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불 공항 폭탄테러 때 엄마와 헤어져

2주만에 카타르 거쳐 토론토공항 도착

유니세프 “홀로 탈출한 청소년 300명”

 

아프가니스탄 소년 알리(왼쪽)가 13일 캐나다 토론토 피어슨 공항에 도착해 아빠 샤리프(오른쪽)와 포옹하고 있다. 토론토/로이터 연합뉴스

 

세살배기 아프가니스탄 소년이 홀로 카불을 떠나 2주 만에 캐나다에 도착해 아버지를 만났다. 유니세프는 이렇게 성인 보호없이 혼자 아프간을 탈출한 미성년자가 지난달에만 3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한다.

아프간 소년 알리(가명·3)가 13일 저녁 토론토의 피어슨 공항에 도착해 2년 만에 아빠를 만난 사실은 14일 글로브엔 메일 보도로 알려졌다.

 

알리는 다른 가족 없이 카불에서 카타르 도하로 이동했고, 도하에서 14시간을 비행해 캐나다로 왔다. 아빠를 만난 알리는 그를 꼭 안으면서 안도의 웃음을 지었다.

알리의 아버지 샤리프(가명)는 아프간에서 말린 과일 사업을 하다 2년 전 캐나다로 왔다. 그는 “말할 수 없이 기쁘다”며 “나는 2주 동안 잠을 자지 못했다”고 말했다. 캐나다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샤리프는 알리와 함께 코로나19 격리에 들어갔다. 그는 “나는 행복하고, 내 아이들도 모두 행복하다”고 말했다.

 

알리는 지난달 26일 이슬람국가 소행으로 밝혀진 카불 공항 근처의 폭탄테러에서 살아남았지만 엄마와 다른 형제들과 헤어져야 했다. 알리는 이때 17살 아프간 소년의 도움을 받아 대피했고, 28일 카타르로 가는 비행기에 탈 수 있었다. 카타르 외무부는 “이 소년은 집단 공황 상태에서 알리를 발견했고, 본인도 미성년자로 힘든 상황이었지만, 알리를 책임졌다”고 말했다.

 

다행히 알리의 엄마와 다른 형제들도 무사했다. 알리의 엄마 카디자(가명)는 문자 메시지를 통해 <글로브앤메일>에 “그날 폭발로 알리와 다른 아이들이 모두 죽은 줄 알았다”며 “하지만 다행히 모두 살아 있었다”고 말했다.

유니세프의 헨리에타 포어 사무총장은 “홀로 떠난 청소년들을 신속히 파악해 가족들과 만나게 해야 한다”며 “세상에서 가장 취약한 아이들”이라고 말했다. < 최현준 기자 >

'장모 사건' 파악 문건 공개돼…'오보 대응용' 해석도

손준성, '고발 사주' 관여 드러나 …감찰 불가피할 듯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에 손준성 전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이 사실상 개입한 사실이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윤석열 전 검찰총장 가족 사건에 검찰이 대응한 것으로 추정되는 대검 문건이 공개돼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검찰이 오보 대응용으로 준비한 문서라는 해석도 나오지만, 문건 출처가 정확히 확인되지 않아 '고발 사주' 의혹의 배후에도 대검의 정보 라인이 개입한 게 아니냐는 의심이 커지고 있다.

 

언론에 공개된 윤석열 장모 사건 관련 의혹 문건=세계일보가 14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 장모 사건 관련 정보를 대검찰청에서 수집한 정황을 보여주는 증거로써 공개한 '대검 내부문건'.

 

◇ 대검, '윤석열 가족' 정보 수집 정황

 

세계일보가 14일 공개한 윤 전 총장 장모 사건에 관한 대검 내부 문건은 윤 전 총장 개인을 위한 '사적 정보수집'에 당시 대검 정보라인이 관여했을 것이란 의구심을 자아낸다.

 

지난해 3월 작성된 것으로 알려진 이 문건은 윤 전 총장의 장모 최씨가 연루된 사건 4건의 현황을 정리한 것이다. 문건에서는 최씨를 '피해자'와 '투자자'로 표현하고 있다.

 

한 사건은 윤 전 총장이 피진정인으로 명시됐고 관련해 담당 검사 등 검찰과 진정인 외 알 수 없는 정보도 담겼다. 일부 내용은 수사 정보로 추정된다는 의심도 받고 있다.

 

이 문건의 정확한 작성 주체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지만, 문건 작성 형식이나 수집 정보 내용 등에 비춰 검찰의 정보 라인인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이 관여했을 것이라는 의심을 사고 있다.

 

반면 문건에 기재된 내용이 사건 현황을 정리한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국회 질의나 언론 오보에 대응하기 위해 준비된 문건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아직 문건 출처에 대한 뚜렷한 반박은 나오지 않아 의구심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에 대검 관계자는 "어떤 문건인지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법무부 나서는 손준성 대검 수사정보담당관=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검사 징계위원회 2차 심의가 열린 지난해 12월 15일 손준성 대검 수사정보담당관이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건물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 "총장 지시로 '장모 사건' 정보 수집했다고 들어"

 

실제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이 윤 전 총장의 개인 이해관계에 따라 활용됐다는 의심은 지난해 윤 전 총장 징계 착수 이후 꾸준히 제기돼왔다.

