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 영사관 직원들, 퇴거 시한 되자 건물 빠져나가

 

22일 미국 텍사스 주 휴스턴의 중국 총영사관 앞에서 보안요원을 태운 차량이 출발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미국 정부가 전날 휴스턴 중국 총영사관을 72시간 이내에 폐쇄하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중국이 미국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에서 철수했다.

중국 총영사관은 미국이 요구한 퇴거 시한인 24(현지시간) 직원들을 철수시키고 영사관을 폐쇄했다고 현지 매체인 휴스턴 클로니클이 보도했다.

퇴거 시한인 오후 4시에 앞서 중국 총영사관에서는 직원들이 탑승한 세대의 흰색 차량이 빠져나왔고, 두 대에는 외교 차량 번호판이 달려있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후 미국 관리들은 영사관을 접수했다.

미 국무부 소속 관리들은 영사관 출입문을 여는 데 실패하자 오후 440분께 뒷문을 강제로 열고 영사관에 들어가는 데 성공했다. 휴스턴 경찰은 퇴거 시한을 앞두고 영사관 주변에 바리케이드를 쳤고, 인근 거리를 폐쇄했다.

중국 측은 미국 측이 휴스턴 영사관에 진입한 것을 놓고 강하게 반발했다. 중국 외교부는 25일 웹사이트에서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은 외교 영사관사이자 중국의 국가 재산"이라면서 "영사관계에 관한 빈 협약과 중미 영사협약에 따라미국은 어떤 방식으로라도 휴스턴 총영사관 관사를 침범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휴스턴 중국 총영사관 관사에 진입을 강행한 것에 대해 중국은 강한 불만과 단호한 반대를 표시하며 이미 엄정한 교섭을 제기했다"면서 "중국은 이에대해 정당하고 필요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지난 21일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을 스파이 활동과 지식 재산권 절도의 근거지로 지목하고, 72시간 이내에 폐쇄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중국 측은 지난 24일 청두(成都)에 있는 미국 총영사관을 폐쇄하라고 통보했다.

중국 청두 미 영사관, 휘장 떼고 짐 싸기 시작

중국 청두(成都) 주재 미국 총영사관이 25일 중국의 폐쇄 요구에 따라 철수 준비를 시작했다.

미국이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 폐쇄를 명령한 후 중국이 이에 대한 맞불로 쓰촨(四川)성 청두의 미 영사관 폐쇄를 통보한 지 하루만이다.

이날 청두 미 영사관에서는 한 작업자가 크레인에 올라 미국 휘장을 제거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오후에는 이삿짐 트럭 3대가 영사관 안에 진입했다.

앞서 오전에는 청소부들이 건물 안에서 10여개의 대형 쓰레기 봉지를 날랐고 이 가운데는 파쇄한 종이로 추정되는 봉지도 있었다.

일부 영사관 직원이 개인 물품을 챙겨 나오는 모습도 목격됐다.

전날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청두 영사관의 폐쇄 시한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외교는 대등 원칙"이라고 말해 미국과 동일한 72시간을 제시했음을 시사했다.

후시진(胡錫進) 환구시보 총편집인은 청두 영사관 폐쇄 기한은 통보 72시간 뒤인 27일 오전 10시라고 밝혔다.

왕 대변인은 "청두 주재 미국 총영사관 직원들이 신분에 맞지 않은 활동을 하면서 중국 내정에 간섭하고 중국의 안보 이익을 해쳤다"고 비난했다. 그는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앞서 미국은 지난 21일 스파이 행위를 이유로 휴스턴의 중국 총영사관을 72시간 안에 폐쇄하라고 전격 요구했다.

휴스턴 중국 총영사관 직원들은 미국이 요구한 퇴거 시한인 24일 오후 4시 직후 영사관을 떠났으며 이후 미국 관리들이 영사관의 뒷문을 강제로 열고 진입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미국 시진핑 호칭 주석총서기로 변화미중갈등 반영

투표로 뽑힌 민주주의 지도자 아닌 "독재 권력 승자"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크리스토퍼 레이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비롯한 미국 고위 관리들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 대한 호칭이 바뀌고 있다.

그동안 미국은 대체로 시 주석을 '프레지던트'(President·주석)로 불렀으나 최근에는 '총서기'(General Secretary)로 부르는 빈도수가 급증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25"미국 관리들이 시진핑을 '주석' 대신 '총서기'로 변경해 부르고 있다"면서 그 의도를 분석하는 기사를 실었다.

