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클라크 · 미셸 드브로예 · 존 마르티니스

 

 
 

 

스웨덴 왕립과학원이 올해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로 양자컴퓨터 등 현존하는 양자기술의 근본 원리를 규명한 과학자 3명을 선정했다.

 

과학원 노벨위원회는 존 클라크(83) 미국 버클리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교수와 미셸 드브로예(71) 미국 예일대 명예교수, 존 마르티니스(67) 미국 산타바바라캘리포니아대 명예교수를 선정했다고 7일 발표했다. 과학원은 이들의 수상 이유로 “초전도 회로를 이용한 거시적 양자 터널링과 에너지 양자화 현상의 발견”을 주요 공로로 꼽았다. 이는 전기회로 실험을 통해 양자역학 현상 중 하나인 ‘터널링’을 파악한 것으로, 양자 컴퓨터 개발의 핵심적 토대를 마련한 주요 업적으로 꼽힌다. 진공관이 트랜지스터로 바뀌면서 현재의 컴퓨터가 시작됐듯, 양자 컴퓨터가 가능하게 한 기초를 닦은 것이다.

 

원래 중첩과 얽힘, 터널링 같은 양자 현상은 눈에 보이지 않는 아주 작은 원자나 전자의 세계에서만 일어난다고 인식돼 있다. 한데 이들 세 과학자는 ‘조셉슨 접합’(Josephson junction)이란 특별한 초전도 소자를 이용해 손으로 만질 수 있는 크기의 전기 회로에서 양자 현상이 일어나는 것을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에너지 장벽을 뚫고 지나가는 입자를 확인했는데, 이 인공원자가 바로 오늘날 양자컴퓨터의 기본 단위인 ‘초전도 큐비트’(superconducting qubit)의 시초다.

 

드보르예 교수와 마르티니스 교수는 클라크 교수의 지도를 받아 1980년대에 이 획기적 실험을 성공시켰고, 이후 각자의 연구실에서 큐비트의 성능을 비약적으로 발전시켜왔다. 노벨위원회는 “100년 된 양자역학이 끊임없이 새로운 놀라움을 선사한다”며 “양자역학은 모든 디지털 기술의 기초이므로 매우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노벨 물리학상은 스웨덴 왕립과학원이 매년 물리학 분야에서 인류 발전에 기여한 과학자에게 수여하는 상으로, 과학계 최고 권위의 영예로 꼽힌다. 1901년 ‘X선’을 발견한 뢴트겐이 첫 수상자로, 6차례(1916·1931·1934·1940~42년) 수상자를 내지 못한 것을 제외하면 매년 수상자를 배출해왔다. 아인슈타인은 1921년 광전효과로 수상했다. 올해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들은 메달과 증서, 상금 1100만 스웨덴크로나(약 16억5500만원)를 나눠 갖는다. 시상식은 오는 12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다.                   < 박기용 기자  >

 

자가면역질환 치료에 이정표…‘조절T세포’ 발견으로 노벨생리의학상

‘말초 면역 관용’ 원리 규명…임상시험단계 치료법도 여럿

 

 
 
6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발표된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 AP 연합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은 ‘조절T세포’(Regulatory T cell, Treg)를 발견해 면역체계가 자기 몸을 공격하지 않도록 하는 ‘말초 면역 관용’(peripheral immune tolerance) 원리를 규명한 공로로 매리 브런코, 프레드 램스델(이상 미국), 사카구치 시몬(일본) 등 3명의 과학자에게 돌아갔다.

 

6일(현지시각)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 노벨상 선정 위원회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면역체계가 우리 몸을 공격하지 않도록 막는 ‘말초 면역 관용’을 획기적으로 발견했다”라며 세 과학자를 노벨생리의학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매리 브런코는 미국 시애틀 시스템생물학연구소의 선임 프로그램 매니저이고, 프레드 램스델은 샌프란시스코의 소노마 바이오테라퓨틱스 과학 고문으로 재직 중이다. 시몬 사카구치는 일본 오사카대학교 석좌교수다.

