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계 청구 2년 7개월 만에 감봉 · 견책 결론…재판에서는 무죄 확정

 

'사법농단 연루' 신광렬·조의연·성창호 부장판사

 

대법원이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졌다가 무죄가 확정된 신광렬(56)·조의연(55) 부장판사에 대해 무려 2년 7개월 만에 징계를 의결했다. 그나마 함께 징계가 청구된 성창호(49) 부장판사는 무혐의 판단을 받았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법관징계위원회는 최근 신 부장판사에게 감봉 6개월을, 조 부장판사에게 견책 처분을 각각 의결했다. 사유는 품위 손상과 법원 위신 실추인 것으로 알려졌다.

 

성 부장판사는 사안이 가볍거나 의혹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혐의 결론이 내려졌다.

 

위원회는 이런 사실을 당사자들에게 통보했으며, 김명수 대법원장은 위원회 결정에 따라 조만간 징계 처분을 할 예정이다.

 

세 사람은 2016년 '정운호 게이트' 당시 판사들을 겨냥한 수사를 저지하고자 영장 사건기록을 통해 검찰 수사 상황과 향후 계획을 수집하고 법원행정처에 보고한 혐의로 2019년 3월 기소됐다. 2016년 당시 신광렬 부장판사는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 조의연·성창호 부장판사는 같은 법원 영장 전담 판사였다.

 

검찰은 이들이 조직적으로 공모해 공무상 비밀을 유출했다고 봤다. 그러나 법원 1심과 2심은 이들의 조직적인 공모가 인정되지 않고, 유출한 내용도 공무상 비밀에 속하지 않는다고 봤다. 대법원도 지난해 11월 최종 무죄 판결을 내렸다.

 

법관징계위원회는 지난해 12월 이들에 대한 징계안을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고, 이달 10일 2차 회의 끝에 징계 수위를 결정했다.

 

처분에 불복한 징계 당사자는 취소를 청구할 수 있고, 이 경우 대법원은 단심 재판을 열어 징계 적정성을 따지게 된다. 신 부장판사 등은 징계 처분에 이의를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442만명 청약 ‘국민주’ 1억 넣으면 1~7주, 균등배정 1~2주 예상

 

엘지(LG)에너지솔루션의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 마감일인 19일 서울 여의도 신한금융투자 영업부에서 고객들이 상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엘지(LG)에너지솔루션(엘지엔솔) 일반공모 청약에 국내 기업공개 사상 최대인 110조원이 넘는 자금이 몰렸다. 청약자 수는 440만명을 넘어 일약 ‘국민주’로 떠올랐다.

 

19일 엘지엔솔 일반 청약을 받는 7개 증권사의 청약증거금을 합산하면 114조1066억원에 이른다. 역대 최대인 에스케이아이이테크놀로지(SKIET·81조원)의 기록을 훌쩍 넘어서는 규모다. 케이비증권에만 50조8073억원이 몰렸다. 청약자 수는 442만4470명으로, 중복 청약이 금지된 이후 최대였던 카카오뱅크(186만건)를 뛰어넘었다. 에스케이아이이테크놀로지의 청약 건수(474만건)에는 조금 못 미쳤지만, 당시에는 중복 청약이 가능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청약자 수로는 사실상 역대 최대다.

 

금리인상과 가계대출 규제 속에서도 이런 자금이 몰린 것은 엘지엔솔의 공모금액(12조7500억원)이 국내 기업공개 사상 최대 규모인데다, 세계 배터리 제조업체 2위라는 성장성이 부각됐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엘지엔솔의 공모가(30만원) 기준 시가총액은 70조2천억원이다. 증권사들은 상장 후 적정 시총이 100조원 안팎으로 에스케이하이닉스(92조923억원)를 제치고 코스피 시총 2위로 올라설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한광덕 기자

 

엘지엔솔 청약에 440만명 몰려… ‘국민주’ 반열 올랐다

 

‘국민주’가 탄생했다. 엘지(LG)에너지솔루션(엘지엔솔)의 일반공모 청약에 442만명이 참여해 주식을 나눠갖는다.

