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가 의뢰해 넥스트리서치가 27∼28일 1007명을 조사한 결과(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p)에선 윤석열 후보가 34.4%, 이재명 후보가 32.7%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심상정 후보(4.2%)와 안철수 후보(2.8%)가 뒤를 이었다.
<문화방송>(MBC)이 의뢰해 코리아리서치가 27∼28일 100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p)에선 윤석열 후보가 35.7%, 이재명 후보가 32.7%의 지지율을 보였다. 심상정 후보는 4.1%, 안철수 후보는 6%였다.
이번 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한국방송, 문화방송, 에스비에스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을 참조하면 된다. 이완 기자
‘D-100 지지율 조사’ 왜 달랐나?
안심-임의번호 등과 표본 추출 방식따라 차이
내년 3월 대선을 100일 앞두고 진행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오차범위 안에서 접전을 벌이는 흐름이 나타난 가운데, 일부 조사에서 두 후보의 격차가 크게 나오면서 전혀 다른 흐름을 보였다. 기존 여론조사가 전화면접이냐 자동응답이냐에 따라 결과가 엇갈렸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표본 추출 방식이 결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8~29일 발표된 대선 여론조사 대부분은 이재명·윤석열 후보가 오차범위 안에서 경합하는 결과가 나왔다. 케이스탯리서치가 <한겨레> 의뢰로 지난 25~26일 조사한 결과는 윤 후보 36.1%, 이 후보 34.4%로 격차는 1.7%포인트에 불과했다. 한국리서치가 <한국방송>(KBS) 의뢰로 지난 26∼28일 한 조사에서 두 후보는 모두 35.5%로 동률을 기록했다. 엠브레인퍼블릭이 <중앙일보> 의뢰로 26~27일 조사한 결과에서도 윤 후보 38.9%, 이 후보 36.1%로 격차는 2.8%포인트였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같은 날 조사한 결과도 윤 후보 41.8%, 이 후보가 39%였다. 넥스트리서치(SBS 의뢰)와 코리아리서치(MBC 의뢰)가 27∼28일 진행한 조사에서도 두 후보의 격차는 각각 1.7%포인트(윤석열 34.4%·이재명 32.7%)와 3%포인트(윤석열 35.7%·이재명 32.7%)로 경합세였다.
그러나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26~27일 벌인 조사에서는 윤석열 후보가 43.7%로, 이 후보(35.1%)를 8.6%포인트 앞섰다. 또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22~26일 한 조사에서도 윤 후보 46.3%, 이 후보 36.9%로 격차가 더 컸다.
그동안 자동응답 방식(ARS) 여론조사는 정권교체 열망이 큰 정치 고관여층의 참여가 많아 윤 후보 선호도가 더 높게 나온다는 분석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표본 추출 방식의 차이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티비에스가 의뢰하는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안심번호)와 와이티엔 등이 리얼미터에 의뢰한 조사(임의걸기) 모두 자동응답 방식이었지만 결과는 크게 달랐기 때문이다. 같은 조사 기관이 일주일 간격을 두고 수행한 조사에서도 표본 추출 방식에 따라 지지율이 차이를 보이기도 했다. 한국갤럽이 <머니투데이> 의뢰로 지난 22~23일 벌인 조사에서 이 후보는 37.1%, 윤 후보는 38.4%를 얻으며 박빙이었만, 지난 16∼18일 한국갤럽 자체 조사에서는 윤 후보가 42%, 이 후보가 31%로 11%포인트의 격차를 보였다. 두 조사 모두 전화면접 방식으로 이뤄졌지만 표본 추출 방식에서 안심번호와 임의걸기로 차이가 있었다.
최근 알뜰폰 가입자가 늘면서 통신 3사에서 제공하는 안심번호를 통해서는 잡을 수 없는 여론이 있다는 분석도 나오는 상황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알뜰폰 가입자가 늘고 있어 60대 이상이나 20대가 여론조사 대상에서 아예 누락될 가능성이 있다”며 “가상(안심)번호를 성·연령별로 몇 배수를 신청하는지에 따라 통계에 바이어스가 들어갈 수 있다”고 했다.
