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매출 74조7천억 역대 최대…프리미엄 가전 등 많이 팔려

원자재값 등 원가 상승탓 영업이익 3조8천억 1년새 1.1%↓

 

 서울 여의도 엘지(LG)트윈타워. 연합뉴스

 

엘지(LG)전자 지난해 매출이 74조원을 넘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그동안 세계 최대 가전업체 자리를 지켜온 미국 월풀을 제치고 세계 가전업계 1위로 올라섰다.

 

엘지전자는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74조7216억원의 매출을 올려 3조8638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고 27일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은 28.7%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1.1% 감소했다. 엘지전자 연 매출이 70조원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엘지전자는 “프리미엄 가전과 올레드 티브이(TV) 판매 호조가 매출 증가를 이끌었다”며 “매출의 약 60%(44조3283억원)가 생활가전(H&A)과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에서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생활가전과 홈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는 영업이익 방어에도 크게 기여했다. 각각 2조2223억원과 1조998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실적에선 생활가전 매출이 6조5248억원에 달했으나 영업이익은 1571억원에 그쳤다. 매출 기준으로는 역대 4분기 중 최대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4.8% 감소했다. 엘지전자는 “원자재 가격 상승과 물류비 증가 등 원가 인상 요인이 컸다”고 설명했다.

 

이날 월풀은 지난해 219억85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고 밝혔다. 월풀은 세계 가전시장 1위 자리를 놓고 엘지전자와 경쟁해온 미국 전자업체이다. 월풀의 지난해 매출을 평균 원-달러 환율(1144.6원)을 적용해 한화로 계산하면 25조1640억원이다. 엘지전자의 지난해 생활가전 매출 27조1097억원보다 2조원가량 적다.

 

엘지전자 전장(VS)사업과 비즈니스솔루션(BS)사업본부의 지난해 매출도 각각 7조1938억원과 6조9625억원으로 전년보다 23.97%, 15.78% 늘었다. 하지만 전장사업은 9329억원 영업손실을 냈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완성차 생산이 차질을 빚고,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합의한 볼트 전기차 배터리 리콜 비용 분담금(총 1조4천억원·이 중 엘지전자 분담금은 미정)을 선 반영한 결과이다. 엘지전자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볼트 전기차 리콜 관련 충당금은 지난해 2·3분기 실적에 반영됐고 4분기 재무제표에는 반영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선담은 기자

월드컵 최종예선 7차 레바논전 1-0

손흥민 공백에도 황의조와 투톱 맹공

벤투호 승점 17 고지 오르며 순항

 

한국 축구대표팀의 조규성(9번)이 27일 레바논 시돈의 시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7차전 레바논과 경기에서 결승골을 터트린 뒤 포효하고 있다. 시돈/연합뉴스

 

벤투호의 해결사 조규성(김천 상무)이 결승골로 포효했다. 손흥민(토트넘) 공백에도 팀에 승리를 안기면서 벤투호의 카타르 월드컵 직행도 가시권에 들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7일(한국시각) 레바논 시돈의 시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7차전 레바논 원정 경기에서 전반 46분 조규성의 통렬한 선제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한국은 5승 2무(승점 17), 무패행진으로 선두권 행진을 이어갔다. 한국은 3위 아랍에미리트와는 승점 차가 크기 때문에 카타르 본선행 가능성은 더 커졌다.

 

한국이 본선에 진출하면 1986년 멕시코 대회부터 10회 연속, 통산 11번째 월드컵에 나가게 된다.

 

벤투 감독은 이날 손흥민과 황희찬(울버햄프턴)이 부상으로 대표팀에 합류하지 않자, 최전방에 조규성과 황의조(보르도)를 내세우는 4-4-2 전형을 사용했다. 미드필더로는 이재성(마인츠)과 권창훈(김천), 황인범(루빈 카잔)과 정우영(알사드)을 내세웠다. 포백은 김영권(울산)과 김민재(페네르바체), 김진수와 이용(이상 전북)으로 꾸렸다. 골키퍼는 김승규(가시와 레이솔).

 

한국은 시작부터 압도적인 공격력으로 레바논을 위협했다. 레바논은 최후방 수비에 5명을 배치하는 등 웅크린 채 한국과 맞섰다.

 

한국은 왼쪽 측면을 파고든 이재성의 발끝으로부터 공세의 포문을 열었다. 최전방의 황의조 또한 이용의 측면 크로스를 활용한 날카로운 합작 플레이로 출력을 높였다. 전반 28분에는 권창훈이 아크 부근에서 황인범과 황의조를 통해 들어온 공을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연결했으나 공은 골대를 살짝 빗겨갔다.

 

 

서서히 골문을 향해 영점을 조정해나가던 한국은 전반 39분 실점 위기를 맞기도 했다. 레바논의 공격 때 로베르트 알렉산데르 멜키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맞고 튕겼다.