 

연합뉴스가 입수한 윤 전 총장의 징계 결정문에 따르면 이정현 대검 공공수사부장은 작년 말 징계 심의에서 "수사정보정책관실에서 총장 지시에 따라 사모(김건희씨)·장모 사건과 채널A 사건을 전담해 정보 수집을 했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이 부장은 이어 "관련 법리도 그곳에서 만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이는 윤 전 총장이 당시 처가 관련 사건에 전혀 개입하지 않겠다고 공언해놓고 대검 참모조직을 동원해 관련 정보를 수집했다는 증언이다.

 

수사정보정책관실이 채널A 사건 등에 관한 대응 논리를 만들었다는 당시 증언은 사주 의혹을 받는 고발장에 일반인에게는 생소한 법리가 적시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문제의 고발장에 기재된 '공직선거법상 신문·방송 등 부정이용죄' 법리는 거의 적용 사례가 없어 공직선거법 전문가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지난 6일 이 부장의 당시 증언을 언급하면서 "수사정보정책관이 이렇게 할 수 있는 것인지 근본적 의문을 품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고발사주 의혹' 쟁점 3가지= 정치권을 강타한 고발사주 의혹이 진실게임 양상으로 변질되고 있다. 현재까지 제기된 의혹들을 쟁점별로 나눠 보면 제보자가 누구인지, 작성자는 누구인지, 검찰이 출처라는 초안이 실제 고발장에 쓰였는지 등이다.

 

◇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이 '고발 사주' 배후?

 

고발장 전달자로 손준성 검사가 사실상 지목되고 있는 상황에서 당시 대검이 광범위한 정보수집을 했다는 정황까지 나오면서 '고발 사주'의 배후가 수사정보정책관실이라는 의혹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이 당시 윤 전 총장의 측근인 한동훈 검사장이 연루된 채널A 사건을 무마할 목적으로 수집한 정보가 고발장에도 반영된 게 아니냐는 추론이다.

 

이에 대검 감찰부는 향후 대검 수사정보담당관실(옛 수사정보정책관실)에 대한 고강도 감찰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검찰의 정보수집 조직을 폐지해야 한다는 검찰개혁론도 다시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박 장관은 윤 전 총장 장모 사건 정보수집 문건에 대해 "문건이 가리키는 것은 '고발 사주' 의혹 사건에서 제가 처음부터 의문시했던 정황들"이라며 "고발장을 작성하려면 수많은 정보와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만들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버스' 전혁수 기자와 조성은 씨가 나눈 대화= '고발 사주 의혹'의 제보자인 조성은 씨가 지난 13일 CBS 라디오에서 공개한 '뉴스버스' 전혁수 기자와의 텔레그램 대화 내용. 조 씨는 텔레그램에서는 누군가를 거쳐 사진을 전달받아도 최초에 그 사진 파일을 보낸 사람의 프로필을 볼 수 있는데, '손준성'의 프로필과 이번 의혹을 보도한 뉴스버스 전형수 기자의 텔레그램 연락처 속 손준성 검사의 프로필이 일치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윤호중 “윤석열 검찰이 검찰권 사유화한 초유의 국기문란 사건”

박범계 “문건 근거·출처 조사 필요”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14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 시절 대검찰청이 윤 전 총장 장모가 연루된 각종 사건들에 대응하기 위한 내부 문건을 만들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여당은 “초유의 국기문란 사건”이라며 공세에 나섰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4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윤석열 검찰이 검찰 내부망의 기밀을 이용해서 윤 총장 장모 사건의 대응 문건을 작성하고 변호하려했다는 보도가 나왔다”며 “윤석열 검찰이 검찰권을 사유화해서 야당과 언론을 공격하는 것은 물론이고 본인과 가족에 대한 변호활동까지 나선 초유의 국기문란 사건이라고 볼 수 있다”고 비판했다.

 

<세계일보>는 이날 윤 전 총장 재직시절인 지난해 3월 대검이 윤 전 총장의 장모 최아무개씨가 연루된 각종 사건들에 대응하기 위한 내부 문건을 만든 사실이 드러났다며 관련 문건을 공개했다. <세계일보>가 입수한 문건에는 최씨가 연루된 4개의 사건 등이 정리돼 있다. 문건에 기술된 각 사건의 진행·처리 결과에 대한 일부 내용은 검찰 관계자가 내부망을 조회하지 않고는 파악할 수 없는 사실들이라고 한다. 또 해당 문건이 최씨를 ‘피해자’로 다른 사건 관계인은 ‘피고인’으로 표현하면서 최씨를 변호하는 구조로 기술됐다고 <세계일보>는 보도했다.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해당 문건이 대검에서 작성된 것이 맞냐’는 질의에 “세계일보가 보도한 문건이 (윤 전 총장 징계 당시 이정현 공공수사부장이 언급한) 문건이라 단정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소위 이정현 공공수사부장이 말하는 ‘레드팀 보고서’란게 있다”고 답했다.

