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C, “팔레스타인 영토도 관할권에 포함” 결정
팔레스타인·인권단체 환영…미국·이스라엘은 비판

 

국제형사재판소가 5일 팔레스타인에서 이스라엘의 전쟁범죄 혐의를 조사할 길을 열어주는 결정을 내렸다. “가자지구 등에서 전쟁범죄가 벌어지고 있다”며 재판 관할권에 대한 판단을 요청해 이번 결정을 끌어낸 파투 벤수다 국제형사재판소 검사장. 헤이그/로이터 연합뉴스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요르단강 서안 등 이스라엘이 점령한 팔레스타인 영토에 대한 관할권을 인정해 이 지역 내 이스라엘군의 전쟁범죄 혐의를 조사할 길이 열렸다.

국제형사재판소는 5일 2015년 회원국으로 참여한 팔레스타인이 당사국 지위가 있으며 요르단강 서안, 가자지구 등 팔레스타인 영토도 재판 관할 지역에 해당한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6일 보도했다. 이 재판소는 인도주의에 반하는 범죄, 전쟁범죄 등을 저지른 국제 범죄자에 대한 재판을 맡는 국제기관이다.

재판소 예심 재판부는 이날 발표한 결정문에서 “국제형사재판소는 국제사회에서 구속력이 있는 국가 지위 문제에 대해 판단할 권한이 없다”며 “재판소 관할권에 관해서만 결정할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결정은, 파투 벤수다 국제형사재판소 검사장이 2019년 12월 팔레스타인 사태에 대한 사전 조사 뒤 정식 조사에 필요한 관할권 문제를 판단해달라고 요청한 이후 외부 전문가들의 의견 등도 검토해 이뤄졌다고 재판부는 밝혔다.

이에 따라 1967년부터 팔레스타인을 점령하고 있는 이스라엘의 활동에 대한 조사가 진행될 수 있게 됐다. 2014년 7~8월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공습으로 2천여명의 사망자가 생기는 등 팔레스타인에서는 분쟁과 잔악 행위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의 전쟁범죄를 국제형사재판소가 조사해야 한다고 꾸준히 요청해왔다.

벤수다 검사장은 이날 “이번 결정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으며 독립적이고 공평한 권한에 따라 후속 조처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관할권 판단을 요청하면서 “팔레스타인 사태에 대해 조사할 타당한 근거가 있으며 전쟁범죄가 저질러졌거나 저질러지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는 이스라엘에 맞서는 정치·군사 조직이며 가자지구를 장악하고 있는 하마스의 행위도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외교부는 성명을 내어 이번 결정을 환영했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대통령의 선임자문 나빌 샤스는 “다음 단계는 우리 국민에 대한 이스라엘의 범죄를 공식 조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워치’는 “50년 이상 미뤄진 정의를 실현할 희망을 범죄 피해자들에게 주는 결정”이라고 평했다.

반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번 결정을 비판했고 미국 국무부 네드 프라이스 대변인도 조 바이든 행정부는 이번 결정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두 나라는 국제형사재판소 참여국이 아니다. 신기섭 기자

영국 연구팀, 중국 윈난지역 식생 변화 추적
기후변화로 박쥐 ‘맞춤형’ 서식지로 탈바꿈
100년 간 박쥐 40종·바이러스 100종 늘어

 

중국 남부 윈난지역 박쥐 서식 숲. 영국 케임브리지대 제공

 

영국 연구팀이 코로나19 대유행을 일으킨 직접 원인이 기후변화 때문이라는 증거를 제시했다. 지구온난화가 식생에 변화를 일으켜 박쥐 종 증가를 초래해 박쥐 기원의 바이러스 창궐을 야기했다는 주장이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연구팀은 지난 1세기 동안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기후변화로 박쥐들이 좋아하는 숲 서식지가 크게 늘어난 중국 남부와 인근 지역이 박쥐 기원 코로나바이러스의 주요 발원지가 됐음을 밝히는 논문을 과학저널 <종합환경과학> 5일(현지시각)치에 게재했다.

