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정상, 양국 관계 발전 중요성 공감대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취임 후 첫 정상 통화를 하고 경주에서 열리는 에이펙(APEC) 정상회의에 초청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6일)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9일)에 이은 세번째 정상 통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30분부터 30분 동안 시 주석과 통화하면서 “한-중 양국의 호혜·평등 정신 하에 경제·문화·인적 교류 등 다방면에서 활발한 교류 협력을 추진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전했다. 시 주석이 대선 승리를 축하하며 “한국의 새 정부와 한-중 전략적협력동반자관계 발전을 위해 협력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한 데 대한 화답이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안정을 위한 중국의 건설적인 역할도 당부했다. 이에 시 주석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은 한-중 양국의 공동의 이익인 만큼, 중국 쪽은 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안정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두 정상은 양국 국민의 삶에 실질적인 기여를 할 수 있도록 한-중 관계를 발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이에 따라 상호 소통과 인적·문화 교류를 강화해, 양국 국민의 우호 감정을 제고해 나가며 경제협력 등 실질적 협력 분야에서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만들기 위해 공동의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아울러 두 정상은 올해 11월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정상적·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올해와 내년 의장국인 한·중 양국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는 데도 공감했다. 이 대통령은 경주 회의에 시 주석을 초청하면서 “경주 회의에서의 만남을 통해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한 보다 긴밀한 의견 교환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강 대변인은 “두 정상이 지방에서부터 정치 경력을 쌓아왔던 공통점을 바탕으로 오늘 통화는 친근하고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진행됐다”며 이날 통화 분위기를 전했다. < 신형철 기자 >

이재명 대통령 "진짜 일꾼, 국민이 추천해달라"


문재인 정부서 유명무실된 국민추천 살아나나
오광수 등 인사 논란 불씨도 잠재울 수 있을 듯
오늘 국무회의선 법무부 인사검증단 폐지 심의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하고 있다. 2025.6.10. 연합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국민으로부터 장·차관 후보자를 포함한 고위급 인사에 대해 추천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민 주권을 반영하는 민주공화정을 만들겠다'는 이 대통령의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 '국민과 함께 국민주권정부의 문을 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같은 소식을 전했다.

 

인사 추천 대상은 장·차관을 포함해 공공기관장 등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는 주요 공직 후보자다. ▲인사혁신처가 운영하는 국민추천제 홈페이지에서 추천하거나 ▲이 대통령의 공식 SNS 계정(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엑스) ▲전자우편(ourpick@korea.kr) 등을 활용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추천 접수는 이날부터 오는 16일까지 일주일 동안 진행된다.

 

접수된 인사 추천안은 데이터베이스(DB)화를 통해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의 인사 검증 및 공개 검증 절차를 밟는다. 이후 적임자로 결정되면 정식 임명 절차로 넘어간다.

 

이재명 대통령이 페이스북에 공유한 국민추천제 웹자보. 2025.6.10. 이재명 대통령 페이스북 갈무리

 

이 대통령은 "진정한 민주주의는 국민이 주인이 돼 직접 참여하고 변화를 만들어가는 데서 시작한다. 이제 국민 여러분께서 진짜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일꾼을 선택해달라"며 참여를 당부했다. 이어 "각계각층에서 묵묵히 헌신해온 숨은 인재, 국민을 위해 일할 준비가 된 유능한 인물들이 새로운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기회의 장을 마련해달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국민추천제는 인사 절차의 변화를 넘어, 국민이 국가 운영의 주체가 돼 주도권을 행사하는 의미 있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며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할 예정이며, 공정한 검증을 거쳐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참된 인재가 선발되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 여러분의 다채로운 경험과 시각이 국정에 적극 반영되도록 뜻을 모아달라"며 "우리가 함께 써 내려갈 '국민주권정부'의 새 역사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도 오전 브리핑에서 "국민주권정부의 국정철학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하는 인사 추천 제도인 '진짜 일꾼찾기 프로젝트'를 시작한다"며 "이재명 정부는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추천시스템으로 국민을 섬기는 진짜 인재를 적극적으로 발굴해 국민주권정부의 문을 활짝 열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추천제는 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에 공약한 사안 중 하나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가진 대선 후보 기자간담회에서 "주요 공직자 국민추천제를 활성화해 국민이 추천한 인재가 국민을 위해 봉사하도록 할 것"이라면서, 인사에도 국민의 선택권과 판단권을 최대한 반영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취임 첫날인 지난 4일 '취임 선서 후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서도 "언제 어디서나 국민과 소통하며 국민의 주권 의지가 일상적으로 국정에 반영되는 진정한 민주공화국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국민의 주권을 국정에 반영하는 국민추천제는 '국민주권정부'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상징적인 제도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민추천제' 등 현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5.6.10. 
 

