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방산비리 수사, 몸통을 겨누라

● 칼럼 2014. 12. 4. 15:32 Posted by SisaHan
방위사업 비리 합동수사단’이 21일 출범했다. 검찰을 중심으로 국방부, 경찰청, 관세청, 금융감독원, 예금보험공사 등 분야별로 사정을 맡은 거의 모든 정부기관이 참여한 사상 최대 규모 수사단이다. 정부의 의지가 느껴지지만 의미있는 결과를 내려면 처음부터 방향을 잘 잡아야 한다.
합수단은 ‘방위산업체 비리’에 초점을 맞추려는 듯하다. 납품 계약과 관련한 기밀 유출과 뇌물 수수, 시험성적서·세금계산서 등의 위·변조와 허위자료 제출, 불법적 브로커 활동 등이 그것이다. 실제로 이런 비리는 손꼽기 어려울 정도로 만연해 있다. 최근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비리 의혹만 해도 31개 전력증강사업에서 47건에 이르며, 국방부도 이 가운데 다수에서 비리 가능성을 인정한다. 세월호 사건으로 불거진 통영함의 경우 2012년 9월 진수식을 했으나 거액의 뇌물이 오간 불량부품 납품 등으로 여태껏 제대로 배 구실을 하지 못하는 상태다.

하지만 이 정도의 수사에 그쳐서는 안 된다. 더 심각한 것은 해외 무기 도입과 관련한 비리다. 해외 무기업체들이 군 출신 무기중개상을 통해 얻은 기밀과 강한 로비력을 토대로 계약을 따낸 뒤 가격을 부풀리는 것이 패턴처럼 돼 있다. 해외 업체는 납품 기일 등을 어기더라도 대개 제재에서 벗어난다. 게다가 국내 개발 무기 사업이 보통 수백억~수천억원 규모인 데 비해 해외 무기 도입 사업은 수조원대에 이른다. 무기와 관련된 정부의 정책 결정 과정도 조사 대상이 돼야 한다. 정책이 합리적이지 못하고 그때그때의 정치적 분위기나 결정권자의 섣부른 판단에 좌우된다면 비리 구조가 온존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7조3000억원 규모의 차기전투기 도입 사업의 협상대상자가 갑자기 바뀐 경위는 아직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방위사업 비리는 구조화한 성격과 비밀성 등에서 지난해 가을 중간수사 결과가 발표된 원전 비리에 비견된다. 당시 검찰은 납품 비리와 서류 위조 등에 초점을 맞췄을 뿐 원전 계획과 건설 때부터 시작되는 이권 구조 척결에 대해서는 손을 놓았다. 이후 원전 비리가 근절됐다고 보는 이는 아무도 없다. 방위사업 비리 수사도 그런 식이어서는 안 된다. 필요하다면 외국 수사기관과의 공조도 추진해야 한다.
지금 국민은 쏟아지는 군 인권 문제와 방위사업 비리 등을 지켜보면서 ‘군이 내세울 게 도대체 뭔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번 수사에 대한 적극적인 협력과 더불어 군의 비장한 각오가 요구되는 이유다.


[칼럼] MB 회고록, ‘진실은 없다’

● 칼럼 2014. 12. 4. 15:30 Posted by SisaHan
‘소설도 자서전이 될 수 있지만 모든 자서전은 어김없이 소설이다’ ‘기억을 잃어버렸거나 기억할 만한 가치 있는 일을 한 적이 없는 사람들이 회고록을 쓴다’ ‘자서전은 마지막회분만 남긴 시리즈 형태의 부음 기사다’….

자서전이나 회고록에 대한 이런 촌철살인의 경구들은 특히 유명 정치인들의 경우 더 공감을 자아낸다. ‘공’은 부풀리고 ‘과’는 숨기는 식상한 자서전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도 시큰둥하다. 그나마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자서전 <나의 인생>이 225만부가 넘게 팔린 것은 르윈스키와의 부적절한 관계 등 사생활을 나름대로 솔직히 털어놓은 덕분이다.
“인간의 기억은 현재의 이해관계에 따른 과거의 왜곡이 될 수밖에 없다.”(폰 브로디) 이명박 전 대통령이 내년 초 회고록 출간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으며 맨 먼저 떠오르는 말이다. 사실 이 전 대통령의 회고록 집필 시기는 역대 대통령들의 예에 비춰보면 무척 이른 편이다. 시기적으로도 ‘4자방’ 국정조사 문제 등으로 매우 미묘한 시점이다. 굳이 이 시점에서 회고록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는 뭘까. 그것은 말 그대로 회고록이 ‘현재의 이해관계’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음을 보여준다.

