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승원 의원 의혹제기…국힘 "허위 마타도어"

 

더불어민주당 김승원 의원이 7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에 대해 "검찰총장 재임 당시 특수활동비로 147억원을 현금으로 썼다는 계산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승원 의원은 이날 추경안 심사를 위해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법무부에서 제출받은 윤 후보의 검찰총장 재임 당시 특수활동비 관련 자료를 공개하며 "사용내역 자체가 없고, 영수증도 미첨부다. 전액 현금으로 다 썼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민단체가 그 내역을 공개해 달라고 법원에 정보공개 청구를 했고, 시민단체가 거의 승소했다"며 "윤 후보는 당시 검찰총장 업무추진비에 대해 항소를 하면서 공개를 회피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에 국민의힘 선대위는 "허위 네거티브, 마타도어"라고 비판했다.

 

김의겸 "김건희, 무속인에 윤 검찰총장 될지 물어봐" 공개

 

"병풍·스펙 필요해 결혼…청와대 안주인 되면 인선 때 우려"

무속인 주장 전해…국힘 "허위 네거티브, 법적 책임 물을 것“

 

김건희 관련 행사에 건진 법사 참석 사진 공개하는 김의겸 의원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의겸 의원은 "김건희가 윤석열과 결혼한 이유는 사업상 '병풍'과 '스펙'이 필요해서"라고 무속 관련 의혹을 추가로 제기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고발 입장을 밝혔다.

 

김 의원은 6일 페이스북에서 "김건희씨 무속 논란을 취재하던 도중 김씨에게 사주와 점을 여러 차례 봐줬다는 한 무속인을 알게 됐다. '화투신명'이란 이름을 쓰는 분"이라며 의원실 보좌진 2명이 무속인과 나눴다는 대화를 토대로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김씨가 윤석열의 이름과 사주를 가지고 와 여러 가지를 물었다고 한다"며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겠느냐, 검찰총장까지 될 것 같냐, 검찰총장까지는 올라가야 내 사업에 도움이 되지 않겠냐, 나는 이 사람이 별로인데 엄마(최은순)가 윤석열을 좋아한다 (등을 물었다)"고 해당 무속인의 발언이 담긴 동영상도 공개했다.

 

그러면서 해당 무속인의 유튜브 내용 발췌라며 김씨가 "사업을 위해 스펙이 필요하다. 그래서 검찰총장까지 올라갈 정도가 돼야 내가 결혼할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김씨는 수 차례 무속인에게 새벽마다 전화를 걸어 회사 경영 상황을 얘기하고, 본인이 아닌 직원들 사주를 물었다고 한다"며 "사주가 안 좋은 직원이 있으면, 해고할 건가. 청와대 안주인이 된다면 장관이나 청와대 수석비서관을 뽑을 때도 사주나 관상을 보지 않을지 우려스럽다"고 했다.

 

김 의원은 또한 해당 무속인으로부터 '무당인 내가 보기에도 심각하다', '내가 점을 보고 맞추기는 하지만 회의감이 든다', '김씨는 (무당인) 내가 보기에도 (사주에) 거의 반 미쳐서 혼을 다 부어버린 거다'는 등의 푸념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에대해 국민힘당 법률지원단 관계자는 허위 네거티브라며 "김 의원을 고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지지율 반등’ 위한 돌파구 전략에 나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앞줄 오른쪽 넷쨰)가 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국정연구포럼 주최로 열린 민주정부 장·차관급 이재명 후보 지지선언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선을 30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을 ‘경합 열세’로 판단하면서 반전의 모멘텀을 찾기위해 고심하고 있다. 설 연휴 이후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던 지지율이 소폭 하락 혹은 보합세를 보이자 긴장감이 교차하는 모습이다. 이 후보 쪽은 중도·부동층과 이 후보에 비판적인 민주당 지지층을 적극 끌어안아 외연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이 후보는 7일 서울 강남구의 한 식당에서 이상돈 전 의원과 만나 오찬을 함께 했다. 이 후보의 중앙대 법대 스승인 이 전 의원은 2012년 당시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비대위원으로 활동했으나, 이후 박근혜 정부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온 보수 인사다. 이 후보는 이 자리에서 “진영을 가리지 않는 국민통합 정부를 만들고, 국민 내각으로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이에 대해 이 전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도 모두 그 얘기를 했지만 부도내지 않았느냐. 뭔가 더 확실하게 그런 걸 얘기해야지, 지금처럼 하면 설득력이 있겠느냐”며 “그게 진정성 있게 보이려면 다른 메시지가 있어야 할 거 같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 전 의원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단일화는 쉽지 않을 것이니 국민을 믿고 뚜벅뚜벅 가라’고 조언했다고 한다. 이 후보와 이 전 의원은 지난달 18일 저녁에도 만나 의견을 나눴다고 한다. 다만 이 전 의원은 “큰 선거는 여러 번 치렀고, 이번에는 (선거에 직접 참여를) 절대 안 한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 후보는 전날엔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을 만난 데 이어, 8일엔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과 회동할 예정이다. 다만 김 전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사람 한 번 만난 것 가지고 뭘 그렇게 관심이 많으냐”며 “특별한 얘기를 한 것도 아닌데 할말이 없다”고만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시-도당 위원장단 연석회의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 후보가 이들 중도·보수 인사를 잇따라 만나는 것은 이 후보에게 씌워져 있는 ‘독선’ ‘독단’ 등 부정적 이미지가 지지율 정체로 이어지고 있다는 문제의식이다. 강훈식 선대위 전략기획본부장은 “이 후보는 앞으로도 외연 확장을 위해 통합 인사들을 찾아 의견을 들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도층을 집중 공략할 예정이다. 박용만 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만나 경제에 대해 많은 조언을 들은 것 처럼 김 위원장 등과의 만남도 전략적 일정의 한 궤로 이해해 달라”고 덧붙였다. 우상호 총괄선대본부장은 이날 오전 간담회에서 “(이 후보와 김 전 위원장의 만남은) 합리적 보수를 만나 중도층에 호소한다는 의미다. 중도층 확대를 위해 20대와 30대를 만날 것”이라며 “부동층이 언제 입장을 정할지 몰라 막판까지 피가 말린다”고 털어놨다.

