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신문 솎아보기] ‘尹 부부 공천 개입 의혹’ 명태균·김영선 구속 수감 이준석 폭로, 한겨레 “전 강서구청장 공천 배경 尹 힘 작용했다는 주장” 한국일보 “미국발 경제 먹구름 닥치는데 ‘경기회복세’라는 정부” 비판
▲ 지난 8일 창원지검에 출석한 명태균씨. ⓒ연합
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와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5일 구속 수감됐다. 구속 기간 이들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확대될 전망인 가운데, 동아일보는 “검찰이 제대로 수사하지 않으면 김건희 여사 특검이 필요한 혐의가 또 하나 추가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명씨와 김 전 의원은 2022년 8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김 전 의원을 국회의원 선거 후보자로 추천하는 과정에서 김 전 의원 회계책임자였던 강혜경씨를 통해 7600여만 원을 주고받은 혐의를 받는다.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예비후보자 2명으로부터 2억4000만 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동아일보는 16일 관련 사설을 내고 “공천 발표 하루 전날 윤 대통령은 김 여사 옆에서 명씨에게 ‘김영선이를 좀 해 줘라 했는데 당에서 말이 많네’라고 한 통화 녹음 파일이 공개됐다. 김 전 의원 공천의 대가성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하다”며 “대통령실 측은 통화는 대통령 취임 하루 전날 일이므로 대통령 직무와 관련 없다고 주장하는데 그렇다면 더더욱 조사받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 16일 동아일보 사설 갈무리.
아울러 “명씨가 김 여사로부터 500만 원을 받았다는 사실도 추가로 밝혀졌다. 명씨는 이 돈을 창원에서 서울까지 오가는 교통비와 아이들 과자 사주는 용도로 받았다고 주장하지만 누가 그렇게 봐 줄지 의문”이라며 “검찰이 제대로 수사하지 않으면 김 여사 특검이 필요한 혐의가 또 하나 추가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검찰은 명씨가 2022년 6월 보궐선거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에게 김 전 의원이 우세한 미래한국연구소의 자체 여론조사 결과를 보내준 사실도 밝혔다. 이에 이준석 의원은 윤 대통령이 서울 강서구청장과 경북 포항시장 후보에 특정 인사를 공천할 것을 요구했다고 폭로했다. 관련해 동아일보는 “윤 대통령 그리고 당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기 위해 각각 당시 당 대표와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공천 업무를 책임진 이 의원과 윤상현 의원의 조사도 필요하다”고 했다.
▲ 16일 한겨레 기사 갈무리.
한겨레도 사설을 내고 “이준석 의원은 윤 대통령이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 공천을 요구했다는 주장도 내놨다. 김 전 구청장은 당시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을 받은 상태였다. 당선되더라도 형이 확정되면 보궐선거를 치러야 해, 당내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많았다고 한다”며 “그럼에도 단수공천을 받았고 결국 이듬해 5월 대법원에서 징역형이 확정돼 구청장직을 상실했다. 상식적이지 않은 김 전 구청장의 공천 배경에 윤 대통령의 힘이 작용했다는 주장”이라고 했다.
한겨레는 윤 대통령이 지난 7일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의혹을 부인한 점을 언급하며 “하지만 당시 당대표의 구체적 주장이 나온 만큼 사실관계를 엄정히 규명해야 한다. ‘당선인 신분’ 운운하며 법적 잣대를 피해 가려는 꼼수도 써선 안 된다”고 했다. 아울러 “이 의원은 윤 대통령의 공천 개입이 ‘그곳들(포항·강서구)에만 국한된 것은 아닐 것’이라고 했다”며 “이 의원 역시 당시 상황을 국민들에게 소상히 밝혀 진상 파악에 협조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일보 “미국발 경제 먹구름 닥치는데 ‘경기회복세’라는 정부” 비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미국발 경제·통상 충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14일(현지 시간) 트럼프 정권 인수위원회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전기차 보조금을 폐지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은 IRA에 따라 북미에서 생산된 전기차에 대당 최대 7500달러(약 1050만 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는데, 보조금 폐지가 한국 업체에 미치는 파장이 클 것으로 예측된다. 아울러 같은 날 미국 재무부가 한국을 1년 만에 다시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해 압박의 강도가 거세질 거라는 우려도 나온다.
▲ 16일 동아일보 기사 갈무리.
