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로남불' '부전자전' 부메랑에도 필사적 공세

"김건희·채해병 특검에서 피의자 될 가능성 높아"
"정치보복 주장하려 최선을 다해 빌드업 중" 해석
김민석 다각도 소명에도 악의적 추정, 비약 반복

민주, 청문위원들 중심으로 방어 넘어 적극 역공
"2019년 받은 결혼 축의금, 재산등록 대상 아냐"
"중국 유학 논문에 탈북자 비하? 유치한 색깔론"

"현금 6억? 해마다 한 번씩 있던 경조사를 조작"
주진우 재산 의혹 고발도…검찰에 즉각 수사 촉구
법률비서관 시절 '02-800-7070' 통화까지 재조명

 

국무총리 인사청문특위 위원인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김민석 후보자의 재산 의혹과 관련, 자금 출처를 밝힌 자료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 2025.6.18. 연합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를 맹공하는 국민의힘의 최선봉에는 주진우 의원이 있다. 거의 독보적으로 김 후보의 재산 출처 등에 관한 갖가지 백화점식 의혹을 페이스북이나 기자회견을 통해 제기함으로써 하루에도 몇 번씩 언론에 자극적인 뉴스거리를 제공해왔다. 김민석 후보자가 아무리 납득 가능한 해명을 해도 소재를 바꿔가면서 끊임없이 여론 선동에 매진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본인 신고 재산은 70억 1953만 원이고 2005년생 아들이 가진 예금만 7억 8456만 원인데 지독한 내로남불 아니냐는 부메랑을 맞아도 요지부동이다. 김민석 후보자의 경우 배우자와 모친 재산을 다 합쳐 2억 1504만 원이며 장남의 예금은 103만 원에 불과하다. 급기야 주 의원의 부친이 전두환-노태우 정권 시절 악명 높은 공안검사였다는 사실이 부각돼 '부전자전'이라는 역풍까지 자초하면서도 주 의원은 필사적으로 '김민석 때리기'에만 올인하고 있다. 왜 이토록 전력투구일까?

이에 관해 조국혁신당 신장식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다음과 같은 설득력 있는 해석을 내놓았다.

 

"주진우 의원이 아주 아주 열심인 이유는? 그는 윤석열 사단의 막내다. 후보 시절 서초동 캠프의 주요 멤버이고 대통령 시절 용산 법률비서관으로 김건희 의혹 방어, 채 해병 사건 직접 관여 가능성이 매우 높은 사람이다. 김건희 특검의 참고인 또는 피의자, 채 해병 특검의 피의자라는 뜻. 그는 분명 특검 수사를 받기 시작하면 본인이 이재명, 김민석, 조국을 공격했기 때문에 정치보복 수사 대상이 됐다고 주장할 것이다. 그는 지금 나름 최선을 다해 빌드업 중인 것. 너무 빤해서 코웃음이 나온다."

 

실제 주 의원은 검찰 재직 때부터 '윤석열 사단'의 핵심으로 꼽혔고 윤석열이 대선 출마를 선언한 2021년 6월부터 캠프에 참여한 최측근으로 김건희 씨 관련 각종 의혹을 방어하는 중추 역할을 맡았다. 윤석열 당선 뒤에는 인수위원회 인사검증팀장을 거쳐 대통령실에 입성해 '왕비서관'이라 불릴 정도로 실세로 통했다. 법률비서관으로서 채 상병 사망 수사 외압 사건에 연루된 정황도 있다. 외부에 거의 노출이 안 되다 지난해 4월 총선 때 부산 해운대갑 지역구에 단수 공천되면서 기자회견 및 인터뷰에 나섰는데 "윤석열 대통령님을 진심으로 존경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하곤 했다. 윤석열의 비상계엄 및 내란 행각에도 사실상 동조해왔음은 물론이다.

 

이처럼 '윤석열 아바타'나 다름없는 주 의원의 아니면 말고 식 의혹 남발에 대해 김 후보자는 페이스북과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 유튜브 방송 등을 통해 가능한 충실하게 소명하려 애를 썼다. ▲1차 정치자금법 사건(2002년 서울시장 선거 관련) ▲2차 정치자금법 사건 ▲정치검찰의 무고 투서 유출 음해 사건 ▲모든 채무의 변제 과정 ▲아들의 미국 코넬대 입학 및 홍콩대 연구 인턴 과정에서의 '아빠 찬스' 의혹 ▲교회 헌금이 많은 이유 ▲중국 칭화대 로스쿨 1년 석사 과정 등에 관한 해명이다. 더욱 상세한 내용은 오는 24~25일 이틀간 개최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충분히 답변하겠다고 했으나 주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 측은 악의적 가정과 추정으로 비약을 거듭하며 공세의 가짓수를 끝없이 늘려갈 뿐이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20일 유튜브 채널 '매불쇼'에 출연해 자신의 재산과 학위 등을 둘러싼 국민의힘 측의 각종 의혹 제기에 대해 소명하고 있다. 매불쇼 화면 갈무리

 

이에 더불어민주당도 좌시하지 않고 소극적 방어를 넘어 적극적 역공을 펼치고 있다. 국회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특위 위원인 채현일 의원은 22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의힘 청문위원들의 최근 행태는 검증이 아니라 망신 주기와 흠집 내기에 가깝다"며 "주진우 의원은 김민석 후보자가 2019년 받은 결혼 축의금을 재산에 등록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당시 김 후보자는 공직자도, 국회의원도 아니었다. 당연히 재산 등록 대상이 아니고 법적 의무도 없다"고 반박했다.

 

특히 김 후보자가 과거 칭화대 법학석사 논문에서 탈북자를 '반도자(叛逃者)' '도북자(逃北者)'라고 표기한 것을 두고 "탈북자 비하"라고 공격한 국민의힘 주장을 조목조목 논파했다. 채 의원은 "중국어 사전만 들춰봐도 거짓임이 금세 드러나는 주장이다. '도북자'는 중국 내에서 탈북민을 지칭할 때 사용되는 일반적이고 중립적인 표현"이라며 "우리나라 역시 시대 흐름에 따라 '귀순자' '탈북자' '북한이탈주민' 등 다양한 표현을 사용해왔듯 중국도 '도북자' '반도자'를 혼용해 사용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판 BBC, 동아일보 중국어판 기사 등에서도 '도북자' 표현은 반복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반도자' 역시 '국가나 단체를 이탈한 사람(defector)'이라는 의미로, 케임브리지 중국어 사전, 네이버 사전 등 공신력 있는 자료에서도 그렇게 정의하고 있다"면서 "'배신자'라는 부정적 뉘앙스를 덧씌우는 국민의힘 주장은 중국어에 대한 무지이거나 의도적 왜곡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더 중요한 것은, 김 후보자는 이 논문에서 탈북민 인권 개선과 국제사회의 공동 책임을 분명히 강조했다는 점이다. '중국과 UNHCR(유엔난민기구)의 협력이 핵심'이라는 구절만 보더라도 그가 국제 연대와 인도주의에 입각한 탈북민 보호를 주장해왔음이 명확하다"며 "무엇보다 김 후보자는 '도북자'나 '반도자'라는 표현을 입 밖에 낸 적조차 없다. 이는 2000년대 중반 중국 유학 시절 작성한 학술논문에서 당시 중국에서 사용되던 표현을 그대로 쓴 것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결국 국민의힘은 뚜렷한 흠결 하나 잡지 못하자 이제는 논문 속 단어 하나까지 물고 늘어지며 사상검증 수준의 색깔론을 펴고 있는 것이다. 참으로 유치하다"며 "탈북민을 정치 도구로 삼고 있는 쪽은 누구인가? 북한 인권을 운운하면서도 정작 자신들이 집권하던 시절 북한이탈주민 보호 예산을 삭감했던 정당, 그게 바로 국민의힘 아닌가?"라고 따져 물었다.

