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후보는 프롬프터 도움 없이 10분 발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미래비전을 발표하기 위해 연단에 섰으나 프롬프터가 작동되지 않아 2분 가까이 침묵하는 해프닝이 연출됐다.

 

윤 후보는 22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서울에서 열린 <티브이(TV) 조선> 주최 ‘글로벌 리더스 포럼 2021’에 참석했다. 대선 주자들이 초청됐고 먼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약 10분 동안 △기초과학·첨단기술에 대한 국가의 투자와 지원 △이를 위한 기반시설 구축 △미래형 인재 양성 방안 등을 내놨다.

 

이 후보에 이어 연단에 오른 윤 후보도 자신이 준비한 ‘국가 미래비전’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윤 후보는 객석을 향해 허리를 숙여 인사한 뒤 바로 연설을 시작하지 않았다. 손을 모으고 어색한지 이곳저곳을 두리번거리기도 했다. 이런 장면은 약 2분 동안 유튜브 영상 화면에 담겼다.

 

윤 후보가 연설을 시작하지 않자 사회자는 “잠시 무대 준비가 있겠다. 잠시 기다려달라”고 말했고, 약 50여초 뒤 ‘프롬프터 준비’가 끝난 뒤 “시작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했다. 그제야 윤 후보는 프롬프터를 읽으며 준비한 내용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그는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 등 헌법 가치 수호 △취약계층 복지 △전문가 중심의 국가 운영 등을 강조했다. 윤 후보 쪽 관계자는 “행사 주최 쪽에서 시스템 체크 등을 하다가 연결이 안돼서 기다렸다가 발표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후보는 프롬프터 도움 없이 10분간 미래비전 발표를 마쳤다고 밝혔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실무진 간에 의사소통 차이로 <티브이조선> 쪽에 프롬프터를 안쓰겠다고 전달했다. 그래서 이재명 후보가 발언할 때는 프롬프터가 켜져 있었지만 빈 내용이었다”고 전했다.

 

윤 후보의 ‘침묵 해프닝’을 두고 논란이 거세지자, 윤 후보 쪽은 “주최 쪽의 전적인 기술적 실수로 진행이 매끄럽지 이뤄지지 않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티브이조선> 쪽은 이날 유튜브 계정에 4시간 넘는 ‘리더스 포럼’ 영상을 올렸으나, 저녁께 비공개로 전환했다. 김미나 심우삼 기자

 

 

민주당 "프롬프터 안떴다고 도리도리" 비판

 

더불어민주당은 22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연설 무대에 올라 발언을 시작하지 않고 80초간 침묵한 것을 두고 "프롬프터 없이는 한마디도 하지 못한다"며 비판을 쏟아냈다.

 

백혜련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프롬프터 없이는 연설도 못하는 분이 대통령 후보라니"라고 비판했다.

 

김남국 의원도 페이스북에 "반면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는 프롬프터 없이 평소 생각과 비전을 밝혔다고 한다. 윤 후보와는 분명 차이가 난다"고 적었다.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도 페이스북을 통해 "프롬프터에 원고가 안 떴다고 도리도리를 했다고 한다"며 "이런 사람을 우리는 이미 경험했다. 연설문을 최순실에게 손보게 한 박근혜였다"라고 비난했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TV조선 주최 '대선후보 국가정책발표회'에서 무대에 올라 연설을 시작하지 않고 주변을 둘러보며 80초간 침묵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언론 공지를 통해 "포럼에서 윤 후보의 국가미래비전 발표시 주최 측의 전적인 기술적 실수로 잠시 진행이 매끄럽게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윤 후보 연설 순서에 프롬프터가 작동되지 않았고 후보는 영문을 모른 채 정상화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생방송 중이었으므로 돌발상황에 대한 주최측의 진행 안내를 기다리는 것이 상식적이고 당연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서울행정법원, 서울고법에 “미디어오늘 출입 거부 처분 취소하라” 판결

