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사가 주임신부, 영상 설교 중  "기숙학교는 잘 한 일"

토론토 대교구 사과성명... 추기경에 사임서 "무기한 휴가"

 

 

원주민 기숙학교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잘 한 일이라고 생각할 거라고 설교하는 미시사가 주임신부 동영상 캡쳐

 

캐나다의 가톨릭 교회가 자행한 원주민 어린이들에 대한 기숙학교 만행에 대해 전국민이 분노하고 있는 가운데 온타리오 미시사가의 한 주임신부가 “잘한 일” 이라고 주장해 비난을 받고 있다.

 

미시사가 소재 Merciful Redeemer Parish 성당의 오웬 키난(Owen Keenan) 주임 신부가 19일과 20일 잇달아 영상 설교 중 BC주 캠룹스에서 발굴 된 원주민 기숙학교 관련해 "잘 한 일 (good done)"이라고 발언, 인권의식이나 역사의식이 결여됐다는 비난이 일제히 쏟아 졌다. 오웬 신부는 사스캐처원의 한 기숙학교 부지의 표식이 없는 매장터에서 원주민단체가 유해 751구를 추가로 발견했다는 발표가 나온 날 이같은 발언이 알려져 국민적인 분노를 샀다.

 

오웬 신부는 자신의 발언에 대해 거센 비난이 일자 사임했다. 토론토 대교구의 콜린스 추기경은 오웬 키넌 신부의 사임을 받아들였고 그는 ‘무기한 휴가’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토론토 대교구는 오웬 신부가 "최근 발언으로 인한 고통에 대해 사과드린다,"는 트윗을 금요일(25일) 밤 보내왔다고 밝혔다.

 

오웬 키난 신부는 앞서 영상설교에서 "(캠룹스에서) 일어난 참극에 대해 가톨릭 교회를 비난하지만, 같은 수의 사람들이 아마 교회가 한 일에 대해 잘 했다고 감사해 할 것이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기숙학교에 대해 아주 긍정적인 경험을 갖고 있다...그들은 그렇게 끔찍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오웬 신부는 또 "우리는 그 아이들이 어떻게 죽었는지 모른다. 그들이 집에 있었다면 죽었을지도 모르며 알 수도 없다."고 원주민 어린이들 사망 원인이 가톨릭 기숙학교 때문이 아니라는 식으로 발언했다.

이같은 발언이 알려지면서 토론토 대교구는 사과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은 "그의 설교에 마음의 상처를 입은 모든 분들에게 사과한다"고 말했다. 또한 "키난 신부가 기숙학교의 전체 역사와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좀 더 이해할 수 있도록 스스로 더 공부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앞으로 그가 예배를 주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미시사가 시의 보내 크롬비 시장은 SNS를 통해 "오웬 신부와 대화를 통해 그의 말이 미시사가에서는 받아 들여질 수 없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전하고 "그가 잘못을 인정했다. 그가 성당 웹사이트를 통해 명확하게 사과했다"고 밝혔다.

 

쥐스탱 트뤼도 연방총리는 성명을 통해 "매리벌 원주민 기숙학교에 표식없는 무덤에서 아이들의 유해가 발견됐다는 소식을 듣게 되어 매우 슬프다. 그 어떤 어린이들도 가족으로부터 강제로 떨어져 자신들의 언어, 문화, 그리고 정체성을 빼앗겨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또 “공포와 끔직한 고독과 학대를 받아서도 안되며, 사랑하는 사람들을 다시 만나지 못한 채 마지막 순간을 맞아서도 안된다”고 강조했다.

 

트뤼도 총리는 "(원주민) 당신들이 느꼈을 마음의 상처와 트라우마에 대해 캐나다가 부담해야 할 몫으로, 정부는 과거 저질러진 끔찍한 잘못이 밝혀 질 수 있도록 자금과 자원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방정부는 원주민 단체가 기숙학교 희생자들을 발굴 탐사하는 작업에 국가재정을 지원하고 있다.

 

원주민 기숙학교 비극, 또 유해 751구…속속 들춰지는 캐나다 치부

지난달 브리티시 컬럼비아서 215구 이어 사스캐처원서 751구 발견

 

    캠루프스 기숙학교 인근 고속도로 인근에 세워진 십자가와 어린이 드레스 [AFP=연합뉴스]

 

캐나다 남서부의 옛 원주민 기숙학교 부지에서 새로 발견된 유해는 751명에 달했다.

 

지난달 발견된 옛 원주민 기숙학교 부지의 유해보다 3배를 훌쩍 넘었다.

 

아직 어두운 과거사에 대한 발굴 및 속죄가 계속되는 캐나다 사회에 다시 큰 충격을 안겨줬다.

 

사스캐처원주 원주민 대표 조직인 '원주민 주권 연합'(FSIN)은 24일 사스캐처원주 소도시 카우세스의 옛 매리벌 원주민 기숙학교 자리에서 751명 정도가 묻힌 무덤터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전날 FSIN은 수백 개의 무덤터를 발견했다고 밝힌 뒤 이날 공식적으로 구체적인 규모를 공개했다.

 

무덤터에는 교회에서 일했던 것으로 보이는 비원주민 성인 유해도 일부 섞여 있었다.

 

지난달 말 브리티시 컬럼비아(BC)주 캠루프스의 원주민 기숙학교 부지에서 아동 유해 215구가 매장된 현장이 발견된 후 사스캐처원주 원주민 단체 주도로 매리벌 기숙학교 부지에서도 탐사 작업이 벌어졌다.

 

레이저 장비를 동원해 탐사 작업을 한 끝에 묘비도 없는 무덤터가 발견됐다.

 

   사스캐처원주 매리벌 기숙학교 터에서 유해를 찾는 원주민들 [로이터=연합뉴스]

 

원주민 단체 측은 기숙학교가 묘비를 없애버렸다면서 "묘비 제거는 범죄로 우리는 범죄 현장을 다루고 있다"고 말했다.

 

원주민 기숙학교는 1883년 즈음부터 1996년에 이르기까지 100여 년간 정부와 가톨릭교회 주도 아래 운영됐다.

 

전국적으로 139곳에 달했고, 강제 수용된 원주민 아동이 15만 명 정도로 추산됐다. 이번에 대규모 무덤터가 발견된 매리벌 기숙학교는 1899년 개교했다.

 

어린이들은 강제로 부모의 품에서 떼져 기숙학교로 왔다. 기숙학교에서는 토착 언어를 쓰지 못했고 토착 문화 관행도 금지됐다. 백인 동화 교육이 실시된 것이다.

 

질병이 만연했고 성적, 물리적, 감정적 학대가 광범위하게 자행됐다. 심각한 영양실조를 겪은 학생들도 있었다.

