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우정 총장은 이번 사태에 가장 큰 책임이 있다”

 
 
이재명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속개된 비상 의원총회에서 검찰 규탄 피켓팅을 하고 있다. 연합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의 석방을 지휘한 심우정 검찰총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박 원내대표는 9일 비상 의원총회 직후 국회 본청 중앙홀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심우정 총장은 이번 사태에 가장 큰 책임이 있다”며 “즉각 사퇴하라”고 말했다. 앞서 8일 검찰은 서울중앙지법의 ‘윤석열 대통령 구소 취소 결정’을 받아들여 윤 대통령을 석방하기로 결정했고, 윤 대통령은 서울구치소를 나와 귀가한 상태다.

 

박 원내대표는 “(심 총장이) 1심 법원의 이해할 수 없는 판단에 대해 즉시 항고하고 상급심 판단을 받아볼 기회를 스스로 포기하고 내란 수괴 윤석열을 풀어줬다. 다른 얘기할 필요도 없이 그 자체만으로 심 총장은 옷을 벗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은 심우정 총장에 대해 즉시 고발 조처하고, 심 총장 스스로 즉각 사퇴를 거부한다면 탄핵을 포함한 모든 조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와 시민사회에서도 심 총장이 사태의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한인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검찰 수뇌부들이 다 모여 결정했음에도 치명적 오류 내지 중대한 실수가 있었던 것이므로, 그에 대해 검찰총장이 책임지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한 교수는 또 “검찰총장은 특수본의 즉시항고 주장을 막았다. 이때부터는 실수가 아니라, 고의의 차원에서 다루어져야 한다”며 “특정인에 대해서만 항고포기한 데서 보이는 편향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짚었다.

 

참여연대도 성명을 내어 “법리적으로 다툼의 여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급심의 판단을 구하지 않은 것은 그 자체로 부당하다”며 “심우정 검찰총장과 검찰 수뇌부는 즉시 총사퇴하라”고 촉구했다.              < 한겨레  엄지원  김채운 기자 > 

 

비상 의총서 “심우정 검찰총장 반드시 대가 치러야”
“윤, 계엄 성공한 듯한 장면 연출…황당, 참담, 분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검찰 규탄 피켓팅을 하고 있다. 연합

 

검찰이 법원의 윤석열 대통령 구속취소 결정을 받아들여 윤 대통령이 석방된 8일 더불어민주당은 비상 의원총회를 재개해 “심우정 검찰총장은 대가를 반드시 치러야 한다”고 규탄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저녁 8시 재개한 의원총회에서 “검찰이 형사소송법상 ‘즉시 항고’를 포기하고 윤석열을 풀어준 사실은 매우 충격적이고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이번 사태의 가장 큰 책임은 검찰에 있고, 그 중심에 심우정 검찰총장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야당은 검찰이 즉시 항고를 포기한 의도가 명백하다고 의심하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검찰이 애초부터 내란 수괴 윤석열을 풀어주기 위해 교묘하게 기술을 사용한 것이 아니고서는 좀처럼 일어나지 않을 일이 벌어졌다”며 “내란에 동조했다는 의혹을 받는 국무위원들에 대한 허술한 수사, 김성훈 경호처 차장의 구속영장 청구를 3번이나 막은 것과 같은 맥락 아니겠느냐”고 짚었다. 그러면서 “헌정 질서와 민주주의를 파괴한 내란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라고 주장했다.

 

박 원내대표는 “검찰이 스스로 자기 역할과 존재 가치를 부정한 것을 넘어 국민과 역사 앞에 씻을 수 없는 큰 죄를 지었다. 심우정 검찰총장은 그 대가를 반드시 치러야 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12월3일 국회 담장을 넘어 본청에 모이던 그 때 그 마음으로 내란 수괴 윤석열 파면과 내란의 완전한 종식을 위해 국민과 함께 싸워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윤 대통령이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된 뒤 지지자들의 환호를 받으며 인사한 모습을 두고 “오늘 구치소에서 나오면서 윤석열은 무장한 경호원들을 노출시키면서까지 계엄에 성공한 듯한 장면을 연출했다”며 “황당무계함과 참담함과 분노가 교차했다”고 말했다. 그는 “여전히 계엄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구나 생각도 들었다”며 “구치소에서 풀려났어도 여전히 윤석열은 직무 정지된 내란 수괴다. 자신이 저지른 죗값을 반드시 혹독하게 치르게 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 석방을 비상사태로 보고 이날 철야농성을 이어가기로 했다.   < 엄지원 기자 > 

 

민주, ‘윤석열 석방’에 “내란수괴 졸개 심우정, 가혹한 심판 각오하라”

 
 
8일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이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서 경호차량에서 내려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

 

8일 검찰이 법원의 윤석열 대통령 구속취소 결정을 받아들여 윤 대통령이 석방되자 야당은 “검찰이 국민을 위험에 빠트렸다”고 규탄했다. 이날 오후 5시40분께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된 직후 윤 대통령이 주먹을 쥐어보이며 지지자들에게 긴 인사를 이어간 데 대해서도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피의자임을 부정하는 파렴치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윤 대통령 석방 뒤 논평을 내어 “(윤 대통령을 석방한 검찰의 결정은) 어떤 말로도 변명할 수 없는 굴복”이자 “국민 대신 내란 수괴에게 충성할 것을 선언”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조 수석대변인은 “내란 수괴의 졸개이기를 자처한 심우정 검찰총장과 검찰은 국민의 가혹한 심판을 각오해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윤 대통령이 석방 뒤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는 모습을 두고도 “차량에 탑승해 지지자들에게 주먹을 불끈 쥐는 등 개선장군 같은 모습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조 수석대변인은 “자신이 여전히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피의자임을 부정하는 파렴치한 태도”라며 “윤석열의 파렴치한 모습을 보면 내란 세력과 추종 세력들의 난동이 더욱 극렬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보협 조국혁신당 수석대변인도 윤 대통령의 석방 뒤 논평을 내어 “어리석은 검찰과 법원의 합작품”이라며 “조국혁신당은 내란동조세력인 심우정 검찰총장 등의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또 “서울구치소 담장 밖으로 나온들, 수감번호 0010만 뗐을 뿐 내란 수괴가 ‘계몽 대통령’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야권은 한목소리로 헌법재판소의 빠른 파면 결정을 촉구했다. 조 수석대변인은 “내란 수괴에 대한 신속한 파면만이 헌정 질서를 지킬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며 “하루라도 빠른 파면 결정으로 국민의 불안과 사회적 혼란을 차단해주시라”고 했다. 김 수석대변인도 “내란 수괴의 구치소 밖 나들이를 하루라도 빨리 끝내야 한다.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 엄지원 기자 >

