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뚫는 이스라엘산 해킹 도구… 50개국 1천여명 사찰했다

'페가수스' 목록에 포함돼…WP "포렌식 못해 공격 여부 확인못해"

 

    이스라엘 NSO그룹 건물 [AFP=연합뉴스]

 

이스라엘의 보안기업 NSO그룹이 만들어 해외에 수출한 스파이웨어 '페가수스' 프로그램에서 14명의 전·현직 국가정상급 인사의 휴대전화 번호가 파악됐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0일 보도했다.

 

페가수스는 NSO가 테러범과 중범죄자를 추적하기 위해 10년 전쯤 개발한 것으로, 40개국 60곳가량의 정보기관이나 법집행 기관에 수출된 상태다.

 

그러나 WP는 페가수스와 관련된 5만 개 이상의 전화번호 목록을 입수한 뒤 전 세계 다른 16개 언론사와 공동 취재를 통해 이 프로그램이 언론인과 인권 운동가, 기업인 등 해킹에 사용됐다고 지난 18일 폭로했다.

 

WP는 이어 이 전화번호 목록에 전 세계 34개국에서 600명이 넘는 정치인과 정부 관리 명단이 포함돼 있고, 특히 3명의 대통령과 10명의 전·현직 총리, 1명의 국왕이 들어가 있다는 후속 보도를 이날 내놨다.

 

구체적으로 대통령 중에는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이라크의 바르함 살리,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시릴 라마포사 등 3명의 이름이 있었다.

 

현직 총리로는 파키스탄의 임란 칸, 이집트의 무스타파 마드불리, 모로코의 사드에딘 엘 오트마니 등 3명이 포함됐다.

 

또 7명의 전직 총리 전화번호가 있었는데, 이 중 레바논과 우간다, 벨기에 총리의 경우 현직일 때 명단에 오른 경우라고 WP는 설명했다.

 

국왕으로는 모로코의 모하메드 6세의 번호가 있었다.

 

    *인도에서 페가수스 통한 감시에 반대하다 제지 당하는 모습 [AFP=연합뉴스]

 

이 중 프랑스 대통령은 모로코, 파키스탄 총리는 인도, 이라크 대통령은 아랍에미리트와 사우디아라비아가 각각 지배하는 그룹에 전화번호가 올라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WP는 보도했다.

 

남아공 대통령과 우간다 총리의 경우 르완다와 관련이 있어 보였다.

 

그러나 르완다, 모로코, 인도는 정치인이나 언론인을 대상으로 한 스파이 활동과의 관련성을 부인하는 공식 성명을 냈다고 WP는 전했다.

 

다만 이 목록에 전화번호가 있다고 해서 이들이 스파이웨어의 공격 대상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공격을 받았는지, 또 스파이웨어에 감염됐는지를 확인하려면 이들의 휴대전화에 대한 포렌식 검사를 해야 하는데, WP 등 공동 취재단이 이 휴대전화를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국가정상급은 아니지만 공무원과 정치인 전화번호가 목록에 오른 나라는 미국, 중국, 영국, 인도, 멕시코 등 20개 국이 넘었다.

 

NSO는 전화번호 목록이 감시 목표물 리스트라는 점에 대해 반박했다고 WP는 전했다. NSO의 톰 클레어 변호사는 "이 자료는 감시나 NSO와 무관하게 합법적이고 완전히 적절하게 사용된다"고 말했다.

 

NSO는 정부 관리를 포함해 일상적 사업활동을 하며 법을 준수하는 시민을 페가수스의 목표물로 삼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NSO는 WP가 보도한 명단 중에 마크롱 대통령과 모하메드 6세 국왕의 경우 페가수스의 공격을 받은 적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마크롱 연락처도 스파이웨어  '페가수스' 해킹 명단에 포함"

르몽드 보도…에두아르 필리프 총리 및 장관 전화번호도 있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휴대전화도 스파이웨어 '페가수스'로 해킹당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일간 르몽드는 20일 마크롱 대통령이 사용하는 아이폰 2대 중 한 대의 전화번호가 모로코 정보당국이 관리한 것으로 보이는 연락처 명단에 들어있다고 보도했다.

 

모로코 당국이 페가수스를 사용해 해킹한 것으로 의심되는 명단에는 마크롱 대통령의 연락처가 2017년부터 최근까지 정기적으로 등장한다. 2017년은 마크롱 대통령이 당선된 해다.

