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전광훈 이틀 연속 압수수색
신혜식·손상대 등 유튜버로도 수사 확대

 

 
 
전광훈 목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심판 10차 변론기일이 열린 지난 2월20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열린 탄핵 반대 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영원 기자 
 

경찰이 서울서부지법 폭동 사태 배후 의혹을 받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에 대해 이틀 연속 압수수색에 나섰다. 경찰은 전 목사를 정점으로 하부에 ‘최측근’, ‘행동대원’ 격인 유튜버들이 지시·명령 관계를 형성해 폭동을 조직적으로 선동한 것으로 보고, 12·3 내란사태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를 표방했던 주요 유튜버 전반으로 수사 범위를 넓히고 있다.

 

서울경찰청 안보수사대는 6일 사랑제일교회 쪽이 접견실 용도로 활용한다는 서울 성북구 사무실의 금고를 확인하기 위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이 금고는 전날 압수수색 과정에서 발견됐지만, 비밀번호를 몰라 열 수 없었고, 경찰은 영장을 다시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사랑제일교회 쪽은 “해당 금고는 새 금고로 사용한 적이 없다. 아무 물품이 없다”고 설명했다.

 

전 목사의 서부지법 폭동 개입 의혹으로 시작된 경찰 수사는 내란 사태 이후 윤 전 대통령 지지를 앞세우며 세를 키운 주요 유튜버 전반으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전날 압수수색을 받은 피의자 면면을 보더라도 이를 짐작할 수 있다. 신혜식 신의한수 대표와 손상대 손상대티브이(TV) 대표, 배인규 남성연대 대표, 김수열 일파만파 대표 등 전 목사를 포함해 모두 7명이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경찰은 이들이 전 목사를 중심으로 명령 체계를 구축해 조직적으로 서부지법 폭동에 가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윤 전 대통령 구속심사 당일 전 목사의 지시에 따라 집회를 준비하고, 구속영장이 발부될 경우와 시점에 맞춰 지지자들의 폭력 행동을 조장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압수수색 영장에 “(전 목사가) 신혜식 등 최측근에게 지시하는 명령이 결국 (서부지법에 난입한 특임전도사) 이아무개, 윤아무개 등 ‘행동대원’ 격 사람들에게 전달되도록 하는 지시·명령 하달 계통을 구축한 뒤, 법원을 상대로 한 폭력을 수반한 위력 행사를 하도록 미리 지시·명령했다”고 적었다.

 

실제 지난 1월18일 전 목사는 광화문에서, 신 대표 등은 서부지법 앞에서 각자 집회를 주도했는데, 신 대표는 무대에 올라 “전광훈 목사님이 오늘 국민저항권을 발동한다”, “오늘 이렇게 준비한 것도 어젯밤부터 비밀리에 준비한 것”이라고 하며 사전 공모가 있었음을 암시했다. 같은 날 전 목사는 광화문 집회에서 “국민저항권이 완성됐다”며 집회 참여자들을 서부지법 쪽으로 유도했다. 서부지법에 난입한 이들 상당수는 경찰 조사 등에서 ‘국민저항권이라는 말을 듣고 법원 난입을 정당한 권리 행사로 알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경찰은 전 목사가 신 대표를 통해 “우파 스피커 역할을 하는 중간 유튜버들”을 금전적으로 관리한 정황도 포착했다. 서부지법 난입으로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사랑제일교회 특임전도사 이아무개씨의 은행 계좌 입금 내역에서, 지난해 12월11일 신 대표가 이씨에게 200만원을 입금한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경찰은 이 돈의 출처를 전 목사 쪽으로 의심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 4월부터 이들의 통신 내역을 광범위하게 분석해 전 목사와 신 대표 등이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었다는 잠정 결론을 내렸다. 실제 신혜식 대표의 통화 내역 1~25위에는 전 목사와 함께 수사 선상에 오른 측근 유튜버들이 다수 올라 있다. 신 대표는 이날 한겨레에 “영장 내용은 전부 다 추정이다.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 정인선  장종우 기자 >

 

김건희 면죄부 결정에 “부패 방지에 바친 한평생이 부정당했다” 유서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6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지난해 8월 주검으로 발견된 국민권익위원회 김아무개(당시 51살) 부패방지국장 직무대리가 숨지기 직전까지 ‘김건희 명품 가방 수수 사건’에 대한 권익위의 종결 처분 때문에 심적 고통을 겪은 사실이 6일 한겨레 보도로 드러나자 정치권이 일제히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고 나섰다.

