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대전서 기자회견=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추미애 후보가 7월 22일 대전시 서구 대전시의회에서 대전·충남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추미애 후보는 25일 21대 국회 후반기 법제사법위원장직을 국민의힘에 넘기기로 한 여야 합의와 관련, "민주당은 법사위원장 야당 양도 합의의 잘못된 거래를 철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추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법사위 체계·자구 심사기한을 120일에서 60일로 단축하였다고 하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한 것이 아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여야는 지난 23일 법사위원장을 21대 국회 전반기에는 민주당이 계속 맡되 후반기에 야당인 국민의힘에 넘기는 것을 골자로 한 상임위원장 재배분 협상을 극적으로 타결한 바 있다. 여야는 법사위 기능을 체계·자구 심사에 국한하고, 본회의에 부의되기까지 체계·자구 심사 기간을 120일에서 60일로 단축하는 방안에도 합의했다.
이에 대해 추 후보는 "별도의 전문가로 구성한 기구를 구성해 각 상임위를 통과한 법률의 법체계와 자구를 심사·보완하는 심의기구를 두자"며 "정부의 법제처 같은 체계·자구 전문기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법사위 권한을 사법 관련 업무로 한정해야 한다"며 국회법 개정을 촉구하면서 "후반기부터 이를 시행하도록 준비하고 국민의 대의성을 반영하는 국회가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 후보는 "법사위가 체계 자구 심사를 빌미로 법안 상정의 발목을 잡는 구실을 해왔고, 그래서 여당은 법사위원장을 지키려 하고 야당은 기어코 빼앗으려고 했다"며 "법사위가 어느 당의 흥정대상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하고 국회도 당리당략이 아니라 국민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 '상왕 법사위' 손질 속도…"정기국회 전 반드시 처리“
박의장과 여야 원내대표= 박병석 국회의장과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왼쪽),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가 7월 23일 추경안과 상임위원장 배분 등을 논의하기 위해 국회 의장실에서 만나 기념촬영을 마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후반기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야당에 넘기는 전제 조건으로 여야가 합의한 '법사위 월권' 방지 작업에 본격 속도를 낸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25일 통화에서 "여야 합의대로 정기국회 이전인 8월 25일 본회의에서 법사위의 '상왕' 기능을 없애는 방안을 담은 국회법을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내달 국회법 처리를 위해 국회법 소관 상임위인 운영위원회 논의부터 빠르게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여야는 법사위에 오른 법안이 본회의에 부의되기까지의 체계·자구 심사 기간을 120일에서 60일로 줄이고, 법사위 기능을 체계·자구심사로 한정하는 내용으로 국회법을 손질하기로 합의했다.
또, 국회법에 명시하지는 않지만 법사위 체계·자구 심사 땐 장관이 아닌 차관이 참석하게 하고, 60일이 경과한 법안은 지체없이 소관 상임위에서 본회의에 부의하도록 하는 '신사협정'도 맺었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간담회에서 "민주당은 신사협정을 한 부분도 국회법에 명문화하자는 입장이었지만 야당이 반대했다"며 "야당이 신사협정을 어기면 이 부분을 명시해 법 개정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당내에서 이번 합의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당원 게시판 등엔 법사위원장을 넘긴 것에 대한 비판과 입법 동력 상실을 우려하는 글들이 올라왔고 당 지도부와 대선 경선 주자들엔 강성 지지층의 '문자폭탄'이 쏟아졌다.
정청래 의원은 앞서 "이 합의를 인정할 수 없다. 두고두고 화근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고, 김용민 최고위원도 "여러모로 힘에 부친다. 죄송한 마음을 개혁 의지와 추진력으로 승화시키겠다"고 했다.
민주당 원내 지도부는 입법 동력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야당에 법사위원장을 넘기는 것에 대한 가장 큰 우려는 법사위원장의 법안 '발목잡기'인데, 이번 합의는 국회법 개정이 전제돼있고 의석수도 170석이 넘는 만큼 얼마든지 견제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특히 집권 여당으로서 국회 정상화를 위한 내린 불가피한 용단이라는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취임 후 가장 아쉬운 점으로 법사위원장을 내준 점을 꼽으면서도, "안전장치를 다 마련했다. 상원, 상왕 노릇 하던 법사위와 법사위원장을 더이상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상임위 독식구조가 해소돼 그동안 의회 독재, 입법 폭주라는 말이 부담스러워 적극 추진하지 못한 언론·검찰개혁에 대해 족쇄를 벗어버리고 본격 추진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또 다른 원내 관계자는 통화에서 "상임위원장 재배분 갈등이 길어질수록 국회 운영에 책임이 있는 여당엔 부담"이라며 "'입법 독주' 프레임도 내년 대선에서 득 될 것은 없다"고 말했다.