동아일보는 사설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선거 기간 보조금 폐지를 공언해온 만큼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다. 전기차·배터리 시장의 수요가 위축될 수 있고, 보조금을 받기 위해 대미 투자를 늘려 온 한국 기업들은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미국 재무부가 1년 반 만에 다시 한국을 환율 관찰대상국에 포함시킨 것도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에는 불안요인이다. 대미 무역흑자와 경상수지 흑자를 문제 삼았기 때문”이라고 우려했다.
동아일보는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 공세가 거세질수록 미국의 의도를 철저히 파악해 한미 모두에게 이익이 되고 마찰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최근 미국이 관심을 갖는 조선, 방산 분야를 협력의 지렛대로 삼는 등 새로운 기회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며 “현대자동차가 처음으로 외국인 최고경영자(CEO)를 기용하는 등 기업들은 이미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정부 역시 위기의식을 갖고 민간과 힘을 합쳐 선제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 16일 한국일보 사설 갈무리.
한국일보도 관련 사설을 내고 “현대차는 이런 보조금(전기차 보조금)을 기대하고 조지아주에 전기차 공장을 지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 등 배터리 3사도 대규모로 투자했다”며 “그런데 갑자기 보조금을 받지 못하게 된다면 청천벽력이 아닐 수 없다”고 우려했다. 환율 관찰대상국 재지정에 관련해서도 “트럼프 1기 미중 환율전쟁 당시 한국은 불똥이 튀지 않을까 항상 전전긍긍했다”며 “관세전쟁까지 예고한 트럼프 2기엔 환율 불확실성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한국일보는 기업과 정부에 기민한 대응을 요구했다. 한국일보는 기업을 향해 “트럼프 당선으로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은 더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이브리드나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등으로 전기차를 대신하는 게 관건”이라며 “근본적으로는 보조금이 없더라도 소비자가 선택할 정도로 뛰어난 상품력과 가격 경쟁력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 정치적 변수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이를 뛰어넘는 혁신 제품을 내놓아야 한다”고 했다.
정부를 향해서는 트럼프 당선인과 소통을 강화해 국익을 지키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국일보는 “IRA 수혜 지역의 공화당 의원들과 연대, 설득전도 펴야 한다. 우려했던 트럼프 리스크가 하나둘 현실이 되면서 환율과 증시도 발작”이라며 “그럼에도 기획재정부는 15일에도 ‘완만한 경기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대내외 여건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은 인정했지만 여전히 낙관론이다. 이러니 비상 시국인데 비상한 대책은 보이지 않는다. 트럼프발 ‘퍼펙트스톰’을 직시해야 할 때”라고 했다. < 미디어오늘 윤유경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골프 라운딩을 취재한 CBS노컷뉴스 기자가 휴대폰을 압수당하고 입건되자 CBS 구성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언론노조 CBS지부는 지난 15일 성명을 통해 “기가 막힐 일이다. 전무후무한 ‘와이프 정권’, ‘V0 정권’ 윤석열 정권에서 기막힐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지만, 정상적 자유민주주의 국가라면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했다.
CBS노컷뉴스는 윤 대통령이 대국민사과 이틀 후인 지난 9일 태릉체력단련장(태릉CC) 골프장을 이용한 사실을 단독보도했다. 언론노조 CBS지부에 따르면 CBS노컷뉴스는 윤 대통령이 군 골프장에 자주 라운딩을 한다는 정보를 접하고 잠복취재를 하던 중 윤 대통령의 방문 사실을 알게 됐다.
당시 기자는 골프장 울타리 밖에서 윤 대통령의 골프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대기 중이었으나 경호처 직원들이 휴대폰을 가져갔다. 이후 현장에 도착한 경찰이 기자에게 건조물침입죄 혐의가 있다며 입건했다.
언론노조 CBS지부는 성명을 통해 “태릉 군 골프장 앞은 평소 일반인에게 공개된 장소였고 당시에도 단풍 사진을 찍으려는 시민들이 자유롭게 드나들었다고 한다”고 했다. 언론노조 CBS지부는 “갑자기 의문의 한 남성이 뛰어와 촬영을 방해하기 시작했다”며 “기자가 단호히 거부하자 강제로 휴대전화를 강탈해 갔다. 백주대낮의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강도들이나 할 법한 일들을 대통령 경호처 직원들이 기자를 상대로 자행한 것”이라고 했다.