 

다만, 마크롱 대통령의 휴대전화가 스파이웨어에 감염돼 실제 해킹을 당했는지 여부는 해당 기기를 들여다보기 전에는 확인할 수 없다고 르몽드는 덧붙였다.

 

마크롱 대통령뿐만 아니라 마크롱 정부 초대 총리인 에두아르 필리프 전 총리와 당시 장관 14명의 연락처도 명단에서 확인됐다.

 

프랑스 대통령실인 엘리제궁은 해당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으며, 따로 입장을 밝히기를 희망하지 않았다.

 

페가수스는 개인 정보를 불법으로 수집하는 데 쓰이는 악성 소프트웨어로 이스라엘 민간 보안기업 NSO 그룹이 개발했다.

 

NSO 측은 페가수스 고객사의 자료에 접근할 권한이 없다면서도 마크롱 대통령이 페가수스 고객사의 관리 대상이었던 적이 없다고 밝혔다.

 

앞서 르몽드와 미국 워싱턴포스트(WP), 영국 가디언 등 전 세계 16개 언론사는 각국 정부가 페가수스를 이용해 정부 비판에 앞장 선 운동가, 언론인 등의 휴대전화를 해킹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과거 프랑스의 식민지였다가 1956년 독립한 북아프리카 모로코의 정보당국은 페가수스를 이용해 프랑스 언론사 소속 기자들의 휴대전화를 들여봤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프랑스 탐사보도매체 메디아파르는 소속 기자가 페가수스로 모로코 정부에 감시를 당했다며 고소했고, 프랑스 검찰은 수사에 착수했다.

 

모로코 정부는 해당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프랑스 검찰, 스파이웨어 '페가수스' 수사 착수

모로코 정보당국 프랑스 언론인 염탐한 의혹 조사

 

프랑스 검찰이 스파이웨어 '페가수스'를 개발한 이스라엘 민간 보안기업 NSO그룹에 대한 수사에 들어갔다고 AFP, AP 통신이 전했다.

 

검찰은 20일 성명을 내고 모로코 정보당국이 페가수스를 이용해 프랑스 기자들을 염탐했다는 의혹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이 들여다보고 있는 혐의는 사생활 침해, 데이터 불법 사용, 스파이웨어 불법판매 등 10가지에 달한다.

 

프랑스 탐사보도매체 메디아파르가 페가수스로 소속 기자가 모로코 정부에 감시를 당했다며 고소한 데 따른 조치다.

 

모로코 정부는 "통신기기 침투를 위한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획득한 적이 없다"며 해당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앞서 각국 정부가 스파이웨어인 페가수스를 이용해 정부 비판에 앞장선 운동가, 언론인 등의 휴대전화를 해킹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와 프랑스 르몽드 등 전 세계 16개 언론사는 수개월에 걸친 취재를 바탕으로 지난 18일 페가수스의 존재를 알렸다.

 

페가수스로 휴대전화를 해킹하면 이메일, 문자 메시지, 연락처, 위치 정보, 사진, 동영상 등을 빼내는 것은 물론 통화 내용 감청까지 가능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보도로 해킹 대상이 된 5만개의 연락처 목록이 확인됐으며, 2016∼2021년 20개국에서 최소 180명의 언론인의 전화번호가 여기에 포함됐다.

 

프랑스 언론사 중에는 르몽드, 르피가로, 프랑스 텔레비지옹, AFP 소속 기자 등이 감시 대상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가브리엘 아탈 프랑스 정부 대변인은 "입증이 된다면 매우 충격적이고 심각한 행위"라고 말했다.

 

아이폰 뚫는 이스라엘산 해킹 도구…50개국 1천여명 사찰했다

국제 언론 공동 취재 결과, 50개국에서 확인

테러 대응 등 위해 정부에만 파는 ‘페가수스’ 이용

암살당한 사우디 언론인 약혼녀도 해킹당해

 

이스라엘 기업 ‘엔에스오(NSO) 그룹’의 해킹 도구 ‘페가수스’가 전세계 50개국 1천여명의 기자, 활동가, 정치인 사찰용으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국제 언론 공동 보도가 나왔다. 로이터 연합뉴스

 

이스라엘 기업 ‘엔에스오(NSO) 그룹’의 해킹 도구 ‘페가수스’가 전세계 50개국 1천여명의 기자, 활동가, 정치인 사찰용으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국제 언론 공동 보도가 18일 나왔다.