도쿄올림픽이 한창 진행 중인 일본에서 폭발적으로 확산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억제하기 위한 긴급사태가 도쿄 외의 지역으로 다시 확대됐다.
일본의 긴급사태는 전염병 확산을 억제하는 수단으로 특별법에 따라 총리가 발령하는 최고 수준의 방역 대책이다.
발효 지역에선 해당 광역단체장이 외출자제 요청을 비롯해 음식점 영업시간 단축 및 휴업 요청·명령, 주류판매 제한 등 다양한 방역 대책을 시행하고, 이에 응하는 업소는 휴업 보상금 등을 받게 된다.
일본 정부는 30일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 주재의 코로나19 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는 사이타마, 지바, 가나가와 등 수도권 3개 현(縣)과 오사카부(府) 등 4개 광역지역의 긴급사태 발효를 결정했다.
이들 지역에는 현재 긴급사태에 준하는 '만연방지 등 중점조치'(중점조치)가 적용되고 있다.
또 홋카이도, 이시카와, 교토, 효고, 후쿠오카 등 다른 5개 지역에는 중점조치를 새롭게 적용키로 했다.
해당 지역의 긴급사태 발효 및 중점조치 적용 기간은 내달 2일부터 31일까지다.
애초 내달 22일까지 시한으로 도쿄에 발효 중인 긴급사태는 오키나와와 함께 내달 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지난 23일 개회식이 펼쳐진 도쿄올림픽에 이어 8월 24일 시작되는 패럴림픽도 긴급사태 상황에서 막을 올리게 됐다.
일본 정부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긴급사태 선포 지역을 대폭 확대하면서 발효 기간을 늘려 잡은 것은 도쿄올림픽이 시작된 후 전염성이 한층 강한 델타 변이 바이러스를 매개로 한 신규 감염이 폭증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주재의 코로나19 대책본부 회의에 앞서 기본적 대처방침을 논의하는 전문가 회의가 30일 열리고 있다.
도쿄올림픽 개막 7일째인 전날(29) 일본의 전체 신규 확진자는 도쿄 3천865명을 포함해 1만699명으로, 하루 1만 명을 처음 넘어섰다.
올림픽 개회식 하루 전인 지난 22일(5천393명)과 비교하면 전체 신규 확진자가 1주일 만에 약 2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일본 정부가 긴급사태 발효 지역을 확대하는 등 방역대책을 강화하기로 했지만 감염 확산을 억제하는 효과를 볼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올림픽을 앞두고 선제적 방역 대책으로 지난 12일부터 제4차 긴급사태가 선포된 도쿄 지역에선 오히려 감염 상황이 심각해졌다.
지난 12일 502명이던 도쿄 신규 확진자는 전날(29일) 3천865명을 기록해 4차 긴급사태 기간에 7.7배로 폭증했다.
긴급사태가 방역 대책으로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은 반복된 선포로 일상생활의 일부가 되면서 외출자제 등 강제성이 없는 개인방역 수칙의 경우 지키지 않는 사람이 크게 늘어난 탓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일본 정부는 감염 확산을 막을 궁극의 유일한 대책인 백신 접종률이 일정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최선이 되지 못하는 차선책' 정도로 긴급사태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일본 정부가 도쿄와 수도권 등의 긴급사태 시한을 8월 말까지로 잡은 것은 백신 접종을 염두에 둔 조치라고 한다.
일본 정부는 40~50대 접종이 본격화해 8월 말이 되면 2차례 백신을 접종한 인구비율이 40~50%에 달하면서 전반적인 감염 상황이 호전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현지 언론은 전하고 있다.
지난 28일 도쿄 시나가와역 구내 전경.
일본 정부는 최근의 감염 확산이 델타 변이 바이러스 때문에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무관중으로 개최하는 이번 올림픽과는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올림픽으로 들뜬 사회 분위기로 인해 코로나19에 대한 경계감이 약해진 것이 폭발적 감염 확산의 한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는 올림픽이 끝난 뒤 코로나19 감염 확산과 관련한 정치적 책임을 둘러싼 공방과 논란이 커질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일 코로나 확진 또 1만명대…스가 "현 감염확산, 올림픽과 무관"
일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폭증세가 이어지고 있다.