경찰의 입건과 관련 언론노조 CBS지부는 “경찰은 한술 더 떴다. 불법적 행위를 자행한 경호처 인물들 대신 오히려 피해자와 다름없는 기자를 입건했다”며 “건조물침입죄 혐의로 조사하겠다던 경찰은 정작 제보자가 누군지를 밝히는데 집착했다고 한다. 온 동네가 대통령이 곧 온다는 것을 알아차릴 만큼 수많은 경찰을 대동해 골프장에 가면서 무슨 제보가 필요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언론노조 CBS지부는 “대통령실에 묻는다. 윤석열의 골프가 그리도 당당했다면 당신들은 왜 ‘트럼프와 라운딩을 준비했었다’는 웃기는 해명을 내놓았는가”라며 “대통령실은 즉각 해당 기자에게 사죄하고 책임자를 문책해야 한다. 경찰 수사도 당연히 중단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만남을 앞두고 8년 만에 골프 연습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이 미국 대선 전부터 수차례 골프장을 찾았던 사실이 드러나 거짓 해명이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 13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지난 8월과 9월 그리고 11월 2일과 9일 수도권 일대에서 여러 번 골프를 쳤다는 제보를 국방위원들이 확인했다”고 했다. < 미디어오늘 금준경 기자 >
더불어민주당 주최로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열린 '김건희 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제3차 국민행동의 날' 집회에서 이재명 당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김영원 기자
“이재명은 결코 죽지 않습니다.”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제3차 국민행동의 날’(국민행동의 날) 집회에서 1심 판결 뒤 첫 공식 발언에 나섰다. 이 대표가 “팔팔하게 살아 인사드린다”고 입을 떼자, 광화문 앞 도로 6개 차선과 도보를 메운 당원과 시민들은 “이재명”을 연호하며 엘이디(LED) 촛불을 들고 환호했다.
16일 서울 광화문 앞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 야 5당이 연 국민행동의 날 집회에서 이 대표는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결코 포기하거나 좌절하지 말고 두손 함께 꼭 잡고 제대로 된 세상, 제대로 된 이 나라를 위해서 함께 싸워나가자”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무대에서 전날 법원 선고를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현재 상황을 ‘민주와 반민주의 대결’로 규정하며 ‘사소한 차이를 넘어선 동지’를 강조했다. 이 대표는 “어느 순간부터 이 나라의 주인은 윤석열, 김건희, 명태균 등으로 바뀐 것 아니냐 이런 생각이 든다”며 “부족함이 있어도 비록 불만이 있어도 그 작은 차이를 넘어서 더 큰 적을 향해 함께 손잡고 싸워나가야 하지 않겠나”라고 외쳤다.
특히 이 과정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노무현 대통령이 열어준 길을 따라왔다. (정치를 시작한) 그 시간부터 개인 이재명이 아니라 이 나라 국민들의 충실한 도구로서 유용하게 쓰여지길 바랬고 그 이상을 바라지 않았다”고 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어 “(윤 대통령이)즐겁게 황제골프 치면서 즐기는 그 돈조차도 우리가 새벽 일찍 만원 버스 타고 나가서 피땀 흘려 번 돈이라는 사실을, 국민을 배신하는 그들을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주자”며 “‘이재명은 죽지 않는다. 민주주의도 죽지 않는다. 이 나라의 미래도 죽지 않는다’는 것을 여러분이 확실하게 보여달라”고 했다.
