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아세안(ASEAN) 의장국 말레이시아와 협력 강화

가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의장국은 한국

 
 
                       이재명 대통령.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첫 통화를 갖고 올해 타결 예정인 ‘한-말레이 자유무역협정’(FTA) 등에서 상호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이 오늘 오전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와 전화 통화를 가졌다”며 “이 대통령과 안와르 총리는 서로 양국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 발전을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을 기대한다고 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 대통령은 말레이시아와의 수교 65주년을 축하하면서 “반세기 이상 구축해 온 신뢰와 우정을 바탕으로 안와르 총리와 협력해 양국의 우호 협력 관계를 더욱 굳건히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고 강 대변인이 전했다.

 

두 정상은 올해 한-말레이시아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을 포함해 무역, 투자, 인프라, 디지털 전환, 녹색 성장, 방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이 확대되도록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 한국과 말레이시아는 지난해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하고 에프티에이 협상을 진행해왔다.

 

강 대변인은 “양 정상은 올해 아세안(ASEAN) 의장국인 말레이시아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의장국인 한국이 한-아세안 관계 발전은 물론 역내 및 글로벌 도전 과제 대응을 위해 국제사회의 공조 강화에도 함께 기여해 나가자고 했다”고 밝혔다.  < 엄지원 기자 >

 

이 대통령 지지율 59.3%…민주 48.4%, 국힘 31.4% [리얼미터]

 
 
이재명 대통령이 22일 한남동 관저에서 열린 여야 지도부와의 오찬에서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둘째주 국정수행 긍정 평가가 60%에 육박하는 것으로 23일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6∼20일 전국 18살 이상 유권자 2514명을 대상으로 무선(100%)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한 국정 수행 전망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0%포인트) 결과, 이 대통령의 취임 둘째주 국정수행 지지도에 대해 응답자 59.3%가 ‘잘함’이라고 응답했고, 33.5%가 ‘잘못함’이라고 답했다. 긍정 평가는 지난주보다 0.7%포인트 상승했고, 부정 평가는 0.7%포인트 하락했다.

 

향후 5년간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전망 조사에서는 ‘잘할 것’이란 응답이 60.4%였고, ‘잘 하지 못할 것’이란 응답은 34.3%였다. 긍정 전망은 지난주에 견줘 1%포인트 오른 반면, 부정 전망은 0.6%포인트 내렸다.

 

지난 19∼20일 전국 18살 이상 유권자 1008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정당 지지도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48.4%, 국민의힘이 31.4%였다. 민주당은 지난주보다 1.5%포인트 하락했고, 국민의힘은 1%포인트 상승해 양당 격차는 17%포인트였다. 뒤이어 개혁신당 4.9%, 조국혁신당 2.9%, 진보당 1.6% 등 차례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을 참조하면 된다.  < 장나래 기자 >

대선 전 국립문화공간재단 대표에 우상일 임명
조윤선에 ‘문화계 블랙리스트 보고’ 징계받아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난해 12월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정부 대변인 자격으로 ‘국민께 드리는 당부 말씀’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대통령 선거 직전에 ‘블랙리스트 사태’로 징계를 받은 전직 문체부 관료를 문체부 산하 법인 대표로 임명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문체부는 지난 5월9일 국립문화예술시설을 운영·관리할 국립문화공간재단 초대 대표에 우상일(65) 전 문체부 예술국장을 임명했다. 우 대표는 박근혜 정부 시절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관여한 사실이 드러나 징계까지 받은 인물이다. 이와 관련해 문체부 시각예술디자인과 관계자는 23일 “지난해 12월 문체부 소관 재단법인으로 만든 국립문화공간재단은 문체부 장관이 대표를 임명하도록 정관에 명시돼 있다”며 “정관 절차에 따라 정상적으로 절차를 밟은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문화공간재단은 서울 마포구 당인리 화력발전소를 리모델링해 내년 중순 개관하는 당인리문화창작발전소 등 앞으로 신설될 국립문화예술시설을 전문적으로 운영하는 기관이다. 문체부 예술국장과 예술의전당, 국립극장, 국립현대미술관, 예술경영지원센터 대표 등 5명이 이사진으로 참여하는 문체부 직속 기관이다. 문화예술계에선 유 장관이 대선이 불과 1개월도 남지 않은 민감한 시기에 산하 법인 대표를 임명한 것 자체가 ‘알박기 인사’란 지적이 나온다.