 

조국혁신당, ‘윤석열 석방’에 “검찰의 시대는 오늘 끝났다”

야권에 ‘검찰 내란옹호 특검법’ 제안
법원에 윤석열 ‘직권 구속’ 촉구

 
 
8일 서울 안국동 사거리에서 열린 ‘야5당 공동 내란종식·민주헌정수호를 위한 윤석열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조국혁신당 김선민 당 대표 권한대행 등 참가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

 

검찰이 법원의 윤석열 대통령 구속취소 결정을 받아들여 윤 대통령이 석방된 8일 조국혁신당은 “심우정 검찰총장을 비롯한 검찰 지휘부를 탄핵하고 검찰을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선민 혁신당 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저녁 8시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오늘 검찰은 내란수괴 윤석열을 석방했다. 알량한 이유를 댔지만, 핑계이자 잠꼬대다”라고 비판했다. 김 대행은 “검찰은 가장 극적인 형식으로 윤석열을 풀어줬다”며 “윤석열 지지자들을 고취하고 헌법재판소에 영향을 끼치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이어 김 대행은 야권에 세 가지를 제안했다. 그는 “심우정 총장은 윤석열을 석방함으로써 내란세력을 옹호하려는 그랜드 플랜을 자백한 것”이라며 “심 총장을 탄핵하고 대검찰청 지휘부 전원,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도 탄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윤석열 내란 특검을 처리해 향후 수사권 시비를 차단하자”며 “검찰 내란옹호 특검, 명태균 특검도 처리하자”고 했다. 김 대행은 이어 “오늘로 검찰의 시대는 종언했다”며 “검찰개혁 4법을 처리해 검찰을 해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법원을 향해 “윤석열을 직권 구속하라”고도 주장했다. 윤 대통령이 증거 인멸과 회유에 나설 수 있는 만큼, “법원이 그의 신병을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헌법재판소에는 “흔들리지 말고 윤석열 파면을 결정하라”고 촉구했다

 

황운하 혁신당 원내대표 역시 의총에서 “정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보면, 심우정은 윤석열의 석방 기획에 관여하고 실행에 옮긴 주범으로 의심이 된다”며 “그게 아니라면 검찰총장으로서는 도무지 부적합한 무능과 무지로, 내란 수괴의 구속기소를 유지하지 못한 책임을 져야 한다. 어떤 판단이 됐건 심우정 총장 탄핵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정혜경 진보당 원내대변인도 논평을 내어 “내란 수괴 졸개, 심우정 검찰총장의 책임을 묻고, 검찰 권력을 반드시 해체하겠다”고 밝혔다.   < 한겨레 엄지원 기자 >

 

“심우정이 검찰 관짝에 못질” 윤석열 맥없이 풀어준 검찰에 ‘분노’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오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돼 지지자들을 바라보며 걸어가고 있다. 김영원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취소를 결정한 법원 판단을 받아들여 즉시항고 하지 않은 검찰 수뇌부의 결정을 두고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구속취소 시 즉시항고 규정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위헌 여부 판단이 없었는데도, 위헌 논란이 예상된다는 이유만으로 상급심의 판단을 구할 수 있는 권리를 맥없이 포기한 것이어서 ‘노골적 봐주기’, ‘사법참사’란 비판이 나온다. 윤석열 정부 들어 ‘정권 수호대’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은 검찰 조직이 회생할 일말의 여지조차 사라졌다는 비관적 평가까지도 나왔다.

 

8일 대검찰청은 즉시항고를 포기하고 윤 대통령의 석방을 지휘했다고 밝히면서 그 이유로 즉시항고 규정의 위헌소지 가능성을 들었다. 앞서 헌재가 구속집행정지, 보석결정의 즉시항고 규정에 대해 위헌 판단을 한 취지를 존중해 즉시항고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헌재는 구속취소 시 즉시항고 규정에 대해서는 위헌 여부를 판단한 적이 없다. 또 사유가 제한적이고 일시적으로 구속 상태를 해제하는 구속집행정지 및 보석과 아예 구속 상태에서 풀어주는 구속 취소는 그 성격이 달라 검찰이 섣불리 위헌이라고 단정할 이유도 없다.

 

지난 2015년 국회에서 형사소송법을 개정할 당시, 정부의 반대로 구속취소의 즉시항고 규정이 법조문에서 삭제되지 않은 까닭이기도 하다. 이를 강하게 주장했던 이는 당시 법무부 차관이었던 김주현 대통령실 민정수석이다.

 

검사 출신인 김규현 변호사는 8일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검찰이 언제부터 위헌 여부를 선제적으로 판단했느냐. 앞으로 위헌 법률로 보이면 전부 기소하지 않을 것이냐”며 “공익의 수호자로 현행법을 준수해야 하는 검찰이 왜 윤석열 앞에서만 약해지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심우정 검찰총장이 지난해 10월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대상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판사 출신으로 문재인 정부에서 법제처장을 지낸 김형연 변호사도 이날 유튜브 방송 ‘장윤선의 취재편의점’과 인터뷰에서 “헌재가 위헌을 선언하지 않는 이상 법률은 유효한 것인데, 법률을 적용 집행하는 행정기관이 자기 마음대로 무효 조항이라서 법률 집행을 안 하겠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이러면 삼권분립의 의미가 없어진다”고 했다.

 

판사 출신인 차성안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언제부터 검찰이 미리 위헌 소지 있다며 피고인을 위해 명문 규정 효력까지 무시해 가며 피고인의 인권과 불구속을 위해 노력했나”라고 꼬집었다.

 

검찰이 즉시항고를 하지 않은 것이 윤 대통령 구속의 위법성에 대해 ‘대법원의 최종적 해석과 판단’을 구해보자는 하급심 재판부의 판결 취지와 배치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구속 취소 결정을 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대법원의 최종적 해석과 판단 등이 있기 전까지는 (윤 대통령 쪽) 변호인들이 들고 있는 사정들만을 이유로 구속에 관한 위법 여부를 섣불리 판단하기 어렵다”며 “이제 막 공소가 제기되어 형사재판 절차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절차의 명확성을 기하고 수사 과정의 적법성에 관한 의문의 여지를 해소하는 것이 바람직해 구속 취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검찰이 즉시항고를 하지 않으면서 재판 초반부에 절차적 시빗거리를 해소할 수 없게 됐고, 내란 우두머리라는 중범죄 혐의자만 풀어주는 최악의 결과만 낳게 됐다.

 

차성안 교수는 “(재판부도) 당연히 (검찰이) 즉시항고 해서 대법원까지 갔다오겠지라고 기대(하고) 예상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다”며 “검찰이 즉시항고할지 고심하는 것을 보고 놀라며 가장 노심초사할 곳은 재판부였을 것”이라고 했다.

