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라루빈천문대 32억화소 사진 공개
7시간 관측으로 소행성 2천개 발견
10년간 밤하늘 전체 타임랩스 완성

 
 
베라루빈천문대가 7시간 남짓한 관측 시간 동안 촬영한 678장의 개별 사진을 합성해 완성한 사진의 일부. 지구에서 수천광년 떨어진 거리의 분홍빛 삼엽성운(오른쪽 위)과 석호성운이 선명하게 드러나 있다. 베라루빈천문대 제공

 

“사진을 확대해서 볼 때마다 새롭고 흥미로운 것들을 발견하게 된다.” (베라루빈천문대의 아웃리치 담당 클레어 힉스)

 

32억화소의 지상 최대 카메라를 갖춘 남미 안데스 산맥 기슭의 천체망원경 베라루빈천문가 관측 사진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미국 국립과학재단(NSF) 광적외선천문학연구소(NOIRLab)는 23일 오전 11시(한국시각 24일 0시)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역사적인 관측사진을 공개하는 행사를 열었다.

 

이날 공개한 사진엔 궁수자리에 있는 수천광년 거리의 성운 2개가 선명하게 드러나 있다. 삼엽성운과 석호성운이라는 이 두 성운은 별을 만들어내는 가스와 먼지 구름 덩어리다. 네가지 컬러 필터를 통해 7시간 동안 촬영한 678장의 사진을 합성한 것으로, 보름달 약 60개 크기에 해당하는 영역을 담고 있다. 푸른색 영역은 젊고 뜨거운 별에서 나오는 빛이고 분홍색 영역은 들뜬 수소 원자, 그 주변을 감싸고 있는 검은색 덩굴은 먼지 띠다. 루빈천문대 카메라에는 근자외선에서부터 근적외선에 이르는 빛(320~1050nm)을 포착하는 6개의 필터가 있다.

베라루빈천문대가 찍은 약 5500만광년 거리의 처녀자리은하단 일부. 베라루빈천문대 제공

 

한 번에 보름달 크기의 45배 영역 촬영

 

또 다른 사진은 5500만광년 거리에 있는 처녀자리 은하단 일부다. 5월 초 나흘 밤 동안 촬영한 사진에서 발췌한 것이다. 앞쪽엔 우리 은하의 별들이 밝게 빛나고 있고, 뒤쪽엔 우주 팽창과 함께 빠른 속도로 멀어져 가는 은하들이 있다. 푸른색 영역은 어린 별들이 있는 별 탄생 구역이다.

 

이날 공개된 각각의 사진은 망원경이 촬영한 전체 사진의 아주 작은 부분에 불과하다. 해발 2647m의 칠레 세로파촌산 정상에 자리한 베라루빈천문대는 역대 망원경 중 가장 큰 시야(3.5도)로 3일 밤마다 남반구에서 보이는 하늘 전체를 관측할 수 있다. 한 번에 관측하는 영역이 보름달 크기의 45배다. 허블우주망원경이 보름달 크기의 1%,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보름달 크기의 75%인 것과 비교하면 얼마나 큰 눈을 가졌는지 짐작이 간다.

 

천문대 건설 책임자인 젤코 이베지치 워싱턴대 교수(천문학)는 공개 행사에서 “루빈 천문대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천체 발견 기계”라며 “관측된 천체 수가 지구 인구 수를 처음으로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베라루빈천문대가 찍은 사진의 은하 앞쪽에 수많은 소행성들이 나타났다. 단 7일간의 관측으로 2104개의 새로운 소행성을 발견했다. 동영상 갈무리

 

10시간 관측에 수백만개 은하와 별 발견

 

천문대는 망원경의 이런 능력을 뒷받침해주는 소행성 발견 동영상도 함께 공개했다. 이베지치 박사는 “루빈이 단 7일간의 관측으로 2104개의 새로운 소행성을 발견했다”며 “이 가운데 7개는 지구 근접 소행성이고 나머지는 화성과 목성 사이의 주요 소행성대에 있다”고 설명했다. 루빈천문대만으로 2년 안에 수백만개의 새로운 소행성을 발견할 것으로 예상한다.

 

루빈천문대는 10시간 남짓한 시험 관측만으로 이미 수백만개의 은하와 우리 은하의 별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천문대는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은 소행성 발견을 통해 지구나 달에 충돌할 가능성이 있는 소행성을 식별함으로써 행성 방어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했다.

 

루빈천문대가 사진 하나를 찍고 다른 영역으로 넘어가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40초다. 이미지 데이터가 컴퓨터 서버로 전송되는 동안 350톤 무게의 망원경은 카메라의 시야를 다음 촬영 영역으로 돌린다. 이런 식으로 하룻밤에 20테라바이트(1테라=1조) 용량의 사진 약 1000장을 찍는다. 10년 동안 이런 일을 거의 매일 반복하고 나면 200만장 이상으로 이뤄진 ‘우주 10년 타임랩스’ 영상이 완성된다.