 

권익위원장을 지낸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권익위의 강직한 부패 방지 업무 공직자로서 평생을 살아온 고인을 극단적인 선택으로 내몬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들에게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는 후안무치한 유철환 (권익)위원장은 특검 수사를 기다리지 말고 지금이라도 자진 사퇴하는 것이 순리”라고 밝혔다.

 

지난해 8월8일 세종시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김아무개 국민권익위원회 부패방지국장 직무대리가 카카오톡 ‘나와의 채팅’에 남긴 유서 일부. 유족 제공
 

김선민 조국혁신당 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정성호 법무부 장관을 예방한 자리에서 “김 국장의 죽음은 국가가 저지른 중대 범죄”라며 “이런 비극적 죽음이 반복되지 않도록 철저한 조사와 수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성규 진보당 대변인도 “한겨레가 보도한 고인의 유서는 권력의 앞잡이로 전락한 권익위가 어떻게 무고한 직원의 생명마저 앗아갔는지 똑똑히 보여준다”며 “유철환 위원장을 비롯해 전 정권에 부역한 책임자들의 반성과 사죄도 없는 그 파렴치함을 반드시 심판해야 한다”고 논평했다.

 

다만 한겨레가 접촉한 권익위 직원들은 말을 아꼈다. 한 과장급 직원은 통화에서 “한겨레 보도를 보고 직원들 대부분 안타까워하고 슬퍼한다”면서도 “다만 위원장 등 전 정부 인사들이 그대로 남아 있어 공개적으로 말하기 어려운 분위기”라고 전했다.

 

한겨레가 지난 5일 확보한 김 국장의 지난해 8월7일 카카오톡 메시지에는 “가방 건과 관련된 여파가 너무 크다” “제 잘못은 목숨으로 치르려 한다” “나 하나로 위원회에 대한 정치적 공세와 비난이 없어지길 절실히 기원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김 국장은 이 메시지를 작성한 다음날 오전, 집에서 주검으로 발견됐다.                                < 김채운 기자 >

 

권익위 국장 유서…김건희 명품백 ‘면죄’ 괴로워했다

카톡에 남겼던 글, 유족이 1주기 앞 공개
“부패 방지에 바친 한평생이 부정당했다”
“반부패 법률의 정치적 악용 그만두어야”

 
지난해 8월8일 세종시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김아무개 전 국민권익위원회 부패방지국장 직무대리가 카카오톡 ‘나와의 채팅’에 남긴 유서 일부. 김 전 국장 유족 제공
 

지난해 8월 주검으로 발견된 김아무개(당시 51살) 국민권익위원회 부패방지국장 직무대리는 숨지기 직전까지 ‘김건희 명품 가방(디오르) 수수 사건’에 대한 권익위의 종결 처리 때문에 심적 고통을 겪었던 것으로 한겨레 취재 결과 확인됐다.

 

해당 사건의 실무 책임자였던 고인은 유서 형식으로 남긴 카카오톡 메시지에 “왜 제가 이런 상황까지 왔는지 아직도 이해가 안 간다”, “법 문언도 중요하지만 상식에 어긋나지 않는 처리도 중요하다”, “반부패 법률의 정치적 악용은 그만두어야 한다”는 등의 글을 남겼다. 사건 처리 과정에서 겪은 괴로움과 자책, 억울함 등을 토로한 것으로 보인다. 