 

앞서 인터넷매체 <뉴스버스>는 이 부장이 지난해 12월 윤 전 총장 징계위원회에서 “수사정보정책관실에서 총장님 지시에 따라서 한달 전부터 총장님 사모님, 장모님 사건과 채널A 사건을 전담해 정보수집을 했다”고 진술했다고 보도했다. 박 장관은 또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규명해야 할 지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발장에는 윤 전 총장의 처와 장모 얘기가 나온다. 단순히 고발을 위한 것을 넘어서서 상당한 정보가 축적되지 않고는 작성할 수가 없다”며 “그렇기 때문에 제보자 조성은씨의 말로 다시 돌아가면, 사찰 내지는 정보의 수집이 있었지 않을까 하는 것이 제 생각”이라고 했다. 같은 맥락에서 윤 전 총장 시절 대검이 ‘장모 사건’ 대응 문건을 작성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진상을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심우삼 기자

  

어차피 전송자는 손준성…‘작년 4월 일거수일투족’ 복원 총력

손준성 검사 “고발장 작성·전달 안해” 거듭 주장

 

손준성 대검찰청 수사정보담당관이 지난해 12월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검사징계위원회가 열린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 윤 전 총장 쪽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어차피 전송자는 손준성.

 

범여권 인사 등에 대한 고발 사주 의혹을 수사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칼끝이 손준성 전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을 정조준하고 있다. 사실상 김웅 국민의힘 의원에게 고발장을 전송한 당사자로 특정되면서 압수물 분석 등이 끝나는 대로 조사 시점만 정하면 되는 상황이 됐다. 수사에 준하는 감찰을 하고 있는 검찰 역시 지난해 3~4월 수사정보정책관 당시 손 검사가 관여·보고했던 업무자료 등을 샅샅이 뒤지며 일거수 일투족을 복원하는데 총력을 쏟고 있다.

 

공수처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재임 당시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동선’이 드러난 주요 관계자 압수수색을 마무리하고 압수물 분석 작업을 진행 중이다. 압수물 분석에는 전체 수사부 인력 절반 정도가 투입됐다.

 

특히 공수처는 ‘손준성 보냄’이란 텔레그램 메시지에 표시된 인물을 손준성 검사와 동일인으로 특정하고 조사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 앞서 이 사건 제보자 조성은씨가 제출한 스마트폰 분석을 통해 손 검사가 사용하는 텔레그램 계정(현재 삭제)과 ‘손준성 보냄’이란 표시가 붙은 계정이 서로 연동된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동일 계정이라는 의미다.

 

공수처는 손 검사를 상대로 고발장을 직접 작성했는지, 또 다른 관련자가 있는지, 고발장과 관련해 윤 전 총장에게 보고하거나 지시받은 내용이 있는지 등을 조사하게 된다. 증거는 부족하고 관련자들은 비협조하는 상황에서 한 차례 조사로는 실체에 접근하는데 어려움 있을 수 있다. 추석 연휴를 전후로 현직 검사가 공수처 조사실을 여러 차례 드나드는 상황을 배제할 수 없다.

 

공수처는 미래통합당 직인이 찍힌 이른바 ‘4월8일 고발장’ 관련자들도 참고인 조사할 방침이다. 지난해 8월 최강욱 의원 고발장을 작성해 대검에 접수한 조상규 변호사(국민의힘 법률자문위원), 이 고발장 초안을 건네받아 당무감사실장에게 전달한 정점식 의원(당시 법률지원단장) 등이 대상이다.

 

공수처 관계자는 14일 “우선 압수물 분석부터 진행한 뒤 주요 참고인 조사를 진행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강제수사 착수와 함께 곧바로 입건한 윤 전 총장 직접 조사와 관련해, 공수처는 “예단할 수 없지만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했다.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나온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손준성 보냄’ 표시를 손준성 검사로 봐도 되느냐는 질문에 “무리가 없겠다”고 답했다. 윤 전 총장과 손 검사가 특별한 관계였다고 보는 근거에 대해서는 “4가지 정도 있는데 말씀드리기는 어렵다. 믿을 만한 사람이 손 검사 밖에 없었지 않느냐는 포괄적 답변을 드린다”고 했다. 당시 검찰 인사로 윤 전 총장 쪽 사람들이 대부분 교체된 상황을 감안해 두 사람 관계를 봐야한다는 것이다.

 

한편 이날 오후 손 검사는 “고발장을 작성하거나 고발장 및 첨부자료를 김웅 의원에게 전달한 사실이 결코 없다”는 입장을 다시 냈다. 손 검사는 “저로서도 어떤 경위로 이와 같은 의혹이 발생됐는지 모두지 알 수가 없다”고 했다.

 

특히 손 검사는 공수처가 자신의 결백을 밝혀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현재 제기되고 있는 국정원장 개입 의혹에 대해서도 공정한 수사를 해달라”고 요구했다. 또 공수처가 자신을 고발장 전달자로 특정한 것에 대해서는 “피의사실 공표행위가 의심된다. 이에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했다. 옥기원 기자

 

 

‘당 직인’ 찍힌 고발장에 침묵…국민의힘, 윤석열과 ‘선긋기’ 통할까

‘당 공직 조직 개입’ 의혹에 소명 없이 ‘윤석열 개인 문제’ 강조

 

지난해 8월25일 미래통합당이 당 공식계통을 거쳐 대검찰청에 접수한 최강욱 열린민주당 의원 고발장. 미래통합당 직인이 찍혔다.

