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캠프 자체 연습경기 출전 투구수 77개 완벽투

 

류현진. 레이크랜드/USA투데이 연합뉴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이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개막을 앞두고 몸 상태를 완전히 끌어 올렸다.

류현진은 22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 더니든서 진행 중인 토론토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 등판해 5이닝 동안 삼진 5개를 잡으며 무실점하는 완벽투를 펼쳤다. 총 투구수도 77개를 기록해 정규리그 실전 급으로 늘렸다.

지난 16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시범경기서 4이닝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승리 투수가 된 류현진은, 내달 2일 정규리그 개막을 앞두고 투구 이닝을 점점 늘려가며 시동을 걸고 있다. 이제는 바로 개막전 선발 투수로 투입돼도 손색이 없을 정도.

시범경기가 아닌 자체 연습경기에 출전한 것은 불필요한 전력 노출을 피하기 위한 구단 쪽의 전략으로 풀이된다고 현지 언론은 분석하고 있다. 특히 이날 시범경기 상대였던 뉴욕 양키스와는 정규리그 개막전에서 맞붙기 때문에 더더욱 류현진을 노출할 이유가 없는 것.

엠엘비닷컴은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이 개막전 선발을 확정하지는 않았지만, 류현진이 계획대로 맞춰가고 있다”고 그의 개막전 선발을 예측했다. 류현진과 개막전 맞대결이 예상되는 양키스의 에이스 게릿 콜은 이날 시범경기에 등판해 5이닝 8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이정국 기자

 

유럽공장들 생산 차질에 EU가 수출제한 추진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 확보를 놓고 벌이는 영국과 유럽연합(EU) 간 갈등이 수출 제한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말 완료된 브렉시트 이후 코로나19 백신 접종에서 각자의 이익을 최대화하려는 백신 민족주의가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유럽연합이 네덜란드 공장에서 생산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수출하라는 영국의 요구를 거절했다고 21일 <로이터> 통신 등이 유럽연합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네덜란드 레이던에 위치한 이 공장은 하청 제약사 ‘할릭스’가 운영하는 곳으로, 아스트라제네카가 유럽연합과 영국에 공급하기로 한 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한다.

또다른 유럽연합 당국자는 “영국은 네덜란드 할릭스 공장에서 생산된 원료 의약품을 자국으로 보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그렇게 되진 않을 것”이라며 “할릭스가 생산한 백신 물량은 유럽연합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유럽연합과 영국 양쪽에 공급키로 한 계약을 무시하고 네덜란드에서 생산된 백신을 유럽연합에만 보내겠다는 것이다.

이런 움직임은 영국도 마찬가지다. 옥스퍼드 바이오메디카와 코브라 바이오로직스가 영국에서 운영하는 공장 2곳은 유럽연합에도 백신을 공급하기로 계약돼 있으나, 아직 보내지 않았다. 한 유럽연합 관계자는 “영국은 아스트라제네카와 공급 계약을 맺으며 자국에 백신이 충분히 공급될 때까까지 수출을 막는 조항을 담은 것으로 안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양쪽 갈등은 올 초부터 시작됐다. 지난 1월 영국계 아스트라제네카가 유럽연합에 애초 약속했던 백신 공급 목표를 지키지 못할 것이라고 통보했고, 실제 공급량은 애초 1분기 약속량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3천만 회분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영국은 유럽연합에서 생산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가장 많이 공급받은 국가로, 총 4200만 회분 중 1000만 회분을 받아갔다. 유럽과 영국에 있는 공장 중 유독 유럽공장들에 생산 차질이 빚어졌는데, 유럽연합은 이런 불균형의 배후에 영국 당국이 있다고 본다.

백신 접종률이 훨씬 높은 영국이 백신 보급에서 미묘한 태도를 보이자, 유럽연합도 지난 17일 수출 규제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날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은 “유럽연합에 백신을 판매하지 않으면서 백신 접종률이 유럽연합보다 높은 나라들에 대한 백신 수출 제한을 강화할 수 있다”며 유럽연합 조약 122조의 발동을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지식재산권과 특허를 포기하고, 백신의 역외 수출을 금지할 수 있도록 허용한 조항이다. 국제 통계 누리집인 아워월드인데이터 자료를 보면, 19일 기준 영국의 백신접종률은 42%에 이르지만, 유럽연합 국가들은 주로 10%대에 머물고 있다.

영국의 벤 월러스 국방부 장관은 21일 <스카이 뉴스> 인터뷰에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태도를 전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며 계약을 지키지 않으면 유럽연합에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준 기자

 

한국화학연, 생분해 플라스틱 이용해 개발
숨쉬기 편하고 반복사용 가능한 기술 도입
논문 <어드밴스트 사이언스> 표지로 실려

 

한국화학연구원 연구팀이 100% 자연분해되면서 숨쉬기 편하고 반복 사용 가능한 마스크 필터를 개발했다. 연구논문이 국제학술지 '어드밴스트 사이언스' 표지로 실렸다. 한국화학연구원 제공

 

한국 연구진이 100% 자연분해되면서 숨쉬기 편하고 반복 사용도 가능한 새로운 생분해 마스크 필터를 개발했다.

한국화학연구원의 황성연 바이오화학연구센터장 연구팀은 22일 “한 달 안에 퇴비화 조건에서 100% 자연분해되면서 기존 마스크 필터의 단점까지 보완해 숨쉬기 편하고 여러 번 사용할 수 있는 엔95(N95) 성능의 신개념 생분해 마스크 필터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마스크의 겉감, 안감, 귀걸이는 면 소재로 만들 수 있지만 필터는 현재 플라스틱 빨대 소재와 같은 폴리프로필렌으로 만들어져 흙에서 썩지 않는다. 또 기존 마스크는 대부분의 시중 제품들이 채택하고 있는 정전기 필터 방식과 체로 걸러내듯 물리적으로 입자를 거르는 방식 가운데 하나를 채택하고 있다. 정전기 방식은 습기에 취약해 오랜 시간 반복해 쓰기 어렵다는 문제가, 체 방식은 숨쉬기가 힘들다는 한계가 있다.

