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건 수사에 착수해 3명을 검거... "심각한 범죄"

 

 
 
내란죄 피의자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 영장이 발부되자 윤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 난입해 기물과 유리창 등을 파손한 19일 오후 건설업자가 깨진 창문의 블라인드를 제거하고 있다. 김영원 기자 
 

판사와 국회의원을 살해하겠다거나 헌법재판소 등을 공격하겠다는 예고 글을 쓴 3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국은 22일 “헌법재판소·법원·국회·경찰 등을 비롯해 불특정 다수 대상 흉악범죄를 예고하는 글·영상 게시 행위는 심각한 범죄”라며 “55건 수사에 착수해 3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국민 불안이 해소될 수 있도록 피의자들을 신속히 검거해 엄정 사법 조처하겠다”고 덧붙였다.

 

검거된 3명은 각각 △윤석열 대통령 체포적부심을 기각한 서울중앙지법 판사를 특정해 살인 예고 글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을 겨냥한 살인 예고 글 △헌법재판소·대법원·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 헌법기관을 공격하겠다는 글을 인터넷에 올렸다.

 

서울서부지법에 난입해 윤 대통령 구속영장을 발부한 판사를 향해 살해 위협을 한 이들도 고발됐다.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은 이날 서부지법 폭동 가담자 중 쇠파이프 등을 들고 윤 대통령 구속영장을 발부한 판사를 찾으며 “죽이자”, “가족도 가만두지 않겠다”는 이들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의 보복 협박 혐의로 고발했다.  < 임재희 기자 >

 

서부지법, 윤석열 구속심사 전 경찰에 ‘보호요청’ 했었다

폭동 못 막은 경찰 책임론 제기

 
 
19일 새벽 3시 윤석열 대통령 구속영장 발부에 격앙된 지지자들이 난입한 뒤 아침 서울서부지법의 모습. 정용일 선임기자 
 

지난 19일 윤석열 지지자들의 난입 사태가 벌어지기 전에 서울서부지법이 경찰에 ‘시설 보호 요청’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법원 쪽의 요청을 받고도 경찰이 안이하게 대응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서울서부지법은 24일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서 “서부지법은 영장실질심사 당일 발생할 수 있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사전에 서울 마포경찰서에 청사 시설 보호 요청을 한 바 있다”고 밝혔다. 경찰이 지난 18일 윤 대통령 구속영장 실질심사가 열리기 전에 법원 쪽의 보호 요청을 접수하고도, 100여명의 폭도가 서부지법에 난입하는 폭동 사태를 막지 못한 것이다.

 

경찰은 윤 대통령 영장실질심사가 진행되는 도중 서부지법 인근 경찰 배치를 줄인 사실도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경찰은 영장실질심사가 시작된 지난 18일에는 법원 인근에 기동대 48개를 배치했으나, 자정이 지나면서 법원 앞 시위대 규모가 줄어들자 19일 새벽 기동대 17개로 경찰력을 줄였다. 지지자들 난입이 벌어진 뒤 경찰은 뒤늦게 완전진압복을 입은 기동대 1400여명을 투입했다. 시위대 난입부터 진압까지 무려 3시간이 걸렸고 이미 법원은 쑥대밭이 된 뒤였다.

 

이미 윤 대통령 체포적부심이 기각된 직후부터 집회 분위기는 과열 상태였다. 심지어 18일 저녁 8시께에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검사가 탄 차량이 윤 대통령 지지자들에 의해 파손되고 수사관이 구타를 당하는 일도 있었다. 윤 대통령 영장 발부에 따른 소요를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는 경찰 내부의 비판도 이어진 바 있다.  < 한겨레 이지혜 기자 > 

'법의 권위 추락' 지적하면서 '헌재 공격' 광고 실어


극우세력의 내란 선동 마당 제공해 법치 무너뜨려
실소 자아내는 '1등 신문의 헌법 유린 광고 장사'

 

조선일보가 법이 짓밟히는 현실을 고발하고 나섰다. 이 신문이 23일부터 새로 내보내고 있는 <법은 왜 짓밟혔나>라는 제목의 시리즈물은 서울 서부지법 난입 사태를 우리 사회에서 법의 권위가 얼마나 실추돼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보고 법의 권위 실추와 붕괴 실태를 짚고 있다. 서부지법 폭동을 비판하면서 법이 얼마나 권위를 잃었으면 법원이 공격받겠느냐고 말하는 식의 이같은 시각에는 법원 공격 사태의 논점을 흐리려는 의도가 보인다. 조선일보의 전형적인 이른바 '프레임 비틀기'다. 

 

조선일보의 '법은 왜 짓밟혔나' 시리즈의 기사 제목들. 위쪽부터 2025년 1월 23일자와 24일자 제목. 