 

윤석열 검찰의 범여권 인사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해 국민의힘은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등이 개입한 정치공작’이라는 주장을 펴며 반격에 나서고 있지만, 정작 당의 공식 조직이 실제 고발에 개입한 핵심 의혹에 관해서는 아무런 소명을 하지 않고 있다.

 

동시에 국민의힘은 ‘윤석열 개인 차원 문제’라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에 대비해 야당 대선 구도 전체가 깨지는 일은 막겠다는 의도인데, 법조계와 정치권에서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가 본격화되면 실제 고발장을 대검찰청에 접수한 국민의힘의 이런 선긋기가 통하기 쉽지 않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앞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은 지난해 8월25일 최강욱 열린민주당 의원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미래통합당 직인을 찍어 검찰총장 앞으로 이날 접수한 고발장은 고발 사주 의혹 핵심 물증인 ‘손준성 보냄’ 고발장과 판박이여서, 제출 배경과 과정 자체가 공수처 직접 수사 대상이다. 당 공식계통을 거친 고발인 만큼 이번 의혹은 윤 전 총장 개인 문제를 넘어, 국민의힘 당 차원 문제인 셈이다.

 

손준성 전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이 지난해 4·15 총선을 앞두고 당시 미래통합당 소속으로 총선에 출마한 김웅 국민의힘 의원에게 전달했다는 의혹이 이는 고발장은 2건이다. 이 가운데 최강욱 의원 고발장 당내 유통 경로가 일부 드러난 상황이다.

 

당시 미래통합당 법률지원단장인 정점식 의원 쪽이 이 고발장과 내용과 형식이 판박이인 고발장 초안을 ㅂ당무감사실장에게 전달했고, ㅂ실장은 이를 다시 받아 법률자문위원인 조아무개 변호사에게 전달한 것이다. 조 변호사는 넉 달 전 김웅 의원이 받았다는 내용과 사실상 똑같은 고발장을 다시 썼고, 이를 미래통합당 이름으로 대검에 접수했다.

 

이와 관련 정점식 의원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보좌관이 (고발장 초안을) 받아서 당무감사실에 넘겼는데 누구한테 받았는지는 모른다고 한다. 당무감사실은 (법률자문이라는) 우리 업무를 보좌하는 곳이니까 어떤 방법으로 (외부에서) 왔든지 (법률지원단장인) 나한테 보고를 하고 그게 변호사에게 간다”고 말한 바 있다. 고발장 초안 출처를 모르지만, 당 공식계통에 따라 고발장이 전달됐다는 설명이다.

 

정치권에서는 당시 미래통합당이 최강욱 의원을 고발하는 과정에 어떤 식으로든 당내 의사결정이 있었을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검사 시절 정치권 수사 경험이 많은 변호사는 13일 “법률지원단은 당 의사결정 지원 기구다. 개인 입맛대로 국회의원을 고발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공수처는 어디서 초안이 왔으며, 어떤 의사결정 과정을 거쳐 고발이 이뤄졌는지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소속 전직 재선 의원도 <한겨레>와 통화에서 “당 지도부가 의지만 있으면 당시 고발장이 들어오고 나간 경로를 확인하는 건 어렵지 않다. 내부 문제에 침묵하며 외부엔 ‘정치공작 프레임’으로만 현 상황을 돌파하려고 하면 여론이 납득할 수 있겠나. 당 지도부가 각 대선주자들의 눈치를 보지 말고 신속하게 움직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공수처는 지난해 4월 두 건의 고발장 작성 주체 및 전달 경위를 규명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사안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검찰 출신 변호사는 “홍준표 의원 등은 이번 의혹을 ‘윤 전 총장 개인 문제’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손준성 검사가 김웅 의원에게 전달했다고 의심받는 고발장 가운데 한 건을 당이 실제 고발하며 사용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공수처 수사 상황에 따라 추후 당내 다른 관계자도 수사 대상에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경욱 기자

 

국민의힘, ‘고발 사주’ 의혹 진상규명보다 ‘네거티브 대응’이 먼저?

뒤늦게 공명선거추진단 가동한 국민의힘

똑같은 고발장 등 진상규명은 공수처 몫으로 돌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윤석열 검찰의 ‘고발사주’ 의혹 전반을 살피겠다며 뒤늦게 출범한 국민의힘 공명선거추진단이 시작부터 ‘윤석열 방패막이’ 구실을 자처하고 나섰다. 사실 확인 대신 네거티브 대응에 치중하면서 당 공식 기구가 특정 후보를 비호하는 기구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4일 첫 회의를 한 공명선거추진단은 일성부터 고발사주 의혹 진상규명보다 당내 후보들에 대한 정치 공세를 차단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선언했다.

 

단장인 김재원 최고위원은 회의 뒤 기자들에게 “기본적으로 우리 당 후보들에 대한 흑색선전 또는 정치공작 사건에 대응하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총선 때 벌어진 문제는 1년 전의 문제이기 때문에 사법적으로 처리하시면 되고, 우리는 대선에 벌어진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 사건을 윤석열 전 총장하고 엮으려고 한 네거티브에 적절하게 대응하는 것이 첫 번째 문제”라고 말했다. 추진단은 4개 팀 가운데 두 개를 네거티브 대응팀과 선거공작법률대응팀장으로 꾸렸다. 네거티브와 정치공작 대응에 무게를 둔 구성인 셈이다.