 

이와 함께 문재인 대통령은 지지하지만, 이 후보는 지지하지 않는 ‘전통적 지지층’의 마음을 얻기 위해 주력할 방침이다. 전날 <한겨레>가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3~4일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이 후보 지지율(32.6%)은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42.8%)를 밑돌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고) 이 후보가 전날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앞에서 눈물을 흘린 것도 아직 이 후보에게 마음을 열지 않는 친노·친문 지지자들을 껴안기 위한 노력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후보는 이날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시·도당 위원장 연석회의에 참석해 “박빙의 승부에서 결국 현장 사령관인 시도당 위원장 등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승패가 갈릴 것”이라며 “어려운 여건이긴 하지만, 영점 몇프로 차이를 우리 노력으로 극복하고 역사퇴행 막으면서 우리가 전진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각오 다져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11일 오후 8~10시까지 두 시간 개최

정치·경제·사회 분야 주제 다양한 토론

종편 4사·보도전문채널 2사 공동 주관

 

지상파 방송 3사가 공동주최한 대선후보토론회가 열린 지난 3일 서울 <한국방송>(KBS) 스튜디오에서 심상정(정의당)·이재명(더불어민주당)·윤석열(국민의힘)·안철수(국민의당) 대선 후보(왼쪽부터)가 토론회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지난 8일 예정됐다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측의 ‘발목잡기’로 무산됐던 여야 4당 대선 후보의 2차 티브이(TV) 토론이 실무협상 진통 끝에 오는 11일 열린다.

 

한국기자협회는 종합편성채널 4개사(MBN·JTBC·채널A·TV조선)와 보도전문채널 2개사(연합뉴스TV·YTN) 등 6개 방송사 공동 주관으로 오는 11일 여야 4당 대선 후보가 참여하는 합동토론회를 개최하기로 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토론은 지난 3일 지상파 3사 주관 토론 이후 두번째로 열리는 4자 토론이다. 토론 시간은 11일 오후 8시부터 10시까지이며, 사회자는 기자협회와 6개사가 협의를 통해 추천한 뒤 4당이 합의한 인물로 확정하기로 했다.

 

후보들은 이날 토론에서 정치·경제·사회 분야 등 다양한 주제에 관해 견해를 밝히는 한편, 상호 자유토론을 통해 후보 간 심층 검증을 하게 될 예정이다. 또 기자협회는 이번 토론회에서 회원사들의 의견을 모아 후보들의 언론관도 검증할 예정이다.

 

기자협회는 애초 <제이티비시>(JTBC)와 함께 오는 8일 대선 후보 4자 티브이 토론회를 열 예정이었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지난 5일 실무 협의 과정에서 기자협회와 중계사인 제이티비시의 정치적 편향성 등을 문제 삼으며 토론회가 불발됐다.

 

한편, 기자협회는 이번 토론회 주관 방송사 선정 과정에서 방송사들에 대한 의견 수렴이 미흡해 혼선을 일으켰다며 종합편성채널 3사에 사과했다. 다만 ‘기자협회가 좌편향됐다’고 발언한 황상무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언론전략기획단장에 대해서는 “사실관계가 전혀 다른 글로 한국기자협회와 김동훈 회장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시킨 데 대해 즉각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라”는 성명서를 냈다. 장나래 기자

  

“근거없는 기자협회·JTBC 좌편향 발언, 국민힘 황상무는 사과하라”

  한국기자협회, JTBC 지부 잇단 성명

 

한국기자협회와 기자협회 <제이티비시>(jtbc) 지부가 7일 협회와 제이티비시를 ‘좌편향’이라 주장한 황상무 국민의힘 언론전략기획단장을 강력하게 비판하며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한국방송>(KBS) 앵커 출신의 황 단장은 전날 주최자와 중계방송사가 좌편향돼 있어 자신이 토론협상을 결렬시키고 나왔다는 취지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가 삭제한 바 있다.