 

검찰이 조직의 기존 관행에 배치되는 법원의 결정을 순순히 받아들인 것도 석연치 않은 대목이다. 법원이 구속기간에 체포적부심 기간을 산입하고, 구속기간을 날이 아닌 시간으로 계산하는 등 수십 년간 이어져 온 검찰 실무례를 송두리째 뒤집는 결정을 했음에도 즉시항고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스스로 날짜 계산도 못 해 구속기간을 넘겨 기소했다는 오명을 뒤집어쓴 셈이다.

 

검사장 출신인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유튜브 방송 ‘장윤선의 취재편의점’에 출연해 “그동안 사회적 약자 사건에도 법과 원칙을 외쳐 가면서 무죄여도 항고하고 별거 다 한 검찰이 윤석열 앞에서 느닷없는 인권운동가가 됐다”고 꼬집었다.

 

김형연 변호사도 “검찰이 그동안 다른 사건에서 보였던 모습과 180도 다른 모습을 보인 것”이라며 “대법원에서 무죄 나온 것도 법원과 검찰의 견해가 다르다고 했던 검찰이 1심 판사 판단에만 맡길 일이 아닌데도 24시간도 안 돼 즉시항고를 포기한 것이다. 이런 검찰은 처음 본다”고 지적했다.

 

검찰 안팎에서도 ‘검찰에 사망선고가 내려진 것’이라며 검찰 수뇌부의 결정을 비판하는 반응이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군 법무관 출신인 최강욱 전 민주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현직 ‘비윤’ 검사들의 반응이라며 “윤석열이 흔들어 놓은 검찰(을) 심우정이 뿌리째 뽑았다”, “윤석열이 관을 짰고, 심우정이 관뚜껑에 못질까지 했다”, “상대가 이재명, 조국이었어도 대검이 장시간 회의를 했겠느냐. (구속취소 인용 결정) 10분 만에 반박 성명 내고 한 시간 만에 항고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임은정 대전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검사도 페이스북 글을 통해 “조직 논리라면, 즉시항고를 했어야 할 사안이라 형식적으로라도 즉시항고를 할 거라고 확신했다가 황망하고 어이없어하고 있다”며 “검찰 제국의 일몰(을 보고 있다)”고 했다. 검사장 출신인 박균택 민주당 의원도 이날 유튜브 방송 ‘장윤선의 취재 편의점’에 나와 “오늘로써 검찰은 끝났다”고 했다.

 

정치권에선 이번 결정을 주도한 심우정 검찰총장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선 심 총장의 ‘고의적 실책 유발’이란 지적도 나온다. 앞서 법원이 연거푸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연장을 불허했을 때 곧바로 기소하지 않고, 심 총장이 검사장 회의를 소집하는 등 시간을 끌어 문제 소지를 남겼다는 것이다.

 

판사 출신인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이날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다분히 고의적”이라 했고, 검사 출신인 김용남 전 개혁신당 정책위의장도 “내란에 연관돼 있지 않고서야 검찰의 결정을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규현 변호사도 같은 방송에서 “(위헌 논란은) 표면적 이유이고, 실질적으로 검찰 지휘부가 내란 동조 세력과 같은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 한겨레 심우삼 기자 >

 

지지자들 환호, 격앙된 목소리로 야당과 수사기관, 사법부 등 ‘보복’ 다짐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서울 한남동 관저 앞에 도착, 차량에서 내려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
 

8일 저녁 6시15분께,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 들어서던 차량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내려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윤석열 대통령”을 연호하는 목소리에 힘이 붙었고, 곳곳에서 “이겼다”는 함성이 터졌다. 이날 윤 대통령의 관저 복귀를 기다리던 지지자들은 환호와 함께 격앙된 목소리로 야당과 수사기관, 사법부 등을 겨냥하며 ‘보복’을 다짐하기도 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과 검찰의 즉시 항고 포기 결정에 따라 체포 52일 만에 대통령 관저로 돌아왔다. 윤 대통령은 관저 들머리에 진입한 뒤, 차량에서 내려 몰려든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한 지지자는 “왜 두 발로 걸어 나오셨겠나. 본인이 건재하고 우리 국민과 반국가세력을 척결하겠다는 의지 보여주신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 석방 소식이 전해진 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들머리에 설치된 경찰 질서유지선으로 모여들었다. 고나린 기자.

 

지지자들은 이날 저녁 윤 대통령에 대한 대검찰청의 석방 지휘 소식이 공식적으로 전해진 뒤부터 격앙된 반응을 이어갔다. 성조기와 태극기를 흔들며 “만세” “주여” “할렐루야”를 외쳤다. 눈물을 흘리는 지지자들도 적지 않았다. 이들이 경찰 질서유지선 쪽으로 몰려들어, 무대 위 사회자가 “이러다 압사한다. 청년들이 볼 수 있도록 하자”고 제지하자, 곳곳에서 항의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박멸’ ‘죽었어’ 등 극단적인 표현을 동원해 야당과 수사기관, 헌법재판소에 대한 보복을 다짐하는 지지자도 적잖았다. 한 지지자는 무대에서 “대통령 오시면 청년들을 앞세워서 남은 바퀴벌레들을 완전히 박멸하자. 바퀴벌레들이 제일 많이 모여있는 곳 어디냐. 국회, 사법부, 헌재”라고 외쳤다. “이제 좌파XX들 다 죽었어. 끝이야 이제”라고 읊조리는 이들도 있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오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돼 지지자들에게 인사하며 걸어나오고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이날 오전 윤 대통령 지지자 20~30여명 정도가 머물고 있던 대통령 관저 앞에는 오후 들어 검찰의 윤 대통령 석방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인파가 몰려들었다. 경찰은 기동대 30개부대(약 1800여명)을 투입해 안전 사고를 대비했다. 윤 대통령 관저 복귀 이후엔 광화문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반대 국민대회’ 참여자들까지 합류하며 관저 앞 한남대로 3개 차선 약 200여m가 발 디딜 틈 없이 메워졌다. 이들은 “끝까지 지키겠다”며 관저 앞 집회를 이어갈 뜻을 밝혔다.  < 고나린 기자 >

 

내란죄 피고인 윤석열 ‘불구속 재판’…고비마다 극우 선동 가능성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오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돼 지지자들에게 인사하며 걸어나오고 있다. 김영원 기자 

 

검찰이 결국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 취소를 결정한 법원의 판단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검찰은 구속 취소 결정의 불복수단인 즉시항고 여부도 검토했지만 위헌·위법 논란이 불가피한 점과 동시에 상급 법원에서도 구속 취소에 대한 불복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적다고 판단해 석방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윤 대통령 석방에 따른 후폭풍은 앞으로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재판장 지귀연)는 7일 낮 윤 대통령의 구속 취소 결정을 내렸다. 검찰은 예상치 못한 구속 취소 결정에 이후 대응 방안을 쉽게 결정하지 못했다. 심우정 검찰총장은 당일 밤늦게까지 이진동 대검 차장을 비롯한 대검 부장과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했고 즉시항고의 실익이 크지 않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내란 사태를 수사한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고검장)는 즉시항고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유지했다.