 

김현정 원내대변인도 이날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국민의힘은 언제까지 '아니면 말고 식'의 꼬투리 잡기로만 일관할 것인가? 후보자 논문을 문제 삼으려거든 '멤버 유지(member Yuji)' 정도는 되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비꼬았다. 윤석열의 배우자 김건희 씨가 지난 2007년에 발표한 논문 <온라인 운세 콘텐츠의 이용자들의 이용 만족과 불만족에 따른 회원 유지와 탈퇴에 대한 연구>에서 제목의 '회원 유지'를 영문으로 'member Yuji'라고 적는 등 어처구니없는 연구 부정 행위를 벌였음에도 침묵하거나 심지어 옹호했던 국민의힘 행태를 상기시킨 것이다.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이 21일 페이스북에 자신의 상상으로 쓴 '김민석의 동문서답 시리즈 2'

 

주진우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김민석 후보자의 재산과 관련해 "결혼식 12월 12일, 빙부상 11월 2일, 출판기념회 11월 29일인데 수억대 현금을 한두 달 사이에 다 썼다고?"라고 주장한 대목도 도마 위에 올랐다. 주 의원의 이 글만 보면 김 후보자가 같은 해 11~12월 사이에 해당 경조사를 연이어 치르고 그로 인한 수입 수억 원을 한꺼번에 지출한 것으로 오인하기 십상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결혼식은 2019년 12월 12일(교회), 빙부상은 2020년 11월 2일(여의도 성모병원 장례식장), 출판기념회는 2022년 4월 5일(서울 공군회관 1층 컨벤션홀)과 2023년 11월 29일(국회 박물관 2층 체험관) 등으로 개최 연도가 각기 다르다.

 

이를 두고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특위 위원인 전용기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주진우 의원의 '김민석 6억' 주장은 제2의 논두렁 시계다. 해마다 한 번씩 있었던 경조사를 마치 두 달 사이에 몰렸던 것처럼 꾸며놓고는 '현금 6억을 한두 달 사이에 썼다'고 프레임을 뒤집어 씌우고 있다"면서 "검찰 출신답게 사실은 숨기고 의도는 꾸며내 교묘하고 비열한 조작극을 하는 것이다. 이건 정치도 아니고 풍자도 아니다. 사람 인격을 짓밟는 폭력"이라고 질타했다.

 

이해식 의원도 "국힘 주진우 의원이 거의 1년에 한 번씩 5년에 걸쳐 있었던 김민석 총리 지명자의 경조사를 불과 2개월 내에 모두 있었던 것처럼 조작질을 했다. 연도는 살짝 빼고 날짜만 열거하면서 '한두 달 사이'에 '수억'을 쓴 것처럼 말이다"라며 주 의원이 검사 출신인 점을 들어 "고운 놈은 있는 죄도 덮어주고 미운 놈은 없는 죄도 만들어내 사돈의 팔촌까지 탈탈 털어 견디다 못해 목숨까지 내던지게 만들던 그 처참하고 무자비한 실력"이라고 분노했다.

 

역시 청문위원인 강득구 의원은 김민석 후보자에 대한 국민의힘 이종배 서울시의원의 고발 사건을 검찰이 하루 만에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에 배당한 조치를 '장례식을 앞둔 정치검찰 최후의 난동'이라고 표현하며 주진우 의원에 대한 고발 사건은 왜 곧바로 배당하지 않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앞서 고(故) 채수근 상병 소속 대대장이던 이용민 중령을 변호한 김경호 변호사는 20일 주 의원이 재산을 허위로 신고하고 아들의 증여세를 탈루했다는 혐의로 검찰에 고발장을 접수한 상태다.

 

강득구 의원은 "검찰이 김민석 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수사 프레임'을 들이댔다. 그 속도, 그 타이밍, 그 언론 플레이. 누구를 위한 정치 수사인가?"라며 "주진우 의원도 고발됐으나 관련 수사 이야기는 전혀 들리지 않고 있다. 김건희 여사와 같이 선택적 침묵과 동일한 잣대인가? 정권이 바뀌든 말든 검찰은 언제나 선택적으로 수사하나?"라고 항의했다. 강 의원은 다른 글에서는 "검찰에게 요구한다. 인사청문회 후에 내가 고발할 테니까 김민석 후보자와 똑같은 잣대로 주진우 의원도 재산 형성 과정 등에 대해 지체 없이 수사에 착수하라"고 전했다.

 

또 주 의원이 전두환 군사독재정권 시절 공안검사로 복무했던 주대경 변호사의 아들이라는 점을 들어 "공안검사 아버지의 DNA를 물려받아 검찰독재권력의 주구가 되고 부를 축적했다"며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 선민의식과 특권의식에 찌든 주진우 의원이 김민석 후보자를 맹렬하게 물어뜯는 모습을 보면서, 주진우 의원은 김민석 후보자도 자기와 같은 부류처럼 보였던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그러나 제가 오래도록 보아왔던 김민석 후보자는 정반대"라고 했다.

 

아울러 "(1986년 민교투 사건 때 조작 수사로) 젊은 교사들을 간첩으로 몰았던 공안검사 주대경이 축적한 재산 일부는 아들 주진우 의원과 손자에게로 대물림됐다. 그런데 주진우 의원이 물려받은 것은 재산만이 아니다"라며 "주진우 의원은 범인을 정해놓고 의도한 대로 수사해 단정 짓는 그 못된 기질까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았다. 그 버릇을 여전히 못 버리고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는 물론 가족까지 악마화하고 있다.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비열하게, 그리고 비인간적으로 한 가족을 무너뜨리려 하고 있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21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입법청문회에서 위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4.6.21. 연합
 

주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으로 일하던 시절 채 상병 사망 수사 외압 사건에서 모종의 역할을 했던 게 아니냐는 의혹도 재조명되고 있다. 그는 2023년 7월 31일 용산 대통령실 내선 번호인 '02-800-7070'(KT에 따르면 '대통령 경호처'가 고객명)으로부터 온 전화를 받아 약 44초 통화한 사실이 확인된 바 있다. 이날 같은 번호로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주진우 법률비서관, 이종섭 국방장관에게 잇따라 전화가 간 직후 채 상병 사건의 경찰 이첩 보류가 결정됐기 때문에 '윤석열 대통령의 격노'를 전달한 경로로 지목됐다.

 

강 의원은 "윤석열의 아바타이자 내란 잔당인 주진우 의원은 내란 수사 축소에 앞장서고 내란 특검법을 반대했다. 더욱이 해병대원 순직 사건 이첩 보류 결정 직전, 당시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으로 '02-800-7070' 번호의 대통령실 전화를 받아 통화한 사람 아니냐"면서 "그런 사람이 국회의원이 되자 젊은 군인의 죽음을 '장비 파손'에 비유했다. 주진우 의원과 관련된 의혹은 반드시 특검으로 수사해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마찬가지로 청문위원인 박선원 의원은 "주진우 의원은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초대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으로 발탁됐고 김건희 여사의 사적 사법 리스크 대응에 깊이 관여한 인물로 지목되어 왔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당시 김 여사 계좌가 명백히 활용되었다는 사실이 확인됐음에도 대통령실은 오히려 김 여사가 '무고'하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냈다. 그 중심에 있었던 인물이 바로 주진우 의원"이라며 "윤석열 정부의 사면 작업에도 깊숙이 관여했을 가능성이 크다. 국정농단에 연루된 세력에게 면죄부를 주고 김건희 여사의 법적 책임을 공적으로 방어하던 인물이 이제 와서 김민석 후보자에게 '도덕'을 이야기한다. 이게 공정인가?"라고 개탄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22일 대통령 관저에서 진행된 여야 지도부와의 첫 오찬 회동에서 김민석 후보자에 관한 불만을 공세적으로 거론하는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과 송언석 원내대표에게 "청문회 과정에서 본인의 해명을 지켜보는 게 바람직하다"고 선을 그었다.

