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위원회 “5·18 아픈 역사 되풀이하지 않고 계엄군의 방해와 위협에도 상세한 기록 남겨”

우원식 국회의장 “총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현장 전한 분들의 용기와 연대에 깊은 경의”

 
 
▲12·3 불법 비상계엄 당시 국회 현장. ⓒ연합
 

12·3 불법 비상계엄 당시 긴박했던 국회 현장을 카메라에 담은 국회 출입 영상기자들이 2025년 힌츠페터 국제보도상 뉴스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공동 주최자인 5·18기념재단과 한국영상기자협회는 5일 뉴스상 부문에 ‘한밤의 계엄령-2시간 38분의 기록’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수상자인 국회출입 영상기자 48인은 KBS·MBC·SBS·YTN·MBN·OBS·JTBC·연합뉴스TV·KBC·G1·아리랑TV 등 국내 방송사와 일본 방송사인 NHK·TV아사히·후지TV 소속이다.

 

힌츠페터 국제보도상은 민주주의·인권·평화 발전을 위해 싸우는 현장에서 역사를 기록하는 영상기자를 발굴하는 국제보도상으로, 1980년 5월 계엄군의 시민 학살 참상을 영상으로 기록해 세계에 알린 위르겐 힌츠페터 영상기자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만들었다.

 

심사위원회(위원장 마리오 슈미트)는 뉴스 부문 심사평에서 “‘계엄’을 내세운 쿠데타 상황에서 용기를 내어, 민주주의의 위기를 현장에서 기록하고, 세상에 알린 한국영상기자들의 기자정신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한국사회가 직면한 민주주의의 위기, 자유사회의 붕괴 위기를 현장에서 신속하게 취재 보도해 한국은 물론, 전 세계에 알림으로써 시민과 정치인, 쿠데타에 동원된 군인들에게 급박한 민주주의의 위기 상황을 올바로 인식하고 판단해 대응을 할 수 있도록 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심사위는 “1980년 5·18광주민주화운동 당시 한국의 영상기자와 언론인들이 제대로 취재 보도하지 않은 아픈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고, 진실의 전달자, 역사의 기록자로서 자기 사명을 다한 점 등을 들어 뉴스상의 수상자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심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3일 밤 10시23분,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자 국회 출입 영상기자들은 즉시 국회로 향했다. 경찰 봉쇄를 피해 국회 담을 넘고, 동료가 붙잡히는 상황도 겪었다. 이들은 국회 내에 도착한 후 영상기자실 열쇠를 찾아 카메라와 장비를 챙겼고, 단체 채팅방을 통해 상황과 진입 경로를 공유했다.

 

국회영상기자단은 민주주의가 위협받는 초유의 상황에 공동 취재를 결정했다. 취재 영상은 모든 풀단의 송출망을 개방해 동시에 송출했고, 기자들은 본관 안팎으로 흩어졌다. 밤 11시, 계엄사령부가 포고령을 통해 강압적 언론 통제를 예고했다. 국회 취재는 위험을 감수해야 했고, 영상기자들은 계엄군을 막아선 시민과 보좌진, 동료들과 현장을 지켰다.

 

12월4일 자정을 넘어 계엄군의 본관 진입 시도가 본격화되자, 기자들은 현장을 놓치지 않았다. 국회방송 중계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본회의장에는 단 한 명의 영상기자가 남아 긴박한 상황을 전 세계에 생중계했다. 새벽 1시3분, 참석 의원 전원 찬성으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가결되었고 이 소식은 실시간으로 세상에 전해졌으며 계엄군은 철수했다.

 

심사위원회는 “기자들은 군 헬리콥터와 무장한 계엄군을 마주하며 극도의 공포를 느꼈지만, 사명감으로 카메라를 놓지 않았다. 계엄군의 방해와 위협에도 불구하고 상세한 기록을 남겼으며, 이는 추후 계엄 사태를 분석하는 중요한 자료가 되었다”고 평가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당대표는 5일 2025 힌츠페터국제보도상 시상식 축사에서 “수많은 힌츠페터 키즈들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산증인이 되어서 12·3 비상계엄을 막아냈다”며 “만약에 12·3 비상계엄이 성공했더라면 이재명 대통령도 저도 그리고 여기 와 있는 국회의원들도 그리고 많은 기자님들도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지난 3일 수상자들을 향해 “비상계엄이라는 초유의 상황에서도 국민의 알 권리를 지키기 위해 헬기와 탱크, 총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현장을 전한 분들의 용기와 연대에 깊은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우 의장은 “보도 현장에 선 카메라는 가장 강력한 무기이자, 민주주의의 마지막 방어선”이라며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 곳곳에서 언론의 자유가 위협받고, 많은 언론인이 목숨을 잃고 있다. 그들의 희생을 잊지 않고 뜻을 이어가는 길은, 우리가 언론의 자유를 지키고 민주주의·인권·평화를 더 넓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 정철운 기자 >