가장 큰 쟁점 중 하나는 법원이 구속기간에서 제외하는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기간을 기존과 다르게 ‘날짜’ 기준이 아닌 ‘시간’ 기준으로 판단해 윤 대통령의 구속을 취소했다는 점이다. 법원이 구속기간(10일, 연장시 총 20일)에서 제외되는 시간을 더욱 엄격하게 봐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는 기존 법원과 검찰에서 이뤄진 실무와는 다른 결론이다. 법원의 기준대로라면 앞서 구속 뒤 기소된 피고인들도 유사한 다툼을 할 수 있고, 이후로도 구속기간 계산의 셈법이 복잡해지게 된다. 이 때문에 검찰 내에서는 즉시항고를 통해 다시 법원의 판단을 받아봐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특히 수사팀은 이 때문에 즉시항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실제 대검찰청 역시 윤 대통령 석방 결정을 내리면서 밝힌 입장에 “(법원의 결정은) 구속기간 불산입 기간을 ‘날’을 기준으로 산정하도록 규정된 형사소송법 규정에 명백히 반할 뿐 아니라, 수십년간 확고하게 운영된 법원 판결례 및 실무례에도 반하는 독자적이고 이례적인 결정”이라며 “이에 특수본은 법원의 법리적으로 잘못된 결정에 대해 불복하여 이를 시정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을 개진”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심 총장은 이같은 입장을 즉시항고가 아닌 본안 재판에서 적극적인 의견을 개진하는 방식으로 대응하라고 수사팀에 지시했다. 그리고 검찰은 법원의 구속취소 결정 하루 뒤인 8일 오후 늦게 윤 대통령의 석방을 결정하며 장고를 마무리했다.

법원과 검찰의 이같은 결정으로 윤 대통령은 자신의 탄핵심판과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형사 재판을 불구속 상태로 받게 됐다. 형사소송법에서는 동일한 범죄사실로 재구속을 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허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윤 대통령을 내란 혐의로 다시 구속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최고 형량이 사형인 중대 범죄인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 대통령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되면서 이후 만만치 않은 후폭풍이 예상된다. 특히 윤 대통령이 앞서 구속 상태에서도 지지자 결집을 호소하는 메시지를 여러차례 내놓은 만큼, 석방 이후 본격적으로 탄핵반대 세력을 규합하려 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이 경우 탄핵심판 선고기일을 전후로 한국사회에 극심한 갈등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 한겨레  정환봉  정혜민  배지현  강재구 기자 >

 

5·18 단체 “윤석열 석방한 검찰, 법치주의·민주주의 정면 부정”

 
 
8일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한남동 관저 앞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주먹을 쥐어보이고 있다. 연합

 

5·18단체와 광주시민단체가 윤석열 대통령 석방을 결정한 검찰을 일제히 비판했다.

 

5·18기념재단, 5·18민주유공자 유족회, 5·18부상자회, 518공로자회는 9일 공동 성명을 내어 “검찰이 끝내 내란 수괴 윤석열을 석방했다. 이는 대한민국 법치주의와 민주주의를 정면으로 부정한 폭거이며, 국민을 철저히 기만하는 반역 행위”라고 주장했다.

 

5·18단체는 “윤석열은 명백한 내란 수괴다. 검찰은 법과 원칙을 스스로 내던지고 권력자 보호에만 급급했다. 더 이상 국민의 기관이 아님을 증명한 것”이라며 “우리는 반드시 그 책임을 묻겠다. 내란을 방조한 세력들에게 역사의 준엄한 심판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검찰 내부에 내란 세력이 남아 있는 한 법치주의는 존속할 수 없다. 권력자의 하수인으로 전락한 자들을 즉각 색출하고 반드시 단죄해야 한다”며 “검찰이 정의를 저버리고 독재를 옹호하는 길을 선택했다면 국민은 결코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헀다.

 

광주지역 시민단체 150여개가 모인 ‘윤석열정권즉각퇴진·사회대개혁 광주비상행동’은 긴급 운영위원회 회의를 열고 9일부터 윤 대통령 파면 때까지 윤 대통령 구속 취소를 결정한 법원과 경찰 규탄 행동에 나서겠다고 예고이다.

 

‘12·3 내란 사태’ 뒤 1월15일 구속됐던 윤 대통령은 7일 오후 2시께 서울중앙지법의 구속 취소 결정에 이어 검찰의 항고 포기로 8일 오후 5시40분께 풀려났다.  < 한겨레 김용희 기자 >

촛불문화제-야5당 집회-범시민대회 열려


야당·시민들 "윤석열을 영원히 구속하라"
"윤 석방 지휘한 심우정 검찰총장 규탄!"
야5당 "꽃샘추위 막아도 봄은 오고 있어"
"시민들과 함께 손잡고 '빛의 혁명' 완수"

시민대표들, 무기한 철야 단식농성 돌입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안국동사거리부터 경복궁 동십자각까지 대로에서 열린 촛불행동 촛불문화제와 야5당 범국민대회에 참가한 시민들의 모습. 2025.3.8. 이호 작가

 

"내란의 밤처럼 또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밤잠을 설치셨을 것 같습니다." "또 다시 잠 못이루는 밤이었습니다."

 

법원이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취소 청구를 인용한 직후 열린 8일의 첫 주말 집회에서 만난 시민들은 지난해 12월 3일 '내란의 밤'을 떠올렸다. 윤 대통령을 체포한 지난 1월 15일(구속영장 발부는 1월 19일)까지 불면의 밤을 보냈던 시민들은 7일의 윤 대통령 구속 취소 결정에 이은 이날의 석방 소식에 또다시 잠을 이루지 못하고 광장에 나와 법원과 검찰의 행태에 분노하며 내란종식 결의를 다졌다.

 

시민들은 외쳤다. "윤석열을 즉각 파면하라" "검찰은 즉시 항고하라" "윤석열을 영원히 구속하라" "심우정 검찰총장은 사퇴하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야 5당 대표들은 집회 현장에서 "내란이 종식될때까지 국민의 손을 놓지 않고 끝까지 함께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등 전국 곳곳의 광장에 나온 시민들이 분노의 항의집회를 열고 있던 오후 6시쯤 과천의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돼 지지자들의 환호를 받으며 한남동 관저로 돌아갔다.