이 전 대통령의 회고록이 가장 관심을 끄는 대목은 뭐니뭐니해도 박근혜 대통령과의 관계를 어떻게 기술할 것인가다. 2007년 당내 경선에서의 승리 과정, 재임 기간 동안의 끊임없는 밀고 당기기, 그리고 2012년 대선을 앞둔 ‘보험 들기’ 등 독자들의 관심을 끌 만한 소재는 널려 있다. 이런 내용들이 ‘비화’ 중심으로 소상히 담긴다면 ‘MB 자서전’은 아마 클린턴 자서전은 저리 가라 할 정도의 ‘대박’을 터뜨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전 대통령의 측근들 사이에서는 “자서전에 박 대통령과 관련된 내용은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그런가 하면 또 다른 쪽에서는 “더 이상 침묵하지 않겠다” “과거 수집했던 박근혜 엑스파일 활용 여부도 검토해야 한다”는 등의 협박성 발언도 동시에 나온다. 청와대를 겨냥한 고도의 심리전이 느껴진다.
결국 이 전 대통령의 회고록은 살아 있는 권력을 움직이려는 죽은 권력의 가장 강력한 무기다. 회고록을 4자방 사업 변호 등 ‘과거의 왜곡’ 수단으로 활용하는 차원을 넘어서 ‘회고록을 쓰겠다’고 말하는 것부터가 교묘한 정치적 행보인 셈이다. 따라서 회고록이 내년 초에 꼭 나오리라는 보장도 없다. 칼은 칼집에 들어 있을 때가 가장 무서운 법이다.

“자서전은 수치스러운 점을 밝힐 때만이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자신을 스스로 칭찬하는 사람은 십중팔구 거짓말을 하고 있다. 어떠한 삶이든 내적인 관점에서 보면 패배의 연속이기 때문이다.”(조지 오웰) 이 전 대통령만큼 재임 기간 ‘수치스러운 일’이 많았던 전직 대통령도 근래에 흔치 않다. 민간인 불법사찰을 비롯해 내곡동 사저 땅 문제에 이르기까지 반성하고 참회할 내용이 많다. “만약 내가 자서전을 쓰면 저자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해야 할 것”이라는 위트 넘치는 말을 한 작가도 있지만, 진실을 제대로 기록하기로 치면 이 전 대통령이 ‘저자’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고 싶은 항목은 수도 없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그가 이런 내용을 언급할 가능성은 전무해 보인다. 책은 그 사람의 거울이다.

“독자가 아닌 자기 자신과, 자신을 어여삐 봐줄 먼 훗날 역사 기록자를 위해 주절대는 한 남자의 소리일 뿐이다.” 클린턴 전 대통령 자서전에 대한 <뉴욕 타임스> 서평의 일부다. 이 전 대통령의 자서전이 경제위기 극복이니 주요 20개국 정상회의 개최니 하는 자신의 ‘치적 자랑’에 그친다면 장차 나올 서평도 이보다 심했으면 심했지 덜하지 않을 것이다. 이 전 대통령은 이미 서울시장 시절 자서전 <신화는 없다>를 펴낸 바 있다. 이번 회고록에 진실을 담지 않을 요량이라면 ‘자서전 속편’ 제목은 아예 <진실은 없다>로 정하는 것은 어떨지. ‘미리 쓰는 서평’이 너무 모욕적으로 느껴지시는가? 그렇다면 이런 예상 서평이 보기 좋게 빗나가게 한번 제대로 된 회고록을 써보시기 바란다.
< 김종구 - 한겨레신문 논설위원 >