 

이들은 ‘면역 시스템의 경비원’이라고도 불리는 ‘조절 T세포’를 발견하고 그 작용 원리를 밝혀 자가면역질환의 이해와 치료에 중요한 전환점을 마련했다. ‘조절 T세포’는 다른 면역세포를 감시하고, 몸의 면역체계가 자신의 조직을 스스로 공격하지 않도록 감시하는 역할을 한다. 올레 캄페(Olle Kämpe) 노벨위원회 의장은 “이들의 발견은 면역체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또 왜 우리가 모두 심각한 자가면역질환을 겪지 않는지 이해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시몬 사카구치는 1995년 당시 많은 연구자들이 ‘중심 면역 관용’(central tolerance) 과정을 통해서만 유해한 면역세포가 제거된다고 믿을 때, 면역체계가 이보다 훨씬 복잡하며 자가면역질환으로부터 신체를 보호하는 새로운 유형의 면역세포가 존재한다는 걸 발견했다.

 

매리 브런코와 프레드 램스델은 이어 2001년 쥐의 특정 종이 자가면역질환에 특히 취약한 이유를 밝혀냈다. 이는 ‘Foxp3’라는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있기 때문으로, 만약 사람에게서도 같은 유전자 변이가 생기면 ‘IPEX(면역조절이상·다발성 내분비병증·장염·X염색체 연관)증후군’이라는 심각한 자가면역질환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이로부터 2년 뒤, 사카구치는 2003년 앞선 두 발견의 연결고리를 찾아냈다. 그는 ‘Foxp3’ 유전자가 자신이 앞서 1995년에 발견한 ‘조절T세포’의 발달과 기능을 조절하는 핵심 유전자임을 밝혀냈다.

 

2025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 (왼쪽부터) 매리 브런코, 프레드 램스델, 시몬 사카구치. 노벨위원회 (© The Nobel Committee for Physiology or Medicine.)

 

세 과학자의 발견은 ‘말초 면역 관용’ 연구 분야의 문을 열었고, 이후 암과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개발의 기반이 됐다. 또 장기이식의 성공률을 높이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본다. 현재 이들의 연구를 바탕으로 한 여러 치료법이 임상시험단계에 있다.

 

노벨생리의학상 상금 1100만 스웨덴 크로나(약 16억 5000만원)는 수상자 세 명에게 똑같이 나눠 지급될 예정이다. 노벨위원회는 이날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7일 물리학상, 8일 화학상, 9일 문학상, 10일 평화상, 13일 경제학상 등 수상자를 차례로 발표한다. < 박다해 기자 > 

푸틴 러 대통령, 시진핑 중 국가주석,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거론

 

 
 
1997년 구달이 3년생 암컷 침팬지 바하티와 함께 즐겁게 놀고 있다. 나니유키(케냐)/ AP 연합
 

최근 별세한 세계적 동물학자이자 환경운동가인 제인 구달 박사가 생전 인터뷰에서 “내가 싫어하는, 우주로 보내버리고 싶은 사람들”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등을 언급했다.

 

영국 가디언은 6일 지난 1일 세상을 떠난 구달이 지난 3월 인터뷰에서 자신의 삶과 일, 생각에 대해 말했다. 약 55분 분량의 인터뷰 영상은 구달 사후 넷플릭스에 공개됐다. 인터뷰에서 구달은 “내가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들을 머스크의 우주선에 태워 그가 발견할 행성으로 보내고 싶다”며 “머스크와 함께 트럼프와 트럼프 지지자들도 함께 태울 것”이라고 했다. 구달은 우주선에 함께 태우고 싶은 인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거론했다.

 

 

인터뷰에서 구달은 수컷 침팬지 행동에 빗대 갈등과 충돌이 계속되는 글로벌 정세에 대한 통찰을 이야기했다. 구달은 2022년 미국 엠에스엔비시(MS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다른 침팬지와 우위를 다투는 수컷 침팬지 같은 행동을 보인다”고 비판한 바 있다.

 

올해 인터뷰에서도 구달은 “침팬지 수컷 우두머리는 지배력 강화를 위해 공격적으로 행동하는 쪽과 ‘머리를 끄는’ 부류로 나뉜다”며 “공격적으로 행동하는 수컷 우두머리는 강하고 싸움을 하기 때문에 오래가지 못하고 두뇌를 쓰는 쪽은 훨씬 오래 간다”고 설명했다.