 

게다가 이같이 법의 권위 추락을 걱정하고 개탄하는 조선일보는 정작 헌법과 법률을 수호하며 '최종 판관' 역할을 하는 헌법재판소의 재판관들을 공격하는 광고를 버젓이 내보내고 있다. 조선일보는 서부지법 폭동 사태 3일 뒤이며 <법은 왜 짓밟혔나> 시리즈가 시작되기 전날인 22일자에 헌법재판소를 향해 "엄중한 단죄와 처벌이 내려질 것"이라며 "헌법재판소로 집결하라"는 내용의 전면광고를 실었다. 서부지법 폭동 사태에 대해 "말 그대로 법치주의에 대한 전면적인 부정이자 중대한 도전"이라고 비난해 놓고서는 법치의 한 보루인 헌재를 공격하라는 광고를 실은 것이다. 

 

신문에서 흔히 기사는 위에 실리고 광고는 아래에 실린다는 점에 빗대 표현하자면 조선일보의 지면은 위에서 한 말을 아래에서 스스로 무너뜨리는 자가당착을 보여준다. 극우세력의 내란을 선전·선동하며 ‘법을 짓밟고’ 있다.  할 말을 한다는 1등 신문의 '헌법 유린 광고 장사'가 실소를 자아낸다. 

 

<법은 왜 짓밟혔나> 시리즈는 첫날 ‘국회 입법 권한의 정파적 남용’을 성토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22대 국회 들어 과반의석(170석)을 앞세워 여당이 반대하는 법안들을 거침없이 통과시켜왔다면서 이를 ‘입법 폭주’라고 명명하고 이중 상당수가 ‘이재명 대표’로 귀결된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쓰고 있다. 입법부의 ‘위인설법(爲人設法)’이라는 신조어까지 지어내 붙였다. ‘특정 개인의 정치적·사적 이익을 뒷받침하는 법들’이라는 조선일보의 규탄은 두말할 것도 없이 이 신문이 거의 매일 쏟아내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한 기사들의 결론과 일치한다. 정치에서의 입법 활동, 국민의 지지를 받아 다수당이 된 야당의 정책 제시를 당대표 개인을 위한 법이라고 함부로 단정하고 있다.

 

이 대표 선거법 2심 판결을 앞둔 이른바 ‘방탄용 법안’은 물론 지방자치단체가 지역화폐 발행 시 중앙정부가 의무적으로 재정 지원을 해야 한다는 내용의 ‘지역화폐법’ 개정안, 식량주권과 농민 생존권 보장을 위한 양곡관리법 개정안 등 ‘농업 4법’까지 특정인을 위한 위인설법으로 몰아붙이고 있다.

 

24일 시리즈의 두 번째 기사는 사법부를 겨냥했다. <수사권 조정 후 늘어난 '법의 회색지대'… 여론에 휘둘리는 판사>라는 제목으로 사법부가 불신을 키운다고 비판했다. 12‧3 내란 수사 과정에서 검찰, 경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중 어느 수사기관에 내란죄 수사권이 있느냐로 논란을 빚었다면서 공수처의 내란죄 수사권 유무 혼선을 법원이 법과 원칙에 따라 해결해줘야 했지만 그렇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이런 주장을 펴느라고 윤석열 변호인단 소속인 윤갑근 변호사의 “수사권 없는 기관이 관할권 없는 법원에서 받은 불법영장을 집행한 것”이라는, 이미 무리한 주장이라는 결론이 내려진 강변을 다시 인용하고 있다.

 

조선일보 2025년 1월 22일 26면에 실린 극우 단체들 명의의 전면광고. 헌법재판관들을 위협하는 내용이다. 
 

이같이 정치권, 정확히 말하자면 야당과 사법부를 겨냥한 비판을 매섭게 펼치면서 법의 권위가 떨어지고 있다고 질타한 조선일보는 스스로 그 법을 흔들고 위협하는 이들을 위한 선전장을 내주고 있다. 22일 <조선일보>는 지면 26면에 "문형배, 이미선, 김형두, 정정미, 정형식, 김복형, 정계선, 조한창 재판관 등 8인 헌법재판관들에게 엄중히 경고한다!"라는 표제의 전면광고를 실었다. <법은 왜 짓밟혔나> 시리즈가 시작되기 하루 전날이다.

 

‘자유민주세력연합-자유민주총연합-자유대한민국모임 전국 300개 자유애국단체 300만 회원 일동’ 명의의 이 광고는 “불법적 탄핵 인용을 결정하는 경우 무서운 국민 저항으로 엄중한 단죄와 처벌이 내려질 것” “애국 청년학도들이시여! 헌법재판소로 집결하라!” 등 윤 대통령 지지자들을 선동하는 내용이다. 광고는 헌법재판관들을 ‘좌편향 재판관’이라고 비난하고는 "만에 하나 졸속 재판이나 편파적 재판 운영으로, 불법적 탄핵 인용을 결정하는 경우에는, 무서운 국민 저항으로 엄중한 단죄와 처벌이 내려질 것임을 강력 경고하는 바이다"라며 사실상 탄핵이 인용되더라고 불복할 것이라고 선언함과 동시에 '국민 저항'을 운운하며 헌법재판소를 협박했다.