 

죽음 9일 전 카톡방 만들어…“가방 건 여파 너무 크다”

 

5일 한겨레가 유족을 통해 확보한 김 전 국장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면, 그는 숨진 채 발견되기 9일 전인 지난해 7월30일부터 8월7일까지 해당 앱의 ‘나와의 채팅’ 기능을 활용해 ‘김○○ 남기는 글입니다’라는 제목의 대화방을 만들어 모두 26개의 글을 작성했다. 이 가운데 7개는 가족과 동료들에게 고마움과 미안함 등을 전하는 내용이었고, 나머지 19개에는 권익위의 명품 가방 수수 사건 종결 처리와 부패 방지 제도 등에 대한 자신의 생각, 아쉬움, 억울함, 당부 등을 적어놓았다. 김 전 국장은 이 메시지들을 실제로 발송하지는 않았다.

 

김 전 국장이 대화방을 만든 것은 권익위 전원위원회가 김 여사 명품 가방 수수 사건에 대해 ‘법률 위반 사항이 없다’며 종결 처리한 지 50일이 지난 2024년 7월30일이다. 그는 같은 날 ‘윤석열 대통령이 김건희씨의 명품 가방 수수 사실을 감독기관 등에 신고하지 않았다’고 보도한 한겨레 단독 기사 링크를 첫 메시지로 올렸다.

 

이어 사흘 뒤인 8월2일 김 전 국장은 대화방에 아내와 자식, 동료 등에게 남기는 작별 인사를 올린 뒤 명품 가방 수수 사건과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메시지를 집중해서 올린다. “가방 건 외의 사건들은 최선의 결과가 나왔다고 저도 자부합니다”라는 메시지를 시작으로 “5개 반부패 법률의 정치적 악용은 그만두어야 합니다. 이 소중한 제도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게 아닌지 모두 생각하고 고민해주십시오”, “기계적 평등이 아니라 가진 자와 권력자에겐 더 엄격하고 약자에겐 좀 더 인간적인 모습을 보이는 법률의 적용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라는 메시지였다.

 

김 전 국장은 숨지기 하루 전인 8월7일 마지막으로 메시지 6개를 올렸다. 그는 “가방 건과 관련된 여파가 너무 크네요. 제 잘못은 목숨으로 치르려 합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 방법뿐이고요. 왜 제가 이런 상황까지 왔는지 아직도 이해가 안 됩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어쭙잖은 정의감과 무능이 모든 걸 망쳐버렸다. 나 하나로 위원회에 대한 정치적 공세와 비난이 없어지길 절실히 기원합니다”라고 썼다. 김 국장은 이 메시지를 작성한 다음날 오전, 집에서 주검으로 발견됐다.

 

지난해 8월9일 오후 세종시 도담동 세종충남대병원 쉴낙원장례식장에 마련된 김아무개 국민권익위원회 부패방지국장 직무대리 빈소 모습. 김채운 기자
 

‘권익위, 명품 백 종결’에 도의적 책임·자책 느낀 듯

 

 김 전 국장은 명품 가방 사건을 종결 처리한 전원위의 결정에 동의하지 않았음에도 실무 책임자이자 부패 방지 전문가로서 도의적 책임감과 자책감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2004년부터 20년간 권익위에서 일해온 김 전 국장은 지난해 3월 부패방지국장 직무대리 발령을 받았고, 석달 뒤인 6월 이미 법정 처리 기한(최장 90일)을 넘긴 명품 가방 수수 사건을 권익위 전원위 안건으로 올렸다. 당시 윤 대통령 부부의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가 큰 논란이 됐던 만큼, 김 전 국장은 전원위가 이 사건을 수사기관에 넘길 것으로 예상했다고 한다.

 

그러나 법 위반 사항이 없다며 사건이 ‘종결’되자 김 전 국장은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그 뒤 김 전 국장은 밥도 거의 먹지 않고 하루 종일 방에 틀어박혀 자책하고 괴로워했다. 그는 가족에게 “이 사건이 종결 처리될 줄은 몰랐다”, “부패 방지 분야에 한평생을 바쳐온 내 과거가 다 부정당했다”는 등의 이야기를 지속해서 털어놨다. 무엇보다 김 전 국장은 당시 국회에 끊임없이 불려 다니면서, 자신의 견해와 상반된 결정을 실무 책임자로서 옹호해야 했던 것에 대한 스트레스가 컸다고 한다.