국정농단 땐 “여·야 싸움으로 몰고 가야” 국회 모독

우상일 전 문화체육관광부 체육국장이 2014년 국회에서 국정농단 의혹을 둘러싼 여야 공방 도중에 김종 제2차관에게 ‘여·야 싸움으로 몰고 가야’라고 적은 메모를 전달했다가 들통나 입길에 올랐다. 연합
 

특히 우 대표는 2017년 예술국장 시절 당시 조윤선 문체부 장관에게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가 있다’고 보고한 당사자다. 조 전 장관이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지원을 배제할 문화·예술인 명단을 적은) 표를 직원이 만들었다는 말을 들었고, 우상일 예술국장으로부터 (리스트가 있다는) 확정적 보고를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우 대표는 앞서 2014년 체육국장 시절에도 국정농단 의혹을 둘러싼 여야의 국회 공방 와중에 김종 문체부 제2차관에게 “여·야 싸움으로 몰고 가야”라는 메모를 전달해 입길에 오르기도 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얼마 전에야 사무실을 구하고 직원 채용을 진행 중인 상태라 국립문화공간재단 출범을 책임질 상임대표 임명을 서두를 수밖에 없었다”며 “우 대표가 문체부 공간문화과장과 예술국장으로 재직하는 등 전문성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 당인리 화력발전소를 리모델링해 내년 중순 개관하는 당인리문화창작발전소 조감도. 국립문화공간재단 누리집 갈무리

 

우 대표는 문체부 퇴직 이후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인 2022년 한국관광공사가 대주주인 그랜드코리아레저(GKL) 경영본부장에 내정됐다가 야당의 비판과 노조의 반발 등으로 사퇴했다.

당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국정농단 핵심 인사이자 국회 모독의 당사자를 중요 직책에 임명한다면 이는 현 정부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활동을 정당화하는 것이고 국회 모독을 묵인하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우 대표는 2023년 보수 성향 문화예술단체 ‘문화자유행동’ 창립 당시 사무총장도 맡았다. 이 단체는 창립 직후 다른 보수 성향 단체들과 함께 유인촌 문체부 장관 후보자 지지 성명을 발표했다.  < 임석규 기자 > 

 

법무장관의 ‘TK·공안 알박기’…“정권 바뀌면 ‘한동수 감찰부장’ 되라는 것”

박성재 장관의 대검 감찰부장·법무부 감찰관 임명 강행 이유

 
 
박성재 법무부 장관(왼쪽)과 고기동 행정안전부 장관 직무대행이 1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제21대 대통령선거 관련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
 

더불어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가 19일 이주호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에게 모든 정부 부처에 인사 동결을 지시하라고 요구했다. 2주 뒤면 새 정부가 출범하는 상황에서 의도가 의심되는 ‘알박기’ 인사가 연이어 이뤄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박성재 법무부 장관이 강행한 감찰 담당 검사장급 임명에 이주호 권한대행이 도장을 찍어준 것을 최악의 알박기로 보고 있다. 윤석열 정권 검찰의 잘못을 감찰해야 할 핵심 보직에 티케이(TK) 출신 공안통 현직 검사들을 승진 임명했기 때문이다. 임기 2년이 보장되는 상황에서 사사건건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박찬대 민주당 상임총괄선대위원장은 이날 대통령실 파견 공무원들에 대한 인사 혜택 제보가 있다며 “12·3 내란 비밀을 아는 공무원들에 대한 명백한 보은성 인사, 알박기 인사, 입틀막 인사”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행안부, 문체부, 산자부 등 전 부처 인사가 전방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섣부른 인사는 차기 정부와 국민에게 짐만 될 뿐이다. 이주호 권한대행에게 인사 동결 지시를 강력히 요구한다”고 했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에서는 특히 지난 16일 단행된 법무부 감찰관·대검찰청 감찰부장 임명을 문제 삼는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 법무부 감찰관에게는 12·3 비상계엄 당시 법무부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감찰하는 역할이 주어질 가능성이 크다. 대검 감찰부장에게는 윤석열 정부 때 김건희씨 봐주기 의혹 등 수사 전반에 대한 감찰 임무가 주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법무부 감찰관은 12·3 비상계엄 선포 직후 박성재 장관이 주재한 계엄 회의에 반발해 류혁 감찰관이 사직한 뒤 공석이었다. 대검 감찰부장은 지난해 11월 이성희 감찰부장 임기 만료 뒤 후임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였다.

 

두 자리는 감찰 독립성 강화를 위해 그간 외부인사를 적극 기용해 왔다. 그러나 탄핵소추로 직무가 정지됐던 박성재 장관은 지난달 10일 복귀한 직후 “중요한 자리여서 오래 비워둘 수 없다”며 감찰관·감찰부장 공개모집 공고를 냈다. 정권 교체기라는 점에서 정치적 논란이 커졌다. 결국 ‘외부 지원자가 없다’는 이유로 현직 검사를 검사장급 자리에 승진 인사 형식으로 임명했다. 6·3 대선을 불과 18일 남겨둔 시점이었다.