 

이 광고는 비상계엄 이후 조선일보에 실린, 극우적 주장을 담은 일련의 광고들 중 하나다. 지난 13일 이 신문의 32면 광고에선 “청년 백골단과 자유민주 민병대는 반란군을 체포하라”는 내용도 있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국군통수권을 행사해 공산 반란군을 토벌하라” “반역 헌재 재판관을 토벌하라”는 내용이다. 헌재 재판관들에 대해 '무력으로 쳐서 없앤다'는 뜻의 ‘토벌’이라는 말까지 써 가며 선동하고 있다. "자유민주 애국민들이여, 일어서라"라며 "이재명과 민노총 반란군과의 전쟁이다. 광화문광장과 헌법재판소로 집결하자"면서 탄핵에 반대하는 이들의 결집을 호소하며 이재명 대표와 민주노총을 향해 ‘전쟁’이라는 단어까지 사용하며 적개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이 22일 내놓은 논평 <헌법유린 광고 장사로 내란 선전·선동 앞장선 조선일보를 규탄한다>는 “혼란한 정세 속에 ‘1등 신문’을 자처하는 조선일보가 국민 여론을 반영한 건강한 공론장 조성에 이바지하기는커녕 헌법 유린 광고 장사로 내란 선전·선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민언련도 지적했듯이 이같은 광고는 ‘신문 광고는 사회 통념상 용납할 수 없는 저속한 표현 또는 폭력적인 내용을 게재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신문광고윤리실천요강을 위반한 것이랄 수 있다.

 

민언련은 “돈만 된다면 언론의 공적 책임은 내팽개친 채 극우 선동에 나서도 된다는 것인가. 조선일보는 친일과 독재 협력으로 점철된 부끄러운 과거에 민주주의 파괴 부역이란 오명까지 올릴 게 아니라면, 지금 당장 헌법유린 광고 장사를 통한 내란 선전·선동을 멈춰라”고 비판했다.   < 민들레 이명재 기자 >

 

투블럭 남성, 준비한 기름 붓고 불붙은 종이 던져


폭도들에게 손짓해 일제히 자리 옮기기도
구속된 극우 유튜버, 가족 통해 옥중편지 유포
"담대하게 싸우겠다" "한뜻으로 단결하자"
"구속자 돕자" 대놓고 변호사 비용 모금도

 

투블럭 머리를 한 남성이 서부지법에서 깨진 창 너머로 기름을 부은 뒤 종이에 불을 붙이고 있다. 2025.01.24. 제이컴퍼니_정치시사 영상 갈무리
 

서울 서부지방법원에 난입한 폭도 58명이 구속됐다. '주도자'로 보이는 방화범도 뒤늦게 체포됐다. 폭도들은 서부지법 폭력 사태가 '우발적인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계획적인 범죄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극우 유튜버들이 구속된 폭도들을 위한 변호사비나 후원금을 모집하는 등 선동을 멈추지 않고 있다.

 

경찰은 서울 서부지방법원 폭동 당시 방화를 시도한 '검은색 코트를 입고 투블럭 머리를 한 남성(이하 투블럭 남성)'을 서부지법 폭력 사태의 주도 인물이라고 꼽고 있다. 투블럭 남성은 지난 22일 공동주거침입과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경찰이 확보한 '제이컴퍼니_정치시사' 유튜브 영상에는 투블럭남이 방화를 시도하는 모습이 적나라하게 찍혔다. 영상 속의 투블럭 남성은 서부지법 폭동 당시 건물  복도에서 다른 남성들과 함께 서 있다가 주머니에서 노란색 병을 꺼냈다. 투블럭 남성은 주위 눈치를 살피면서 "나오지, 기름"이라고 말하며 고개를 숙여 노란색 병에 액체가 제대로 나오는지 확인하기도 했다.  

 

투블럭 남성은 손에 들고 있던 노란색 병을 옆에 있는 남성에게 건넸고, 그는 건물 내부에 있는 깨진 창문 안으로 노란색 병 속에 들어있는 인화성 액체를 뿌렸다. 이후 투블럭 남성은 종이에 불을 붙인 뒤 기름이 뿌려진 깨진 창틀 너머로 던졌다. 그는 창문 너머에 불이 붙었는지를 확인한 뒤 자리를 떴다. 노란색 기름병, 종이, 라이터까지 준비한 것으로 '우발적'인 상황으로 해석하긴 어렵다.