리얼미터 쪽은 표본추출 방식이 여론조사 결과에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는 않는다고 설명한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를 제외하고는 기존 조사처럼 전화면접 방식이 접전으로, 자동응답 방식이 윤 후보가 유리하게 나온 것으로 보는 게 맞는다”며 “안심번호와 임의걸기가 유의미한 결과의 차이를 보인다고 결론 내리긴 어렵다”고 말했다. 배 수석전문위원은 또 “같은 방식으로 꾸준히 진행된 조사의 패턴과 상관관계를 봐야 한다. 단면적으로 나열해놓고 비교하는 것은 적절한 비교 분석 방법이 아니다”라고 했다. 여러 기관에서 비슷한 시기에 나온 여론조사 결과를 비교해 차이를 말하지 말고, 같은 기관이 같은 방식으로 한 여론조사의 추이를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장나래 송채경화 기자
임박한 대통령 선거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국가의 명운과 흥망성쇠, 나아가 국제질서와 국내외 동포들 삶에도 크고작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후보자들의 소신과 품성, 이력과 역량 등을 검증하는 이유도 다름 아니다.
한국의 커진 위상을 보여주듯 이번 20대 대통령 선거는 세계 각국과 언론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얼마 전 세계 유수의 신문과 방송에는 한국 대통령 후보 윤석열 씨와 그 부인 김건희 씨의 무속논란을 비롯해, “(비판 언론을) 손 봐주겠다.” “(의혹 제기자들을) 청와대에 가면 감옥에 집어 넣겠다,” “미투는 돈을 안 준 때문”이라는 등의 발언 내용이 보도돼 국내외 한인들의 낯을 뜨겁게 했다.
세계 10위권의 국력과 상당 수준의 민주주의를 자랑하는 ‘선진국’에서, 더구나 21세기 IT 최첨단을 달리는 나라의 대통령을 하겠다는 사람 부부가, 원시적인 주술신앙과 샤머니즘에 빠져있다는 사실, 여성을 돈으로 사고 팔 수 있다는 천박한 인식, 거기에 비판을 수용할 줄 모르는 독선·독재적 성향과 보복심리를 은연중 드러냈다는 사실이 실로 놀라운 일로 받아들여진 것이다.
그런데도 이해되지 않는 현상은 그런 후보자가 국내에서 지지율 1위를 다투고 있고, 다수 언론을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별 일이 아니라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권력의 독선과 보복도 괜찮다는 것인지. 자신과 후손의 삶에 영향을 미칠 국정운영과 국가의 운명마저 역술가나 점쟁이 무당에게 의지하는 것도 상관없다는 의식수준들인 것일까.
민주 공화국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과 그 부인이 반 인권적이며 언론자유를 무시하는 듯한 사고방식을 드러낸 것도 보통 문제가 아니지만, 일상의 길흉과 처신을 이른바 ‘도사’나 ‘법사’의 말에 의지해 판단하고 결정하는 습벽이 몸에 배어 있다면, 정말 불안하고 위험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고려 말의 요승 신돈, 제정 러시아를 몰락시킨 라스푸틴의 사례를 들 것도 없다. 바로 ‘최순실’의 전횡과 박근혜 탄핵만으로도 그 위험성은 증명되고도 남는다.
윤 후보는 손바닥에 王자를 쓰고 나와 조롱과 의심을 사더니, 신천지 압수수색 거부와 라이벌의 대권도전 여부, 공직 사퇴결정 등은 물론 토론날짜 택일까지 그들 주변의 여러 점술가들에게 의존했다는 소문이 무성히 나돌며 ‘무당정권’을 경고하는 소리가 심각하다. 더구나 김건희 씨는 자기가 후보인 것처럼 말하며 “내가 정권을 잡으면~”을 장담했다니, 그런 ‘부부정권’이 국가 최고권력을 쥐고 흔든다고 할 때 과연 어떤 일들이 벌어지며, 나라는 어디로 갈 것인가. 그런 주술부부가 과연 정교분리(政敎分離)의 원칙과 의미를 알기나 할까. 만에 하나 청와대에 들어간다면 ‘무속과 국정의 분리’를 기대할 수가 있겠는가. 이미 그들 일가는 검찰권력을 해결사로 삼아 갖가지 부정과 비리를 저질러 왔다는 이른바 ‘본(인) 부(인) 장(모)’ 의혹도 따라다니고 있는 상태다.
