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브라피시 6세대 약 2만 마리 인공진화 실험 결과

 

제브라피시(Danio rerio)

 

지구온난화가 지속하면 동물의 진화 속도가 이를 따라잡지 못해 많은 동물 종()이 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경고성 전망이 나왔다.

노르웨이과학기술대학교(NTNU) 생물학 부교수 프레드릭 주트펠트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열대어인 제브라피시(Danio rerio)를 대상으로 4년에 걸쳐 인공 진화 실험을 한 결과를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에 발표했다.

NTNU에 따르면 연구팀은 바다에서 잡은 제브라피시를 인공선택으로 6세대에 걸쳐 약 2만 마리를 키우며 고온내성 한계치가 진화하는 과정을 관찰했다. 이는 내열성에 초점을 맞춰 척추동물을 대상으로 진행된 가장 큰 규모의 인공진화 실험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은 수온 상승에 더 잘 견딜 수 있는 제브라피시 계통을 만들어 내고, 수온 상승에 대한 진화 적응력을 측정할 수 있었는데, 한 세대당 내열성 진화는 0.04도에 그치는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팀은 "이런 진화 속도는 현재 많은 곳에서 물고기가 겪고 있는 온난화보다 느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논문 제1저자인 글래스고대학의 레이철 모건 박사는 "지구 기온이 너무 빨리 올라 제브라피시가 가장 수온이 많이 오른 시기에 충분히 효율적으로 적응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했다.

진화는 환경 조건에 가장 잘 적응한 개체가 종내 다른 개체보다 더 많이 번식하고 여러 세대에 걸쳐 반복하면서 변화를 축적해 종 자체를 발전시켜가는 과정이다.

바다에서도 수온이 올라가면 일부 개체는 죽거나 번식을 할 수 없게 돼 도태하고 이런 환경 조건에 적응한 개체만 살아남는 방식으로 진화가 이뤄진다.

특히 지구온난화는 평균 기온 상승과 함께 열파를 더 자주, 더 강하게 만드는데 이런 조건에서 생존하려면 열을 견디고, 높아진 수온에 순응하며 다음 세대에 이런 장점을 물려줄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연구진과 실험실 수조

연구팀은 인공진화 실험을 통해 최악의 수온 상승기를 견딜 수 있는 능력이 강할수록 새로운 수온 환경에 대한 적응력은 더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고온에 대한 내성이 길러지면 적응력이 일부 상쇄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물고기가 고온내성의 진화를 제한하는 강한 한계치를 갖고 있을 수 있으며, 수온 한계치에 근접해 있는 열대 어종은 기후변화로 급속히 오르는 수온에 적응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주트펠트 부교수는 "일부 제브라피시와 다른 열대 어종이 금세기 말에 지구가 겪게 될 기온에 대처할 수 있는 가능성은 희박하다"면서 "현재 견딜 수 있는 한계에 이미 도달해 있는 일부 어종은 진화를 통해 구제받을 수 없을지도 모르며, 슬프고 놀라운 이런 점은 지구온난화를 멈추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했다.

최종 라운드 5타차 역전준우승 고진영, 최종전 출전권 확보

 

첫 출전에서 US여자오픈을 제패한 김아림 선수

 

한국의 장타여왕이 미국 여자 골프 최고의 무대를 정복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장타1위 김아림(25)15일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챔피언스 골프클럽(71)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4타를 줄여 최종 합계 3언더파 281타로 우승했다.

김아림 선수는 14일 월요일에 첫 US 여자 오픈 출전을 기억에 남는 날로 만들었다. 그녀는 3연속 버디로 마감하여 최대 역전극을 펼치며 여자 골프에서 가장 큰 대회에서 우승했습니다.

그는 특히 COVID-19 유행병 감염의 마지막 대회에서 마스크를 쓰고 우승했다.

전날 악천후로 하루 미뤄진 최종라운드를 5타 뒤진 채 출발한 김아림 선수는 헤비 다운 재킷을 입고 4언더파 67타를 쳐 에이미 올슨과 세계랭킹 1위 고진영에게 1타 차로 승리했다.

김 선수는 US여자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5타 뒤진 채 출발해 우승한 7번째이자 1995년 아니카 소렌스탐 더 브로드무어 이후 처음 우승한 선수가 됐다.