10년내 ‘창문없는 비행기’ 나온다

● 토픽 2014. 12. 4. 15:10 Posted by SisaHan

천장 벽이 온통 OLED 스크린… 하늘풍경 ‘파노라마’로


몇 년 뒤에는 고도 1만 미터의 비행기 안에서 조그만 창문 대신 비행기 천장을 뒤덮은 화면을 통해 바깥 하늘 세상을 맘껏 구경할 수 있게 될지도 모르겠다. 미래의 항공여행 수단으로 창문 없는 비행기 개발 구상이 올해 들어 잇따라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영국 정부 출연기관인 프로세스혁신센터(CPI=Centre for Process Innovation)는 지금과 같은 창문을 없애고 기체 천장과 벽 전체에 걸쳐 고해상도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곡면 스크린을 설치한 여객기 디자인을 공개했다.

신개념 여객기 어디까지?
스크린에는 비행기 외벽에 장착한 파노라마 카메라들이 촬영한 외부 풍경이 펼쳐져, 탑승객들은 아무런 시야 방해 없이 비행기 주변의 하늘과 땅 풍경을 360도 파노라마 화면으로 볼 수 있다. 이 스크린은 터치스크린 컴퓨터로 쓸 수도 있다. 창쪽 좌석에 앉은 승객들은 스크린을 터치해 인터넷을 하거나 이메일을 확인하는 등 개인용도로 활용할 수도 있다. 또 안쪽 좌석에 앉은 승객들은 자신의 앞쪽 좌석 등받이에 내장된 스크린을 이용해 다양한 영상들을 즐길 수 있다. ‘창문 없는 비행기’는 아직 디자인 단계에 있다. 그러나 센터 관계자들은 10년 안에 이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비행기를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 스크린은 승객들의 엔터테인먼트 용도 말고도 부드러운 기내 조명을 제공해주는 역할도 한다. 또 일출, 일몰에 맞춰 조명 패널의 색상을 조절해줌으로써 승객들이 시차에 따른 피로감을 극복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스크린을 설치한 목적이 승객들의 즐거운 여행을 위해서만은 아니다. 더 실질적인 목적은 비행기의 무게를 줄여 운항에 들어가는 비용을 덜어보자는 데 있다. 지금의 창문을 얇은 디스플레이로 바꾸면 벽 두께가 얇아져 그만큼 무게도 가벼워진다. 비행기 동체의 무게가 줄어들면 연료가 절감될 뿐 아니라 유해한 온실가스 배출량도 줄어든다. 이는 항공요금을 더 낮출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준다.

벽이 얇아지는 만큼 좌석 공간에도 좀 더 여유가 생긴다. 1석4조의 효과를 거두는 것이다. CPI 쪽은 비행기 무게를 1% 줄이면 연료 소비량을 0.75% 줄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실제 운항하는 비행기 총중량의 80%는 비행기 동체와 연료이고, 나머지 20%만이 승객과 화물 무게에 해당한다.
CPI는 약 5년 뒤에는 실제 비행기에 장착할 수 있는 OLED 스크린을 개발해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영국 북동부 더럼주 세지필드에 있는 이 센터는 10년 전 영국 정부가 신기술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출범시킨 고부가가치발진(High Value Manufacturing Catapult) 프로젝트의 한 멤버이다.
앞서 프랑스의 테크니콘 디자인(technicon Design)도 지난 8월 창문 없는 비행기 디자인을 선보였다. ‘익시온’(Ixion)이라는 이름의 이 비행기는 자가용 비행기를 겨냥한 콘셉트로, 좌석을 매우 널찍하게 배치한 것이 특징이다. 동체와 날개에 카메라를 달아 비행기 천장과 내벽을 뒤덮은 디스플레이에 비행기 바깥 풍경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점에서 CPI의 디자인 콘셉트와 일치한다.