 

민주당 김병기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도 이 자리에서 "청문회에서 모든 것을 들어보고 판단해야 한다"며 "청문회가 열리기도 전에 (의혹을 사실로 규정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강조했다.           < 김호경 기자 >

쿠바 단기선교... 8일간의 사역 후기

김연화 목사 (뉴에덴교회/ 뉴에덴 영성센터)

 

2024년 쿠바 단기 선교를 다녀와서  2025년도  쿠바 선교를 미리 계획했다.

손자들까지 온 가족 3대가 사역에 함께 하기로 하고 작은 딸의 큰 아들 리암이  3살 때  그린 예수님 얼굴그림으로 T셔츠를 만들고, 친구그림으로  물컵, 무지개 그림으로  도시락 가방을 만들어서 길거리 마켓과  버스킹(찬양, 전도지) , 또한  많은 성도들에게 선을 보이며 선교후원금을 마련하였다.  

 

첫째 , 3 선교팀 사역지로 출발

 

드디어  2월 중순에 3월15일~22일 일정으로 갈 예정을 세우고 티켓팅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우리가 가려고 하는 시구아 마을에서 가까운 Costa Morena 호텔에  팬데믹 이후에는 관광객이 들어오지 않아서 가까운 Santiago 공항으로 가지 못하고 부득불 Holgin공항으로 갈 수 밖에 없었다.  

 

선교 활동을 하려면 시구아 마을에서 가까운 코스타 모레나 호텔에 머물러야 하는데 올해는 그 호텔이 오픈하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멀리 떨어진 카리솔 호텔로 가야만 했다. 공항에 내려서 호텔까지 4시간 이상  버스를 타고 가야 하는데 올해 처음  손자들을 데리고 가야 했기 때문에 여러가지로 신경이 많이 쓰였다.

 

더구나 비행기 티켓이 손자들의 학교 마치브레이크 기간에는 없었기에 부득불 결석을 해야만 했다. 하나님과의 약속이라 지켜야만 하니 결석을 해도 어떻게 하겠는가.

 

 

새벽 3시에  일어나서 공항으로 출발해야 하기 때문에  손자들이 좋아하는  햄, 참치로 비빕밥을 만들어 준비해 갔다.  공항에서 짐( 138 kg)을 부치고 각자 배낭을 메고 남편과 나는 두 손의 쇼핑백에 손자들이 먹을 각종 과자와 컵라면을 들었다.   4시 30분 공항에서 밥을 먹이고, 탑승객 검색대로 가서 줄을 섰는데 셋째 엘로이가 오랫동안 기다리는 것을 지겨워 하며 빙빙 돌기시작 하였다.

와… 이제부터 선교 시작의 종소리를 울리는 것 같았다.

 

검색은 여차 여차하여 어렵게 잘 통과하였다. 이제부터 기도밖에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참 하나님의 은혜로, 그 이후부터 선교가 끝날 때까지 아이들이 그런대로 잘 따라 주었고  선교를 몇 번 가 본 아이들처럼  어린이 사역에도 잘 동참해 주었다.

 

돌아보면 아무리 생각을 해보아도 하나님께서 은혜와 긍휼을 베풀어 주셔서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참 감개가 무량하다…

 

'이번 선교는 무척 어려울 것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기에  6개월 전부터 기도를  많이 하게 되었고 선교 떠나기  한달 전부터 사도행전을 몇 번이나 읽었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사실 일어나지도 않는 일을 미리 걱정할 필요가 없는데도 생각지도  않던 일이 갑자기 선교지에서 일어나면 어떻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나는  어려운 일이 생길 때마다 시편을  읽고 마음의 평정을 찾았던 생각이 나서 이번에도 시편을 읽던 중에  23편에서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다닐지라도 나와  함께 하시리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읽고 마음에 평화가 찾아왔다.

 

처음으로 손주들과 함께 가는 선교인데 그곳 사정이 썩 좋은 것도 아니어서 걱정이 되었던 것이다.  더운 날씨에 녀석들이 아이스크림이라도 찾으면 어떻하나…???   우리가 가는 선교지는 아주 시골이라  상점도 음식점도 없는 곳이기 때문이다.

 

홀긴 비행장에 도착하여 4시간 버스를 타고 가야 하기에 아이들이 얼마나 지겨워할까 생각했지만 정말  재미있게 잘 가고 있었다.  기쁨이 밀려온다.  또  감사함이 밀려왔다.

들에 있는 말과 염소들을 보는 것이 신기하게 느껴지는 것 같았다. 새로운 것을 보는 것도 무척 좋아들 해서 나의 마음도 흐뭇했다.

 

호텔에 도착하여 점심을 굶어서인지  저녁밥이 야채만 나왔는데도 맛있게 잘 먹어 주었다.  도착한 첫 날부터 수도물이 나오지 않았고, Wifi 도 안되었다.  

전기도 왔다 갔다 하였지만 큰 불편함을 느낄 수는  없었다.  이곳에 오기 위하여 새벽부터  부산을 떨었기  때문에  너무 피로하여서 빨리 잠자리에 들어야만  했으니까.

그래서  불편함을 느낄 시간이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사워는 하고 누워야 하는데 물이 나오지  않았다. 좀 자다가 일어났더니 물이 조금씩 나오고 있어서  컵, 빈병과  쓰레기통에 물을 받았다.

언제 완전히 끊어질 지 모르기 때문이다. 아침에 주일 예배에 참석하려면 얼굴은 씻고 가야 할 것 같아서 물을 빈병이 있으면 다 받아두었다.

 

내일 주일예배에 참석 하기 위하여  성도들에게  줄 선물을 잠깐 자다가 일어나서  한밤 중에 다시 점검하고, 가져간 컵라면과 햇반을 아침 일찍 먹고  떠나야 하기 때문에 준비해 놓고  또 잠을 청하였다.

 

둘째 주일(Domingo) 사역

 

8시 예배에 참석하기 위해서 우리는 적어도 7시 전에는 출발해야만 했다. 호텔 조식은 아침 7시 30분에 시작되기 때문에 호텔 식당에서는 아침밥을 먹을 수가 없었다.

 

시구아교회 교인들에게 줄 물건을 이민 가방 2개에 담고 딸과 손주들은 먼저 마차로 태워서 보내고,  우리들은  짐을 싣고 가야 하기 때문에  낡은 차라도 타야만 했다.  차량은 뒷좌석이 몸을 바짝 오무려야 세 사람이 탈 수 있었다. 현지에 우리보다 먼저 도착한 진주여고 동창인 친구 박은자 권사님과 윤인협 안수집사님 께서 감사하게도 차편을 준비해 주셔서 오래된 자동차이지만 쉽게 갈 수 있었다.

 

권사님 부부는  10년 전부터 꾸준히 쿠바선교를 하셨기 때문에 쿠바의 실정을 잘 알고 계시기에 우리 가족팀은 도움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우리는 성도들이 오기 전에 교회에 도착하여 미리 기도를 하고  성인 예배와 어린이 예배를  함께 드리면서 우리 가족 3대가 나가서 찬양을 두 곡 불렀다. 손주들도 곧 잘 했다.  목사님 설교가 끝나고 나서 어린이(25명)들을 데리고 나가서 작은 딸이 준비한 프로그램으로  어린이 사역을 시작했다.

