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후보로 확정… 합산 57% 득표
“국민 대통령 시대 열겠다” 수락 연설

문재인 전 대표가 3일 더불어민주당의 제19대 대통령 선거 후보로 공식 선출됐다. 4일 국민의당 경선을 끝으로 5월9일 치러지는 대선에 출마할 각 당의 후보가 모두 확정되면, 5자 구도의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가 펼쳐질 전망이다.

문 후보는 이날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민주당의 ‘제19대 대통령 후보자 수도권·강원·제주 선출대회’에서 60.4%(39만9934표)로 압도적 승리를 거뒀다. 네차례의 경선 결과(재외국민투표 포함)를 합산하면, 문 후보는 57%(93만6419표)를 얻어 결선투표 없이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문 후보는 2012년 18대 대선에 이어 두번째 대선에 도전하게 됐다.

2위는 21.5%(누적득표율, 35만3631표)를 기록한 안희정 후보가 차지했다. 이재명 후보는 수도권·강원·제주 경선에서 22%(14만5688표)를 얻어, 안 후보(17.3%, 11만4212표)를 앞질렀지만, 누적 득표율에서 불과 0.3%포인트 차로 안 후보에게 밀려 21.2%(34만7647표)로 3위에 올랐다. 최성 후보는 0.3%(4943표)를 득표해 4위에 머물렀다.


문 후보는 이날 대선 후보 수락 연설에서 “오늘 우리에게 승자와 패자는 없다. 승자가 있다면 그건 바로, 촛불을 밝혔던 우리 국민들”이라며 “국민이 집권해야 정권교체다. 국민의 삶이 달라져야 새로운 대한민국이다. 시대를 바꿔라. 정치를 바꿔라. 경제를 바꿔라! 문재인, 그 명령을 받들어 국민 대통령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치열하게 경쟁하는 과정에서 쌓여온 상대 후보 진영과의 갈등을 의식한 듯 “그동안 어느 캠프에 있었든 누구를 지지했든 이제부터 우리는 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함께할 때 우리는 강하다. 우리가 함께하면 반드시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2월 정의당(심상정)을 시작으로 바른정당(유승민), 자유한국당(홍준표)은 이미 후보를 확정지었고, 국민의당은 안철수 전 대표가 이미 압도적인 ‘6연승’을 거둔 터라 대진표는 이미 확정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현재 문 후보에게 가장 유리한 ‘5자 구도’가 계속 유지될지는 미지수다. 민주당을 제외한 다른 후보들 모두 ‘자강론’을 내세우고 있지만, ‘반문재인 연대’, ‘중도·보수 후보 단일화’ 등의 가능성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단일화 합의에 따라, 4자 구도 또는 3자 구도가 짜이며 문 후보의 대세론이 출렁일 수 있다.

문 후보는 이날 후보 확정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안철수 전 대표와의 ‘양자대결’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안 후보가) 자유한국당 등과 함께 연대해 단일 후보가 된다는 뜻인데, (그런 일은) 있음직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자유한국당 등과) 함께하는 후보라면 적폐 세력들의 정권 연정을 꾀하는 후보라고 생각한다”며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국민들이 (이를)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정애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

● Hot 뉴스 2017. 3. 31. 14:56 Posted by SisaHan

법원, 뇌물 등 주요 혐의 소명됐다 판단… “증거인멸 우려 있어”
전직 대통령으로 3번째 불명예… 검찰, 내달 17일전 기소할듯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가 삼성으로부터 433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청구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이 31일 법원에서 발부됐다.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파면된 지 21일 만이다. 전직 대통령이 구속된 것은 노태우·전두환 전 대통령에 이어 역대 세 번째다. 검찰은 최장 20일 동안 박 전 대통령을 구속 수사할 수 있지만, 대선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공식 선거일이 시작되는 다음달 17일 전에는 수사를 마무리하고 재판에 넘길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강부영 영장전담판사는 30일 박 전 대통령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다음날 새벽 3시3분에 발부했다. 강 판사는 “주요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이 인정된다”라며 구속사유를 설명했다.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30일 저녁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은 뒤 대기하기 위해 바로 옆 서울중앙지검에 들어서고 있다.


