 공격을 유도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김용대 드론작전사령관이 V(윤석열 전 대통령) 지시라고 했다”는 취지의 현역 장교 녹취록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0월 ‘남한이 평양에 무인기를 침투시켰다’는 북한 주장을 두고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명분을 만들기 위해 북한과 무력 충돌을 유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는데, 특검이 이에 관한 수사를 본격화할 수 있는 단서를 확보한 것이다.

 

내란 특검이 확보한 녹취록에는 “V(윤 전 대통령) 지시다. 국방부와 합참 모르게 해야 된다(고 했다)” “삐라(전단) 살포도 해야 하고, (북한의) 불안감 조성을 위해 일부러 (드론을) 노출할 필요가 있었다” 등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당시 북한이 위협적인 반응을 내놓은 데 대해 “VIP와 장관이 박수치며 좋아했다. 너무 좋아해서 사령관이 또 하라고 그랬다”, “11월에도 무인기를 추가로 보냈다” “계엄 터지고 외환·북풍 얘기가 나오면서부터 ‘아 평양 무인기가 이용됐구나’하는 자괴감이 들며 굉장히 부끄러웠다” 등 내용도 함께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내란 특검은 해당 녹취록이 윤 전 대통령이 무인기 침투를 지시해 북한의 공격을 유도했다는 증거라고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기에 앞서 정당성과 명분을 만들기 위해 북풍 공작을 시도했다는 외환 혐의는 특검이 수사로 밝혀내야 할 핵심 대목 중 하나로 꼽힌다.

 

특검은 지난달 28일 윤 전 대통령을 처음 소환했을 때 이와 관련한 기초조사를 진행했고, 오는 5일 2차 소환을 앞두고는 조사 대상에 외환 혐의를 적시해 윤 전 대통령 측에 통보했다. 특검은 전날 국방과학연구소가 드론작전사령부(드론사)에 무인기를 납품하는 과정의 실무 책임자였던 정모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는 등 윤 전 대통령 외환 혐의 입증에 주력하고 있다. 특검은 확보한 녹취록 내용 등을 토대로 윤 전 대통령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김용대 드론사령관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드론사는 계엄이 선포된 후 내부 자료를 폐기하고, 무인기 데이터를 삭제하도록 내부 조항을 만들었다는 의혹을 받는다. < 김희진 이창준 기자 >

김건희, 명태균 - 건진 - 도이치모터스 등 의혹 산적

자금 추적 전문가 대거 투입 ‘최장 150일’ 일정

채 상병 특검, 1일 현충원 참배 · 2일 임성근 소환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권도현 기자

 

‘내란·김건희·해병대 채모 상병 사건’ 등을 수사할 3대 특별검사 수사팀이 진용을 갖추고 본격 수사에 돌입한다. 내란 특검팀은 이미 공식 수사를 시작했고, 김건희 특검팀과 채상병 특검팀은 2일 현판식을 하고 공식적인 수사에 착수한다.

 

김건희 특검팀은 1일 오후 임시사무실에서 서울 종로구 KT광화문웨스트 빌딩에 있는 정식 사무실로 이사했다. 문홍주 특검보는 이날 기자단과 만나 “이제 본격적으로 수사를 개시한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다루게 되는 김 여사 관련 사건은 수사대상만 16개로, 3대 특검 중 다뤄야 할 사안이 가장 많다. 이에 4명의 특검보가 각각 2~3개씩 팀을 운영해 사건을 분담하기로 했다. 명태균 게이트, 건진법사 청탁의혹, 도이치모터스·삼부토건 등 주가조작, 양평고속도로 및 관저 의혹 등이 대표적이다. 김 여사에 대한 소환조사 일정도 조율 중이다. 김형근 특검보는 “사건이 많기 때문에 1~2개 사건에 집중해 수사한다기보다는 팀별로 균형 있게 여러 사건을 동시에 진행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여사가 연루된 주가조작 의혹 등 3대 특검 중에서도 유일하게 경제범죄를 다루는 만큼 김건희 특검팀에는 자금 흐름을 추적하기 위한 전문가를 대거 투입했다. 금융감독원 3명, 국세청 1명, 한국거래소 2명, 예금보험공사 3명 등이 합류했다. 금감원 파견자 중에는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을 조사한 인력도 포함됐다. 금융·증권범죄 수사 전문가로 알려진 윤재남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수사과장도 합류했다. 기존 검찰 내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 건진법사 사건 수사 인력들도 가세했다. 준비기간 20일을 다 채워 각 사건 내용과 법리·판례 등을 검토한 특검팀은 앞으로 최대 150일간 본수사를 진행한다.

 

채상병 특검팀은 본수사 개시를 하루 앞둔 1일 채 상병이 안장된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았다. 오는 2일엔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에 대한 첫 조사를 진행한다. 채 상병 사망 당시 상황과 임 전 사단장이 당시 현장에 내린 지시 등을 물을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가 해병대 수사단의 채 상병 순직사건 초동조사기록을 회수해 재이첩하는 과정에서 임 전 사단장이 혐의자에서 제외된 배경과 임 전 사단장 로비 의혹 등도 함께 물을 전망이다.