 

천문대는 “데이터 처리 과정에서 추가되는 것까지 합치면 관측이 끝날 무렵 루빈천문대는 약 500페타바이트(1페타=1000조)의 데이터를 생성할 것”이라며 “이는 인류 역사를 통틀어 모든 언어로 기록된 콘텐츠의 총량과 맞먹는 양”이라고 밝혔다.

 

타임랩스 영상엔 소행성에서부터 거대한 별과 은하에 이르기까지 가시광선으로 수집할 수 있는 모든 것이 담긴다. 특히 밤하늘을 빠르고 넓게 살펴보기 때문에 지금까지 놓치거나 관측하기 어려웠던 일시적인 천체 현상도 실시간에 가깝게 포착할 수 있다. 초신성 폭발, 감마선 폭발, 태양계 소행성들의 움직임 등 다양한 우주 현상을 고스란히 담아 알려준다.

 

산타크루즈 캘리포니아대 스티븐 리츠 박사(물리학)는 “이렇게 많은 물체들이 이렇게 깊이 있게, 한꺼번에 포착된 적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32억화소의 사진에 담긴 세부 사항은 컴퓨터 화면이나 신문 지면으로는 표현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천문대는 사람들이 직접 이미지를 확대하고 축소해서 볼 수 있는 앱 ‘스카이뷰어’를 개발했다.

해발 2647m 칠레 세로파촌산 정상에 자리한 베라루빈천문대 전경. 베라루빈천문대 제공

 

암흑물질 밝혀낼까…10월부터 본격 관측

 

천문학자들은 루빈천문대가 생산하는 엄청난 관측 데이터가 우주를 팽창시키는 암흑 에너지와 은하를 흩어지지 않게 묶어주는 암흑 물질을 밝히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천문대 명칭에 쓰인 ‘베라 루빈’은 1970년대에 암흑물질 단서를 포착한 여성 천문학자의 이름이다.

 

브라이언 스톤 국립과학재단 소장은 “루빈천문대는 역사상 모든 광학 망원경이 수집한 것보다 더 많은 우주 정보를 포착할 것”이라며 “이 놀라운 과학 시설을 통해 우리는 우주에 스며든 암흑 물질과 암흑 에너지를 포함한 수많은 우주의 미스터리를 탐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라루빈천문대는 망원경에 대한 마지막 미세 조정 작업을 마친 뒤 오는 10월부터 본격적인 관측 활동을 시작한다.

 

아이디어가 나온 지 30년, 건설이 시작된 지 10여년만에 완성된 베라루빈천문대는 미국 국립과학재단(NSF)과 미국 에너지부(DOE)가 공동으로 8억달러의 자금을 지원했다. 과학재단의 광적외선천문학연구소(NOIRLab)와 스탠퍼드대의 국립가속기연구소가 공동으로 운영한다.             < 곽노필 기자 > 

대통령실이 베트남전 피해생존자들과 직접 대면해 목소리 들은 것은 처음

 
 
한베평화재단을 비롯한 시민단체들이 모여있는 ‘베트남전쟁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위한 시민사회 네트워크’가 23일 오전 11시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실과의 면담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박찬희 기자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 피해 생존자들이 대통령실에 한국군의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 진실 규명을 촉구하는 청원서를 전달하고 면담을 진행했다. 대통령실이 베트남전 피해생존자들과 직접 대면해 목소리를 들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베평화재단을 비롯한 시민단체들이 모여있는 ‘베트남전쟁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위한 시민사회 네트워크’는 23일 오전 11시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에 한국을 방문한 두 민간인학살 피해생존자인 퐁니 마을 출신 응우옌티탄(65)씨와 하미 마을 출신 응우옌티탄(68)씨 등을 포함한 관계자들이 대통령실과의 면담을 마쳤다”고 밝혔다.

 

베트남전 민간인학살 국가배상소송 원고 쪽 대리인인 임재성 변호사는 “(면담에는) 경청통합수석실 관계자들 2명, 두 피해자,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참여했다”며 “1만명이 넘게 서명한 청원서 등을 대통령실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들은 새 정부에 베트남전 진상조사를 통한 학살 진실 인정, 국가배상소송 상고 취하, 조사기구 설립 등을 촉구하는 청원운동을 벌여 이날 기준 1만541명이 서명했다.

