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총 가지고 있으면 뭐해”
경호처 질책하며 극단적 발언

 
지난해 6월15일 중앙아시아 3개국 국빈 방문에 앞서 출국 전 인사 중인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씨. 대통령실사진기자단

 

김건희 씨가 윤석열 대통령 체포 뒤 ‘총 가지고 있으면 뭐 하냐’, ‘이재명도 쏘고 나도 자결하겠다’며 대통령경호처 직원들을 질책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야당에서는 “그냥 두면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모른다”, “당장 구속시켜야 한다”며 격앙된 반응이 쏟아졌다.

 

20일 야당 의원들은 김 여사의 ‘총기 발언’에 한목소리로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앞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은 지난 1월15일 윤 대통령이 체포되고 10여 일 뒤 김 씨가 “총 가지고 있으면 뭐 하냐. 이런 데 쓰라고 있는 건데” “이재명도 쏘고 나도 자결하겠다”라며 경호처 가족부 직원들을 질책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은 윤 대통령과 김 씨가 아무런 거리낌 없이 ‘총기 사용 발언’을 할 정도의 인식을 갖고 있는 게 무력을 동원해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하려 했던 김성훈 경호처 차장의 ‘내심의 동기’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시비에스(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믿고 싶지 않은 말이다. 그런 말을 하는 건 매우 품격에 떨어지는 일이고, 해서는 안 될 말”이라며 “진짜 그랬다고 하면 정말 감정을 절제하지 못한 상황에서 잘못 나온 말이니 사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더군다나 총까지 거론한다고 한다고 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한 것”이라며 거듭 김 여사의 사과를 촉구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도 이날 케이비시(KBC) ‘여의도초대석’에 나와 “영부인이 할 얘기냐”며 “왕조 시대 같으면 사약을 받을 일”이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김건희는 윤석열 내란 우두머리와 모든 국정 파탄에 책임을 지고 이 사회와 격리돼야 된다”며 “(김 여사가) 갈 곳은 감옥”이라고 했다.

 

김 씨를 ‘위험인물’로 규정하며 영향력 차단을 위해 적극적인 조처를 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이날 문화방송(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굉장히 위험한 시그널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김 씨에 대한 어떤 방법을 찾아내서라도 당장 구속해야 한다”며 “긴급 구속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 씨가 현재도 무력 사용이 가능한 경호처 직원들을 곁에 두고 있어 극단적 상황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고 의원은 “김건희 ‘여사’라고 부르고 싶지 않다. 정상적인 수준이 아니고, 정말 일을 저질러 버릴 수도 있는 상황”이라며 “경호관들이 김건희 씨의 신변을 보호하기 위해서 경호를 해야 될 때가 아니라 그(김 여사)로부터 국민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그를 차단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고 의원은 특히 김 씨가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거론한 데 대해 “민주당이 자신을 공격한 것에 대해 원한을 갖고 있는 것 같다. 말초적인 인간적 복수심인 것”이라며 “그게 가장 위험하다. 그렇기 때문에 당장 즉각 분리하는 게 시급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상식을 초월하는 발언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자들을 그냥 두면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모른다”며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김건희는 ‘대통령 놀이’를 넘어섰다”며 “이제 윤석열 파면만으로 끝날 수 없다. 윤석열과 김건희는 법정에 서서 반드시 자신들의 죗값을 치러야 한다”고 말했다.

 

김 씨의 발언으로, 윤 대통령의 특수공무집행방해 정황이 보다 뚜렷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 대통령은 경호처를 동원해 자신의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상태다. 윤 대통령은 경호처에 직접 ‘무력 사용 검토’ 지침을 하달했다는 의심도 받고 있다.

 

추미애 민주당 의원은 이날 에스비에스(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 인터뷰에서 “부부가 원래부터 (총기 사용과 관련해) 그렇게 말을 해왔다는 것을 충분히 증명할 수 있는 것”이라며 “(감정적으로) 나온 말이 아니다”고 했다.  < 한겨레 심우삼 기자 >

 

“김건희 ‘이재명 쏘고 나도 죽겠다’”...경찰, 경호처 직원 진술 확보

윤석열 체포 뒤 경호처 질책  “총 가지고 있으면 뭐하냐”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 윤운식 선임기자 

 