 

법무부 감찰관에는 김도완(53·사법연수원 31기) 수원지검 안산지청장, 대검 감찰부장에는 김성동(54·31기) 광주지검 순천지청장이 임명됐다. 

김도완 감찰관은 대구 오성고·서울대 정치학과, 김성동 감찰부장은 경북 경산고·고려대 법대를 나왔다. 두 사람 모두 검찰 내에서 공안검사로 분류된다. 검찰 사정에 밝은 한 부장검사는 “정권 교체가 임박한 상황에서 박성재 장관이 티케이 출신에 공안들을 임명한 이유가 무엇이겠냐. 조직 내부에서는 비상계엄과 내란에 대한 이념적 시각을 공유하는 사람을 물색 하다가 티케이·공안 출신을 찍었다는 말이 나온다. 특수 쪽은 한동훈계가 많다. 장관 입장에선 믿을 사람이 그만큼 없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박 장관은 대구고·고려대 법대를 나왔다.

 

이재명 민주당 대통령 후보 당선이 유력한 상황에서,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 검찰 수사의 불법·위법성을 들춰내 검찰개혁 발판으로 삼으려 한다. 이 때문에 수사와 사건 처리의 적정성 등에 대한 사무감사를 맡는 대검 감찰부장 자리가 특히 중요하다. 검찰 내부에서는 대선 이후에도 심우정 검찰총장이 물러나지 않고 내년 9월까지 임기를 채우려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여기에 대검 감찰부장까지 ‘윤석열 검찰’을 겨냥한 감찰 등에 절차적 문제 등을 거론하고 나서면 감당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온다. 심 총장이 임기 전 사퇴하고 새 검찰총장이 임명될 경우에도 ‘알박기 견제’가 가능한 “다목적 포석”이라는 설명이다.

 

검찰 고위직 출신 법조인은 “박성재 장관이 무리하게 티케이·공안 출신을 대검 감찰부장에 임명한 것은 앞으로 ‘한동수 감찰부장’ 역할을 하라는 메시지를 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동수 전 감찰부장은 판사 출신으로 윤석열 검찰총장 시절 조국 당신 법무부 장관 제청으로 대검 감찰부장에 임명됐다. 검언유착 의혹(한동훈), 판사사찰·고발사주 의혹(윤석열) 감찰을 하며 검찰 수뇌부와 충돌했다.

 

감찰이 집중될 서울중앙지검의 이창수 검사장이 사법연수원 30기라는 점에서, 그보다 후배인 현직 검사를 대검 감찰부장에 임명한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검찰 관계자는 “끼리끼리 감찰하고 봐준다는 비판 때문에 기수가 높은 외부인사를 감찰직에 임명해 온 것”이라고 했다.

 

사법연수원 기수마다 보통 10여명 안팎이 검사장을 단다. 사법연수원 31기는 문재인 전 대통령을 기소한 박영진 전주지검장 등 이미 11명이 검사장을 달았다. 여기에 김성동·김도완 두 사람이 추가로 검사장에 임명된 것이다. 검찰 내부에서는 두 사람이 ‘승진 막차’를 탄 것은 아니더라도, 대선 이후에는 검사장 승진을 기대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본다.

 

이주호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을 접견하기 위해 의장실로 이동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주호 권한대행이 차관급인 감찰관·감찰부장 승진 인사를 한 것도 ‘권한대행이 해서는 안 될 인사’였다는 비판이 나온다. 내란 사태에 따른 정권 교체를 앞두고 주요 부처 고위직 인사가 묶여 있는 상황에서 법무·검찰만 정치적 논란이 큰 차관급 승진 인사를 허용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것이다.

최근 이 권한대행은 채널에이(A) 기자 강요미수 의혹 사건을 수사하면서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과 대립한 이정현 법무연수원 연수위원(검사장)의 정직 1개월 징계를 법무부 의결 보름여 만에 재가했다. 검찰 고위직 출신 법조인은 “다른 검사장 보직과 달리 임기 2년이 정해진 차관급 승진 인사라는 점에서 차기 대통령이 해야할 인사였다. 박성재 장관의 의도를 이주호 권한대행이 받아준 셈”이라고 비판했다. < 김남일 기자 >

 

뉴욕 ‘최고 경계’ 태세... 미 국토안보부는 22일 경보를 발령

지난 19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시에서 9·11 사태 이후 새로 지어진 원 월드 트레이드 센터와 맨해튼 스카이라인 주변으로 구름이 몰려들고 있다. 사진 UPI 연합

 

미국의 이란 핵시설 타격으로 미국 안팎에서 미국인을 대상으로 한 테러 위협이 고조되고 있다. 9·11 사태를 경험한 뉴욕이 최고 경계 상태에 들어가는 등 ‘9·11 악몽’의 그림자가 다시 미국에 드리우고 있다.