 

 서울법원청사 전경. 서울고법 누리집

 

법조 기자단 문제를 둘러싸고 <미디어오늘>이 제기한 소송에서 서울행정법원이 원고 쪽 손을 들어줬다. 서울고등법원이 미디어오늘 기자의 법원 기자실 출입 여부를 기자단이 판단하도록 위임한 것은 잘못이라는 취지인데, 서울고법은 항소 여부를 검토 중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강우찬 부장판사)는 지난 19일 <미디어오늘>이 서울고법을 상대로 지난 3월 제기한 ‘출입증 발급 등 거부 처분 취소 소송’에서 거부 처분을 취소하라고 선고했다. 미디어오늘은 △기자실 사용 허가와 출입증 발급에 관한 권한을 서울법원 종합청사 출입기자단에 사실상 위임한 것은 법적 근거가 없는 것이며 △재량권을 일탈 남용한 것이어서 위법하다고 주장해왔는데, 법원은 “서울중앙지법과 서울고등법원의 청사관리관인 서울고법이 스스로 재량권을 행사해 결정해야 한다”고 봤다.

 

이에 앞서 미디어오늘과 <셜록> <뉴스타파> 등 언론사 3곳은 지난해 12월 서울고등법원과 서울고등검찰청에 출입을 신청한 뒤 받아들여지지 않자 각각 서울고법과 서울고검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당시 서울고법은 “출입기자단 가입 여부와 구성은 기자단 자율에 맡기고 법원은 관여하지 않는다. 출입기자단 가입은 기자단 간사에게 문의해달라”고 통지했다. 셜록과 뉴스타파가 서울고검을 상대로 제기한 행정소송은 다음달 세번째 변론기일이 잡혀있다. 서울고검은 ‘서울중앙지검 요청을 받는다’고 답해 사실상 신청을 거부했다고 원고들은 주장한다. 이들 언론사 3곳은 또 서울고법과 서울고검을 상대로 “언론의 자유와 평등권을 침해당했다”며 헌법소원심판도 청구한 상태다.

 

이번 소송은 ‘높은 가입 문턱’과 ‘폐쇄적 운영’ 지적을 받아온 법조 기자단을 둘러싼 본격 법정 공방이란 점에서 주목받아왔다. 기자단이 법조 분야에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출입처인 검찰·법원의 막강한 사회적 영향력에 ‘정치의 사법화’ 문제까지 겹치면서 가장 큰 논란의 대상이 돼왔다. 다만 이번 소송이 기자단 자체의 위법성을 다툰 것은 아니다.

 

이번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면 서울고법 쪽은 재처분 의무가 있는데, 현재 항소 여부를 검토 중이다. 하지만 항소 여부와 관계 없이 홍보 규약이든 기자단 운영이든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재진 미디어오늘 편집국장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판결에서 ‘기자실은 해당 재산에 관한 배타적 점유사용권을 주려는 것이 아니’라고 못박은 것은 기자단 가입이 먼저 돼야 기자실을 이용할수 있는 관행이 잘못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영희 기자

‘페이버릿 팝 그룹’ 3년 연속 수상

영국 밴드 콜드플레이와 합동공연

 

방탄소년단이 2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시어터에서 열린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American Music Awards·AMA)에서 콜드플레이와 합동공연을 펼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로이터 연합뉴스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미국 ‘2021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AMA)에서 최고영예인 ‘올해의 아티스트’(아티스트 오브 더 이어)를 포함해 3관왕에 오르는 대기록을 썼다. 1974년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가 생긴 이래 아시아 가수가 ‘올해의 아티스트’ 상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21일 오후 5시(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시어터에서 열린 에이엠에이에서 방탄소년단은 대상 격인 ‘올해의 아티스트’를 포함해 ‘페이버릿 팝 듀오/그룹’ ‘페이버릿 팝 송’ 부문에서 수상했다. 방탄소년단은 후보에 오른 3개 부문 모두 수상했다.