 

기자협회(회장 김동훈)는 이날 성명에서 “국민의힘은 기자협회가 이번 티브이토론의 주최로 명기된 공문을 받고 이에 응했다. 그런데 황 단장은 처음에는 토론 진행자 선정을 문제 삼다가 이 문제가 해소된 뒤 토론을 위한 실무회의가 끝날 무렵 갑자기 기자협회와 제이티비시의 편향성을 문제 삼았다. 한 가지 문제가 해소되면 또 다른 논란을 제기하는 식으로 토론을 파행으로 몰고 가 모든 참석자들을 어안이 벙벙하게 만들었다”고 5일 상황을 설명했다. 성명은 특히 황 단장이 그 자리에선 오해가 해소됐다는 답변까지 해놓고 다음 날 페이스북에 전혀 사실관계가 다른 글을 올렸다고 주장했다.

 

기자협회는 다양한 논조를 가진 전국 199개 언론사 1만1천여명이 소속된 최대 기자단체다. 무엇보다 기자단체로서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공정성과 중립성이 가장 중요함을 모를 리가 없다. 방송사 앵커 출신으로 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황 단장이 이런 발언을 한 데 대해 협회는 “그가 KBS 뉴스를 진행할 때 시청자들은 그를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인물로 신뢰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는 지금 어디에 몸담고 있는가. 기자를 그만두고 얼마 지나지 않아 특정 정당에 들어갔다. 과연 누가 누구한테 편향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라고 물었다. 또 성일종 국민의힘 티브이 토론 협상실무단장이 황 단장의 발언에 대해 협회에 여러 차례 사과했지만 황 단장 개인 의견일 뿐이라고 일축했다면서 “사과에 진정성이 있다면 황 단장을 즉각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에서 배제하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TV토론 협상단 성일종 단장이 지난 1월 2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대선 후보 TV토론 협상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전주혜 의원, 성일종 단장, 황상무 특보.

 

기자협회 <제이티비시>(jtbc) 지회(지회장 이지혜)는 이날 별도의 성명에서 황 단장의 페이스북 글이 “제이티비시뿐 아니라 제이티비시에 소속돼 현장에서 ‘팩트’를 발굴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기자 전체를 모독했다”며 사과 및 거취 결정을 촉구했다. 지부는 황 단장이 뚜렷한 근거 없이 제이티비시를 ‘좌편향’이라고 공격하면서 ‘손석희 사장의 편향성’을 이유로 댄 것도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성명은 “정작 손 사장의 보도 관여 여부에 대한 기초적인 사실관계 확인조차 거치지 않았다. 손 사장은 이미 해외 순회특파원 보임을 받고 지난해 11월 출국한 상태”라며 “무분별한 비판으로 손 사장의 명예는 훼손됐고 JTBC 구성원 전체도 편향된 언론사 소속 기자들이 되고 말았다”고 말했다. 김영희 기자

 

SBS 피디 편파방송 시비 “선거개입” 하차 논란

이재익, 실명 언급없이 연상 발언 “찍지 말아야”

 

SBS <이재익의 시사특공대> 이재익 피디. 유튜브 갈무리.

 

<에스비에스>(SBS) 라디오 ‘이재익의 시사특공대’를 진행하는 이재익 피디(PD)가 더불어민주당의 항의로 진행하던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게 됐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민주당은 “문의와 항의는 정당한 권리”라고 했으나, <에스비에스> 노조는 “방송 독립 침해”라고 반발했다.

 

이 피디는 7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4일 방송 이후 이 후보를 겨냥해 공정하지 못한 방송을 했다는 민주당 쪽 항의가 들어왔다”며 “이튿날인 5일 회사로부터 선거 개입 문제가 있다며 하차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문제 삼은 것은 4일 방송 첫 곡으로 틀었던 가수 디제이 디오시(DJ DOC)의 노래 ‘나 이런 사람이야’ 때문이었다는 게 이 피디의 주장이다. 해당 노래에는 “나에게는 관대하고 남에게는 막 대하고 이 카드로 저 카드 막고”라는 부분이 나온다. 이 피디는 당일 방송에서 “가사가 의미심장합니다. 이런 사람은 절대로 뽑으면 안 돼요. 이런 사람이 넷 중에 누구라고 얘기하진 않았어요. 여러분들 머릿속에 있겠죠. 이런 가사를 들었을 때”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사람을 뽑으면 되겠어요, 안 되겠어요. 안 되겠죠. 누구라고 얘기하면 안 됩니다. 그럼 이 방송 없어져요”라며 웃었다.