 

당시 서부지법 내부에는 직원 20여 명이 옥상에 대피한 상황이었다. 만약 방화가 커졌으면 끔찍한 인명피해가 발생했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투블럭남은 자리를 이동하며 폭도들에게 지시를 하듯 손짓을 했고, 폭도들은 그의 지시에 맞춰 일제히 자리를 옮겼다. 계획적인 폭동이란 명확한 증거다. 

 

윤석열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되자 일부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방법원 내부로 난입해 불법폭력사태를 일으킨 19일 오전 서부지법 외벽과 창문 등 시설물이 파손돼 있다. 2025.1.19. 연합
 

구속된 유튜버들은 가족이나 지인을 통해 자신들의 불법행위를 정당화하는 글을 유튜브 커뮤니티에 남기고 있다.

 

극우 유튜버 A 씨는 커뮤니티에 올린 '옥중편지'에서 서부지법 폭동으로 경찰청에 소환됐다며 "강하고 담대한 마음으로 어려운 상황에 맞서 싸워 이겨내겠다"고 말했다. 폭동 사태에 대한 일말의 반성도 없었다. 

 

그는 오히려 "스마트폰 포렌식을 받고 왔다"며 "우리는 한마음 한뜻으로 단결되어야 한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 이준우 미디어특위 위원도 방문해 만나 격려했다"고 하며 구속된 상황에서도 선동을 이어갔다. 해당 글은 A 씨의 가족이 남긴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극우 유튜버 B 씨는 구속된 유튜버들의 변호사 비용 후원을 유도했다. B 씨는 "2030 청년들이 모아서 변호사 비용을 도와줘야 한다"며 "뜻이 있는 사람은 함께 해달라"고 구속된 유튜버의 개인 계좌번호를 공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우리도 여론전을 해야 한다"며 "법원이 편파적으로 판결하니 국민이 뚜껑 열려 화난 것"이라고 폭도들의 행태를 정당화하는 궤변을 이어갔다.   < 민들레 김민주 기자 >

대법원, ‘접지 않은 투표지 당연히 나올 수 있어’


민경욱, ‘관외사전’ 표시 투표지로 부정선거 주장
후보 8명까지 접지 않고 봉투 넣을 수 있어

‘부정선거 아니라는 사람들 조용해지는 짤.JPG’?
‘하나같이 1번 기표 뿐이더라’? 명백한 거짓

 

앞서 투표함에 투표지를 넣을 때 접는 것은 의무사항이 아니고 단지 기표 내용이 보이지 않게만 하면 된다는 사실을 설명했다. 특히 관외사전 투표의 경우 회송용 봉투에 투표지를 넣으면서 아예 접으라는 지침이 없다는 사실도 자세히 살펴봤다. ☞ '신권처럼 빳빳한 투표지' 부정선거 음모론의 실체

 

나아가서, 윤석열 측 대리인이 헌법재판소 재판정에서 탄핵심판이라는 본안과 전혀 무관한 부정선거 관련 장광설을 풀어놓으면서 늘어놓은 여러 ‘빳빳한 투표지’ 사진들 중 투표지의 출처 구분이 확인되는 유일한 사진은 관외사전 투표지였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원래, 당연히, 자연스럽게 빳빳할 수밖에 없는 투표지를 갖고 접힌 자국이 없으니 부정선거의 증거라고 우긴 것이다.

 

그리고 다시 강조하지만, 관외사전 투표가 아니어서 봉투에 넣지 않고 그냥 투표함에 넣는 일반 투표의 경우에도 접지 않고 넣어도 된다. 중앙선관위도 계속 그렇게 알려왔다. 완전히 접어야만 한다는 음모론자들의 주장이야말로 거짓인 것이다.

 

대법원, ‘접지 않은 투표지 당연히 나올 수 있어’

 

한편,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접히지 않은 투표지’로서 지금도 가장 많이 문제 삼고 있는 사진들은 그 절대다수가 2020년 21대 총선에서의 인천연수을 선거구와 구리 선거구에서의 투표지들이다.

 

실제 윤석열 대리인단이 헌법재판소 재판정에서 PPT로 ‘빳빳한 투표지’라며 제시한 여러 사진들도, 지난 회에서 살펴봤던 사진 단 하나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모두 2020 총선과 2022년 지방선거 등에서 제시됐던 사진들이다.

 

2020년 총선의 인천연수을 선거구에서 문제를 제기한 것은 해당 선거구에서 낙선한 당사자이자, 이후 부정선거 원조 전도사 격이 된 민경욱 전 의원이었다.

 

하지만 민경욱은 최종 대법원까지 가면서 재검표를 거치고 자신이 추천한 전문가까지 법정 감정인으로 참여시키며 분투했지만, 완벽하게 패소했다. 그가 무차별로 제기했던 여러 부정선거 의혹들 중 단 하나도 판결에서 사실로 인정되지 않았다.

 

그리고 그가 주장했던 의혹들 중 ‘빳빳한 투표지’ 문제에 대한 대법원 판단은, 지난 회에서 필자가 설명한 내용 그대로다.