국민추천제 실시는 이 대통령의 '행정가'로서 면모도 다시금 확인하게 한다.

 

이 대통령이 페이스북에서 밝혔듯이 인사혁신처 국민추천제는 이미 운영 중이었다. 국민추천제 홈페이지는 2015년 박근혜 정부에서 도입됐으며, 문재인 전 대통령도 2017년 통합정부를 목표로 '국민참여인사추천제'를 띄웠지만, 주목받지 못했다. 이 대통령이 이번에 다시 '실질적으로' 국민추천제를 추진함으로써 제도의 쓰임새를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박정희 정책도, 김대중 정책도, 필요하고 유용하면 구별 없이 쓰겠다"는 이 대통령의 '유연한 실용정부' 구상과도 맞닿아있다.

 

또한 국민추천제는 대선 후보 시절부터 시작해 국민주권정부에도 반영한 '국민 경청'의 일환으로도 보인다. 최근 교육계에서는 국민추천제 추진 이전부터 이 대통령의 '국민추천제 공약'에 따라 교육부 장관 인사 추천이 SNS 등을 통해 활발하게 이뤄졌다. 이러한 목소리도 국민추천제 추진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국민추천제'는 정치적으로도 오광수 민정수석과 민정수석실 비서관 등 참모 인선으로 불거진 논란의 불씨를 일정 부분 잠재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대통령실에서 취임 후 두 번째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국무위원들을 향해 "총리 권한대행을 포함한 국무위원 여러분이 평소보다 더 바빠졌을 것"이라며 "어려운 환경인데 다들 열심히 임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화면에 '3대 특검법안(내란특검법·김건희특검법·채상병특검법)' 등 국무회의 안건이 나오고 있다. 2025.6.10. 연합
 

이 대통령은 "약간 불안정한 시기이지만 지켜보는 국민들이 많다. 최근에 여러 상황이 개선되고 있는데, 여러분의 노력과 헌신 덕분이라고 생각한다"며 "어려운 환경인데도 다들 열심히 임해줘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 윤석열이 임명한 장관들이 대거 참석한 것을 염두에 둔 듯 "전에도 말했지만, 우리는 국민에게 위임받은 일을 하는 국민의 대리인이지, 특정한 인연 때문에 (함께 일하는 것이) 아니지 않나"라며 "한순간 순간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일순간도 놓치지 말고 5200만 국민들의 삶이 달린 일이니까 언제나 최선을 다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무회의에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내란 특검법, 김건희 특검법, 채상병 특검법 등 3개 특검법률안의 공포안이 안건으로 상정될 예정이다. 국무회의 심의·의결과 대통령 재가, 관보 게재 등을 거쳐 공포가 되면 특검 임명과 사무실 마련 등 본격적인 수사를 위한 준비 절차에 착수하게 된다.

 

법무부 인사검증단을 폐지하는 내용의 대통령령 개정안, 인사검증 정보 수집 기능을 과거와 같이 민정수석실과 경찰 등에 맡기도록 하는 내용의 대통령령 개정안 등도 국무회의에서 처리될 예정이다.

 

윤석열 내란 정권에서는 인사를 검사 출신인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의 산하에 법무부 인사검증단에서 주도하게 하면서, 한 전 장관에 대해 이른바 '소통령'이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법무부 인사검증단뿐아니라 대통령실 인사수석실과 공직기강비서관실까지 인사 라인을 모두 검사 출신들이 장악하면서 각종 인사 문제를 불러일으켰다.