 

미국 국토안보부는 22일 성명을 내 “현재 진행 중인 이란 갈등이 미국을 둘러싼 위협을 증가시켰다”며 경보를 발령했다. 먼저 국토안보부는 친이란 또는 이란 정부와 연계된 해커들의 미국 네트워크에 대한 저강도 사이버 공격 위협을 경고했다. 또한 이란이 2020년 미국의 공습으로 사망한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사령관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물으려, 미국 정부 인사들을 목표로 한 보복을 오랫동안 추구해왔다고 주지시켰다.

 

미 국토안보부는 미국 국내 테러의 위협도 경고했다. 이란 지도층의 ‘미국 내 대상을 목표로 보복하라’는 종교적 메시지에, 미국 내에 존재하는 극단주의자들이 독자 행동을 감행할 수 있단 것이다. 지난 13일(현지시각) 이란-이스라엘 갈등이 시작된 이후 하마스와 레바논 헤즈볼라, 후티 반군, 팔레스타인 인민 해방 전선 등이 중동에 있는 미국의 자산과 국민에 대한 보복을 선언했다는 점도 주지시켰다.

 

이런 가운데 2001년 9·11 테러를 겪었던 뉴욕은 ‘최고 경계 상태’에 들어갔다. 뉴욕주는 고위급 공공 안전 회의를 소집하고, 주경찰과 대테러·사이버보안 전문가들과 대책을 논의했다.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는 22일 성명을 내 “모든 주정부 기관과 공공서비스 사업체, 기타 핵심 인프라 시설들은 고도의 경계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며 “교통청과 항만청은 경찰과 협력해 대테러 보호 조처를 가동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로선 구체적이거나 신뢰할 만한 위협 정보는 없다”면서도 “뉴욕이 세계적으로 상징하는 바가 있기 때문에, 우린 상황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대이란 전쟁’과 이민자 단속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22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미 해병대가 지키는 연방 건물 주변에서 팻말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사진 AFP 연합
 

중동 지역에 체류 중인 미국인에도 속속 대피·대비 지시가 내려오고 있다. 이날 에이피(AP) 통신과 워싱턴포스트 보도를 보면, 미국 국무부는 레바논 베이루트 주재 미국 대사관의 비필수 인력과 가족에게 레바논을 떠나라고 지시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미국 공관에서는 지역 내 군사시설에 대한 필수적이지 않은 방문을 제한하라는 권고가 내려졌다. 튀르키예에서도 미국인들을 상대로 ‘눈에 띄지 않게 행동하고 미국 영사관이나 나토 공군 기지로 개인적인 이동을 피하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이라크에서도 바그다드의 미국 대사관과 에르빌의 미국 영사관 내 비필수 인력 대피가 계속되고 있다. 이스라엘과 이란에 체류하는 미국인들도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속속 출국하고 있다. 이들의 대피는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직전부터 시작됐다.

 

미국 정부는 이들이 유럽 등지로 대피할 수 있도록 항공편을 갑절로 늘렸다. 미국 시민 1천여명을 태운 크루즈선도 이스라엘을 떠나 사이프러스에 당도했다.

 

에이피 통신은 21일 기준으로 이스라엘에 체류하는 미국인 7900여명이 출국 지원을 문의했으며, 이란에서는 체류 미국인 1천여명이 출국 지원을 받으려 하고 있다고 국무부 자료를 인용해 전했다. 이스라엘에는 미국 국적자가 70만명 정도 체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상당수가 이중 국적자이며, 이란 내 미국인은 수천명 규모다.  < 김지훈 기자 >

 

주요 항공사들, 두바이 · 도하 항공편도 취소

 

이스라엘-이란 전쟁 이후 항공편 하루 3천편 취소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22일 새벽(현지시간) 미군이 이란 핵시설 3곳을 직접 타격한 직후 아랍에미리트(UAE)의 두바이나 카타르의 도하 등 위험지역 인근으로 향하는 항공편도 추가로 취소되거나 조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3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이후 이미 150개 이상의 항공사가 중동 위험지역을 피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미군의 공습이 이란 측의 보복 공격 가능성을 높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항공기 운항 경로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 자료를 인용, 미군의 이란 핵시설 공격 직후 영국항공(BA)과 싱가포르항공이 두바이행 항공편을 취소했다고 22일 보도했다.