 

8일 오후 서올 종로구 안국동사거리에서 열린 촛불행동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시민들의 모습. 2025.3.8. 이호 작가

 

"저들의 세상은 다시 오지 않는다"

 

검찰이 윤 대통령의 석방을 두고 저울질을 하고 있던 8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 안국동 사거리에서는 촛불승리전환행동(촛불행동) 주최 '130차 전국집중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10만여 명(주최 측 추산)의 시민들은 안국역에서 경북궁 동십자각 인근까지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거리를 가득 메웠다.

 

권오혁 촛불행동 공동대표는 이날의 집회를 여는 발언에서 "어제 법원이 구속기간 만료된 후에 억지 논리로 윤석열 구속취소 판결을 내렸다. 심우정 검찰총장이 석방지휘를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면서 "검찰은 윤석열을 구속 기소했던 스스로를 부정하는 자기 부정상태로 들어가고 있다", "내란수괴의 호위병, 정치검찰 해체하라"고 외쳤다.

 

8일 오후 서올 종로구 안국동사거리에서 열린 촛불행동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시민이 윤석열 대역죄인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5.3.8. 이호 작가

 

권 공동대표는 "지금 검찰과 사법부에 있는 내란공범들이 윤석열을 복귀시키고 법기술을 총동원하는 농간을 부리는데, 우리 국민들은 이자들의 행보를 하나하나 지켜보고 따박따박 철저히 계산할 것"이라며 "저들의 세상은 이제 돌아오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 정부를 건설하는 것이 내란 종식이고 윤석열 파면을 완성하는 것"이라며 "우리가 잡은 손 절대 놓지 말고 단결하고 단결해서 끝까지 싸워가자"고 했다.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이번 구속취소 결정은 법원에서 진행되는 내란죄 판단이라, 헌재에서 진행되는 탄핵 결정에는 영향을 끼치지 않아야 한다"며 "오히려 신속한 파면 결정을 내릴 이유가 더 생긴 것이다. 국론분열과 극심한 혼란을 막기 위해서라도 헌재는 신속하게 파면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8일 오후 서올 종로구 안국동사거리에서 열린 촛불행동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시민들의 모습. 2025.3.8. 이호 작가

 

이 의원은 "구속 취소 결정을 내렸다고 해도 그의 죄가 사라지진 않는다. 12월 3일 헌법을 짓밞은 사실도 없어지지 않는다"며 "지금 이 순간에도 국민들은 윤석열 내란 수괴가 법을 교묘하게 빠져나갈까봐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은데, 저는 내란을 저지른 자는 사면복권 감형, 심신미약 가석방, 보석 등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법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시민들이 함성과 박수로 호응했다.

 

이 의원은 그들에게 다짐했다. "윤 내란수괴가 빠져나갈 구멍을 막아내겠다. 법과 정의가 흔들리지 않도록 만들겠다."

 

시민들도 잇따라 발언대에 올랐다. 김수형 서울시립대 학생은 시립대 학내에서 극우집회가 열려 학생들이 막은 사건 소식을 전하면서 "내란세력의 준동은 현재 진행형"이라고 했다. 그는 "어제 구속취소도 내란세력에 힘을 실어준 일이라 온국민이 분노하는 것 아니겠는가"라면서 우리는 이들에게 숨 쉴 틈조차 주지 말고 완전히 소탕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헌재는 지금 당장 파면하라"고 외쳤다.

 

8일 오후 서올 종로구 안국동사거리에서 열린 촛불행동 촛불문화제에서 김수형 서울시립대 학생이 발언하고 있다. 2025.3.8. 이호 작가

 

윤 대통령에게 충성을 맹세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자신을 사찰하던 신원불상자들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노은결 소령의 아내도 연단에 올랐다. 그는 "여야, 좌우, 이념 관계없이 우리 가족이 겪은 민간인 불법 사찰에 대하여 법적 제재가 가해지도록 해달라"며 "윤석열 계엄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윤석열을 빠르게 파면하고, 내란 동조자들은 철저히 처벌받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박대윤 국민주권당 홍보위원장은 포천 공군 전투기 민가 오폭 사고와 관련, "폭탄 떨어진 곳이 휴전선에서 불과 30킬로미터(㎞) 거리다. 만약 폭탄 떨어진 곳이 북쪽이었다면 어떻게 됐겠나. 전쟁났을 게 뻔한 거 아니냐"며 "윤석열은 작년에 무인기를 북한에 보내 자극하고 충돌이 일어나면 그걸 핑계로 계엄을 하려고 했다. 그때 윤석열과 함께 전쟁을 공모한 자들이 완전히 청산됐느냐. 내란이 완전히 진압되지도 않았는데 이런 식으로 훈련을 해야 하느냐"고 비판했다.

 

8일 오후 서올 종로구 안국동사거리에서 열린 촛불행동 촛불문화제에서 박대윤 국민주권당 홍보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2025.3.8. 이호 작가

 

그는 "설마 했는데 계엄이 터졌다. 설마 했는데 전쟁을 일으키려 했다. 설마 했는데 이제는 윤석열이 감옥에서 나오려 한다"며 "아직까지도 설마설마하면서 전쟁 위기를 그냥 넘겨야 하는가. 이 땅에서 전쟁이 일어날 단 1퍼센트(%) 우려라도 있다면 이를 마땅히 제거해야하는거 아니냐"고 했다.

이어진 촛불문화제에서는 현대자동차노동조합 노래패 '작은노래'와 가톨릭 시국미사 연합밴드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등이 문화 공연을 펼쳐 시민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꽃샘추위가 막아도 봄은 오고 있다"

 

안국동 사거리에서 촛불문화제가 끝난 뒤, 바로 같은 자리에서 오후 3시 30분부터 '야5당 공동 내란종식·헌정수호를 위한 윤석열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가 열렸다.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 등 야5당 집회에는 15만 명(주최 측 추산)의 시민과 당원이 참가했다.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안국동사거리부터 경복궁 동십자각까지 대로에서 열린 야5당 범국민대회에 참가한 시민들의 모습. 2025.3.8. 이호 작가

 

문재인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을 지낸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국민들이) 헌법재판소가 변론 종결한 윤 탄핵 사건에 영향을 끼칠까 걱정한다고 들었다"며 "조금도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그는 "윤석열은 구속됐지만 단 한 차례도 제대로 피의자 신문을 받아보지 못했다"며 "당연히 헌재에 피의자 신문조서 제출도 안됐는데 무슨 영향을 받겠는가"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박근혜 탄핵 때 박근혜 헌법 재판소 결정문에 단 한 줄 '검사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서 뇌물수수와 강요죄로 기소하였다'라는 거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며 "지금 이뤄지는 구속취소니 석방지휘니 분단위로 일단위로 계산하느니 하는 이 모든 것이 윤석열 파면 결정에 0.1그램(g)도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했다.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안국동사거리부터 경복궁 동십자각까지 대로에서 열린 야5당 범국민대회에서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2025.3.8. 이호 작가