 

결국 김 전 국장은 실무 책임자인 자신이 목숨을 끊음으로써 사건 처리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결론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그는 메시지에 “최종 책임은 결정을 한 (전원)위원회와 실무 책임을 진 저에게 있음을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나 하나로 위원회에 대한 정치적 공세와 비난이 없어지길 절실히 기원합니다”라며, 동료들에게 “위원회의 이러한 상황이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현직자와 지금은 나가신 분들 모두 차분히 고민하여주십시오. 이것이 저의 마지막 부탁입니다”라는 말을 남겼다.

 

유족은 김 전 국장이 숨진 뒤 그의 휴대전화에서 해당 메시지를 발견했지만, 불필요한 정치적 논란을 피하기 위해 공개를 보류해왔다고 설명했다.               < 김채운 기자 >

 

지난해 8월8일 세종시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김아무개 전 국민권익위원회 부패방지국장 직무대리가 카카오톡 ‘나와의 채팅’에 남긴 유서 전문(가족·지인들에게 남긴 개인적 메시지는 편집). 김 전 국장 유족 제공

 

 

정성호 법무, 서울구치소에 특검 체포영장 집행에 적극 협조 지시

 

                                 

김건희 씨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오는 7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을 하기로 했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 1일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했지만 윤 전 대통령이 속옷 차림으로 버티면서 실패했다.

특검팀은 7일 오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윤 전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다. 특검팀은 지난 1일 1차 체포영장 집행이 무산된 직후 “다음번엔 물리력 행사를 포함해 체포영장 집행을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6일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금일(6일) 서울구치소에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고 공정한 법집행이 이뤄지도록, 특검의 체포영장 집행 업무에 적극 협조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 유선희 기자 >

 
 

 

 

특검 지각출두 포토라인 서서 "국민께 죄송하다" 
검은색 정장 차림에 머리 손질 받은 모양새

시민들 김 씨 향해 "구속" "주가로 인생 망해"

특검 부장검사 투입…'도이치모터스' 조사 시작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법사 이권 개입 등 조사

정치권 "아무 것도 아니라는 자가 뇌물을 받냐"
"특검팀, 조사 종료 즉시 김건희 체포·구속해야"

 

윤석열 전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6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민중기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5.8.6. 연합
 

대통령 위에 군림했다는 의미에서 '브이아이피 제로'(VIP 0)라고 불린 김건희(53) 씨가 민중기 특별검사팀(김건희 특검팀) 사무실에 소환됐다. 전임 정권 시절 법비들의 비호 아래 사실상 수사를 무마하고, 황제 특혜를 받았던 김건희 씨가 수사를 위해 소환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도이치모터스 및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 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 건진법사와 연루된 통일교 샤넬백·다이아몬드 목걸이 청탁 의혹, 공천개입 및 국정농단 의혹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김 씨는 포토라인에 서면서 "국민들께 죄송하다"했다. 시민들은 김 씨를 향해 "김건희를 구속하라"고 욕설섞인 말을 토해냈다. 특검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시작으로 명태균 공천개입, 건진법사 이권 개입 등 순으로 추궁할 계획이다.

 

또…연출한 듯한 김건희 옷차림, 머리, 화장

 

앞서 김건희 특검팀은 김건희 씨 쪽에 6일 오전 10시까지 서울시 종로구 케에티(KT) 광화문빌딩 웨스트(west)에 마련된 특검팀 사무실에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전·현직 대통령 부인 중 피의자로 공개 출석해서 수사를 받는 것은 김 씨가 처음이다.

 

김 씨는 이날 오전 9시 30분쯤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자택에서 출발해 특검팀 사무실로 도착했다. 당초 소환 통보한 시간 오전 10시지만, 김 씨는 10분 늦은 10시 10분에 도착했다. 김 씨가 차에서 내리자 특검팀 사무실 앞에 모여있었던 시민들은 "김건희 구속하라"고 외쳤다. 한 시민은 김 씨를 향해 "내 인생은 주가가 떨어져 망했다"는 한탄 섞인 소리도 쏟아냈다. "×××아"라며 김 씨를 향한 욕설도 들렸다.