 

전교인  점심식사를 대접하고 어른들에게 선물(생필품) 을 나누어 주고 나서 어린이들에게도 학용품을 나누어 주었다. 기뻐하는 그들의 모습에 우리의 마음도 한없이 기뻤다.

 

이곳 쿠바 시골에는 돈도 없지만, 있어도 생필품이 없어서 작년에는 코스타 모레나 호텔에서 랍스터를 잡아온 아저씨가  치약, 치솔, 비누, 옷으로 바꾸어 달라고 했었다.

 

올해는 꿀을 사려고 했더니 돈보다 옷을 달라고 했다. 우리가 섬기는 교회와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나누어 줄 것 이외에 무거워도 여분의 옷과 생필품을 가지고 가서 전도용으로  사용해야만 했다.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나라의 1960-70년대를 회상하게 되었다. 없지만 행복해 보이는 성도들은  정말 찬양을 힘차게 불렀고, 기도를 정말 간절하게 열심으로 하였다.

 

 

시구아교회가 작년보다 부흥하여서 하나님께서  얼마나 기뻐 하실까…? 나도 이렇게 기쁜데…교회  바닥이 울퉁 불퉁하고 의자도 꼭 넘어질 것만 같은 데 성도들은 찬양할 때 일어나서 노래하고 기도할 때 꿇어 앉아서 하고, 목사님 말씀들을 때는 의자에 앉아서 듣는다.

 

우리는 이 교회 이름(뿌레민넨시아 멜라몰)이 발음하기 어렵고 길어서 마을이름을 따서 쉽게 시구아교회로  부르고 있다.

 

사실 작년에 나는 마을 입구에 있던 시구아교회가 없어지고 마을 중심에  시구아교회가 세워졌다고 해서 직접 보아야 겠다고 생각하고 혼자 갔었다.

 

마을 입구에 있었던 교회는 10년 전에 가서 100명의 사람들을 전도하고 부흥회까지 해서 무척 잘 성장해 가는 줄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 교회가 갑자기 없어진 것이다.

나는 이런 소식을 접하고 나서 기도하는 가운데 작년부터 시구아교회를 섬겨야 되겠다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그래서 올해부터 전교인에게  점심식사를 제공하게 되었다.   점심식사는  피자와 오렌지 쥬스였다. 피자라고 하지만 토핑이 없는 밀가루 빵이었다.

이 빵도 2시간 거리에 있는 마을에서 주문 해 왔다. 우리 가족 사역팀도  배가 고팠던 참에  손주들까지 맛있게 먹게 되었다. 

 

어린이 사역은 혈루병에  걸린 여인이 예수님 옷자락을 만지고 치유된 것 (막5:25-30) 을 설명하면서 두꺼운 천(예수님 옷)에 물감으로 손바닥 찍기를 하고, 한국의 문화와 전통을 말해주는 부채에 예수님을 그리기 대회를 하여 잘 그린 어린이에게 상을 주었다.

 

이때 준비해 간  부채가 모자라서  손주들의 것이 없자 서운해 해서 내년에는 꼭 해주겠다고 달래 주었다.

 

그 다음에 제기차기를 하여 우리 한국의 문화를 알렸는데 아이들이  정말 잘 차지는 못했지만 재미있어 했다.  우리는 모든 행사가 끝나고 렉시 담임목사님과 교회의 현항과 실태에 관하여 이야기를 나누었다.

 

목사님에게 현재 무엇이 가장 필요한지도 묻게 되었다. 개인 전화기와 교회 예배당이 작아서 확장하고 싶다고 하셨다. 그래서 우리 교회가  지원해 주기로 약속을 했다.

 

사모님께서 우유와 치즈로 대접해 주었는데 이곳에서는 보기 드문 식품이라고 한다 .  목사님이 어디에서 공부를 하고 목사 안수를 받았는지 물어보았다. 신학교  졸업장과 목사 안수증을 보여 달라고 해서 보고나서  더욱 믿음이 갔다. 그래서 사진도 찍고 축하도 해 드렸다. 

 

이 교회를 섬기려고 작정했으면  당연히 목사님의 신상에 대한 것은 알고 있어야 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오늘은 여러가지로 의미 있는 은혜로운 주일이었다.

 

셋째 월요일 (Lunes) 사역

 

오늘은 손자들을 위하여 근처에 있는 마을과 내셔널 파크에 가서 악어(10마리)와 후띠야 (5마리) 를 관람하고 생계를 위해 낚시하는 사람들을 보고 근처 마을에 있는 약국과 병원도 둘러 보았다.

 

코로나 이후에 관광객이 들어오지 않아 공원이 거의 폐쇄되어 있었다. 먹을 것이 없어서 여윈 사람들을 보면 마음이 아팠다.  오후에 호텔 로비와 식당, 청소원들에게 치약, 귀고리, 목걸이( 도네이션 500개 받음), 비누, 옷가지 등을 건네주면서 ‘눈도장’을 찍었다.  다음 해에 왔을 때 예수님을 영접할 것을 기대하면서 기도하게 되었다.  

 

선물을 주었더니 먹을 물도 주었고, 수도물을 끓여서 먹으라고 한 병씩 밖에 안 주던 물을 5병씩 주는가 하면 와이파이도 하루 한시간씩 사용할 수 있던 것을 5시간씩 할 수 있게 해주었다. 참 선물은 좋구나…~그래서 조금은 편하게 선교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막내 손자인  엘로이는 호텔에서 만나는 사람들마다  홀라(hola)하면서 인사를 하여서 우리 가족이 각 나라에서  온 사람들로부터  만날 때마다 즐겁게 서로 인사하면서 지내게 되었다.

 

호텔 투숙객들과 호텔 직원들은 우리가 무엇을 하러 왔는지 알고 있었다.  어린아이를 통하여 서로 소통하게 된 것이다.  엘로이가 ‘선교사 타입’이라고 해서 생각을 해 본다… 그래서 나는 손주들이 지혜와 키와,  믿음이 자라기를 매일 기도한다.

 

아이들은 쿠바의 어려운 환경을 보고는 캠핑을 어릴 때부터 다녀 봐서인지 캠핑보다 호텔이 좋고 호텔보다는 집이 좋다 하고, 음식도 비교를 많이 하면서 호텔 음식보다 엄마 음식과 할머니 깍두기가 너무 맛있다고 하였다.  손자들은 쿠바 어린이들이 사는 모습을 보고는 자기들이 살고 있는 환경이 좋다는 것을 알게 되어 이런 곳에서 살고 싶지는 않다고 말을 한다. 

 

불쌍한 사람들을 도울 줄 아는 마음을 가져야 함을 아이들이 직접 겪어봄으로 산 교육이 되리라 믿는다. 어릴 때부터 믿음 안에서 키우기 위해 이렇게 어려운 곳에서 선교하는 기회를 마련했던 것인데…큰 도움이 되리라.

 

넷째   화요일( Martes) 사역

 

오늘은 초등학교를 방문하는 날이라 어젯밤에 아이들을 위한 선물로 속옷과 학용품(10가지) 을 준비하여 어린이들에게 한 개씩 줄 보따리를 만들어 두 가방에 넣고 호텔식당을 열기 전에 줄을 서서 식사를 마치자 마자 8시에 마차를 타고 학교로 향했다.

 

도착하니 제일 먼저 나이 드신 교장선생님이 나오셔서 인사를 하셨다. 그리고 지우개를 가지고 오셨느냐고 김 장로님에게 물어 보신다 . 물론 우리가 준비해 갔다.

