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왼쪽)가 12일 아부다비 국제공항에서 셰이크 압둘라흐 빈 자예드 아랍에미리트(UAE) 외교장관과 손을 맞잡고 있다. 아부다비/ AFP 연합뉴스
나프탈리 베네트 총리가 12일 이스라엘 총리로는 처음으로 아랍에미리트(UAE)를 공식 방문했다. 이스라엘이 최근 재개된 이란 핵협상에 대한 반대 외교에 나서고 아랍에미리트는 안보 담당 고위인사를 이란에 파견하는 등 중동 지역의 정세가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에서, 방문이 전격적으로 이뤄져 더욱 주목된다.
베네트 총리는 이날 아부다비 국제공항에 도착해 아랍에미리트의 셰이크 압둘라흐 빈 자예드 외교장관의 마중을 받고 의장대를 사열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베네트 총리는 “이스라엘 지도자의 첫 공식 방문을 하기 위해 이곳에 와서 기쁘다. 두 나라 관계를 강화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베네트 총리의 이번 방문은 두 나라가 지난해 8월 외교관계를 수립한 뒤 1년 4개월 만에 이뤄진 것이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아랍에미리트와의 관계 정상화를 시작으로 바레인, 수단, 모로코과 잇따라 외교관계를 수립하는 이른바 ‘아브라함 협약’을 성사시켰다.
수교는 미국의 후원을 받으며 팔레스타인의 강력한 반대를 뚫고 이뤄진 것이다. 당시 팔레스타인은 아랍 국가들을 향해 “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에서 철수하고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을 용인할 때까지 이스라엘과 수교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저버렸다고 맹비난했다.
수교 뒤 두 나라 경제협력과 투자 확대 등이 활발해졌고, 두바이는 이스라엘 국민이 선호하는 대표적인 관광지로 떠올랐다. 베네트 총리는 이번 방문을 통해 어렵게 얻어낸 아랍에미리트와의 외교 관계를 한층 공고히 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베네트 총리는 아랍에미리트의 최고 실력자인 셰이크 오하메드 빈 타에드 알 나햔 왕세자를 만나 양국 간 협력 강화 방안 등 공동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이번 방문은 특히 2018년 미국이 일방적으로 탈퇴한 2015년 이란 핵합의를 복원하기 위한 협상이 최근 재개된 직후 이뤄져 눈길을 끝다. 이스라엘은 미국과 유럽 등을 상대로 2015년 핵합의 복원에 반대한다며 이란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요구해왔다. 이를 위해 최근 야이르 라피드 이스라엘 외교부 장관은 유럽과 이집트를 방문했고, 베니 간츠 국방장관과 다비드 바르네아 모사드 국장은 미국을 찾았다.
이스라엘은 아랍에미리트와도 이란의 군사 활동을 겨냥한 공조 체제 구축을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랍에미리트는 미군과 프랑스군을 주둔시키고 있을 뿐 아니라, 한때 사우디아라비아와 함께 오만에서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에 맞서 군사활동도 벌이는 등 오랫동안 이란과 적대관계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아랍에미리트는 최근 이란과 긴장이 더 고조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실제 아랍에미리트는 지난주 셰이크 타흐눈 빈 자예드 국가안보보좌관을 테헤란에 보내, 이란의 강경파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과 만나 지역 현안을 논의하게 하는 등 관계 개선을 모색하고 있다. 이란의 핵개발 의혹과 군사적 영향력 강화에 대한 우려를 이스라엘과 공유하면서도 코로나19로 침체된 자국의 경제적 활력을 되찾기 위해 지역 내 긴장 완화도 절실하다. 아랍에미리트의 정치평론가 압둘칼레크 압둘라는 “긴장을 높이는 게 아니라 낮춰야할 시점이다. 이스라엘이 그런 분위기가 아니라면 우리는 그것을 공유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병수 기자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주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강원도 강릉 방문 뒤 술자리에서 ‘권성동 의원이 성희롱을 했다’는 신고 내용이 담긴 경찰 출동 내역을 공개했다. 권 의원은 “성희롱이나 추행한 사실이 없다”고 거듭 반박했다.