 

이 피디는 통화에서 “‘이런 후보는 대통령으로 뽑아서는 안 된다’고 얘기했을 때 어떤 후보가 연상된다면 그게 진행자의 잘못인가, 아니면 후보의 잘못인가. 내로남불이란 말을 꺼냈을 때 특정 후보가 떠오른다고 앞으로 방송에서 절대 말을 하면 안 되는 거냐”고 반문했다. 그는 “내 발언이 낙선운동이 될 확률이 1%라면 언론 자유에 해당할 가능성은 999%라고 생각한다”며 “후배 피디들은 이번 사건으로 현장 분위기가 위축될까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상황실장은 7일 “민주당의 언론과 방송 재갈 물리기 시도가 도를 넘고 있다”며 ”야당은 비난해도 되지만, 여당을 비난하면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권혁기 민주당 선대위 공보부단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한 브리핑에서 “(이 피디가) 방송 중 이 후보의 실명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이 후보라고 인식할 수 있는 내용으로 (언급하며) 절대 찍으면 안 된다고 발언했다”며 “방송은 공인이 하는데 특정 후보를 찍지 말라는 것은 선거법상 저촉된다”고 주장했다.

 

<에스비에스>(SBS)노조는 이날 ‘졸렬한 권력은 비판을 참지 못한다’는 성명을 내어 “사회 이슈를 전하며 권력을 비판하는 건 언론 본연의 역할이다. 가사 한 구절에 시사프로그램의 근본적 역할마저 부정하고 나선 집권여당의 왜곡된 언론관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에스비에스 라디오센터는 입장문을 통해 “SBS는 시사프로그램에서 모든 이슈를 다룸에 있어 최우선적으로 공정성과 객관성을 담보해야 한다는 대원칙을 정해두고 있다. 이재익 PD의 하차는 이 원칙이 훼손되었다고 판단해 결정되었다”며 “방송 내용에 대해 이재명 후보 캠프측의 항의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그런 항의는 종종 있는 일이고 이 때문에 이재익 PD가 하차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대선이 박빙승부로 치열해지면서 각당의 언론에 대한 대처도 강경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그동안 윤석열 후보 일가 등에 대한 이른바 ‘본부장’비리 의혹 등이 보도될 때마다 해당 언론사를 찾아가 강하게 항의하거나 고소고발 법적조치를 취해왔다.  최근에는 YTN이 대장동 사건과 관련해 구속 중인 김만배 씨가 “내 카드 하나면 윤석열이는 죽어”라고 말했다는 녹취록 방송을 예고하자 격하게 항의, 결국 방송이 불발된 적도 있다.  서영지 남지은 김영희 기자

한국 선수단 긴급회견

“심판이 경기 지배하면 안 돼…정확히 판단해야”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에게 직접 항의 계획도

 

최용구 쇼트트랙 대표팀 지원단장이 8일 중국 베이징 메인 미디어센터(MMC)에서 열린 쇼트트랙 판정 관련 긴급 기자회견에서 판정 문제와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쇼트트랙 편파 판정 논란과 관련해 한국 선수단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강력하게 항의했다. 재발방지를 위해 쓸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한다는 방침이다.

 

윤홍근 선수단장, 유인탁 선수촌장, 최용구 쇼트트랙 대표팀 지원단장, 이소희 쇼트트랙 코치는 8일 중국 베이징 메인 미디어센터(MMC)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젊은 청년들이 4년의 청춘을 바쳐가며 피땀 흘려 이 자리를 준비해왔다”라며 “가능한 방법을 모두 찾아 절차에 맞게끔 즉각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쇼트트랙 대표팀은 전날 베이징 서우두체육관에서 열린 쇼트트랙 남자부 1000m 준결승에서 황대헌(23)과 이준서(22)가 잇달아 뒤늦은 레인 변경 반칙 등을 이유로 페널티를 받아 실격됐다. 이어진 결승에서도 1위로 통과한 헝가리 류 샤오르 샨도르가 역시 페널티를 받아 실격되고 중국이 금·은메달을 차지하자 편파 판정 논란이 일었다. 중국은 이날 한 차례도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지 못했다.

 

이날 경기가 끝난 뒤 한국 선수단은 즉각 황대헌·이준서에 대한 판정에 이의를 제기했다. 다만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은 “심판 판정에는 이의제기할 수 없다”는 이유로 기각했다. 윤 단장은 “과거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 제소 경험을 살펴 변호사단을 즉시 선임했고, 현재 제소 절차를 확인하고 있다. (검토) 결과가 나오는 대로 즉시 제소를 하겠다”고 밝혔다.

 

국제빙상경기연맹 국제심판이기도 한 최 지원단장은 “황대헌 실격 상황은 중국 선수가 몇 번에 걸쳐 추월을 방해했고, 황대헌 선수가 인으로 파고 들어가는 작전을 썼다. 코너 입구에서부터 충분히 공간이 있어서 무리 없이 들어갔고, 어떤 충돌도 없었다. 중국 선수가 제스처 취하는 걸 심판이 잘못 보고 판단한 것 같다. 접촉이 없었기 때문에 실격이 아니다”라고 했다.