 

선거인이 투표지를 접지 않은 채로 투표함에 투입하는 것이 가능해 보이고, 관외사전투표의 경우에도 이 사건 선거 지역구 사전투표용지에 인쇄되어 있는 후보자가 4명에 불과하여 접지 않고도 회송용 봉투에 투입할 수 있음” - 대법원 판결 ‘2020수30’, ‘2020수5028’

 

대법원 ‘2020수30’, ‘2020수5028’ 선거무효 사건에 대한 대법원 판결 보도자료.

 

위 화면의 문서는 민경욱이 제기한 선거무효소송과, 그 비슷한 시기에 제기된 다른 소송까지 2건에 대해 대법원이 같은 날에 선고를 내리면서, 그 판결들에 대한 설명으로 공식적으로 공개한 보도자료의 내용 일부다.

이를 조금 더 쉬운 말로 풀자면 이런 뜻이다.

  1. 일반 투표를 해도 접지 않고 투표함에 넣는 것이 가능하다.
  2. 관외사전 투표지들은 후보가 4명뿐이라 투표지가 짧아 회송용 봉투에 넣을 때 접을 필요가 없었다.

지난회에서 설명한 그대로다. 인천연수구을 선거구 등의 관외 사전투표지들이 원래 접히지 않은 상태로 봉투에 넣어져서 왔고 그래서 그것들을 가지런히 정렬한 모습은 당연히 접은 자국이 없는 ‘빳빳한 신권’ 상태인 것이다.

 

더욱이 그보다 앞서 설명했던 대로, 공직선거법과 중앙선관위의 지침에 따라 관외사전 투표가 아닌 일반 투표의 경우에도 반드시 접어서 넣을 의무는 없기 때문에 투표지를 접지 않고 투입한 경우가 꽤 있었다는 것이다.

 

한편 이런 대법원의 판시 내용을 더 간단히 요약하자면 궁극적인 대답에 이르게 된다. 접지 않은 투표지는 원래부터 당연히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민경욱, ‘관외사전’ 표시된 투표지로 부정선거 주장

 

그러면 이제, 실제 민경욱이 부정선거 증거라고 제시했던 사진들 중 대표적인 것 하나를 살펴보자.

 

민경욱 전 의원이 부정선거 증거라고 제시한 '빳빳한 투표지' 사진들 중 하나. 민경욱.

딱 보기에도 거의 완벽하게 빳빳하다. 고무줄로 묶인 부분 외에는 휘어진 부분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이런 경우가 바로 완벽하게 빳빳하다고 할 수 있는 경우로, 관외사전 투표로 받은 봉투에서 꺼낸 투표지로 보인다.

(참고로, 민경욱이 빳빳하다고 제시한 수많은 사진들 중에는 이 사진만큼 완벽하게 빳빳하지는 않은 사진들도 많다. 이런 ‘덜 빳빳한 투표지’ 사례들에 대해서는 차후에 다시 따져볼 것이다.)

 

그런데 다시 잘 보면, 이 사진에 보이는 세 투표지 묶음들 중 기호1번이 찍힌 투표지는 한 묶음 뿐이고 다른 두 묶음은 2번 민경욱에 기표되어 있다. 혹시 민경욱 자신도 부정선거의 수혜자인가?

 

물론 이 사진에는 앞서 관외사전 투표에서 나온 투표지임을 확인할 수 있었던 ‘집계전’ 종이가 함께 찍히지 않아 최종 확인은 어렵다. 하지만 민경욱은 자신의 선거구가 아닌 다른 선거구에 대해서도 부정선거라며 언론들에게 ‘빳빳한 투표지’ 사진을 제시했던 사례가 있다.

 

아래 사진은 당시 민경욱이 부정선거의 추가 증거라며 제시한 청주상당구을 선거구의 투표지다.

 

민경욱 전 의원이 21대 총선에서 역시 부정선거의 증거라며 내놓았던 청주상당구을 선거구 투표지 묶음.

 

여기서 왼쪽의 하늘색 집계전 종이를 보시라. ‘유효투표집계전’이라고 된 제목 바로 아래에 ‘선거일’, ‘관내사전’, ‘관외사전’의 세 가지 체크 표시 란이 있고, ‘관외사전’에 체크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참고로 지난회에서 설명했다시피 이 분류에 네번째 체크 란으로 ‘재외’가 추가된 것은 22대 총선부터였다.)

 

역시나, 한번도 접힌 적이 없는 관외사전 투표지인 이유로 당연히 신권처럼 빳빳한 것이다. 게다가 보다시피 이 선거구 투표지도 후보자 수가 5명에 불과해 투표지가 짧다. 회송용 봉투에 접지 않고 그대로 넣는 것이 상식적인 투표지인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긴 봉투에 짧은 종이를 넣으면서 일부러 접는 사람은 거의 없다.

