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중순 시작…총리 “관련 지식 나누겠다”

 

 한 이스라엘 시민이 5일 예루살렘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센터에서 백신을 맞고 있다. 예루살렘/EPA 연합뉴스

 

선진국들의 코로나19 백신 ‘3차 접종’(부스터샷)에 대해 ‘백신 불균형을 심화시킨다’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이스라엘이 3차 접종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는 5일(현지시각) 페이스북으로 중계된 연설에서 “이스라엘은 전 지구적인 지식에 극적으로 기여하기 위한 무엇인가를 진행하고 있다”며 “우리가 없다면, (3차 접종의) 정확한 효능 수준을 알 수 없고, 그것이 코로나19 감염과 중증 감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중순부터 일부 고령자들을 중심으로 3차 접종을 시작했다. 베네트 총리는 “이스라엘의 인구가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전 세계적인 백신 수급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3차 접종 과정에서 축적된 지식은 전 세계와 즉각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구 930만명인 이스라엘은 지난달 12일 장기 이식 수술 뒤 면역억제 치료 등으로 면역력이 약해진 고령자를 대상으로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 3차 접종을 시작했고, 지난달 30일에는 2회차 접종 뒤 6개월이 지난 60대 이상 고령자들에게 3차 접종을 시작했다.

 

이스라엘은 현재까지 전체 인구의 58%인 578만명이 2회차 접종까지 마쳤다. 이스라엘은 빠른 백신 접종률을 바탕으로 지난 6월 봉쇄 조처를 해제했지만 델타 변이 등이 확산하자 일부 방역 조처를 복원하고 백신 접종률을 늘리고 있다.

 

최근 선진국과 중후진국간 백신 수급 격차가 확대되면서 일부 선진국들의 3차 접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4일 화상 언론브리핑에서 “부자 나라에서는 백신이 100명당 100회분이 투여된 반면 가난한 나라에서는 100명당 1.5회분만 공급됐다”며 백신 수급 불균형 해소를 위해 3차 접종을 9월 말까지 중단해달라고 촉구했다.

 

백신 3차 접종은 이스라엘과 프랑스, 독일, 중동 국가 등이 이미 시행하고 있고, 미국과 영국 등 몇몇 나라는 3차 접종을 검토하고 있다. 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우리는 어제 다른 나라에 기부한 백신 분량이 1억1천만회에 달했다고 발표했다”며 “우리는 또 미국식품의약국(FDA)이 ‘3차접종이 필요하다’고 결정하며 이를 공급할 충분한 물량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최현준 기자

2016 리우 대회에서 선수위원으로 뽑혀

 

    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인 유승민(39) 대한탁구협회 회장이 아시아인 최초로 아이오씨 선수위원회 부위원장에 선출됐다.

 

영국 <인사이드더게임즈>는 6일 유승민 위원이 선수위원회 투표에서 부위원장으로 뽑혔다고 보도했다. 2004 아테네올림픽 탁구 남자 단식 금메달리스트인 유 부위원장은 2016 리우 대회에서 선수들의 투표로 아시아인 최초로 선수위원이 당선됐다.

 

선수위원장직에는 아이스하키에서 두 차례 동메달을 목에 건 핀란드의 엠마 테르호가 육상 여자 장대높이뛰기의 전설 옐레나 이신바예바(러시아)를 표결에서 앞서며 당선됐다. 장필수 기자

“도쿄에 남은 대표팀 선수 위해”

망명 선수는 폴란드 무사히 도착

 

 도쿄올림픽에 참가했다가 강제귀국 위기에 처했던 벨라루스 육상 선수 크리스치나 치마노우스카야가 폴란드에 무사히 도착했다. NHK 갈무리

 

도쿄올림픽에 참가했다가 강제귀국 위기에 처했던 벨라루스 육상 선수가 폴란드로 망명한 가운데, 이 사건과 관련해 코치 2명이 올림픽에서 퇴출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크리스치나 치마노우스카야 선수를 강제 귀국시키려는 사건에 연루된 벨라루스 코치 2명의 올림픽 참가 자격을 박탈했다고 6일 밝혔다. 국제올림픽위원회는 공식 트위터에서 “도쿄에 남아 있는 벨라루스 올림픽 대표팀 선수들의 안녕을 위해 잠정적인 조치로써 두 코치의 에이디(경기장·선수촌 출입증)를 취소하고 없앴다”고 설명했다. 위원회는 이어 “이들은 선수촌을 떠나달라는 요구를 받아들였으며 앞으로 소명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치마노우스카야 선수는 지난 4일 일본을 떠나 오스트리아 빈을 거쳐 폴란드에 도착했다. 이 선수는 5일 바르샤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무사히 도착할 수 있어 행복하다”며 “앞으로 체육계에 머물며 경력을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 선수가 망명을 결정한 것은 벨라루스에 있는 가족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치마노우스카야는 영국 <비비시>(BBC) 인터뷰에서 “할머니가 안전하지 않다고 집에 오지 말라고 말했다”며 “그래서 (일본에서)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벨라루스 미디어에서 이 선수가 정신질환이 있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가족들은 그가 귀국할 경우 정신병원으로 끌려 갈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앞서 올림픽 육상 100m와 200m에 출전한 그는 갑자기 예정에 없던 1600m 계주 출전팀에 포함된 것을 알고 자국 육상팀을 비판했다가 강제 귀국 위기에 몰렸다. 그는 벨라루스 야당 쪽이 운영하는 온라인 누리집에 올린 비디오에서 “그들(벨라루스 당국)은 내 동의도 없이 나를 벨라루스로 데려가려 하고 있다”며 “그래서 국제올림픽위원회에 개입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폴란드는 그에게 인도주의 비자를 발급한 바 있다. 김소연 기자