 

캐나다 정부가 1969년부터 기숙학교 체제의 운영을 맡기 전까지 가톨릭이 운영해왔다.

 

캐나다 정부는 기숙학교의 잔혹상에 대한 증언이 계속 나오자 진실화해위원회를 설치하고 지난 6년간 조사를 벌여왔다.

 

캠루프스 기숙학교에서 발굴된 어린이 유해 추모비 앞에서 부둥켜 안고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시민들 [AFP=연합뉴스]

 

위원회의 공식 조사 결과 이 시설에서 백인 동화 교육을 받는 동안 전염병과 학대 등으로 최소 4천100명의 어린이가 사망하거나 실종된 것으로 드러났다. 탈주를 시도하다 사망한 어린이들도 있었다.

 

최근 두 차례 발견된 것처럼 시신이 매장되기도 했지만, 용광로에 던져졌다는 증언도 나왔다.

 

부모들은 아이가 어떻게 사망했는지 이야기도 제대로 듣지 못했다. 기숙학교 측은 어린이들이 도망쳐 사라졌다는 식으로 둘러댔다.

 

사망자와 실종자가 1만명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기숙학교 당시의 원주민 어린이들 (리자이나 대학교 제공)

 

캐나다 정부와 쥐스탱 트뤼도 총리는 캠루프스 기숙학교에서 유해가 발견된 후 "부끄러운 역사"라며 공식 사과했고 어두운 역사를 추념하기 위해 법정 공휴일도 정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캠루프스 기숙학교에서 유해가 발견되고 일주일 만에 "캐나다에서 전해진 소식을 접하고 경악했다"며 "이는 우리 모두 과거의 식민지 개척 모델과 거리를 두어야 함을 상기시키는 강력한 신호"라고 말했다.

 

다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사과하거나 유감을 표명하지는 않았다.

 

 

사스캐처원 원주민 기숙학교 부지서 표식없는 매장터 수백 곳 발견

 

 

캐나다 사스캐처원주 옛 원주민 기숙 학교 부지에서 표식이 없는 매장 터 수백 곳이 또 발견됐다.

사스캐처원주 원주민 대표 조직인 '원주민 주권 연합'(FSIN)은 23일 카우세스의 옛 매리벌 원주민 기숙학교 자리에서 표식 없는 매장 터 수백 곳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카우세스는 사스캐처원주 주도 리자이나에서 동쪽으로 164㎞ 떨어진 소도시로, 이번에 무덤이 발견된 곳은 1899~1997년 가톨릭교회가 운영한 기숙학교 부지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달 말 브리티시 컬럼비아(BC)주 캠루프스의 원주민 기숙학교 부지에서 아동 유해 215구가 집단 매장된 현장이 확인돼 충격을 준 바 있다.

 

사스캐처원주 현지 원주민 단체는 BC주 집단 유해 발굴 직후 이달 초부터 연방 정부의 재정 지원을 받아 옛 기숙학교 부지의 아동 매장지 발굴을 위한 탐사 작업을 벌여왔다고 전했다.

 

현지 원주민 단체는 매리벌 기숙학교에서 레이더 탐사 작업을 집중적으로 벌여 이번에 매장지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매장 규모는 BC주보다 훨씬 큰 역대 최대 규모라고 관계자가 전했다.

 

FSIN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끔찍하고 충격적인 발견'이라며 "표식 없는 무덤의 숫자가 오늘날까지 캐나다에서 가장 중대한 일로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FSIN은 24일 공식 기자회견을 하고 무덤 규모 등 구체적 내용을 밝힌다.

 

원주민 기숙학교는 1890년대부터 1990년대에 이르기까지 100여 년간 정부와 가톨릭교회 주도 아래 운영됐으며, 전국 139곳에서 강제 수용된 원주민 아동이 15만 명에 달했다.

 

공식 조사 결과 이 시설에서 백인 동화 교육을 받는 동안 학대와 질병 등으로 최소 4천100명의 어린이가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다.

 

캐나다 정부는 지난 2008년 원주민 기숙학교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 처음으로 공식 사과했으며 쥐스탱 트뤼도 총리도 2017년 "부끄러운 역사"라며 거듭 머리를 숙였다.

플로리다 아파트 붕괴사고 구조현장 [AP=연합뉴스]

 

미국 플로리다주 12층 아파트 붕괴 참사 사망자가 12명으로 늘어났다.

 

29일 AP 등 외신에 따르면 다니엘라 레빈 카바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장은 브리핑에서 아파트 잔해에서 추가 사망자 한 명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사고 엿새째인 이날 실종자 수는 149명이 됐다.

 

켜켜이 쌓인 잔해로 수색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구조 당국은 붕괴 현장에서 현재까지 300만 파운드(약 1천361t)의 콘크리트를 제거한 것으로 전해진다.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수색을 멈추지 않는다"며 희생자들이 발견될 때까지 실종자 구조 작업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美아파트 붕괴 엿새째 생존자 소식 아직…"아무도 희망 안버려"

 

수색에 400여명 투입…"5등급 허리케인 피해 때와 같은 대규모 자원 배치"

현장서 1천300여t 콘크리트 제거…"6개월 신는 소방관 부츠 5일만에 닳아"

 

미국 플로리다 아파트 붕괴사고 구조현장 [AFP=연합뉴스]

 

미국 플로리다주 12층 아파트 붕괴 참사 엿새째인 29일 수색 및 구조 작업이 이어지는 가운데 생존자 구조 소식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사망자도 추가로 확인된 것은 없는 상태다.

 

CNN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다니엘라 레빈 카바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날 브리핑 이후 새로운 사망자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는 11명이며 150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다.

 

카바 카운티장은 가족을 잃은 사망자 가족들에 대해선 통보 조치를 취했다고 전했다.

 

그는 전 세계에서 지원 인력이 와서 돕고 있고 구조대는 악천후 속에도 12시간 교대 근무를 하면서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카바 카운티장은 현재 210명의 구조대원이 붕괴 현장의 잔해 속을 수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색에 투입된 전체 인력은 400명이 넘는다고 마이애미데이드 앨런 코민스키 소방서장은 전했다.

 

마이이미데이드 카운티 관계자는 60개 기관에서 온 800여명의 구조대원이 서프사이드 사고 현장의 수색과 구조 작업을 돕고 있다고 말했다.