 

두 피해자는 대통령실과의 면담에서 △한국 정부가 베트남전의 진실을 규명하고 사과할 것 △퐁니 학살 사건에 대한 대법원 상고를 취하할 것 △한국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학살 자료들을 공개할 것 등을 요구했다. 임 변호사는 “대통령실 관계자는 개인적인 의견임을 전제로 ‘피해자들의 이야기에 인간적인 마음으로 공감한다’고 이야기했다”며 “또 ‘잘 정리해서 전달할 수 있도록 하겠다. 여러분들의 한이 해소될 수 있는 방안이 있을지 검토하고 노력해보겠다’라고 답변했다”고 전했다.

 

면담을 주도한 민 의원은 “한 번도 대통령실이 직접 피해자분들과 만난 적이 없었을 뿐더러 패소가 이어져 왔는데 이 역사적 사실에 대한 진실 규명의 첫장이 열릴 수도 있겠구나 하는 기대를 하게 된다”며 “국회에서는 관련 법안을 발의해서 베트남 전쟁에 대한 대한민국의 책임에 대해서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 함께 고민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피해자들도 기대감을 드러냈다. 퐁니 마을 출신 응우옌티탄씨는 “오늘 대통령실에서 두 행정관님의 말씀 들으니까 그분들이 저희의 아픔에 공감해주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며 “많이 고맙게 생각하고 희망을 품고 있다”고 말했다. 하미 마을 출신 응우예티탄씨도 “한국 정부가 하루빨리 과거의 진실을 인정해줬으면 좋겠다”며 “(면담한) 두 행정관이 우리의 아픔과 이야기에 공감을 표해줘서 많이 기쁘고 희망에 찬다”고 말했다.

 

한국군은 베트남전쟁기인 1964년부터 1973년까지 베트남에 32만명의 병력을 파병했고, 현재까지 1만명 이상의 민간인 희생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두 피해자는 어린 시절 고향인 꽝남성 퐁니와 하미마을에 진입한 한국군 해병대에 의해 참화를 겪고 기적적으로 살아났다. 피해자 1명은 베트남전 민간인학살 국가배상소송을 제기해 1·2심에서 승소하고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으며 다른 피해자는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에 진실규명을 신청했으나 각하돼 행정소송을 진행 중이다.  < 정봉비  박찬희 기자 >

 “정부가 납북자 문제 해결에 적극 노력을 해주리라 믿어”

 
 
납북자피해가족연합회 회원들이 지난해 10월24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북전단 살포 계획을 밝히고 있다. 연합
 

납북자가족단체가 대북전단 살포 중단을 검토하기로 했다.

 

최성룡 납북자피해가족연합회 대표는 24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어제(23일) 김남중 통일부 차관으로부터 납북자 문제와 관련한 위로 전화를 받았다”며 “가족들과 상의해 대북전단 살포를 중단할지 논의할 계획”이라고 했다.

 

납북자피해가족연합회는 납북 피해자 사진과 사연, 송환 요구 등이 담긴 대북전단을 풍선에 매달아 올해 4월27일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5월8일 강원도 철원군, 6월2일 파주시 모처에서 기습적으로 살포하는 등 대표적인 대북전단 살포 단체로 활동해왔다. 또한 정부 만류에도 최근 파주시 임진각 공개 살포를 예고하며 집회 신고를 하고 사전 답사까지한 상태였다.

 

다만 납북자피해가족연합회는 이번 정부 들어 대북전단 살포 중단 의사가 있다고 밝혀왔다.

 

윤석열 정부 당시 최 대표는 “보수정부는 안보, 북한 인권에 대한 말만 하지 실질적으로 하는 게 없기 때문에 가족들은 더는 정부에 의존하지 않고 계속 대북전단을 살포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재명 정부 들어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피해 가족을 위로하고 납북자 문제 해결 의지를 보인다면 대북전단 살포를 중단하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최 대표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이번 정부가 정동영 통일부 장관, 이종석 국정원장,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등 납북자 문제에 관심을 가져온 인사들을 외교·안보 분야에 기용한다는 생각을 하는 와중에 김남중 통일부 차관이 위로 연락을 해와 대북전단 살포 중단을 검토하기로 했다”며 “과거 노무현 정부가 납북자 문제 해결에 적극적이었던 만큼 이재명 정부도 노력을 해주리라 믿는다”고 했다.

 

납북자가족단체가 전단 살포 중단으로 입장을 바꿨지만 문제는 남아있다. 납북자가족단체와 달리 탈북민단체는 대북전단 살포 강행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항공안전법, 고압가스안전관리법 등을 이용해 전단 살포를 적극적으로 단속하고 법률 개정도 검토할 계획이다.               <  이준희 기자  >

숙명민주동문회 등의 제보로 2022년부터 조사에 착수…조사 3년 만에 결론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헌법재판소 파면 선고 후 7일만인 지난 4월11월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를 떠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숙명여대가 김건희 여사의 석사학위 취소 결정을 내렸다. 표절 조사를 시작한 지 3년 만이다.