 

코로나로 훈련 부족…대이변 속출

중, 여자수영 계영 800m 세계신, 미·호주 군림해온 종목서 첫 금

일, 탁구 혼합복식 ‘만리장성’ 넘어.. 테니스 스타 오사카는 16강서 고배

사이클·수영 무명들 ‘금빛 인생경기’.. 한국 배드민턴 허광희도 최강 격파

 

 여자 계영 800m에 출전해 세계신기록을 수립하며 금메달을 목에 건 중국 여자 수영 대표팀. 국제수영연맹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갈무리.

 

극적인 역전승, 신기록, 세계 1위의 탈락과 꼴찌의 반란.

 

2020 도쿄올림픽에서도 대이변이 속출했다. 기초 종목인 수영과 육상에서 아시아 선수들의 진기록이 쏟아졌고, 만년 우승 후보가 탈락하거나 무명의 선수가 금메달을 목에 거는 ‘각본 없는 드라마’가 연출됐다.

 

중국 여자 수영 대표팀은 7월29일 계영 800m(4명의 선수가 자유형으로 200m씩 경주를 펼치는 경기) 결승에서 7분40초33의 세계 신기록을 세우면서 사상 첫 금메달을 수확했다. 2019 광주세계선수권대회에서 오스트레일리아가 수립한 세계 기록(7분41초50)을 1초17 앞당겼다. 이 종목에서 절대 강자로 군림해온 미국, 오스트레일리아(호주) 외 국가가 해당 종목에서 우승한 것은 1996년 대회 때 올림픽 세부 종목으로 채택된 뒤 처음이다.

 

개최국 일본은 각 종목 세계 1, 2위이자 유력 메달 후보로 꼽혔던 자국 선수들이 조기에 탈락해 아쉬움을 삼켰다. 배드민턴 남자 단식 세계 1위였던 모모타 겐토는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세계 38위 허광희에게 패해 8강 진출이 좌절됐고, 여자 테니스 세계 2위 오사카 나오미도 단식 16강전에서 세계 42위 마르케타 본드로우쇼바를 상대로 힘을 쓰지 못하고 경기를 마감해야 했다.

 

일본 이토 미마와 미즈타니 준이 탁구 혼합복식에서 중국을 이긴 뒤 환호하고 있다. 도쿄올림픽 공식 누리집 갈무리.

 

탁구 최강국인 중국은 2004 아테네 대회 뒤로 17년 만에 금메달을 놓쳤다. 일본 이토 미마(21)와 미즈타니 준(32)이 7월26일 탁구 혼합복식 결승에서 중국을 상대로 세트스코어 4-3(5:11/7:11/11:8/11:9/11:9/6:11/11:6)으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둬 일본 탁구 역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따냈다.

 

오스트리아의 아나 키젠호퍼가 여자 사이클 도로 경주 결승선을 통과하며 환호하고 있다. 도쿄올림픽 공식 누리집 갈무리.

 

모두의 예상을 깨고 ‘깜짝 금메달’을 목에 건 선수들도 나왔다. 현직 연구원(스위스 로잔공대)이자 아마추어 선수인 오스트리아의 아나 키젠호퍼(30)는 7월25일 여자 사이클 도로 경주에서 ‘인생 경기’를 펼치며 금메달을 따내 세계를 놀라게 했다. 키젠호퍼는 137㎞ 코스를 3시간52분45초로 주파하며 금메달 유력 후보인 아네미크 판플뢰턴(39·네덜란드)보다 1분15초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판플뢰턴은 경기를 마친 뒤 1위인 줄 알고 자축하다가 머쓱해하기도 했다. 그는 “키젠호퍼의 존재조차 몰랐다”고 털어놨다.

 

튀니지 수영선수 아흐마드 하프나위가 자유형 400m 결승에서 기록을 확인한 뒤 포효하고 있다. 도쿄올림픽 공식 누리집 갈무리.