 

또 440명이 넘는 주 정부 인력도 수색을 지원하고 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찰스 버켓 서프사이드 시장은 회견에서 "아무도 여기서 희망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아무도 멈추지 않는다"며 수색 및 구조 작업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켜켜이 쌓인 잔해로 인해 수색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코민스키 서장은 붕괴 현장에서 현재까지 300만 파운드(약 1천361t)의 콘크리트를 제거했다고 말했다.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수색을 멈추지 않는다"며 희생자들이 발견될 때까지 실종자 구조 작업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구조대원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수색과 구조 작업에 나서고 있다고 감사를 표하면서 "그들은 할 수 있는 모든 사람을 찾으려고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지미 패트로니스 플로리다주 소방국장은 CNN과 인터뷰에서 사고 현장에 배치된 자원 규모가 2018년 주(州) 내 12개 카운티에 피해를 준 5등급 허리케인 '마이클' 당시와 같다고 말했다. 허리케인은 위력에 따라 1∼5등급으로 나뉘며 5등급이 가장 세다.

 

그는 허리케인 피해가 아닌 상황에서 이러한 대규모 인력과 자원 배치는 플로리다주 역사상 처음이라고 말했다.

 

패트로니스 국장은 이날 늦게 덤프트럭이 현장에 도착해 건물 잔해 조각을 수거하고 이를 토대로 법의학팀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파악할 것이라고 말했다.

 

패트로니스 국장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선 소방관들이 보통 6개월 동안 신을 수 있는 부츠가 5일만에 닳았다면서 사고 수습 현장에서 사용되는 소모품의 양이 엄청나다고 말했다.

 

그는 현장에 투입된 인력의 정신 건강이 걱정된다고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떠날 때도 함께한 노부부…붕괴 아파트 침대에 누운 채 숨져

 

  다음달 결혼 59주년 앞두고 참변

"두분이 마지막 함께 했다는 사실에 위로"

 

미국 붕괴 아파트 참사로 숨진 노부부 [트위터 갈무리]

 

58년을 해로한 미국의 노부부가 플로리다주의 12층 아파트 붕괴 참사의 잔해 속 침대에서 나란히 누워 숨진 채로 발견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29일 미 CBS 마이애미 등에 따르면 구조 당국은 지난 24∼25일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 서프사이드 지역의 무너진 아파트 '챔플레인 타워' 잔햇더미에서 안토니오 로자노(82)와 아내 글래디스(80)의 시신을 수습했다.

 

노부부의 아들 세르히오는 두 사람이 발견 당시 함께 누워있었다는 사실을 전달받았다면서 다음 달 부모님의 결혼 59주년을 축하하는 모임 대신 장례식을 준비하게 됐다고 슬퍼했다.

 

12살에 쿠바에서 처음 만난 이들 부부는 마이애미로 옮겨온 후인 1960년 초 결혼해 두 자녀를 낳았으며, 해변을 보며 살고 싶다는 소원에 최근까지 이 아파트의 9층에 살았다.

 

세르히오는 생전 두 사람이 서로가 먼저 죽으면 어떡하냐고 걱정 섞인 농담을 주고받았다면서 "아버지는 '계란프라이도 못 만든다. 당신이 죽으면 나도 죽을 것'이라고 말했고, 어머니는 각종 요금을 내는 법을 모른다고 말하곤 했다"고 전했다.

 

이어 "당시는 부모님께 '제가 해드리겠다'고 했지만 결국 두 분이 함께 돌아가셨다"고 말했다.

 

그는 가족이 매우 힘들어하고 있지만 두 사람이 마지막까지 함께였다는 사실에 위로받고 있다면서 "부모님은 정말 멋진 분들이었다"고 회상했다.

 

미국 붕괴 아파트 참사로 숨진 노부부 가족. 왼쪽부터 세르히오, 아이를 안고 있는 글래디스, 안토니오, 세르히오의 아내. [세르히오 로자노 페이스북. 재판매 및 DB 금지]

 

세르히오는 지난 24일 새벽 2시께 이 아파트가 무너지기 전날 저녁 부모님 집에서 식사한 뒤 두 구획 건너편에 있는 '챔플레인 이스트'의 자택으로 돌아갔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해서 어머니를 안아주고 아버지와 인사한 뒤 나왔다"며 "그게 마지막이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고 말했다.

 

아파트가 무너졌을 당시 그는 "토네이도가 닥친 줄 알았다. 문을 열어 보고서는 아내에게 '건물이 없어졌다'고 외쳤다"면서 "아내가 '무슨 뜻이냐'고 물었고, 나는 '우리 부모님이 계신 아파트가 없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자신의 집에서 부모님 집의 주방을 볼 수 있었다던 세르히오는 "어머니가 요리하거나 아버지가 앉아있는 모습을 더는 볼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미 당국에 따르면 이날 기준 확인된 사망자는 11명으로,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실종자는 약 150명에 달하는 상황이다.

 

미국 붕괴 아파트 참사로 숨진 노부부: 안토니오 로자노(왼쪽)와 아내 글래디스의 생전 모습. [세르히오 로자노 페이스북]

 

아직 실종 150여명, 골든타임 지났나…붕괴사고 구조현장 탄식

"운이 필요하다"…구조에서 수습 전환 관측도

에어포켓 등 공간 미확인…현장에 드디어 중장비 등장

 

*참사 현장에서 슬퍼하는 시민: 미국 플로리다주 12층 아파트 붕괴 참사 나흘째인 27일(현지시간) 수색 작업이 이어지고 있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인명 구조에 대한 기대감이 점점 옅어지고 있다. 참사 현장에서 슬퍼하는 시민[AFP=연합뉴스]

 

뉴욕타임스(NYT)와 마이애미헤럴드는 이날 산더미 같은 콘크리트 잔해를 옮기며 길이 38m, 폭 6m, 깊이 12m의 구덩이를 파는 새로운 수색 방식이 시작된 가운데 추가로 시신 4구가 발견됐다고 전했다.

 

이 방식은 현장에서 수색 작업을 돕는 중대한 방식으로 쓰일 것이라고 다니엘라 레빈 카바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장은 설명했다.

 

구조 현장을 헬기에서 내려다 찍은 영상에는 최소 크레인 2대, 굴착기 2대 등 중장비가 모습을 드러냈다.

 

당국은 애초에 생존자가 잔해 속에 남아있을 가능성을 포기할 수 없다는 방침에 따라 중장비의 사용을 자제해왔다.

 

그 때문에 작업이 구조에서 수습으로 전환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뒤따르기도 했다.

 

그러나 사고가 난 서프사이드의 찰스 버켓 시장은 현장의 수색 작업이 인명 구조에서 복구·수습으로 전환됐느냐는 물음에 "무기한의 구조 작업이 될 것"이라며 부인했다.

 

*마이애미 건물 붕괴 현장 [AP=연합뉴스]

 

지난 며칠간 수색 작업의 속도에 좌절감을 표시했던 가족과 친지들은 사고 현장으로 달려와 간절한 기도와 애도를 이어가고 있다.

 

당국자에 따르면 이번 사고에 따른 사망자는 9명, 아직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실종자는 150여 명으로, 인력 300명 이상이 투입돼 수색과 구조 작업을 24시간 계속하고 있다.