 

학교 사역은 손주들이 더 적극적으로 참가하게 되었다. 학교 아이들에게 선물을 나누어 주고  먼저 비즈 공예로  자기 이름을  알파벳으로  찾아서 팔찌를 만들었다.  작은 알파벳과 큰 알파벳 두 가지를 가지고  만드는 것이었다.  아이들이 심취해서 만드는 모습이 정말 아름다웠다. 아이들은 알파벳을 찾느라고 고심하며, 땀을 뻘뻘 흘렸다.

 

사이좋게 머리를 맞대고 의논하며, 노는 모습이 천국을 연상하게 해 주었다. 천진 난만한 모습들….!!!

 

큰 손주는 아주 잘 만들어서 엄마 동생들 것까지 만들어 주고  흡족해 하였다. 그 다음 제기차기와 줄넘기 대회를 손주들도 어린이들과 하면서 대회에 참가하여 상품을 받고 싶어하였다.  

 

잘하든 못하든 참가하는데 의의가 있고 용기를 북돋워 주는 것인지라…어린이들을 한 사람도 빠짐없이 모두 참가 시켜서 상품을 주었다.

 

모든 일정이 끝나서 손주들이 친구들에게 다음 해에도 온다고 인사를 하고 돌아서서 오는 모습이 못내 아쉬워들 하는 것 같았다.  둘째 손주는 팔찌와 호텔에서 주는 팔찌를 지금까지 끼고 있다. (기특한 녀석…ㅋㅋㅋ)

 

매일 선교가 끝나면 바닷가에 가서 저녁 먹기 전까지  1~2시간을 놀았는데,  4일 정도 놀고 나더니 절대 바닷가 해변은 싫다고들 한다. 묻지도 않았는데 아이들이 먼저 말을 했다.

 

코스타 모레나 호텔은 수영을 할 수 있는 시설이 있고 산호도 많이 잡을 수 있는데 이곳 카리솔 호텔은 그런 시설이 없었고 해변가가 바다 잡초로 덮여 있어서 아이들이 놀기에는 부적합한 때문인 듯 했다.

 

아이들은 또 4일정도 지나자 호텔 밥도 조금 지겨운지 라면을 달라고 하고, 또 빨리 학교를 가고 싶다고 한다.  마지막까지 기쁜 마음으로 잘 해주어야 할 텐데…

 

 

다섯째 수요일(Miercoles) 사역

 

수요일 아침 일정으로 아이들을 위해 15분 마차를 타고 수족관과 그 옆에 위치한 백설공주와 일곱 난장이가 살고 있다는 la Fantasia(일명 소련마을) 에 관람을 가기로 했다.

 

코로나 전에는 수족관에서 바다의 많은 것들을 볼 수 있었는데 지금은 한 쪽 구석에 거북이 세 마리와 돌고래 한 마리가 전부였다.

 

큰 수족관 시설물이 텅 비어서 거의 폐허가 되어 있었다. 관람객이라고는 우리 가족이 전부였고, 고래 조련사가 고래의 장기자랑을  우리에게 선을 보이고 나서  우리 가족들이 물에 들어가서 고래와 함께 놀기를 원하는데…모두 꺼려서 못 들어가고 있었다. 그 때 ‘가족 대표’로 용기 있는 둘째 손자가 물에 들어가 고래를 붙잡았다.

 

고래가 몸부림치는 바람에 두 번이나 물을 먹고도 아이는 고래등에 업혀서 정말 빠른 속도로  달렸다. 무섭고 걱정됐다. 하지만 둘째는 겁먹었나 했는데 끄떡도 안했다! 다행이었다.

 

와! 우리는 오랜만에 박장대소하고, 멋진 쇼를 보여준 돌고래에게 키스로 세레머니를 하고 헤어졌다.  “Adios…~~^^”

 

오후에는 지베라 마을 가정교회에서 우리 부부를 초대해 주어 호텔에서 30분을 걸어서 갔다.  이 마을은 약간 언덕 위에 있는 마을이었다.

 

 

나는 박은자 권사님 부부만 가기를 원했다. 그런데 우리 부부도 같이 가야 된다고 해서  가게 되었고, 딸과 손주들은 앉을 자리가 없다고 해서 함께 하지 못했다.

 

우리는 고기를 잡는데 사용하라고 윤인협 안수집사님께서 준비해 갔던 투망을 그들에게 주었다.

 

랍스터와 게와 몇 마리 생선을 잡아서 요리해서 대접하고 싶다는 연락이 왔다. 이곳에는 먹을 것이 풍부하지 않아서 생선 한 마리 잡으면 3-5명 식구가 먹는다고 하기에 우리는 한사코 사양했다.

 

그 곳에서 시구아 교회 렉시스 목사님과  야넬리스 사모님 부부도 초대되어서 만나게 되었다.  핸드폰을 마련하시라고 선교헌금을  드렸더니  핸드폰을 사가지고 오셔서  확인하게 되었다.

 

렉시스 목사님은 시구아 마을 주위의 마을 5군데 가정교회를 섬기고 계셨고, 앞으로 우리와도 연락을 하려면 핸드폰이 꼭 필요할 것 같았다. 

 

오늘은 하루에 2곳을 방문하였더니 너무 많은 피로가 몰려왔다. 오후 4시 이후로 바닷물이 따뜻하여 수영하면 좋은데 그럴 시간이 없이 피로로 그냥  쓰러져  버렸다.

 

 

여섯째 목요일( Jeves) 사역

 

오늘은 30명 규모인 제자교회를 가기 위해서 선물을 챙기는데 남자들에게 줄  T 셔츠가 없어져서 당황하였다.  여러가지 챙겨서 가게 되었지만 못내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오늘 예배 설교는 권사님 부부가 거의 10년이상 섬긴 까리다드 교회 목사님께서 작년처럼 인도해 주시는 것으로 생각하고 찬양만 준비해 갔다.

 

엘리야 킹 목사님께서 교단모임에 참석하시느라 오시지 못했다. 나는 연락을 받지 못해서 설교 준비를 못한 것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이곳을 소개한 에스터 집사가 설교를 해 달라고 하지만 마음에 준비가 안되어서 다음 해에 하겠노라고 했다.

 

이곳에서 마음 놓고 설교하려면 Certificate 있어야 한다고 했다. 10년 전에는시구아교회 목사님께서 설교를 시켜서 했는데…그 당시 팀원들이 두려워 했다.  이곳 사정을 잘 모르고 있었기에 혹시 불미스러운 일이 생길까 봐 염려해서다.

 

제자교회를 방문하기 위해서 차를 빌렸는데 오래되긴 하지만  선교팀 모두(8명)가  탈 수 있어서 좋았다. 가는 길은 왕복 차선이지만 도로가 너무 패인 곳이 많았다.

 

김용승 장로님은 가솔린 냄새가 심하고 천정도 커버가 없어서 잘못하면 다칠 수 있기에 엎드리고 갔기 때문인지 도착해서 힘이 빠지고 멀미가 난다고 하셨다. 우리는  1시간을 달려서 제자교회에 도착했다.

 

그곳 성도들의 뜨거운 환영에 다 잊어버리고 찬양하며 예배하며 한 분 한 분에게 선물을 주었더니 얼마나 고마워 하는지, 그래서 “다음 해에도 선교하려는 마음을 가지게 된다”라고 김장로 님은 말씀하셨다.

 

나는 차가 심하게 덜컹거려서 아이들이 다칠까바 노심초사 했다. 차가 덜컹거릴 때마다 차 천정에 머리가 부딪치고 차 모서리에 찍힐 것 같아서 너무 무섭고 불안하였다.