 

21일 오후 9시 53분에 런던 히스로 공항에서 출발한 두바이행 영국항공 항공편은 9시간 후 두바이로 가지 못하고 스위스 취리히에 착륙했다.

 

21일 출발하는 도하행 항공편 역시 취소됐으며, 22일에는 영국항공의 두바이행과 도하행 모든 항공편이 중단됐다.

 

영국항공은 이미 바레인행 항공편을 오는 30일까지 중단했다.

영국항공 측은 "최근의 사건으로 인해 고객과 승무원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항공편 일정을 조정했다"고 밝혔다.

 

싱가포르항공도 22일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상황을 평가한 결과 싱가포르와 두바이 간 항공편 2편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아메리칸항공, 유나이티드항공, 핀에어는 도하 또는 두바이행 항공편을 이미 취소한 상태다.

 

KLM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출발하는 두바이행 항공편을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와 담맘행 항공편을 모두 중단했다.

 

지난 13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면서 이스라엘과 이라크, 요르단 등의 영공이 폐쇄되자 에어프랑스-KLM과 아메리칸 항공, 일본항공 등 전 세계 150여개 항공사는 항공편을 취소하거나 우회하는 등 위험을 피하고 있다.

 

플라이트레이더24에 따르면 13일 이후 중동 지역에서 하루 평균 3천편 이상의 항공편이 취소됐다. 항공사들은 이란, 이라크, 시리아 영공을 피해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집트로 우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군 B-2폭격기 [AP 연합]

 

미국의 이란 공격은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이후 일주일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중동 지역의 갈등을 악화시켰으며, 이란의 대미 보복 가능성을 높였다고 FT는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이번 공격이 유럽 항공사들에 추가적인 도전 과제를 안겨줬다고 분석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으로 인해 아시아로 가는 항공편이 러시아 영공을 피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유럽 대형 항공사의 한 관계자는 "우리는 이미 경로 변경 등 조치를 취해왔지만 이번 상황은 지난주보다 더 심각하다"고 말했다.

 

플라이트레이더24는 그러나 미군의 폭격 이후 중동 지역의 상업용 항공교통에서 추가적인 혼란 징후는 보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 기업은 소셜미디어에서 "지난주 항공 운항 제한 조치가 시행된 이후와 마찬가지로 이 지역 항공교통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전했다.    < 연합 주종국 기자 >

 

트럼프 “핵농축 시설 완벽 제거”…이란 “지상 국한”

이란 핵시설 타격 얼마나

 
 

미국이 이란 포르도 등 핵시설을 전격 공습하면서 이란의 핵 프로그램 역량에 실제 어느 정도의 피해를 줬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란은 유엔 긴급 안전보장이사회를 소집할 것을 요구하는 한편, 핵 프로그램을 결코 중단하지 않겠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22일(이란 현지시각) 미국은 3만파운드(약 13.6톤)급 벙커버스터 폭탄과 스텔스 폭격기를 활용해 포르도, 이스파한, 나탄즈 등지의 핵시설에 대한 타격을 감행했다. B-2 폭격기 7대가 ‘벙커버스터’(GBU-57 MOP) 폭탄 14발을, 미 해군 잠수함이 30대의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보도됐다. 이란 파르스 통신은 “포르도 핵시설에서 폭격 직후 불길이 솟구쳤으며, 현지시각 새벽 2시5분께부터 격렬한 방공 작전이 펼쳐졌다”는 현지 기자의 말을 보도했다.

 

공격이 집중된 포르도는 테헤란에서 남쪽으로 160㎞ 떨어진 깊은 산 암반 아래 지하 80~90m에 위치해 있는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이다. GBU-57 폭탄은 이론적으론 지표면 60m까지 파고들 수 있지만, 콘크리트 구조물은 18m까지만 뚫을 수 있다. 그 때문에 포르도 핵시설을 완파하려면 ‘벙커버스터’ 여러 발을 떨어뜨린 뒤 추가로 ‘전술 핵무기’까지 투하해야 한다는 시나리오를 미국 국방부의 산하 조직인 국방위협감축국(DTRA)이 낸 바 있다.