시 주석은 중국 공산당(Chinese Communist Party) 총서기, 중국 국가주석,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을 겸하는 당·국가·군의 최고 지도자다.

시 주석의 호칭 변화를 주도한 인물은 미국의 외교 사령탑인 폼페이오 국무장관이다.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미중 갈등이 본격화되기 전까지 시 주석을 '주석'으로 호칭하면서 정중하게 대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201812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G20 회의 때 "시 주석이 함께하는 실무 만찬에 참석해 영광"이라는 표현도 사용했으며, 장관 취임 후 첫 베이징(北京) 방문 시에는 "시 주석과 생산적인 미팅을 하게 되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9년 하반기부터 미중 관계가 급속도로 악화하면서 폼페이오 장관은 점차 시 주석을 '총서기'로 지칭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호칭 변화는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에 이어 기술전쟁,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제정이나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 등으로 전방위적 갈등 양상을 빚는 상황과 맞물려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23일 캘리포니아주 요바린다의 닉슨도서관에서'중국 공산당과 자유 세계의 미래'를 주제로 연설하면서 "시진핑 총서기는 파산한 전체주의 이념의 진정한 신봉자"라고 비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531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중국의 군사력 증강에 관련한 질문에 "중국공산당(CCP)의 군사적 발전은 현실"이라면서 "시 총서기는 군사적 능력을 증강하는 데 몰두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국무부도 중국을 설명하는 자료에 "중국은 중국 공산당이 통치하는 권위주의 체제이며, 시진핑은 공산당의 총서기"라고 표현했다. 전문가들은 시 주석에 대한 미국 고위 당국자들의 호칭 변화에 대해 미중 갈등 상황을 반영하는 것임과 동시에 시 주석 통치를 부당화하고 중국 공산당과 인민 사이의 틈을 벌리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미중 관계 전문가인 앨리슨 스잘윈스키는 "그들은 대의제 정부의 지도자와 독재적이고 권위주의적인 정부의 지도자를 구별하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미 의회 산하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USCC)의 로빈 클리블랜드 의장은 "(시주석)가 선거에 의해 선출되고 시민사회와 유권자의 정치적 지지를 받는,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대통령이 아니라는 단순한 진실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진핑은 이기적인 당의 꼭대기에 자리 잡은 독재자"라면서 "따라서 용어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USCC는 지난해 11월 발표한 연례 보고서에서 시 주석을 '프레지던트'가 아닌 '총서기'로 불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프레지던트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투표에 의해 지도자가 선정됐을 때 사용하는 호칭이기 때문에 중국 공산당 내부 권력투쟁의 승자에게 사용해선 안 된다는 논리다.


당 정치국 비상확대회의'최대비상체제'로 전환

개성 완전 봉쇄하고 사건발생 전방부대 집중 조사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6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비상확대회의를 긴급소집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회의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의심되는 탈북민이 개성을 통해 월북한데 따른 조치로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최대비상체제로 이행키로 하고 개성시를 완전 봉쇄했다고 전했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26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비상확대회의를 긴급소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의심되는 탈북민이 개성을 통해 월북한 데 따른 조치로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최대비상체제'로 전환하기로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6일 보도했다.

중앙통신은 "개성시에서 악성비루스(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월남 도주자가 3년 만에 불법적으로 분계선을 넘어 719일 귀향하는 비상사건이 발생하였다"고 전했다.

3년 전 한국에 온 탈북민이 지난 719일 군사분계선을 넘어 개성을 통해 북한으로 들어갔는데, 그가 코로나19 의심 환자라는 주장이어서 확인이 필요한 대목이다.

통신은 "불법 귀향자의 상기도 분비물과 혈액에 대한 여러 차례의 해당한 검사를 진행했다""악성비루스 감염자로 의진할 수 있는 석연치 않은 결과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그를 철저히 격리시키고 지난 5일간 개성시에서 그와 접촉한 모든 대상들과 개성시 경유자들을 철저히 조사장악하고 검진·격리조치하고 있다"고 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개성시에 치명적이며 파괴적인 재앙을 초래할 수 있는 위험이 조성된 것"과 관련해 전날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정치국 비상확대회의를 긴급소집했다.