 

방탄소년단이 ‘올해의 아티스트’ 후보에 오른 것부터 아시아 가수 최초였다. 이 부문에는 에이엠에이 역대 최다 수상자(32개)인 테일러 스위프트를 비롯해 위켄드, 아리아나 그란데, 드레이크, 올리비아 로드리고가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그룹은 방탄소년단이 유일했다. 수상자가 호명되기도 전부터 시상식장에는 방탄소년단 이름을 부르는 팬 함성이 가득 찼다.

 

방탄소년단은 ‘올해의 아티스트’ 수상자로 호명된 뒤 깜짝 놀란 표정을 지으며 무대에 올랐다. 리더 알엠(RM)은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렇게 훌륭한 아티스트들과 함께 서게 돼 영광이다. 4년 전 우리가 첫 무대에 섰을 때 너무 떨리고 흥분됐다. 우리는 긴 여정을 거쳐 왔고, 이 자리에서 이 상을 받게 될 거라곤 상상도 못 했는데, 아미 여러분들은 상상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 모든 건 기적이고, 당연하게 여기지 않겠다. 모든 분께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슈가는 한국어로 “4년 전 에이엠에이에서 미국 데뷔 무대를 처음 했는데, ‘아티스트 오브 더 이어’를 받을지 몰랐다. 다 아미 덕분이다. 너무 감사하다”고 했다. 정국은 “우리 음악으로 행복을 드리고 싶었다. 이 상은 우리가 열게 될 새로운 챕터다. 몇년 전부터 우리는 매해 달려왔고, 그 시간들이 정말 소중했다”고 말했다. 끝으로 뷔는 “감사하고, 보라한다”고 했다.

 

1974년 시작된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는 그래미 어워즈, 빌보드 뮤직 어워즈와 함께 미국 3대 대중음악 시상식으로 손꼽힌다. 판매량, 방송 횟수 등을 기준으로 수여하는데, 2006년부터 대중 투표도 반영하기 때문에 수상 결과를 통해 아티스트의 대중적인 인기와 팬덤의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시상식이기도 하다. 전세계에서 열성적으로 활동 중인 팬덤 아미 덕에 방탄소년단의 3관왕이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방탄소년단(BTS)이 21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시어터에서 열린 ‘2021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AMA)에서 3년 연속 ‘페이보릿 팝 듀오/그룹’ 부문을 수상한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로스앤젤레스/로이터 연합뉴스

 

이날 시상식에서 방탄소년단은 제일 먼저 ‘페이버릿 팝 듀오/그룹’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 상만 3년 연속 받았다. 이 부문에선 에이제이아르(AJR), 글래스 애니멀스, 머룬 5, 실크 소닉(브루노 마스, 앤더슨 팩) 등과 경쟁했다. 제이홉은 수상 직후 “아미 감사합니다. 에이엠에이 감사합니다”라고 했다. 진은 “아미들 덕분에 가능했다. 당신들은 우리들의 ‘유니버스’(우주)다”라고 했다. 알엠은 “이 상이 의미 있는 건 우리가 한국에서 온 정말 작은 밴드이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음악과 퍼포먼스로 좋은 에너지와 메시지를 전하는 건데, 이것은 아미가 없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사랑한다”고 밝혔다.

 

이어 방탄소년단은 ‘버터’로 ‘페이버릿 팝 송’ 부문 수상을 이뤄냈다. ‘버터’는 리믹스 버전을 포함해 빌보드 ‘핫100’ 차트에서 10주 동안 정상에 올랐다. 이 부문에선 아리아나 그란데, 두아 리파, 올리비아 로드리고 등 쟁쟁한 후보와 경쟁했다.