 

나탄즈 핵시설은 이란 최대 우라늄 농축시설로, 지상과 지하 모두에 핵시설을 갖추고 있다. 이곳은 지난 13일 이스라엘의 첫 공습 때 공격을 받아 건물 4곳이 파손돼 핵시설 내부에 핵 오염이 발생했다. 이스파한 핵시설은 무기급에 가까운 고농축 우라늄을 보관한 것으로 추정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공격 뒤 대국민 연설에서 “이란의 핵심 핵농축 시설을 완벽하게 제거했다”고 말했지만, 핵시설이 파괴된 것이 맞는지는 좀 더 시간이 흘러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모하마드 마난 라이시 이란 의원은 포르도 핵시설이 심각한 손상을 입지 않았으며, 피해는 대부분 “지상 부분에 국한돼 복구가 가능하다”고 전했다. 핵농축 관련 주요 설비는 지하 깊숙이 있어 이번 공격으로는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것인데,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전면 파괴” 발언과는 배치된다.

이란 쿰 북동쪽에 위치한 포르도 핵시설을 지난 20일 위성으로 촬영한 모습(위 사진)과 미국이 폭격한 뒤 22일 촬영한 모습. 아래 사진 오른쪽 붉은 원 안에 벙커버스터가 뚫고 들어간 것으로 보이는 구멍 여러개가 생긴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맥사 테크놀로지스 제공

 

이란만이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은 이들 핵시설 외부의 방사능 수치에 변화가 없다고 발표해, 핵물질을 이란 내 모처에 옮겼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하산 아베디니 이란 국영방송 부국장은 이번 공습 뒤 이란 방송 ‘스튜던트 뉴스 네트워크’에 출연해 이란이 “얼마 전” 이 3곳에서 핵농축 물질을 이동시켰다며 “물질이 이미 반출되었기 때문에 이란은 큰 타격을 입지 않았다”고 주장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문제는 이란이 기존에 보유한 농축 우라늄이다. 포르도 등 기존 핵시설이 이번 폭격으로 파괴되었다고 해도, 기존에 보유한 고농축 우라늄만 있다면 핵무기 개발로 나아가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5월 국제원자력기구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의 60% 순도 농축 우라늄 재고는 408㎏으로, 이는 추가 농축을 할 경우 핵무기 9개를 제조할 수 있는 양이다. 이란이 기존의 농축 우라늄을 포기하지 않고 항전을 계속한다면, 핵 프로그램 종료는 요원해진다.

 

한편 이란 원자력기구(AEOI)는 “국가 산업 발전의 길이 중단될 순 없다”며 핵 프로그램을 이어갈 뜻을 밝혔다고 이란 국영통신(IRNA)이 보도했다. 또 이번 공격에 유엔의 핵 감시 기관인 국제원자력기구가 “공모했다”고도 비난했다. 국제원자력기구는 23일 긴급이사회를 소집했다.    <  정유경 김지훈 정의길 기자 >

 

북한 "주권국 난폭하게 유린한 미국의 이란 공격 강력 규탄"

외무성 대변인, 기자 문답 형식 빌려 입장 발표

 

북한은 23일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에 대해 "주권 침해와 국제법 위반"이라고 비난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 형식을 빌려 "주권 존중과 내정 불간섭을 기본원칙으로 하는 유엔헌장과 기타 국제법 규범들을 엄중히 위반하고 주권 국가의 영토 완정과 안전 이익을 난폭하게 유린한 미국의 대이란 공격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국제관계에서 임의의 나라의 영토 완정과 정치적 독립을 가로막는 힘의 위협과 행사를 반대하는 것은 국제사회의 총의가 반영된 유엔헌장의 목적과 원칙이며 근본정신"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현 중동 사태를 "끊임없는 전쟁과 영토 팽창으로 저들의 일방적 이익을 확대하여 온 이스라엘의 만용과 그를 용인하고 부추겨 온 서방식 자유 질서가 낳은 필연적 산물"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이른바 《평화유지》와 《위협제거》의 구실 밑에 물리적 힘의 사용으로 중동지역의 정세 긴장을 더욱 격화시키고 전 지구에 걸친 안전 구도에 심각한 부정적 후과를 초래한 이스라엘과 미국의 행위는 심각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결적 행위에 대하여 일치한 규탄과 배격의 목소리를 높여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북한과 이란은 반미 연대라는 동질성을 바탕으로 가까운 관계를 유지 중이다.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에 대해서도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엄중한 우려를 표시하며 이를 단호히 규탄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 연합 이은정 기자 >


[그래픽] 미국, 이란 핵시설 공격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 군사력을 활용해 이란의 핵 시설을 직접 타격하면서 이스라엘과 이란의 분쟁에 직접 개입했다. 