 

튀니지 수영 선수 중 유일하게 출전한 아흐마드 하프나위도 같은 날 수영 남자 자유형 400m에 출전해 3분43초36으로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지난달 프랑스챔피언십에서 3분46초16을 기록해 올림픽 메달권과는 거리가 멀었던 하프나위는 8위로 가까스로 결승에 진출한 뒤 마지막 50m에서 잭 매클로플린(오스트레일리아)을 밀어내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에서 이변이 속출한 이유 중 하나는 코로나19로 인한 훈련 부족 등으로 기존 선수들이 제 기량을 펼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올림픽 개최지에 미리 입성해 현지 적응도 필요했으나 코로나19로 이마저 여의치 않았다. 더불어 국경 봉쇄로 국외 훈련 없이 1년 넘게 자국에서 조용히 칼을 갈고 있던 복병들이 올림픽 무대에서 잠재력을 폭발시켰다고도 볼 수 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상대를 알고 자신을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이지만 코로나19로 ‘지피’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깜깜이 올림픽’이 된 측면도 있다. 장필수 기자

 

 ‘중국 이긴’ 대만 선수단, 역대 최고 성적에 전투기 호위 속 금의환향

 도쿄올림픽 선전 대만 선수단 화제

지난달 19일 이코노미석 타고 출국, 임원진은 비지니스석 타 논란

4일 귀국 땐 공군 전투기 4대 호위.. ‘차이니스 타이페이’ 올림픽 참가 곡절

 

지난달 31일 일본 도쿄 무사시노 노모리 종합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배트민턴 복식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차이니스 타이페이’를 상징하는 매화기가 중국-말레이시아 국기와 함께 올라가고 있다. 도쿄/AP 연합뉴스

 

‘차이니스 타이페이’란 이름으로 올림픽에 참가하는 대만 선수단이 이코노미석을 타고 출국했다가 공군 전투기 호위를 받으며 귀국해 화제다. 선수단의 역대 최고 선전 속에 대만의 ‘기구한’ 올림픽 참가사도 새삼 관심을 끌고 있다.

 

6일 대만 <중앙통신>(CNA)의 보도를 종합하면, 대만 국방부는 지난 4일 오후 귀국하는 자국 올림픽 선수단을 환영하기 위해 미라지 전투기 4대를 띄웠다. 이날 귀국한 선수단에는 결승전에서 중국을 꺾고 금메달을 따낸 배드민턴 남자 복식조 왕지린·리양 선수와 배드민턴 여자 단식 세계 랭킹 1위이자 은메달을 따낸 다이쯔잉 선수 등이 포함됐다.

 

통신은 국방부 쪽 설명을 따 “차이잉원 총통이 직접 인도네시아 아시안 게임 때와 마찬가지로 올림픽에서 활약한 선수단의 귀국길을 호위하라고 지시했다”며 “전투기 4대가 방공식별구역까지 나가 선수단 전세기를 호위했으며, 환영의 뜻으로 플레어까지 터뜨렸다”고 전했다. 당일 대만 서쪽 해상에선 9호 태풍 루핏이 발생한 바 있다.

 

앞서 대만 공군은 자국 선수단이 지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에서 금메달 17개 등 모두 67개의 메달을 따내며 종합 7위를 기록했을 때도 전투기 2대를 띄워 귀국길을 호위한 바 있다.

 

이들의 ‘화려한 귀환’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따로 있다. 지난달 19일 전세기 편으로 출국할 당시 선수단은 이코노미석에, 임원진은 비지니스석에 앉았다는 사실이 다이쯔잉 선수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되면서 비난 여론이 빗발쳤기 때문이다. 결국 차이 총통이 직접 나서 “국가를 대표해 국제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단에게 비지니스석을 제공하겠다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며 사과한 바 있다.

 

도쿄올림픽에서 선수단의 선전이 이어지면서, 공식 국명과 국기를 사용하지 못하는 대만의 올림픽 참가 역사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지난 1971년 10월 유엔 총회 당시 ‘(유엔에서 중화인민공화국의 합법적 권리 회복에 관한 결의’(제2758호) 통과로 회원국 지위를 잃은 이후 중국의 요구에 따라 대만은 각종 국제기구에서 사실상 축출되는 수모를 겪어왔다.

 

대만이 ‘중화민국’이란 공식 국가명으로 참가한 것은 1972년 뮌헨 여름올림픽과 1976년 인스부르크 겨울올림픽이 마지막이다. 이후 대회에 참가하지 못하던 대만 쪽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협상 끝에 1981년 3월 ‘차이니스 타이페이’란 명칭 사용을 받아들였다. 대만이 ‘차이니스 타이페이’란 이름으로 올림픽에 복귀한 것은 1984년 사라예보 겨울 올림픽과 로스앤젤레스 여름 올림픽 때다.

 

개·폐막식 때도 국기인 ‘청천백일만지홍기’는 사용하지 못한다. 대신 청천백일 문양과 오륜기가 들어간 대만올림픽위원회 깃발인 ‘매화기’를 쓴다. 금메달을 따도 “삼민주의는 우리 당의 근본”으로 시작하는 국가는 연주할 수 없다. 대신 “산과 강은 아름답고”로 시작하는 국기가가 울려 퍼진다.

 

올림픽 폐막을 이틀 앞둔 6일 오후 현재 ‘차이니스 타이페이’ 선수단은 금메달 2개, 은메달 4개, 동메달 6개 등 모두 12개의 메달을 따내며 종합순위 25위를 달리고 있다. 금(2)·은(2)·동(1) 등 모두 5개의 메달을 따내며 종합 31위를 차지했던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을 뛰어 넘는 역대 최고 성적이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