 

19일 대표주관사인 케이비(KB)증권이 집계한 자료를 보면, 1억원의 청약증거금을 넣었다면 증권사에 따라 많게는 7주, 적게는 1주를 배정받을 것으로 예상한다. 대신증권, 하이투자, 신영증권, 신한금투, 케이비증권에서 청약했을 경우 6~7주, 하나금투는 5~6주, 미래에셋은 1~2주를 받는다. 청약물량의 50%는 청약한 주식 수에 따라 나눠주는 비례 방식으로, 나머지 절반은 10주(증거금 150만원) 이상을 청약한 모든 투자자에게 같은 물량을 나눠주는 균등 방식으로 배정한다. 균등배정은 대부분 1~2주를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미래에셋(0.27주)은 1주도 못 받는 사례가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엘지엔솔의 공모금액은 12조7500억원으로 국내 기업공개 사상 최대 규모다. 전날 우리사주 청약에서 4.1%(34만5482주)의 실권이 발생해 일반투자자의 배정 몫은 애초 공모주식의 25%인 1062만5천주에서 1097만482주(3조2911억원)로 늘어났다.

 

이달 들어 엘지엔솔 청약을 받는 증권사들의 신규 계좌개설이 지난해 대비 2∼3배 넘게 늘어나 공모 흥행을 예고했다. 특히 균등배정이 도입되면서 1주라도 더 받기 위해 미성년 자녀 등 가족 계좌를 추가로 트는 경우가 많았다. 중복 청약이 안돼 어느 증권사에서 청약하는 게 유리할지 가늠하느라 막판까지 눈치싸움이 치열했다. 이에 따라 실시간 경쟁률을 중계하는 유튜브에는 동시 접속자 수가 3만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증권사들이 세계 배터리 시장 점유율 2위인 엘지엔솔의 상장 후 적정 시총을 100조원 안팎으로 전망한 것도 청약 열풍을 부추겼다. 공모가(30만원) 기준 시가총액(70조2천억원)에 견줘 43% 정도 주가 상승여력이 있다고 본 것이다. 상장 초기 주가가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상장 직후 유통가능물량이 공모주(14.7%) 뿐인데다 기관투자자가 일정기간(15일~6개월) 주식을 팔지 않겠다는 의무보유확약비율이 77.4%에 달해 수급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코스피 시총의 3%가 넘을 것으로 예상하는 엘지엔솔의 상장은 가뜩이나 위축된 시장 전반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상장 직후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한 종목에 쏠리면 같은 업종이나 시총 상위종목들의 수급에 좋지 않은 영향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지난해에도 크래프톤 등 대규모 기업의 상장이 이뤄진 8월부터 게임업종 주가가 약세를 보였고 코스피도 본격 조정을 받기 시작했다. 코스피200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 등에 엘지엔솔이 편입되는 2~3월에는 이러한 수급의 영향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엘지엔솔이 이른바 ‘쪼개기 상장’으로 모기업의 소수주주가 피해를 보는 대표 사례인만큼 이에 대한 해결책도 증시 안팎에 숙제로 던져졌다. 한광덕 기자

회원국 반대하면 세계기록유산 심사 중단

일본의 강력한 요구로 유네스코 도입... '자승자박'꼴

외무성 간부 “합의 없이 사도광산 추천하면 제도 퇴색”

 

    일본 니가타현 ‘사도광산’ 모습. 누리집 갈무리

 

일본 정부가 조선인 강제동원이 대규모로 이뤄졌던 니가타현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신청을 앞두고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일본의 ‘강력한 요구’로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추진할 때 다른 회원국의 이의가 있으면 심사를 중단시키는 제도를 지난해 새로 도입했기 때문이다. 한국의 반대에도 등재를 강행하면, 일본이 자신의 말을 스스로 부정하는 꼴이 된다.

 

<아사히신문>은 19일 사도광산 등재와 관련해 일본이 놓인 난감한 상황을 지적하며 “(중국이 추진한) 난징대학살 기록이 등재된 뒤 일본 정부의 호소에 따라 유네스코가 지난해 세계기록유산 등재 과정에서 회원국이 반대하면 등재되지 않도록 하는 제도를 도입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이어 “일본이 (한국 등과) 합의 없이 (사도광산을 유네스코에) 추천하면 애써 도입한 제도의 의미가 퇴색된다”는 외무성 간부의 말을 인용해 일본이 놓이게 된 궁색한 처지를 설명했다.