다만 익시온은 지붕에 태양광 패널을 달아, 여기서 얻는 에너지로 디스플레이에 전기를 공급하는 방식을 구상하고 있다. 익시온은 영국의 한 유명 디자인 매거진이 주는 ‘2014 국제요트항공상’(International Yacht & Aviation Awards)에서 외부디자인부문상을 받았다.
또 지난 2월엔 미국 보스턴의 엔지니어링업체인 스파이크 에어로스페이스(Spike Aerospace)는 현재 개발중인 초음속 자가용 제트기 ‘S-512’에 창문 없는 디자인을 적용해 발표했다. 일반적인 여객기가 시속 567마일 속도로 비행하는 데 비해, 이 초음속 제트기는 시속 1700~1900㎞(1060~1200마일, 마하 1.4~1.6)의 속도로 날아간다고 한다. 이렇게 더 빨리 날 수 있는 것은 기본적으로 엔진과 기체를 개선한 덕분이지만 창문을 없앤 것도 속도를 높이는 데 한몫한다고 회사쪽은 밝혔다. 회사쪽은 “창문은 비행기 동체를 설계하고 만드는 데 큰 골칫거리였다. 왜냐하면 창문을 만들려면 그것을 지탱해줄 추가 구조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는 비행기를 더 무겁게 하는 요인이다.”라고 설명했다.

스파이크의 초음속 제트기는 18명의 승객을 태우고 최고 시속 2200㎞(1370마일, 마하 1.8)을 낼 수 있다고 한다. 이는 보통의 자가용 제트기보다 두배나 빠른 것으로, 이 속도로 비행할 경우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출발해 도쿄까지 6시간만에 도착한다. 회사쪽은 앞으로 4년 후인 2018년 12월부터 창문 없는 초음속 자가용 제트기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쪽이 예상하는 시판 가격은 7400만 달러(약 777억 원).
창문 없는 비행기는 탑승객들에게 마치 하늘을 나는 양탄자에 앉아 여행하는 듯한 느낌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심장이 약한 사람들은 하늘에 둥실 뜬 느낌이 들어 공포감에 떨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이 비행기를 타려면 안전벨트만큼은 단단히 조여매야 할 듯싶다.
< 곽노필 기자 >


고향 맛, 손 맛, 내~볼까?

● 건강 Life 2014. 12. 4. 14:51 Posted by SisaHan

김장 해보기


요맘 때가 김장 시즌이다. 바쁘고 귀찮아 사먹고 마는 경우도 흔하지만, 한번 용기를 내어 김장에 도전해보면 어떨까. 내 손 맛이 스민 김치맛을 가족에게 선사하고, 잊혀가는 고향의 전통음식을 되살려보는 의미도 새로울 것 같다. 어떻게 하면 아삭아삭 시원하게 톡 쏘는 식감이 좋으면서도, 잘 발효돼 몸에 유익한 유산균이 가득한 김치를 담글 수 있을지, 전통한식 전문가들의 도움말로 한겨울 식탁을 든든히 해 줄 ‘맛 좋고 영양가 높은’ 김치 담그는 비결을 소개한다.

배추와 무 골라 절이기
맛있고 몸에 좋은 김치는 재료 선택으로부터 시작된다. 배추는 2∼2.5㎏ 안팎의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은 것으로 들어보아 무겁지 않고 속이 덜 찬 것이 좋다. 3㎏ 이상 되는 배추는 갓(밑동과 잎사귀 사이 부위)이 두껍고 속이 꽉 찬 경우가 많아 별로 좋지 않다.
배추 갓이 너무 두꺼운 것은 수분이 많아 잘 물러진다. 겉 부분의 파란 잎이 싱싱한 것이 좋은데 너무 많이 떼어 내지 않는다. 배추에 길이로 골이 깊은 것도 물이 많아 잘 무를 수 있으니 가급적 피한다.
무는 너무 크지 않고 푸른 부분이 많고 겉면이 매끄러운 것을 고른다. 무청이 싱싱하게 달려 있으면 더욱 좋다. 무청을 너무 일찍 떼어 낸 것은 바람이 빨리 든다.
무는 푸른 부분이 많은 것이 좋은데 겉면에 잔털이 되도록 적은 것이 맛있다.
좋은 배추를 구입했다면 다음은 절이는 방법을 살펴보자.
배추를 절일 때 배추 대 물 대 소금의 비율을 무게를 기준으로 10 대 10 대 1 정도로 해야 한다. 겨울에는 24시간 정도 절이는 것이 적당하다.(여름에는 20시간) 절일 때는 아래위가 골고루 잘 절여지도록 뒤집어야 하는데 시간상 대개 자다가 새벽에 뒤집어야 할 때가 있다. 이런 귀찮은 문제는 깊은 통에 절이면 해결된다.