 

연구팀은 중국 남부 윈난지역과 인근 미얀마와 라오스 지역에서 식물 식생의 대규모 변화를 추적했다. 초목의 성장에 영향을 끼치는 기온 상승과 일사, 대기 이산화탄소 농도를 포함한 기상기후 변화들이 기존 열대 관목지대를 열대 초원지대(사바나)와 낙엽수림으로 바꿔놓았다. 대부분 숲속에서 사는 많은 박쥐 종들에게 알맞은 환경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환경의 변화로 박쥐 숫자가 늘어난 지역은 아프리카와 중남미, 중국 남부와 인접한 동남아 국가 지역들이었다. 특히 중국 남부와 미얀마, 라오스 지역은 급성중증호흡기증후군(사스), 코로나19 발생지와 일치한다.

 

연구팀은 또 지난 세기 윈난지역에 박쥐 40종이 추가로 늘어났으며, 유전자 분석을 통해 100종 이상의 박쥐 기원 코로나바이러스가 이들 박쥐에 깃들어 살고 있음을 발견했다. 논문 제1저자인 케임브리지대 동물학부 연구원 로버트 베이어는 “지난 100년 동안 기후변화는 중국 윈난지역을 박쥐 종들이 더 많이 살 수 있는 서식지로 바꿔놓았다”며 “기후변화에 따라 박쥐 종이 전 세계로 어떻게 퍼져나가는지를 이해하는 것은 코로나19 발원 과정을 복원하는 데 중요한 단계”라고 말했다. 베이어는 현재 독일 포츠담기후영향연구소에서 방문연구원으로 기후변화와 바이러스 전파 관계에 관한 후속 연구를 하고 있다.

 

연구팀은 기온과 강수량, 구름양 등 기상기록 자료를 토대로 100년 전의 세계 식생 지도를 만들었다. 또 세계 박쥐 종들이 선호하는 식생 정보를 사용해 20세기 초 종별 세계 분포도를 그렸다. 이 지도와 현재의 식생 및 박쥐 종 분포도를 비교해 기후변화로 인한 식생의 변화와 박쥐 종 증가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베이어는 “기후변화로 서식지가 바뀌자 박쥐 종들은 서식하던 곳을 떠나 다른 지역으로 이동했으며, 바이러스도 함께 옮겨졌다”고 말했다.

세계 박쥐 종은 3000여종의 코로나바이러스를 지니고 있다. 한 종마다 평균 2.7종의 코로나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다는 얘기다. 대부분 박쥐들은 바이러스로 인한 병증이 생기지 않는다. 하지만 기후변화로 특정 지역의 박쥐 개체수가 증가하면 인간에게 해로운 코로나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전파되거나 진화할 확률이 높아진다. 박쥐의 모든 바이러스가 곧바로 인간에게 전파되진 않지만, 메르스나 사스, 코로나19처럼 일부 바이러스는 전파가 이뤄진다.

기후변화로 박쥐가 증가한 곳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매개체로 지목된 천산갑의 서식지이기도 하다. 같은 코로나바이러스종(Cov1)인 사스 바이러스의 매개체로 알려진 소형포유류 흰코사향고양이(백비심)도 이곳에서 산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박쥐에서 천산갑으로 종간 전파(스필오버)됐고, 코로나19가 처음 발병한 후베이성 우한 야생동물 노천시장에서는 주민들이 천산갑을 사고 팔았다.

논문 공저자인 케임브리지대 동물학부 앤드리어 매니커 교수는 “코로라19 대유행은 막대한 사회경제적 피해를 일으켰다. 정부는 기후변화를 완화하기 위한 조처를 결단력 있게 추진해 감염병 위험을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공저자인 캐마일로 모라 하와이대 교수도 “기후변화가 야생 천산갑에서 인간으로 전파를 촉진했다는 사실은 온실가스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운다”라고 했다.