김 위원장은 관련 보고가 올라온 직후인 지난 24일 오후 중에 개성시를 완전 봉쇄했고 구역·지역별로 격폐시키는 '선제적인 대책'을 취했다고 밝혔다.

"해당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최대비상체제로 이행하며, 특급경보를 발령할 데 대한 당중앙의 결심을 천명하시였다"고 통신은 전했다.

회의에서는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최대비상체제로 이행하는 것에 대한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결정서가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특히 "월남 도주사건이 발생한 해당 지역 전연부대의 허술한 전선경계근무실태를 엄중히 지적하고 당중앙군사위원회가 사건발생에 책임이 있는 부대에 대한 집중조사결과를 보고받고 엄중한 처벌을 적용하며 해당한 대책을 강구"할 데 대해 논의했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방역을 앞세워 전 주민에 대한 통제와 감시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위원장은 이어 "지난 6개월간 전국적으로 각 방면에서의 강력한 방어적 방역대책들을 강구하고 모든 통로들을 격폐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경내에 악성비루스가 유입되였다고 볼 수 있는 위험한 사태가 발생했다"고 지적하며 보다 강력한 비상방역체계를 주문했다.

아울러 "모두가 비상사태에 직면한 현실을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비상방역지휘부의 지휘에 하나와 같이 절대복종하고 움직이는 질서를 유지하며, 각급 당조직들이 자기의 기능과 역할을 완벽하게 발휘할 것"을 강조했다.

이번 회의에는 정치국 위원 및 후보위원들과 함께 중앙비상방역지휘부 성원들이 방청으로 참석했다.

또 내각과 성 및 중앙기관 당 및 행정책임간부들, 각 도당위원회 집행위원들, 도급 기관 간부들은 지역 화상회의실을 통해 방청으로 참가했다. 

북한에도 물 폭탄농촌·탄광·대동강유역 노심초사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북한에도 '물 폭탄'이 쏟아지면서 홍수 피해에 대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조선중앙방송은 25"어제부터 오늘 (오전) 5시까지 고성에서 150미리미터()의 많은 비가 내렸다"고 보도했다.

강원도 일부 지역에는 호우주의보와 강풍주의보가 발효됐고, 함경남도와 강원도해상에서는 해일주의보까지 내려졌다. 방송은 "함남 금야군과 강원도 해안에서는 높은 물결과 해일이 겹쳐 침수되는 곳이 있을 수 있다""인민 경제 모든 부문에서 폭우와 많은 비, 센바람에 의한 피해가 없도록 철저한 안전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연일 비 소식이 이어지는 가운데 농촌지역은 바짝 긴장한 모양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농경지의 장마철 대비를 소개하며 "장마철에 들어선 지금 각지 농업 부문 일군(간부)들과 근로자들은 신들메(신발끈)를 더 바싹 조이고 큰물과 폭우, 비바람에 의한 농작물 피해를 막고 생육 후반기 비배관리를 잘하기 위해 긴장한 분분초초를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또 평원군 협동농장 관계자의 입을 빌어 "장마철에 농작물 비배관리를 어떻게 하는가 하는 데 따라 한해 농사의 성패가 결정한다"고 강조했다.

석탄 광산지역에서는 침수 피해를 막기 위한 대비책 마련에 나섰다. 방송은 "각지 탄광 광산들에서 장마철 기간 큰물과 비바람 피해를 막고 생산을 정상화하기 위한 사업을 힘있게 내밀고 있다"며 갱내 배수체계 정비 보강과 옹벽 보수 등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갱 막장 침수를 막기 위해 펌프를 집중적으로 배치했다고 밝혔다. 탄광은 침수 시 붕괴 위험이 크고 석탄이 유실될 수 있어 수해에 취약한 산업현장이다.

발전소 역시 집중호우로 전력 생산이 멈춰서지 않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선전매체 '통일의 메아리'"군안의 발전소들에서 장마철에도 생산을 정상화하기 위한 데 모를 박고 사업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1길이의 수로를 파고 제방 보수에 나섰다고 전했다. 뇌우가 치는 경우를 고려해 피뢰기 점검과 접지 장치 재정비도 진행 중이다.

대동강 유역도 범람에 대비해 점검과 보수를 이어가고 있다. 대외선전매체 메아리는 "대동강 큰물(홍수) 지휘부에서 장마철 기간 대동강 유역에서의 큰물 관리를 위한 사업을 책임적으로 짜고 들고 있다""갑문사업소에서는 수문 권양 설비와 구조물, 동력선, 배전반, 전원보장 상태를 료해(파악)하고 점검과 보수를 빈틈없이 해 언제든지 가동할 수 있는 만단의 준비를 갖췄다"고 설명했다.