한국의 다수 메이저 신문과 방송은 이런 불길하고 엄청난 걱정거리를 덮어버리고 오히려 인물 포장과 미화에 급급하다. 거의 무제한인 언론자유에 비례하지는 못할망정 거꾸로 신뢰도 세계 최하위권인 자신들 처지를 증명하려는 듯, 언론의 사명과 본분은 저버린 채 경쟁적으로 사익추구와 수구 카르텔 정파의 도구로 전락한 보도행태가 탄식을 자아낼 뿐이다.
거기에 더더욱 불가사의인 것은, 무속신앙 논란에도 아랑곳 하지 않는 한국의 기독교계다. 일부 교단과 NCCK, YMCA 등 단체, 정의구현사제단과 신학자들의 메아리 없는 경고의 외침이 들릴 뿐, 소위 대형교회와 교계 지도급 인사들은 무반응이거나 되레 그런 후보를 감싸고 영합하는 기상천외한 모습들을 보여 아연실색이다.
십계명부터 떠올린 교인이 한 두명 일까?. 『너는 나 외에는 다른 신들을 네게 두지 말라』는 첫째 계명부터, 어떤 형상의 우상도 만들거나 절하거나 섬기지 말고, 여호와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지 말라는 제삼 계명까지, 유일신이신 하나님만을 경외하라는 준엄한 신앙지침은 헛구호란 말인가?.
교회는 조상에게 절하는 제사조차도 금기시 한다. 단군상을 훼손하고 불교사찰을 찾아가 땅밟기 하는 극성 신도들도 있다. 그렇게 극진한 신앙심들은 다 어디에 묻어둔 것일까. 주일마다 강단에서는 하나님의 명령을 어겨 에덴을 쫓겨난 원죄부터, 우상을 섬김으로 징벌이 반복된 불신앙의 어리석음을 깨우친다. 광야에서 마귀에게 시험을 당한 예수님은 “사탄아 물러가라”며 다만 하나님만을 섬기라고 가르쳤다. 귀신들린 아이를 어쩌지 못하는 것을 보고는 “믿음이 없고 패역한 세대여”라고 질타하며 “내가 얼마나 너희와 함께 있으며 너희에게 참으리요”라고 탄식했다.
의인이 한 사람만 있어도 예루살렘을 용서하겠다는 성경말씀도 있다. 비록 세상이 혼탁해도 기독인들이 투철한 영적 분별력으로 빛과 소금의 사명을 다한다면, 어찌 그 사회가 ‘지옥을 향한 묻지마 질주’를 하겠는가.
‘사이비 주술 정치 노름에 나라가 위태롭다’는 성명을 발표한 신학자들의 꾸짖음은 맘몬주의와 세속에 물들어 손가락질 당하는 한국교회와 ‘삯꾼’들을 향한 매서운 회초리로도 들린다.
“교회와 종교 지도자라는 사람들이 이러한 사실을 묵과하거나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지지와 연대의 대열에 합류하고 있으니 그들의 신앙은 얼빠진 것이고, 그들의 신은 사실상 우상임에 틀림없다.…그들은 성경을 헛 읽었고, 기독교 신앙을 크게 오해했으며, 기독교 신앙을 정치적인 이데올로기로 만들어버리고, 반기독교적인 세력으로 행동하고 있다” < 김종천 편집인 >
"내로남불 먼저 시인하고 사죄하라"
[한마당] 공정과 정의의 이중 잣대
오스카상을 거머 쥔 ‘기생충’에 쏠린 찬사와 ‘오징어 게임’ 열풍, 그리고 ‘BTS’(방탄소년단)의 폭발적 인기 등은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을 정도다. 근래 세계인의 한국에 대한 관심 급등과 선망은 “우리가 언제 이렇게 덩치가 커졌지?“하는 상전벽해의 뿌듯함을 자아낸다.
그런데 왠지 어색함이 뒤따른다. 국력이 커진 만큼 한국을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지는 게 당연할 테고, 국제사회에 우리의 자랑과 대단한 것들만 내보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으랴만…. 여전히 미숙하고 모자라 남의 눈을 피하고 싶은 결함도 한 둘이 아니어서 어설픈 선진국 흉내를 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부끄러움이 앞설 때가 많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민주주의 쟁취의 민권승리를 일궈냈음에도,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정치판의 풍경들은 한국의 아킬레스건이요 지극히 후진적인 모습의 대표격이다.