 

일본 정부는 앞선 2015년 10월 일본군이 1937년 난징 점령 이후 중국 민간인을 대량 학살한 ‘난징대학살’ 관련 기록이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자 “중-일 사이에 견해 차이가 있다. 중립·공평해야 할 국제기구로서 매우 유감”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이어, 2016년 한국·중국 등 8개국 14개 단체가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에 대해 등재 신청을 하자, 유네스코에 분담금을 내지 않는 등 ‘전방위적 압박’을 통해 지난해 4월 회원국이 반대하면 심사를 중단한 뒤 기한을 정하지 않고 당사국 사이에 대화를 계속하도록 제도를 바꿨다. 그 때문에 위안부 기록물의 세계기록유산등재는 사실상 불가능해진 상황이다.

이 제도는 ‘세계기록유산’에 대한 것으로 사도광산과 같은 ‘세계유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하지만, 전진성 유네스코한국위원회 문화팀장은 <한겨레>와 통화에서 “유산의 종류가 다르다고 해서 논리가 달라질 수 없다”며 “사도광산 등재 신청을 강행할 경우 세계기록유산 제도개혁 논의과정에서 자신들이 주장했던 논리를 스스로 거스르는 모순에 빠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외부의 시선이 신경 쓰여 등재 신청을 보류하면, 엄청난 내부 역풍이 예상된다. 자민당의 보수·우익 성향의 의원 등으로 구성된 ‘보수단결의 모임’은 18일 회의를 열고 ‘사도광산을 세계유산으로 추천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해 외무성과 문화청에 제출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이날 기자단과 만나 “등재 실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 무엇이 가장 효과적인지 생각해서 검토하고 싶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다음달 1일까지 사도광산의 등재 추진과 관련해 최종 결론을 내려 유네스코에 추천서를 내야 한다. 다음주 외무성이 주도하는 관계부처 회의와 각의(한국의 국무회의)를 거쳐 최종 결론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디즈니 창업자 손녀 등 부호들 촉구

“신뢰 회복하는 지름길은 공평 과세”

 각국 정부에 부유세 도입하라 촉구

 

‘애국적인 백만장자들’ 모임의 회원이 미국 뉴욕에서 부자들에 대한 공정한 과세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뉴욕/로이터 연합뉴스

 

월트디즈니 공동 창업자의 손녀 애비게일 디즈니 등 미국·캐나다·유럽의 부자 102명이 18일(현지시각) 각국 정부에 “우리들에게 세금을 더 물리라”고 촉구하는 공개 편지를 발표했다.

 

이들은 세계경제포럼의 다보스 포럼 개최에 맞춰 온라인으로 공개한 ‘우리는 세금을 믿는다’는 제목의 편지에서 “백만장자들인 우리는 현재의 과세 체계가 공평하지 않다는 걸 안다”고 밝혔다. 이들은 “세계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큰 고통을 겪는 동안 우리의 재산은 늘었다”며 “제 몫의 세금을 공평하게 냈다고 말할 수 있는 이는 우리 가운데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자신들을 ‘애국적인 백만장자’로 지칭하는 서명자들은 또 세계경제포럼 참가자들을 겨냥해 “당신들이 올해의 주제인 ‘어떻게 협력해 신뢰를 회복할 것인가?’에 대한 답을 억만장자들과 권력자들이 모인 사적인 포럼에서 찾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주의를 기울이면 당신들이 문제의 일부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강력한 민주주의의 근본을 이루는 것은 공평한 과세 체계라고 지적했다. 또 국제 과세 체계에도 불공정이 바탕을 이루고 있다며, 불공정이 이런 체계를 만든 지배계층과 세계의 많은 사람들 사이에 불신을 만들어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부자들에게 세금을 물려야 한다”며 “전세계 각국은 부자들에게 자신들이 내야 마땅한 세금을 내도록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우리, 부자들에게 세금을 물리라. 지금 당장 세금을 물리라”고 촉구했다.

 

이 편지에 동참한 미국 벤처투자가 닉 하나우어는 재산 500만달러(약 60억원) 이상의 부자들에게 부유세를 부과하면 매년 약 2조5300억달러(약 3천조원) 이상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전했다. 이 정도의 재원이면, 세계 인구 23억명을 빈곤 상태에서 벗어나게 하고, 백신을 충분히 공급하며, 36억명의 저소득 국가 시민들에게 보편적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이들은 지적했다.

 

이들은 재산 500만달러 이상자들에게 2%의 부유세를 부과하고, 5천만달러 이상 부자들에게는 3%, 10억달러 이상 부자에게는 5%를 각각 부과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