30일 일본 전역에서 새롭게 확인된 코로나19 감염자는 1만744명(오후 8시30분 NHK방송 기준)으로 집계됐다.
지난 28일 9천 명대로 최다치를 경신한 뒤 사흘 연속 하루 기준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다.
또 전날(1만699명) 1만 명 선을 처음 넘어선 데 이어 이틀째 1만 명대가 유지됐다.
일본의 누적 확진자는 91만4천777명으로 늘었고, 총 사망자는 이날 9명 추가돼 1만5천197명이 됐다.
올림픽 경기가 주로 열리는 도쿄도(都)는 이날 3천300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와 사흘째 3천 명대를 이어갔다.
가나가와(1천418명), 사이타마(853명), 지바(753명) 등 수도권 3개 광역지역과 오사카(882명)에서도 신규 감염자 수의 고공행진이 이어졌다.
일본 정부는 이들 4개 광역지역에 내달 2일부터 31일까지 감염 확산을 억제하기 위한 긴급사태를 추가로 발효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긴급사태 적용 지역은 기존의 도쿄와 오키나와를 포함해 6개 지역으로 늘어난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왼쪽)가 30일 코로나19 대책본부 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전문가 분과회를 이끄는 오미 시게루 회장.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는 이날 저녁 관저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변이 바이러스 때문에 "지금까지 경험한 적이 없는 스피드(속도)로 감염이 확산하고 있다"며 이번 긴급사태가 최후라는 각오로 범정부 차원에서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사태를 수습할 핵심 대책으로 40~50대 연령층과 최근 감염이 확산하는 젊은 세대의 백신 접종에 주력하겠다고 강조한 스가 총리는 올 8월 하순까지 전체 인구의 40% 이상이 2회 접종을 끝내 새로운 일상을 되찾을 수 있도록 전력을 쏟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3일 막을 올린 올림픽이 감염 확산의 원인이라는 지적에 대해선 "(외국 선수단이) 공항 입국 때에 일본 국민과 접촉하지 않도록 하는 등 확실하게 대응하고 있다"면서 "지금은 그것(올림픽)이 감염 확산의 원인이 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아직 초반인데…도쿄 코로나 확진 최다기록 2천848명
일주일 전보다 1천461명 많아…올림픽 관련 7명 늘어 누적 155명
마스크 내리고 '화끈하게' 응원: 도쿄올림픽 유도 경기가 진행 중인 일본 부도칸(武道館)에서 24일 외국 선수단 관계자들이 자국 선수를 응원하고 있다. 마스크를 내리고 입을 크게 벌린 사람들도 보인다.
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도쿄(東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최다 기록을 깼다.
일본 도쿄도(東京都)에서는 27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천848명 보고됐다고 현지 공영방송 NHK가 보도했다.
일주일 전보다 1천461명 늘어난 수준이며 올해 1월 7일 세운 최다기록 2천520명을 넘어섰다.
도쿄에 4번째 긴급사태를 발효한지 2주를 넘겼지만 감염 확산 속도는 갈수록 빨라지는 양상이다.
도쿄올림픽 개막 5일째를 맞은 가운데 대회와 관련된 확진자도 계속 늘고 있다.
'도쿄올림픽 개최 반대'= 도쿄올림픽 개막식이 열리는 23일 오후 일본 도쿄 시부야구에서 올림픽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시위하고 있다.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는 도쿄 올림픽·패럴림픽과 관계있는 이들 중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이 7명 늘었다고 이날 밝혔다.
이로써 방역 규범집인 '플레이북'을 적용하기 시작한 이달 1일 이후 대회 관계자의 감염 확인 사례는 누적 155명으로 늘었다.
도쿄, 더워서? 더러워서?…쓰러져 토한 트라이애슬론 선수들
폭염에다 수질 문제 거론…고통호소 구토모습 방송 생중계돼
도쿄 오다이바 해상공원에서 지난 26일 열린 남자 트라이애슬론(철인 3종) 종목 결승선에 들어온 선수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구토하는 모습이 방송에 생중계됐다. 도쿄/AP 연합뉴스
도쿄 오다이바 해상공원에서 열린 남자 트라이애슬론(철인 3종) 종목 결승선에 들어온 선수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구토하는 모습이 방송에 생중계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폭염과 수질 문제가 원인으로 제기되고 있다.
도쿄올림픽 트라이애슬론 남자부 개인전은 지난 26일 오전 6시30분 일본 도쿄 오다이바 해상공원에서 열렸다. 수영 1.5㎞, 사이클 40㎞, 달리기 10㎞를 연달아 소화해야 해 워낙 운동 강도가 높은 종목이긴 하다. 하지만 결승선을 통과한 선수들이 몸을 가누지 못한 채 바닥에 쓰러지고 일부는 구토하는 모습이 중계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다.