법원이 이날 박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을 발부한 것은 이번 수사의 핵심이었던 뇌물 혐의에 대해 어느 정도 소명이 됐다고 판단한 때문으로 보인다. 전날 구속 전 피의자심문에서 검찰과 변호인 쪽이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도 뇌물수수 혐의 부분이었다. 박 전 대통령은 13개 혐의를 받고 있지만, 영장심사 단계에서는 그중 가장 무거운 혐의에 심리가 집중된다. 박 전 대통령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으로부터 승계지원 대가로 433억원을 받은 혐의와 관련해 검찰이 제시한 안종범(구속기소) 전 수석의 수첩, 삼성 관계자들이 최순실씨 딸 정유라 지원을 논의하며 주고받은 각종 문자메시지 등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뇌물공여자인 이 부회장이 구속된 것도 법원의 판단에 영향을 끼쳤다. 검찰은 최순실씨 등 공범과 뇌물공여자가 구속된 점을 들어 형평성 차원에서도 구속수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박 전 대통령 쪽은 삼성으로부터 어떤 청탁을 받은 적도 없으며, 삼성이 낸 돈은 미르·케이스포츠재단과 최순실씨 모녀 등에게 갔을 뿐 자신은 어떤 이익도 얻은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항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은 영장심사에서 적극적으로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며 억울함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법원은 삼성그룹이 대통령으로부터 승계 지원과 관련해 어떤 약속도 받지 않고, 사인에 불과한 최순실씨 모녀를 적극적으로 도울 이유가 없다는 점에서 박 전 대통령 쪽 주장이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봤다.

박 전 대통령 구속으로 검찰 수사가 정점을 찍으면서 앞으로 수사방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검찰은 대선에 미치는 정치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식 선거일이 시작되는 다음 달 17일 전에는 박 전 대통령을 기소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삼성뿐 아니라 롯데·에스케이 등 수사 선상에 오른 다른 대기업 수사도 속도를 내 박 전 대통령 기소 시점에는 이들 기업에도 뇌물공여 혐의를 적용할지 여부에 대해 결론을 낼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우병우 전 민정수석에 대한 수사도 시간을 끌지 않는다는 원칙 아래 수사를 벌이고 있다.

<서영지, 최현준 기자>


반잠수식 선박 화이트마린호에 실린 세월호가 31일 침몰 1080일 만에 전남 목포시 목포신항만으로 들어오고 있다.

예정시간보다 빨리 오후 1시 도착

세월호가 31일 오후 1시께 목포신항에 도착했다. 세월호는 침몰사고 후 1080일 만에 육지로 돌아온 셈이다.

세월호를 실은 반잠수식 선박 화이트마린호는 이날 오전 7시 동거차도 인근 해역을 출발했다. 당초에는 시속 13∼18.5km의 속도로 105㎞를 운항해 오후 2시30분께 목포신항에 도착할 예정이었으나 소요시간을 1시간 반 단축했다. 반잠수식 선박을 철재부두에 접안하는 작업은 1시30분께 끝난다.
<김소연 기자>


[1500자 칼럼] 나라 사랑

● 칼럼 2017. 3. 28. 20:12 Posted by SisaHan

“우리나라 반만년 역사에 빛나는 애국자들은 누구일까?” 이런 것들은 내가 초등학교를 다닐 때 수 없이 던져보던 질문들이다. 내 대답은 자라면서 바뀌었다. 초등학교 때는 살수대첩의 을지문덕, 안시성 싸움의 연개소문, 한산도 대첩의 이순신, 하얼빈 기차역에서 이등박문을 쏜 안중근 같은, 외부세력에 대항해서 싸운 사람들이 전부였다. 침입자에 대항해서 싸움 한번 안해 본 사람을 어떻게 애국자로 부를 수 있느냐는 것이 나의 애국자에 대한 안목이었다. 나이가 들면서부터 군인 투성이였던 애국자 집단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창의적이고 문화,예술적 업적을 보인 사람들로 슬며시 바뀌었다. 당시로써는 혁신적인 생각을 담은 책을 많이 쓴 다산 정약용, 종두법을 발명한 지석영, 측우기나 해시계 등 여러가지 과학적 기구를 발명한 장영실,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 화가 단원 김홍도, 음악가 박연 등 백성들의 생활에 예술적 감각을 불어넣은 사람들도 애국자 집단에 들어갔다.