공동 2위 올슨은 시아버지가 12일밤 노스다코타에서 뜻하지 않게 세상을 떠났다는 것을 알게 된 슬픔 속에서도 경기를 계속, 선전했다. 그녀는 비 때문에 마지막 라운드가 월요일로 연기되기 전 레인지에서 13일 아침 눈물을 보였다. 노스다코타 주립대 재학 시절 20승이나 올린 기대주였던 28세의 올슨은 아직 LPGA투어에서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7년 만에 우승에 도전한 올슨은 54홀까지 선두 시부노 히나코(일본)가 주춤한 사이 9번 홀에서 2타 차 단독 선두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김아림의 위세에 눌렸고, 3 16번 홀에서는 하이브리드로 친 볼이 그린을 넘어 두꺼운 갈색 러프에 빠지면서 보기를 범했다.

그후 김아림이 이미 타이틀을 확보한 후에 마지막 홀에서 버디를 잡아 이븐으로 경기를 마쳤다.

세계 랭킹 1위이자 COVID-19 대유행으로 한국에 머물다 미국에 건너가 3번째 대회에 출전한 고진영 선수는 선두 탈환에는 너무 늦게 뒷심을 발휘, 18번홀 버디로 최종 라운드 68타로 마쳤다. 고진영 선수는 최종 라운드에서 언더파 기록한 6명의 선수 중 한 명이 됐고, 앞서가던 시부노가 74타로 마무리하며 2타 차 역전에 성공했다.

김아림 선수는 3언더파 281타로 경기를 마쳐 상금 100만 달러를 받았다. 그녀는 지난 13년 동안 9번째 우승한 한국 여자골퍼가 됐다.

우승컵을 들고 기뻐하는 김아림 선수.

한편 이번 대회에서 한국선수는 김아림 선수와 고진영 선수 외에 10위이내에 박인비 선수와 이정은(6) 선수가 최종합계 선두와 5타차 286타로 공동 6위를 차지했다. 

10위권 이후로는 이민영(2) 선수 공동 11위(288타), 유해란 선수 공동 13위(289타), 유소연, 김세영 선수가 290타로 공동 20위,  최운정 (셀라 최) 선수가 291타로 공동 23위를 차지했다.  또 최혜진 선수는 292타로 공동 30위,  한 때 3위까지 올랐던 김지영(2) 선수도 마지막 라운드에서 80타로 무너지며 합계 292타로 공동 30위에 그쳤다.

한편 전인지 선수와 지은희, 전미정, 박성현, 이미림 선수 등은 2라운드 이후 컷오프 탈락했다. 

              

'메이저 퀸' 김아림 소감 "제 우승이 누군가에게 희망이 됐으면"

"US오픈 우승 아직 실감 안나한국 가서 가족들과 축하하겠다"

리더보드 계속 보면서 경기해우승 소감 더 해도 되죠?" 천진

 

미국 무대 첫 도전에서 '메이저 퀸'에 오른 김아림(25)이 공격적인 경기 운영을 제75US여자오픈 우승 원동력으로 꼽았다.

김아림은 14일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챔피언스 골프클럽(71·6401야드)에서 끝난 제75US여자오픈 골프대회에서 최종합계 3언더파 281타로 정상에 올랐다.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을 차지한 김아림은 시상식 인터뷰에서 "3라운드에서 아쉬운 플레이를 했기 때문에 오늘은 웬만하면 핀을 보고 쏴야겠다고 생각했다""공격적으로 하겠다는 각오로 나왔는데 생각대로 잘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2018년과 20191승씩 따낸 그는 "사실 저는 미국이라고 해서 굉장히 넓고 러프도 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좁더라""(코스에) 나무들도 생각보다 높아서 당황했지만 일찍 도착해서 대회를 준비할 시간적 여유가 많았다"고 소개했다.

3라운드까지 선두 시부노 히나코(일본)에게 5타 차로 뒤져 있다가 역전, 이 대회 사상 마지막 날 최다 타수 차 역전 우승 타이기록을 세운 김아림은 "너무 얼떨떨하다""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막상 (우승까지) 오니까 머리가 하얀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시간이 지나면 (우승의 기쁨을) 더 체감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김아림은 공식 기자회견에 앞서 메달을 보며 "진짜 금이냐"고 묻거나, "마스크를 쓰고 기자회견을 해도 되느냐"고 확인하는 등 침착한 모습을 보였다.