 

김 씨는 흰 블라우스와 검은 정장 차림에 머리를 한 갈래로 묶었다. 특검에 소환 조사를 하는 상황에 머리 손질까지 받은 모양새였다. 김 씨의 한 갈래로 묶은 머리는 외형상 간단하게 손질한 것처럼 보이지만, 김 씨가 하고 온 뒤통수를 띄우는 방식은 전문가가 만져준 것으로  추측된다. 화장기가 거의 없는 얼굴로 나타난 김 씨는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약간 숙인 채 건물 앞 도로에서 하차해 출입문으로 들어갔다. 손에는 검정색 가방이 들려 있었다. 유정화·채명성·최지우 변호사가 김 씨의 뒤를 따랐다.

 

윤석열 전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6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민중기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며 발언하고 있다. 2025.8.6. 연합

 

김 씨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청사 2층으로 올라가 취재진 앞에 서서 입장을 밝혔다. 한때 'VIP 0' '상왕' 등으로 불린 그는 "국민 여러분께 저같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심려를 끼쳐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조사 잘 받고 나오겠다"고 했다. 김 씨의 목소리도 평소 정치인이나 기자들과 통화할 때와 달리 매우 작았다. 지난 2021년 윤석열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였을 때 자신의 허위 이력 논란에 사과했던 모습을 연상케하는 모습이었다.

 

김 씨는 취재진이 "국민에게 더 할 말은 없나" "명품 목걸이와 명품백은 왜 받은 건가" "해외 순방에 가짜 목걸이를 차고 간 이유가 있나" "도이치 주가조작을 미리 알고 있었나" 등의 질문을 했지만, 김 씨는 "죄송하다"고 말한 후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특검팀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오전 11시 59분 조사를 종료하고 점심 식사 후 오후 1시에 재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씨 측이 영상 기록을 남기는 것에 동의하지 않아 조사는 영상 녹화 없이 이뤄졌다. 김 씨는 경호처 직원들이 미리 준비한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은 것으로 파악됐다. 오전 조사에서는 김 씨의 인적 사항을 비롯한 기본 정보에 관한 신문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부장검사급 인력이 투입됐고, 김 씨 측에선 유정화·채명성·최지우 변호사가 입회했다. 특검팀은 맨 처음 한문혁(사법연수원 36기) 서울동부지검 형사5부장검사를 대면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대한 질문부터 받기 시작했다. 이어 명태균 공천 개입 의혹 및 공짜 여론조사 의혹, 건진법사 이권 개입 및 통일교 청탁 로비 사건 등 순으로 김 씨를 추궁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부장검사는 특검 출범 전부터 서울 고검 재수사팀에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수사한 인물이다.

 

이날 조사 종료 시각은 정해지지 않았다. 일부 오후 6시에 조사가 마무리될 수 있다는 말이 나왔지만 특검팀은 "사실이 아니다"고 했다. 문홍주 특검보는 이날 오후 언론 브리핑에서 "현재 조사가 절반을 약간 넘은 상황"이라면서도 "예상보다 길어질 가능성도 있어 언제까지 (조사가) 이뤄질지는 말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김 씨의 조사 상황에 대해선 "진술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진술하고 있다"며 "저희는 피의자로 호칭하며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2차 소환 여부에 대해서도 "오늘 조사가 끝나지 않은 상황이라 알려드리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아무 것도 아닌자가 비화폰 쓰며 뇌물받냐"

"특검팀은 조사 종료 즉시 김건희 체포하라"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6일 서울 종로구 민중기 김건희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5.8.6. 연합

 

한편 정치권에선 김건희 씨 소환이 이뤄지자 특검에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라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문금주 원내대변인은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브리핑을 갖고 "V0로 불리며 공동정권인 양 국정을 농단했던 김건희는 '저 같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심려를 끼쳐서 죄송하다'라고 밝혔다. 헛웃음만 나온다"며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남편의 권력만 믿고 저질러놓은 상상초월의 범죄들을 되돌아보라"고 질타했다.