 

프랑스 파리의 비영리 언론 조직 ‘금지된 이야기들’(포비든 스토리스)은 미국 <워싱턴 포스트> 등 전세계 17개 언론사와 공동으로 조사를 벌인 결과, 테러범 등 심각한 범죄자 추적용으로만 판매된다는 해킹 도구 페가수스가 언론인 등을 사찰하는 데 사용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금지된 이야기들’은 페가수스를 이용하는 정부 기관들의 사찰 표적으로 추정되는 전화번호 5만개를 확보해, 17개 언론에 제공했다. 이를 바탕으로 각 언론들은 실체 파악에 나서, 이 중 해킹 표적이 된 50개국의 1천여명을 확인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이들 중 189명은 언론인이며, 85명의 인권 운동가, 65명의 기업인, 600명 이상의 정치인과 정부 관리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해킹의 표적이 된 언론인 가운데는 미국의 <시엔엔>(CNN), <뉴욕 타임스>, <월스트리트 저널> 소속 언론인도 있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또 카타르에 본부를 둔 위성 방송 <알자지라>, 영국 신문 <파이낸셜 타임스>, 프랑스 <르몽드> 기자도 해킹 표적이었다.

 

이런 보도에 대해 엔에스오 그룹은 “계약 문제와 국가 안보 우려 때문에, 고객에 대해 확인도, 부인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제 언론의 공동 취재를 통해 바레인, 모로코, 사우디아라비아, 인도, 멕시코, 헝가리, 아제르바이잔, 토고, 르완다 등의 정부 기관이 이 회사의 고객으로 확인됐다고 ‘금지된 이야기들’은 주장했다. 이 단체는 “많은 정부 기관은 언론인, 인권 운동가, 정치적 경쟁자, 심지어 정부 지도자를 주저 없이 해킹 표적으로 삼았다”고 지적했다.

 

‘금지된 이야기들’은 인권단체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의 기술 지원을 통해 표적이 된 언론인 가운데 67명의 스마트폰을 분석한 결과, 실제로 페가수스 해킹 도구에 감염됐거나 감염 시도가 이뤄진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중에는 2018년 10월 터키 이스탄불의 사우디아라비아 총영사관에서 살해된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약혼녀 소유 스마트폰도 있다고 이 단체는 설명했다.

 

언론인 등에 대한 해킹이 구체적으로 확인됨에 따라, 자사 고객들이 페가수스를 인권 탄압용으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엔에스오 그룹의 약속에 의문이 제기된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지적했다. 하지만, 이 회사는 “이번 보도가 중요한 자료를 잘못 해석했을 뿐 아니라 가정에 결함이 있고 사실 관계에도 오류가 포함돼 있다”고 반박했다.

 

엔에스오 그룹은 2010년 설립된 이스라엘 기업이며, 2015년에 1억5천만달러(약 165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의 페가수스 해킹 도구는 아이폰 등 스마트폰에 침투해 정보와 통신 내용을 파악하는 데 쓰인다.

 

앞서, 15일 캐나다 토론토대학의 시민연구실은 또다른 이스라엘 기업 ‘칸디루’의 해킹 도구를 이용해 적어도 10개 나라 정부가 기자나 활동가 등 100여명을 해킹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해킹 도구를 판매하는 민간 보안 관련 기업에 대한 규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페가수스 해킹 후폭풍…이스라엘·애플에 국제적 압박

유엔·EU 등 기자 등에 대한 해킹 용납안돼

이스라엘 “언론인 사찰 확인되면 조처할 것”

애플 아이폰 보안 허점 확인…업계 협력 필요

 

이스라엘 ‘엔에스오(NSO) 그룹’의 해킹 프로그램 ‘페가수스’가 전세계 언론인과 인권운동가, 정치인 사찰에 사용된 것으로 드러난 이후 민간 보안 업체에 대한 규제 강화 요구가 거세다. 특히, 이스라엘 정부 등에 대한 수출 규제 강화 요구와 애플 등 스마트폰 업계의 공동 대응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19일(현지시각) 페가수스가 언론인 해킹 등에 사용됐다는 국제 공동 보도와 관련해 “감시 기술의 판매, 이전, 사용에 대한 규제 강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바첼레트 인권최고대표는 성명을 내어 이번 사건에 대한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전했다.