 

각 당 대표들의 발언도 이어졌다.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는 "어제 윤석열 구속취소 이후 우리는 잠들지 못했다. 국민 여러분, 이 자리에 어떤 마음으로 왔을지 충분히 그 마음이 느껴진다. 기가 차고 화가 난다"며 "검찰의 실수든 고의든 동의하지 않는다. 내란수괴가 풀려난 일이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에서 절대 일어나서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윤석열 파면을 시작으로 수많은 국정농단과 시장교란행위를 철저히 밝혀내고 법적 단절을 해야 한다"고 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는 "조금 전, 대검 수뇌부가 즉시 항고를 포기하고 윤석열에 대한 석방지휘를 지시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법치주의를 훼손하는 쿠데타를 일으키고, 그 결과 파면을 앞두고 있음에도, 여전히 검사 선배 윤석열을 버리지 못하겠다는 검찰의 눈물겨운 충정이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면서 말했다. "3년 내내 윤석열 검찰독재정권의 호위무사를 자처해 왔던 정치검찰이 김건희와 명태균에 대한 수사에서 그러했듯 이번에도 의도적 무능을 연기하며 국민을 기만한 것은 아닌지 밝혀내야 한다."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안국동사거리부터 경복궁 동십자각까지 대로에서 열린 야5당 범국민대회에서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2025.3.8. 이호 작가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는 "12월 3일 밤의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윤석열과 내란세력이 다시 활개치는 상상만으로도 크나큰 공포를 느낄 수밖에 없다"며 "어떻게 내란수괴가 죽기 전에 감옥문을 나올 수 있단 말인가. 믿을 수 없는 소식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법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은 동체 상식과 지성의 힘이고, 그 힘을 만드는 주체는 국민"이라며 "계엄포고령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나선 시민들, 바로 이 자리에 계시는 여러분께서 그 지성의 힘을 발휘해주실 걸 믿는다"고 했다.

 

김선민 조국혁신당 대표 권한대행은 "국민들은 또다시 잠을 이루지 못했다. 온 국민이 시달리고 있다. 내란성 두통, 내란성 불면, 내란성 우울. 온국민이 내란으로 울화병에 걸렸다"면서 "이건 의사가 치료할 수 있는 병이 아니다. 처방은 딱 하나다. 윤석열 파면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다음 주 토요일에도 윤석열이 대통령인 나라에서 여러분, 살고 싶으십니까? 마지막 힘을 모아야 하지 않겠습니까"라면서, "울려퍼질 주문(主文)을 같이 한번 외쳐보자"고 했다. 시민들은 김 대행의 선창에 맞춰 외쳤다.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하라!)"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안국동사거리부터 경복궁 동십자각까지 대로에서 열린 야5당 범국민대회에 참가한 야 5당 대표들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기본소득당 용혜인 대표, 조국혁신당 김선민 당대표 권한대행,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진보당 김재연 상임대표, 사회민주당 한창민 대표. 2025.3.8. 이호 작가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를 대신해 김민석 수석최고위원이 발언했다. 김 수석최고위원은 "(윤석열 구속영장 청구 당시) 심우정 본인이 막판에 검사장 회의 개최해서 시간을 끌어서 이렇게 된 것 아닌가"라며 "석방 지휘를 결정한다면 심우정 본인의 자기탄핵이 될 것이고, 김건희 집안 마약 사건 연루를 덮어주고 검찰총장을 상으로 받았다는 그 풍문을 확인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절대로 용납하지 않고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수석최고위원은 "윤석열은 파면될 것이다. 국민 여론은 명백하다. 모든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파면 여론이 높고 중도층 파면 여론도 명확하다. 그러나 지금은 긴장하고 긴장하고 또 긴장해야 할 때"라며 "모든 끝에는 깔딱고개가 있다. 지금이 그 마지막 고개의 시작이다. 우리가 지금 할 일은 헌재 결정을 방해하고 협박하는 극우세력으로부터 헌재를 지켜내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자신감을 갖고 치열하게 빛의 혁명, 마지막 고개를 함께 넘어가자"고 했다.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안국동사거리부터 경복궁 동십자각까지 대로에서 열린 야5당 범국민대회에서 야 5당 대표들이 '윤석열 파면' 문구를 들고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기본소득당 용혜인 대표, 조국혁신당 김선민 당대표 권한대행,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진보당 김재연 상임대표, 사회민주당 한창민 대표. 2025.3.8. 이호 작가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포함한 야5당 대표는 집회 말미에 무대에 올라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글' 낭독을 통해 "제아무리 강한 꽃샘추위가 봄을 막아서도 봄은 이미 우리에게 오고 있듯이 내란수괴 윤석열과 내란세력의 발악이 성공한듯 보여도 헌법의 심판, 국민의 심판, 역사의 심판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결국 국민이 승리할 것이고 정의가 승리할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위대한 우리 국민은 12월 3일 밤 장갑차와 총칼도 맨손으로 막아냈다. 12월 14일 탄핵열차를 국회로 헌재로 향하게 만들었다. 우리는 오색빛이 넘실거리는 이곳 광장에서 저들의 군사반란을 완전히 진압할 것"이라며 "이 자리에 있는 야5당 대표자들은 위대한 국민과 함께 손잡고 빛의 혁명을 완수하겠다. 내란이 종식될 때까지 국민의 손을 놓지 않고 끝까지 함께 싸우겠다"고 약속했다.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안국동사거리부터 경복궁 동십자각까지 대로에서 열린 야5당 범국민대회에서 참가한 야5댕 대표들과 국회의원들의 모습. 2025.3.8. 이호 작가

 

야5당 대표는 "국민과 함께 우리의 손으로 빼앗긴 주권을 되찾아 낼 것을 엄중히 선언합니다"라고 한 목소리로 다짐했다.

 

이날 야5당 범국민대회에는 대중가요 가수 이은미가 무대에 섰다. 이은미는 '녹턴' '가슴이 뛴다' '애인 있어요' 등을 불렀다. 두 번째 곡 '가슴이 뛴다'를 부를 때는 무대에 내려와 시민들 사이에서 열창을 해 시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 이은미는 노래를 부르며 시민들과 손을 마주 잡았다. 유행가 '애인 있어요'를 부를 때는 시민들이 다함께 따라 부르기도 했다.