 

고비를 넘긴 한국은 전반 추가시간 조규성의 결승골로 마침내 균형을 무너뜨렸다. 황의조가 왼쪽 측면을 파고들며 정교하게 공을 올렸고, 골문으로 쇄도하던 조규성은 감각적인 오른발 터치로 골망을 흔들었다.

 

벤투호의 ‘믿을 맨’으로 거듭나고 있는 조규성은 수비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하는 등 만점 활약을 했다. 황의조의 강하고 정확한 도움주기도 돋보였다.

 

한국은 후반 들어서 공세적으로 나온 레바논에 다시 한번 골대를 맞히는 슈팅을 허용(후반 24분)하기도 했다. 운이 따르면서 동력을 회복한 한국은 2분 뒤 이용의 크로스를 이재성이 헤딩으로 연결하는 등 날카로운 반격을 폈다. 황의조도 후반 34분, 37분 잇따라 위협적인 슈팅을 생산하며 레바논을 압박했고, 선수들이 상대의 막판 역습을 무위로 돌리면서 승리를 밀봉했다.

 

벤투 감독은 이날 선발 11명을 교체없이 90분 풀타임으로 가동해 눈길을 끌었다. 김창금 기자

질병청 ‘코로나19 감염병 정례브리핑’ 설명

델타에 비해 재감염률은 높은 것으로 보여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27일 오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청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오미크론 특성 대응 방안 등 전문가 초청 특집 브리핑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국내에서도 우세종화되며 확진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델타 변이 등에 걸린 뒤 완치됐더라도 다시 오미크론에 감염될 수 있고 재감염률도 델타의 16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증상은 고열보다는 콧물·두통·기운없음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은 27일 오후 감염병 전문가가 참석한 가운데 ‘코로나19 감염병 정례브리핑’을 열고 오미크론 변이 등과 관련해 국민들의 궁금증에 답했다. 전문가들은 오미크론이 델타 변이에 비해 증상이 가볍고 증상 지속 시간도 짧지만, 재감염률은 높다고 설명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김민경 국립중앙의료원 감염내과 교수는 “면역회피가 일어난다고 보고 있다”며 다른 바이러스 감염자가 오미크론 변이에 재감염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국외 사례를 보면 (오미크론 변이가) 재감염률이 더 높게 나타난다”며 “오미크론이 변이(변이율)가 워낙 높아서 면역체계가 기억을 하지 못하고 새로운 바이러스로 인식을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최근 영국 데이터를 참고하면 델타 유행시기보다 오미크론 유행시기 재감염률이 16배 더 높다는 수치도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전파력이 델타보다 2배 이상 강하고 재감염률도 높은 오미크론의 특성에 따라 향후 두달 가까이 확진자가 크게 늘어나는 추이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앞으로 5∼8주까지는 증가하는 시기가 있을 수 있고, 증가율이 매우 높게 유지될 것”라며 “이번주는 지난주보다 100% 가까이 확진자가 증가했는데 이 속도가 유지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중환자가 증가하는 속도는 델타 변이보단 낮을 것이지만, 유행의 정점 때는 중환자 대응 역량에 있어서도 우리가 준비된 상황의 한계를 시험하는 상황까지는 갈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오미크론 감염자가 자각할 수 있는 가장 흔한 증상으로 “콧물, 두통, 기운 없음, 재채기, 인후통”을 꼽았다. 그는 “오미크론 변이의 주 증상 자체는 델타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증상들이 더 가볍고 짧고, 발열도 짧게 끝난다”고 설명했다.

 

증상이 가벼운 만큼 위중증·치명률은 낮다. 김 교수는 “오미크론은 중증도 면에서는 확실히 이전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비해 낮다고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보다 먼저 유행을 겪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이나 영국 등의 데이터를 살펴봤을 때 입원율이 적게는 3분의1에서 5분의1 정도 낮다고 설명했다. 또한 최근 질병청에서 나온 국내 치명률 데이터도 오미크론에 비해 5분의1 수준으로 보고된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12월 초부터 1월20일까지 75명 정도의 오미크론 환자가 국립중앙의료원에 입원했는데, 대부분 증상이 경미했고 발열 지속기간과 고열 증상(비율)이 낮았다”고 말했다. 폐렴으로 산소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한 명도 없었다. 계절독감과의 비교를 묻는 질문에는 “전파력은 조금 더 세고 중증도는 조금 더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영유아에게도 오미크론가 특별히 더 위험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김 교수는 “해외에서도 영유아의 입원율이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보도가 되고는 있지만, 영유아가 특히 더 잘 걸리거나 위험한 것은 아니다”라며 “영유아들은 백신접종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이런 부분이 환자 폭증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현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