경찰이 윤석열 대통령 체포 이후 김건희 여사가 ‘총 가지고 있으면 뭐하냐’며 대통령경호처 직원들을 질책한 사실을 파악했다. 특수공무집행 방해 혐의 등으로 김성훈 차장의 구속영장을 신청한 경찰 특수단은 이런 내용을 영장에 담은 것으로 19일 전해졌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은 지난 1월15일 윤 대통령이 체포되고 10여일 이후에 김 여사가 “총 가지고 있으면 뭐하냐. 이런 데 쓰라고 있는 건데”라며 경호처 가족부 직원들을 질책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김 여사는 “이재명도 쏘고 나도 자결하겠다”고도 했고, 당시 김신 가족부장이 없는 상황이어서 직원들이 김 여사의 발언을 김 부장에게 보고했다고 한다.

앞서 경찰 특수단은 윤 대통령이 김 차장에게 ”총을 쏠 수는 없냐”며 체포영장 집행 저지에 총기 사용을 지시한 사실을 파악했다. 윤 대통령에 이어 김 여사도 ‘총기 발언’을 한 상황을 종합하면, 무력을 동원하라는 지시가 여러 차례 있었고 이는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하려는 김 차장의 ‘내심의 동기'가 된 것이라고 경찰은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차장과 이광우 경호본부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서울서부지법에서 오는 21일 오전 10시30분에 시작된다. 김 차장에게는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특수공무집행 방해)하고, 비화폰 데이터 삭제를 지시(대통령경호법의 직권남용)한 혐의가 적용됐다.  < 고경태 기자 >

 

‘김건희 상설특검’ 법사위 통과…명태균 26일 국회 부르기로

마약수사 외압 의혹 특검안도 처리
국민의힘 의원들 표결 직전 퇴장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씨, 명태균씨.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등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다룰 상설특검 수사요구안이 1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상설특검안을 20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할 계획이다.

 

국회 법사위는 이날 법안소위와 전체회의를 잇따라 열어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수사요구안’(김건희 상설특검)과 ‘인천세관 마약 수사 외압 의혹 사건 등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수사요구안’(마약 수사 외압 의혹 상설특검)을 처리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표결 직전 퇴장했다.

 

이날 법사위를 통과한 김건희 상설특검은 김 여사가 연루된 것으로 의심받는 △도이치모터스·삼부토건 등 주가조작 △코바나콘텐츠 관련 뇌물성 협찬 △명품 가방 수수 △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개입 등 11가지 의혹을 수사 대상으로 삼고 있다. 마약 수사 상설특검은 서울 영등포경찰서가 말레이시아인 마약 조직원과 인천세관 직원들의 유착 의혹을 수사할 때 대통령실 등이 부당한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다룬다.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위원회에서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 수사 상설특검법안과 마약 수사 외압 의혹 수사 상설특검법안 등을 심사하기 위한 법안심사소위원회의가 열리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특검은 국회 특검후보자추천위원회가 후보 2명을 추천하면 대통령이 이 가운데 1명을 임명하는 방식이다. 상설특검법 파견 검사는 최대 5명, 파견 공무원은 최대 30명, 수사 기간은 60일로 규정돼 있으며, 1회에 한해 30일까지 수사 기간 연장을 할 수 있다.

2014년 제정된 상설특검법에 따라 근거가 마련된 상설특검은 수사요구안이 본회의에서 처리되면 가동되는 것으로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 대상이 아니다. 그러나 ‘내란 상설특검 수사요구안’이 지난해 12월1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특검 후보 추천의뢰를 하지 않고 있다.

 

이날 법사위 전체회의에서는 정치브로커 명태균씨가 26일 열리는 법사위 긴급현안질의에 증인으로 채택됐다. 여당 의원들은 전원 반대했지만, 야당 의원들이 찬성하면서 명씨에 대한 증인 출석 요구의 건이 의결됐다.   < 한겨레 기민도 손현수 고경주 기자 >

계엄 후 수천 구의 시신이 발생할 상황에 대비했던 건 아닌지 의심

 


군이 12.3 비상계엄을 앞두고 시체를 담는 종이관 대량구매를 타진하고, 시신을 임시 보관하는 '영현백'은 3천 개 넘게 실제로 구입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MBC가 앞서 전해드린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수첩엔 계엄 직후 정치인과 판사 등을 수거해 사살하려 했던 걸로 보이는 내용들이 적혀 있었는데요.