이들 중에 가장 위대한 애국자는 누구일까? 초등학교 2,3학년 학생들이 물어볼 한 질문이다. 내 생각으로는 이 나라 억조창생들이 자기 생각을 글로 표현할 수 있는 문자를 만들어 준 세종대왕을 꼽는다. 내가 지금 이렇게 세종에 관한 글을 쓸 수 있는 것도 알고 보면 그의 덕이다. 그러나 세종은 단순히 지금 우리가 쓰고있는 한글을 만드신 어른으로만 기억해서는 안된다. 그는 우리민족의 역사 전체를 통털어 가장 찬란하고 화려한 민족문화를 꽃피웠을 뿐 아니라 세상을 다스리는 데 후세에 모범이 되는 태평성대를 이룩한 성군이시다. 현대적 감각으로 봐도 크게 빗나가지 않는, 참으로 멋지게 나라를 다스린 임금. 그는 정치, 경제, 문화, 사회 전반에 걸친 눈부신 업적 뿐 아니라 백성을 사랑하는 그의 마음 또한 지극하였다. 암군은 간신배들을 싸고 돌고 현군은 현명한 신하와 가깝다는 옛말처럼 세종 주위에는 황희나 맹사성 같은 명신들은 물론 성삼문, 신숙주, 정인지 같은 당대를 호령하던 큰 학자들이 온 힘과 정성을 다하여 그를 보필하였다.

고등학교 때 학교 도서관에서 춘원 이광수의 <단종애사>를 빌려와서 밤 늦도록 읽은 적이 있다. 한밤중에 세종대왕이 집현전에 들려 책을 읽다가 잠이 든 성삼문, 신숙주에게 추울세라 가만히 이불을 덮어주던 아버지 같은 세종대왕의 따뜻한 부정을 읽던 생각이 난다. 이팔청춘에 읽은 소설 장면을 60년 세월이 넘게 흐른 오늘까지 기억하고 있는 것은 한창 사회적으로 민감하기 시작한 나이에 진정한 통치자는 이런 사람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깊이 박혔기 때문이지 싶다.
성군 세종이지만 생전 두 며느리가 쫓겨나는 것을 보는 비극을 겪었다. 그런 비극이야 세월이 가고 다른 며느리가 들어오면 시나브로 잊혀지는 일. 비극 중의 비극은 세종이 죽고 나서 자식들간에 벌어진 골육상쟁이다. 즉 세종이 낳은 자식 중에 둘째 아들 수양대군이 12나이에 왕위에 오른 어린 조카 단종을 임금자리에서 내쫓아 궁산 벽지로 귀양 보냈다가 결국에는 그를 죽이고 자기 동생도 죽여버린 비극이다.

애국심은 무엇인가? 내 생각으로는 내가 태어난 나라의 산천과 거기에 보금자리를 틀고 사는 사람들, 그 나라의 문화와 예술 모든 것에 대한 총체적인 사랑이요 공경심이다. 나는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도 고향에 대한 사랑의 연장으로 보는 버릇이 있다. 고향을 잊을래야 잊어버릴 수가 없는 곳. 어느 시조시인의 말처럼 고향이란 먼저 간 우리 선조와 우리세대가 함께 살고있는 곳이다. 우리 선조들은 먼저 갔어도 우리가 사는 꼴을 훤히 내려다보고 있다는 것.
우리가 현충원에 가서 선열들의 묘비 앞에서 묵념을 드리는 것은 선열들이 우리를 훤히 내려다보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인 것이다. 또한 그 자리에서 우리는 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몸가짐과 마음가짐을 굳게 다짐한다. 이 다짐이 곧 나라사랑의 노른자위가 아닐까.

< 이동렬 - 웨스턴 온타리오대 명예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