 

즉 당시 민경욱은 ‘관외사전’ 투표지가 당연히 접힌 자국이 없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던 것으로 보이고, 남의 선거구 투표지까지 부정선거 증거라며 주장했던 사실이 확인된다. 자신의 인천연수구을 선거구 투표지들을 확인할 때도 함께 있는 집계전들에 뻔히 ‘관외사전’ 체크가 된 것을 보고도 주목하지 않고 넘어갔을 가능성이 지배적인 것이다.

 

후보 8명까지 접지 않고 봉투 넣을 수 있어

 

그러면, 후보자가 최대 몇 명인 경우까지 투표지를 접지 않고 회송용 봉투에 넣을 수 있을까? 일단 회송용 봉투와 투표지 모두, 좁은 쪽의 폭은 규격이 알려져 있지만 긴 쪽의 길이는 정보를 찾을 수 없었다. 그래서 대략적인 추정치를 생각해봤다. 일단 찾아낸 정보로는 투표지는 좁은 쪽인 가로 폭이 100mm로 규정되어 있고, 봉투는 좁은 쪽이 120mm였다.

 

먼저 회송용 봉투의 길이를 가늠해보기 위해 아래 사진을 참고했다. 여러 회송용 봉투 사진들 중 이 사진을 선택한 이유는 직각으로 위에서 찍은 것으로 보여 사진의 봉투 가로세로 비율로부터 길이를 알아냈을 때 비교적 정확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 사진을 보고 봉투의 가로 길이를 추정해보면, 회송용 봉투의 길이는 (접는 날개 부분을 제외하고) 대략 240mm 정도로 보인다. (회송용 봉투를 찍은 덜 직각의 다른 여러 사진들도 살펴봤는데 역시 비슷했다.) 즉 투표지는 길이로 최대 240mm 이내의 투표지는 접지 않고 이 회송용 봉투에 넣을 수 있다.

 

관외사전 투표용 회송용 봉투. 사이드저널.

 

그러면 투표지 길이는 어떨까. 투표지는 각각의 선거구 후보자 숫자에 따라 더 길어지지만, 21대와 22대 총선 당시 각 선관위들이 제시한 투표지 모형들과 투표지 촬영 사진들 중 비교적 가로세로 비율이 잘 맞는 사진들을 참고하면, 투표지 길이는 후보자가 5명일 경우 160mm 정도, 6명일 경우 180mm 정도, 7명일 경우 200mm 정도, 8명일 경우 220mm 정도가 된다.

(후보자가 6명인 투표지 모형의 후보자간 간격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늘려본 것으로, 후보자 수가 많을 때 간격을 줄인다면 이보다 짧아질 수 있다. 실제 비례대표 투표지의 경우 정당 수가 너무 많아 지역구 투표지보다 간격을 크게 줄여 인쇄되기도 했다.)

 

즉 후보자가 8명인 경우까지는 투표지를 접지 않고 회송용 봉투에 넣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통상적인 상식에 따르더라도, 봉투보다 작은 종이를 봉투에 넣으면서 일부러 접어서 넣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다. 현실적 사례와 비교하자면, 조의금이나 축의금 봉투에 돈을 넣는 일과 비슷하다. 축의금 봉투에 돈을 넣으면서 일부러 지폐를 반으로 접어서 넣어본 분, 단 한 분이라도 있을까.

 

2020년 총선에서 관외사전 투표지에 대해 음모론이 제기됐던 사례들은 필자가 찾아본 한 전부 후보자 수 6명 이하였다. 인천연수구을, 구리시는 후보자가 4명이어서 투표지가 160mm에 불과했고, 청주상당구을도 후보자 5명으로 180mm로 역시 짧았다.

 

반면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진짜 투표지’라고 제시하는 접힌 자국 있는 사진들, 즉 그들이 주장하는 ‘진짜 투표지’는 대부분 후보자가 많아서 길이가 긴 투표지들이다. 관외사전 투표라도 접어서 넣을 수밖에 없는 사례들이다. 이런 경우 ‘ㅇㅇ 선거구에서는 빳빳한 가짜 투표지는 단 하나도 안나왔더라’라고 주장할 수도 있는 것이다.

 

아래 투표지 사진도 부정선거 증거라며 많이 돌아다니고 있는 사진이다. 내용을 보면 알겠지만 이 사진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 당시 경기도지사 후보 투표지다. 그런데 사진이 비스듬하게 찍혀서 일견 길어보이지만 실제로는 후보자가 6명밖에 되지 않는 짧은 투표지다. 거기에 매우 빳빳해보이는 외관을 감안하면 관외사전 투표지일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이다.

 

최근 급속도로 퍼지고 있는 '부정선거 증거', 2022년 지방선거 당시 경기도지사 투표지 사진.