김칫소는 어떤 재료가 적합?
생새우가 들어가는 것이 좋다. 시원하고 단맛을 만들어 준다. 신선한 재료일수록 깔끔한 맛이 나는데 색이 밝으면서 상하지 않은 상품을 사용해야 잡내가 나지 않는다. 생새우는 구입한 후 바로 쓰지 않을 때는 깨끗이 씻어 건져 냉동해 놓았다가 사용해도 된다.
다음은 젓갈. 지방특색이 고려되는데, 황석어젓이나 조기젓을 기본으로 새우젓을 섞어 쓰기도 하나 요즘은 멸치액젓을 대중적으로 사용한다. 까나리액젓을 사용해도 좋다. 황석어젓이나 조기젓, 멸치젓은 윗면에 기름과 같이 노랗게 뜨는 것을 떠서 사용하면 맛있다. 끓여서 국물을 밭칠 때는 두 배의 물을 넣고 우르르 끓인 후 약불로 은근히 끓여 국물이 찌꺼기 양만큼 되었을 때 면보에 건지를 밭쳐 국물만 사용한다.
굴을 넣는 집도 많다. 굴을 넣으면 김치가 시원하면서도 감칠맛을 낸다. 그러나 오래 두고 먹을 때는 잘 상하는 경우가 있다. 정월 지나서 먹을 김치에는 굴을 안 넣는 것이 좋다.
아미노산이 풍부한 저지방의 낙지나 꽃게를 넣으면 몸에 유익한 성분이 추가되면서 시원한 맛까지 생기는데 특히 꽃게의 경우 껍데기의 키토산 성분이 김치가 빨리 시는 것을 막아준다.
청각도 김칫소 재료 중 하나다. 청각을 넣으면 생선이나 젓갈의 비린내나 마늘냄새를 줄여주고 개운한 맛을 내준다. 항생작용도 가지고 있다고 하나 특별한 향 때문에 요즘은 잘 사용을 안 하지만 구충의 효과도 있다고 한다. 한편 제일 중요한 고춧가루는 적당히 빻은 굵은 고춧가루와 곱게 빻은 고춧가루를 3 대 1의 비율로 사용하면 김치의 맛이나 색이 좋아진다. 고추씨를 사용해서 매운맛을 더 내고 싶을 때는 김치에 직접 넣기보다는 면자루에 넣어 김치 밑에 넣어 두면 매운맛이 우러나고 깔끔해서 좋다.

김치 버무리기와 숙성
배추잎 전체에 양념을 바르면 지저분해지니 잎 부분 말고 줄기 윗부분에만 두세 켜에 한 번씩 양념을 얹어 감싸는 게 깔끔하고 시원한 맛이 난다.
올바른 숙성법이 중요하다.
담근 김치는 가로보다 세로가 깊은 통에 차곡차곡 빈 공간 없이 담아 윗부분을 우거지나 비닐로 잘 덮고 뚜껑을 덮은 후 상온에서 익힌다. 그리고 배추나 무보다 국물이 살짝 익었을 때 김치냉장고나 냉장고에 넣어 마저 익히는 방법이 좋다. 예전 김치냉장고나 냉장고가 없던 시절에는 더디 시어지고 보관이 용이해 땅속 옹기에 묻었지만 요즘엔 힘든 일이다.
4도 정도에서 일정한 온도로 저온 숙성시키고 공기 접촉을 피해야 맛있는 김치를 먹을 수 있다. 되도록 7∼9ℓ짜리 김치통에 담아 숙성시키는 것이 적게 담아 숙성시키는 경우보다 맛이 좋다.
꺼내 먹으려고 새 통을 헐 때는 작은 통에 나누어 담아 한 통씩 먹어야 남은 김치를 끝까지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예전에 겨울철 김장김치 먹을 때, 명절이나 어른 생신 때 새 독을 헐어서 새 김치를 꺼내 상에 올린 것도 다 그런 이유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