 

△김웅 의원이 손준성 검사에게 고발장 초안을 받았는지 △그가 조성은씨 외에 다른 당내 인사에게 고발장 초안을 넘겼는지 △당시 당 법률지원단장을 맡았던 정점식 의원이 어떻게 고발장을 입수했는지 등 여러 의혹의 실체를 규명하는 것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나 검찰 소관이며 추진단은 상대 흑색선전을 막는 게 소임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추진단의 방침은 애초 이준석 대표가 언급한 추진단 설치 이유와도 어긋난다. 이 대표는 고발사주 의혹 파장이 커지던 지난 9일 “(고발장 접수 경위 등을 포함한 의혹을) 통할해서 살펴볼 수 있도록 운영하겠다”며 최강욱 열린민주당 의원에 대한 고발장 초안과 당이 작성한 고발장 초안, 실제 고발장이 거의 같은 의혹 등도 “원문을 입수해 경위를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윤 전 총장 캠프가 감당해야 할 ‘고발 사주’ 의혹 대응을 당 공식기구가 떠맡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 대선주자 캠프 관계자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후보 네거티브 대응을 당 조직에서 한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 대응을 하려면 후보의 입장이나 상황을 잘 알아야 하는데 그건 캠프에서 할 수 있는 일”이라며 “오히려 이런 의혹은 추진단이 자체 조사를 통해 어느 정도 밝혀낼 수 있다. 여기에 추진단 역할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캠프 관계자도 “고발 사주 의혹 등은 후보 개인의 일이므로 후보가 알아서 대응해야 한다. 당 전체가 몰려가다가 잘못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국민의힘은 고발사주 의혹에 박지원 국정원장이 개입했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김도읍 정책위의장은 원내대책회의에서 제보자인 조성은씨가 지난 8월11일 박 국정원장을 만나기 하루 전 김웅 의원에게 받은 텔레그램 자료 143건 가운데 106건을 집중적으로 내려받은 것을 언급하면서 “공수처가 야당탄압과 정치개입에 앞장서는 게 아니라면 박 원장에 대해서도 전광석화와 같이 압수수색 등 강제 수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연서 기자

특사 임명장 수여식 이어 오찬도…외교관 여권 · 만년필 선물

유엔총회 SDG 행사에 문 대통령 · BTS 함께 초청받아

RM "사랑 보답할 기회…열정·패기로 멋지게 해내겠다"

 

BTS RM과 인사하는 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미래세대와 문화를 위한 대통령 특별사절 임명장 수여식에서 그룹 BTS 멤버 RM과 사진촬영을 마치고 인사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오전 청와대에서 방탄소년단(BTS)에게 '미래세대와 문화를 위한 대통령 특별사절' 임명장을 수여하고 각별한 격려와 감사 메시지를 전했다.

 

문 대통령은 BTS 멤버들에게 외교관 여권, 만년필 선물을 전달하면서 주먹인사를 나눴다. 기념촬영 직후 BTS 멤버 제이홉이 문 대통령에게 양손 엄지를 들어 보여 현장에서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수여식 후 환담에서 문 대통령은 "다들 정말 잘 생겼다"고 말문을 열며 BTS 멤버들을 거듭 반겼다.

 

문 대통령은 BTS의 히트곡 '버터'가 빌보드 1위를 재탈환하고, BTS가 미국 음악 시상식 'MTV 비디오 뮤직 어워즈'에서 3관왕에 오른 점을 축하한 뒤 "뮤직 어워즈 '올해의 그룹' 분야에서 블랙핑크와 경합했다는 보도가 나오는데, 한국 팝의 유력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우리 BTS의 팬이기도 하지만, 여러모로 참 고맙다"며 거듭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우선 문 대통령은 "K-팝, K-문화 위상을 더없이 높이 올려줌으로써 대한민국의 품격을 높여줬다"고 했다.

 

 

BTS가 한국 콘텐츠의 전 세계적 확산 분위기를 이끌고 있다는 게 문 대통령의 평가다. 문 대통령은 "덕분에 화장품 수출도 사상 최대를 기록하게 됐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BTS가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의 안무에 수화 안무를 포함한 점을 거론, "세계의 청각장애인들에게 큰 희망을 줬을 뿐 아니라,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에게 힘을 준 것은 누구도 할 수 없는 일로, 다시 한번 고마움을 표한다"고 했다.

 

나아가 "대통령 개인으로서는 외교에 굉장히 큰 도움을 받고 있다"며 외국 정상과의 회담에서 K-팝, 특히 BTS를 대화 소재로 올려 부드러운 분위기를 만들어나간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상들이 '우리 아이들·손자들이 BTS를 너무 좋아한다'고 얘기하고, 심지어 '한국 방문 시 BTS가 함께 와서 K-팝의 밤을 열어 달라'고 부탁하기도 한다"며 "외교적으로 여러분들이 큰 힘이 되고 있다"고 했다.

 

BTS와 기념사진 촬영하는 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미래세대와 문화를 위한 대통령 특별사절 임명장 수여식에서 그룹 BTS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뷔, 제이홉, 진, 문 대통령, RM, 슈가, 지민, 정국.

 

BTS 리더인 RM은 "대한민국의 한 국민으로서 국익, 외교에 도움이 된다는 말씀을 주셔서 더한 영광이 아닐 수 없다"며 "또 특별사절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뭔가 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 큰 영광"이라고 답했다.