김 의원은 14일 에스엔에스에 공개한 당시 112 신고 내역을 보면, 지난 11일 새벽 1시22분과 1시35분 “아내와 같이 있는데 성희롱 발언을 했다. 상대방은 국회의원 000이다. 지금은 자리를 이탈한 상태”라는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12명이나 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신고자는 상대방의 말을 듣고 모욕적이라며 신고를 한 것이며, 사건 처리에 대해 생각을 한번 더 해보겠다고 하므로 고소 절차 등 상담 안내 뒤 종결”이라고 적었다. 김 의원은 “당시 국회의원이 권성동 의원만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권성동 의원은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성희롱 의혹과 거짓 해명에 대해 답변을 해야 한다”고 적었다.
이에 권 의원은 “김 의원은 저도 모르는 경찰의 신고내역을 공개하며 저를 범죄자로 낙인 찍는 도를 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반박했다. 권 의원은 “제가 자리를 뜰 때까지 아무런 실랑이가 전혀 없었다”며 “심지어 신고자라 보도된 그분은 저와 함께 웃는 얼굴로 사진을 찍었고, 나중에 지인에게 그 사진을 그대로 보내줬다”고 밝혔다. 이어 “제가 정말 문제가 될 만한 일을 했다면, 현장의 기자들이 가만히 있지 않았을 것이며, 경찰이 입건하지 않을 리도 없다”며 “경찰조사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진다면 김용민 의원은 모든 법적,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영지 임재우 기자
국민힘 권성동, 성희롱 논란 "악의적 공작, 법적 조치"
열린공감TV “강원 윤석열 행사 뒤 성희롱” 보도
양측 반박 · 재반박 이어가며 진실 공방
경찰 "권성동 관련 출동, 현장서 사안 종결"
기념사진 찍는 윤석열-권성동=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권성동 사무총장이 11일 오전 강원 강릉시 오죽헌에서 참배를 마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유튜브 채널 '열린공감TV'는 13일 국민의힘 권성동 사무총장이 윤석열 대선 후보의 1박 2일 강원 일정 중 강릉에서 한 시민을 성희롱했다고 보도했다.
권 총장은 이에 입장문을 내고 "사실이 아니며 악의적인 공작이다. 강력한 법적 조치로 바로잡겠다"고 즉각 반박했다.
그러나 이후 열린공감TV 측이 재반박하고 이에 대해 권 총장이 추가 입장문을 내는 등 진실 공방 양상으로 비화하는 조짐을 보였다.
열린공감TV는 이날 유튜브 채널 내 '커뮤니티'란에 "지난 10일 강릉 옥천동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술자리 후 권 의원이 옆에서 술을 마시던 손님 부부의 아내에게 신체접촉을 하며 '이쁘다'라고 말했으며, 그 여성에게 '강릉에 이렇게 예쁜 여자가 있느냐'고 했다"고 보도했다.
열린공감TV는 "(권 의원은) 이어 그 남편에게 '안다리를 걸어도 아주 잘 걸었네 뭐'라며 성희롱 발언을 서슴지 않고 했다"며 "부부는 현장에서 경찰에 성추행 혐의로 신고를 했고, 현장에 경찰이 출동해 피해자에게 처벌 의사가 있는지 물어봤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
이에 대해 권 총장은 '열린공감TV 보도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반박했다.
권 총장은 "기자분들과 헤어지고 나가던 중 바로 뒤 테이블에서 술을 마시던 남자분이 '팬이다. 평소 존경한다. 홍모 씨(저의 지인)의 후배'라면서 함께 사진을 찍었다"고 했다.
권 총장은 "그가 자기 부인이라고 소개하기에, 제가 미인이라고 칭찬하며 결혼을 잘하셨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이 전부"라며 "그 부부는 헤어지면서 제게 '고맙다'는 말을 했다. 열린공감TV에서 말하듯 부부 손님의 아내에게 성희롱이나 신체 접촉을 했다는 것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 부부와) 실랑이도 없었고, 평범한 지지자처럼 좋아하며 돌아갔다"며 "저와 함께 찍은 사진을 제 지인인 홍모 씨에게 보내기도 했고, 이 광경을 동석했던 기자 등도 목격했다"고 덧붙였다.