수천 구의 시신이 발생할 상황에 대비했던 건 아닌지, 수사가 시급해 보입니다.


골판지를 접어 만든 종이관입니다.

지난해 8월 22일, 2군단 사령부 소속 군무원이 서울의 종이관 제조 업체에 연락을 했습니다.

"군부대에서 근무 중인데 영현, 즉 시신 이동 보관 업체를 알아보고 있다"며, 제작 소요 시간은 물론 한 번에 몇 개까지 운송할 수 있냐고 물었습니다.

그러면서 "사망자가 예를 들어 3천 개가 필요하다"면 어떻겠냐고 말을 꺼낸 뒤 종이관 "1천 개를 구매할 경우 가격이 얼마냐"고 구체적으로 문의했습니다.

구매 계획을 구체화해서 보고하겠다고 한 군무원은 그 후 연락이 오지 않았고, 해당 업체도 종이관을 보내지는 않았습니다.

MBC 취재 결과 군이 시신 처리를 위해 민간 업체에서 관을 사들인 전례는 지난 5년간 없었고, 창군 이래로도 한 번도 없을 거라는 게 군 관계자 설명입니다.

연간 사망자가 1백 명이 되지 않는 군에서, 그것도 지상작전사령부 산하 2군단에서만 천여 구에 달하는 시신 처리를 예상한 계획을 갑자기 세운 겁니다.

또 육군이 실제로 시신을 임시 보관하는 '영현백'을 대량으로 사들인 사실도 추가로 확인됐습니다.

지난해 1월 1천883개였던 육군의 '영현백'은 1년 내내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다 돌연 12월에 4천940개로 크게 늘었습니다.

평소 보유량의 2배 가까운 3천114개를 갑자기 구입한 건데, MBC가 기록을 확인한 2021년 이후 육군이 이렇게 많은 '영현백'을 보유한 적은 없었습니다.

12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전후해 군이 무언가 다수의 시신 발생을 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됩니다.

비상계엄의 '비선'으로 지목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수첩엔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문재인 전 대통령, 이준석 의원과 유시민 작가 등을 'A'급 수거 대상으로 분류하고 수거한 'A'급 처리 방안으로 "수집소 이송 중 사고, 가스, 폭파, 침몰, 격침"이라는 글이 적혀 있었습니다.

수집소 중 한 곳으로 '오음리'를 적어뒀는데 공교롭게도 강원도 화천 오음리엔 '종이관'을 문의했던 2군단 산하 702 특공연대가 있습니다.

2군단은 '종이관'을 문의한 이유에 대해 "지난해 을지 자유의 방패 훈련 중 전시 사망자 처리에 대한 아이디어 차원으로 논의했다 실효성이 없어 중단한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육군은 비축한 '영현백'에 대해 "2022년 합참 지침에 따라 중기 계획상 반영된 물량이 12월에 납품된 것"이라며 "비상계엄과는 무관하다"고 밝혔습니다.  <  MBC 고병찬 기자 >

 

추미애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 추미애 의원 페이스북관련사진보기
 

"내란세력은 악을 몽상만 하고 있었던 것이 아니다. 꼼꼼하게 미리 준비했다. 시체 담아 운반하는 비닐백(영현백)을 24년 12월 3천 개나 더 비축했다. 그 전 4년 동안 영현백 비축물량은 천 단위에 불과했다. 끔찍한 살기가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윤석열내란 진상조사단장을 맡고 있는 추미애 의원은 19일 육군이 지난해 12·3 비상계엄 선포를 전후해 시신을 임시 보관하는 '영현백'을 대량으로 사들인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추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난 2021년 12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군 월별 영현백, 유품보관백 보유량과 주문량 자료를 공개하면서 "내란 세력은 악을 몽상만 하고 있었던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추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군은 매년 12월 보유량을 기준으로 ▲2021년 1106개 ▲2022년 1565개 ▲2023년 1890개의 영현백을 보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지난해 1월 1883개였던 육군의 '영현백' 보유량은 1년 내내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다 12월에 갑자기 4940개로 크게 늘어났다. 평소 보유량의 2배 가까운 3116개를 구입한 것이다. 이 때문에 비상계엄 선포를 전후해 군이 다수의 시신 발생을 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18일 MBC <뉴스데스크>는 2군단 사령부 소속 군무원이 지난해 8월 22일 서울의 종이관 제조업체에 연락해 사망자가 예를 들어 3000개가 필요하다면 어떻겠냐, 종이관 제작 소요 기간과 종이관 1천개를 구매할 경우 가격이 얼마냐고 구체적으로 문의했다고 보도했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검찰로 송치'12·3 비상계엄' 기획에 관여한 혐의로 구속된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24일 오전 서울 은평구 서울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 연합