 

 

소셜미디어에 “MIGA·Make Iran Great Again”

 
 
3D 프린팅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미니어처가 호르무즈 해협과 이란을 표시한 지도를 가리키는 모습. 로이터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 이란 국민 삶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이란에 정권교체가 일어날 수도 있다는 글을 올렸다. 전날 이란 핵시설을 폭격한 이후 ‘이란 정권 교체를 노린 공격이 아니다’며 확전을 피하려 애쓰고 있는 와중에 나온 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정권 교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게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지만, 만약 현 이란 정권이 이란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지 못한다면 왜 정권 교체가 없겠느냐”라며 “‘미가’(MIGA·Make Iran Great Again)”라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5시15분 이란 핵시설 공습을 위해 출격했던 B-2 폭격기 조종사들이 미주리주 공군기지에 막 안전하게 착륙했다고도 밝혔다. 그러면서 “이란 핵시설이 입은 피해는 기념비적이었다. 타격은 강력했고 정확했다”고 밝혔다. B-2 폭격기가 착륙하는 영상도 공유했다.    <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

 

이스라엘, 이란 ‘정권 교체’ 향하나…“핵·미사일 위협보다 위험한 작전”

에너지 시설과 정부 기관 공습 배경
이란 국민에게 이란 정권 무능함 자극
민간인 사상자 늘어…양 정권 모두 부담

 
 
15일(현지시각)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미국 폭스 뉴스의 브렛 바이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폭스 뉴스 영상 갈무리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습 방향이 ‘핵 폐기’를 넘어 ‘정권 교체’로 향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번 공습의 ‘가능한’ 결과로 이란 이슬람공화국 정권 교체를 시사했고, 이란도 보복 강도를 높이고 있어 전화는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5일(현지시각) 미국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의 정권 교체가 이스라엘의 군사적 노력의 일부인지 묻는 질문에 “이란 정권은 매우 약하기 때문에 확실히 그 결과가 도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군 이란 공격이 시작된 지난 13일 “핵 위협과 탄도 미사일위협이라는 두 가지 실존적 위협을 제거하고 이중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할 준비가 돼있다”며, 이란 핵 시설 제거를 강조했다. 그러나 이후 이란 정권에 대한 비난이 강해지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폭스 뉴스 인터뷰에서 “우리는 자신을 구하기 위해서뿐 아니라 이 선동적인 정권으로부터 세계를 보호하기 위해서도 행동했다.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정권이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무기를 가질 수는 없다”고 말했다. 리처드 네퓨 전 국무부 소속 이란 전문가는 워싱턴포스트에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이 “핵 폐기가 아니라 이란 정권 교체를 위해서라는 느낌이 든다”며 “위험성이 높은 작전”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이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를 암살하려는 계획을 세웠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대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두 명의 미국 정부 당국자를 인용한 보도도 나왔다. 로이터는 이란 공습 이후 미국 고위 관계자들과 이스라엘이 지속적으로 소통해왔다고도 전했다. 그러나 한 당국자는 “이란이 미국인을 살해했나. 그들이 그렇게 할 때까지 정치 지도자를 표적으로 삼는 것은 논의 대상이 아니”라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 보도와 관련된 질문을 받고 “사실이 아닌 보도가 많다”며 해당 계획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그는 “우리는 해야 할 일을 할 뿐이며, 미국도 자국의 이익을 잘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공방이 격화되면서 전쟁이 몇 주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럴 경우 양국 모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양국 모두 경제·사회 급소에 해당하는 에너지나 전력 시설, 행정 기관 등을 집중 공습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이란 가스전 사우스파르스 14광구의 천연가스 공장과 테헤란 외곽의 샤란 석유 저장소와 연료 탱크 등이 파괴되었고, 이스라엘 북부 하이파의 석유 기업 바잔의 정유 공장과 송유관도 공습을 받았다.

16일(현지시각) 이스라엘 하이파의 정유소가 이란의 미사일 공격으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하이파/로이터 연합
 
14일(현지시각) 이란 부셰르 주에서 이스라엘 드론에 의해 이란 사우스파르스 가스전이 공습 당해 불이 붙고 있다. 이란 국영 방송(IRIB) 영상 갈무리. AP 연합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 국민들을 향해 이란 정권의 경제적 무능함과 비도덕성을 강조하며 내부 반발을 유도하는 발언도 자주 해왔다. 13일 첫 공습 직후에도 네타냐후 총리는 “일어서서 당신들의 목소리가 들리도록 하라”고 이란 국민들의 내부 동요를 선동했다. 네타냐후 총리의 이런 선동이 얼마나 파괴력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란 정부는 이스라엘 공격을 지지하는 소셜미디어 게시물을 올릴 경우 최고 6년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이란 전역 공습에도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는 무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기반 반이란 매체 이란인터내셔널은 이날 이란 내부 정보원 2명을 인용해 하메네이가 가족들과 함께 지하 방공호(벙커)에 은신 중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4월과 10월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작전을 수행할 당시에도 하메네이는 여기에 숨어 있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 등 다른 매체들도 하메네이가 보안이 강화된 안전한 장소에 피신해 있다고 전했다.  < 최우리 기자,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