 

콜드플레이와 방탄소년단(BTS)이 21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시어터에서 열린 ‘2021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AMA)에서 합동공연을 펼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로이터 연합뉴스

 

무대에 오른 방탄소년단은 ‘버터’의 가사 ‘스무드 라이크 버터’(Smooth like butter)를 활용해 “모두가 버터처럼 부드럽게 이 곡을 느끼기를 바란다”고 했다. 알엠은 “‘버터’가 올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 어려운 시기지만 모두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고 싶었다. 이 상은 많은 이들에게 이 노래가 닿았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당연시하지 않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방탄소년단은 이날 시상식에서 영국의 세계적인 밴드 콜드플레이와 지난 9월 발매한 ‘마이 유니버스’ 합동 무대도 꾸몄다. 자유분방한 스타일의 의상을 입고 무대에 오른 방탄소년단은 콜드플레이의 보컬 크리스 마틴과 함께 무대에 올라 ‘마이 유니버스’를 선보였다. 무대가 시작되자마자 관객의 뜨거운 함성이 쏟아졌다. 현장 스크린에는 한글 가사가 띄워지는 진귀한 모습이 연출돼 눈길을 끌었다. 하이라이트에서 여러 차례 큰 불꽃이 터지며 다 함께 점프하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이번 에이엠에이는 내년 1월31일 열리는 64회 그래미 어워즈의 전초전 성격도 있다. 방탄소년단은 영어 곡인 ‘버터’로 그래미에 도전한다. 그래미는 23일(현지시각) 후보 명단을 발표한다. 방탄소년단이 그래미에서도 트로피를 거머쥔다면 미국 3대 음악 시상식 모두를 석권하는 기록을 쓰게 된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3월 열린 올해 그래미 시상식에서 ‘다이너마이트’로 우리나라 가수 최초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후보에 올랐으나 수상하진 못했다. 아쉬운 결과였지만 백인 가수 위주인 그래미의 장벽에 균열을 냈다는 평을 들었다.

 

한편, 방탄소년단은 오는 27~28일과 다음달 1~2일 로스앤젤레스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2년 만의 대면 공연 ‘비티에스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엘에이’를 개최한다. 이어 12월3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미국 최대 라디오 네트워크인 아이하트라디오 주최 행사 ‘2021 징글볼 투어’ 무대에 오른다. 로스앤젤레스/정혁준 기자

 

‘팝의 나라’에 깃발 꽂은 BTS, 다음은 그래미!

 

AMA ‘올해의 아티스트’ 등 3관왕

“글로벌 K팝 20년 정점 찍은 사건

내년 초 그래미 어워즈 수상도 가능”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21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시어터에서 열린 ‘2021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에서 대상에 해당하는 ‘올해의 아티스트’를 받자 감격해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로이터 연합뉴스

 

“4년 전 에이엠에이(AMA·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무대에 올라 ‘디엔에이’(DNA)를 공연하면서 흥분됐고 긴장했다. 이후 긴 여정에서 누구도 이 상을 받을 것이라고 상상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아미’(팬클럽 이름)는 상상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룹 방탄소년단(BTS) 리더 알엠(RM)이 21일 저녁(이하 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시어터에서 열린 ‘2021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에서 아시아 가수 최초로 대상 격인 ‘올해의 아티스트’(Artist of the Year)를 받으면서 한 수상 소감이다.

 

방탄소년단은 이날 시상식에서 ‘올해의 아티스트’를 비롯해 ‘페이버릿 팝 송’ ‘페이버릿 팝 듀오/그룹’까지 휩쓸며 3관왕에 올랐다. 에이엠에이는 그래미 어워즈, 빌보드 뮤직 어워즈와 함께 미국 3대 대중음악 시상식으로 통한다.

 

이번 ‘올해의 아티스트’는 그 어느 때보다 경쟁이 치열했다. 방탄소년단은 이 시상식 역대 최다 수상자(32개)인 미국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를 비롯해 아리아나 그란데, 올리비아 로드리고, 드레이크, 위켄드 등 쟁쟁한 후보를 제쳤다.