 

대통령실 ‘국유자산 매각 재검토’ 지시로 정조준
한전KDN·마사회 뒤바뀐 매각 방침…초고속 매각
방통위 승인도 졸속…YTN 노조 “공적소유 회복을”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있는 와이티엔(YTN) 본사.

 

김민석 국무총리가 5일 정부 자산 매각 과정을 철저히 조사·감사하라고 지시하면서 와이티엔(YTN) 지분 매각을 예시함에 따라, ‘준공영 방송사’였던 와이티엔의 강제 민영화, 특혜 매각 논란의 진상이 규명될지 주목된다.

 

와이티엔은 윤석열 정부 시절인 2023년 10월, 공기업인 한전케이디엔(KDN)과 한국마사회가 가진 와이티엔 지분 30.95%가 유진그룹에 넘어가면서 강제 민영화 논란이 거셌다. 2022년 8월만 해도 한전케이디엔은 정부에 “현시점 매각 시 투자 원금 대비 손실로 이어지므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보고했고, 마사회 정기환 회장도 그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지분 매각을) 검토한 바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해 11월부터 갑자기 매각 작업이 진행됐다.

 

게다가 와이티엔 주식을 1주에 6555원에 산 한전케이디엔과 5000원에 산 마사회가 주식을 통매각하는 방식이 채택되고, 삼일회계법인이 공동 주관사를 맡으면서 특혜 매각 논란도 불거졌다. 두 회사가 따로 팔면 대주주(21.43% 보유)인 한전케이디엔이 경영권 프리미엄을 붙여 팔 수도 있는데 통매각을 하면서, 한전케이디엔이 손해를 보게 됐다는 얘기다.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유진그룹 쪽(유진이엔티)의 지분 매수를 승인하는 과정도 의문투성이이다. 방통위는 2023년 11월 유진그룹의 재정 건전성과 와이티엔에 대한 투자 계획 등이 미흡하다며 승인을 보류했으나 석달 만인 2024년 2월 최종 승인했다. 최다액 출자자 변경심사는 통상 수개월~1년이 걸리는데, 유진그룹이 신청한 지 하루 만에 심사기본계획을 의결하고 2주 만에 승인 취지의 보류 결정을 해 졸속 논란도 불렀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와이티엔지부는 김홍일 위원장 등 2인 체제에서 이뤄진 매각 승인 의결은 무효라는 소송을 내어 현재 1심 공판이 진행 중이다.

 

대통령실은 이번 조사를 지난 3일 이재명 대통령이 전 부처에 지시한 국유자산 매각 중지 및 재검토 과정의 일부로 보고 있다. 이 대통령이 직접적으로 와이티엔을 콕 집어 조사를 지시하진 않았지만, 공공부지 매각 등 국유자산 헐값 매각에 문제의식을 가진 이 대통령의 지시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와이티엔 인수 과정도 조사 대상에 올랐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민주당 대표 시절부터 전임 정부의 와이티엔 지분 매각을 거세게 비판해왔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당장은 매각 과정에서의 문제들을 들여다보는 것이고, 조사 이후 어떤 절차를 밟을지까지는 말할 수 없는 단계”라고 말했다.

 

한편 와이티엔지부는 이날 성명을 내어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를 시급히 정상화해, 불법으로 점철된 와이티엔 최다액 출자자 변경 승인을 즉각 취소하고, 와이티엔이 다시 공적 소유구조를 회복해 국민의 보도전문 채널로서 역할을 다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촉구했다.               < 전종휘 엄지원 기자 >

 

김 총리 “정부자산 헐값 매각 전수 조사”…YTN 콕 짚은 까닭

 
             이재명 대통령과 김민석 국무총리가 4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
 

정부가 지난 정부 때 헐값으로 팔았다는 의혹을 받는 와이티엔(YTN) 지분 매각 등 정부 자산 매각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정부 자산 매각을 전면 중단하라고 한 지 이틀 만이다.