권 총장은 "강릉 일정 이후 일부에서 없던 사실을 퍼뜨리며 제보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이번 열린공감TV 보도도 마찬가지"라며 "사실관계를 바로잡고 악의적인 보도에 대해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
권 총장의 이같은 입장문이 나오자, 열린공감TV가 재반박했다.
열린공감TV는 "권 의원은 뒤 테이블 부부와의 이야기를 미담처럼 (기술해) 입장문을 냈다"며 "권 의원 입장문에는 경찰 출동 부분이 빠졌지만, 열린공감TV 취재팀이 강릉경찰서 112상황실 책임자와 통화를 해 출동 사실 자체가 있었음을 확인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시 112상황실 신고 내역 및 신고 내용에 대해 정보공개 요청을 하면 된다"며 아무 일 없이 덕담만 오갔다면 그 시각 그 현장에 왜 경찰이 출동했는가"라고 덧붙였다.
그러자 권 총장은 '추가 입장문'을 내고 "제가 밤 12시 50분께 자리를 뜨기 전까지 경찰이 온 적이 없었고, 이후 연락받은 바도 없다"며 "이후 술자리에서 다른 무슨 일이 있었는지, 경찰 출동이 무엇 때문인지 등에 대해 아는 바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권성동 의원 관련해서 출동한 사실이 있으나 내용은 확인해줄 수 없다. 관련 사안은 현장에서 종결됐다"고 말했다.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페이스북에 "경찰까지 출동했다고 하는데 기사가 사실이라면 매우 심각한 사안으로, 권 의원에 대해 즉시 형사처벌과 국회 윤리위 회부 등 조치가 필요하다"며 "당장 윤 후보가 사과하고 권 의원은 선대위에서 사퇴해야 한다"고 썼다.
국민의힘 ‘윤석열-김종인-이준석’ 3두 체제가 딜레마에 빠졌다. ‘킹메이커’를 자임하는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과 청년층에 소구력이 있는 이준석 대표가 전면에 나서서 ‘정치 초보’인 윤석열 후보를 돕고 있지만 이들의 역할이 도드라지면서 ‘후보가 안 보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통령 후보가 누구냐’는 얘기까지 나오자 윤 후보가 제 목소리를 키우고 있지만 김종인 위원장의 메시지와 엇박자가 나는 상황도 연출되고 있다.
당장 코로나19 소상공인 지원 방안을 둘러싼 윤 후보와 김 위원장의 구상은 논의가 진행되며 이견이 증폭되는 모양새다. 김 위원장은 13일 국회에서 열린 선대위 회의에서 민주당을 겨냥해 ”추경을 어떻게 할지 정부와 협상을 해야지 자꾸 야당에 이래저래 이야기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했다. 윤 후보의 50조원 지원 구상을 2배로 올린 100조원 손실보상을 제안한 김 위원장에게 민주당이 추경 협상을 제안하자 “100조원 기금은 윤 후보가 집권했을 때 할 걸 제시한 것인데, 여당 후보와 협상하기 위한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며 민주당에 공을 넘긴 것이다. 하지만 윤 후보는 지난 10일 “(추경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여당이 문재인 대통령을 설득해 정부 예산안을 먼저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추경 논의는 해야 한다는 윤 후보와 추경 논의 자체를 거부하는 김 위원장이 이견을 고스란히 노출한 것이다.