또 우승 소감을 말하다가 그동안 도움을 준 사람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면서 "더 해도 되죠"라고 되묻기도 했다.

다음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진행된 일문일답이다.

-- 우승 소감은.

정말 영광스럽고, 진짜 제가 우승했다는 것이 아직 실감이 잘 안 난다. 제가 (한국에서) 우승했던 분위기와 다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많이 달라진 환경에서 우승한 것도 처음이라 어색하다.

-- 마지막 3개 홀 연속 버디 상황을 설명해달라.

16번 홀은 5번 아이언으로 182야드 맞바람에 쳤는데 3야드 정도 지나간 것을 버디로 넣었고, 17번 홀은 티샷을 유틸리티로 했고 두 번째 샷은 8번 아이언으로 붙여서 버디 했다. 마지막 홀은 3번 우드로 티샷하고 48도 웨지로 쳤다.

-- 한국에서 경기할 때와 어떤 점이 달랐나.

버뮤다 잔디는 한국에서 생소한데, 이 코스의 버뮤다 잔디는 또 그중에서도 좀 다른 종류 같았다. 아이언샷을 칠 때 바닥에 프레셔가 오는 느낌을 주는 잔디는 처음이었다. 그런 면에서 기술을 더 정교하게 칠 수 있는 잔디라고 느꼈고, 여기서 연습하면 행복하겠다는 생각도 했다.

-- 언제 골프를 시작했고, 닮고 싶은 선수가 있는지.

어릴 때부터 안니카 소렌스탐 선수를 너무 좋아했다. 골프는 아버지와 놀려고 시작했는데 점차 하면서 골프가 좋아져서 선수를 꿈꾸게 됐다. 좋아하는 골프를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생겨 프로가 됐고, 그래서 여기까지 오게 됐다.

-- 박세리가 US오픈 우승할 때인 1998년 대회가 생각나는지.

이미 박세리 프로님이 우승하고 나서 한참 뒤에 제가 골프를 시작했다. 박세리 프로님은 약간 역사 교과서처럼 보며 자란 것 같다.

-- 경기 중에 리더보드를 봤나.

계속 보고 있었고, 선두와 몇 점 차인지도 알고 있었다. 그래서 더 적극적으로 쳤던 것 같다.

-- 이번 대회 출전하기 전에 어떤 생각이었나.

대회 첫날까지도 코스 적응이 잘 안 됐다. 어떻게 하면 페어웨이에서 더 좋은 콘택트를 만들 수 있을지, 페어웨이를 지킬 수 있을지, 그린 주위 어프로치를 어떻게 하면 더 정교하게 할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경기했다. 대회를 치르면서 감이 오기 시작했고, 그린 주변 어프로치 샷도 두렵지 않게 되니까 샷을 적극적으로 할 수 있게 됐고 거기서부터 좋은 흐름을 탔다.

-- 우승 축하 메시지를 많이 받았는지. 또 미국은 이번이 처음인가.

제가 우승 확정이 되기 전이라 축하보다는 잘 봤다, 훌륭했다는 격려를 많이 받았다. 미국엔 4년 전에 팜스프링스로 전지 훈련을 왔었다.

-- 마스크를 계속 착용하고 경기했는데 원래 그렇게 하나.

그렇다. 제가 코로나19에 걸리는 것은 무섭지 않은데 제가 다른 누군가에게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제 딴에는 이게 최선이라고 판단해서 불편을 감수하고 마스크를 착용하고 연습했다.

-- 한국에 있는 가족들이 경기 중계를 봤나.

계속 보셨다. 원래 좀 늦게 주무시는 것도 있다.

-- 다음 시즌부터 미국 무대로 진출할 것인가.

충분히 생각해봐야 하는 문제인 것 같다.

-- 우승을 어떻게 축하하고 싶나.

일단 한국에서 가족들과 함께 맛있는 걸 먹으면서 오늘 있었던 일, 미국에서 있었던 일들을 나누는 것으로 축하 자리를 할 것 같다.

-- 이번 대회엔 누구와 함께 왔나.