 

버킷 시장은 "(구조)자원이 부족하지는 않다. 자원의 문제가 아니라 운의 문제"라며 "이제는 우리에게 조금 더 행운이 따라야만 한다"고 말했다.

 

당국자들은 여전히 생존자 구조 가능성에 희망을 품고 있다면서도 잔해 속에서 생존자 존재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이나 소리는 없었다고 전했다.

 

잔해 속에서 에어포켓이나 틈이 발견됐는지 질문에 마이애미데이드 앨런 코민스키 소방서장은 수색작업 중에 '자연적으로 형성된 공간'은 아직 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미 감독관, 3년전 아파트 손상 쉬쉬…주민들에 "양호" 통지

 

 

*미 아파트 붕괴 현장에서 잔해 헤치는 구조대: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 서프사이드의 아파트 붕괴사고 현장에서 지난 26일 구조대가 건물 잔해를 헤치며 생존자를 찾고 있다. 사고 발생 이틀이 경과했으나 아직도 156명의 생존 여부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붕괴 참사가 벌어진 미국 플로리다주 아파트가 3년 전 심각하게 손상됐다고 진단받았지만 당시 주민들은 건물 상태가 양호하다고 통지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8일 로이터 통신, NPR 등 외신은 마이애미데이드카운티 서프사이드에 자리한 '챔플레인 타워 사우스' 아파트 주민위원회의 2018년 회의 기록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회의록에는 당시 참석한 서프사이드 마을 감독관 로스 프리토가 '건축기사 보고서'를 검토했으며 주민들에게 "건물 상태가 매우 양호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고 적혀 있다.

 

하지만 이는 회의 약 한 달 전에 이뤄진 안전 점검 결과에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NPR은 지적했다.

 

당시 이 건물을 점검한 업체 '모라비토 컨설턴츠'는 아파트에 심각한 구조적 손상이 있다고 진단했다.

 

NPR은 프리토 감독관이 검토했다는 보고서가 이와 동일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보고서는 특히 야외 수영장을 둘러싼 상판(deck) 아래 방수제에 하자가 있어서 그 밑 콘크리트 슬래브가 손상됐다고 지적했다. 방수제를 조만간 교체하지 않으면 콘크리트 부식이 상당히 진행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하 주차장의 콘크리트 기둥과 벽에도 균열이 가고 바스러진 부위가 많이 노출됐다고 진단했다.

 

업체는 이런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서프사이드 당국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록 내용이 사실이라면 당국이 보고서를 입수했음에도 주민들에게 이와 반대되는 내용을 알렸다는 뜻이다.

 

현재 해당 감독관은 서프사이드에서 근무하지 않는다고 NPR은 전했다.

 

그는 당시 보고서를 받은 기억이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4일 이 아파트 절반가량이 붕괴하면서 현재까지 사망자가 9명 확인됐고 150여 명이 실종 상태다.

 

"벽에 금이 쩍쩍 갈라졌다" 미 붕괴 아파트 생존자 증언

 건물 기울며 문 수평 안맞고 굉음 발생

 다음 달부터 아파트 수리 예정이었어

 

"어디선가 '뛰어야 해' 라는 소리가 들렸다"

 

지난 24일 붕괴 참사가 발생한 미국 플로리다의 아파트 6층에 거주하던 일리아나 몬테아구도는 만약 이 소리를 1~2분만 늦게 들었더라면 지금 살아있지 못했을 것이다.

 

50대 여성인 몬테아구도는 26일 뉴욕포스트와 인터뷰에서 "2분, 아니, 아니 1분만 늦었어도. 더 이상의 충분한 시간은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사고 당일 잠이 잘 오지 않아 깼는데 이상한 소리가 들려 발코니의 미닫이문이 잘못된 것으로 생각하고 가보았다.

 

그는 "달려가 문을 닫으려 했지만 되지 않았다. 문은 이미 건물의 움직임으로 인해 수평이 맞지 않았다. 쩍하고 갈라지는 소리를 들었을 때 벽에는 손가락 2개가 들어갈 정도의 금이 가고 있었다"면서 "그때 뛰라는 소리를 들었다"고 회상했다.

 

"내가 6층에서 5층, 4층으로 뛰어 내려올 때 굉음이 들렸다. 지옥과도 같았다. 어떻게 도망쳐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몬테아구도는 신분증과 신용카드, 과달루페 성모가 새겨진 메달을 챙겨 집 밖으로 뛰쳐나갔다.

 

아파트는 지진이 난 것처럼 흔들렸고 경보가 울리기 시작했다.

 

*미국 아파트 붕괴 현장 [AP=연합뉴스]

 

그는 "건물 밖으로 나왔을 때는 칠흑 같은 어둠 속에 연기와 물이 솟아오르고 있었다"며 "신에게 도와달라고 기도했다. 아이들을 보고 싶고, 이렇게 죽지 않게 해달라고 기원했다"고 말했다.

 

그는 "경비요원이 달려 나와 지진이 발생했다면서 도망가라고 소리를 질렀다"면서 경비가 붕괴한 아파트 잔해를 헤치고 자신을 도왔다고 회상했다.

 

다리 두 곳에 타박상을 입은 그는 "모든 걸 잃었지만 중요한 건 살아남았다는 것"이라며 "살아있으면 희망이 있고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서 "잔해 속에 있을 사람들을 위해서도 기도한다"고 말했다.

 

몬테아구도는 지난해 12월 아파트를 60만달러(약 6억8천만원)에 샀는데, 계약 이후에 아파트에 구조적 손상이 있음을 알게 돼 속상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는 1천 달러(110만 원)를 내서 다음 달부터 아파트를 수리할 예정이었다"고 말했다.

 

붕괴 참사 나흘째인 27일에도 수색 작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이번 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9명으로 늘어났다.

 

아직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실종자는 150여명이다.

 

구조 당국은 건물 잔해 속에 에어포켓(산소가 남은 공간)이 형성돼 실종자 일부가 살아있을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미 아파트 참사 실종 159명으로…"잔해더미 속 두드리는 소리“

붕괴 사고 수일 째 수색 · 구조 총력…9·11 등 경험 전문인력 투입

바이든, 비상사태 선포…잔해 추락·추가 붕괴 위험에 수색 차질도

 

미 플로리다주 아파트 붕괴 참사 현장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플로리다주의 12층 아파트 붕괴 참사 이틀째인 25일 실종자가 159명으로 크게 늘었다.

 

구조당국은 잔해더미에서 생존자가 내는 것 같은 소리를 탐지하고 수색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신속한 작업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자칫하면 사망자가 크게 늘 수 있다는 우려도 이어지고 있다.