 

또 “이준서 선수는 정상적으로 인코스 출발을 해서 두번째 자리 코너로 들어왔고, 같은 코너에서 정상적인 주로 활주를 했다. 세번째에 헝가리, 네번째에 중국 선수가 있었는데 심판진은 이준서 선수가 안으로 급격하게 들어왔기 때문에 실격이라고 판단했지만, 영상을 보고 판단한 바로는 헝가리와 중국 선수가 문제가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 황대헌이 7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 1조 경기에서 중국 선수들을 인코스로 추월하고 있다. 심판은 이 상황을 황대헌의 반칙으로 인정해 실격 처리했다. 베이징/연합뉴스

 

최 지원단장은 “심판 판정이 경기를 지배하면 안 된다”라며 “심판은 경기 조력자로 잘못된 부분을 정확히 판단해야 한다. 결승 경기 때는 다섯명 모두 실격 상황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 피니시 라인(결승선)에선 (중국 선수가) 팔을 벌린 상태에서 양손을 이용해 잡아당긴다. 헝가리가 실격당한 부분은 심판으로서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오심이 반복되면 고의”라고도 했다.

 

다만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에 제소한다고 해도, 판정이 번복되긴 현실적으로 어렵다. 재판소에선 과거 명백한 오심인 경우에도 심판 매수 등 명백한 부정이 아닌 실수라면 판정을 바꿀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하지만 체육회는 남은 경기 등에서 부당한 판정을 막기 위해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에게 직접 항의하는 등 강력한 조처를 할 계획이다. 베이징/이준희 기자

 

‘빙속 괴물’ 김민석 1500m 동메달…“한국 선수들에게 힘 됐으면”

 

11조에서 나위스와 접전 1분44초24

평창서 ‘깜짝 메달’ 이어 연속 입상

베이징올림픽 한국 첫 메달 ‘물꼬’

 

김민석이 8일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 경기에서 역주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빙속 괴물’ 김민석(23·성남시청)이 한국 선수단에 첫 메달을 선사했다. 개인적으로 올림픽 두 대회 입상의 기쁨도 만끽했다.

 

김민석은 8일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1500m에서 1분44초24로 동메달을 따냈다. 김민석은 평창 대회에 이어 올림픽 두 대회 연속 메달을 획득했다. 김민석은 이번 베이징겨울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에 첫 메달을 안긴 주인공이 됐다.

 

김민석은 이날 11조에서 평창 대회 2관왕(1000m, 1500m) 키얼트 나위스(35·네덜란드)와 각축을 벌였다. 인코스에서 출발한 김민석은 초반부터 힘있게 치고 나갔지만, 중반 이후 나위스의 가속에 밀렸다. 나위스는 1분43초21, 올림픽 기록을 세우며 평창에 이어 두 대회 연속 금메달을 차지했다.

 

김민석은 300m 구간을 23초75로 주파했고, 700m까지 49초13을 기록했다. 이후 1100m 구간을 1분15초74로 통과한 뒤 마지막 구간에서 스퍼트하며 입상권에 골인했다. 올 시즌 자신의 최고기록(1분43초05)에 미치지 못했지만 극한의 힘을 발휘했다.

 

김민석은 4년 전 19살 때 출전했던 평창겨울올림픽에서 ‘깜짝 메달’을 안기는 등 큰 경기에 강한 선수다. 스피드스케이팅 1500m에서 아시아 선수 최초의 동메달이었다.

 

김민석은 코로나19로 오랜 기간 실전 훈련 기회를 잡지 못했지만, 지난해 11월 시즌 월드컵 1차 대회에서 1500m 금메달을 땄고 2차 대회에서 동메달을 일구는 등 막판 몸상태를 끌어 올렸다. 올 시즌 월드컵에서 메달을 딴 국내 선수는 김민석이 유일하다.

 

김민석은 지난 4년간 웨이트 훈련을 통해 힘과 근력을 보강하는 등 부족한 부분을 개선했다. 이번 대회 전에는 “평창 때보다 기량이 확실히 올라왔다. 다시 한번 나 자신을 증명할 때가 오지 않았나 싶다”고 강조했다. 이날 관중석에는 한국 여자컬링 대표팀이 찾아와 응원전을 펼치기도 했다.

 

김민석은 앞으로 스피드스케이팅 1000m, 팀추월에서도 또 다른 메달 도전에 나선다. 김민석은 평창 대회에서는 이승훈(IHQ), 정재원(의정부시청)과 함께 팀추월에서 은메달을 합작하기도 했다.