 

구달은 수컷 침팬지가 낯선 사람을 만났을 때 흥분해 털을 곤두세우며 분노와 두려움을 느낀 표정을 지으면 그 감정을 다른 수컷도 느끼고 공격적으로 변하는 것을 설명하며 “(공격성은) 전염성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침팬지들의 집단행동 중 일부는 공격적으로 변하고 모든 것을 휩쓸고 지나간다”며 “모두 공격적으로 변하고 싶어 하고 여기에 참여하고 싶어 한다”고 덧붙였다.

 

정치적 억압과 기후 위기 맞서 싸우는 이들에게 구달은 “오늘날 지구가 어두워도 희망은 있다”고 격려하며 “희망을 잃지 말라. 희망을 잃으면 무관심해지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당부했다.                                                          < 최예린 기자 >

다카이치의 당선 도운 아소 처남이 간사장...사실상 아소파가 당 장악 

 

 
 
4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자민당 총재 선거 후 기자회견에 참석한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집권 자민당 총재의 모습. 도쿄/AP연합
 

일본 차기 총리로 유력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자민당 총재가 7일 함께 당을 이끌어 갈 부총재로 아소 다로 전 총리를 임명했다.

 

교도통신은 다카이치가 이날 부총재 임명을 포함해 당의 주요 간부 인사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자민당 간사장에는 아소 전 총리의 처남이기도 한 스즈키 슌이치 전 총무회장이 임명됐다. 간사장은 당 운영 전반을 실질적으로 관리하는 요직이다. 아소 전 총리는 당 내 파벌인 ‘아소파’ 의원들에게 다카이치를 지지할 것을 지시하며 사실상 다카이치의 당선을 도운 바 있다. 다카이치 출마 때 추천인으로 이름을 올린 20명 의원 중에서도 아소파가 다수였다.

 

총무회장에는 아리무라 하루코 의원이, 정무조사회장에는 고바야시 타카유키 전 경제안보담당상이 임명됐다. 아리무라 총무회장도 아소파 소속이어서, 당 ‘5역’(부총재, 간사장, 총무회장, 정무조사회장, 선거대책위원장) 중 3개 자리를 아소파가 맡은 셈이다.

 

지난 4일 집권자민당 총재로 선출된 다카이치 사나에는 오는 15일 총리 지명을 거쳐 정식 총리로 취임할 예정이다. 의원내각제인 일본은 집권당 대표가 총리를 맡는다.< 정유경 기자 > 

푸틴  “우크라이나에 토마호크 보낸다면 러시아와 미국 관계 망칠 것”

 

 
 
자료사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18년 7월16일 핀란드 헬싱키 대통령궁에서 열린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축구공을 건네고 있다. A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산 토마호크 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할 것인지를 두고 “어느 정도 결정은 했다”면서도 전쟁을 확전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 백악관에서 기자들이 우크라이나에 토마호크 미사일을 지원할 것인지 묻자 “어느 정도 결정은 했다”며 지원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진 않았다. 그러나 그는 “그들(우크라이나)이 그 미사일로 무엇을 하는지, 어디로 보낼 것인지 확인하고 싶다. 이 전쟁을 확전할 생각은 없다”고 덧붙였다.

 

전날(5일) 블라미디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토마호크 미사일을 지원해선 안된다며 미국을 향해 ‘확전’ 경고를 거듭 날렸다. 이날 러시아국영방송 파벨 자루빈 기자가 공개한 영상에서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토마호크 미사일을 보낸다면 러시아와 미국 간의 관계를 망칠 것이다. 적어도 양국 관계에서 나타나고 있는 긍정적인 추세를 망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2일에도 “토마호크는 강력한 무기다. (토마호크 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면) 러시아와 미국 관계에 질적으로 새로운 차원의 긴장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미·러간 직접 대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경고다.

 

앞서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이 토마호크 미사일을 유럽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에 판매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면 유럽 쪽에서 우크라이나로 이전하는 방안이다. 우크라이나가 토마호크 미사일을 갖게 될 경우 러시아 모스크바까지 직접 사정권에 들어가게 돼, 전쟁을 끝내는 데 미온적인 푸틴 대통령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낼 수 있는 압박 수단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 매체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 추가 무기 도입이 필요하다며 “그 자체만으로도 러시아에겐 강력한 압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 관리들은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했으며, 토마호크 미사일이 나토 동맹국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이전되었을 때 미국이 미사일 사용을 통제할 수 있을 지 우려하고 있다고 악시오스는 6일 보도했다.                              < 정유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