 

다니엘라 레빈 카바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장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사망자 수가 4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밤샘 수색작업에서 시신 3구를 추가 수습한 것이다.

 

소재가 확인되지 않은 주민은 전날 99명에서 159명으로 크게 늘었다. 행방이 확인된 거주자는 102명에서 120명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사고 이틀째인 이날도 실종 규모가 확정되지는 않았다. 카바 카운티장은 "이 숫자가 매우 유동적이라는 걸 분명히 하고 싶다"고 말했다.

 

* 미 플로리다주 아파트 붕괴 참사 현장 [로이터=연합뉴스]

 

구조당국은 잔해더미 속에서 생존자들이 내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소리가 탐지됐다며 사람이 머물만한 공간이 있을 만한 곳 위주로 집중 수색을 하고 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사람이 내는 소리와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고 했다.

 

카바 카운티장은 구조팀이 생존자 발견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여전히 살아있는 누군가를 찾을 것이라는 희망이 있다"고 밝혔다.

 

수색 작업에는 2001년 9·11 사태와 아이티 대지진, 대규모 허리케인 현장에 파견됐던 전문 인력들도 투입됐다.

 

프랜시스 수아레즈 마이애미 시장은 80명의 소방인력이 추가 투입된다면서 "(9·11 등) 비슷한 상황에서 성공을 거뒀던 아주 경험 많은 팀"이라고 말했다.

 

연방재난관리청도 3개의 수색구조팀을 파견, 지원에 나선다. 이들은 건물 붕괴에 따른 위험 평가를 통해 안전한 구조작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도 할 계획이다.

 

미 상무부 산하 표준기술연구소(NIST)에서도 6명을 파견, 붕괴사고 원인 규명을 위한 기초자료를 수집할 예정이다

 

NIST는 9·11 테러 등 4건의 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 구조 및 수색작업 [AFP=연합뉴스]

 

구조작업은 잔해 추락과 추가 붕괴 가능성 등으로 상당히 위험한 상태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곳곳에서 발생하는 화재와 간헐적으로 내리는 비 역시 수색 및 구조작업을 더디게 하는 요인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와 통화하고 추가 지원에 준비돼 있다고 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플로리다주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총력 지원을 지시했다.

 

드샌티스 주지사도 비상상황을 선언하는 한편, "어떻게 발생했는지에 대한 확실한 설명이 필요하다"며 철저한 조사를 예고했다.

 

붕괴 참사는 24일 오전 1시30분께 발생했으며 130여 가구 중 55가구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구조가 지연될 경우 사망자가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도 계속되고 있다.

 

*사고현장 주변의 주민들

 

미 플로리다 12층 아파트 한밤중 붕괴…"99명 소재파악 안돼"

1명 사망·10여명 부상·40여명 구조…136가구 중 55가구 '폭삭'

10세 소년 매트리스 아래서 극적 생존…대규모 구조·수색작업 진행

희생자 늘어날 우려 속 주지사 "나쁜 소식 대비"…바이든 "전폭 지원"

 

붕괴 사고가 난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데이드카운티 서프사이드의 아파트 [AFP=연합뉴스]

 

미국 플로리다주(州) 마이애미데이드카운티 서프사이드에서 24일 오전 1시30분께 12층짜리 챔플레인 타워 사우스 아파트 일부가 붕괴해 구조작업이 진행 중이다.

 

한밤중인 붕괴 당시 아파트에 몇 명이 있었는지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현지 시 당국과 경찰은 사고 초기 잔해에서 2명을 구조해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1명이 숨졌고 10명 이상이 다쳤다고 밝혔다고 CNN 등 미 언론이 보도했다.

 

하지만 이날 오후 현재 붕괴된 부분에 거주하는 99명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고 있어 매몰에 따른 사망자가 많이 늘어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다니엘라 레빈 카바 카운티장은 사고 후 붕괴된 건물에 거주하는 102명의 소재가 확인됐지만, 99명은 아직 행방을 알 수 없는 상태라고 이날 오후 밝혔다. 그는 "소재가 확인된 102명은 안전하다"고 말했다.

 

다만 시 당국은 붕괴 당시 99명 모두 건물 내에 있었는지는 불명확하다고 했다.

 

찰스 버켓 서프사이드 시장은 "아파트 내에 꽤 많은 사람이 있었던 것 같다"면서 건물의 나머지 부분도 붕괴 위험이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지 당국은 이날 사고로 아파트 136가구중 55가구가 붕괴됐다고 밝혔다.

 

당국은 거주민들에게 생존 여부 확인을 위해 아파트 거주민의 친척이나 지인에게 전화를 달라고 요청 중이다.

 

시 당국은 사고 초기 구조자가 약 40명이라고 파악했다.

 

마이애미데이브 소방구조대의 레이 자달라 대장은 "모든 작업이 잔해 밑에서 이뤄지고 있다. 거기서 소방관들이 희생자의 위치를 찾기 위해 절단, 구멍 뚫기, 음파탐지기와 수색 카메라 설치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구조대원들이 지하 작업 중에 꼭 사람이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뭘 쾅쾅대는 소리를 들었다"고 전해 생존자 가능성을 시사했다.

 

    *붕괴 사고가 난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데이드카운티 서프사이드의 아파트 [AFP=연합뉴스]

 

카운티 측은 "대규모 수색과 구조작업이 진행 중이고, 잔해에 갇힌 이들을 확인하고 구조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국은 수색 및 구조 작업이 일주일 동안 지속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소방 당국은 80여팀을 투입해 수색·구조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붕괴 건물 주변의 도로들이 폐쇄됐다.

 

지역 매체 CBS4는 관계자를 인용해 10세 소년이 구조됐다고 전했다.

 

소년의 구조 상황을 지켜본 한 목격자는 "붕괴 모습을 보고 '이런 상황에서 생존이 가능할까'라고 생각하던 차에 고함치는 소리가 들려서 봤더니 파편 사이로 손이 보였다"며 침대 프레임과 매트리스 아래에 소년이 있었다고 CNN에 전했다.

 

3층에 거주하다 사고 직후 출구를 못 찾다 발코니에서 구조된 베리 코언은 "갇혀 있던 20분이 평생처럼 느껴졌다"며 "건물 전체가 무너지는 줄 알았다. 구조 크레인에 타고서야 살아남은 게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안도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버켓 시장은 "이런 빌딩 붕괴사고는 낙뢰보다 가능성이 작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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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붕괴한 아파트는 해변에 콘도미니엄 식으로 1981년 건설됐다.

 

 

마이애미헤럴드에 따르면 침실이 3개인 162㎡ 크기의 호실이 지난 17일 71만 달러(약 8억원)에 거래됐고, 지난달 11일에는 침실 4개짜리 418㎡ 규모의 펜트하우스가 288만 달러(약 32억6천만원)에 팔리는 등 고급아파트에 속한다.