비상계엄의 '비선'으로 지목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수첩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문재인 전 대통령,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유시민 작가 등이 A급 수거 대상으로 분류돼 있었고, 이들의 처리 방안으로 "수집소 이송 중 사고, 가스, 폭파, 침몰, 격침"이란 글이 적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사령관은 특히 수집소 중 한 곳으로 '오음리'를 적어뒀는데, 이곳은 '종이관'을 문의했던 2군단 산하 702 특공연대가 있는 지역이다.

합동군사대학교 명예교수 김경호 변호사는 "종이관 1000개, 영현백 3000개는 결코 통상의 군 운용 방식에서 쉽게 납득할 수 없는 숫자다. 2군단 사령부가 종이관 제조업체에 시신 3000구를 처리할 수 있는지 문의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 배경에는 어떤 극단적인시나리오가 존재했음을 암시한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이번 사건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노상원 수첩과 함께 '영현백 3000개'라는 숫자가 단순한 사망자 처리 대비를 넘어, 대규모 살해 계획이 포함된 것이 아닌가 하는 점"이라면서 "군형법 및 형법상 '내란목적살인예비음모죄'가 적용될 가능성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2군단은 "지난해 을지 자유의 방패 훈련 중 전시 사망자 처리에 대한 아이디어 차원으로 논의했다가 실효성이 없어 중단한 계획"이라고 밝혔다. 육군은 비축한 영현백에 대해 "2022년 합참 지침에 따라 중기 계획상 반영된 물량이 12월에 납품된 것"이라며 "비상계엄과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 오마이 김도균 기자 >

법무부 별도 입안, 1980년 9월부터 1987년까지 실시
삼청교육 3배 규모…‘삼청교육 뒤 순화교육’ 피해자도

군인처럼 빨간 모자 쓴 교도관, 군사훈련에 가혹 행위
“윤석열 계엄 성공했다면 똑같은 일 벌어졌을 수도”

 
1980년 10월 대전교도소의 미결 재소자들이 가마니 들고 구보하기를 하며 순화교육을 받는 모습.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 대전교도소사’에 실린 사진이다. 진실화해위 제공

 

포고령 위반으로 군사법원 등에서 징역 3년형을 선고받고 1980년 10월 대구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38살의 이부영은 한겨울 교도소 연병장에서 순화교육을 받았다. 교관들은 연병장에 쌓아놓은 눈 무더기 속으로 기어서 파고 들어가라고 했고, 못하면 무자비하게 몽둥이를 휘둘렀다. 견디지 못한 재소자가 벌떡 일어서 항의하자 교관은 그를 발가벗긴 뒤 성기를 잡게 하고는 지휘봉으로 수차례 내려쳐 피가 흘렀다. 그 모습을 본 재소자들은 공포에 떨었다

 

전국 구치소와 교도소 등 교정시설 재소자들에게 ‘삼청교육’과 같은 방식으로 군사훈련과 가혹행위를 한 ‘재소자 특별 순화교육’이 법무부의 별도 입안에 따라 6년간 자행된 사실이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에 의해 처음으로 공식 확인됐다. 진실화해위는 18일 오후 열린 제101차 전체위원회에서 이부영·원동규씨 등 30명이 신청한 ‘교정시설 내 재소자 순화교육 인권침해 사건’에 대해 진실규명(피해 확인) 결정하고 국가에 공식적 사과와 피해회복을 위한 적절한 조처를 권고했다. 재소자 순화교육 피해자는 삼청교육 피해자 4만여명을 훌쩍 넘어서는 15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1980년 10월 대전교도소 재소자들이 제2기 순화교육대(미결)에 입소해 PT체조을 하는 모습이다.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 대전교도소사’에 실린 사진이다. 진실화해위 제공

 

세월이 40년 넘게 흘러 진실화해위에 사건 신청을 했던 이부영(83)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동아투위) 위원장은 “당시 대구교도소에서 미전향 장기수를 제외하고 모두 재소자가 그렇게 가혹행위를 당했다. 너무 늦게서야 진실이 밝혀졌다. 자유언론수호를 위해 싸우다 정치범으로 들어간 내가 당시 공포 분위기 속에서 한마디도 못한 게 평생 마음에 걸렸다”고 털어놓았다.