어머니, 캐디 오빠와 같이 왔다. 제가 잘해서 우승했다기보다 제가 잘 돼서 우승한 것 같다. 부모님, 스폰서분들과 트레이너, 스윙 코치 선생님들께 감사드린다. 이 시국에 이렇게 경기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오늘 제 플레이가 어쩌면 누군가에게 정말 희망이 되고 좋은 에너지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나발니가 러시아 연방보안국 고위 간부로 가장해 통화하자

FBS 독극물팀 요원 범행수법·증거인멸 시도까지 모두 고백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자신의 암살을 시도한 러시아 연방보안국 산하 독극물팀 요원과 통화하는 모습을 올린 유튜브 영상 중 일부. 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자신의 암살을 시도한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산하 독극물팀 요원과 통화해 범행 수법까지 알아냈다.

미국 <CNN> 방송은 나발니가 러시아 국가안보회의(NSC) 간부로 가장해 콘스탄틴 쿠드럅체프라는 요원에게 암살 시도 수법에 대해 캐물었고, “속옷에 신경작용제를 묻혔다는 실토를 받아냈다고 22일 보도했다.

앞서 15<시엔엔>과 영국 탐사보도 매체 <벨링캣>, 독일 <슈피겔> 등은 공동으로 나발니 암살을 소련 시절 국가보안위원회(KGB) 후신인 러시아 연방보안국이 주도했다며 암살 시도와 관련된 보안국 요원들의 신원도 공개했다. 독일에 머물고 있는 나발니는 이 보도 이후 자신을 국가안보회의 간부라고 속여 쿠드럅체프에게 접근했다. 나발니는 암살 실패 원인을 상부에 보고해야 한다며 범행에 관해 물었고 통화 내용을 녹음해 유튜브에 올렸다.

이 통화에서 나발니가 신경작용제를 어떻게 사용했느냐고 하자 쿠드럅체프는 속옷이라고 답했다. 구체적인 사용 부위를 묻자 속옷 안쪽 사타구니 쪽이라고 답했다. 나발니가 신경작용제 노비초크의 양이 부족했던 것이 아니냐고 묻자, 쿠드럅체프는 내가 알기로는 조금 더 사용했다고도 말했다.

쿠드럅체프는 또 나발니를 태운 비행기가 중간에 긴급 착륙했기 때문에암살에 실패했다고 설명했다. 나발니는 지난 8월 시베리아 톰스크에서 모스크바로 가는 비행기에 탑승했으나, 몸의 이상을 호소해 기장이 비행기를 시베리아 옴스크에 긴급 착륙시켰다. 쿠드럅체프는 모스크바까지 비행시간은 3시간이었고, 이는 긴 비행시간이라며 만약 비행기가 도중에 착륙하지 않았다면 결과는 달라졌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시엔엔>나발니한테 사용된 것으로 알려진 노비초크는 피부를 통해 흡수되며, 만약 비행기가 모스크바까지 그대로 비행했으면 나발니는 사망했을 것이라는 전문가 진단을 전했다.

쿠드럅체프는 우리가 도착했을 때 옴스크 친구들이 경찰과 함께 속옷을 가지고 왔다며 증거인멸을 위해 옴스크에 간 사실도 실토했다. 나발니가 속옷 때문에 놀랄 일은 없겠네?”라고 묻자, 쿠드럅체프는 우리가 거기(옴스크)에 여러번 갔던 이유라고도 답했다.

러시아 연방보안국은 21일 나발니가 올린 통화 녹음과 관련해 연방보안국 신뢰를 떨어뜨리려는 계획된 도발이라며 관여 사실을 부인했다. 조기원 기자

 

, 나발니 암살시도 제재 보복"독일 정부관계자 입국금지"

 

러시아가 야권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에 대한 암살 시도와 관련한 유럽연합(EU)의 제재에 대한 보복으로 독일 정부 관계자의 입국을 금지시켰다.

러시아 외무부는 22일 주모스크바 독일대사관 베아테 그르체스키 공사와의 면담에서 이같이 통보했다고 독일 쥐트도이체차이퉁(SZ) 등이 전했다.

독일 외무부도 러시아가 제재를 가하기로 했다는 사실을 시인했다.

앞서 알렉세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지난달 이런 보복 제재를 예고한 바 있다.

독일 정부 관계자 중 제재대상이 누구인지는 통보되지 않았다. 당사자는 러시아에 입국을 시도할 때 자신이 제재대상인지 여부를 알 수 있다.

독극물에 중독됐던 러시아 야권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독일 베를린 샤리테 병원의 계단을 걷고 있는 모습.