 


미 법원, 89월 준비서면 후 심리인신보호 청구 송환 늦출수도

 


6년의 도피 끝에 미국 뉴욕에서 붙잡힌 유혁기(48)씨의 국내 송환을 위한 본격적인 법정 공방이 이르면 두 달 뒤쯤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2014년 사망)의 차남인 유씨는 거물 변호사를 선임하는 등 자신의 법적 권리를 총동원할 태세여서 단시일 내에 결론이 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25일 미 법무부 등에 따르면 뉴욕 남부연방지방법원 소속 리사 마거릿 스미스 치안판사는 오는 817일 유씨 변호인의 준비서면을 제출받는 것으로 법적 절차를 개시할 예정이다. 변호인은 이날까지 유씨의 주장을 정리한 문건을 법원에 내야 한다.

법무부와 검찰의 반박 준비서면은 94일까지, 유씨 측의 재반박 준비서면은 914일까지 각각 제출해야 한다.

유씨의 범죄인 인도를 위한 심리는 준비서면 절차가 완전히 끝난 이후에 시작된다. 빨라야 9월 중순 이후에 정식 공판이 열리는 셈이다. 이후 소송 절차는 다른 판사가 진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담당 판사는 심리를 거쳐 유씨의 범죄인 인도 여부를 결정한다. 유씨는 체포 직후 화상 및 전화로 법원 심리에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유씨가 체포 직후 대형 로펌인 브레이스웰의 파트너 변호사인 폴 셰흐트먼을 변호인으로 선임했다는 점에서 한국으로의 송환을 순순히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하버드대 로스쿨 출신인 셰흐트먼 변호사는 뉴욕 검찰에서 재직하는 등 법조 경력 30년 이상의 베테랑 법조인이다.

만약 재판부가 유씨를 한국으로 인도하기로 결정하더라도 실제 송환에는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

미국에서 범죄인 인도 결정은 어느 쪽도 항소할 수 없으나, 송환 대상자의 경우 인신보호영장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위법적인 구금을 막기 위해 영미법계 국가들이 채택한 이 제도에 따라 인신보호영장이 발부되면 범죄인 인도 절차가 유예된다고 법무부는 설명했다.

고 유병언 회장의 22녀 자녀 중 한국 검찰이 유일하게 신병을 확보하지 못한 유씨는 부친의 뒤를 이어 계열사 경영을 주도해 사실상의 후계자로 알려졌다.

미국 영주권자인 유씨는 20144월 세월호 참사 후 한국 검찰의 3차례 출석 요구에도 귀국을 거부해 범죄인 인도 청구 대상이 됐다.

그는 지난 22일 뉴욕주 웨스트체스터 카운티의 자택에서 도피 6년 만에 체포됐다. 뉴욕남부지검은 유씨가 허위 상표권 계약이나 컨설팅 비용 명목으로 총 23천만달러(290억원) 상당의 자금을 사취하기 위해 일가가 운영하던 회사들과 공모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유혁기 뉴욕생활은고급주택 여러 채에 프랑스 명품초콜릿 사업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2014년 사망)의 차남 유혁기(48) 씨가 6년 만에 미국 뉴욕주 자택에서 전격 체포되면서 그의 도피 생활에 관심이 쏠린다.

미 법무부와 검찰이 유씨의 체포 경위에 관한 자세한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그가 도피 기간에도 현지에서 고가의 저택을 다수 소유한 것은 물론 일부를 팔아 거액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뉴욕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유씨는 이틀 전 체포된 뉴욕주 웨스트체스터 카운티에만 최소 2채의 고가 저택을 현재까지 10년 넘게 보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주택의 존재는 유씨 일가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하던 지난 2014년 한국 예금보험공사(KDIC)의 재산몰수 소송 과정과 뉴욕타임스(NYT) 보도 등을 통해 이미 알려진 바 있다.

먼저 유씨는 아내와 공동명의로 지난 20077월 파운드리지의 저택을 345만달러(41억원)에 구매해 여전히 소유주로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2004년 지은 이 저택은 대지면적 41116(12437), 건물면적 783(237) 규모로 침실 5개와 화장실 7개를 갖췄다.