 

이부영 위원장을 비롯한 신청인들은 순화교육 당시 교관들이 빨간 모자를 쓰고 군복을 입어 군인들이 교도소에 와 삼청교육을 실시한다고 여겼으나, 진실화해위 조사 결과 이들은 군인이 아닌 교도관이었다. 교도관 240명이 1980년 9월15일부터 일주일간 26사단에서 특별교육을 받고 온 기록도 있다. 이 때문에 신청인들은 삼청교육 피해를 입었다며 진실화해위에 신청했다. 진실화해위는 당시 법무부 교정사와 계엄상황일지, 재소자 이력을 적은 신분장 등을 통해 법무부가 별도로 입안한 ‘재소자 특별 순화교육’의 실체를 확인했다.

 

진실화해위 조사 결과, 법무부 교정국은 1980년 8월30일 ‘재소자 특별순화교육지침’을 수립했고, 1980년 9월22일부터 1987년까지 전국 교도소, 구치소에 수용 중인 수용자들에게 ‘재소자 특별 순화교육’을 실시했다.

 

앞서 신군부는 ‘불량배 소탕’을 명분으로 1980년 8월 계엄사령부의 계엄포고 제13호에 따라 그해 12월29일까지 3만9742명을 군부대로 보내 순화교육인 삼청교육을 실시했는데, 한 달만에 삼청교육과 같은 내용으로 더 많은 재소자를 대상으로 순화교육을 시작한 것이다.

 

1980년 9월 대전교도소 재소자들이 제1기 재소자 특별순화교육 입대식을 하는 모습이다.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 대전교도소사’에 실린 사진이다. 진실화해위 제공

 

재소자 순화교육은 미결수, 기결수, 남녀노소 상관없이 교정시설에 수용된 전체 수용자들에 하루 7~8회씩 4주간 실시됐다. 법무부 교정국은 1987년까지 순화교육을 실시하는 과정에서 피티(PT)체조, 유격 훈련 등의 군사 훈련 외에 몽둥이 구타 등을 가했고, 선고가 나지 않은 미결수에게 무죄 추정의 원칙에 반해 체벌하는 등 인권을 침해했다. 이번에 진실규명을 받은 대상자 중에는 삼청교육을 다녀온 뒤 두 번의 구치소 수감 중에 순화교육을 각 4주씩 받은 이도 있었다.

 

주목되는 점은 ‘재소자 특별 순화교육’ 피해자의 숫자가 삼청교육 피해자의 세배가 넘는다는 것이다. 진실화해위 한 관계자는 “당시 매해 교정시설 수용인원이 5만명이었음을 고려할 때 6년간 총 인원은 30만명이다. 서울·부산·성동구치소, 의정부·청주·전주·대구·춘천·대전·공주교도소, 청송감호소 등 대부분의 교정시설에서 순화교육이 진행된 걸로 확인되는데, 겹치는 숫자를 제외하면 15만명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삼청교육 피해자는 4만여명인데, 이보다 재소자 특별 순화교육 피해자가 더 많다는 것이다. 다만 진실화해위는 이번 조사보고서에서 피해자 규모에 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1980년 대구교도소에서 ‘재소자 특별 순화교육’을 받았던 이부영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위원장. 신소영 기자 

 

진실화해위는 순화교육이 기결수 외에 모든 미결수 및 정치범을 교육대상에 포함해 행형법과 유엔 피구금자 처우에 관한 최저기준 규칙을 위배해 육체적 고통을 가했고, “자유를 박탈당한 사람도 인도적으로 인간의 고유한 존엄성을 존중하여 취급된다”는 기준도 지켜지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진실화해위 조사과정에서 당시 법무부 교정국장을 역임한 김석휘 전 법무부 장관은 면담조사를 거부했다. 1981년 10월 ‘재소자 특별순화교육 교안’을 제작해 순화교육 유공자 표창을 받은 청주교도소 임아무개 교도관은 이미 사망해 조사할 수 없었다. 안동교도소에서 재소자 특별순화교육을 담당했던 교도관은 면담조사를 거부했다.