 

숙명여대는 24일 “어제 교육대학원위원회를 개최하고 김건희(논문 수여 당시 김명신)의 교육대학원 석사학위 논문(‘파울 클레의 회화적 특성에 관한 연구’)에 대한 학위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숙명여대 연구진실성위원회는 지난주 교육대학원위원회에 김 여사 학위취소를 요청하기로 결론 내렸고 교육대학원위원회는 최종 취소를 결정했다. 숙명여대 교육대학원 학칙에서는 부정한 방법으로 학위를 받은 경우 교육대학원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학위수여 취소를 규정해놓았다. 숙명여대는 “이번 결정은 연구윤리 확립과 학문의 신뢰성 제고를 위해 내려진 판단”이라고 밝혔다.

 

앞서 숙명여대는 김 여사의 미술교육학 석사 논문(‘파울 클레의 회화의 특성에 관한 연구’)을 놓고 표절 논란이 일자, 숙명민주동문회 등의 제보를 받아 2022년부터 조사에 착수했다.        < 정봉비 기자 >

 

숙명여대 구성원 “김건희 논문표절 판정 73일…학위 취소하라”

 
유영주 숙명민주동문회장, 신동순 숙명여대 교수, 황다경 숙명여대 재학생 모임 ‘설화’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중구 충무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건희 여사의 논문 학위 취소를 촉구하고 있다. 최현수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숙명여자대학교 석사학위 논문이 표절로 최종 판정된 지 73일이 지났는데도 학교 쪽이 징계 계획을 내놓지 않자, 숙명여대 구성원들이 학위 취소를 촉구했다.

 

김 여사 논문표절을 제보했던 숙명민주동문회, 신동순 중어중문학부 교수와 숙명여대 재학생 모임 ‘설화’는 8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숙명여대와 문시연 총장은 당장 책임을 다하고 즉각적으로 김 여사의 석사 논문을 철회하며 학위를 취소하라”고 밝혔다.

 

앞서 숙명여대는 김 여사의 미술교육학 석사 논문(‘파울 클레의 회화의 특성에 관한 연구’)을 놓고 표절 논란이 일자, 숙명민주동문회 등의 제보를 받아 2022년부터 조사에 착수해 지난 2월 표절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표절 조사를 진행한 숙명여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연구윤리위)가 제보자 쪽에 보낸 조사결과를 보면, “인용표기가 꼭 필요한 부분에 대해 출처를 표시하지 않거나, 참고 문헌에서조차 원문 표기를 누락한 것은 90년대 말인 당시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사회적 통념과 학계의 보편적, 통상적 기준에 근거해 ‘표절’로 볼 수밖에 없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김 여사의 논문이 표절로 확정됐지만 숙명여대는 이날까지도 징계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 유영주 숙명민주동문회장은 기자회견에서 “표절 확정 이후 73일이 지났지만 학교는 무엇 때문인지 징계 계획을 전혀 발표하지 않고 있어 숙명여대 구성원들의 명예가 더럽혀지고 있다”면서 “숙명여대가 정치권의 눈치를 보며 의도적으로 지연하고 있다는 오해를 심어주는 건 불필요하다.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는 말로 당선된 문시연 총장은 반드시 약속을 지키라”고 말했다.

 

논문 표절 제보 당시 표절률을 검증했던 신동순 숙명여대 중어중문학부 교수는 “우리는 김건희씨 논문에 대해 2022년 8월 나흘간 검증했고 표절률 48.1%∼54.9% 결괏값을 내놨다”며 “표절률 50%가 넘는 김건희씨 논문 표절에는 학위취소가 원칙이다. 그것이 공정이고 상식“이라고 했다. 황다경 숙명여대 재학생 모임 ‘설화’ 대표도 “공정과 신뢰의 가치가 무너진 학교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은 없다. 더 이상 학생에게 부끄럽지 않은 학교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숙명여대 쪽은 표절 조사를 진행한 연구윤리위가 아직 징계 수위를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다. 연구윤리위가 김 여사의 논문 철회나 학위 취소 등 표절에 따른 제재 조처를 논의해 학교 쪽에 요청해야 숙명여대는 교육대학원 위원회를 열어 징계 사항에 대한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연구윤리위는 숙명여대 교수진, 외부 위원 등을 포함해 9명으로 구성돼 있다. 숙명여대 관계자는 한겨레에 “징계에 대한 여러 규정들을 연구윤리위가 검토하고 있는 단계다. 아직 결론에 이르지 못해 총장님도 보고받지 못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 고나린  최현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