지난 8일 청년문화예술인과 간담회 때는 윤 후보가 △지상파 코미디 프로그램 폐지 원인 △공연 대관료 지원 방안 △예술대학 졸업생 진로 관련 질문이 나오자 연신 마이크를 이 대표에게 넘긴 것을 두고 뒷말이 나왔다. 답변을 이 대표에게 미루는 모양새여서 ‘대통령 후보가 이준석이냐’는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13일 <시비에스>(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기존까지 당에서 해왔던 부분이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은 후보가 저에게 마이크를 넘겨서 기회를 주는 형태였다. 전체적으로 우리 후보는 모든 질문에 답했다”고 윤 후보를 엄호했다. 김 위원장과 이 대표가 ‘정치·정책 초보’인 윤 후보의 약점을 보완해주겠다고 나서고 있지만 대선 후보가 묻히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안에서도 ‘후보가 안 보인다’는 우려가 크지만 김종인 위원장은 정책 장악력을 더욱 높이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선대위 회의 공개 석상에서 “정책을 각기 다른 창구에서 얘기하면 나중에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된다”며 “정책은 원희룡 정책총괄본부장이 종합해 한목소리로 나가도록 창구를 단일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늘 아침 이에 관해 윤 후보와 의논했는데, 윤 후보도 절대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자신을 중심으로 한 메시지 단일화를 윤 후보도 동의했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의 발언은 선대위 정책본부, 코로나위원회, 후보 비서실 등에서 제각각의 정책이 나가선 안 되며, 특히 후보 비서실의 독자 메시지를 경계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선대위 관계자는 “지난 일요일에 후보 비서실에서 공약을 발표한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없던 일이 됐다. 김 위원장의 발언은 후보 비서실에 조심하라고 경고한 것”이라고 전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한겨레>에 “후보 입에서 뚜렷한 정책이 발표되지 않는 것도 문제”라며 “‘매머드급’ 선대위를 꾸리면서 정책 담당자들의 목소리가 일원화되지 못한 것”이라고 짚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김종인 ‘원톱’ 중심으로 한 트로이카 체제가 그만큼의 시너지를 내고 있는지는 의문”이라며 “준비가 덜 돼 엇박자를 내고 있는 모습이 최근 여론조사에도 반영되면서 안정감을 못 주고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와) 격차를 벌리는 데 어려움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미나 기자
총선 때는 국민공분에, 대선 때는 남초표심에 붙은 국민의힘
윤석열·국민의힘 ‘엔번방 방지법’ 말바꾸기 보니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지난 3일 저녁 울산시 울주군의 한 식당에서 만찬 회동을 한 뒤 포옹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사건과 같은 인권유린 범죄는 우리 모두에 대한 반문명적, 반사회적 범죄라는 인식을 가지고 근본적 대응 방안을 강구하라.”
2020년 3월24일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은 엔(n)번방 사건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일자 신종 디지털범죄에 대한 강력 대응을 지시했다. 곧바로 서울중앙지검에 엔번방 사건을 전담하는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 티에프(TF)가 구성됐다. 보름 뒤인 4월9일 대검찰청은 처벌 기준을 대폭 강화한 ‘성착취 영상물 사범 사건처리 기준’을 마련해 전국 검찰청에 시달했다. △조직적 성착취 영상물 제작 사범은 가담 정도를 불문하고 전원 구속하고 주범은 죄질에 따라 법정최고형인 무기징역까지 구형한다 △광범위한 피해를 야기한 유포 사범에 대해서는 법정 최고형인 징역 10년 이상을 구형한다 △성착취 영상물을 단순 소지한 사람도 기소한다는 내용이다. 대검은 “성착취 영상물은 지속적인 수요에 따라 공급이 이뤄지는 면이 있으므로 공급자뿐 아니라 소비자에 대해서도 엄정한 대응이 필요하다. 기존 처리방식만으로는 신종 디지털 성범죄에 효과적 대응이 어렵기 때문에 사건처리 기준을 강화하게 됐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입장은 사뭇 달라졌다. 성착취 영상물 유포·소지 통로를 차단하기 위해 지난 10일부터 시행에 들어간 엔번방 방지법(개정 전기통신사업법·정보통신망법)에 대해 “검열의 공포”를 언급했다. “불법 촬영물 유포나 디지털 성범죄와 같은 흉악한 범죄는 반드시 원천 차단하고 강도 높게 처벌해야 한다”는 전제를 달았지만, 이에 대한 최소한의 조처인 엔번방 방지법을 검열이란 딱지로 무력화할 경우 어떤 방법으로 성착취물 유통을 차단할 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윤 후보는 “통신비밀 침해”라고 했는데, 사적 대화도 아닌 공개된 오픈채팅방에서 이미 불법으로 분류된 촬영물을 걸러내는 것을 통신비밀 침해로 볼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윤석열 검찰총장 당시 대검찰청이 내놓은 n번방 사건 관련 후속 조처.