좀 더 강한 어조로 전날 판결에 대한 비판에 나선 건 다른 민주당 의원들이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미친 정권에 미친 판결”이라고 이 대표 판결을 강한 어조로 비판하며 “저들이 (이재명 대표 처벌에)집착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김건희 윤석열 정권의 최후가 가까워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의혹을 강조하며 “(윤 대통령 공천개입과 관련해서)최소 10년의 징역은 때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국민행동의날 집회에 모인 시민들은 전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한 1심 선고가 불안감을 일깨웠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 대치동에서 온 정혜란(53)씨는 “어제 선고를 보고 이제는 정말 나가야 할 때라고 생각했다”며 “이재명 대표가 절대적 인물이라서가 아니라, 현재 정국에서 반대편의 상징적인 사람을 향한 무자비한 검찰의 모습과 판결이 굉장히 무섭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주최로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열린 '김건희 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제3차 국민행동의 날' 집회에서 참석자들이 손팻말을 흔들고 있다. 김영원 기자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와 법원 판결에 견주며, 지난 1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김건희 특검법 수용을 대통령과 여당에 요구하는 목소리도 한층 거세진 분위기였다. 전북 무주에서 아침 첫차를 타고 서울에 왔다는 박아무개(63)씨는 “대통령실이 의혹을 해명하고 사흘만 지나면 거짓말인 것이 드러나는 상황이 갑갑하고 화가 치민다”며 “윤석열 정권도 잘 돼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공정과 상식이 무너지는 상황에 더는 가만히 있을 수 없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직장인 강동언(30)씨도 “김건희 여사는 디올백 사건, 주가조작 사건 등이 다 무혐의 처리된 것과 이재명 대표 유죄 선고는 비교된다. 평등하게 수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거부권을 거부하는 전국비상행동 등 시민단체 주최로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열린 '김건희 특검 수용, 국정농단 규명! 윤석열을 거부한다 시민행진' 집회가 진행되고 있다. 김영원 기자
야 5당은 국민행동의 날 집회 뒤,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등이 속한 거부권을 거부하는 전국비상행동이 주최하는 ‘김건희 특검 수용, 국정 농단 규명! 윤석열을 거부한다 시민행진’에 합류했다. < 한겨레 임재희 기자 >
야권·시민단체 대규모 연대집회…"윤석열 퇴진"
빗속에도 촛불대행진-야5당-비상행동 운집 시청역 앞 대로와 광화문 일대에서 연쇄 개최 민주당 집회에 총 40만 명 모여 "윤석열 아웃"
"이재명 팔팔하다…여러분 있어 절대 죽지 않아" 촛불대행진엔 2만 모여 "윤석열은 예비 전범" 탄핵 의원 연대 "국회가 윤건희 끝장내겠다"
16일 오후 서울 광화문 북측광장 인근에서 더불어민주당 주최로 '김건희 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제3차 국민 행동의 날' 장외 집회가 열리고 있다. 2024.11.16. 연합
윤석열 정권의 갖은 폭정과 탄압에 맞서 시민사회단체와 야권이 손을 잡고 대규모 장외집회를 함께 열었다.
16일 오후 3시 시청역에서 개최된 '115회 촛불대행진 11월 전국집중촛불'에 참가한 시민들은 집회를 마친 뒤 광화문까지 행진했다. 이들은 오후 4시 30분 광화문에서 시작된 민주당의 '제3차 국민행동의 날' 집회에 자연스레 합류했다. 민주당 집회가 끝난 뒤 참석자들은 같은 자리에서 6시 45분쯤부터 84개 시민사회단체가 모인 '거부권을 거부하는 전국비상행동'이 개최한 '김건희 특검 수용, 국정농단 규명! 윤석열을 거부한다 연대 집회·시민행진'에 동참했다.
"이재명은 팔팔합니다"
굵은 비가 내리는 토요일 오후였음에도 불구하고 '김건희 특검 수용! 국정농단 규명! 제3차 국민행동의 날'에는 야 5당 국회의원과 각 당의 지도자, 당원, 시민 총 30만 명이 모여서 '윤석열 탄핵' '김건희 특검법 통과' '윤석열을 거부한다'를 외쳤다. 현장엔 못 왔지만 유튜브로 지켜본 시청자도 10만 명이 넘은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은 이재명 대표가 전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의원직 상실형 선고를 받은 것을 함께 분노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6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인근에서 열린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제3차 국민 행동의 날'에 참가해 발언하고 있다. 2024.11.16. 연합
단상에 올라가 마이크를 잡은 이재명 대표는 "이재명은 팔팔하다. 절대 죽지 않는다"며 "여러분이 함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 세상이 합리적이고 투명하고 공정하길 바라고 있다. 우리가 (대통령에게) 맡긴 권력이 우리를 위해 작동하고, 권력자들이 우리를 위해서 죽을힘을 다해 일하는 세상을 누가 만들겠습니까"라고 했다.
이어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결코 포기하거나 좌절하지 말자"며 "민주주의와 반민주주의의 싸움이 시작됐다. 이제 국민이 주권자로 존중받는 세상을 만들 책임은 권력을 가진 저들에게 있는 게 아니라 우리 손 안에 있다"고 강조했다.