 

특검팀은 채 상병 순직사건이 군에서 발생한 사건이고, 사건 관계인 상당수가 군 관계자라는 점을 고려해 군 수사 인력을 우선으로 팀을 꾸렸다. 군 검사·수사관 파견 인력이 20명으로 가장 비중이 크다. 경찰 15명, 검찰 12명,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6명도 파견받았다. 대통령실과 국방부의 수사 외압 의혹으로 사건이 이어지는 만큼 다른 특검팀과는 달리 사안별로 수사팀을 나누지는 않았다고 한다. 세부적인 수사 내용은 검찰과 경찰, 공수처, 국방부 등 각급 수사팀장들이 모여 사안을 공유하는 등 유기적인 구조로 수사팀을 이끌어 갈 계획이다.

 

3대 특검 중에선 내란 특검팀의 수사 속도가 가장 빠르다. 조은석 특검이 임명된 지 6일만인 지난달 18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추가 기소하면서 수사를 개시했다. 지난달 28일에는 불법계엄 사태 이후 사실상 처음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을 불러 조사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에게 오는 5일 다시 출석해 조사받으라고 통지했다.

 

특검팀은 그간 불법계엄 수사를 진행한 검찰·경찰·공수처 인력을 대거 끌어왔다. 김종우 서울남부지검 2차장검사를 필두로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 검사 전원이 참여했다. 경찰에서도 윤 전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저지 혐의 등을 수사하던 박창환 국가수사본부 중대범죄수사과장이, 공수처에서는 지난 1월 윤 전 대통령 체포 당시 직접 대면 조사에 나섰던 차정현 수사4부장검사가 합류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의 외환 관련 의혹, 비상계엄 선포 국무회의 당시 상황,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의결 방해 의혹 등 크게 세 갈래로 나눠 초기 수사를 전개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 유선희 강연주 이창준 기자 >

 

‘김건희 특검’ 첫발…민중기 “여러 의문에 제대로 답할 것”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의혹 관련 사건을 맡은 민중기 특별검사가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특검 사무실에서 현판 제막을 마친 뒤 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가 2일 “힘을 합치고 지혜를 모아 여러 의문에 대해 제대로 된 답을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중기 특검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케이티(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서 열린 현판식에서 이같이 말했다. 민 특검은 “모든 수사는 지나치거나 기울어지지 않게 진행할 것”이라며 “법이 정한 절차와 방식에 따라 이뤄질 것이다. 국민 여러분이 성원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공개된 민중기 특검팀 현판에는 ‘김건희와 명태균·건진법사 관련 국정농단 및 불법 선거 개입사건 등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민중기’라는 문구가 표기됐다. 특검팀은 지난 12일 민 특검 임명 뒤 준비기간 20일을 거쳐 이날부터 정식으로 수사를 개시한다. 특검법상 특검팀 수사 대상은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등 총 16개에 이른다.  < 박지영  이나영 기자 >

 

채 상병 특검 수사 개시…임성근 전 사단장 소환

 
 
채상병 사건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팀이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한샘빌딩에 마련된 특검 사무실에서 현판식을 하고 있다. 김영원 기자 
 

채 상병 사건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팀이 2일 수사 개시를 선언했다. 이 특검은 이날 오전 서초한샘빌딩 특검팀 사무실에서 현판식을 열고 “오늘부터 수사를 개시할 예정”이라며 “순직 해병 특검은 철저하게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수사 지휘부는 이 특검과 류관석·이금규·김숙정·정민영 특검보 4명을 비롯해 김성원 대구지검 부장검사, 천대원 수원지검 부장검사, 박상현 공수처 부부장검사, 강일구 서울경찰청 안보수사2과장(총경), 신강재·박세진 중령 등이다.

 

특검팀은 총 네 팀으로 나눠 1팀은 채상병 사망, 해병대원 상해 사건 등 업무상 과실치사상 사건을, 2팀에선 김건희 여사를 통한 구명로비 의혹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 과정 불법행위 등을, 3팀은 대통령실 은폐 의혹 등 직권남용 수사를, 4팀은 박정훈 전 해병대수사단장(대령) 항명 혐의 항소심 재판의 공소유지 업무를 맡을 예정이다.

 

이날 예정된 임성근 전 해병대1사단장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피고발인 조사는 대구지검에서 채상병 사건을 수사했던 김성원 부장검사가 맡는다. 공보를 담당하는 정민영 특검보는 “임 전 사단장은 모든 사건에서 핵심 당사자라 여러 가지 내용에서 본인 진술을 확인할 필요 있다고 판단해 첫 조사대상으로 부르게 됐다”며 “우선 임 전 사단장의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주로 조사하고 나머지 부분도 일부 조사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임 전 사단장은 채상병 사건 핵심 인물로, 2023년 7월 경상북도 예천군 내성천 실종자 수색작전을 사실상 지휘했다며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수사 대상에 올랐다. 특검팀은 준비 기간을 포함해 80일, 연장 시 최장 140일간 수사한다.       < 곽진산  김수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