촛불문화제와 야5당 범국민대회에 참가한 시민들은 안국동 사거리 집회에 이어 광화문 인근에서 열린 '윤석열 즉각퇴진 사회대개혁 14차 범시민대회' 행진해 합류했다.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안국동사거리부터 경복궁 동십자각까지 대로에서 열린 야5당 범국민대회에서 가수 이은미가 공연을 하고 있다. 2025.3.8. 이호 작가

 

"윤석열 다시 구속하고 파면하자"

 

촛불문화제와 야5당 범국민대회에 이어 오후 5시부터 광화문 인근에서 열린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14차 범시민대회'에는 30만 명(주최 측 추산)이 참가해 "윤석열을 영원히 구속하라" "윤석열을 파면하라" "검찰은 즉시 항고하라" "구속취소 거부한다" "석방지휘한 심우정 검찰총장은 사퇴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호림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공동의장은 여는 발언을 통해 "차고넘치는 증거 앞에서도 혐의를 부정하고 거짓말로 일관하며 헌재 변론조차 선동의 장으로 악용한 자의 구속취소에 항고를 포기하고 석방하겠다니, 심우정 검찰총장은 진정 내란공범으로 시대의 죄인이 되고자 하는가"라면서 "비상행동은 심 총장과 지휘부의 즉각사퇴를 촉구하며, 특수본이 대검의 부당한 지휘에 따르지 않고 즉시 항고에 나설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했다.

 

8일 서울 안국동 사거리에서 '야5당 공동 내란종식·민주헌정수호를 위한 윤석열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가 열리고 있다. 2025.3.8. 연합

 

이 공동의장은 "국가인권위원회에서 검찰까지 국가기관에 남은 내란의 공범, 윤석열 하수인들이 민주공화국의 원칙을 무너뜨리고 있다. 반공 이데올로기와 여성과 성소수자, 이주민에 대한 혐오로 자라난 극우의 결집과 폭력이 계속된다"며 "지금의 사회적 혼란을 해결하는 확실한 방법은 헌재의 신속한 파면 결정이다.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 파면한다"고 외쳤다. 시민들도 "파면한다"고 따라 외쳤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의 최새얀 변호사는 연단에 올라 "이번 구속취소 결정 자체가 매우 이례적이다. 기존과 달리 일수가 아닌 시간으로 계산했고 원래 뺐던 체포 적부심 시간을 포함해서 구속기간이 만료됐다고 했다. 법원이 완전히 새로운 해석을 제시했다"며 "이번 결정이 더 분노하게 만드는 이유는 공권력 탄압으로 구속된 노동자, 시민들의 권리로 보장받아야 할 것을 헌정질서를 파괴한 윤석열의 권리로 내세웠기 때문"이라고 했다.

 

8일 서울 안국동 사거리에서 '야5당 공동 내란종식·민주헌정수호를 위한 윤석열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가 열리고 있다. 2025.3.8. 연합

 

최 변호사는 "법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라며 "분명한 것은 구속취소가 됐다고 윤석열 죄가 없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여전히 파면되고 처벌받아야 할 국가폭력 헌법파괴 범죄자"라고 말했다. 그는 "분명히 말한다. 이번 구속취소와 탄핵심판은 어떠한 상관도 없다''며 "헌재가 해야 할 일은 이번 구속취소 결정으로 동요할 게 아니라 혼란에 빠지는 사회를 바로잡기 위해 즉각 파면하는 것이다. 그 자가 다시 관저로 숨지 못하게, 권력의 비호를 받으면서 법의 심판을 우롱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쿠팡으로 인해 2년째 해고생활을 이어가고 있다는 최효 씨는 "여성의 날을 하루 앞둔 3월 7일 법원은 윤석열 구속을 취소했다. 법은 투쟁하는 노동자 시민에게 한없이 냉혹하고 기독권 이익을 보호할 때 한없이 관대하다는 사실을 절감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쿠팡에는 일용직 노동자 대상으로 퇴직금과 주요 수당 체불임금이 발생하고 있다. 일용직 노동자처럼 매일매일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노동자를 보호하는 법은 부재하다"며 "내란범 윤석열에게는 없는 법리도 만들어 구속 종료를 결정하고 신속하게 항고를 포기하여 석방의 길을 열어주는 공권력과 너무 대비된다"고 했다. 그는 "일용직을 보호하는 법은 없고, 윤석열 석방시키기 위해 없는 법을 만들어내는 이 나라가 법치주의 국가가 맞느냐"고 했다.

 

8일 서울 종로구 종로1가 교차로 일대에서 윤석열 대통령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를 마친 시민과 참가자들이 행진을 하고 있다. 2025.3.8. 연합

 

용인대학교에 재학 중이라는 김가온 씨는 "모두 내란의 밤 공포를 느끼며 온몸으로 민주주의 지켜냈다. 내란에 실패한 후 탄핵안이 가결되고 장고 끝에 현직 대통령이 처음으로 체포되는 모습을 지켜봤다. 이렇게 고생한 우리가 윤석열 그냥 풀어줄 수 있겠냐"며 "윤석열 즉시 항고해 세상이 더렵혀지지 않게 윤석열을 영원히 봉해주기 바란다"고 했다.

 

집회 도중 윤석열 석방 소식이 들려오면서, 시민들의 규탄 목소리는 더욱 거세졌다. 비상행동 상황실에서 일하고 있는 활동가 '밍갱'은 "어떻게 이렇게 매번 화를 치미게 만드는지 모르겠다. (지금의 탄핵 국면은) 우리들이 언 손을 불어가며 응원봉 쥐며 깃발 흔들고, 누군가는 광장을 만들고 모이며 치열하게 싸운 결과 아닌가"라며 "내란범 석방이라니 말도 안 된다. 내란범에게 어울리는 건 감옥뿐"이라고 했다. 그는 "검찰은 내란범 석방을 누구 맘대로 결정하느냐"면서 "심우정 검찰총장 규탄한다! 검찰 지휘부는 사퇴하라!"라고 외쳤다.

 

8일 서울 종로구 종로1가 교차로 일대에서 윤석열 대통령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를 마친 시민과 참가자들이 행진을 하고 있다. 2025.3.8. 연합

 

비상행동 공동의장단은 연단에 올라 무기한 단식 투쟁을 선포했다. 의장단은 "오늘 비상행동 공동의장들은 시민분들과 함께 행진을 마치고 윤석열이 파면되는 그때까지 경복궁역 4번출구 서십자각터에서 무기한 철야 단식농성에 돌입한다"면서 "민주주의 후퇴를, 헌법의 파괴를, 법치주의 후퇴를 도저히 지켜보고 있을 수 없다. 우리는 2024년 12월 3일밤 국회에 달려왔던 그 마음으로, 여의도에 모였던 그 결기로 다시 한번 헌법과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싸움을 시작하고자 한다"며 외쳤다. "도처에 숨어 있는 내란잔당들이 또다시 민주주의와 헌법질서를 파괴할 수 없도록 다시 광장에 모이자. 윤석열을 다시 구속하고, 파면하고, 내란잔당들을 모두 몰아낼 때까지 끝까지 광장을 지키자!"