 

바첼레트 인권최고대표는 “그동안 유엔은 안보를 내세운 언론인 등에 대한 사찰 위험을 경고해왔다”며 “감시 기술 사용은 심각한 범죄와 안보 사범 등 아주 제한적인 사용의 경우만 정당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도 “이번 보도가 사실이라면 절대 용납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이스라엘 국방부는 성명을 내어 해킹 프로그램이 언론인 사찰 등에 쓰인 것으로 확인되면 적절한 조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스라엘은 테러 대응 등의 용도로만 사이버 보안 관련 제품 수출을 허용하고 있다”며 “이들 제품 수입 국가들이 사용 계약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날 경우, 이에 대해서도 적절한 조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페가수스 해킹 파문은 자사 스마트폰의 보안을 강조하던 애플에게도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 타임스>가 보도했다.

 

프랑스 비영리 언론 단체 ‘금지된 이야기들’과 국제 인권단체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전날 67대의 스마트폰을 대상으로 페가수스 프로그램 감염 여부를 분석한 결과, 37대에서 감염 또는 감염 시도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34대는 애플의 아이폰이었으며, 페가수스에 감염된 징후를 보인 아이폰은 23대였다고 <워싱턴 포스트> 등이 전했다.

 

이와 관련해 앰네스티는 자사 스마트폰의 보안이 더욱 우수하다는 애플의 주장이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앰네스티의 기술 부문 부책임자 대나 잉글턴은 <파이낸셜 타임스>에 “아이폰 수천대가 해킹 프로그램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거대 기술기업 애플도 대규모 감시·추적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는 사실은 전 세계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보안 전문가들은 애플이 자사 제품과 소프트웨어의 보안 취약점을 다른 기업들에게 적극 공개하는 등 보안 위협에 공동 대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모바일 보안 관련 기업 룩아웃의 에런 코커릴 최고전략가는 “유감스럽게도 애플은 훌륭한 협력 자세를 보이지 못했다”고 평했다.

 

불법 해킹 추적 실태를 추적하고 있는 캐나다 토론토대학 시민연구실 등은 애플 제품의 보안 취약점 중 특히 메시지 프로그램(아이메시지)의 취약점에 주목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전문가들은 페가수스의 메시지 프로그램 취약점 공격이 2019년 페이스북의 제품인 왓츠앱에서도 발생한 바 있다며 이번 사태는 인터넷 보안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스라엘 기업 ‘칸디루’, 정부기관에 해킹 도구 판매 드러나

 

이스라엘, 이란, 영국, 터키, 싱가포르 등지서

활동가, 기자, 정치인 등 100여명 피해 확인

정부에만 도구 판매…10대 감시에 216억원

 

각국 정부기관에만 해킹 도구를 판매하는 이스라엘 기업 ‘칸디루’의 행태를 폭로하는 보고서가 토론토대학 연주팀에의해 15일 공개됐다.

 

이스라엘의 사이버 전투 관련 기업 ‘칸디루’(Candiru)가 각국 정부기관에만 해킹 도구(스파이웨어)를 팔고 있으며, 적어도 10개 나라의 활동가, 기자, 정치적 반대 세력 100여명이 실제 해킹 피해를 봤다는 조사 결과가 캐나다에서 나왔다.

 

해킹과 불법 감시를 추적하는 캐나다 토론토대학의 시민연구실 연구자들이 15일 정부 기관에만 해킹 소프트웨어를 파는 이스라엘의 비밀스런 기업 칸디루의 행태를 추적하는 보고서를 내놨다고 <블룸버그> 통신 등이 보도했다.

 

시민연구실은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있는 이 회사가 ‘추적 불가능한 스파이웨어’를 내세우며 각국 정부에 해킹 도구를 팔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도구는 아이폰 등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온라인 클라우드 계정에 침투해 감시·추적을 수행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연구팀은 이 회사의 해킹 소프트웨어와 연루된 사이트가 적어도 750개가 있는 것을 확인했으며, 이 가운데 상당수는 앰네스티 같은 인권 단체나 언론사 사이트인 것처럼 위장해 해킹 대상을 노린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공동 조사한 결과,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을 비롯해 이란, 레바논, 스페인, 영국, 터키, 싱가포르에서 인권 활동가, 기자, 정치인 등 100여명이 피해를 본 것으로 확인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야코프 와이츠만과 에란 쇼러라는 인물이 2014년에 설립한 칸디루는 2017년 이후 해마다 회사 이름을 바꾸는 등 정체를 드러내지 않으려 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이 회사가 2020년 등록한 상호는 ‘사이토 테크’다. 이 회사는 다른 사이버 전투 관련 기업들처럼 이스라엘 군 출신 정보 전문가들을 주로 채용한다.