 

가장 대표적인 예 중 하나가 검사 출신인 정순신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 후보자의 낙마 사례였다. 인사라인을 검사 출신들이 독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장 기초적인 후보자 아들의 학교폭력(학폭) 문제도 거르지 못하면서 인사검증 시스템의 문제가 제기됐지만 아무런 개선이 되지 않았다. 이후에도 윤석열의 서울대 법대 79학번 동기나 친일·극우 성향 인사들이 등이 대거 기용됐다.  < 민들레 김성진 기자 >

 

이 대통령, 오늘부터 국민에게 장·차관 인사 추천받는다

10일부터 일주일간 ‘진짜 일꾼 찾기 프로젝트’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점검 2차 태스크포스(TF)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이재명 정부가 10일부터 일주일간 국민들로부터 각 부처 장·차관 등 주요 공직자들을 직접 추천받는 ‘진짜 일꾼 찾기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이렇게 밝히며 “‘진짜 일꾼 찾기 프로젝트’는 국민주권정부라는 국정철학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인사 추천제다. 국민 여러분의 집단지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국민을 위해 진정성 있게 일하는 ‘진짜 인재’를 널리 발굴하겠다”고 했다.

 

강 대변인은 이어 “이번 인사 추천 대상은 장·차관과 공공기관장 등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는 주요 공직”이라며 “인사혁신처가 운영하는 국민추천제 홈페이지에 추천 글을 남기거나, 이재명 대통령의 공식 에스엔에스(SNS) 계정 또는 이메일(openchoice@korea.kr)로 의견을 보내 참여할 수 있다”고 했다. 이렇게 접수된 인재들은 데이터베이스화되고, 공직기강비서관실의 인사검증과 공개검증을 거쳐 정식임명된다.

 

강 대변인은 “이재명 정부는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 추천 시스템으로 국민을 섬기는 진짜 인재를 발굴해서 국민주권정부 문을 열겠다”며 “국민 여러분의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 한겨레 고경주 기자 >

기자간담회서 “제2의 IMF 위기…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경제·민생”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10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10일 “아이엠에프(IMF)보다 더한 제2의 아이엠에프 위기”라며 “향후 6개월에서 1년 내에 국가의 방향과 진로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 연수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머리발언에서 이렇게 말했다. 김 후보자는 “새 정부는 국가 대전환의 시기에 대처하지 못하고 내란으로 악화일로에 빠져버린 현재의 위기를 정확히 드러내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믿는다”며 “책임 추궁이 아니라 문제 해결을 위한 냉철한 위기 진단이 급선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치·경제·사회·문화 전반의 총체적 위기이고, 경제적 어려움의 정도가 더 깊고 넓으며, 국제적 환경이 더 복잡하여 사실상 선진국 안착이냐 탈락이냐의 국가적 대위기”라고 현재 위기를 진단했다.

 

그는 현재 아이엠이프 보다 더한 위기라는 자신의 진단이 과장된 것이라는 한 언론 기사를 거론하며 “우리의 잠재성장률이 그때보다 낮고, 성장의 추세가 그 당시에는 비교적 완만한 성장이었는데 지금은 하강 내지 침체”라고 반박했다.

 

이어 “우리 산업적 환경이 어느 때보다 어렵고, 미·중·일 환경이 만만치 않다. 미·중·일·러·북 등 주요 5개국의 관계가 그때보다 훨씬 복잡하다. 물가라던가 부채, 국가재정 포함 만만치 않다”며 “그것을 담당해야 할 직전 정부는 사실은 일정한 유산을 남겨뒀다기보다는 부채를 극심하게 남겨둔 상태로 떠나갔다”고 덧붙였다.

 

김 후보자는 “가장 중요한 것은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경제와 민생회복”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검찰개혁 방향’에 대한 질문에 “검찰개혁 문제는 이미 국민들의 판단과 국민들이 공감하는 포괄적 방향이 나와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시기와 방법의 문제는 정부가 완전히 자리를 잡은 뒤에 국민 여러분 뜻을 받들어 차근히 하면 된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경제와 민생회복이다. 그 대원칙하에서 시기와 방법이 배치되지 않겠나”라고 했다.