이 저택에는 작년 65193달러(7849만원)의 재산세가 부과됐다.

유혁기씨의 뉴욕주 베드퍼드 자택 추정 사진

유씨 부부는 2년 뒤인 20096월 인근 베드퍼드에서도 275만달러(33억원)를 들여 저택 한 채를 더 샀다. 대지면적 16228(4909)에 건물면적 650(197) 규모로 작년 재산세는 48677달러(5861만원)이었다.

이번에는 '베드퍼드 모임 프라퍼티 유한회사'라는 법인 명의로 구입했으나, 이 법인 사무실은 유씨의 다른 미국 회사들과 같은 건물에 위치해 있다.

이들 부부는 뉴욕시 맨해튼에도 고급 아파트를 갖고 있었으나, 재산몰수 1심 소송에서 패하기 직전 이를 매도해 압류를 피한 것으로 보인다.

유씨와 아내는 20035성급 호텔인 리츠칼튼에서 운영하는 맨해튼 남부 190(57)짜리 콘도를 1725천달러(21억원)에 구입했다.

뉴욕항과 자유의 여신상 조망이 가능한 고급 주택이었으나, 20169245만달러(29억원)에 판 것으로 확인됐다. 이듬해 같은 건물에서 비슷한 면적인 매물들이 300400만달러대에 팔린 점에 비춰볼 때 1심 판결 직전 급하게 처분했을 가능성이 있다.

유씨가 체포된 웨스트체스터 카운티의 자택이 이미 알려진 파운드리지 저택 혹은 베드퍼드의 저택인지, 아니면 공개되지 않았던 제3의 자택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한국 검찰이 2014년 인터폴을 통해 적색 수배령을 내리고 범죄인인도를 요청했다는 점에서 이미 공개된 주소의 자택에서 6년 동안 '도피'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유씨가 같은 카운티 내에 다른 은신처가 있었거나, 아니면 아예 다른 곳에서 숨어지내다 최근 자택으로 돌아왔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NYT2014년 보도에서 그가 웨스트체스터 카운티 밖이나 아예 미국 밖으로 도피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이 지역의 한 교민은 "유씨가 어디에 사는지 한인들은 아무도 몰랐다. 이곳은 큼직한 집들이 많아서 파악하기 어렵다"라며 "자동차에 선팅을 진하게 해서 다니면 누가 알아보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피 전까지 베드퍼드 지역에서 프랑스의 명품초콜릿 사업을 벌였던 점도 눈에 띈다.

유씨는 1800년 설립된 초콜릿 브랜드 드보브에갈레의 뉴욕 지점을 운영해왔다. 이 브랜드는 프랑스 루이 16세의 약사였던 드보브가 쓴 약을 먹기 힘들어하던 프랑스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를 위해 만든 초콜릿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NYT에 따르면 유씨는 프랑스 본사를 직접 설득해 미국 판권을 사들인 뒤 20051월 명사들을 초청해 맨해튼에서 떠들썩한 행사를 열어 뉴욕 지점 런칭을 알렸다.

당시 베드퍼드에 세워진 이 초콜릿 브랜드 뉴욕지점은 이미 폐업했다. 자동차로 5분 거리인 인근 지역에 같은 이름의 매장이 있는 것으로 검색되지만 전화를 받지 않았다.


토론토는 승리아웃카운트 1개 부족 개막 선발승 무산

토론토 1선발 등판, 52사후 피홈런4이닝 3실점

일 타자 쓰쓰고에게 52사 후 투런 홈런 맞아 아쉬움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아웃 카운트 1개를 채우지 못해, 한국인 최초 메이저리그 2년 연속 선발승 기록 달성에 실패했다.

류현진은 24일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의 트로피카나필드에서 열린 2020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방문 경기에 선발 등판해 4이닝 동안 홈런 1개 포함해 4안타를 내주고 3실점했다. 그러나 토론토 블루제이스는 64로 승리했다.

류현진은 이날 삼진은 4개를 잡았고, 사사구는 4(볼넷 3, 몸에 맞는 공 1)를 내줬다.

52사까지 2안타 1실점으로 탬파베이 타선을 제압했던 류현진은 2사 후 장타를 허용했고, 결국 마운드를 내려왔다.