 

5일 김민석 국무총리는 “헐값 매각 우려가 제기된 와이티엔 지분 매각 등을 포함해 지난 정부와 현 정부에서 추진된 매각 사례들에 대해 즉각적인 전수조사와 감사를 실시하라”고 지시했다. 김 총리는 “국민의 소중한 재산 가치 훼손이나 특혜 제공 등의 문제가 확인된다면, 검경 합동 수사 등을 통해 엄중히 조처하고 계약 취소 등 원상회복 방안까지도 지체 없이 강구하라”고 밝혔다. 헐값 매각이 확인될 경우 수사 등 법적 과정을 거쳐 원상회복까지 갈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총리가 와이티엔을 콕 집어 언급한 것에 대해 총리실 관계자는 “논쟁적인 매각 사례까지 빼놓지 말고 모두 살펴보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미 관련 조사에 착수했다. 정부 자산을 관리하는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 구윤철 장관은 이날 한국방송(KBS) 라디   오에 나와 “매각 사유가 진짜 불가피한 경우인지 또는 가격이 너무 싼 것은 없는지 전체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3일 헐값 매각 우려가 제기된 정부의 자산 매각을 전면 중단하고, 전면 재검토 후 시행 여부를 재결정하라고 각 부처에 지시한 바 있다. 최근 국감에서 윤석열 정부 때 정부 자산을 헐값에 매각했다는 주장이 잇달아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국유 부동산 가운데 낙찰가율이 100%를 밑돈 비율은 2020~2022년에 4~11% 수준이었지만, 2023년 42.7%, 지난해 58.7%로 급증했다.

 

정부의 국유 자산 매각 전수조사에 대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군부대 이전 등 공공부지 매각 과정에서 제대로 된 심사나 규제도 없이 헐값에 매각돼온 자산이 많다고 보고, 일단 이를 중지한 뒤 전수조사하고 매각의 기준을 다시 마련하라고 지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2022년 민주당 대표 시절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도 “국유재산 특혜 매각 방지법으로 국민 재산 유출을 막겠다”고 밝힌 바 있다.   < 기민도 엄지원 기자 >

 

이 대통령 “공기업 민영화 때 국회 협의·여론수렴 제도 검토하라”

공공자산 매각 제동 설명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이재명 대통령이 “주요 공기업 시설을 민간에 매각하면 국민이 불안해하니 국회와 협의하거나 여론을 충분히 수렴하는 제도를 만들 수 있게 검토해달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4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국민의 의견과 배치되는 공기업 민영화가 너무 쉽게 행정부에서 결정돼 정쟁화되는 경우가 있다. 내가 당대표를 할 때도 공기업 민영화를 못하게 절차적으로 통제 제도를 만들려다 못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발언은 전날 이 대통령이 ‘정부의 자산 매각을 중단하라’고 지시한 배경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이 대통령은 “공공 자산 매각이 무원칙하게 대량으로 이뤄진다는 지적 있어서 어제 전면 중단하고 꼭 필요한 건 총리가 재가하되 기본적으로 매각을 자제 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최근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윤석열 정부 시절 공공기관 재무건전성 확보를 명분으로 이뤄진 국유재산 매각이 헐값 매각으로 이어졌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을 언급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공식 제기한 문제들은 대체적으로 일리가 있는 것이다. 억지 쓰는 경우도 가끔 있으나 대체적으로 공감 가는 부분이라 합리성이 있을 것“이라며 “야당이 지적했든 여당이 했든 구분 말고 타당한 것은 수용하라”고도 했다.

                                                                                                                              < 신형철 기자 >

 

이 대통령 “국유자산 매각 중단” 지시…윤 정부 ‘헐값 매각’ 논란에 대처

 
 

이재명 대통령이 정부의 자산 매각을 전면 중단하라고 부처에 지시했다.