 

김민석은 경기 뒤 방송 인터뷰에서 “챔피언을 향해 열심히 준비했다. 긴장을 많이 했지만 후회없는 레이스를 편 데 만족한다. 한국 선수단의 첫 메달을 내가 딸 줄은 몰랐다. 저의 메달이 다른 선수들에게 힘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민석과 함께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1500m에 출전한 박성현(23·한국체대)은 최선을 다해 레이스를 펼쳤지만 1분47초59로 21위에 그쳤다. 박성현은 지난달 21일 남자 1500m에 결원이 생기면서 극적으로 출전권을 얻었다. 박성현은 “좋은 기록은 아니지만 월드컵 때 나를 이겼던 선수들을 이겨 만족한다”고 했다. 김창금 기자

 

이상호, 안타까운 0.01초…예선 1위 통과에도 8강서 패배

 베이징올림픽 스노보드, 러시아 빅토르 와일드에 밀려

“스노보드는 30살 넘어서 전성기 많아…기회 더 있다”

 

‘배추보이’ 이상호가 8일 중국 허베이성 장자커우 겐팅 스노우파크에서 열린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 8강전에서 러시아의 빅토르 와일드에 0.01초 차로 진 뒤 아쉬워하고 있다. 장자커우/연합뉴스

 

0.01초 차이의 명암. 평창의 영웅 ‘배추보이’가 이번엔 불운에 아쉬움을 삼켰다.

 

스노보드의 세계적 스타인 이상호(27·하이원)가 8일 중국 허베이성 장자커우의 겐팅 스노우파크에서 열린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스노보드 알파인 남자 평행대회전 8강전에서 러시아의 빅토르 와일드에 0.01초 차로 뒤져 탈락했다.

 

2018 평창 대회에서 한국 설상 종목 사상 처음으로 메달(은)을 수확한 이상호의 올림픽 연속대회 입상 꿈도 물거품이 됐다. 올 시즌 월드컵에서 이 종목 종합 1위에 올라 우승후보로 지목됐던 이상호로서는 아쉬움을 남긴 대회가 됐다. 이날 예선에서 최고의 성적으로 토너먼트에 올랐던 만큼 아픔은 더 컸다.

 

이상호는 이날 32명이 치른 예선 1차 시기에서 39초96로 결승선을 통과해 1위를 차지했다. 30초대에 들어온 선수는 그가 유일했다. 예선 2차 시기(40초58)에서도 상위권에 든 이상호는 1~2차 합계(1분20초4) 성적 1위로 16강에 진출했다.

 

이상호는 토너먼트로 이뤄진 16강전에서 예선 16위로 올라온 이탈리아의 다니엘라 바고차를 0.92초 차로 따돌리며 8강에 진입했다. 일대일 대결이어서 이상호는 상대방을 살피며 여유 있게 골인했다.

 

하지만 8강전에서 와일드에 의외의 일격을 당했다. 이상호는 예선 성적 우위자에 주어지는 코스 선택권에 따라 16강전 때와 마찬가지로 8강전에서도 레드코스를 택했다. 정신력과 균형감이 뛰어난 이상호는 583m의 코스 전반부에 와일드와 대등한 경쟁을 펴면서도 앞서는 듯했다. 하지만 결승점을 향해 갈수록 둘의 간극은 좁혀졌고, 결국 결승점을 통과한 뒤 나온 계측에서 0.01초 차의 패배를 당했다.

 

강원도 정선의 고랭지 배추밭에서 스노보드를 타 ‘배추보이’라는 별명을 얻은 이상호는 4년 전인 평창 올림픽 4강전에서는 슬로베니아의 잔 코시르를 0.01초차로 제치면서 결승에 진출했다. 하지만 두번째 올림픽 8강전에서는 야속하게도 0.01초 차로 무너졌다.

 

스노보드 평행대회전은 일대일 스피드 대결이 묘미다. 담력과 정신력은 가장 중요하다. 스노보드의 양쪽 면 가운데 하나(에지)로 급경사를 회전하면서 내려가야 하는 만큼 무게중심을 잘 잡으면서 자연스럽게 미끄러져 나가야 한다. 이상호는 이 예민한 스노보드에서 기술적으로는 세계 최고 반열의 선수로 꼽힌다. 또 멘털도 강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평창겨울올림픽에서 이상호의 은메달 성취를 도왔던 이상헌 전 감독은 “스노보드에서는 30살을 넘어 전성기인 선수들이 많다. 이상호는 실력 면에서 최정상급이다. 앞으로도 기회는 더 있다”고 말했다.

 

한편 팀 동료이자 주장 김상겸(33·하이원)은 이날 1차 시기에 삐끗해 블루코스 14위(42초40)로 들어왔고, 2차 레드코스에서 41초41로 당겼으나 1~2차 합계 24위로 16강에 오르지 못했고, 여자부의 정해림(27·경기도스키협회) 역시 1~2차 합계 18위로 결선에 나서지 못했다. 김창금 기자

 

중국텃세 과하다… 쇼트트랙 최강 한국선수들 잇단 실격

황대헌 중국 선수들 제치던 이순간…‘황당 실격’ 판정

남자 쇼트트랙 황대헌·이준서 1000m서 애매한 판정에 실격

박장혁, 손가락 부상으로 기권…여 500m 최민정 ‘빙질’의 저주

 

윤홍근 선수단장, 8일 오전 10시 긴급 기자회견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 황대헌이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 사흘째인 7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탈 실내 경기장에서 열린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 경기에서 레이스를 펼치며 중국 리원룽(94번), 렌지웨이를 피해 인코스로 파고 들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애매한 판정과 ‘꽈당’… 우려했던 일이 모두 현실이 됐다.