전례없이 세계적 화젯거리로 등장한 대통령선거가 그걸 말해준다. 쿠데타가 사라진 민주적 선거와 평화적 정권교체 정착, 대선 결과가 국제사회에 미칠 영향 분석 등에 쏠린 눈길이라면 감지덕지일 텐데, 속사정은 그런 게 아니라 가십(gossip)과 낯뜨거운 조롱이니 씁쓸하기 그지없다. 후보자로 나선 여야 유력 인물들의 독특하고 비정상적인 이력과 캐릭터, 거기에 배우자를 둘러싼 온갖 추문과 풍설이 대부분을 장식하고 있는 연유다.
화제의 주역 이재명과 윤석열은 벌써 글로벌 인물로 부상했다. 정책경쟁과 국정능력에는 눈감은 치열한 네거티브도 난무하는 중이다. 그 와중에 극적으로 대비되는 두 후보의 상반되는 면모와 대처에서 우리는 한국사회의 명암과 취약한 정치현실을 읽는다. 소위 보수와 진보를 대하는 국민들의 선입견과 현실의 괴리도 적나라하게 표출되고 있음을 본다
이재명 후보는 ‘개천에서 용’이 된 변방 출신이다. 그는 이른바 ‘형수 욕설’과 ‘여배우 염문’ 등에 ‘대장동’ 의혹과 ‘아들 리스크’가 이어지며 고전한다. 여전히 불신의 눈으로 보는 이들도 많지만 적극적인 해명과 사과, 그리고 법원 무죄판결에 헛다리만 짚는 검찰수사까지 이어지면서 상당히 희석된 듯하다. 화전민 출신의 불우한 가정사와 역경 속의 삶에 몸부림치며 변호사와 정치인으로 입지전적 성공신화를 일군 의지와 저력이 뒤늦게 알려진 측면도 있다. 그런데 이번엔 아는 건 많은데 말이 많다 바꾸기를 잘한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반면 윤석열 후보는 부유한 집안이 배경인 검사출신이다. 흔히 ‘칼잡이’라는 특수부 검사로 잔뼈가 굵어 총장까지 됐지만, 자신을 발탁한 정권과 상관에 대한 우직한 배신과 항명으로 뜻하지 않게 대선후보 반열까지 올랐다. 문제는 이른바 본인·부인·장모를 뜻하는 ‘본부장’ 리스크의 심각성이다. 본인은 검찰의 정치중립 파괴에다, 재임 중의 숱한 선택적 수사와 내 사람 봐주기에 ‘고발사주’, 법원의 ‘징계 판결’ 등 부적격 논란이 거세다, 현재 재판 중인 장모 관련 비리 의혹들에 특히 부인 김건희 문제는 양파껍질 같아서 더 심각하다. 결혼 전후의 사생활 논란과 주가 조작 연루설, 스폰서 특혜 등 이권 의혹에다, 무려 18건에 달한다는 학경력 위변조는 공소시효가 남은 범죄혐의도 나온다. 어쩌면 투표 날까지 사상 처음 부인없이 혼자만 뛰는 후보로 두고두고 회자될 지도 모르게 생겼다.
그런데도 “대부분은 기획이며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하고 사과에 인색하다. 이들 일가의 수많은 추한 행태에도 어떻게 대선 후보로 살아남는지가 불가사의일 정도인 한국 정치와 민도(民度)의 어두운 단면을 드러낸다.
윤석열 후보의 경우 슬로건이 ‘공정과 상식, 정의’란다. 불공정과 불의한 세상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솔깃한 말이지만, 스스로 공정하지도, 정의롭지도 않은 사람의 외침은 공허한 말잔치요 속임수에 불과할 뿐이다. 도둑이 제발 저린다는 속담도 들먹여진다. 그가 특수통 검사로 독하게 수사했던 사건들 가운데 대표적으로 호출된 2007년의 ‘신정아 사건’은 그의 처 ‘김건희 의혹’의 도플갱어이고 빼박이다. 조국 사건의 ‘표창장’문제도 들먹여진다. “정경심이 4년 징역이면 김건희는 몇 년이겠냐”는 것이다. 그래서 ‘내로남불’ 부메랑이라는 비아냥도 강하다.
어느 후보든 설령 당사자에게 흠결이 있고 배우자의 심각한 치부가 드러난다 해서 대통령이든 영부인이든 못할 것이야 없다. 하지만 자기 눈의 들보는 감싸안고 남의 눈의 티끌만 호되게 매질하는 허울좋은 공정과 정의라면 선량한 국민을 개 돼지 취급하고 국가권력 조차 사유물로 여길 것은 역사가 말해준다.