6-1로 앞선 5회 초 류현진은 아웃 카운트 2개를 쉽게 잡았다. 그러나 헌터 렌프로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위기를 자초했다. 이어 이날 빅리그 데뷔전을 치른 일본인 타자 쓰쓰고 요시토모에게 시속 143짜리 직구를 던졌다가 좌중월 투런포를 허용했다.

류현진은 후속 호세 마르티네스에게 2루타를 내줬고, 토론토는 투수 교체를 단행했다. 류현진은 무거운 표정으로 마운드를 내려왔다. 6-3으로 앞선 상황이고 아웃 카운트 1개를 추가하면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출 수 있지만, 시즌 첫 등판이고 류현진의 투구 수가 97개로 늘어난 터라 무리하게 투구를 이어가지 않았다.

류현진이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가면서 한국인 최초 메이저리그 개막전 2년 연속 선발승 기록 달성도 무산됐다.

박찬호는 다저스 소속이던 2001년 개막전 선발승을 거뒀으나, 텍사스 레인저스 이적 첫해인 2002년에는 개막전 패전투수가 됐다. 류현진은 지난해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생애 처음으로 개막전 선발로 등판해 6이닝 1실점 호투로 선발승을 따냈다.

그러나 류현진도 토론토 이적 후 첫 등판에서는 부진했다. 52사까지는 호투하던 터라 기록 무산이 더 아쉽다. 류현진이 토론토 유니폼을 입고 얻은 첫 번째 결과는 삼진이었다. 류현진은 1회 첫 타자 얀디 디아스와 풀 카운트(3-2스트라이크)로 맞섰고, 6구째 시속 138슬라이더를 던져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후속타자 렌프로는 주 무기인 체인지업으로 유격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일본인 타자 쓰쓰고와의 첫 대결도 류현진의 완승이었다. 류현진은 쓰쓰고를 시속 137슬라이더로 2루 땅볼 처리하며 삼자범퇴로 1회를 끝냈다. 2회도 삼자범퇴로 막은 류현진은 3회에 첫 안타를 내줬다.

그러나 류현진은 특유의 위기관리 능력을 선보이며 실점을 막았다. 첫 타자 윌리 아다메스가 2루 쪽에 강한 타구를 보냈고, 공은 토론토 2루수 캐번 비지오를 맞고 중견수 앞으로 흘렀다. 중견수 랜들 그리척의 타구 처리가 깔끔하지 않았고, 이 사이 아다메스는 2루에 도달했다. 키어마이어의 유격수 땅볼 때 아다메스는 3루에 안착했다.

그러나 류현진은 마이크 주니노를 1루수 파울 플라이로 잡아내며 한숨을 돌렸다. 디아스와의 정면 승부를 피하고 볼넷을 내준 류현진은 21, 3루에서 렌프로를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류현진의 역투에 토론토 타선은 4회 초에 3점을 뽑으며 화답했다. 선두 타자로 나선 캐번 비지오가 재치 있는 기습 번트로 출루하자, 블라디미르 게레로가 우전 안타로 기회를 이어갔다. 트래비스 쇼가 볼넷을 얻어 무사 만루가 됐고, 랜들 그리척이 1타점 좌전 적시타로 선취점을 만들었다. 토론토는 로디 텔레스와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희생 플라이로 2점을 추가했다.

류현진은 4회 초 토론토 입단 후 처음으로 실점했다. 21루에서 마이크 브로소에게 시속 146싱커를 던지다가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맞았다. 이 사이 1루 주자가 홈을 밟았다.

류현진은 아다메스에게 볼넷을 허용해 다시 21, 2루에 몰렸다. 하지만 키어마이어를 시속 114커브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토론토 타선은 5회에도 힘을 냈다. 대니 젠슨과 보 비?의 연속 안타로 만든 무사 1, 2루에서 비지오가 오른쪽 담을 넘어가는 3점 아치를 그렸다. 하지만, 류현진은 52사 후 볼넷과 홈런, 2루타를 맞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토론토 이적 후 첫 승은 다음 기회로 미뤘다.

토론토는 지난겨울 48천만달러에 류현진을 영입했다.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에서 7(20132019)을 보낸 류현진은 '토론토 1선발'로 예우받으며 2020시즌을 준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경기 수가 팀당 60경기로 줄고, 훈련 여건도 좋지 않았다. 류현진은 52사까지는 1선발 다운 투구를 했지만, 이후 무너졌다.

탬파베이 1루수 최지만은 이날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돼 동산고 4년 선후배의 투타 맞대결은 성사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