 

문 원내대변인은 "이제 대통령 권력과 검찰권을 이용해 지금까지 미뤄온 업보를 치러야 할 시간이 도래했다. 황제 조사 같은 특혜 요구나 체포와 구속을 피하기 위한 법꾸라지 행태는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이라며 "특검은 어떤 특혜도 예우도 없을 것이라고 천명한만큼 김건희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하길 촉구한다. 국민께서 특검의 수사 성과와 김건희 구속 소식을 목놓아 기다리고 계신다"고 했다.

 

조국혁신당 박병언 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오늘 전직 대통령 부인 김건희가 특검에 출석하며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말했다. 지난 정부에서 대통령을 제치고 V0으로 불렸다는 김건희는, 검찰 출석의 첫 진술로 나는 V0가 아니라는 거짓말부터 시작했다"며 "김건희가 증거인멸의 우려가 높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김건희에게 특혜를 부여하지 않는다는 특별검사팀의 입장에 따른다면, 증거인멸과 중형의 선고가능성이 확실한 김건희에 대해서는 오늘 조사 종료시점에서 체포 및 구속영장의 집행이 필요하다"면서 "국민의 뜻에 따라 정해져야 할 민주주의 제도를 음모를 통해 훼손하고 사익을 추구해 온 범죄혐의자에 대해, 내일 오전 체포·구속되었다는 반가운 소식을 접하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진보당 정혜경 원내대변인은 "'아무것도 아닌자'가 도이치모터스‧삼부토건 주가를 조작했고, 코바나컨텐츠 뇌물성 기업협찬을 받았고, 명품가방과 목걸이를 받았고, 국정에 개입했고, 공천에 개입했고, 인사에 개입했고, 서울양평 고속도로를 휘게 만들고, A급 비화폰을 썼고, 마포대교를 순시했고, 비상계엄 내란사태 유발에도 관여했다"며 "이렇듯 열거하기조차 어려운 특대형 범죄를 밥 먹듯 저질러 놓고도 '아무것도 아닌자'는 불가촉의 성역이었다"고 탄식했다.

 

정 원내대변인은 "김건희는 내란정권의 '시작과 끝'이었다. 그동안 누린 상상초월의 특혜와 광범한 증거인멸, 김건희 관계자들의 도피행각 등을 고려할 때 오늘 체포 및 구속수사해야 마땅하다. 향후 특검연장 및 김건희 특검법 재발의까지 염두하여, 김건희 관련 모든 범죄를 남김없이 밝혀내고, 연루된 모든 자들을 처벌해야 한다"며 "윤석열·김건희 부부를 철저히 단죄하는 것이 망가진 법치와 민주주의 회복의 시작"이라고 했다.     <   김민주 기자  >

 

“저같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김건희에 “출석 때도 거짓말”

“구속 수사하라” 정치권 질타 쏟아져…국힘 송언석 “공정하게 수사하길”
MBC 논설위원 “권력형 범죄” SBS 기자 “목걸이 말 바꾸기 구속영장 검토”

 
 
▲김건희 씨가 6일 오전 특검 사무실에 출석하면서 자신을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라고 표현하며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사진=JTBC 영상 갈무리

 

김건희 씨가 전직 대통령 영부인 중 처음으로 공개 소환되면서 “저 같이 아무 것도 아닌 사람”으로 자신을 소개한 것을 두고 “아무것도 아닌 사람 혐의가 16개냐, 마지막 순간까지 거짓말”, “구속수사하라”라는 질타가 쏟아졌다. MBC는 이례적으로 논설위원 리포트를 통해 김 여사의 방대한 혐의가 전형적인 권력형 범죄라며 낱낱이 파헤쳐야 한다고 촉구했고, SBS 기자는 김 여사 측의 목걸이 말바꾸기를 사례로 들어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을 내다봤다.