시민과 당원들에게 함께 해 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그는 "내 자식들의 나은 미래를 만드는 것도 결국 나와 동지들의 작은 실천에 달렸다"며 "여러분, 포기하지 말고 손가락 하나라도 놀리고 전화 한 통, 인터넷에 댓글 하나라도 쓰자. 우리가 펄펄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주자"고 당부했다.
용산을 향한 경고도 있었다. 이 대표는 "그들이 행사하는 모든 권력, 명예, 화려함은 결국 다 우리로부터 나왔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황제 골프를 치면서 즐기는 그 돈조차 우리가 나가 번 돈으로 이뤄진 것이다. 국민을 배신하는 그들을 절대 용서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확실히 보여주자"고 했다.
그는 "우리 모두 동지를 믿고 국민을 믿고 역사를 믿고 포기하지 말고 제대로 된 자리를 찾아서 함께 나아가자"며 "이재명은 죽지 않는다. 민주주의도 죽지 않는다. 이 나라의 미래도 죽지 않는다. 여러분이 함께 보여 달라"고 전했다. 이 대표의 발언이 끝나자 큰 박수가 쏟아졌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운데), 박찬대 원내대표(왼쪽 세번째), 김민석 최고위원(오른쪽 세번째) 등이 비가 내린 16일 오후 서울 광화문 북측광장 인근에서 더불어민주당 주최로 열린 '김건희 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제3차 국민 행동의 날' 장외 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4.11.16. 연합
민주당 전종오 청년당원은 법원의 판결을 비판했다. 그는 "사법권을 남용한 명백한 사법 살인"이라며 "법원이 정부를 멈춰야 하는데 오히려 면죄부를 줬다. 검찰과 법원이 왜 정부의 충견이 되어 윤 대통령과 여사를 지키는 것에 몰두하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또 "법원은 이재명 대표가 왜곡했다고 했다"며 "하지만 공천 개입을 하고 명품백을 받은 조작과 왜곡의 전문가는 따로 있지 않냐. 검찰은 기소마저 박절하지 못해 안 하고 있냐. 우리가 정권은 유한하다는 진리를 보여주자"고 목청을 높였다.
집회에서는 민주당 '명태균 게이트 진상조사단'의 다짐도 있었다. 단장을 맡고 있는 서영교 의원은 "윤석열·김건희가 81회 무료 여론조사를 하고 3억 7500만 원을 지불하지 않았다"면서 "15배 벌금을 매기면 60억 원이다. 이 벌금을 다 받아내겠다"고 장담했다.
서 의원은 "김건희 씨가 명태균 씨한테 500만 원짜리 봉투 2개를 줬다"며 "불법 금품기부 죄인데 최소 15배 벌금을 물어서 처벌하겠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공천 개입했다고 징역 2년을 받았고 윤 대통령은 김영선, 강서구청장 김태우, 포항시장 공천에 개입했다고 이준석 전 대표가 말했다. 최소 징역 10년을 때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16일 오후 서울 광화문 북측광장 인근에서 거부권을 거부하는 전국비상행동,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 주최로 열린 '김건희 특검 수용, 국정농단 규명! 윤석열을 거부한다 시민행진'에서 참석자들이 행진하고 있다. 2024.11.16. 연합
대통령의 조건은?
'제3차 국민행동의 날'이 끝나자 그 자리에서 바로 '김건희 특검 수용, 국정농단 규명! 윤석열을 거부한다 연대 집회' 본행사가 시작됐다. 시민단체인 비상행동과 야 5당이 함께한 행사다.
비가 점점 굵어졌지만 시민과 당원들은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집회는 시민들의 발언으로 시작됐다. 자신을 '살기 좋은 세상에서 살고 싶은 변호사'라고 소개한 신세영 씨는 "청년이 주거 비용에 시달리지 않고, 여성이 밤길에 안전하게 걸을 수 있으며, 성소수자가 차별 없이 살아가고, 장애인이 당연한 권리를 포기하지 않길 바란다"며 "그러기 위해선 자격과 인권 감수성을 갖춘 자가 대통령이 돼야 한다. 윤 대통령은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고 김건희 특검법을 수용하라"고 했다.