메이어는 “미래의 인수공통감염병의 종간전파를 막기 위해서는 자연서식지 보호를 위한 규제가 필요하고 야생동물 사냥과 거래를 제한하는 강력한 법규를 마련하고 농장과 시장, 이동 과정의 동물복지를 수립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근영 기자

전세계 동시 공개 하루만에 순위 정상에

 

 극장 개봉을 포기하고 넷플릭스로 직행한 영화 <승리호>. 넷플릭스 제공

 

조성희 감독이 선보인 한국 최초의 우주 SF 영화 '승리호'가 전 세계 동시 공개 하루 만에 넷플릭스의 영화 순위 정상에 올랐다. 7일 영상 콘텐츠 순위 차트를 제공하는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승리호'는 6일 기준 총점 525점으로 넷플릭스의 인기 영화 세계 1위에 올랐다.

'승리호'는 한국 외에 벨기에, 불가리아, 크로아티아, 에스토니아, 핀란드, 프랑스,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말레이시아, 몬테네그로, 필리핀, 세르비아,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우크라이나 등 16개국에서 1위를 차지했다.

앞서 지난해 여름 극장에서 개봉한 뒤 가을에 넷플릭스에서 선보인 '#살아있다'가 한국 영화로는 처음으로 세계 1위에 오른 바 있다.

지난해 극장가 기대작이었던 '승리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사태로 개봉 일정을 연기하다 지난 5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동시 공개됐다. 연합뉴스

웨스트브롬전 추가골 2-0 이끌어
한달만의 득점으로 시즌 총 17골

 

토트넘의 손흥민이 7일(현지시각)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웨스트 브로미치와 경기에서 득점한 뒤 좋아하고 있다. 런던/AFP 연합뉴스

 

후반 13분 터진 한달만의 득점포. 손흥민은 맞춤하게 패스해준 루카스 모라와 진한 포옹을 했다. 그동안의 답답증도 한 순간에 털어버렸다.

손흥민(29·토트넘)이 7일(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웨스트 브로미치 앨비언(웨스트브롬)과의 2020~2021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23라운드 홈 경기에 후반 13분 추가골로 2-0 승리를 이끌었다.

한달여만에 골을 터뜨린 손흥민은 정규리그 13골(득점 공동 2위) 6도움, 시즌 각종 경기 17골 10도움을 기록했다. 지난달 6일 브렌트퍼드와의 리그컵 준결승전 이후 공식전 6경기, 리그 5경기에서 득점하지 못했지만, 이날 시원한 득점포로 골가뭄을 해소했다.

왼쪽 윙포워드로 선발출전한 손흥민은 전반 이렇다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하지만 후반 9분 해리 케인의 선제골이 터진 4분 뒤, 역습 상황에서 찾아온 골키퍼와의 일대일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공을 몰고 한참 치고 올라간 모라가 아크 부근에서, 오른쪽으로 파고든 손흥민에게 패스를 건넸고, 손흥민은 이를 오른발 인사이드로 강력하게 찼다. 공은 상대 골키퍼의 손을 스치고도 그대로 반대쪽 골망 구석에 꽂혔다.

최근 리그 3연패로 위기에 빠진 조제 모리뉴 토트넘 감독은 이날 배수의 진을 치고 나왔다. 부상으로 빠졌던 최전방 공격수 케인을 소집해 원톱으로 배치했고, 손흥민과 모라, 에릭 라멜라 등 팀 최고 공격진을 내세웠다.

전반 토트넘의 공격은 케인의 보강으로 이전보다 강화됐다. 케인은 골문 앞에서 몇 차례 슈팅을 뿜어내며 상대 골문을 위협했다. 손흥민도 상대 골키퍼 정면으로 가는 유효슈팅으로 슈팅 감각을 조율했다. 하지만 두터운 수비벽을 세운 웨스트브롬의 골문을 뚫지는 못했다.

터지지 않던 득점포는 결국 후반 토트넘의 양웅인 케인과 손흥민의 발끝에서 점화됐다. 후반 초반 케인의 선제골로 분위기를 탄 토트넘은 손흥민의 쐐기골이 터지면서 승패를 갈랐다. 모리뉴 감독은 후반 종료 직전 손흥민을 벤치로 불러들였다.

토트넘은 10승6무6패(승점 36)로 상승 동력을 얻었고, 웨스트브롬은 2승6무15패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김창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