 

앞서 지난해 9월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이 회사 전 직원이 제기한 소송 자료를 근거로, 칸디루가 설립 2년 만에 약 3000만달러(약 33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보도했다.

 

칸디루는 인터넷 링크나 문서 파일을 전자우편으로 보내 스파이웨어를 설치하는 것 외에 통신 내용을 중간에 가로채는 방식 등 여러가지 해킹 기법을 섞어서 쓰고 있다. 이 회사는 구글의 전자우편 서비스(지메일), 화상통화 서비스 스카이프, 메신저 서비스 텔레그램, 페이스북의 이용자 개인 정보를 빼낼 수 있다고 선전하고 있다.

 

또 인터넷 검색 기록과 비밀번호를 알아내고, 컴퓨터 등에 연결된 카메라와 마이크로폰을 작동시키며, 암호화된 메신저 서비스 시그널의 자료도 빼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고 보고서가 전했다.

 

이 회사는 무제한적인 스파이웨어 감염 시도와 정보기기 10대 감시 작업에 1600만유로(약 216억원)를 받으며, 150만유로(약 20억원)을 더 내면 감시 대상을 15대까지 늘려준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칸디루는 서비스 계약서에 미국, 러시아, 중국, 이스라엘, 이란을 해킹 제한 국가로 명시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이 회사 스파이웨어가 이란 등에서 쓰인 것을 확인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블룸버그>, <파이낸셜타임스> 등의 매체는 칸디루의 해명을 듣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으나, 관계자들과 연결이 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신기섭 기자

 

세계 경제 회복에 대한 시장의 믿음이 흔들리고 있다. 한껏 부풀어 올랐던 경기 회복 기대감은 델타 변이 확산과 그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에 빠르게 식어가는 중이다. 각국 정부가 이미 많은 경기 부양책 카드를 소진했다는 점도 불안을 키우는 요소다.

 

19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증시는 일제히 급락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59% 하락한 4258.49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06% 떨어진 1만4274.98로 거래를 마감했다. 국제 유가는 배럴당 70달러 아래로 내려갔다. 투자자들이 위험 회피를 위해 채권으로 자금을 이동하면서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1.194%로 지난 주말보다 0.1%포인트 하락했다.

 

국내 시장도 20일 출렁였다. 코스피는 전일 대비 0.35% 하락한 3,232.70에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6원 오른 달러당 1150.4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10월 8일(1153.3원) 이후 9개월여 만에 최고 수준이다.

 

불과 몇주 전만해도 경기 과열을 걱정하던 시장이 돌변한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세계 경제 재봉쇄에 대한 두려움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미국은 최근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5월 중순 이후 다시 3만명대를 넘어서면서 델타 변이 우려가 전국을 휩쓰는 중이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는 유럽 또한 6개 대륙 중 처음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5천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여기에 시장은 미국 경제가 곧 정점을 찍고 내려갈 지 모른다는 의심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지난 18일 <월스트리트저널>의 조사에 따르면 경제 전문가들은 올해 미국의 성장세가 봄에 정점을 찍었다고 바라봤다. 또 올해 연간 경제 성장률이 6.9%를 기록한 후 내년에는 3.2%로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런 상황에서 각국 정부의 경기 부양 수단이 거의 소진되고 있다는 점도 시장의 불안을 키운다. 세계 경제가 예상과 다르게 갑자기 꺾여도 각국 정부가 지난해와 비슷한 과감한 통화, 재정 정책을 시행하긴 어렵다. 중앙은행들은 급격한 물가 상승에 가계부채 및 자산시장 문제로 완화적 통화정책 유지에 이미 한계를 느낀다. 시장은 연초부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계획보다 빨리 완화적 통화정책을 끝낼 것이라는 공포심을 보이고 있다.

 

시장의 혼란은 향후 불확실성이 없어질 때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델타 변이 확산세가 가장 중요한 변수다. 또한 미국 경기 정점론에도 여러 시각이 존재하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 회복세가 둔화한다고 해도 여전히 괜찮은 수준이라는 의견도 많다.

 

엘런 젠트너 모건스탠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성장률이 정점을 지났으나 급격히 하락한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보다 온건한 확장 단계로 접어들었다”라고 밝혔다. 전슬기 기자

‘버터’ 7주째 1위 → ‘퍼미션 투 댄스’

빌보드 ‘핫 100’ 1위 바통터치 기록

방탄소년단 “만감이 교차” 소감 전해

 

9일 낮 1시 공개 뒤 빌보드 ‘핫 100’ 1위에 오른 방탄소년단의 신곡 ‘퍼미션 투 댄스’ 뮤직비디오. 빅히트뮤직 제공

 

그룹 방탄소년단(BTS) 노래가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인 ‘핫 100’에서 1위를 주고받는 대기록을 썼다.