 

이어 "음악과 춤 말고도 우리가 받은 사랑을 어떻게 보답하고 많은 것을 돌려드릴 수 있을까 늘 고민하고 있었는데, 대통령께서 너무나 좋은 기회를 주셨다"며 "특사 활동을 열심히 해보겠다"고 밝혔다.

 

RM은 "저희가 젊은 세대의 열정과 패기로 늘 하던 것처럼 멋지게 해내고 돌아오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BTS 멤버들에게 전한 외교관 여권 =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미래세대와 문화를 위한 대통령 특별사절 임명장 수여식에서 그룹 BTS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사진은 이날 BTS 멤버들에게 전해진 외교관 여권과 기념품(만년필).

 

방탄소년단은 내주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76차 유엔총회에 참석하는 것으로 특사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이번 유엔총회에서는 지속가능발전목표(SDG)가 핵심 의제로 논의될 예정이며, 방탄소년단은 오는 20일 열리는 'SDG 모멘트(Moment)' 행사에 참석해 연설하고 영상으로 퍼포먼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문 대통령은 환담에서 유엔 측이 '(SDG 관련 행사에) 정상들을 대표해서 문 대통령이, 전 세계 청년들을 대표해서는 BTS가 참여했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요청을 해 왔다며 "그 자체로 대한민국의 국격이 대단히 높아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시간도 많이 빼앗기고 여러 부담도 있어 (BTS에) 피해도 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럼에도 흔쾌히 특사 자리를 수락해줘 감사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BTS의 이날 만남은 오찬으로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여의도순복음교회 . 토론토 등 북미와 해외서도

파주 오산리최자실국제금식기도원 묘역서 영면

 

    고 조용기 목사 장례예배

 

 여의도순복음교회 설립자 고 조용기 목사의 천국환송예배가 18일 여의도 순복음교회에서 드려졌다. 토론토를 비롯한 북미지역과 해외 각지에서도 천국환송예배를 드리며 고인을 추모했다.

 

이날 여의도순복음교회 대성전에서는 유가족과 교계 지도자, 신도 일부가 참석한 가운데 장례예배가 거행됐다. '코로나19'로 인해 현장 예배에는 최소한의 인원만이 함께하는 대신 유튜브로 예배 전 장면이 생중계됐다.

 

극동방송 이사장 김장환 목사는 설교에서 "이제 이 땅에서 더이상 목사님을 뵐 수 없는 아쉬움이 있지만, 하나님께서 우리들에게 주신 삶을 마치는 날, 천국에서 다시 만나 뵙겠다"고 추모했다.

 

이어 "사랑하는 유가족, 친지, 성도 여러분 우리 모두 언젠가 주님 앞에 서게 될 때, 먼저 가신 조 목사님 앞에 부끄러움이 없는 얼굴로 설 수 있도록 오늘도 내일도 아름다운 삶을 살아가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한다"고 당부했다.

 

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 소강석 목사는 추모시를 통해 "아, 조용기 목사님, 이 땅에 님이라는 꽃잎은 떨어졌지만, 그 향기는 지지 않겠거니 천국에서는 더 위대한 꽃봉오리가 되소서"라고 소망했다.

 

소 목사는 "먼저 가신 사모님과 천국에서 만나셔서 끝없이 이영훈 목사님과 여의도순복음, 아니 한국교회에 사랑과 화해와 부흥의 봄이 오도록 탄원하여 주소서"라고 바랐다.

 

2008년 조 목사 뒤를 이어 여의도순복음교회를 끌어온 이영훈 담임목사는 고인의 약력을 소개한 뒤 "사랑하고 존경하는 조용기 목사님, 이제 하나님 품에서 참평화를 누리시길 바란다. 그동안 너무나 수고 많이 하셨다"며 "목사님의 사랑과 가르침, 잊지 않고 잘 계승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예배에서는 생전 전 세계 곳곳을 다니며 선교활동을 폈던 고인의 생애를 담은 영상이 상영됐다. 한 시간가량 진행된 장례예배는 참석자들의 애도 속에 마무리됐다.

 

고인은 경기 파주시 오산리최자실국제금식기도원 묘역에서 영원한 안식에 들어간다.

 

조 목사는 지난해 7월 뇌출혈로 쓰러진 이후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으나 다시 일어서지 못하고서 지난 14일 소천했다.

 

고인이 1958년 천막교회로 시작한 여의도순복음교회는 반세기 동안 세계에서 가장 많은 신도가 다니는 교회로 성장했다.

 

교회 측은 15일부터 사흘간 여의도순복음교회 빈소에 2만명의 참배객이 다녀갔다고 밝혔다. 순복음교회에서 독립한 19개 제자교회와 북미주지역 조문소를 포함하면 총 3만명이 빈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고 덧붙였다.

 

토론토에서도 조문소 운영 이어 천국환송예배에도 참례

 

한편 순복음세계선교회 북미총회와 캐나다지방회는 캐나다를 포함한 미주 각지역에도 조문소를 마련, 고 조용기 목사를 추모한데 이어 천국환송예배에도 목회자들과 성도들이 모여 참례했다.