 

쇼트트랙 국가대표팀이 7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쇼트트랙 경기에서 단 한개의 메달도 따지 못했다. 이날 에이스 최민정(24)과 황대헌(23)을 비롯해 이준서(22), 박장혁(24)이 경기에 나서 모두 고배를 마셨다. 문제는 단 한명의 선수도 정상적인 레이스를 펼친 뒤 얻은 결과로 탈락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남자부에선 판정이 문제가 됐다. 남자부 1000m에 출전한 황대헌과 이준서가 모두 준결승에서 반칙 판정을 받아 탈락했기 때문이다. 개막 전부터 “옷깃만 스쳐도 반칙패를 당할 수 있다”(대표팀 곽윤기)는 경계심이 있었는데, 설마 했던 일이 현실이 된 것이다.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 박장혁이 7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준결승 1조 경기에서 충돌로 부상을 입어 왼 손에 피를 흘리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가장 억울할 만한 선수는 1000m 세계 2위 황대헌이었다. 황대헌은 준결승 1조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하지만 경기 뒤 심판 판정으로 페널티를 받으며 탈락했다. 레인변경 반칙을 범했다는 판정이었다.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 황대헌이 7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 1조 경기에서 역주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이날 중국 선수 2명(리원룽, 런쯔웨이)과 함께 경기를 펼친 황대헌은 초반 3위로 질주를 시작하며 앞에 선 중국 선수들의 집중 견제를 받았다. 같은 조에 속한 박장혁이 손가락 부상으로 기권한 터라, 더욱 어려움이 컸다.

 

하지만 황대헌은 이날 경기 막판 부드러운 움직임과 함께 중국 선수 2명을 모두 제치며 선두로 치고 나갔다. 이후 황대헌은 안정적으로 선두를 유지했고,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러나 경기가 끝난 뒤 심판들의 논의가 길어졌고, 황대헌은 레인변경 반칙을 범했다는 이유로 페널티를 받아 탈락했다.

 

준결승 2조 1000m에서도 페널티로 경기 결과가 바뀌었다. 2조 경기에 나선 이준서는 최종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심판진은 이번에도 그가 레인변경 반칙을 저질렀다고 판단했다. 황대헌과 이준서는 이날 경기 뒤 인터뷰도 거절하고 돌아갔다.

 

남자 선수들에 앞서 최민정을 울린 것은 혼성 계주에서도 문제가 됐던 빙질이었다. 최민정은 이날 여자부 500m 준준결승 3조 경기에서 1분04초96을 기록해 4위로 들어와 탈락했다.

 

이날 최민정은 두 바퀴째에서 선두권 진입을 노리던 중 넘어지며 뒤로 처졌다. 최민정이 넘어진 코너 구간은 훈련 때 다른 쇼트트랙 선수들도 여러차례 넘어졌던 ‘마의 구간’이다. 최민정은 손으로 빙판을 강하게 치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최민정은 경기 뒤 “빙질에는 문제가 없었던 것 같다. 체크를 좀 해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장에선 최민정 외에도 많은 선수들이 빙판의 저주에 눈물을 흘렸다. 4∼5명이 레이스를 벌이는 대부분의 경기에서 1∼2명이 넘어졌고, 심할 땐 3명까지 넘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특히 양쪽 끝 코너 ‘마의 구간’이 문제였다. 이들 코스는 훈련 때도 많은 선수가 넘어졌던 곳인데, 이날 경기에서도 대부분의 선수가 이 두곳에서 넘어졌다. 쇼트트랙 경기에서 선수가 넘어지는 건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지만, 이처럼 많은 선수가 같은 구간에서 넘어지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다. 남은 경기가 많은 만큼 앞으로도 주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윤홍근 선수단장은 쇼트트랙 선수들이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탈락한 상황 등과 관련해 8일 오전 10시 메인 미디어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연다고 대한체육회가 밝혔다. 황대헌, 이준서, 박장혁은 9일 남자 1500m 예선에 다시 나서며, 최민정은 같은 날 1000m 예선을 치른다. 베이징/이준희 기자

 

탈락 뒤 울먹인 최민정 “한국 500m의 힘 보여주고 싶었는데”

 

최민정이 7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쇼트트랙 여자부 준준결승 3조 경기에서 넘어진 뒤 아쉬워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쇼트트랙 최민정(24)이 500m 탈락 뒤 아쉬움을 내비쳤다.

 

최민정은 7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쇼트트랙 여자부 준준결승 3조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준비가 잘됐다고 생각했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못해서 아쉽다. 1000m와 3000m가 남아있다. 속도나 컨디션은 이상 없어서 다음 종목 준비를 잘하겠다”고 했다.

 

최민정은 이날 경기 도중 접촉 없이 넘어지며 4위로 결승선을 통과해 탈락했다. 최민정은 “초반에 괜찮았는데 타다가 넘어졌다. 빙질에는 문제가 없었던 것 같다. 체크를 좀 해봐야할 것 같다”고 했다.