 

게다가, 이 양쪽 투표지 묶음들 모두 1번이 아닌 2번 ‘김은혜’에 기표가 되어 있다. 이미 소분되어 고무줄 묶음된 것을 다시 고무줄로 묶은 것을 봤을 때 이미 분류가 끝난 것이고, 따라서 이 투표지들은 전부 김은혜 후보에게 기표한 투표지로 보인다. 이 투표지를 갖고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사람들의 논리와 오히려 정반대의 사례인 것이다.

 

당연하게도 당사자인 김은혜 후보는 자신에게 투표된 투표지를 갖고 부정선거 증거라고 주장하는 황당한 짓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이들 음모론자들은 투표지의 가장 기본인 기표가 어디에 되어 있는지조차 보지도 않고 무턱대고 부정선거 증거라며 내세우고 있다. 음모론에 눈이 먼 것이다.

 

‘부정선거 아니라는 사람들 순식간에 조용해지는 짤.jpg’?

 

아래 사진도 역시 부정선거의 증거라며 퍼져나간 사진이다. 아래 사진은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한 커뮤니티 사용자가 MLBPARK에 게시한 사진이다. 이 사진에 붙여놓은 제목부터 가관이다. ‘부정선거 아니라는 사람들 순식간에 조용해지는 짤.jpg’이란다. (조용해지기는커녕 웃음부터 나와서 작성자에게 미안해질 지경이다.)

 

일부 음모론자들이 ‘부정선거 아니라는 사람들 순식간에 조용해지는 짤.jpg’라는 제목을 붙여 주장하는 두 투표지 사진들. MLBPARK 게시 사진.

 

보다시피 이 사진을 편집해 올린 사용자는 위의 투표지에는 접힌 자국이 보이고 아래의 투표지에는 접힌 자국이 안 보인다는 것을 강조하려 친절하게도 각각 동그라미 표시까지 해놓았다.

 

그런데 조금만 자세히 봐도 두 투표지에 매우 중요한 차이들이 있다. 위 투표지는 한 눈에 보기에도 길고 아래 투표지는 짧다. 위 투표지 사진의 후보 수를 세어보면 12명이나 된다. 반면 아래 투표지는 후보가 4명 뿐이다.

 

즉 위의 투표지는 앞서 살펴봤듯 회송용 봉투보다 길어지기 때문에 설사 관외사전 투표로 투표하더라도 반드시 접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투표지 묶음 아래의 푸른 색 ‘집계전’ 종이를 보면 떡하니 ‘관내사전’에 체크되어 있다. 즉 봉투에 들어가지 않고 투표함에 바로 투입된 투표지들인 것이다.

 

반면, 아래 사진은 관외사전 투표지다. 그리고 보다시피 후보자가 4명으로 짧은 투표지다. 그래서 당연히 접힌 자국이 없는 ‘신권 같이 빳빳한’ 투표지인 것이다. 지극히 당연하다.

해당 사진에는 ‘관외사전’으로 표시된 집계전이 보이지 않음에도 필자가 관외사전 투표지라고 장담할 수 있는 이유가 있다. 그 원본 사진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아래 사진은 2020년 21대 총선에서 구리시 부정투표의 증거라며 제시된 사진이다. 그 원본 사진이 바로 다음의 사진들 중 왼쪽 사진이다. (오른쪽 사진도 투표지들이 묶인 상태와 배치, 고무밴드가 묶인 위치 등을 비교해 보면 동일한 투표지 묶음들을 연이어 찍은 사진들임을 알 수 있다.)

 

박주현 변호사가 2020년 구리시 부정선거의 증거라며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그는 이 사진이 ‘관외사전투표지’라는 사실을 스스로 밝혔다. 박주현 페이스북.

 

이렇게 구리시 관외사전 투표지 사진들을 제시하며 부정선거 증거라는 주장을 늘어놨던 사람은, 민경욱과 함께 부정선거 음모론으로 잘 알려진 박주현 변호사다. 이 사진들은 그가 2020년 5월 자신의 페이스북 글과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공개했던 사진이다. (조선일보에 저 사진이 첨부된 기사는 지금도 조회가 된다.)

 

그는 위 사진을 첨부로 올린 페이스북 글에서, “관외사전투표 봉투에 들어있던 사전투표용지가 어떻게 이렇게 신권지폐처럼 빳빳할 수 있을까요?”라면서, 스스로 관외사전 투표지임을 밝혔다. 따라서 이 투표지 묶음들은 신권처럼 빳빳한 것이 지극히 정상이다.

 

즉 박주현은 적어도 이 의혹을 제기한 2020년 5월 당시에는 관외사전 투표지는 원래 접히지 않는 게 지극히 정상이라는 사실을 아예 몰랐던 것으로 보인다. 알고도 음모론을 제기할 속셈이었다면 굳이 스스로 ‘관외사전투표 봉투에 들어있던 사전투표용지’라는 핵심 팩트를 공개했을 리가 없기 때문이다.