 

김 후보자는 “국무총리는 대통령의 국정 방향을 풀어가는 정부의 참모장”이라며 “국민들에게 보다 일상적인 국정설명을 드려야 한다는 점에서 대국민 참모장이기도 하다”고 국무총리의 역할을 참모장으로 정의했다. 이어 “대통령께서 제시한 첫째 기준처럼 국민에게 충직한 참모장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김 후보자는 투명하고 철저한 검증을 받겠다고 밝혔다. 그는 “제기되는 모든 신상 질문에 대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답하고 미처 못 챙긴 일신의 부족함이 있다면 지체없이 양해를 구하겠다”고 했다. 그는 1985년 서울 미 문화원 점거 농성을 주도한 이력 때문에 ‘반미주의자’라는 소문이 돈다는 말에 “제가 미국에서 비교적 다양한 공부를 하고 공교롭게도 전임 총리와 같은 학교(미 하버드대)도 다녔고, 미국 헌법에 관심이 있어서 미국 변호사도 됐다”며 “그래서 비교적 미국에 대해서 이해가 깊고 미국 정치의 핵심적인 트럼프 정부의 핵심 인사들과도 꽤 오래 개인적인 교분이 있다”고 답했다.  < 기민도 기자 >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대독

 
지난 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70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추념사를 하고 있는 이재명 대통령.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제38주년 6·10민주항쟁을 맞은 10일 “비상계엄 선포는 역사로 남을 줄만 알았던 참혹한 비극의 기억이 언제든 현실이 될 수 있다는 경각심을 일깨웠다. 민주주의는 저절로 유지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이날 대독한 제38주년 6·10민주항쟁 기념식 기념사에서 이 대통령은 “헌정질서가 파괴되고 민주주의가 무너지는 상황에서, 우리 국민께서는 1987년 6월 그날처럼, 너나 할 것 없이 뛰쳐나와 흔들리는 나라를 바로 잡아주셨다”고 했다. 비상계엄이 선포된 지난해 12월3일을 언급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국민들은) ‘빛의 혁명’으로 대한민국의 주인은 국민임을 천명하셨고, 피와 눈물로 쌓아 올린 이 땅의 민주주의는 쉽게 후퇴하지 않을 것임을 확인해 주셨다”고 했다.

 

이날 행사는 서울 용산구 옛 남영동 대공분실 터에 개관한 새 민주화운동기념관 민주광장에서 열렸다. 우상호 신임 수석은 1987년 6월 항쟁 당시 연세대 총학생회장으로 민주화운동을 이끈 주역이기도 하다.

 

이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절차적 정당성을 무시한 비상계엄 선포와 총을 든 군병력에 의한 국회 봉쇄는 역사로 남을 줄만 알았던 참혹한 비극의 기억이 언제든 현실이 될 수 있다는 경각심을 일깨웠다”고 했다. 또 “우리가 지난 겨울 아프게 배웠듯이 민주주의는 저절로 유지되거나, 완성된 채로 머물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12·3 내란을 넘어 ‘통합의 민주주의’를 강조했다. 기념사에서 그는 “민주주의는 특정 이념이나 진영의 전유물이 아니며 우리가 지켜나가야 할 소중한 자산이자 오직 우리의 힘으로 완성되는 제도”라며 “극단적이고 적대적인 갈등과 대립이 민주주의를 위기에 몰아넣는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 혹독했다. 서로 다른 의견과 가치가 존중받고 다양성이 조화를 이루는 사회에서 민주주의는 더욱 건강하고 튼튼해질 수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우리가 함께 만들어 갈 민주주의는 존중과 포용, 통합의 기반 위에서 보다 굳건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새로 문을 연 민주화운동기념관에 대해선 “단순한 기념시설이 아닌,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살아있는 역사”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남영동 대공분실처럼 참혹한 어둠도 빛으로 걷어내실 국민의 위대함을 기리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구한 수많은 이들의 정신을 미래세대에게 전할 소중한 민주주의의 산실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래는 이 대통령의 기념사 전문.

 

■ 이재명 대통령 제38주년 6·10민주항쟁 기념식 기념사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오늘은 6·10민주항쟁 38주년입니다.

 

38년 전,

나이도, 직업도, 지역도 가리지 않고

오직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으로 하나된

6월의 함성을 기억합니다.