 

예배 드리면서 선교팀 모두 나가서  찬양과 기도를 하고 끝난 후에  야자수를 먹으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 교회에 3번째 왔지만 올 때마다 교인들이 참 친절하고 선교팀을 섬기려는 마음이 엿보여 우리를 기쁘게 해주었다.

신기하게도 예배를 드리고 올 때 고생은 모두 잊어버렸다.

 

젊은 청년들이 막내 손자를 목마를 태워주고 구아바 과일도 따서 주었다.  갑자기 여자 어린이 또래들이 다같이 모이더니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였다.  참 아이들끼리는 말은 안 통해도 눈치와 행동으로 서로를 알아차리고 있었다.  

 

동네 남자아이들이 언제 모여 들었는지 가는 길에 손자들과 한 판 축구를 붙게 되었다.   그런 후에 덜커덩 거리는 차를 타고 출발해 얼마 안가서 손주들은 골아 떨어졌다.

 

제자교회는 밖에 건물이 없으니 손주들이 교회에 왔는데 왜 교회가 없느냐고 자꾸 물었다. 주중에 모이는 교회라 성도가 많지 않으면 집안에서, 많으면 밖에서 모이는 가정교회였다.

선교팀이 갔을 때는 밖에서 예배를 볼 수 밖에 없었다. 주중보다 많은 성도가 모였기 때문이다.

 

7일째 금요일(Viernes)사역

 

오늘은 아침부터 내일 토론토로 떠나기 위해 짐을 챙겨야만 했다. 선물을 다 나누어 주어서  챙길 짐은 별로 없지만  새벽 3시에 일어나서 차를 타야 하기에 빨리 짐 정리를 해야만 했다.

 

챙기는 중에 제자교회에 줄 남자 T 셔츠가 나왔다. 그리고 시구아 교회의 이벨리 라는 아픈  성도에게 자전거 타이어를 사주기로 했던 작년에 오신 전도사님을 찾기에,  이 성도가 일년을 더 기다리게 할 수는 없어서 우리 교회가  구제헌금으로 주기로 결정하였다.

 

마침 코스타 모리나에 근무하는 엘로이 성도가 안수집사님이 빌린 자전거를 가지러  온다고 해서 그 시간을 잘 맞추어 제자교회에 보낼 남자 T 셔츠는 전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시구아교회의 성도에게 어떻게 전해 줄까 고심하게 되었다. 이곳은 시골이라 교통수단이 없고 전화가 잘 안되어서 전해 줄 방법을 모색해야 했다.

 

물건들을 들고 가정교회까지 30분 걸어서 가서 전달하면, 가정교회 성도들이 주일 시구아 교회에 출석하기 때문에 가능한데 거기까지 갈 힘이 없었다. 더위에 30분을 걷는다면 완전히 지쳐서 돌아올 것만  같았다 .

 

그런데 마침 아이디어가 생각났다.  남은 햇반, 학용품, 악세서리 , 여자 옷들을 전달하려면 호텔 입구에 있는 시큐리티로 가정교회 성도들이 오도록 연락하면 될 것 같았다.  

 

가정교회를 방문했을 때 성도들의 전화번호를 적어 놓았던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적어 놓은 사람들을 차례로 전화를 돌리는데 응답이 없었다. 한참 후에야 한 사람, 쟈카린이라는 분이 전화를 받는다.

 

할렐루야!  하나님께서 준비해 간 것을 이렇게 전달하게 해 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몇 시간 동안 어떻게 해야 하나하고 모두 고심했었는데.

 

코스타 모레나 식당 지배인과 여러 사람이 현지에 볼펜이 필요하다고 하여 이번에는 미리 준비한  뉴에덴교회 /영성센터에서 만든 것을 목사님, 사모님, 교회 직분자들에게 나누어 줄 수 있었다.

 

카렌다를 해마다 선교갈 때 충분히 준비해 갔었는데 올해는 20부만 가져가게 되었다.

 

준비를 잘한다고 해도 선교 갈 때가 되면 부족한 것들이 나온다. 무게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먼저 선교를 시작한 친구 권사님 부부의 조언을 많이 듣고 준비했기 때문에 그런대로 잘 이루어졌음에 감사하다.

 

선교를 다녀오자 마자 친구 권사님은 내년이 기대된다면서 미리 준비를 한다고 전해 왔다. 나도 스페인어로 된 카렌다와 성도들에게 필요한 것들을 지금부터 잘 준비하여야겠다.

 

설교, 찬양, 기도, 어린이를 위한 프로그램과 한국, 캐나다를 알리는 문화사역도 조금 더 폭넓게 준비하고 싶다.

 

전교인 점심 식사준비와 의료사역, 치유사역도 확대해 나가야겠다. 그렇게 하려면 그곳에 무엇보다 교통시설이 원활해져야 한다. 그래야 선교팀 인원도 더 많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내년에는 좀 더 흡족한 선교가 되도록 지금부터  기도하며 준비 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긴다.

 

 

8일째 토요일 (Sabado) 귀국과 내년을 위한 기도

 

새벽 3시에 일어나서 호텔에서 준비한 차를 타고 4시간 이상 공항으로 가야 했다. 어둠이 깔린 호텔로비에 손주들이 제시간에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참 기특하기도 하다

짜증도 내지 않고 자신들의 물건들을 잘 챙겨서 배낭를 메고 차에 오른다.

 

호텔에서 준비한 샌드위치를 나누어 주었는데 이른 새벽인데도 둘째는 2개나 잘도 먹었다. 공항에 도착하여  준비해 간 전기포트로 물을 끓여서 컵 라면을 모두 하나씩 먹고 비행기를  탔다.

 

비행기에서 또 배가 고파서 피자를 시켰는데 ‘고래 심줄’보다 더 질긴 피자였다. 그래도 손주들은  불평하지 않고 잘 먹어 주었다.

 

손주들에게 내년에는 완전히 스페인어로 찬양을 더 잘 하도록 하라고 했더니 그렇게 하겠다고 대답하여 나의 마음을 기쁘게 해 주었다. 

 

이제부터 시구아 교회를 재건축 해 주어야 하는 숙제가 생겼다. 교회는 지붕도 야자수로 조금 덮어 놓았기 때문에 너무 더워서 예배를 드리기가 어려울 정도다. 시구아 교회 주변 마을에  있는 주민들이 약 500명이 있다고 했다.  그래서  전도하려면 지금 있는 상태로는 더 들어갈 수가 없기 때문에 재건축이 필요한 것이다.

 

우리가 계획을 할지라도 그 걸음을 인도하시는 하나님을 믿고, 이루어 주시리라는 확신을 가지고 기도하며 나아가게 된다. 아멘!  

                                                                 < 김연화 목사 : 뉴에덴교회/ 뉴에덴 영성센터 >

 

6월20일-21일, 1박 2일간 소망기도원에서

 

토론토 빌라델비아장로교회(담임 김치길 목사) 성도들은 6월20일(금)~21일(토) 1박2일간 소망기도원(800 Winchester Rd. W.)에서 전교인 수양회를 열고 은혜를 나눴다.