 

문금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6일 브리핑에서 “저같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심려를 끼쳐서 죄송하다”라는 김 씨의 특검 출석 발언을 두고 “헛웃음만 나온다.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남편의 권력만 믿고 저질러놓은 상상 초월의 범죄들을 되돌아보라”라고 비판했다. 문 원내대변인은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왜 국정을 농단하고 공천에 개입하는 등 온갖 비리를 저질렀느냐”라고 반문하면서 “이제 대통령 권력과 검찰권을 이용해 지금까지 미뤄온 업보를 치러야 할 시간이 도래했다”고 했다. 

 

박병언 조국혁신당 대변인도 논평에서 “명품백을 수수하거나 주가를 조작하였다는 혐의를 받고 있으면서도, 사실관계를 바꾼 주장을 하고 있어 증거 인멸의 우려가 높다”라며 “특혜를 부여하지 않는다는 특검 입장에 따른다면, 증거인멸과 중형의 선고 가능성이 확실한 김건희에 대해서는 오늘 조사 종료 시점에서 체포 및 구속영장의 집행이 필요하다”라고 했다. 

 

▲김건희 씨가 6일 김건희 특검 사무실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

 

홍성규 진보당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김 씨 발언을 두고 “그 알량한 진심, 우리 국민 그 누구도, 조금도 느낄 수가 없다”라고 비판했다. 홍 대변인은 “국민의힘을 숙주 삼아 대통령 자리를 탐하던 바로 그때부터, 단 한 순간이라도 김건희가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었던 적이 있었느냐”라며 “특검의 이름 앞에 선명하게 박힌 ‘김건희’는 무엇이며, 그 특검법에 고르고 골라 명시된 무려 16가지의 혐의는 또 무엇이란 말이냐. 마지막 순간까지도 그야말로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질타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현안 기자회견에서 김 씨 소환 조사를 두고 “수사가 사실 관계에 확인이나 진실 확인을 위한 과정에서 필요한 거라면 그 정도 선에서는 충분히 있을 수 있다”라면서도 “수사와 이후 과정들이 정당하고 공정하게 진행되고 법과 절차에 맞게 진행이 되면 좋겠다”라고 했다. 

 

민중기 김건희 특별검사팀의 문홍주 특별검사보는 이날 오후 백브리핑에서 김 씨 조사 과정과 관련해 “호칭은 피의자로 통일했다”라며 “(김 씨가) 진술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진술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문 특검보는 “스스로 준비해 온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했고 저녁 조사가 예정된 것은 아니지만 이후 조사가 남아있기 때문에 저녁(식사)도 준비는 해온 것으로 안다”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전영우 MBC 논설위원은 지난 5일 밤 ‘뉴스데스크’ <켜켜이 쌓인 의혹들…‘성역’의 빗장 열리나>라는 3분20초 분량의 칼럼성 리포트에서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김건희 씨의 범죄 혐의는 그 규모와 다양성에 할 말을 잃게 만든다”라고 평가했다. 전 위원은 “김건희 씨의 방대한 혐의는 전형적인 권력형 범죄, 바로 그것”이라며 “그래서 특별검사는 주권자를 대신해 한 치의 의혹도 남지 않도록 범죄 혐의를 낱낱이 파헤쳐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MBC 논설위원이 이례적으로 지난 6일 뉴스데스크에서 3분20초 분량의 긴 리포트를 방송하고 있다. 사진=MBC 뉴스데스크 영상 갈무리

 

전연남 SBS 기자는 같은 날 ‘8뉴스’ 스튜디오에 출연해 곧바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수도 있느냐는 사공성근 앵커 질의에 “법조계 일각에서는 특검팀이 김 씨 대면 조사를 한 뒤 곧바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라며 “규명해야 할 의혹이 워낙 많다 보니 지금 김 씨 신병을 확보해야 앞으로 남은 넉 달 동안 다른 의혹을 규명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내다봤다. 