 

진실화해위는 재소자 특별 순화교육과 관련해 이 사건 피해자들의 인권침해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수용자들의 피해 회복을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며 교정시설에서의 수용·운영 과정에서 피수용자의 인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고 교정 공무원 등에 대한 인권교육을 강화하라고 국가에 권고했다.

 

이부영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12·3 계엄이 성공했다면 ‘좌익세력을 척결하겠다’는 윤 대통령 의지에 따라 똑같은 일이 벌어졌을 수도 있다고 본다. 이게 머나먼 과거의 일이 아니라 언제든 다시 벌어질 수 있는 문제라는 걸 생각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한겨레 고경태 기자 >

‘절차상 흠결’, ‘각하 사유’ 주장 쟁점별 분석해보니~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가 임박한 가운데 18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탄핵 각하를 외치고 있다. 권도현 기자

 

헌법재판소가 18일에도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 선고일을 공지하지 않고 평의를 이어갔다. 헌재가 윤 대통령 측이 소추 각하 사유로 주장한 ‘절차상 흠결들’을 두고 고심하는 것 아니냐는 추정이 나왔다. 그러나 법조계에선 이 같은 주장이 모두 사실과 다르거나 헌재 결정례 등에 의해 인정될 수 없는 내용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윤 대통령 측은 국회가 탄핵소추안을 의결한 과정부터 위법했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 탄핵안은 지난해 12월7일 처음 국회 본회의에 상정됐지만 국민의힘 의원 105명이 불참하며 정족수 미달로 부결됐다. 탄핵안은 1주일 뒤 다시 본회의에 올라 가결됐다. 이러한 과정이 ‘부결된 안건은 같은 회기 중 다시 발의·제출할 수 없다’는 국회법상 일사부재의 원칙을 위반했다는 것이 윤 대통령 측 주장이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1차 탄핵안이 상정됐던 418회 정기국회는 지난해 12월10일 종료됐다. 2차 탄핵안은 419회 임시국회에서 가결됐다. 두 탄핵안은 내용이 같지도 않다. 2차 탄핵안은 1차 탄핵안에 담긴 윤 대통령의 무속인 주장, 외교정책 등을 덜어내고 12·3 비상계엄에만 초점을 맞췄다.

 

윤 대통령 측도 지난 1월 헌재에 낸 답변서에서 “일사부재의를 위반하지는 않았다고 하더라도 대통령 탄핵의 엄중한 요건과 절차를 규정한 헌법을 위반한 잘못은 부정할 수 없다”고 했다.

 

탄핵 청구인인 국회 측이 ‘내란죄’를 철회한 것은 2차 변론준비절차 때 헌재가 쟁점을 재정리하는 과정에서 이뤄졌다. 국회 측 대리인은 “자칫 탄핵심판 절차가 형사재판으로 변모될까 우려스럽다”며 “내란죄를 헌법 위반으로 구성해서 심판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했다.

 

그러자 윤 대통령 측은 “소추 사유의 80%를 철회한 셈”이라며 국회 측이 기존 탄핵안을 대거 수정했으므로 “국회의 새로운 의결”이 필요하다고 했다.

 

법조계에선 ‘내란죄 철회’가 헌재에서 다룰 쟁점을 명확히 하는 과정에 불과해 절차적 하자로 볼 수 없다고 본다. 국회 측이 윤 대통령의 내란 행위에 대한 ‘헌법적 평가’를 토대로 탄핵심판에 임하겠다고 밝혔을 뿐, 소추 사유 자체를 바꾸진 않았다는 것이다. 정태호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내란죄 철회는 동일한 사건을 헌법적 측면에서 재정리한 것에 불과하다”며 “애초 형법적 문제는 헌재에서 다룰 게 아니다”라고 했다.

 

윤 대통령 측은 탄핵심판 진행 과정의 흠결도 있다고 주장했다. 헌재가 검찰 조서를 증거로 채택해 형사소송법을 준용하지 않았다거나, 변론기일을 일괄 지정해 방어권을 제한했다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헌재는 헌법재판과 형사재판은 엄연히 다르다는 입장을 밝혔다. 헌재는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결정에서 “탄핵심판 절차는 형사 절차나 일반 징계 절차와는 성격을 달리한다”고 했다. 헌재는 이번 사건에도 형사소송법 전문법칙(서면이나 타인의 진술 등 간접 형식으로 전달된 증거는 인정되지 않는다)을 완화해 적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헌재법에는 ‘헌법재판의 성질에 반하지 않는 한도에서’ 형사소송법을 준용한다고 돼 있다.