 

최휘영 정부대변인 겸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3일 “이 대통령이 현재 진행·검토 중인 자산 매각에 대해 전면 재검토 후 시행 여부를 재결정하라”며 이같은 긴급 지시사항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불필요한 자산을 제외한 매각은 자제하되, 부득이 매각이 필요한 자산을 매각하는 경우 국무총리의 사전 재가를 받도록 지시했다. 현행 국유재산법상 국유자산 매각은 기획재정부 장관 및 중앙관서장 승인으로 이뤄진다.

 

최근 국회 국정감사에서 윤석열 정부의 국유재산 ‘헐값 매각’ 논란이 일자, 대통령이 매각 중단을 지시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지난달 23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국감에서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정부는 2022년 8월 활용도가 낮은 국유재산을 향후 5년간 16조원 이상 매각하겠다고 발표했다”며 “낙찰가가 100% 미만인 건이 지난 정권에서 10%대였다면 윤석열 정부 때는 매년 42%, 58%, 51% 등 헐값에 매각됐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박범계 의원 역시 “가장 큰 문제는 낙찰가율이 감정가의 73%까지 떨어진 것”이라면서 “감정가 대비 27%의 이익을 챙긴 사람 혹은 집단이 있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정정훈 캠코 사장은 당시 “수의계약은 감정가 100%를 받지만, 공개입찰을 하는 경우 가격이 내려간다”며 “공개입찰 건수가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100% 미만에 해당하는 건수가 많아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대통령 지시에 따라 일단 자산 매각 절차를 중단하고 원점에서 보면서, 꼭 필요한 경우 자산을 매각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 박수지 기자 >

앞서 윤석열과 통화 ...짙어지는 ‘계엄해제 표결 방해’ 정황

 

 
 
국회의 계엄해제 의결을 방해한 의혹을 받는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 특검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첫 출석하고 있다. 정용일 선임기자 
 

비상계엄 해제 표결 방해 의혹을 받는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국회의원 전원을 대상으로 한 우원식 국회의장의 ‘본회의장 집결 요청’ 직후에 당 의원총회 장소를 국회에서 당사로 바꾼 것으로 파악됐다. 비상계엄 해제 표결을 위한 정족수 확보에 분초를 다투던 상황에서 국회의장의 요청과 달리 국민의힘 의원들을 국회 밖으로 소집한 것이다. 

 

5일 한겨레 취재 결과, 국회 운영지원과는 계엄 선포 직후인 지난해 12월4일 0시1분, 국회의원 전원에게 우 의장 명의로 “의원님들께서는 속히 국회 본회의장으로 와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소집 문자를 보냈다. 비상계엄을 해제하기 위한 유일한 수단이 국회 표결밖에 없어 본회의 개의 결정이 이뤄지기 전부터 국회의장이 직접 의원 소집에 나선 것이다.

 

반면,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였던 추 의원은 우 의장 공지가 이뤄진 직후인 0시3분, 의총 장소를 국회 밖에 있는 여의도 당사로 변경하겠다고 공지했다. 국회의원 전원이 2분 전 국회 본회의장으로 모이라는 국회의장 명의 문자를 받은 상황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에겐 국회 밖에 있는 당사로 모이라고 공지한 것이다. 이보다 앞서 추 의원은 비상계엄 선포 뒤 의총 장소를 국회→당사→국회로 두차례 변경해 국회로 향하던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혼란을 초래한 상황이었다.

 

추 의원이 막판에 의총 장소를 당사로 변경한 행위는 계엄 해제를 지연할 목적에서였다고 조은석 특별검사팀은 보고 있다. 계엄 해제 결의안 표결을 위한 정족수(재적 의원 과반 출석) 확보가 시급한 상황에서 의총 장소를 변경하면, 본회의장에 이미 도착한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국회 밖으로 나오라’는 메시지를 전달한 셈이라는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3일 밤 11시22분에 추 의원과 통화했고 이때 윤 전 대통령이 “계엄 선포를 미리 말하지 못해 미안하다”고 했다고 추 의원은 설명하지만, 특검팀은 이 통화에서 표결 방해가 논의됐을 거라고 의심한다.