국민의힘도 마찬가지다. 이준석 대표는 13일 “언론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 통신비밀 보장에 위배된다”며 엔번방 방지법 재개정 뜻을 거듭 밝혔다. 앞서 지난 10일엔 엔번방 방지법이 “분노한 여론을 타고 통과된 이슈”라고 했다. 2020년 5월20일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 국회의원 50명이 찬성한 엔번방 방지법에 대해 여론에 편승한 과잉입법이라고 주장한 셈이다. 엔번방 방지법에 찬성표를 던진 의원들 중에는 윤석열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중책을 맡은 이들이 여럿이다. 김도읍(공동선대위원장), 권성동(종합지원총괄본부장), 윤재옥(후보전략자문위원장), 임이자(직능총괄본부장) 의원 등이다. 대선을 앞두고 인터넷 남초 커뮤니티 속 주장을 정치권 공론장으로 끌고들어온 이준석 대표 주장에 윤 후보가 올라타면서 국민의힘 다선의원들은 졸지에 여론에 편승해 마구 찬성표를 던지는 정치인이 됐다.
윤석열·이준석 두 사람 행보는 지난해 4월 총선을 앞두고 미래통합당이 내놓았던 “디지털 성범죄와 전면전 선포” 메시지와도 정면 충돌한다. 당시 미래통합당 선대위는 공식 논평을 통해 “왜곡된 성인식이 아이티(IT) 매체와 결합돼 나타난 새로운 사회악” “디지털 성범죄의 엄중함을 인식하지 못하고 솜방망이 처벌에 그친 제도적 문제”라며 “제2, 제3의 엔번방 사건을 방지할 수 있는 예방책 마련에 힘쓰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대안으로 “법 개정을 통해 불법영상 제작 및 운영자뿐만 아니라 제작·유포·구매자까지 강력히 처벌하고, 상습 시청자 처벌도 강화하겠다”고 했다. 미래통합당은 “25만명에 육박하는 엔번방 참여자들 대부분이 아무 처벌도 없이 우리 이웃으로 살아가는 것이 두렵다. 법 개정을 통해 단순 스트리밍이나 시청도 처벌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재원 희망공약개발단 총괄단장(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맡은 중앙당 총선 공약에는 영상 이용 협박도 성폭력 처벌 대상에 포함시키는 공약이 포함됐다.
“검열 공포”를 말하지만 21대 국회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강화된 전기통신사업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불법 촬영물 외에 다른 유해 정보까지 유통되고 있다는 신고가 들어오면 사업자로 하여금 지체없이 이를 삭제하도록 하거나, 유통 방지 책임을 부과하는 내용이다. 김남일 기자
새시대위 출범…‘빅텐트’ 구상이나 전·현직 의원 위주에 기존 선대위 조직 중첩
문재인 정부 반대해도 국힘 입당 꺼리는 인사겨냥
최명길·이용호 등 전현직 의원과 전문가 일부 참여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3일 오후 서울 강북구 미아동 미아 4-1 주택 재건축 정비구역을 찾아 현장 설명을 듣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꾸린 새시대준비위원회에 옛 민주당 인사들이 대거 포진했다.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에 반대하지만 당장 국민의힘에 입당하기는 꺼리는 이들을 위한 ‘빅텐트’를 만들겠다는 구상이지만, 전·현직 의원 위주에다 기존 선대위 조직과 중첩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새시대준비위원회는 이날 인선·조직 구성을 발표하고 공개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기획조정본부장에는 최명길 전 민주당 의원이, 대외협력본부장에 최근 입당한 이용호 의원(전북 남원·임실·순창)이 임명됐다. 공약지원본부장은 최태원 에스케이(SK)그룹 회장의 경제 과외 교사로 알려진 왕윤종 동덕여대 국제경영학과 교수가, 지역화합본부장은 김동철 전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맡았다. 미래선착본부장에 유병준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가, 비서실장과 대변인엔 각각 임재훈 전 의원과 윤기찬 변호사가 임명됐다.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 출신 인사들이거나 국민의힘과는 무관한 전문가들이 포진한 것이다.