 

빌보드가 19일 발표한 이번 주 ‘핫 100’ 차트를 보면, 방탄소년단의 세 번째 영어 신곡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가 7주 연속 1위를 기록한 ‘버터’를 밀어내고 정상에 올랐다.

 

이달 9일 선보인 ‘퍼미션 투 댄스’는 싱글 시디(CD) <버터>에 들어간 노래로,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싱어송라이터 에드 시런이 작곡 작업에 참여했다. 코로나 극복의 희망을 표현한 뮤직비디오와 수어 안무를 활용한 퍼포먼스 등 방탄소년단 특유의 긍정적인 메시지가 잘 녹아든 곡으로 평가받는다.

 

             *빌보드 핫 100 차트 1위에 오른 방탄소년단의 ‘퍼미션 투 댄스’. 빌보드 트위터

 

‘버터’에 이은 ‘퍼미션 투 댄스’처럼, 자신의 1위 곡을 자신의 곡으로 바꾼 건 1964년 비틀스 이후 14번째다. 최근엔 2014년 테일러 스위프트, 2015년 더 위켄드, 2016년 저스틴 비버, 2018년 드레이크가 여기에 이름을 올렸다. 드레이크 이후 3년 만에 세운 기록인 셈이다. 그룹 가운데는 2009년 4인조 그룹 블랙아이드 피스 이후 12년 만에 처음이다.

 

‘퍼미션 투 댄스’는 발매와 함께 1위로 직행한 55번째 곡이다. 방탄소년단은 ‘다이너마이트’와 ‘라이브 고스 온’, ‘버터’, ‘퍼미션 투 댄스’ 등 모두 4곡을 ‘핫 100’ 1위로 바로 데뷔시켰다. 아리나아 그란데(5곡), 저스틴 비버(4곡), 드레이크(4곡) 이후 4번째다.

 

 ‘핫 100’ 1위에 오른 노래는 방탄소년단이 리믹스로 참여한 ‘새비지 러브’를 더하면 모두 5곡이 됐다.

 

1위 횟수는 ‘다이너마이트’(3회), ‘새비지 러브’ 리믹스(1회), ‘라이프 고스 온’(1회), ‘버터’(7회)에 이어 ‘퍼미션 투 댄스’(1회) 등으로 13회로 늘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8월 말 발매한 ‘다이너마이트’를 9월 1주 차에 처음으로 정상에 올려놓은 뒤 10개월 2주 동안 다섯 곡을 1위에 올려 놓았다. 최단기간 다섯 곡 1위 타이틀은 비틀스가 갖고 있다. 비틀스는 1964년 6개월 동안 다섯 곡으로 ‘핫 100’ 1위를 차지했다.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은 1987∼88년 9개월 2주 동안 <배드> 앨범에서 다섯 곡을 빌보드 정상에 올려놓았다.

 

*9일 낮 1시 공개 뒤 52시간 만에 유튜브 조회수 1억건을 기록한 방탄소년단의 신곡 ‘퍼미션 투 댄스’ 뮤직비디오. 빅히트뮤직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팬 플랫폼 위버스에서 ‘퍼미션 투 댄스’ 1위 소감을 밝혔다. 리더 RM은 “만감이 교차한다”라며 “우리 언젠가 만나 얼싸안고 못다 한 기쁨을 나누면 좋겠다”고 전했다. 슈가는 “춤추기를 허락하겠다. 오늘은 즐겁게 춤추자”, 지민은 “여러분의 큰 사랑과 응원에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저희를 위해서라도 제발 행복해달라”, 진은 “진동이 울려서 봤더니 일등이라니…. 더 열심히 살겠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방탄소년단의 ‘버터’는 핫100 차트 7위에 이름을 올렸다.

 

 

‘퍼미션 투 댄스’ 빌보드 핫100 1위…BTS 밀어낸 BTS

발매 첫 주에 ‘버터’ 배턴터치 후속곡 1위 비틀스 이후 14번째

 

지난 9일 낮 1시 공개된 뒤 빌보드 ‘핫 100’ 1위에 오른 방탄소년단의 신곡 ‘퍼미션 투 댄스’ 뮤직비디오. 빅히트뮤직 제공

 

‘방탄소년단(BTS)이 방탄소년단을 밀어냈고, 방탄소년단의 경쟁자는 방탄소년단이었다.’