 

정국은 수상 소감에서 “우리 음악으로 행복을 드리고 싶었다. 이 상은 우리가 열게 될 새로운 챕터의 시작이다. 몇년 전부터 배우는 게 있다면 매 순간이 소중하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21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시어터에서 열린 ‘2021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에서 ‘올해의 아티스트’ 등 3관왕에 오른 뒤 트로피 3개를 들고 있다. 로스앤젤레스/로이터 연합뉴스

 

이로써 방탄소년단은 2018년부터 올해 시상식까지 4년 연속 수상했다. ‘페이버릿 팝 듀오/그룹’은 3년 연속 수상이다. 지금까지 이 시상식 후보에 오른 부문에서 모두 수상하는 진기록도 썼다.

 

알엠이 수상 소감에서 밝혔듯, 에이엠에이는 방탄소년단의 미국 텔레비전 데뷔 무대였다. 방탄소년단은 2017년 이 시상식에서 ‘디엔에이’를 부르며 미국 현지 시청자에게 인사했다. 그해 ‘디엔에이’로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 100’에 처음 진입했다. 최고 성적은 67위였다.

 

4년 뒤인 올해 방탄소년단은 ‘버터’로 10주 동안 빌보드 ‘핫 100’ 1위에 오른 것은 물론, 후속곡 ‘퍼미션 투 댄스’와 콜드플레이와 협업한 ‘마이 유니버스’로도 1위에 올랐다.

 

그리고 마침내 미국 진출 4년 만에 미국 3대 대중음악 시상식 중 하나에서 대상을 받았다. 이는 팝의 본고장에 진입한 데서 더 나아가 세계 최고 팝스타로 자리매김 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김영대 대중음악평론가는 “최근 몇년간 미국 음악산업계가 방탄소년단을 활용해 자신들 산업을 활성화하려고 애써왔는데, 이젠 방탄소년단이 아예 미국 음악산업의 얼굴이 됐다. 이번 수상은 글로벌 케이팝 20년의 정점을 찍은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에이엠에이는 2006년부터 전문가 투표 없이 대중 투표로만 수상작을 결정해왔다. 올해는 미국에서 가장 대중적인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틱톡으로 투표해 제트(Z)세대 목소리가 크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김영대 평론가는 “에이엠에이는 100% 팬 투표로만 선정하기 때문에 대중성에 대한 상징성이 가장 큰 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룹 방탄소년단(BTS)과 콜드플레이가 21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시어터에서 열린 ‘2021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에서 합동공연을 펼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현지에서 유튜브를 운영하는 박선화씨는 “한국인 가수가 미국 땅에서, 가장 텃세가 심한 음악계에서, 미국 3대 시상식에서 대상을 받았다는 건 우리 동포들에게 큰 힘과 용기를 주는 사건”이라며 “한국인 디엔에이(DNA)에 긍지를 갖게 하는 희망의 3관왕”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상을 탄 사실도 중요하지만, 미국이라는 강대국의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을 깨준 것이 큰 상징이다. 실력이 있으면 인종과 국가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것을 방탄소년단이 일깨워줬다”고 강조했다.

 

유학생 이정윤(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 캠퍼스 4학년)씨는 “한국 가수가 큰 시상식에서 눈에 띄는 결과를 내는 게 신기하기도 하면서 점점 익숙해지는 것 같다”며 “주변에 방탄소년단을 좋아하는 미국 친구들이 많다고 느꼈는데 막상 3관왕을 하니 케이팝의 인기가 실감 난다”고 말했다.