토론토 지역에는 토론토순복음교회(담임 주권태 목사: 790 Arrow Road, North York, M9M 2Y5)에 조문소가 차려져 성도들의 조문을 받은데 이어 서울에서 열린 천국환송예배 시간에 맞춰 하관예배까지 장례예배 일정에 함께 했다.

천국환송예배는 토론토 시간으로 17일(금) 오후 7시, 하관예배는 17일 오후 9시부터 순복음교단 소속 목회자들과 성도들이 모여 참례하고 고 조용기 목사 영전에 헌화하고 묵념하는 순서도 가졌다.

이날 서울 장례예배는 유튜브 www.youtube.com/user/YFGCFGTV로 생중계 됐다. < 문의: 647-828-9191, 416-749-0191 >

토론토 순복음교회에서 함께한 고 조용기 목사 천국환송예배 모습들.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 소천...교계 추모 "복음 확산에 지대한 공헌“

"위대한 설교자이자 뛰어난 영성가

 한국교회와 세계교회의 부흥 일궈"

 

 

14일 여의도순복음교회 설립자 조용기 목사가 소천하면서 교계 연합기관을 중심으로 애도 메시지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은 이날 추모 성명을 내 "조용기 목사님은 60여 년간 목회하면서 세계 최대 교회를 이룬 능력의 목회자"라며 "위대한 설교자이자 뛰어난 영성가로서 한국교회와 세계교회의 부흥을 이끌었으며,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복음 확산에 지대한 공헌을 남기셨다"고 평가했다.

 

한교총은 "특히 산업화 시대, 실향민들이 서울로 집중되는 변화의 시기에 십자가 복음을 통한 삶의 변화와 긍정적 삶의 가치를 가르침으로써 모든 국민에게 희망으로 세상을 이길 용기를 갖게 했다"고 돌아봤다.

 

이 단체는 "대표회장 회의 결의로 고(故) 조용기 목사님의 장례를 '한국교회장'으로 엄수하면서 고인을 애도하며, 순복음교회와 가족들에게 하나님의 임재와 위로의 은혜가 있기를 기도한다"고 바랐다.

 

부흥회를 인도하는 생전의 조용기 목사.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도 애도메시지를 내 "조용기 목사는 한기총의 창립 멤버이자 명예회장이었으며, 여의도순복음교회를 단일교회로는 세계 최대 규모로 성장시켰다"며 "희망과 긍정의 마음으로 복음을 전하며 영혼 구원에 힘쓴 그의 삶과 정신을 깊이 생각한다"고 위로했다.

 

한국교회연합(한교연)도 애도성명에서 "오늘 하나님의 부름을 받으신 조용기 목사님의 소천을 가슴 깊이 애도한다"며 "유가족과 슬픔에 젖은 여의도순복음교회 성도 모두에게 하나님의 위로와 평강이 넘치기를 기도한다"고 추모했다.

 

조 목사는 지난해 7월 뇌출혈로 쓰러진 이후 서울대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오다 이날 오전 세상과 작별했다.

 

그의 빈소는 여의도순복음교회 대성전 1층 베다니홀에 마련됐다. 장례예배(천국환송예배)는 18일 오전 8시 이 교회 대성전에서 한국교회장으로 치러진다.

 

조용기 목사 빈소에 여야 대권주자 발길 줄 이어

 

고(故) 조용기 목사의 조문이 시작된 15일 빈소가 마련된 서울 여의도 순복음교회에는 여야 대권주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선두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는 이날 오전 일찍 조문했다.

이 지사는 방명록에 "주님의 품 안에서 안식하시길 기도드립니다"라고 적고 고인을 추모했다.

경선 레이스에서 중도 하차한 정세균 전 총리도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방명록에 "큰 지도자를 잃은 슬픔이 너무 큽니다"라며 "천국에서도 국민을 위해 기도해주시옵소서"라고 적었다.

이날 오후 2시에 열린 본회의에서 의원직 사직안이 처리된 이낙연 전 대표는 오후 5시께 조문했다. 그는 방명록에 "목사님, 하늘나라에서도 기도해주세요"라고 적었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도 오후 빈소를 방문했으나, 방명록에는 자기 이름 석자만 적었다.

홍준표 의원도 빈소를 찾아 방명록에 '편안하게 가십시오. 하나님 곁으로'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유승민 전 의원은 오전에 조문을 마친 뒤 "대한민국 기독교를 이끈 영적인 지도자 한 분을 떠나보내게 돼 가슴 아프다"면서 "하나님 품속에서 영면하시기를 기도 드린다"고 했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도 빈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세계 최대 교회 키운 조용기…순탄치 않았던 노년

천막교회서 30여년 만에 세계 최대 교회 성장 이뤄 내

"지구 120바퀴" 돌며 해외 각지 대성회 · 대북 지원사업 적극

 2008년 일선 물러난 뒤 교회 사유화 논란 · 형사처벌 '오점'

 

 

14일 별세한 여의도순복음교회 설립자 조용기 목사의 생애는 공과가 두드러진다.

 

목회자이자 교회 부흥사로서 받은 스포트라이트는 더없이 화려했으나 노년으로 가며 생애 전반에 쌓았던 명성은 점점 퇴색해갔다.

 

'천막교회'에서 시작해 여의도순복음교회를 세계에서 가장 많은 신도가 다니는 교회로 키운 일은 그가 국내외에서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다.