 

두려움을 이겨내고 거리로 나선

위대한 국민의 용기와 연대 위에서

진정한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이 시작되었습니다.

 

1987년 6월,

독재와 폭압에 굴하지 않은 국민이 계셨기에

우리는 대통령과 정부를 선택할 권리를 되찾았습니다.

 

위대한 국민께서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제1조의 정신을 온몸으로 입증해 보이셨습니다.

 

‘1987년의 정신’은 흘러간 과거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핏속에 살아 면면히 흐르고 있습니다.

 

지난 겨울 우리는,

결코 흔들리지 않을 것만 같았던 민주주의가

한순간에 무너지는 위협적인 현실과 마주했습니다.

 

헌정질서가 파괴되고 민주주의가 무너지는 상황에서,

우리 국민께서는 1987년 6월 그날처럼,

너나 할 것 없이 뛰쳐나와

흔들리는 나라를 바로 잡아 주셨습니다.

 

‘빛의 혁명’으로 대한민국의 주인은 국민임을 천명하셨고,

피와 눈물로 쌓아 올린 이 땅의 민주주의는

쉽게 후퇴하지 않을 것임을 확인해 주셨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절차적 정당성을 무시한 비상계엄 선포와

총을 든 군병력에 의한 국회 봉쇄는

역사로 남을 줄만 알았던 참혹한 비극의 기억이

언제든 현실이 될 수 있다는 경각심을 일깨웠습니다.

 

우리가 지난 겨울 아프게 배웠듯이

민주주의는 저절로 유지되거나,

완성된 채로 머물지 않습니다.

 

과거를 기억하고,

미래를 위해 실천하고 행동할 때만

우리의 민주주의는 유지되고 전진할 수 있습니다.

 

오늘 개관하는 민주화운동기념관은

이러한 역사적 요구에 대한 우리의 응답입니다.

 

박종철 열사, 이한열 열사,

김근태 민청련 의장을 비롯하여

독재에 맞서 싸운 수많은 민주열사들의

아픔이 서려 있는 이곳,

남영동 대공분실이

민주화운동기념관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2·28대구민주화운동, 3·8대전민주의거, 3·15의거,

4·19혁명, 6·3한일회담 반대운동, 3선 개헌 반대운동,

유신헌법 반대운동, 부·마항쟁, 광주민주화운동,

인천5·3민주항쟁, 6·10항쟁까지 이어진

대한민국 민주화운동의 위대한 여정을 담아내었습니다.

 

민주화운동기념관은 단순한 기념시설이 아닌,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살아있는 역사입니다.

 

남영동 대공분실처럼 참혹한 어둠도

빛으로 걷어내실 국민의 위대함을 기리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구한

수많은 이들의 정신을 미래세대에게 전할

소중한 민주주의의 산실이 될 것입니다.

 

앞으로,

우리 국민과

자유와 인권, 민주와 평화라는

보편적 가치를 찾는 세계인들에게도

K-민주주의를 보여주는 상징적 공간으로 우뚝 서게 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민주주의는 특정 이념이나 진영의 전유물이 아니며

우리가 지켜나가야 할 소중한 자산이자

오직 우리의 힘으로 완성되는 제도입니다.

 

극단적이고 적대적인 갈등과 대립이

민주주의를 위기에 몰아넣는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 혹독하게 체험했습니다.

 

서로 다른 의견과 가치가 존중받고

다양성이 조화를 이루는 사회에서

민주주의는 더욱 건강하고 튼튼해질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함께 만들어 갈 민주주의는

존중과 포용, 통합의 기반 위에서

보다 굳건해질 것입니다.

 

실패에서 성공의 열쇠를 찾고,

역사에서 미래를 열어야 합니다.

 

민주주의를 지켜낸 고귀한 이 역사의 현장에서

1987년 6월의 정신과 2025년의 용기를 품고

함께 다짐합시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주인이 되는 나라,

진정한 국민 주권 국가, 대한민국을 만들어 갑시다.

 

계엄과 독재를 끝내고

민주주의의 역사를 새롭게 써온 힘으로,

 

다시 민주주의를 향해,

다시 국민이 주인인 진정한 민주공화국을 향해,

함께 갑시다.

감사합니다.

< 엄지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