 

헤즈볼라, 미국·이스라엘에 경고 “하메네이 살해하면 재앙 초래”

세력 약화된 상황이라 참전 여부 불투명
전날 이스라엘군, 헤즈볼라 사령관 사살

 
 
지난 14일(현지시각)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무슬림 시아파 명절 이드 알 가디르를 기념하는 집회에서 시위대가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사진과 이란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깃발을 함께 흔들고 있다. 테헤란/AP 연합
 

레바논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이스라엘과 미국을 향해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살해한다면 재앙적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남부 헤즈볼라 근거지를 공습해 사령관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19일 헤즈볼라는 성명을 내고 “암살 위협은 어리석고 무모하며, 비참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단순히 그런 발언을 하는 것만으로도 수억명의 이슬람 신도들에게 모욕이며, 매우 비난받아 마땅하다. 오늘 우리는 그를 중심으로 더욱 단결하고 단결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의 은신처를 알고 있다면서 “적어도 지금은 제거하지 않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헤즈볼라는 13일 이스라엘의 첫 공습 이후 “전 지역에 불을 지필 위험한 상황”이라고 평가했지만 군사적 대응을 공언하지는 않았다. 헤즈볼라는 지난해 9~11월 이스라엘군의 대규모 폭격과 레바논 침공 등으로 세력이 크게 약화됐다.

 

레바논 정부는 헤즈볼라의 근거지인 레바논 남부에 군 병력을 늘리며 참전하지 말 것을 경고했다고 익명의 고위 관계자들을 인용해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조셉 아운 레바논 대통령은 16일 내각 회의에서 “레바논과 관련 없는 갈등에서 멀리 떨어뜨리기 위해 가능한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을 강조했다.

 

헤즈볼라의 성명에 앞서 이스라엘군은 18일 밤 레바논 남부 바리시 마을을 공습해 리타니강 구역의 헤즈볼라 로켓포병부대 야신 이즈 아딘 사령관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그가 그동안 이스라엘 북부에 수많은 로켓 공격을 행했다고 언급한 뒤 그가 헤즈볼라의 포병대를 회복하려했으며 이는 이스라엘과 레바논 정부 사이 합의를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 최우리 기자 >

 

‘암살 위협’ 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비밀 정예부대가 경호 중”

영국 텔레그래프 보도
“혁명수비대 고위층도 경호부대 몰라”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사무실이 지난 3월 21일 제공한 사진. 그가 테헤란에서 열린 신년 연설 중 군중을 향해 연설하고 있다. 테헤란/AFP 연합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리 알리 하메네이가 이스라엘의 암살 위협을 피해 보안이 강화된 장소로 옮겨 정예부대의 보호를 받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21일 하메네이가 알려지지 않은 비밀 경호부대에 자신의 목숨을 맡기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 당국자들은 이 부대가 엄격한 검증을 통해 선발됐고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핵심 간부들도 부대 존재를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정보기관이 이란 정부 안에 깊숙이 침투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한 당국자는 “그는 죽음을 피하려고 숨어있는 것이 아니며, 벙커에 있지도 않다”며 “하지만 그의 목숨이 위험에 처해있고 (이스라엘 정보기관의) 침투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하기 위해 존재조차 알려지지 않았던 부대가 그를 보호하는 책임을 맡고 있다”고 전했다.

 

텔레그래프는 하메네이 영상 연설에도 거주지 변경 정황이 드러난다고 보도했다. 하메네이의 최근 연설 배경에는 갈색 커튼 또는 1979년 이슬람혁명 지도자 아야톨리 루홀라 호메이니 초상화가 등장하는데, 이는 이전 연설 장소의 배경과 다르다는 것이다.

 

텔레그래프는 최근 연설이 수도 테헤란 중심부에 있는 IRGC 미디어센터에서 촬영된 것으로 추정된다고도 보도했다. 그러면서 하메네이가 센터 주변에 살거나 센터 지하에 살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했다.

 

1939년생인 하메네이는 이슬람 혁명 1세대를 대표하는 성직자이자 정치인이다. 이슬람 혁명 2년 뒤인 1981년 대통령으로 선출된 뒤 7년간 이라크와 전쟁을 치렀고, 호메이니 사망 뒤 1989년 최고 지도자로 선출됐다.                        < 최하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