앞서 EU는 지난 1015일 나발니에 대한 암살 시도에 관여한 알렉산드르 보르트니코프 연방보안국(FSB) 국장, 세르게이 키리옌코 러시아 대통령 행정실 제1부실장 등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가까운 고위 러시아 관료 6명과 러시아 유기화학·기술과학연구소에 입국금지와 자산동결, 자금제공 금지 등의 제재를 가했다.

나발니는 지난 8월 러시아 국내선 비행기로 시베리아 톰스크에서 모스크바로 이동하던 중 기내에서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이다가 의식을 잃고 쓰러져 혼수상태에 빠졌다. 당시 기장은 옴스크에 비상착륙 했다.

그는 옴스크의 병원에 머물다 사흘 후 독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의식을 회복, 최근 퇴원해 재활 치료 중이다.

독일 정부는 연방군 연구시설의 검사 결과 나발니에게 노비촉 계열의 화학 신경작용제가 사용됐다는 "의심의 여지 없는 증거"가 나왔다고 발표했다.

냉전 시대 말기 구소련이 개발한 노비촉에 신체가 노출되면 신경세포 간 소통에 지장을 줘 호흡 정지, 심장마비, 장기손상 등을 초래한다.

나발니는 이와 관련 전날 본인이 러시아 국가안보회의(NSC) 고위 관료라고 신분을 속이고 FSB 독극물팀 요원들과 통화한 결과, 이들이 자신의 속옷에 신경작용제를 묻혀 암살하려 했다고 동영상을 통해 폭로했다. 이날 폭로는 독일 더슈피겔 등 여러 매체와 공동으로 추적한 결과이기도 하다.


"'푸틴 정적' 독살시도 러 연방보안국 요원 신원 확인"

CNN·벨링캣 등 통화·여행 기록 토대로FSB내 독극물팀 2017년부터 미행

나발니 독살시도때 해당팀이 같은 지역 머물러부인이 비슷한 증상 겪기도

 

러시아 야권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에 대한 독살 시도가 러시아 정보기관 연방보안국(FSB) 산하의 독극물팀에 의해 이뤄졌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탐사 보도가 나왔다.

미국 CNN방송은 14일 영국 탐사보도 매체 '벨링캣', 독일 더슈피겔 등과 함께 각종 통화와 여행 기록, 서류 등을 공동 취재한 결과 지난 8월 나발니 독살 시도에 관여한 것으로 보이는 FSB 특수요원들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서방 정보기관들은 그동안 독살 시도의 책임이 FSB에 있다며 사실상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 제거 목적이라고 봤지만, 러시아를 이런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나발니는 지난 820일 항공편으로 시베리아 톰스크에서 모스크바로 이동하던 중 기내에서 갑자기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이다가 의식을 잃고 쓰러져 혼수상태에 빠졌다.

그는 사흘 후 독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의식을 회복했고, 독일 정부는 나발니에게서 냉전 시대 말기 구 소련이 개발한 노비촉 계열의 화학 신경작용제가 사용됐다는 증거가 나왔다고 발표했다.

CNN에 따르면 나발니와 그의 팀은 FSB의 꾸준한 감시 대상이었다. FSB의 독소 및 신경제 전문팀은 2017년 이후 모스크바를 오간 30차례 이상의 여행에서 나발니를 따라다녔다고 한다.

이 팀은 의사와 독극물 학자, 긴급 의료요원 등 610명으로 구성돼 있고, 주로 3명 단위로 움직였으며 최근에는 사용한 뒤 버릴 수 있는 선불폰을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CNN은 전했다.

이 팀의 사무실은 모스크바 남서쪽 외곽에 있는데, 나발니가 시베리아에 머물 무렵 소통의 허브 역할을 했다.

나발니의 독살 시도가 있기 몇 주 전 블라디미르 보그다노프 소장 등 이 팀의 지휘부는 신경제 연구 전문가들과 정기적으로 소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FSB의 고위급인 보그다노프는 지난 72월 크렘린 고위 당국자, 푸틴 대통령의 측근과 통화한 기록이 있다.

공교롭게도 나발니와 부인은 그다음 날인 73일 칼리닌그라드의 한 호텔에서 짧은 휴가를 시작했는데, FSB 팀 중 최소 3명이 이곳에 나타났고 이들의 체류 당시 호텔 감시 카메라도 꺼져 있었다.