미국 야후스포츠 칼럼니스트 댄 웨트젤은 26일 “더위를 피하기 위해 경기 시간을 오전 6시30분으로 당겼지만, 경기에서 증명됐듯 열을 이길 수 없었다”며 “시작 당시 기온은 이미 섭씨 29.4도였고 상대 습도는 67.1%였다”고 지적했다. 웨트젤은 “결승선이 마치 전쟁터 같았다”고 덧붙였다.
이날 1시간45분04초로 우승을 차지한 노르웨이의 크리스티안 블룸멘펠트 선수도 결승선을 통과한 뒤 주저앉아 구토를 했다. <뉴욕 포스트>는 “그는 극심한 더위로 고통스러워하는 듯했고, 의료진이 그를 일으켜 세우기도 전에 구토했다”고 전했다.
폭염뿐만 아니라 수질 문제도 거론되고 있다. <산케이신문>은 “2년 전 오픈워터(야외 장거리 수영대회) 시범대회 때 바닷물 냄새와 수질이 좋지 않은 것이 문제가 됐던 곳”이라고 전했다. 당시 선수들 사이에서 “화장실 냄새가 난다”는 불만이 있었고, 일부 경기는 기준치가 넘는 대장균이 검출돼 경기가 중단되기도 했다.
<요미우리신문>은 “도쿄의 하수도 대부분은 오수와 빗물을 함께 정화하는 방식”이라며 “폭우가 쏟아지면 정화할 수 없는 오수가 하천 등을 통해 오다이바가 있는 도쿄만 바다로 방출돼 수질이 악화된다”고 설명했다.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는 이날 경기는 수질 등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수질 때문이다.”, “폭염이 원인이다”, “트라이애슬론 경기가 워낙 힘들어 구토하는 선수들이 종종 있다” 등 갑론을박이 계속되고 있다. 김소연 기자
일본 첫 금메달 "몰랐다"…박수 · 함성 없는 올림픽 개최지 도쿄
코로나 긴급사태에도 도심 술집 북적 · 올림픽엔 무관심
코로나로 민생 어려운데 올림픽만 '특별대우'…유권자 불만
북적이는 도쿄 신주쿠(新宿)의 주점가= 도쿄올림픽 개막 후 첫 토요일인 24일 오후 일본 도쿄도(東京都) 신주쿠(新宿)구의 주점 밀집 지구가 외출 나온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일본이 처음 금메달을 땄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네요…"
유도 남자 60㎏급에 출전한 다카토 나오히사(高藤直壽)가 24일 저녁 일본 선수로는 처음으로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하고 두어 시간 지난 후, 도쿄도(東京都) 신주쿠(新宿)구의 주점가에서 마주친 한 젊은이에게 소감을 물었더니 이렇게 반응했다.
올림픽이 개최국 일본에서도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압축적으로 느끼게 해준 한 마디였다.
*도쿄올림픽 일본 금메달 '1호' 다카토 = 24일 오후 일본 도쿄도(東京都)에서 운행하는 지하철 전동차 내에 설치된 모니터에 도쿄올림픽 유도 남자 60㎏급에 출전한 다카토 나오히사(高藤直壽)가 일본 선수로는 이번에 첫 금메달을 획득했다는 뉴스가 나오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긴급사태가 발효 중인 것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신주쿠 일대의 술집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처음에는 올림픽에 들뜬 기분을 못 이긴 사람들이 몰린 것인가 생각했으나 시간을 두고 지켜보니 그렇게 볼 근거를 찾기가 어려웠다.
술 마시며 떠드는 사람들은 많았지만, 올림픽에 관한 이야기는 들리지 않았다.
다카토의 메달 소식이 전해졌을 때도 함성이나 박수가 없었다.
과거 올림픽 때는 여기저기서 동시에 터지는 함성을 듣고 '누가 금메달을 땄구나'하고 서둘러 TV를 켠 경험이 있었지만, 그때와는 사뭇 다른 상황이었다.
스마트폰으로 경기를 보는 사람들도 찾기 어려웠고 올림픽 중계를 보여주는 술집도 좀처럼 눈에 띄지 않았다.