공모를 실시한 ‘진상 배달본부’와 ‘깐부찾기본부’ 본부장 인선은 미뤄졌다. 윤기찬 대변인은 “두 개 부서가 다소 전문적이고 기능적인 측면에서 모셔야 해서 인선 작업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윤 대변인은 새시대준비위의 공약지원본부나 미래선착본부 등이 기존 선대위 조직과 차이가 없다는 지적에는 “중도와 합리적 진보로 소구하는 대상이 다르기 때문에 기존 선대위와 업무상 명칭 내지 부서가 중첩되는 것일뿐 대상 업무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장나래 기자
국힘, 전봉민 · 윤상현 당협위장 임명 보류...박덕흠 · 최승재도 논란
전봉민 아버지, 의혹 취재기자에 3천만원 매수 시도
윤상현 지난 총선 선거법위반 재판서 최근 실형 구형
전봉민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12월 국회 소통관에서 일감 몰아주기 등 편법 증여 의혹과 관련해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각종 의혹에 휩싸인 뒤 탈당했던 박덕흠·전봉민 의원을 선대위에 합류시키려다 내부 잡음에 휩싸였다. 국민의힘은 최고위는 13일 비공개회의에서 '재산 편법증여 의혹'으로 탈당했다가 1년여 만에 ‘기습 복당’한 전봉민 의원의 부산 수영구 조직위원장 임명을 보류했다.
또 '특혜수주 의혹'으로 탈당했던 무소속 박덕흠 의원이 충북선대위 공동총괄선대위원장 명단에 올랐다가 40여분만에 빠지게 된 해프닝도 일어났다.
앞서 전 의원은 지난 2일 국민의힘에 복당한 뒤 선대위 부산지역 본부장으로 합류한 데 이어, 이날 당협위원장 ‘복권’을 앞두고 있었다. 하지만 당은 의혹이 해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전 의원에게 지역 조직을 이끄는 위원장 자격을 부여하는 것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의 징계 조처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탈당했던 것이기 때문에 제한할 근거가 딱히 없었다”면서 “복당 과정에서 수사 진척상황이 없었다. 하지만 당협위원장 경우에는 국민의 민심을 세밀하게 챙길 이유가 있어서 보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 의원은 지난해 12월 부친 전광수 이진종합건설 회장의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재산을 불렸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자진 탈당했다. 전 의원의 아버지는 이 과정을 취재하는 기자에게 “3000만원을 주겠다”며 보도 무마를 시도하기도 했다. 수사당국은 지난달 전 의원 아버지에 대해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이외에도 전 의원은 농지법 위반 의혹 등이 불거진 상태다.
이날 4선인 윤상현 의원(인천 동·미추홀을)의 당협위원장 임명도 보류됐다. 검찰은 지난 3일 4·15총선 과정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윤 의원에게 징역 5년을 구형한 바 있다. 윤 의원은 무소속으로 지난 21대 총선에 출마했다가 당선됐고, 지난 8월 복당했다.
가족 명의의 건설회사를 통해 피감기관으로부터 수천억원대 공사를 특혜 수주한 의혹에 휩싸여 지난해 9월 탈당했던 박덕흠 의원도 논란의 대상이 됐다.
박덕흠 의원
국민의힘은 이날 중앙선대위 추가 임명 보도자료에서 충북선대위 공동총괄선대위원장에 박덕흠 의원이 합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42분 뒤에 박 의원을 충북선대위 명단에서 제외한 수정 보도자료를 다시 배포하기도 했다.
또 국민의힘은 최승재 의원을 대선 후보 직속 '약자와의동행위원회(약동위)' 위원으로 임명했다가 42분 만에 수정 자료를 내고 철회했다.
최근 의원실 보좌진 내 '갑질 의혹'과 관련해 임명이 철회된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됐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박덕흠 의원의 경우 복당이 안 된 상태에서 선대위 직책을 맡는 것은 옳지 않다고 선대위 인선 결재 과정에서 판단, 당초 명단에서 빠졌다"며 "보도자료가 박 의원을 제외하지 않고 잘못 나간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 의원들이 논란이 생기면 탈당했다가 이후 잠잠해질 때 슬그머니 복당 내지 선대위에 합류시키는 행태가 반복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당직자 폭행 논란을 빚고 자진 탈당했지만 4개월여 만에 복당했던 송언석 의원도 선대위 정책총괄본부 내 정책조정본부장을 맡고 있다. 김미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