 

특검팀은 추 의원의 의총 장소 변경 이후 행적에서도 표결 방해의 목적이 드러난다고 보고 있다. 추 의원은 지난해 12월4일 0시29분과 0시38분 두차례에 걸쳐 우 의장과 통화하면서 “국회의원 모으는 시간이 필요하다” “(의원들이 국회로) 들어갈 시간을 줘야 하지 않냐”며 본회의 연기를 요청했다. 당사에 있던 의원들이 본회의장에 들어갈 시간을 마련해달라는 요구인데, 당시 국회 내 원내대표실에 머물던 추 의원은 본회의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한겨레는 해명을 듣기 위해 전화를 걸고 문자 메시지를 보냈지만 추 의원은 답하지 않았다.

 

법무부는 이날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에 대해 국회에 체포동의요구서를 제출했다. 체포동의안은 이후 처음 개의하는 본회의에 보고된 뒤 24~72시간 안에 표결된다. 체포동의안은 재적 의원 과반이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의 찬성으로 가결되며, 가결시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일정이 정해진다. 

                                                                                              < 강재구  곽진산 기자 >

 

법무부, ‘계엄 해제 표결 방해 혐의’ 추경호 체포동의안 국회 제출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을 방해한 의혹을 받는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달 30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 특검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첫 출석하고 있다. 정용일 선임기자 
 

법무부가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에 대해 국회에 체포동의요구서를 제출했다.

 

법무부는 5일 “추경호 의원에 대한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와 관련해 서울중앙지법 판사의 체포동의 요구에 따라 국회에 체포동의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추 의원은 계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 쪽 요청을 받고 국민의힘 의원총회 장소를 여러 차례 변경하는 방식으로 다른 의원들의 계엄 해제 표결 참여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내란 사건을 수사하는 조은석 특별검사팀은 지난 4일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추 의원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국회의장은 법무부로부터 체포동의요구서를 받은 후 처음 개의하는 본회의에 이를 보고하고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본회의를 열어 표결에 부쳐야 한다. 체포동의안은 재적 의원 과반이 출석하고 출석 의원 과반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가결시 추 의원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일정이 정해진다. 부결되면 법원은 영장심사 없이 구속영장을 기각한다.                                                                                          < 곽진산 기자 >

민주당 맘다니, 3선 쿠오모 꺾고 돌풍

트럼프 강력 견제에도 승리, 정계변수로  

 
4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시 브루클린 자치구에 위치한 클린턴힐 공립학교에서 조란 맘다니 민주당 뉴욕시장 후보가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욕/로이터 연합
 

미국 언론들이 일제히 조란 맘다니(34) 민주당 뉴욕시장 후보가 당선됐다고 발표했다.

 

에이피(AP) 통신은 4일 밤 9시 38분 “맘다니가 뉴욕 시장 후보로 선출됐다”고 밝혔다. 엔비시(NBC) 뉴스는 이보다 6분 앞서 맘다니 후보 당선을 발표했다. 시엔엔(CNN), 뉴욕타임스 등도 비슷한 시각에 ‘맘다니 당선’ 속보를 내보냈다. 투표는 이날 밤 9시 종료됐다.

 

맘다니 후보가 뉴욕주지사를 지낸 무소속 앤드루 쿠오모(67) 후보와 커티스 슬리워(71) 공화당 후보를 누르고 최종 당선되면 ‘자본주의의 심장’ 뉴욕에서 ‘사회주의자’ 시장이 탄생하게 된다. 첫 무슬림·남아시아계·밀레니얼(1980~90년대 출생) 시장이라는 기록도 갖게 된다.

 

무명에 가까웠던 정치 신인 맘다니 후보는 지난 6월 뉴욕시장 예비선거에서 거물 정치인 쿠오모 전 뉴욕주지사를 꺾고 민주당 후보로 선출되는 이변을 일으켰다. 맘다니 후보는 고물가에 시달리는 뉴욕 서민층의 생활 형편을 개선하는 데 중점을 둔 공약을 내걸어 돌풍을 일으켰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뉴욕시장 선거를 하루 앞둔 3일 민주당 조란 맘다니 후보를 겨냥해 “맘다니가 당선된다면 뉴욕시는 경제·사회적으로 완전한 재앙이 될 것”이라고 말해 뉴욕시에서의 신예돌풍을 경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SNS 트루스소셜에 “공산주의자 후보 맘다니가 뉴욕시장 선거에서 승리한다면, 정말 최소한으로 요구되는 수준 외에는 내가 사랑하는 첫 번째 고향(뉴욕)에 연방정부 기금을 지원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공산주의자가 이끄는 한 한때 위대했던 도시는 성공은커녕 생존조차 불가능해질 것이기 때문”이라며 “대통령으로서 나는 잘못된 곳에 좋은 돈을 쏟아붓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경험도 없고 완전한 실패 기록만 있는 공산주의자보다는 차라리 성공한 기록이 있는 민주당 후보가 이기는 게 낫다”며 민주당 경선 탈락 후 무소속으로 뉴욕시장 선거에 출마한 앤드루 쿠오모 전 뉴욕주지사에게 한 표를 행사하라고 독려했다. 그는 “여러분이 개인적으로 쿠오모를 좋아하든 아니든 선택지는 없다”며 “그에게 투표해야 하고, 그가 훌륭하게 일해 주길 바랄 수밖에 없다”고 했었다.