 

‘하나같이 1번 기표 뿐이더라’? 명백한 거짓

 

나아가서, 그는 이 사진을 올리면서 “이런 빳빳한 용지들은 모두 하나같이 1번에 기표가 되어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 주장은 어느 정도 사실이면서 동시에 사실이 아니다. 왜냐하면 분류가 끝나 후보자별로 묶인 묶음이기 때문이다.

 

지금도 조회할 수 있는 중앙선관위의 2020년 총선 집계에 따르면, 해당 구리시 선거구에서는 관외사전 투표 투표지가 총 8,714장 나왔고, 그중 1번에 찍은 투표지가 5,758장, 2번에 찍은 투표지는 2,594장이었다.

 

당연히 엄청난 양이다. 즉 이 박 변호사는 이 8700여 장의 투표지가 모두 모인 관외사전 투표지들 중에서 1번 윤호중 후보에 찍은 5700여 장의 투표지들의 묶음 일부만 보고는, ‘다 1번이더라’라며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필자는 박주현이 총 8700여 장의 관외사전 투표지들을 충분히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고 확언할 수 있다. 왜냐하면, 방금 설명했듯 관외사전 투표지가 총 8700여 장이고 그중엔 2번을 찍은 2600 장 가까이 있었다는 중앙선관위 집계 기록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즉 1번을 찍은 5700여 장 외에 분명 2번 찍은 2600 장 가까운 투표지가 더 있었기 때문에 선관위가 투표 집계에 ‘2번 후보 2,594’이라는 숫자를 기록한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박주현이 주장한대로 2번을 찍은 2600 장이 없는데도 선관위가 그렇게 집계했다면, 오히려 박주현이 주장하는 취지와 정반대로 1번 민주당 후보가 부정선거의 불이익을 입은 정반대의 부정선거였다는 얘기밖에 되지 않는다. 막 질러대기 전에 좀 제대로 뒤져보시지 그랬나.

 

요컨대, 2번 투표지가 2600여 장이라는 선관위 집계와 달리 박 변호사가 본 투표지는 전부 1번이었다는 그 주장 자체가, 전체 관외사전 투표지 묶음들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는 전부 1번이더라며 허풍 혹은 거짓말을 했다는 확실한 반증인 것이다.

 

그럼에도, 박주현이 2020년에 올린 위 사진은 지난해 22대 총선 당시에도 아래와 같이 변형되어 돌아다녔다. 보다시피 “4.15 총선때 나온 사전투표지 상태. 2024.4.10 총선때는…이런 인쇄된 투표지 무더기 나오지 않도록 경찰 철통감시 필요”라고 써놓았다. 기가 막힐 노릇이다.

 

박주현 변호사가 2020년에 퍼뜨린 엉터리 ‘부정선거 증거’ 사진이 2024년 총선을 앞두고 또다시 부정선거 증거라며 퍼져나갔다.

 

하지만 이때는 박주현이 선거무효소송에서 완패하면서 관외사전 투표지는 후보자가 적어 짧을 경우 원래 접히지 않을 수 있다는 판결 내용까지 확인한 상태였다. 그럼에도 자신의 잘못된 주장을 전혀 바로잡아 알리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2차 음모론까지 다시 퍼져나간 것이다.

 

접힌 자국 없이 빳빳하다는 이유로 ‘부정선거 증거’로 몰린 사진들은 음모론자들 사이에 넘쳐난다. 아래는 그중에서 함께 찍힌 집계전에 버젓이 ‘관외사전’ 체크가 되어 있는 사진들이다.

 

또한번 강조하지만, 관외사전 투표지는 회송용 봉투에 담겨 투표함에 넣고 개표 현장에서 봉투를 뜯기 때문에 원래 접히지도 않고 가장자리가 닳지도 않는다. 당연히 신권처럼 빳빳해진다. 은행에서 받은 신권 지폐를 그대로 축의금 봉투에 넣었다면 그 봉투를 뜯었을 때도 역시 빳빳한 신권이다. 접히지도 구겨지지도 않는다.

 

 

지금까지, 관외사전 투표지의 경우 해당 투표지의 후보자 수가 적을 경우엔 접히지 않은 빳빳한 상태가 오히려 정상이라는 사실을 다양한 측면에서 자세히 살펴봤다. 논리적∙상식적으로도 당연하고, 선거무효소송을 맡은 법원이 직접 살펴보고 검증한 결과도 같았으며, 해당 증거 사진이라는 것들을 우리가 함께 직접 눈으로 살펴봐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이 ‘관외사전 투표지’만이 ‘빳빳한 투표지’ 음모론의 전부는 아니다. 이는 절반의 요인일 뿐 나머지 절반의 요인이 더 있기 때문이다. 다음 회에서 이어서 설명하도록 하겠다. < 민들레 박지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