일반적인 석유계 마스크필터 제작(왼쪽)과 생분해성 마스크필터 제작 원리(오른쪽). 한국화학연구원 제공

연구팀은 이들 문제를 모두 해결했다. 우선 대표적 생분해 플라스틱인 폴리부틸렌 숙시네이트(PBS)를 자체 기술력으로 튼튼하게 보완한 다음, 이를 가느다란 나노 섬유와 마이크로 섬유 형태로 뽑은 뒤 섬유들을 겹쳐 부직포를 만들었다. 이 부직포를 자연에서 추출한 키토산 나노위스커로 코팅해 최종 필터를 완성했다.

나노 섬유에 마이크로 섬유를 겹침으로써 체 방식의 단점인 숨쉬기를 보완하고, 키토산 나노입자인 키토산 나노위스커를 코팅해 바이러스나 미세먼지 등이 잘 달라붙도록 했다. 키토산 나노위스커는 양전하를 띠어 음전하인 바이러스나 미세먼지를 잘 걸러낸다. 정전기 방식이 아니어서 여러 번 사용할 수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필터는 공기중 2.5마이크로미터(㎛) 사이즈의 미립자(바이러스, 미세먼지 등 외부물질)를 98.3% 차단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제품인 엔95(N95=KF94) 필터에 해당하는 성능이다.

연구팀은 또 마스크 사용 뒤 쓰레기 분해 실험에서 필터가 퇴비화 토양에서 28일 안에 생분해되는 것을 확인했다. 퇴비화 토양 조건이란 동물·식물의 사체와 분뇨 등을 흙 속에 묻으면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는 과정에 미생물이 분해 산물을 섭취해 증식하면서 열을 발생시키는데, 그 과정에서 온도가 약 50~80도까지 상승하는 조건을 말한다.

연구팀의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 3월호에 표지논문으로 실렸다. 이근영 기자

 

미  “중국에 약점 간파당해” 위기감
중 “미국과 맞설 수 있다” 애국열풍

 

“중국인한테 안 통한다. 미국은 중국에 이래라저래라 할 자격 없다.” 미-중 고위급 전략대화에서 양제츠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이 한 발언을 담은 각종 기념품이 중국 온라인 쇼핑몰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타오바오’ 갈무리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지난 18~19일 열린 미-중 고위급 전략대화의 후폭풍이 거세다. 미국 쪽에선 ‘달라진 중국’에 대한 경고음이 커지고 있는 반면, 중국에선 ‘미국과 맞설 수 있는 중국’에 환호하며 애국 열풍이 불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은 22일치에 ‘바이든 행정부를 향한 중국의 경고’란 제목의 사설을 올렸다. 신문은 “앵커리지 회담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양자관계인 미-중 관계의 향후 판세를 결정하는 중요한 회담이었다”며 “공개 석상은 물론 비공식 석상에서도 중국 쪽의 언사는 거칠었으며, 중국의 부상을 두고만 봤던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로 돌아가기를 원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현 중국 지도부의 인식은 (베트남전 패전 이후) 미국 쇠퇴론이 유행처럼 번지고, 공산주의가 전세계에서 득세하던 1970년대의 소련 지도부의 인식과 별반 다르지 않다”며 “게다가 당시 소련보다 현재 중국의 경제력은 훨씬 막강하다”고 짚었다.

또 신문은 “앵커리지에서 바이든 행정부와 처음 대면한 중국 고위 인사가 내놓은 거친 발언은 미-중 관계의 새로운 현실을 극명히 보여줬다”며 “그의 연설은 (중국이) 미국의 취약성을 감지했다는 점을 일깨워준다”고 전했다. 이어 “쇠퇴하는 미국에 맞서 전략적 우위에 대한 자신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중국은 바이든 행정부의 가장 커다란 시험대이며, ‘앵커리지의 강연’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경고”라고 강조했다.

신문이 언급한 ‘강연’은 회담 첫날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비판적 머리발언에 대한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의 반박 발언이다. 이날 양 정치국원은 통역을 포함해 무려 20분 동안이나 이어진 발언을 통해 “세계 절대다수의 국가는 미국의 가치가 국제적 가치이며, 미국이 말하는 게 국제 여론이며, 미국을 비롯한 소수 국가의 규칙이 국제사회의 규칙이라고 인정하지 않는다”며 “미국은 미국식 민주주의가 있고, 중국은 중국식 민주주의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미국은 인권 문제를 비롯해 각 방면에서 산적한 국내 문제 해결에나 신경을 써야지, 중국의 인권과 민주주의에 대해 왈가왈부해선 안 된다”며 “미국은 높은 곳에 올라 아래를 내려다보며 중국에 이래라저래라 할 자격이 없으며, 중국인은 이를 결코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 정치국원의 이런 발언은 “세계 무대에서 미국과 당당히 맞설 수 있는 중국을 보여줬다”는 평가와 함께 중국 내부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회담 직후부터 타오바오·징둥 등 중국 거대 인터넷 쇼핑몰에선 그의 발언 내용을 담은 티셔츠와 휴대전화 케이스, 에코백과 우산, 라이터 등 기념품이 불티나게 팔리는 등 젊은층을 중심으로 ‘반미 애국주의’ 열풍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