설마 그런 일은 없겠지만, 혹여라도 비리와 의혹 투성이 후보가 우매한 군중들로 인해 대통령이 된다한들 어쩌랴!. 판단과 선택은 국민의 몫이다. 혜택을 누리는 것도, 피해를 입고 눈물을 삼키는 것도 결국은 다수 국민이다.
그래도 하나만 강권한다. 열심히 뛰어 대통령이 되라. 다만 전제가 있다. 대권을 그렇게 쥐고 싶거든, 제발 ‘내로남불’을 시인하고 사죄하라. 가족 누구든 비리와 범죄 혐의라면 인정하고 스스로 징벌을 요구하라. 그러면 그저 나리들의 하는 꼴을 지켜보며 먹고살기에 바쁜 범생이들은 잘난 놈들 세상만사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지도 모른다. < 김종천 시사 한겨레 편집인 >
[한마당] 업보는 비켜가지 않는다
세상이 불공평하다고 느끼는 것들 중 하나는 선하고 의로운 사람들이 오히려 불행하고 고통당하는 경우를 많이 보는 때문이다. 흔히 말들 하듯이 대개 선하고 착한 사람들 가운데는 부자가 드물다. 처세에 능하지 못해 높은 자리나, 이른바 ‘황금보직’에 가기가 어렵다. 무슨 이유인지 빨리 죽는 사람들도 많다. 거꾸로 악행과 술수에 능하고 위선으로 포장한 자들이 승승장구 출세하고, 돈 잘 벌어 부귀영화와 장수까지 누리니, 복 받은 인생처럼 보일 수밖에 없다.
성경에도 선한 자의 불행과 악한 자의 형통에 대해 거론하는 부분이 여럿 있다. 가령 시편(73)을 보면 악인들이 잘되는 모습이 이렇게 그려진다.
“죽는 때에도 고통이 없고 그 힘이 건강하며 타인과 같은 고난이 없고 재앙도 없나니 그러므로 교만이 저희 목걸이요 강포가 입는 옷이며…능욕하며 악하게 압제하여 말하며 거만히 말하며…”
이런 부조리를 접한 시편기자는 “나는 거의 실족할 뻔하였고 내 걸음이 미끄러질 뻔하였으니 이는 내가 악인의 형통함을 보고 오만한 자를 질시하였음이로다” 라고 고백한다. 그러면서 헛되고 헛된 악인의 형통을 부러워하지 말 것을 깨우쳐 준다.
사람들은 죽음 앞에 옷깃을 여미고 고인을 추모하는 게 상례지만, 엊그제 90수를 누리고 세상을 떠난 전두환은 사후에도 온갖 욕설과 수모를 당하고 있다. 바로 ‘악인의 형통’을 누린 자로 기억되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최고 권력의 자리에 올라 무소불위의 권세를 휘두를 때까지는 그야말로 영광스런 삶을 만끽했다. 하지만 그 이후 인생의 내리막 길에는 고통과 저주가 밀려들었다. 어쩌면 그의 잘못된 인생행로로 인해 후손들마저 얼굴을 들고 다니기가 부끄러운 불행한 가문으로 전락해 버린 건 아닐까.
우리는 그의 경원당하는 쓸쓸한 죽음을 목도하며 한낱 ‘권불십년(權不十年)’에만 그치지 않는 많은 삶의 교훈들을 떠올리게 된다. 본분(本分)을 망각하면 쓴물을 들이켜야 한다는 것, 남의 가슴에 못을 박는 원한과 갈등을 만들면 복수의 저주가 따른다는 것, 자신의 악행을 분별하거나 참회할 줄도 모르는 철면피야말로 어리석은 최악(最惡)이라는 것, 죄악(罪惡)의 업보는 틀림없이 져야한다는 것, 악인의 형통은 신기루와 같다는 것….
그가 평생 군인의 길을 걸었으면 말년도 편안했을 것이다. 하지만 순간의 탐욕과 오판의 유혹에, 가서는 안될 길, 해서는 안될 권력도박의 불판으로 내달렸다. 군인의 기개와 오만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도도한 역사의 흐름과 민주주의 시민정신을 총칼 압제로 찍어 누르려다 역사에 상흔을 남기고 수많은 사람들 피눈물을 쏟게 했다. 그렇게 역사와 민족 앞에 저지른 죄와 남긴 상처는 심히 위중하고 오래 갈 것이다.