 

붕괴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최근 이 아파트가 지붕 공사를 하고 있었다고 CNN이 전했다.

 

붕괴 건물 바로 옆 아파트에 사는 피오렐라 테렌치 플로리다국제대 조교수는 뉴욕타임스(NYT)에 "굉음이 들려 천둥이 치는 줄 알았다"면서 "그러나 이후 사이렌 소리가 들렸고 밖으로 나와보니 먼지가 가득했다"고 말했다.

 

현재 폭우를 동반한 폭풍이 마이애미 쪽으로 접근하고 있어 구조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는 기자회견을 열어 "빠른 대응이 매우 중요했고, 그게 생명을 구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우리가 보고 있는 파괴 상황을 감안하면 일부 나쁜 뉴스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현지 시 당국과 접촉해 연방재난관리청(FEMA) 등 연방 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아파트 붕괴잔해 속 휴대폰 빛으로 구조요청…"살려달라" 비명

잔해더미 속 소년 등 35명 구조…99명은 소재 미확인

추가 붕괴 위험에 매몰자 수색 더뎌…"일주일 이상 걸릴 것"

미사일 폭격 당한 것처럼 폭삭…"기적이 일어나길 빌어"

 

24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데이드카운티 서프사이드의 아파트 붕괴현장에서 구조작업이 진행 중이다. [게티이미지/AFP=연합뉴스]

 

미국 플로리다주(州) 아파트 붕괴 현장에선 사고 직후부터 수색과 구조작업이 진행됐다.

 

24일 미 언론에 따르면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데이드카운티 서프사이드의 12층 고급아파트가 무너진 것은 한밤중인 이날 오전 1시 30분께다.

 

구조작업은 30분 후인 오전 2시께 시작됐다.

 

붕괴 당시 아파트 내 몇 명이 있었는지도 아직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다.

 

주민 99명 소재가 확인되지 않았는데 이들 모두가 참사가 벌어졌을 때 아파트에 있었는지는 불분명하다. 구조당국은 12층 건물의 총 136개 호 가운데 약 절반이 붕괴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해변에 자리한 이 아파트는 상시거주하는 주민도 많지만 '별장'으로 삼아 때때로만 이용하는 주민도 있다.

 

특히 방문객의 방문기록은 남아있지만, 주민은 기록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은 가용한 자원을 모두 동원해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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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 드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는 사고 현장을 둘러본 뒤 "구조대원들은 사람을 구하고자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고 있다"라면서 "대원들은 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플로리다주 최고재무책임자(CFO)이자 소방국장인 지미 패트로니스는 각각 10~12명의 대원으로 구성된 구조팀들이 현장에 투입되면 지칠 때까지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면서 "날이 저문다고 작업을 멈추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조대는 수색견뿐 아니라 음파탐지기도 동원해 생존자를 찾고 있다.

 

특히 잔해에서 나는 작은 소리도 놓치지 않고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마이애미데이트카운티 소방당국 관계자는 "잔해에 갇힌 사람은 너무 지쳐 목소리를 못 내거나 스트레스에 대처하고자 잠을 잘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AP통신에 따르면 구조대는 이날 오전까지 35명 이상을 구조했다.

 

구조대원이 잔해 속에서 한 소년을 꺼낸 뒤 어깨에 둘러업고 옮기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잔해에 갇힌 생존자들이 휴대전화 플래시로 구조요청 신호를 보내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붕괴한 아파트 근처에 사는 니콜라스 발보아는 잔해 속 한 소년이 손을 흔들며 "제발 도와달라"라고 외치는 것을 듣고 그의 구조를 도왔다고 말했다.

 

그는 "완전한 공포가 느껴졌다"라고 붕괴현장을 본 심경을 전했다.

 

처절한 구조작업에도 점차 기적만을 바라야 하는 상황이 되고 있다.

 

* 24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데이드카운티 서프사이드의 아파트 붕괴현장. [로이터=연합뉴스]

 

아파트가 폭격당한 마냥 폭삭 내려앉은데다 추가 붕괴 및 화재 위험까지 있어 구조작업이 쉽지 않다.

 

따라서 매몰자 수색 및 잔해 제거 작업에 적어도 일주일 이상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레이 자달라 마이애미데이드 소방서 부서장은 기자회견에서 "구조작업은 느리지만 체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라면서 "구조물을 걷어내려고 할 때마다 대원들에게 돌무더기가 떨어진다"라고 구조작업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찰스 버켓 서프사이드 시장은 "아파트가 팬케이크처럼 눌렸다"라면서 "외부에서 보거나 수색할 수 있는 (잔해 속) 공간이 많지 않다"라고 말했다.

 

소재불명자 가족과 지인 100여명은 인근 커뮤니티센터에 모여 구조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 24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데이드카운티 서프사이드의 아파트 붕괴현장에 소방관들이 투입되고 있다. [AFP=연합뉴스]

 

붕괴한 아파트 4층에 살던 77세 고모의 소식을 기다리는 러즈 마리나 페나는 WP에 고모가 20년간 살면서 유지보수가 잘 안되는 데도 불평한 적 없다면서 "기적이 일어나길 빌고 있다"라고 말했다.

 

아파트의 붕괴하지 않은 부분에 사는 레이사 로드리게스(59)는 "많은 친구를 잃었다"라면서 "구조대가 그들을 찾을 수 없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는 아파트가 지진이 난 것처럼 흔들리는 상황에서 비상계단으로 탈출해 목숨을 건졌다.

 

가족과 함께 이곳 아파트로 놀러온 형의 행방을 찾는다는 세르지오 바스는 뉴욕타임스에 "형의 휴대전화로 계속 전화를 하고 있지만 전혀 연락이 안되고 있다"며 초조해했다.

 

붕괴한 아파트에는 중남미에서 건너온 주민도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실종자 가운데 아르헨티나인이 9명, 파라과이인이 6명, 베네수엘라인과 우루과이인이 각각 4명과 3명이라고 AP통신은 설명했다.

 

아르헨티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심각해 미국으로 건너와 붕괴한 아파트에 머문 친구 가족을 찾는 니콜라스 페르난데스는 사고 이후 몇 시간 동안 친구에게 계속 전화를 걸었다고 밝혔다.