이 팀이 모스크바로 돌아간 직후인 76일 나발니 부인의 몸에 이상이 생겨 갑작스러운 피로감과 방향감각 상실이 있었지만 결국 회복됐다. 이후 나발니는 자신이 독극물 공격을 받았을 때와 똑같은 증상이었다고 말했다.

CNN은 이 팀에서 적어도 2명이 러시아 지도부가 종종 여름을 보내는 소치를 두 차례 다녀왔고 두 번째 방문은 나발니 독살 시도 전날이었다며 독살시도가 고위급에서 승인 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나발니의 독살 시도가 이뤄진 시베리아 여행 때는 56명의 요원으로 구성된 2개 팀이 배치됐다. 한 요원은 나발니가 시베리아에서 머물던 6일 내내 모스크바 외곽의 사무실에 머물며 현장요원들과 소통했다.

나발니는 820일 아침 일찍 모스크바로 돌아가기 위해 공항으로 이동했다. 그런데 비행기가 이륙한 뒤 땀을 뻘뻘 흘리며 아프기 시작했고, 이내 독극물 공격을 당한 것 같다고 알렸다.

CNN은 당시 비행기 기장이 모스크바로 가지 않고 의료 도움을 받기 위해 옴스크로 방향을 바꿨는데, 이것이 나발니를 살아있게 한 원인이 된 것 같다고 평가했다.

나발니가 혼수상태로 옴스크 병원에 도착할 무렵 FSB 지도부와 2명의 독극물팀 구성원 간 짧은 통화가 연이어 이뤄졌다. FSB 수장인 알렉산드로 보르트니코프 국장이 이 팀의 간부와 통화한 기록도 있다.

당시 호텔에 남아있던 나발니 팀은 방에서 수건, 물병, 샴푸 병과 칫솔을 수거했다. 이 물건은 나발니가 치료를 받은 독일로 함께 옮겨졌는데, 최소 2개의 물건에서 노비촉 양성 반응이 나왔다.

CNN은 나발니 독살 시도를 이 팀이 했다고 확실하게 확인할 순 없지만, 유럽이 러시아의 책임을 지목한 것은 잘못되지 않았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독일에 머무는 나발니는 CNN과 인터뷰에서 이번 보도가 푸틴 대통령 주변 측근들에 대한 강력한 제재로 이어지길 기대한다면서도 의사가 허락할 경우 러시아로 돌아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명수사 의혹' 수사중 숨진 수사관 언급"그의 영정에 성과 바친다"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개정안, 국가정보원법 개정안 등이 국회를 통과한 것에 대해 "곡절이라는 말로 담아낼 수 없는 많은 분의 고통과 희생이 뒤따랐다"고 언급했다.

이 비서관은 13일 자신의 SNS"비서는 입이 없다고 배웠지만 권력기관 개혁 주무비서관으로서 소회를 몇 자 적는다"며 이 같은 내용의 글을 남겼다.

이 비서관은 이번 입법에 대해 "길게는 검찰개혁·공수처 설치 등이 논의된 지 30여 년이 흐르고서야 이뤄낸 성취"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조국 전 민정수석과 그 가족분들이 겪은 멸문지화 수준의 고통을 특별히 기록해 둔다"고 했다.

이어 "저도 피의자 신분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 비서관은 또 '청와대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과 관련해 검찰 출석을 앞두고 돌연 숨진 검찰 수사관을 언급하며 "무엇보다 고통스러웠던 것은 그의 비극적 죽음"이라고 말했다.

이 비서관은 "지난 1일 고인을 모신 곳을 다녀오며 극단적 선택에 이르기까지 열흘 동안 그가 어떤 상황에 내몰렸을지 가늠해봤다""창자가 끊어지는 아픔과 분노를 느꼈다"고 떠올렸다.

이 비서관은 "이 정부가 검찰 등 권력기관 개혁을 추진하지 않았다면 일어나지 않을 일이었다는 점은 분명한 진실"이라며 "고인을 추모하며 그의 영정 앞에 성과들을 바친다"고 적었다.

이 비서관은 "국민들이 변화를 체감해야 한다""이번에 이뤄낸 진보가 또 다른 진보의 터전이 되도록 비서로서 최선을 다해 대통령을 보좌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