자고로 사람들에게 한을 남긴 자들, 세상에 갈등과 대립을 불러일으킨 자들의 말로가 행복한 사례는 많지 않다. 해악이 깊고 오래가기 때문이다. 설령 죽는 날까지 영화를 누린다 해도, 그들의 죄과가 없어지는 게 아니라 3~4대 자손까지 이른다는 성경의 경고는 그래서 두렵다.
한반도를 짓밟고 온갖 만행을 저지르고도 뻔뻔한 일본이 갈수록 쇠락하는 것은 우연이라고 볼 수 없다. 그들이 조선 땅에 남긴 깊은 상처는 오늘까지 분열과 갈등의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으니, 그 원한과 저주가 영혼과 심장을 옥죄지 않겠는가.
우리 역사만 보아도 수많은 사례가 있다. 고려를 무너뜨리고 조선을 창업한 이성계는 나중 함흥차사의 수모를 겪었고, 5백년 왕조라 하나 분란이 끊이지 않다 망했다. 세조의 경우 동생 안평·금성대군과 조카 단종, 김종서 등 충신을 죽이고 셀프 등극했다가 원혼의 저주와 질병으로 고통 중에 단명했다. 가까이는 부하의 총탄에 죽은 박정희의 비극에, 권력 앞잡이로 생사람을 잡았던 검찰주의자의 외아들이 비명횡사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장사치의 길을 벗어나 나라를 통째로 밑천 삼으려던 이명박의 거짓과 위선은 철창으로 귀결됐다. 아버지 후광과 아첨 친위 카르텔의 위장술 덕에 권좌에 오른 박근혜의 말로 역시 불행하기 그지없다.
전두환의 죽음을 보며 이 시대를 사는 모두가 되새길 일이다.
본분을 저버린 탐욕, 민심과 천심을 거스르는 자는 불행하다는 것. 원한과 갈등을 만들고 남기는 자, 분별과 참회를 모르는 어리석은 자에게는 복수와 저주가 뒤따르며 악행의 업보는 결코 비켜가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할 일이다. 무엇보다 거짓과 위선이 진실을 이길 수 없고, 악이 선을 이길 수 없으며, 악인의 형통은 신기루에 불과하다는 것을….
온타리오 한인 교회협의회 제24차 정기총회가 11월23일 오전 11시부터 소금과 빛 염광교회(담임 이요환 목사)에서 열려 임원개선과 새 회원교회 가입 등 회무를 처리했다.
COVID-19 팬데믹으로 지난해 온라인으로 열린 이후 2년만에 대면모임으로 열린 총회는 모두 22명이 참석한 가운데 임원선출에서 새 회장에 박웅희 목사(새빛장로교회 담임), 부회장은 박태겸 목사(캐나다동신교회 담임)와 이채원 장로(하늘씨앗교회)를 증경회장단 추천을 받아 각각 선임했다.
총회에 앞서 드린 예배는 총무 고승록 목사(참좋은 복된교회 담임) 인도로 이채원 장로가 대표기도하고 부서기 문경옥 목사(주찬양교회 담임)가 성경 사사기 7장 5~8절을 봉독한 후 부회장 박웅희 목사가 ‘하나님이 주신 승리’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했다. 이어 부총무 남궁권 목사(제일감리교회 담임)가 광고를 알리고 회장 이요환 목사 축도로 마쳤다.
곧바로 열린 총회는 2021 사업보고와 감사 및 회계보고 등이 있은 후 회장단 선출에 들어가 부회장이던 박웅희 목사를 회장으로 추천하는 등 증경회장단 제안을 받아 회장단을 선출했다.
박웅희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부족하지만 여러 목사님들과 회원 교회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하고 “특히 개교회를 돕고 사이비대책위원회 등을 통해서 이단 사이비교단과 교파 침투에 적극 대처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재임 중 한국 유명 목회자를 초청해 할렐루야 집회를 여는 등 유익한 행사들을 계획 중이라는 구상도 밝혔다. 박 회장은 이어 코로나 사태로 2년간 재임한 이요환 전임회장에게 공로패를 전달했다.
교회협의회 총회에 참석한 목회자와 장로들.
이날 총회는 새 회원으로 평안교회(강창구 목사), 제자교회(김성민 목사), 한길성결교회(김형민 목사) 등 3곳의 가입을 받아들이고, 다른 두 교회는 가입신청서를 좀더 검토한 후 재론하기로 했다.