 

그는 "누군가 전화 알림음을 들을 것이라는 희망이 있다"라면서 "내 말이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희망이 아닌 다른 말을 듣기 전까진 항상 희망이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표지기사 제목 ‘마지막 제안’

국제사회에 ‘제재 완화’ 강조

 

            문 대통령 인터뷰 기사가 실린 미 시사주간지 <타임> 표지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과 화상으로 진행된 인터뷰에서 “(한반도 평화 증진을 위한) 시간이 나에게 많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지금은 평화가 유지되고 있지만, 언제든지 흔들릴 수 있는 취약한 평화”라고 말했다. 코로나19 백신 지원 등 다방면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해 손짓하고 있지만, 1년도 남지 않은 임기가 끝나면 과거와 같은 전쟁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타임>은 “문 대통령 스스로 지금의 상황을 바로잡지 못한다면, 아마 아무도 이를 할 수 없다는 암울한 사실을 알려준 게 문 대통령이 남기는 유산일 것”이라고 짚었다.

 

문 대통령의 <타임> 인터뷰는 2017년 5월에 이어 4년 만이다. 당시 표지기사 제목은 ‘협상가’였지만 24일 온라인으로 공개된 이번 표지기사 제목은 ‘마지막 제안’이었다. 기사에서 문 대통령은 북한의 핵탄두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을 북-미 대화의 의제로 올리려면 “비핵화 및 제재 완화 순환”이 필요하다고 했다. 제재에 따른 악순환이 아니라 제재 완화로 협상을 발전시켜 나아가는 선순환을 강조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자신에게 “우리 미래 세대들에게 더 나은 미래를 물려주어야 하며 우리 아이들까지 핵을 머리에 이고 살게 할 수 없다”고 진지하게 말했다고 거듭 전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8년 9월19일 평양 능라도 5·1경기장을 방문해, 15만 북한 관중의 “눈빛과 태도”를 통해 그들 역시 “평화에 대한 열망이 크다”고 했고 “북한이 매우 달라졌으며, 발전하기 위해 전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 김 위원장의 성격을 묻는 질문에 문 대통령은 “매우 솔직하고, 의욕적이며 강한 결단력을 가지고 있다. 국제적인 감각도 있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 9일 <타임>과 화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북한에 유화적인 메시지를 전하면서 주변 강대국인 미국과 중국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공감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난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만나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한국의 노력에 대한 지지’를 공동성명에 담아낸 문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남북 대화와 화해, 협력을 지지하고 있음은 분명하다”고 평가했다. <타임>은 “문 대통령이 인터뷰 중 트럼트 전 대통령을 비난하지 않고자 애쓰면서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칭찬을 쏟아냈다”고 부연했다. 또 문 대통령은 중국도 “한반도의 비핵화에 대해서 같은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타임>은 문 대통령 인터뷰를 실으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행이 녹록지 않다는 점도 짚었다. 김 위원장에 대한 문 대통령의 변함없는 옹호를 “착각”으로 규정한 ‘다수의 북한 관측통’들의 시각을 소개했다. “문 대통령의 미국 스텔스기(F-35) 40대 구매에 김정은 위원장이 완전히 배신당했다고 느꼈으며, 임기 막바지인 정부와 협상을 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는 북한 고위관료 출신 탈북자의 발언도 인용했다. 협상을 위해 곧바로 제재를 완화하는 것은 “실수가 될 것”이라는 빈센트 브룩스 전 한미연합사령관의 발언 등 미국 쪽의 강경한 입장도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에게도 코로나19와 지구 온난화, 중국의 부상과 같이 북한 보다 더 시급한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완 기자

 

    문 대통령이 <타임> 사진 촬영에 응했다. 청와대 제공

 

 

국힘 내부공방으로 전선 확대…"수류탄" vs "예방주사"

 

 

야권 내부 폭로로 불거진 이른바 '윤석열 X파일' 논란이 일파만파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처음 파일의 존재를 거론할 때만 해도 윤 전 총장이 정치행보를 본격화하고 나선 데 대한 일종의 견제성 메시지나 여의도식 통과의례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각종 방송에 보수진영 패널로 출연하는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이 지난 19일 SNS를 통해 X파일을 직접 본 사실을 알리고 "방어가 어렵겠다"는 평을 내놓은뒤 '내부 총질'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SNS와 각종 언론 인터뷰 등에서 밝힌 내용을 종합하면, 장 소장이 육안으로 확인한 문건은 작성 시기와 주체가 다른 두 건이다.

 

장 소장은 윤 전 총장 본인과 처가를 둘러싼 의혹이 어림잡아 20건이 넘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22일 잇단 라디오 인터뷰에서 "4월자는 '기관'에서, 6월자는 '여권'에서 각각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며 X파일이 사실상 여권발 정치공작의 결과물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일부 최고위원들과 장 소장 사이에서 문건 공개를 두고 신경전이 벌어지면서 갈등의 불씨는 오히려 야권으로 옮겨붙는 분위기다.

 

장 소장은 전날 자신을 향해 '아군이라면 문건을 넘기라'고 요구한 정미경 최고위원에게 "드릴 테니 자신 있으면 공개하시라"고 맞받아쳤다. 김재원 최고위원과는 '진실 공방'을 벌였다.

 

장 소장은 본인이 문건 공유를 제안했지만 김 최고위원이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 최고위원은 본인이 문건 공유를 요청했지만 단칼에 거절당했다고 맞서고 있다.

 

장 소장은 김 최고위원을 향해 "참 황당하다"고 몰아붙였고, 이에 김 최고위원은 자신의 SNS에 당시 통화 녹취록까지 공개했다.

 

김 최고위원은 "좀 멋쩍어서 '그럼 주지 말아라. 혹시 누설되면 내가 뿌렸다고 할 거 아니냐'라고 답변한 것이 전부"라고 덧붙였다.

 

X파일을 둘러싼 국민의힘 지도부 내 기류도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X파일에 대해 "제가 판단할 바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면서 "최근 상황에 피로감이 쌓이는 게 현실"이라고 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당 차원에서 문건을 받아 공개하는 문제에 대해 "(장 소장이) 자료를 주면 검토하면 되는 것이다. 받을 의향이 있다 없다(를 따지는 것은) 넌센스"라고 했다.

 

지도부 내부에선 장 소장이 논란을 촉발해놓고 당으로 검증의 책임을 떠넘기는 듯한 태도에 불쾌감을 느끼고 있다고 한 최고위 참석자는 전했다.

 

X파일 논란이 향후 여권과의 네거티브 국면에서 '예방주사'가 될 것이라는 기대 섞인 관측도 제기된다.

 

한 야권 중진은 통화에서 "일부에서는 윤 전 총장이 좋은 예방주사를 맞았다는 이야기도 한다"며 "앞으로도 무엇이든 공작으로 몰고 가면 되는 것 아니겠냐"고 했다.

 

장성철 “X파일에 ‘윤석열 의혹’ 20개…합치면 더 큰 마이너스”

‘윤석열 X파일’ 무슨 내용이길래.....