 

전 기자는 특검이 김 씨에 증거 인멸 혐의로 영장 청구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목걸이 관련 말 바꾸기를 사례로 들었다. 그는 “김 씨가 지난 2022년 6월 나토 순방에 나서며 재산 신고 없이 6000만 원대의 고가 목걸이를 착용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는데, 김 씨는 당초 지인에게 빌린 것이라고 하다가 지난 5월 검찰에는 모조품이었다고 말을 바꿨고, 지난달 특검팀이 해당 목걸이를 압수한 뒤 감정한 결과 실제로도 모조품인 것으로 드러났다”라고 전한 뒤 “특검팀은 해명이 계속 바뀌는 데다, 김 씨 측이 실제 정품 목걸이를 숨기고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해 바꿔치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라고 전했다.         < 조현호 기자 >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명태균 공천개입·건진법사 부정청탁·나토 순방 장신구·대선 경선 허위사실공표 의혹 등 혐의를 받고 있는 김건희(파면된 전직 대통령 윤석열의 아내)씨가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WEST(웨스트)에 마련된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 사무실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뒤 귀가하고 있다. ⓒ 유성호

 

윤석열(V1)보다 권력 실세로 불린 'V0' 김건희가 김건희 특검팀(민중기 특검) 소환 조사를 마치고 약 10시간 32분 만에 귀가했다.

김건희 특검팀은 6일 오전 10시 23분부터 도이치모터스·삼부토건 주가조작,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법사 이권 청탁 등 16가지 의혹을 받는 김건희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특검팀은 이날 "오후 5시 46분 조사가 종료됐고 곧 조서 열람 예정"이라고 6시 4분께 밝혔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명태균 공천개입·건진법사 부정청탁·나토 순방 장신구·대선 경선 허위사실공표 의혹 등 혐의를 받고 있는 김건희(파면된 전직 대통령 윤석열의 아내)씨가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WEST(웨스트)에 마련된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 사무실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뒤 귀가하고 있다. ⓒ 유성호


오후 8시 55분쯤 조사를 마친 김건희는 오전 출근길과 달리 안경을 착용했고 고개를 숙인 채 등장했다. 대기하던 취재진이 다가서자, 김건희의 변호인인 최지우 변호사는 "죄송하지만 (김건희) 건강이 안 좋으니 마이크를 자제해 달라"고 제지했다. 이어 "따로 준비한 입장이 있느냐"는 질문에 최 변호사는 재차 "아니다. (김건희) 건강이 매우 안 좋다"라고 막아섰다.

"어떤 점을 소명했는지", "진술도 (김건희가) 직접 했는지" 등 질문이 계속됐지만, 최 변호사는 답변을 피했고 김건희는 침묵으로 일관한 채 특검 사무실을 빠져나갔다.

현장 인근에는 오전 9시부터 집회를 열었던 김건희 지지자들이 자리를 지켰다. 이들은 김건희가 탄 차가 빠져나갈 출입구에서 성조기와 태극기를 흔들며 대기했다. 김건희가 탄 차가 사무실을 떠나자, 몇몇 참가자들은 "김건희 여사 힘내라"라고 외치기도 했다.

문홍주 특검보는 이날 오후 3시 정례 브리핑에서 "김건희씨에 대한 호칭은 피의자로 칭해 조사하고 있다. 현재 (김건희는) 진술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진술하고 있다"라며 "(김건희가) 특검, 특검보와 일체 대면하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이어 "2차 소환조사 등 다른 부분은 수사 관련한 부분이라 알려드리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명태균 공천개입·건진법사 부정청탁·나토 순방 장신구·대선 경선 허위사실공표 의혹 등 혐의를 받고 있는 김건희(파면된 전직 대통령 윤석열의 아내)씨가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WEST(웨스트)에 마련된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 사무실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뒤 귀가하고 있다. ⓒ 유성호


앞서 김건희는 소환예정 시각보다 10분 늦은 오전 10시 10분 서울 종로구 특검 사무실에 출석하며 건물 2층 포토라인에서 "나 같은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심려를 끼쳐서 진심으로 죄송하다"라고 말했다. 얼굴을 숙인 채 건물에 입장한 김건희는 "명품 목걸이를 왜 받았는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을 미리 알고 있었는지", "명태균과 왜 만나고 통화했는지"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입을 굳게 닫았다.                   < 이진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