교협은 지난 1년 동안 부활절 온라인 연합예배를 드린 것을 비롯, 교회들의 부활절 헌금 중 일부를 취합한 $6,400을 무궁화한인요양원 인수기금으로 전달했고, COVID-19 감염으로 소천한 고영길 목사 가족돕기 모금액 $3만3,624를 유족에게 전했다. 또 정부에서 비영리 자선단체로 인정받아 Charity File Number를 수령, 후원 영수증 자체발급이 가능해졌으며, 본 한인교회가 주관한‘포스트 코로나 세미나’를 후원 개최했다. 이밖에 사이비종파 구분 등 성도들의 이해를 돕기위한 회원교회 명단 신문광고를 게재해 알리고, 작은 교회 30곳의 달력을 대신 제작해 주는 도움을 주기도 했다.
교협, 임원진과 분과위원장 선임
지난 11월23일 열린 제24차 정기총회에서 새 회장단을 선출한 온타리오 한인교회협의회(회장 박웅희 새빛장로교회 담임목사)가 임원진과 분과위원장 인선을 마쳤다.
박웅희 회장과 함께 박태겸 목사(캐나다동신교회 담임)와 이채원 장로(하늘씨앗교회)를 부회장으로 출범한 교협 새 회장단은 임원으로 총무에 최신수 목사(아름다운 장로교회 담임), 부총무 김성근 목사(미시사가우리교회 담임), 서기 전상규 목사(생명나무교회 담임), 부서기 김범 목사(한인침례교회 담임) 등과 회계에 최영민 목사(감사교회 담임), 부회계는 문경옥 목사(주찬양교회 담임)를 각각 선임했다.
또 회장단과 함께 일할 분과위원장에는 △이단대책위원회 이요환 목사(소금과 빛 염광교회 담임). 김혁기 목사(사랑의교회: 위원). △윤리위원회 박치명 목사(양문교회 담임). △교육 및 목회위원회 주권태 목사(토론토순복음교회 담임). △선교 및 대외위원회 김주엽 목사(토론토강림교회 담임). △차세대위원회 김창용 목사(평강교회 담임) 등으로 구성됐다. < 문의: 647-979-3948 >
1천250km 마라톤 도전 선언한 장하영씨= 나미비아사막마라톤대회에 참석했을 때의 장하영씨. 장씨 제공.
19살 여성이 최근 250km 사막 마라톤을 완주한데 이어 내년 1천250km의 울트라마라톤에 도전한다.
그는 특히 마라톤을 통해 인간 한계에 도전함과 동시에 방황하는 청소년을 돕기 위한 기부사업도 동시에 진행한다는 계획이어서 주목된다.
주인공은 경기도 파주시에 사는 장하영씨.
1남3녀의 형제 중 막내인 그는 지난달 24~30일 아프리카에서 열린 나미비아 사막마라톤대회에 최연소 참가자로 출전해 250km 풀코스를 완주했다.
6박7일간 식량과 물품 등이 담긴 14kg의 배낭을 짊어지고 영상 47도의 사막 위를 63시간33분34초만에 가로지르는 데 성공했다.
대회는 첫째~넷째 날까지 매일 40~45km씩 달리고 5일차는 70km로 이동 거리를 늘린 후 6일째 하루 쉬고 마지막 7일째 5.6km를 뛰고 마무리했다.
나미비아사막마라톤 완주 증명서= 장하영씨가 지난달 사막마라톤 완주 후 대회 주최측에서 받은 증서. 장씨 제공.
그는 27일 "여기서 멈추지 않고 내년 5월 나미비아와 6월 몽골 고비, 8월 핀란드 라플란드, 9월 칠레 아타카마, 11월 남극 등지의 5개 대회를 완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들 대회는 각각 250km를 달리며 모두 합쳐 1천250km에 달하는데, 1년 안에 이들 대회 중 4곳을 종주하면 사막마라톤 그랜드슬램 증서를 주고, 5곳을 모두 완주하면 그랜드슬램 플러스의 위업을 달성하게 된다.
그랜드슬램 플러스는 전세계에 8명 밖에 없으며 한국에는 한명도 없다. 사막마라톤 그랜드 슬래머도 한국에는 7명이 있을 뿐이라고 한다.
