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리콘 밸리의 You Tube 본사 탐방기
로비에는 인공암벽 설비
실내 미니 골프장도 갖춰
TV대체할 플랫폼 도전 열기
세계는 더 좁아지고 생생해졌다. 어디선가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나는, 누군가 유튜브(You Tube)에 올린 ‘현장 영상’ 덕분이다. 북아프리카 민주화 시위와 지난달 일본 동북부 대지진 때 쓰나미 모습은 유튜브를 타고 순식간에 전세계로 퍼졌다. 일본 지진 하루 만에 관련 동영상 1만6000개가 유튜브에 올라왔다. 언론을 통해 윤곽이 전달되던 세상이 만인의 눈과 휴대전화를 통해 현장 그대로 전세계에 실시간으로 확산되는 플랫폼이 일상으로 들어왔다.
미국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의 샌브루노 유튜브 본사를 한국 언론으론 처음 찾았다. 로비에 인공 암벽이 있고 미니 골프장이 사무실 중간에 있는가 하면 넓은 체력단련장과 3개 레인을 갖춘 실내 수영장은 이곳이 일터인지 놀이터인지 분간하기 힘들게 한다. 하지만 이 곳이 21세기 정보의 유통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는 미디어 혁신 최전선이다.
사무실엔 복잡한 수식과 낙서가 적혀 있는 대형 화이트보드가 곳곳에 걸려 있고, 머리에 터번을 두른 이를 비롯해 다양한 인종 4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사무실을 안내해준 한인 김상윤 제품 매니저는 “수천명 규모의 거대조직이자 수익모델이 만들어진 구글과 달리 다양한 부문에서 훨씬 도전적 시도를 해볼 수 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유튜브는 민주화 도구로도 주목받고 있다. 이집트·리비아 정부는 시위 동영상이 퍼지는 것을 막으려 인터넷을 전면 차단하기도 했고, 중국과 이란 정부는 진작부터 국민들의 유튜브 접속을 막아오고 있다. 하지만 힘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유튜브는 이런 현상이 미디어 권력의 변화에 따라 예견된 것이라고 말한다. 놈 로빈스키 유튜브 수석 제품매니저는 미국의 시대별 인기 TV프로그램으로 이를 설명한다. “1980년대엔 인기 프로그램은 시청률 25%의 <코스비 쇼>였으며 당시 방송채널은 29개였다. 90년대엔 시청률 22%의 <사인펠드>였고, 채널은 52개였다. 2005년 <아메리칸 아이돌>의 시청률은 12%였고 채널은 110개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기능과 콘텐츠가 특정 영역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도 플랫폼으로서의 유튜브의 힘이다. 콘텐츠 운영을 맡고 톰 피켓 이사는 유튜브의 콘텐츠가 3가지로 구분된다고 설명했다. 피켓은 “정치·사건·취미·오락 등 개인들이 공유하고자 하는 콘텐츠, 웹에서 방송할 목적으로 전문가들이 만든 동영상, 기존 방송사의 콘텐츠 등이 유튜브의 3대 축”이라며 “어느 하나에 집중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화질이 나쁜 짧은 동영상 위주이던 콘텐츠는 갈수록 개선돼 고화질 영화 전편을 감상할 수 있다. 입체(3D) 영상과 스마트TV 시대가 오면서 유튜브의 플랫폼 위력은 더욱 커지고 있으며, 전세계 TV 제조사는 유튜브와 손을 잡기 위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유튜50~60년 동안 미디어의 지배자였던 TV를 대신하게 될지도 모른다.
실제로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모든 것은 유튜브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얻었다. 4년 전 유튜브에 노래 영상을 올린 13살 캐나다 소년 저스틴 비버,영국 노래경연대회에 나온 폴 포츠와 수전 보일 등은 유튜브를 통해 세계적 스타가 됐다. 국내 연예기획사들도 소녀시대, 빅뱅, 2PM 등 소속가수들의 해외시장 진출에 유튜브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조회 수 2억회를 넘기며 세계적 ‘기타 신동’이 된 정성하 군의 무대도 유튜브였다.
유튜브는 최근 3년 새 해마다 광고 매출이 2배로 늘고 있지만 수익성은 만족스럽지 못하다. 구글이 일찌감치 높은 수익성을 실현한 것과 달리, 많은 이용자에도 불구하고 수익화가 어려운 속내를 발지트 싱 수석 제품매니저는 “구글을 통해 검색하는 사용자는 구매와 같은 강한 상업적 동기를 갖고 있다. 유튜브는 구글에 이은 제2의 검색엔진이긴 하지만 특정 목적의 이용자라기보다 TV를 시청하는 이용자와 같다”고 말했다. 이런 이용 특성은 유튜브에게 새로운 가능성이자 약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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