 

헌재가 변론에서 나온 절차상 문제들을 명확히 결정문에 담기 위해 시간을 쏟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윤 대통령 측이 절차적으로 문제 제기한 모든 점에 대해 헌재가 할 수 있는 답은 ‘탄핵심판은 형사재판이 아니라 변형된 징계 절차’라는 것뿐”이라며 “절차적 사항에 관한 내용이 결정문에 많이 담길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 측은 “국회와 헌재는 비상대권 행사의 위헌 여부를 판단할 능력도 권한도 없다”며 비상계엄 선포라는 통치행위가 헌재 판단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주장도 폈다.

 

그러나 헌재는 1996년 김영삼 전 대통령의 금융실명제 긴급재정경제명령 관련 헌법소원 사건에서 “비록 고도의 정치적 결단에 의해 행해지는 국가작용이라고 할지라도 그것이 국민의 기본권 침해와 직접 관련되는 경우에는 당연히 헌재의 심판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했다.  < 경향 김나연 기자 >

 

홍준표 “계엄, 해선 안 될 짓···검사정치 윤석열·못 살게 군 야당 쌍방 책임”

 



홍준표 대구시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던 것과 관련해 “(윤 대통령이) 뜬금없는 결정을 한 것도 잘못이고 야당도 그런 결정을 하게끔 얼마나 (윤석열) 정부 2년 반 동안 못살게 굴었나”라며 “그러니까 둘 다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홍 시장은 지난 18일 유튜브 채널 삼프로TV에 출연해 “쌍방책임이 있다고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탄핵 되면 국가기능이 마비돼버린다. 야당의 정치적 폭거”라며 “그 문제를 풀려면 대통령이 정치로 풀었어야 하는데 계엄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고 말했다.

홍 시장은 “(계엄 선포 직후) ‘저거 어처구니없는 결정을 했다, 해선 안 될 짓’(이라고 생각했다)”며 “계엄 하면 서울시장이 수도방위사령관 밑으로 들어가 버리고 대구시장은 50사단장 밑으로 들어가 버린다. 지금 우리나라가 그런 시대로 돌아간다는 게 가능한 얘긴가”라고 지적했다.

홍 시장은 윤 대통령에 대해서는 검사정치를 한 게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대통령이 검찰총장을 하다가 바로 대통령으로 국민이 뽑아버렸다”며 “검사정치라는 게 기본적으로 상대방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야당을) 안 보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에 대해서는 “탄핵이 인용될지 기각이 될지 아무도 모른다”며 “대통령이 석방되기 전에는 100% 인용이었겠지만 석방되고 난 뒤는 상당히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법리가 아니고 중도우파 성향 재판관들의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탄핵 기각으로 윤 대통령이 복귀할 때 국정운영이 제대로 되겠느냐는 질문에는 “특단의 조치를 해야 할 건데 그건 윤 대통령이 복귀 시에 구상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 시장은 경제와 관련한 자신의 비전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개헌을 하면 경제의 틀을 바꿔야 한다”며 “경제민주화 조항도 삭제를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국가는 경제주체 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위하여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는 헌법 조항을 개헌 시 삭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기본적으로 자유, 창의를 중심으로 한 경제구조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상법 개정에 대해서도 “소액 주주한테도 (이사에게) 충실 의무를 부과해버리면 소수 주주권 이름으로 주가가 등락할 때마다 소송이 있을 것”이라며 “상장회사까지는 (충실의무 부과를) 검토를 해볼 수는 있어도 상법에 그걸 두는 건 경제 전체를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저임금제도에 대해서는 “지역별, 기업별, 산업별, 계층별로 (차등 적용해야 한다)”며 “(외국인 노동자는) 돈 좀 덜 줘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홍 시장은 “(주식 투자를 해본 적은) 단 한 번도 없다”며 “요즘 젊은 사람들이 미래가 불안하니까 비트코인도 하고 하는 건 부정적으로 보지 않지만 저는 공직 생활 40년째라 (안 한다)”고 말했다.   < 경향 유새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