 

빌보드가 19일(현지시각) 발표한 이번주 ‘핫 100’ 차트에서, ‘버터’가 7주 연속 1위를 한 뒤 후속 신곡인 ‘퍼미션 투 댄스’가 바로 이어받는 진기록을 세운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자신의 1위 곡을 자신의 곡으로 바꾼 사례는 1964년 비틀스 이후 14번째다. 최근엔 2014년 테일러 스위프트, 2015년 위켄드, 2016년 저스틴 비버, 2018년 드레이크 등 팝스타들이 인기의 정점이던 시절 보여준 기록이었다.

 

그룹 방탄소년단은 ‘다이너마이트’와 ‘라이프 고스 온’, ‘버터’, ‘퍼미션 투 댄스’ 등 모두 4곡을 ‘핫 100’ 1위로 바로 데뷔시켰다. 아리아나 그란데(5곡), 저스틴 비버(4곡), 드레이크(4곡) 이후 4번째다.

 

방탄소년단은 신곡을 내기만 하면 ‘핫 100’ 1위 데뷔를 예약하며 새로운 기록을 써 내려가고 있다. 이런 기록은 방탄소년단이 세계적인 팝스타로 성장했다는 것을 입증하는 일이라서 의미가 깊다.

 

지난 9일 선보인 ‘퍼미션 투 댄스’는 같은 시기에 나온 미국 가수 저스틴 비버와 더 키드 라로이의 협업 싱글 ‘스테이’, 미국 가수 포스트 멀론의 신곡 ‘모틀리 크루’ 등 쟁쟁한 곡과 접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퍼미션 투 댄스’는 발매 첫 주(9~15일) 14만100건의 음원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3위 ‘스테이’(1만2천건)를 10배 이상 앞질렀다.

 

빌보드 1위를 한 뒤 다른 곡으로 1위를 이어가려면 팝 시장에서 안정적인 팬층이 있거나 폭발적인 화제 몰이를 해야 한다. 방탄소년단에게는 막강한 팬덤 아미(ARMY)가 있었다. 그들의 구매력을 보여주는 음원 판매량은 이처럼 경쟁 곡을 압도하고 있다.

 

*빌보드 ‘핫 100’ 차트 1위에 오른 방탄소년단의 ‘퍼미션 투 댄스’.

 

방탄소년단이 코로나19 확산으로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위로 메시지를 전하고, 인종·세대는 다르지만 함께 춤을 추고 국제 수어를 활용한 퍼포먼스로 다양성의 가치를 제시하는 것 역시 많은 사람에게 공감을 받았다.

 

‘다이너마이트’에서 ‘버터’, ‘퍼미션 투 댄스’로 이어지는 방탄소년단의 영어 3부작은 코로나19 사태로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전하는 힐링 곡이다. ‘다이너마이트’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과거 누렸던 일상을 빼앗긴 이들의 무력감과 허탈감을 이겨내자고 다독인다. ‘버터’는 코로나로 지친 이들의 마음을 달콤하게 녹여줬다. ‘퍼미션 투 댄스’는 팬데믹이 끝난 뒤 일상으로 돌아가 함께 음악에 몸을 맡기자는 메시지를 담았다.

 

*지난 9일 낮 1시 공개된 뒤 52시간 만에 유튜브 조회수 1억건을 기록한 방탄소년단의 신곡 ‘퍼미션 투 댄스’ 뮤직비디오. 빅히트뮤직 제공

 

특히 ‘퍼미션 투 댄스’는 ‘즐겁다’, ‘춤추다’, ‘평화’ 등을 뜻하는 국제 수화를 퍼포먼스에 녹여내고, 다양한 국적의 사람이 함께 춤을 추는 장면을 뮤직비디오에 담아 호평을 받았다.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팬 플랫폼 위버스에서 ‘퍼미션 투 댄스’ 1위 소감을 밝혔다. 리더 알엠(RM)은 “만감이 교차한다”며 “우리 언젠가 만나 얼싸안고 못다 한 기쁨을 나누면 좋겠다”고 전했다.