 

그는 1958년 순복음신학교를 졸업하고서 동역자이자 후일 장모가 되는 최자실 목사와 함께 천막교회를 세웠다. 비록 가마니 위에서 기도하는 처지였으나 전후 황폐한 삶에 찌든 이들에게 희망이 됐고, 그의 교회에는 발길이 늘기 시작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가 본격적인 성장 가도에 오른 것은 여의도로 성전을 이전하면서다. 1970년대 초 여의도 성전을 건축하며 금전적인 어려움이 컸으나 신도들의 적극적인 헌금 등으로 위기를 돌파해냈다.

 

그렇게 세운 1만 명 규모의 성전에서 1973년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세계오순절대회'를 개최했다. 이후 교회는 외형적인 성장을 거듭해 1979년 교인 수 10만 명을 돌파한 데 이어 1981년 20만 명, 10여 년 뒤인 1993년에는 70만 명을 돌파했다.

 

2020년 교회 측이 밝힌 재적(등록) 신도는 56만여 명으로 지난 시절보다 감소한듯하지만 초대형교회로서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위상은 여전하다.

 

조 목사는 목회 60년 동안 가보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로 세계 각지를 돌며 해외 선교에 집중한 것으로 유명하다.

 

교회 측은 조 목사가 1964년 미국을 시작으로 전 세계 71개국에서 성회를 인도했다며 거리로 환산하면 지구를 무려 120바퀴나 돈 것과 같다고 소개했다.

 

구소련이 붕괴한 후 열었던 1992년 모스크바 성회와 1997년 150만명 인파 속에 연 브라질 상파울루 집회는 두고두고 회자되는 일이다.

 

그의 생애에서 대북 지원사업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조 목사는 한반도 평화와 북한 복음의 소망 속에 2007년 평양 봉수교회에서 '조용기 심장전문병원' 착공 예배를 올렸다. 개교회가 약 200억 원의 재원을 대며 시작한 사업은 북녘 주민에게 의료 혜택을 주고자 했던 그의 소망이 담겨 있었다.

 

2010년 정부의 '5·24 조치'로 병원 공사가 장기간 중단되며 개원 여부마저 불투명해진 일은 이제라도 인도적인 차원에서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는 여의도순복음교회 설립자이자 목회자, 교회 부흥사로서 큰 족적을 남겼으나 2008년 원로목사로 일선에서 물러난 뒤로는 순탄치 않은 길을 걸었다.

               강단에서 무릎꿇고 회개하는 생전의 조용기 목사

 

조 목사와 그의 일가가 국민일보, 교회와 관련한 기관 요직을 채우면서 교회 사유화 논란이 촉발됐고, 개교회를 넘어 교계 내 강한 비판에 부딪혔다.

 

교회와 관련 기관 운영을 둘러싼 교회, 가족 간 갈등이 언론 등을 통해 알려지며 성공한 목회자로서 이미지가 훼손되기도 했다.

 

조 목사는 2012∼13년 130억 대 배임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여론으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장남 조희준 전 국민일보 회장이 보유했던 거액의 주식을 교회 돈으로 고가 매수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2017년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설립한 조용기 목사 소천

2020년 7월 뇌출혈 이후 서울대병원서 치료…향년 86세

 

조용기 목사

 

여의도순복음교회 설립자인 조용기 목사가 14일 소천했다. 향년 86세.

 

조 목사는 2020년 7월 뇌출혈로 쓰러진 이후 서울대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으나 다시 일어서지 못하고서 이날 오전 7시 13분 이 세상과 작별했다.

 

1936년 경남 울산 울주군에서 태어난 고인은 한학과 전통적인 종교문화에 익숙한 가정에서 자랐다. 가난한 사춘기를 보냈고 1950년 한국전쟁이 터지며 부산에서 피난살이를 했다.

 

그는 고교 2학년 때 폐결핵으로 사망선고를 받고서 병상에 있으면서 누나 친구로부터 처음 복음을 접한 것으로 전해진다.

 

조 목사는 1956년 하나님의성회 순복음신학교에 입학했다. 이후 장모이자 목회 동역자인 최자실 목사를 만났고, 두 사람은 1958년 신학교를 졸업하고서 그해 5월 18일 서울 은평구 불광동에서 여의도순복음교회 시초인 천막교회를 개척했다.

 

1970∼80년대를 거치며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성장을 거듭했고, 교인 70만명이 넘는 세계 최대 교회로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다.

 

                조용기 목사

 

 

고인은 1988년 일간지 국민일보를 설립해 기독교 목소리를 사회에 전파했다.

 

이듬해 비정부기구(NGO)인 사단법인 선한사람들을 세워 인권, 환경, 아동복지 증진 등에 힘썼다.

 

부인 고(故) 김성혜 전 한세대 총장은 올해 2월 먼저 세상을 떠났다. 유족으로는 희준·민제·승제 세 아들이 있다.

 

빈소는 여의도순복음교회 베다니홀에 차려졌으며, 이날 오후부터 조문할 수 있다.

 

장례예배(천국환송예배)는 18일 오전 8시 여의도순복음교회 대성전에서 한국교회장으로 치러진다.

 

하관예배는 당일 오전 10시 장지인 경기 파주시 오산리 최자실국제금식기도원 묘역에서 있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