 

이번 에이엠에이는 내년 1월31일 열리는 64회 그래미 어워즈의 전초전 성격도 있다. 그래미는 23일 후보 명단을 발표한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3월 열린 올해 그래미 시상식에서 한국 가수 최초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후보에 올랐으나 수상하진 못했다. 김영대 평론가는 “올해는 그래미 4대 본상 후보에 들거나 장르 분야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수상도 가능해 보인다”고 내다봤다. 로스앤젤레스/정혁준 기자

 

사세행 "MB 소송비 대납 부실 수사" 윤 추가 고발

법세련 "수사로 윤 낙선운동하는 격" 김진욱 고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를 입건해 수사 중인 이른바 '판사 사찰 문건' 작성 의혹 사건과 관련해 22일 고발인 조사를 진행했다.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은 이날 오후 정부과천청사 공수처에 출석해 약 2시간가량 판사 사찰 문건 작성 의혹 고발 사건에 대해 조사를 받았다.

 

사세행은 현재 부장이 공석인 수사1부 소속 검사로부터 출석 요구를 받았다고 전했다.

 

현재 이 의혹과 관련해서는 윤 후보와 손준성 당시 수사정보정책관만 입건된 상태이지만, 이날 고발인을 상대로는 한동훈 검사장 등 같은 사건으로 고발된 검사들의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했다고 한다.

사세행은 조사 뒤 "판사사찰을 고발 사주 의혹, 장모 대응 문건 작성 의혹과 함께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며 "공수처에서 검토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앞서 사세행은 윤 후보가 검찰총장 재직 시절이었던 작년 2월 당시 수사정보정책관으로 일하던 손 검사에게 재판부 분석 문건을 작성하고 배포하도록 지시했다는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로 올해 6월 그를 고발했다.

 

공수처는 지난달 22일 윤 후보를 입건해 정식 수사에 착수했고, 이어 손 검사도 함께 입건했다.

 

지난주에는 손 검사 측에 소환장을 보내 이달 19일 혹은 20일 '판사 사찰 의혹' 조사를 위해 출석해달라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검사 측은 판사 사찰 의혹과 관련된 정보공개청구와 여운국 공수처 차장에 대한 수사 배제 진정이 처리되지 않았다며 일정 재조율을 요청한 상황이다.

 

공수처는 이 사건 외에도 고발 사주 의혹, 옵티머스 펀드 사기 부실 수사 의혹, 한명숙 전 국무총리 모해위증교사 사건 수사 방해 의혹 등 윤 후보에 대한 4건의 사건을 직접 수사 중이다.

고발 사주 의혹은 사건의 최종 처분 방향을 고심 중이며, 한 전 총리 관련 사건은 윤 후보 측에 의견서 제출을 요청한 상태다.

 

공수처에는 이날 윤 후보를 추가 고발한 사건도 접수됐다.

 

사세행은 이날 윤 후보와 한동훈 검사장이 현대자동차그룹의 이명박 전 대통령 소송비 대납 사건을 부실 수사했다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등으로 수사해 달라는 고발장을 공수처에 제출했다. 윤 후보에 대한 사세행의 26번째 공수처 고발이다.

 

사세행 김한메 대표는 "서울중앙지검장과 같은 검찰청 3차장이었던 윤 후보와 한 검사장은 이 전 대통령 BBK 소송비 대납 사건과 관련해 삼성그룹은 뇌물죄 혐의로 기소했지만 공여 금액이 더 많았던 현대차그룹 총수 일가에 대해서는 면죄부를 줬다"고 주장했다.

 

한편 고발 사주 의혹 사건의 최초 제보자인 조성은씨는 이 사건을 가리켜 '제보 사주' 등 정치공작이라고 주장한 윤 후보와 같은 당 김웅·권성동·장제원 의원 등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무고죄 등으로 처벌해 달라는 고발장을 냈다.

 

반대 진영의 고발도 있었다. 법치주의 바로세우기 행동연대(법세련)는 공수처의 고발 사주 수사가 정치 편향적이라며 김진욱 공수처장을 공수처에 고발했다.

 

이 단체 이종배 대표는 "대선을 앞둔 시기에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막가파식 정치 수사를 진행한 사실상 윤 전 총장 낙선운동"이라며 김 처장을 공직선거법·국가공무원법 위반·직무유기 혐의로 수사해 달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