4월본 · 6월본 두 가지로 작성…“정보 쪽 능통한 분” 통해 입수

 

윤석열 전 검찰총장 지난 9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예장공원 내에 있는 이회영기념관 개관식에 참석해 전시물을 관람한 뒤 취재진에 둘러싸여 있다.

 

이른바 ‘윤석열 엑스(X) 파일’의 존재를 알린 뒤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지지를 공개 철회한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이 21일 파일의 대략적인 내용과 형식, 입수 경위 등을 털어놨다. 장 소장은 “포장지가 화려하다고 물건을 살 수 없다. 정권교체가 중요하다고 해서 의혹 많은 사람이 분위기에 휩쓸려 대통령이 되는 건 옳지 않다”며 철저한 검증을 강조했다.

 

장 소장은 21일 저녁 <OBS> ‘뉴스 오늘’과 <문화방송>(MBC) 라디오 ‘표창원의 뉴스 하이킥’에 잇따라 출연해 “문건은 4월 말과 6월 초에 작성된 두 가지로, 각각 에이(A)4 10장 분량”이라고 전했다. 그의 설명을 종합하면, ‘4월 문건’에는 윤 전 총장의 좌우명, 태어난 곳, 근무지, 부인과 장모는 어떤 사람인지 등 기본 정보가 정리돼 있었다고 한다. 반면 ‘6월 문건’에는 윤 전 총장, 부인 김건희씨, 장모 최아무개씨 관련된 의혹이 인물별로 분류됐고 동시에 △공격 가능한 포인트 △사실관계를 좀 더 확인해야 할 점 △청문회 때 해명된 부분 등의 ‘정무적 판단’이 첨언 돼 있었다고 밝혔다.

 

장 소장은 문건에 적시된 의혹에 대해 “알고 있던 사항도, 몰랐던 사항도 있다. 한번쯤은 들어본 것도 같다”면서도 “합쳐지면 더 큰 마이너스 효과가 나타날 것 같다”고 했다. 장 소장은 사모펀드, 표창장 위조 의혹 등으로 기소된 조국 전 장관과 횡령 혐의 등으로 기소된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향해 자신이 잘못했다고 지적한 기준에 견줘, 윤 전 총장을 지지할 수 없겠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장 소장은 이날 “약 20개 정도의 의혹이 정리돼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판했는데 만일 윤 전 총장 의혹이 하나라도 사실이라면 어떻게 지지하겠나. 제 양심상 할 순 없다”고 말했다.

 

문건의 출처로는 “여야 안 가리고 정보 쪽에 상당히 능통한 분”을 꼽았다. 장 소장은 “‘윤 총장이 대선을 잘 준비해서 잘 되면 좋겠다’는 긍정적인 얘기를 많이 하니 (그분이) ‘윤 총장 관련 문건 갖고 있다, 전달해주겠다’고 해서 저번 주에 받았다”고 말했다. ‘윤석열 파일’을 언급했던 송영길 대표 등 더불어민주당과 내통한 게 아니라는 얘기다.

 

장 소장은 “대선을 치르기 위해서는 상대 후보를 공격하기 위한 포인트를 잡는다. 그런 차원에서 나온 검증 자료”라고 주장했다. “야권에서 만들 필요는 없을 것 같고 여권에서 만들지 않았겠느냐”며 문건의 원작자로 더불어민주당 쪽을 지목했다.

 

그는 이 문건이 민주당 쪽에서 생산돼 자신에게까지 “흘러나온 것”으로 추측하며 <오비에스> 인터뷰에서는 “국가기관이 아니면 알 수 없는 자금의 흐름, 액수 같은 것이 나온다”며 정부 개입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러나 <문화방송> 인터뷰에서는 “국정원이나 경찰·검찰 등 국가기관이 동원돼 작성한 문건보다는, 대선을 앞두고 상대 후보를 공격하기 위해 공격 포인트를 잡는 용도로 만들어진 검증 자료로 보인다”고 선을 그었다.

 

장 소장은 지난 19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게 이 파일의 존재와 내용을 알리려 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했다. 20일에는 국민의힘 한 최고위원과 통화하면서 파일의 존재를 알렸지만, 이 최고위원은 “내가 (문건을) 받으면 골치 아프고 의심받는다”며 수령을 거부했다고 했다. 야권 후보의 위험요인을 관리하기 위해 국민의힘 지도부에 알렸지만 이를 외면했다는 것이다.

 

‘정치공작 아니냐’는 야권 내부의 지적에 대해서는 “(윤 전 총장에 대한) 제 의견을 말한 게 정치공작은 아니다”라며 강하게 반박했다. 장 소장은 “나는 정권교체가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며 “‘내부 폭로를 했다, 수류탄을 터뜨렸다’ 얘기하는 것 자체가 섭섭하다”고 했다. 장 소장은 “공작으로 몰아붙이지 말고 저 사람 대통령감일까, 이런 걸 국민과 언론은 분명하게 검증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장 소장은 또 “문재인 정권과 대차게 붙었으니 저 사람 통해 정권 교체하자는 차원으로 대선후보를 고르는 건 잘못된 선택”이라며 “윤 전 총장도 제대로 검증받고 그 검증에서 이겨내면 대통령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제대로 잘 준비하시라고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검증 문제를 놓고 정치권을 포함한 논란과 공방이 이어졌지만 윤 전 총장은 이날도 특별한 대응을 하지 않았다. 윤 전 총장 쪽은 “엑스파일 문제는 대응하지 않기로 했다는 게 공식입장”이라며 “기존 입장대로 6월 말 7월 초를 목표로 공식 정치 참여 선언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김미나 배지현 기자

 

윤석열 배포문 "괴문서에 여권 개입했다면 불법사찰…정치공작 말라"

장모 의혹엔 "검찰발로 미확인 내용 보도, 정치공작 연장선 의심"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22일 자신과 가족 등의 의혹을 담은 것으로 알려진 'X파일' 논란과 관련해 "공기관과 집권당에서 개입해 작성한 것이라면 명백한 불법사찰"이라고 밝혔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이상록 대변인을 통해 언론에 배포한 메시지에서 "저는 국민 앞에 나서는데 거리낄 것이 없고, 그랬다면 지난 8년간 공격에 버티지 못했을 것"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출처 불명 괴문서로 정치공작을 하지 말라. 진실이라면 내용, 근거, 출처를 공개하기 바란다"면서 "그래서 진실을 가리고 허위사실 유포 및 불법사찰에 대한 책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장모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과 관련해 "저는 법과 원칙에 따라 누구나 동등한 수사와 재판을 받아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며 "가족이라도 예외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 재직 시에도 가족 관련 사건에 일절 관여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다만 최근 출처 불명의 괴문서에 연이어 검찰발로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 보도된 것은 정치공작의 연장선이 아닌지 의심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