 

수양회 참가성도들은 20일 오후 4시 교회를 출발, 기도원에 도착해 푸짐한 바비큐 식사를 한 후 유지대 목사가 인도한 예배를 드렸다. 예배는 권오수 장로가 기도하고 김치길 담임목사가 말씀을 전했다. 이어 성도들은 조은채 목사가 진행한 세미나를 가진 뒤 캠프파이어를 겸해 뜨거운 합심기도회를 가졌다. 첫날 일정을 통해 성도들은 아름다운 교제를 나누며 하나님의 만져주심과 사랑을 경험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틀째 아침 7시에 일어난 참가 성도들은 아침운동과 아침식사를 하고 유지대 목사가 ‘사랑에 관하여’라는 주제로 진행한 세미나와 성경퀴즈 시간을 가졌으며, 박요한 전도사가 진행한 체육게임을 즐기면서 친목을 다졌다.

 

바비큐 점심에 이어 성도들은 김치길 목사가 전한 폐회예배를 통해 은혜를 나눈 후 시상식을 갖고 일정을 마쳤다. 참가 교인들은 이번 수양회에서 하나 된 공동체로 더욱 든든히 세워지는 교회와 성도들이 되기를 간구하는 기회가 됐다면서 모처럼 하나님의 임재와 성령님의 동행하심을 느낄수 있었던 수양회였다고 입을 모았다. < 문의: 416-444-1716 >

 

공안검사라는 특권층, 그 견고한 부의 대물림

● COREA 2025. 6. 22. 14:24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주진우 논란'으로 예전 공안검사 천하 환기

과거뿐 아닌 현재에까지 권력과 금력 이어져
한국사회 진정한 '공안' 해치는 현실 드러내

 

최근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 부자의 재산이 70억 원에 달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한민국 현대사의 어두운 단면인 '공안 검사'들의 그림자가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이를 단순히 한 국회의원의 재산 문제로만 볼 수 없는 것은 먼저 ‘공안검사 천하’라는 과거를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다. 나아가 과거로 끝나지 않고 공안검사로서의 이력이 권력과 금력의 기반이 돼 지금에까지 이어지고 있는 현실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과거 권위주의 시절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며 '정권 안보'를 명분 삼아 국민의 인권을 유린하고 사법 정의를 훼손했던 이들의 특권과 불투명한 재산 형성 과정, 그리고 그 영향이 오늘날까지 어떻게 이어지고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주진우 논란’은 과거 군사정권 시절 '공안 검사'들이 누렸던 막강한 권력과, 그들이 정권의 안보 논리를 앞세워 개인의 인권을 탄압하고 사법 정의를 훼손했던 어두운 역사를 상기시킨다. 주로 국가 보안, 노동, 선거 등과 관련된 사건을 담당하는 부서인 '공안부'는 박정희와 전두환 정권 시절 정권을 떠받치는 역할을 했다. ‘공안검사'들은 핵심 요직으로 인정받았고, 이 부서에서 활약한 검사들은 고위 공직으로 진출하며 승승장구하는 경우가 많았다.

 

주진우 의원의 부친인 주대경 전 검사는 1986년 '민교투 사건' 당시 공안 검사로서 교사들을 간첩으로 몰았던 악질적인 조작 수사에 깊이 연루되었다. 전두환 정권 시절, 교사들의 모임을 이적단체로 둔갑시켜 수많은 교사를 억울하게 옥살이시켰던 이 사건은 2023년 재심에서야 비로소 무죄 판결이 내려지며 그 실체가 드러났다. 당시 피해자들은 경찰의 잔혹한 고문과 검찰의 협박 속에서 허위 자백을 강요당했으며, 주대경 검사가 이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증언한다. 피해자들은 그에게 공개적인 사과를 요구하고 있지만, 그는 아직까지 아무런 응답도 없는 상황이다.

 

'정권의 충견'이라는 오명을 자청하며 인권을 짓밟는 데 앞장섰던 공안 검사의 어두운 이력이 아들인 주진우 의원에게는 전혀 굴레가 되고 있지 않는 듯하다. 그보다는 그가 1999년 사법시험 합격 후 검사 생활을 시작해 화려한 경력을 쌓는 동안에 든든한 배경이 돼 줬던 듯하다. 2대에 걸친 권력과 돈의 승계는 주진우 의원의 어린 아들이 상당한 예금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과 함께 3대째의 대물림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점을 드러내고 있다.  

 

주진우 의원의 아버지가 공안검사로 활약할 당시 검찰 내 공안부는 최고의 요직으로 꼽혔다. 이곳에서 두각을 나타낸 검사들은 대검 공안부장, 서울지검 공안부장 등을 거쳐 검찰총장, 법무부 장관 등 고위 공직으로 초고속 승진하며 승승장구했다. '공안검사 천하'라는 말이 결코 과장이 아닐 정도로 그들의 위세는 등등했다. 주로 정권 유지와 직결된 사건을 담당하며 정권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신직수 중앙정보부장이 25일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 사건의 수사상황을 중간발표하고 있다. 1974.4.25 연합 DB

 

'공안검사 천하'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들이 있다. 바로 박정희 정권의 핵심 실세였던 신직수 전 중앙정보부장과 그의 후견을 받은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다.

 

신직수는 박정희 정권 하에서 중앙정보부장, 법무부 장관 등을 역임하며 유신헌법 제정에도 깊이 관여한 인물이다. '대원군'에 비견될 만큼 막강한 권력을 휘둘렀던 이다. 그가 검찰총장, 법무부 장관, 중앙정보부장으로 재직하던 시기 '동백림 사건', '인민혁명당 사건', '민청학련 사건' 등 수많은 간첩 조작 및 인권 유린 사건이 발생했다.

 

그러나 그는 지금껏 단죄되기는커녕 사과 한 번 한 적이 없다. 사과 대신 그는 오히려 손자의 ’성공 신화‘로 사람들의 기억 속에 되살아났다. 그의 손자로서 티켓몬스터 창업자로 잘 알려진 신현성 씨 얘기다. 거액의 돈을 거머쥔 이 청년 사업가의 성공에 조부의 배경과 후광이 전혀 작용하지 않았다고 보기는 힘들 것이다.

 

신 씨는 2018년 블록체인 기반 결제 회사인 '테라폼랩스'를 공동 창업하며 암호화폐 시장에도 진출했으나 2022년 '테라·루나 코인 사태'가 발생해 가상자산 시장 투자자들에게 큰 피해를 주었다. 그럼에도 그는 구속을 면하고 불구속 기소됐는데, 그의 '화려한 가족 배경'이 영향을 미쳤다는 공정성 논란이 일기도 했다.

 

김기춘 전 비서실장 역시 '공안 검사' 출신으로, 박정희와 신직수의 후견 아래 성장했다. 이후 검찰총장, 법무부 장관을 거쳐 박근혜 정부에서 비서실장까지 지내며 막강한 권력을 누렸다. 그의 재산 형성 과정 또한 투명성에 대한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공직 생활을 통해 막대한 부를 축적했다는 비판과 함께, 권력을 이용한 특혜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주진우 의원 부자의 재산 논란은 단지 '과거'의 일을 들춰내는 것이 아니다. 권위주의 시절 '공안 검사'들이 누렸던 특권과 불투명한 재산 형성 과정이 오늘날까지 이어져 우리 사회 곳곳에 깊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한 단면인 것이다. 특권층의 부와 권력 대물림이 어떤 식으로 이뤄지고 있는지를 새삼 확인시켜 주는 것이다. '공공의 안전과 안녕'으로서의 진정한 '공안'을 해치는 것이 무엇인지를, 또한 과거가 아닌 현재의 문제로서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 민들레 이명재 기자 >

 

'문익환 무기징역' 부친 주대경, '70억 재산' 아들 주진우

권위주의 정권 등에 업고 권력·돈 대물림

미성년 손자도 7억 예금…조부 증여 주장
재산 2억 김민석에 도덕성 시비 아이러니

언론 뒤틀린 공감구조…진보에 유독 맹공

 

한국 사회에는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계급의 기억'이 있다. 단지 돈이 많은가 적은가, 지금 권력이 있는가 없는가의 문제가 아니다. 그 기억은 누가 어떻게 성공했는가, 그 성공은 누구의 희생을 딛고 이루어졌는가를 되묻는다.