그가 이런 힘든 여정을 스스로 선택한 이유는 자신의 정신적 방황과 우울감을 이겨내기 위함이다.
그는 어머니의 권유로 홈스쿨링을 하며 지금까지 정규 교육을 한번도 받아보지 못했다. 어머니의 가르침에 따라 도서관에서 보고 싶은 책을 읽으며 생활에 필요한 모든 걸 거의 독학으로 습득했다.
또 농사를 지으며 오랜 시간을 보냈다. 그의 어머니는 농사일 속에서 많은 배움을 얻을 수 있다고 가르쳤다고 한다.
검정고시로 초·중·고교 과정을 수료한 그는 돌이켜볼 때 이런 교육방식이 정규교육과정보다 더 좋았다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학교에 다니지 않아 친구가 없었던 그에게 유일한 친구 같았던 어머니가 1년 반 전 건강 문제로 아버지와 함께 전북 순창으로 요양차 내려가면서 모든 게 급변했다.
혼자 지내는데 익숙해 외로움조차도 몰랐던 그였지만 어머니마저 없자 외로움 속에 방황하고 우울한 나날을 보내게 됐다.
병세가 악화하는 어머니를 보며 삶의 방향타를 잃고 흔들리던 그는 자신을 바로잡을 동인이 필요해졌고, 번민을 떨쳐 버리기 위해 자전거 국토종주에 나선 데 이어 사막마라톤까지 출전하게 됐다.
1천250km 마라톤 도전 선언한 장하영씨= 나미비아사막마라톤대회에 참석했을 때의 장하영씨. 장씨 제공.
혹독한 시련의 사막마라톤은 그의 마음을 다잡아주고 다시 강인하게 만들어 주었다. 이에 그는 여세를 몰아 내년 자신의 한계에 다시 도전, 한단계 더 성숙해지길 기대하고 있다.
평소 운동을 좋아하지 않았던 그는 자전거 국토종주나 사막마라톤을 앞두고도 자신을 시험하기 위해 별도의 체력훈련을 하지 않았다. 체력적으로 매우 힘들었지만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독학으로 모든 것을 탐구하고 해결해왔던 그였기에 정신력으로 모든 걸 극복했고 그런 자신을 보면서 스스로도 놀랐다고 한다.
하지만 내년 울트라마라톤은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는 매우 위험한 대회인지라 그는 요즘 매일 공원과 산에서 10km씩 달리고 있는데, 앞으로는 한번에 달리는 거리를 30km로 늘릴 계획이다.
그는 더 나아가 이런 활동을 널리 알려 현재의 자신처럼 방황하고 우울감에 빠진 다른 청소년들이 힘을 얻기를 바라고 있다.
그는 이를 위해 자신의 활동을 지원하는 기업체의 도움을 받아 관련 기관에 기부하는 구상을 하고 있다.
여기다 내년 5개 국제 대회에 참가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아 주위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다.
그가 지난달 나미비아 사막마라톤대회에 참석할 때는 어릴 때부터 모았던 예금 800만원을 모두 털어 비행기표와 대회 참가비 등을 충당했다.
1천250km 마라톤 도전 선언한 장하영씨= 나미비아사막마라톤대회에 참석했을 때의 장하영씨. 장씨 제공.
그는 "나의 정신력과 한계를 시험하고 싶어 나미비아대회에 참가했다. 뜨거운 태양 볕에 화상을 입고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여정이었다. 인대가 끊어질 것 같았고 호흡곤란, 어지럼증, 저체온증, 경련이 와서 살아야 한다는 것 외에는 아무런 생각을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어느 순간 죽음이 코앞에 다가와 있는 거 같았고 소름이 돋았다. 스틱에 의지한 채 정신이 혼미한 상태로 비틀거리기를 반복했지만, 대회 시작 전 스스로 다짐했던 약속을 되뇌었다. 여기서 생명이 끝나더라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이었다"고 회상했다.
장씨는 "극한의 상황에서 '내 한계는 여기가 아닐지도 몰라'라고 생각할 때 초인적인 힘이 생겨 다시 뛰기 시작했는데 신기하게 호흡은 점차 안정되기 시작했다. 걷고 뛰기를 반복해 마지막 결승선을 통과할 때 오열했고 알 수 없는 희열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새로운 도전을 통해 소외계층과 어려운 청년 등을 위한 기부 사업을 진행하고 싶다. 기업과 주변의 도움을 간절히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