인도계 무슬림인 맘다니 후보는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뉴욕시가 임대료 관리 권한을 가진 ‘임대료 안정화 아파트’의 임대료 동결, 최저임금 인상, 무상버스·무상교육 확대 등 공약을 내세우며 진보 성향을 드러내 왔다. 맘다니 후보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쿠오모 전 주지사를 큰 폭으로 앞서 뉴욕시장 당선이 유력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시뿐 아니라, 주지사 선거가 치러지는 버지니아주와 뉴저지주 유권자들을 향해서도 “공화당에 행사하는 한 표는 에너지 비용이 크게 내려간다는 것을 뜻한다”며 공화당 후보들에 대한 투표를 독려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뉴욕시장을 비롯해 뉴저지·버지니아주 주지사도 민주당 후보가 당선됨에 따라 내년 11월 중간선거를 1년 앞두고 반 트럼프 정서 확산을 나타내는 등 공화·민주당의 현주소와 민심을 평가하는 지표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 뉴욕/김원철 특파원, 김희진 기자 >

 

미국 민주당, 뉴저지·버지니아 주지사 선거도 승리

버지니아선 4년 만에 주지사 탈환

 

 
미국 버지니아주 주지사 선거에서 공화당 윈섬 시어스 후보를 꺾고 승리한 민주당 애비게일 스팬버거 당선인이 4일 가족과 함께 무대에 올라 승리 연설을 하기 전 모습이다. 로이터 연합
 

미국 민주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2기 집권 이후 치러진 첫 주요 지방선거에서 뉴저지와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 모두 석권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5일 아에프페(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민주당의 마이키 셰릴 후보와 애비게일 스팬버거 후보가 각각 뉴저지와 버지니아에서 공화당 후보를 여유 있게 제치고 당선됐다. 미 연방기관 셧다운(일시 업무정지) 속에서 치러진 이번 선거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방정부 구조조정 및 대규모 예산 삭감 정책에 대한 ‘중간 심판’ 성격이 짙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뉴저지 주지사로 선출된 마이키 셰릴 당선인은 전 해군 조종사 출신으로, 공화당의 기업인 출신 후보 잭 치타렐리와 접전을 벌인 끝에 결국 승기를 잡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뉴저지와 뉴욕을 잇는 허드슨 터널 사업 자금 집행을 동결한 조치가 쉐릴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현재 공화당 소속 글렌 영킨 주지사가 있는 버지니아주에서도 민주당이 재탈환에 성공했다. 버지니아주는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주였으나, 지난 대선에서 공화당이 격차를 좁히며 추격해오는 등 접전지로 평가됐다. 버지니아주지사 선거에서 이긴 스팬버거 당선인은 중앙정보국(CIA) 재직 경험이 있는 3선 하원의원 출신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우군으로 알려진 윈섬 시어스 부지사를 물리치고 버지니아 최초의 여성 주지사가 됐다. 하원의원 시절 당시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정책 일부를 반대하는 등, 민주당 내에서도 중도 성향으로 평가받는다.

 

스팬버거 당선인은 승리 연설에서 “모든 버지니아 주민들의 경제적 안정을 위해 비용을 낮추고 지역사회의 안전을 지키며 성장 기반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공공기관을 해체하고 수십만 명을 해고한 정책에 맞서 “연방 공무원을 지킬 주지사”가 되겠다고 강조해 왔다.                                            < 정유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