 

이날 집회에서는 가수 정밀아와 박준, 밴드 잠비나이 등도 문화 공연을 펼쳤다. 시민들은 본 집회를 마친 뒤, 종로 일대를 행진하고 다시 광화문 앞으로 돌아와 늦은 밤까지 노래와 발언 등을 하며 농성을 이어갔다. 해산한 뒤에도 일부 시민들은 서십자각에서 진행되는 무기한 철야단식 농성을 응원했다.

 

 8일 서울 종로구 종로1가 교차로 일대에서 윤석열 대통령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를 마친 시민과 참가자들이 행진을 하고 있다. 2025.3.8. 연합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시민집회가 진행 중이던 오후 5시 48분쯤 경기 과천 서울구치소에서 걸어 나와 지지자를 향해 인사한 뒤 약 30분 뒤인 오후 6시 16분쯤 용산구 한남동 관저 앞에 도착했다. 윤 대통령은 관저 앞에 모인 지지자들과 악수하며 감사 인사를 했고, 지지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었다.   < 민들레 김성진 기자 >

 

‘야5당 공동, 내란종식, 민주헌정수호를 위한 윤석열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가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안국동네거리에서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주최로 열렸다. (왼쪽부터)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 김선민 조국혁신당 대표 권한대행,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재연 진보당 대표,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가 ‘윤석열 파면’ 대형 피켓을 들고 참가자들과 함께 구호를 외치고 있다. ⓒ 권우성관련사진보기
‘야5당 공동, 내란종식, 민주헌정수호를 위한 윤석열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가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안국동네거리에서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주최로 열렸다. ⓒ 권우성
 

"석방 지휘 결정은 심우정 검찰총장 본인의 자기 탄핵 선언이 될 것입니다." -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헌법재판소에서 다음 주 울려 퍼질 주문입니다.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 - 김선민 조국혁신당 대표 권한대행

윤석열 대통령 구속 취소 결정 이후 첫 장외집회를 연 야당이 즉시항고 포기와 석방 지휘를 주문한 심우정 검찰총장을 향해 '탄핵'을 경고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포함 야 5당 대표들은 "윤석열은 끝내 파면될 것"이라며 "내란이 종식될 때까지 국민의 손을 놓지 않고 끝까지 함께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오후 6시께 석방돼 지지자들에 허리 숙여 감사 인사를 전했다(관련기사 : 웃으며 손 흔든 윤석열, 끝까지 지지자들만 챙겼다 https://omn.kr/2chz7).

"윤석열, 100일 후에도 내년에도 감옥에 있을 것"

검찰이 윤 대통령 석방의 열쇠를 쥐고 있던 8일 오후 3시 30분께 서울 종로구 안국동 사거리.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은 시민들과 함께 '내란종식 민주헌정수호를 위한 윤석열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를 열었다.

'내란종식 민주수호', '김건희를 수사하라' 등의 손팻말을 든 참석자들은 동십자각까지 이어지는 차선과 열린송현 녹지광장 일대를 빼곡히 채웠다.

이날 대회에 참석한 야 5당 대표들은 공동선언문을 통해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야 5당 일동은 법원의 윤석열 구속 취소 인용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사실상 내란공범의 길을 가고 있는 검찰총장을 강력하게 규탄하며 검찰의 즉시항고를 촉구한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등이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안국동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집회에 참가하고 있다. ⓒ 권우성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안국동네거리에서 열린 ‘야5당 공동, 내란종식, 민주헌정수호를 위한 윤석열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에서 '김건희를 수사하라'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권우성


야 5당은 이날 무대에 올라 심우정 검찰총장 규탄하는 동시에 '탄핵'을 예고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는 "조금 전 대검찰청 수뇌부가 즉시항고를 포기하고 석방 지휘를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며 "윤석열이 법치주의를 훼손하는 쿠데타를 일으켜 파면을 앞두고 있음에도 여전히 '검사 선배'를 버리지 못하겠다는 충정인가"라며 비판했다.

김선민 조국혁신당 대표 권한대행은 "검찰은 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에 대해 마땅히 항고해야 함에도 시간을 끌고 있다"며 "검찰총장 심우정을 탄핵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도 "이 상황은 전적으로 심 검찰총장이 책임져야 한다"며 "석방 지휘를 결정한다면 심우정 본인의 자기 탄핵 선언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야 5당은 윤 대통령의 파면을 확신하기도 했다.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는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파면 결정을 확신한다"며 "헌법재판소 그 자체를 믿기 때문이 아닌, 대한민국을 지탱하는 주권자 국민을 믿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 역시 "분명히 말씀드리겠다. 내란수괴 윤석열은 100일 후에도, 내년에도 감옥에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야 5당 대표 공동선언문에서 "위대한 우리 국민은 12월 3일 밤 장갑차와 총칼도 맨손으로 막아냈고, 12월 14일 탄핵 열차를 국회로, 헌법재판소로 향하게 만들었다"면서 "국민과 함께 손을 잡고 빛의 혁명을 완수하겠다. 내란이 종식될 때까지 끝까지 함께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14차 범시민대행진’이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앞에서 윤석열퇴진비상행동 주최로 열렸다. 참석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 석방 소식에 야유를 보내고 있다. ⓒ 권우성관련사진보기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14차 범시민대행진’이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앞에서 윤석열퇴진비상행동 주최로 열렸다. ⓒ 권우성관련사진보기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14차 범시민대행진’이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앞에서 윤석열퇴진비상행동 주최로 열렸다. ⓒ 권우성관련사진보기


구치소 나온 윤석열, 지지자에 90도 '감사 인사'

한편 야 5당 대회가 열리기 직전인 이날 오후 2시 30분께 대검찰청이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에 법원의 윤 대통령 구속 취소 결정과 관련, 즉시항고 포기 및 석방을 지휘했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수사팀의 반발로 석방 지휘가 잠시 지연됐으나 결국 특수본은 오후 5시 20분께 "윤 대통령에 대한 석방 지휘서를 서울구치소에 송부했다"고 밝혔다.

그로부터 약 30분이 지난 오후 5시 54분엔 윤 대통령이 구치소에서 걸어 나왔다. 그는 지지자들을 향해 90도로 허리를 숙이고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이후 윤 대통령은 한남동 관저로 바로 이동했다. < 오마이 박수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