 

최근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의 언행과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검증이 겹치며, 1989년의 법정 풍경이 떠오른다. 문익환 목사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던 검사 주대경. 그리고 그 아들, 지금의 국민의힘 국회의원 주진우.

 

김민석은 386 운동권 출신으로, 독재정권과 싸운 청춘에서 출발해 지금 총리 후보에 올랐다. 국민의힘은 후보 검증을 내세워 그를 줄곧 도덕성 문제로 두들기며, "왜 그렇게 많은 재산을 모았느냐"고 따져 묻는다. 이를 주도하고 있는 인물은 주진우 의원이다.

 

아이러니하다. 권위주의정권에 기생하며 부와 권력을 대물림한 집안은 조용히 존경받고, 사회정의를 부르짖고 저항으로 시작한 인물은 끝없이 도덕적 심판대에 오른다.

 

한신대 신학대학원 교정에서 각계인사 2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엄수된 故 문익환 목사의 장례식. 1994.1.22. 연합 자료사진

 

'문익환에게 무기징역', 주대경의 구형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문익환 목사는 평화통일을 말하다가 감옥에 갔다. 그는 1989년 평양을 방문하고 귀국하자마자 체포됐고, 당시 서울지검 공안부의 주대경 검사는 그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이는 노태우 권위주의 정권의 뜻이었고, 그 집행자는 검찰이었다. 문익환은 감옥에 갔지만, 그의 이상은 더 넓게 퍼져갔다. 민주주의와 평화통일, 양심과 신념으로 상징되는 그 이름은 이 땅의 도덕적 나침반이었다.

 

그러나 그를 법정에 세운 주대경의 가문은 어떻게 되었는가? 그의 아들 주진우는 검사를 거쳐 지금 국회의원이 되어 검찰개혁을 반대하고, 국가보안법 폐지를 가로막으며, '법과 원칙'을 이야기한다.

 

이쯤 되면 묻게 된다. 누가 역사의 죄인이고, 누가 이 나라의 승자인가?

 

재산으로도 증명되는 '대한민국의 구조'

 

주진우 의원의 신고 재산은 2025년 기준 70억 원이 넘는다. 본인과 배우자의 부동산만 해도 40억 원을 웃돈다. 가족 전체를 합친 예금과 주식 등은 32억 원이고 채무는 2억 원 수준이다. 2005년생인 그의 아들도 약 7억 4000만 원의 예금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조부 주대경에게서 증여받은 것이라고 한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는 2025년 6월 10일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요청안에서 재산을 약 2억 1500만 원으로 신고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지난 5년간 김 후보자의 수입은 국회의원 세비 등 5억 원 수준인데, 지출이 최소 13억 원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출판기념회·경조사 금품 등 최소 6억 원 이상의 현금 수입이 신고에 누락됐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추가 설명을 요구하고 있다.

 

국무총리 인사청문특위 위원인 국민의힘 주진우 위원(오른쪽 두번째)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의 재산 의혹과 관련, 자금 출처를 밝힌 자료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 2025.6.18. 연합
 

자기 눈에 들보는 못보는 주진우, 똥묻은 개가 겨묻은 개를 나무란다

 

주진우 의원은 검사출신으로, 고위공직과 법조인 경력을 가진 집안에서 자랐다. 그의 부친 주대경 검사는 전두환-노태우 정권시절 고위 검찰 간부였다. 그 결과 주진우 집안은 법조·관료 인맥을 통해 사회적으로 유리한 지위를 누려왔다. 주진우 의원은 이후 민간 대형 로펌을 거쳐 정치권에 진입했고, 부동산과 금융자산을 빛의 속도로 불렸다.

 

김민석 후보자는 운동권 출신으로 20대 시절부터 민주화운동에 투신했으며, 서울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뒤 정치에 입문했다. 중간에 낙선과 이탈, 복귀를 반복하면서 재산 형성과정이 한때 논란이 되기도 했지만, 이른바 '금수저'는 아니었다.

 

언론은 그의 재산 증가에 대해서 집중 조명했지만, 정작 검찰 엘리트 출신 국회의원들의 자산 형성과정은 별로 묻지 않는다. 그 이유는 분명하다. 한국 사회는 사회정의와 저항에서 출발한 자의 성공에는 유독 인색하다. 반면 권위주의 정권체제에 '개처럼' 충실했던 자의 승리는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인다. 언론의 비뚤어진 공감구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아직도 '친일-반일', '가해자-피해자'의 구조를 닮아 있다

 

이 풍경은 해방 이후 반복되어온 장면이다. 친일파는 청산되지 않았고, 군사독재정권에 복무한 검사와 관료들은 출세가도를 달렸다. 반면, 독립운동가의 후손은 감시와 의심의 대상이 되었고, 민주화운동가의 자녀는 '좌파' 딱지를 피하지 못했다. 가해자 집안은 대를 이어 판검사가 되고 국회의원이 되었다. 하지만 피해자 집안은 대를 이어 오히려 사회의 가장자리에서 살아남아야 했다.

 

주진우 의원은 이 불편한 계보의 가장 상징적인 인물 중 하나다. 권위주의 정권기 검찰 엘리트 아버지를 두었고, 법조인 출신으로서 손쉽게 정치로 진입했다. 그러나 그 정치적 입장은, 아이러니하게도, 문익환 목사가 싸웠던 바로 그 독재권력의 입장에 가깝다.

 

대를 이어 살아남은 자들과, 대를 이어 침묵당한 자들

 

우리는 늘 '개인의 노력'을 말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현실이 있다. 어떤 집안은 "독재 권력에 말 잘 듣고 개처럼 충성한 대가"로 권력과 부를 이어받았고, 어떤 집안은 "양심을 따르고 사회정의를 위해 싸운 대가"로 평생 불이익과 감시를 물려받았다.

 

주진우 의원과 김민석 후보자의 길은, 단순히 '보수 대 진보'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대물림된 권력과, 대물림된 고통이 오늘의 정치와 재산, 사회적 위치에 어떻게 반영되었는가를 보여주는 증거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탄핵소추안 국회 표결일인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주최로 열린 촛불집회에 수많은 시민이 모여 있다. 2024.12.14. 연합
 

지금 우리가 묻지 않으면,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

 

왜 문익환 목사의 후손은 정계에서 찾기 어려운가? 왜 그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한 검사집안은 지금도 권력의 중심에 있는가? 왜 주진우 의원은 아무런 역사적 사과도 없이 이른바 보수정치의 얼굴이 되었는가? 왜 김민석 같은 운동권 출신은 유독 엄격한 '도덕성의 잣대'로 심판받는가?

 

이 모든 질문은 한국사회가 무엇을 기억하고, 무엇을 잊었는가와 연결된다. 기억은 권력이다. 우리가 어떤 이름을 기억하고, 어떤 판결을 잊는지에 따라 현재와 미래의 정의는 결정된다.

 

문익환은 역사의 죄인이 아니다. 하지만 주대경은 권위주의정권 시절 전두환과 노태우를 등에 업고 마치 자신이 국가처럼 행동했다. 하지만 국가, 특별히 권위주의 정권이 언제나 정의는 아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제야  이토록 늦게나마, 그 잃어버린 사회정의를 반드시 회복해야만 한다. 그래서 가해자가 아니라 피해자가 당당하게 큰소리 치는 세상을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   < 김성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