 

김영대 대중음악 평론가는 ‘버터’에 이어 ‘퍼미션 투 댄스’가 ‘핫 100’ 1위에 오른 것에 대해 “방탄소년단 인지도와 팬덤 파워가 객관적으로 증명된 것”이라며 “특히 ‘퍼미션 투 댄스’는 코로나를 함께 이겨내자는 메시지가 강한데, 그런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 정도로 방탄소년단 브랜드 가치가 강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정혁준 기자

추후 정상회담 위해 대화 필요성에 공감

최종건 차관 “소마 공사 발언, 상당히 큰 장애”

 

최종건(왼쪽) 외교부 1차관은 20일 오후 일본 도쿄 외무성 이쿠라 공관에서 모리 다케오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과 회담을 가졌다. 도쿄/AFP 연합뉴스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추진된 문재인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의 첫 대면 정상회담이 무산된지 하루 만인 20일 한-일 외교차관이 만났다. 과거사 문제를 놓고 여전히 평행선을 달렸고, 소마 히로히사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의 문 대통령 관련 ‘망언’에 대해서도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건 외교부 1차관과 모리 다케오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은 이날 오후 4시부터 1시간30분 동안 도쿄 외무성 이쿠라공관에서 회담했다. 한일 외교차관회의는 도쿄에서 21일 예정된 ‘한미일 외교차관협의회’에 맞춰 이미 결정된 사안이다. 회담 전 기념촬영에 나선 두 차관은 냉랭한 한-일 관계를 의식한 듯 팔꿈치 인사조차 나누지 않았다.

 

이날 회담에선 현안에 대한 입장 차이를 다시 확인했다. 모리 차관은 일본군 ‘위안부’와 강제동원 피해자 문제에 대해 “(한국 법원) 소송 문제가 국제법 위반에 해당한다며 한국 쪽에 시정 조치를 요구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이에 최 차관은 역사 문제에 있어 피해자의 이해와 공감을 얻는 것이 문제 해결의 밑거름이라며 일본 쪽이 올바른 역사인식을 바탕으로 열린 자세로 임해주기를 기대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최 차관은 모리 차관에게 비외교적이고 무례한 소마 공사의 발언에 대해 재차 항의하고, 일본 쪽이 조속한 시일 내 응당한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일본에선 한국 정부가 수출규제 조치 철회라는 성과에 집착해 한일 정상회담이 무산됐다고 화살을 돌리고 있지만, 막판 결정타로는 소마 공사의 망언이 지목되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이날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소마 공사의 인사 소식을 전하며, “정기적인 인사이동 체제를 취할 예정이지만 (중략) 사실상의 경질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현안에 대한 입장 차이는 여전했지만 한일 모두 대화 필요성엔 공감대를 이뤘다. <요미우리신문>은 “두 차관은 문제 해결을 위해서라도 외교 당국간 대화가 중요하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날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문 대통령이 한일 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실무협상을 지속적으로 할 것을 주문했다고 밝혔다.

 

최 차관은 21일 도쿄에서 열리는 제8차 ‘한미일 외교차관협의회’ 참여하고, 23일 서울에서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과 제9차 한미 외교차관 전략대화를 한다. 김소연 김지은 기자

 

‘성적 망언’ 소마 공사, 징계 없이 정기인사 형태로 교체될 듯

 

<마이니치신문> “한국 반발 근거로 한 사실상 경질”

 일본 정부, 공무원법 따른 징계 처분엔 부정적 입장

 

                         소마 히로히사 주한일본대사관 총괄공사. 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해 성적 표현을 써가며 망언을 한 소마 히로히사 주한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조만간 교체한다는 방침이라고 <마이니치신문>이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20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정기적인 인사이동 체제를 취할 예정이지만 한국에서 소마 공사에 대한 반발이 강해진 것을 근거로 한 사실상의 경질로 보인다”고 전했다.

 

앞서 가토 가쓰노부 관방장관은 지난 19일 기자회견에서 소마 공사 경질 여부에 대해 묻는 질문에 “인사에 대해서는 외무상이 (주한일본대사관) 재임 기간 등을 고려해 적재적소의 관점에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교도통신>도 전날 “일본 정부가 소마 공사를 조만간 인사 이동시키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사실상 경질”이라고 전했다. 다만 일본 정부는 국가공무원법에 따른 징계 처분을 내리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이라고 보도했다.

 

소마 공사는 지난 16일 한국의 JTBC 기자와 오찬 간담회를 하면서 한-일 관계와 관련해 “일본 정부는 한국이 생각하는 것만큼 두 나라 관계에 신경을 쓸 여유가 없다”, “문 대통령이 마스터베이션(자위행위)을 하고 있다” 등의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소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