종업원에게 왜 올림픽 중계를 안 틀어주는지 물었더니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지만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달라진 분위기를 그제야 실감하기라도 한 듯 "생각해보니 월드컵 때는 (중계를 보면서) 달아올랐었네요"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로 민생이 어려운 상황에서 올림픽만 특별대우하는 것에 대한 불만을 새삼 느끼게 하는 답변이었다.
거리 곳곳을 돌아보다 TV를 켜놓은 음식점을 어렵게 발견했다.
마침 다카토의 금메달 소식이 나오고 있었지만, 눈길을 주는 손님이 거의 없었다.
*도쿄올림픽 첫 금메달 보도한 일본 신문= 25일 일본 도쿄도(東京都)에 배달된 주요 일간지 1면에 도쿄올림픽 유도 남자 60㎏급에 출전한 다카토 나오히사(高藤直壽)가 일본 선수로 이번에 첫 금메달을 획득했다는 소식이 실려 있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은 다카토의 금메달 소식을 담아 전날 호외를 제작하기도 했다.
한 중년 남성에게 금메달에 관해 말을 걸었더니 "경기를 봤는데 판정이 심했다"고 말했다.
다카토는 상대 선수가 반칙패를 당하면서 금메달을 획득했는데, 이 남성은 심판의 판정이 편파적이었다고 생각한 것이다. 팔이 안으로 굽는다는 말이 무색한 답변이었다.
도쿄올림픽 공식 파트너 중 하나인 요미우리(讀賣)신문은 다카토가 금메달을 획득하자 호외를 만들기도 했지만, 스마트폰을 쥐고도 올림픽에 그리 관심을 두지 않는 이들에게 호외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는 올림픽을 다가오는 가을 총선의 호재로 삼으려고 했겠지만, 현재 상황을 보면 올림픽이야말로 악재가 될 가능성이 커 보였다.
그는 올림픽에 대한 유권자의 호감도를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일본 총리관저는 25일 스가 총리가 다카토 선수에게 상황극을 하듯 어색하게 축하 전화를 하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공개했다.
사람들의 움직임과 최근 확진자 추세를 보면 일본의 코로나19 감염 상황은 한동안 계속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 다카토 나오히사 선수에게 축하 전화하는 스가 요시히데 총리 [일본 총리관저]
술 판매를 중단하라는 당국의 요청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주류를 제공하는 신주쿠의 음식점에는 자리가 나기를 기다리는 손님들이 늘어섰고 늦은 시간까지 술잔을 기울이는 이들이 꽤 있었다.
긴급사태가 되풀이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에 정신적 피로감을 느낀 이들이 지친 마음을 달래기 위해 너도나도 몰려나온 것으로 보였다.
24일까지 일주일 동안 일본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2만7천300여 명 증가했다. 증가 폭은 직전 일주일보다 약 38% 확대됐다.
일본 코로나 신규확진 사흘만에 다시 5천명대
대회 관계자 10명 늘어 132명…나흘째 두 자릿수 신규 확진
* 경계 근무하는 경찰= 도쿄올림픽 개막식 날인 23일 일본 도쿄의 올림픽 스타디움(국립경기장) 앞에서 경찰이 경계근무를 하고 있다.
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일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다시 5천 명을 넘었다.
25일 현지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이날 일본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오후 6시 30분까지 5천20명이 새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일본의 누적 확진자는 87만1천449명으로 늘었다.
사망자는 4명 증가해 1만5천141명이 됐다.
일본의 하루 신규 확진자는 도쿄올림픽 개막식 전날인 22일 5천395명을 기록했고 사흘 만인 25일 다시 5천 명을 웃돌았다.
일본은 이날까지 나흘 동안 연휴였다.
코로나 검사 및 결과 취합이 늘어나는 며칠 후에는 확진자 규모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개최지 도쿄(東京)에서는 이날 신규 확진자 1천763명이 보고됐다.
이는 일요일 신규 확진자 규모로는 코로나19 확산 사태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올림픽과 관련된 코로나19 감염도 이어지고 있다.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는 도쿄 올림픽·패럴림픽과 관계있는 이들 중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이 10명 늘었다고 이날 밝혔다.
이로써 방역 규범집인 '플레이북'이 적용된 이달 1일 이후 확진 판정을 받은 관계자는 누적 132명이 됐다.
25일 새로 발표된 확진자 중 선수는 2명이다.
이들은 네덜란드 남자 조정 선수와 자전거 종목 출전을 위해 입국한 독일 남자 선수라고 NHK가 전했다.
이밖에 국제올림픽위원회(IOC)를 비롯한 대회 관계자 6명, 언론인 1명, 위탁업무 종사자 1명이 각각 확진 판정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