 

500m가 주 종목은 아니지만, 최민정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취재진이 한국 여자 500m가 약하다는 인식을 깨고 싶었던 것이냐고 묻자 최민정은 울먹이며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주변에서도 많이 도와주셨는데 아쉽다”고 했다.

 

한편 이날 남자부 1000m 준준결승에 나선 박장혁(24)은 레이스 도중 넘어진 이탈리아 피에트로 시겔에 걸려 함께 넘어졌다. 박장혁은 한동안 경기장에서 일어서지 못했고, 들것에 실려나가기도 했다. 왼쫀 손가락 위쪽이 찢어진 박장혁은 이날 심판판정으로 구제를 받아 준결승에 올랐지만, 부상으로 기권했다. 베이징/이준희 기자

 

성화 주자에 일부러 신장 출신을?…“공격적 행위” 비판 이어져

 

중 위구르족 20대 디니거얼 등장에

중국 내부 반기지만 미국 등은 ‘비판’

“세계적 압력에 대한 시진핑의 저항”

 

4일 중국 베이징 국가체육장에서 열린 베이징 겨울올림픽 개막식에서 디니거얼 이라무장(21·왼쪽)과 자오쟈원(21)이 성화를 점화하고 있다. 베이징/타스 연합뉴스

 

중국이 베이징 겨울올림픽의 성화 점화 주자로 신장위구르 자치구 출신 선수를 내세운 데 대한 후폭풍이 그치지 않고 있다. 위그르족 인권 침해 논란으로 서방 국가들과 극심한 마찰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일부러 신장 지역 선수를 선택해 올림픽의 의의를 흐리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 4일 올림픽 개막식의 성화 점화 주자는 위구르족으로 신장 알타이 출신의 크로스컨트리 스키 선수 디니거얼 이라무장(21)과 한족으로 산시성 타이 위안 출신 스키점프 선수인 자오쟈원(21)이었다.

 

특히 위구르족으로 무명에 가까운 디니거얼이 최종 성화 주자로 나서자 중국에서도 의아하게 생각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디니거얼은 개막식 다음 날 치러진 크로스컨트리 스키 경기에서 65명 중 43위에 그치는 등 실력도 월등한 편이 아니었다.

 

디니거얼의 고향 알타이는 1년에 6개월 이상 눈이 오는 곳으로, 1만년 전 구석기 시대에 그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스키 타는 모습의 벽화가 발견되는 등 스키의 발상지로도 알려져 있다. 디니거얼의 아버지 역시 크로스컨트리 스키 선수 출신으로, 디니거얼은 아버지의 지도를 받았다.

 

중국 내에서는 긍정적인 반응이 많았다. ‘미래를 향해’라는 올림픽 개막식 구호에 맞춰 높은 연령대에서 낮은 연령대로 성화가 전달됐는데, 20대이자 소수 민족인 디니거얼이 최종 점화 주자로 뽑힌 게 이상할 게 없다는 것이다. 베이징에서 3000㎞ 떨어진 디니거얼의 고향 알타이에서는 그의 엄마가 “국가가 중요한 임무를 딸에게 맡겨 너무 감사하다. 딸은 잘해낼 것”이라고 말했다고 중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그러나 미국, 영국 등 일부 서방 국가들은 최종 성화 주자 선정에 정치적 의도가 깔렸다고 보고 있다. 미국, 영국, 오스트레일리아 등이 신장 지역의 인권문제를 이유로 이번 대회를 외교적으로 ‘보이콧’했는데, 이에 대한 중국의 대응이라는 것이다. 미 <엔비시>(NBC) 방송의 앵커 서배너 거스리는 “위구르족 선수를 선택한 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뜻”이라며 “미국을 포함한 서방 국가들이 위구르족 집단 학살을 주장하는 것에 대해 맞대응이다. 매우 도발적”이라고 말했다.

 

해외에 있는 위구르족 단체는 “널리 알려진 운동선수가 아닌 디니거얼을 선택하고 그녀를 중국 다수인 한족 남자 선수와 함께 성화 주자로 결정한 것은 세계적 압력에 대한 시진핑의 저항 행위로 해석된다”며 “공격적”이라고 비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1949년 중국 인민해방군이 신장에 진주한 뒤 중국 전체 영토의 6분의 1에 달하는 지역이 중국 땅이 됐다. 중국은 이곳을 신장위구르 자치구로 지정해 관리해 왔지만 분리 독립 투쟁이 지속됐다. 특히 2009년 위구르인들의 반한족 시위로 촉발된 민족 간 유혈 충돌 이후 중국 정부의 억압 강도가 세졌다.

 

유엔(UN) 등 국제기구는 전체 위구르인의 10%에 달하는 100만명의 위구르인이 강제 수용소에 수감돼 있는 것으로 추정하며, 신장 지역에 위구르인 비율을 줄이기 위해 위구르 여성에 대해 강제 임신중지 정책 등을 펴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는 “전혀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비판하며 신장 지역의 경제 발전 등을 홍보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최현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