채상병 사건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해병대 예비역 대위 강해린 씨는 "윤 대통령은 임성근 사단장을 살리기 위해 대국민 거짓말을 했다"며 "윤 대통령이 쇼한 것은 만천하에 드러날 것이다. 대통령을 반격할 수 있도록 박정훈 수사단장이 무죄가 되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16일 광화문에서 열린 '김건희 특검 수용, 국정농단 규명! 윤석열을 거부한다' 행사에서 사회민주당 한창민 대표가 전국노동자대회에서 있었던 무장 경찰 폭력 진압을 비판하고 있다. 2024.11.16. 이호 작가
조국혁신당 조국대표(왼쪽)와 진보당 김재연 상임대표가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앞에서 열린 ’김건희 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제3차 국민행동의 날‘ 집회에서 정권 규탄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4.11.16 [공동취재] 연합
기본소득당 용혜인 대표와 사회민주당 한창민 대표는 '전국노동자대회 및 윤석열 정권 퇴진 1차 총궐기'에서 무장 경찰이 폭력으로 시위를 진압한 것을 비판했다. 이들은 "조지호 경찰청장에게 사과하라고 했더니 본인 직원 109명이 다쳤다고 못한다고 했다"며 "조지호는 경찰이 탄압하다 부하직원이 다쳤으니 송구하다고 해야 한다. 일선 경찰의 기본권과 안전을 담보로 공천을 받으려면 솔직하게 국민의 힘에 입당하라"고 말했다.
대학 측이 학생들을 탄압한다는 교수와 학생의 발언도 있었다. 중앙대학교 이나영 교수는 "윤석열 퇴진을 외치는 학생들의 활동을 탄압한 학교를 규탄한다"고 했고, 부경대학교 학생 이승민 씨는 "지난주 토요일 부경대학교에서 연행됐다"며 "학교에서 국민투표를 하니 교직원이 막고 학생을 무자비하게 끌어내렸다. 집에 가려는 학생들이 퇴거불응 현행범으로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대학생의 정당한 정치활동을 가로막는 학칙에 반발한 헌법소원을 준비할 것"이라고 했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와 진보당 김재연 상임대표 역시 김건희 특검법을 주장했고,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한 명인지 두 명인지 모르는 정권은 처음"이라며 "김건희 특검법으로 만민이 평등하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살인적인 노동 환경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쿠팡에서 로켓배송 기사로 일하다 사망한 정슬기 씨의 아버지 정금석 씨는 "쿠팡 업무 환경이 문제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쿠팡에서 개처럼 밤샘 근무를 해봐야 한다"고 토로했다. KBS 시사다큐 피디 조해진 씨는 "KBS의 제작 현장이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바뀌면 안 된다"며 "경영진이 제작자들의 목소리를 무시할 수 없도록 강제하는 법 조항이 필요하다"고 했다.
16일 오후 서울 시청역 인근에서 열린 11월 전국집중촛불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115회 촛불대행진을 하고 있다. 2024.11.16. 이호 작가
"대학엔 윤석열 탄핵이 대세"
앞서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115회 촛불대행진 11월 전국집중촛불'은 힘찬 구호로 이날 맨먼저 집회를 시작했다. 2만여 명(주최 쪽 추산)의 촛불 시민은 "경찰 폭력 공안 탄압 윤건희를 몰아내자" "이재명 대표에 대한 치졸한 정치공작 박살 내자" "특급범죄자 김건희를 특검하고 구속하라"고 외쳤다.
김민웅 촛불행동 상임대표는 기조 발언을 통해 "이재명 대표 유죄 판결이 재판일까 개판일까"라며 "이런 사법부는 박살 내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법치가 살아날 수 있다"고 힐난했다.
김 상임대표는 또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우리 군대를 파견했다"며 "예비 전범이다. 저 살겠다고 온 국민을 불구덩이 속으로 몰아넣는다. 김건희와 윤석열이 먼저 움직이기 전에 이제 우리가 선재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당 의원들로 이뤄진 '윤석열 탄핵 의원 연대'도 각오를 다졌다. 의원 연대 대표를 맡은 민주당 박수현 의원은 "윤석열은 더 이상 대통령이 아니다. 국민들이 차가운 아스팔트 광장에서 촛불을 들지 않도록 국회가 앞장서서 윤건희를 끝장내겠다"고 했으며, 조국혁신당 김재원 의원은 "쉽진 않지만 진보, 중도, 보수마저 차이를 극복해서 나라를 지키는 길에 설득하고 독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 고 송채림 씨의 아버지 송진영 씨는 안전 국가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송 씨는 "현재 정권에서 윤석열이나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한동훈을 처벌할 수 없다"며 "아무도 참사를 책임지지 않고 처벌받지 않으면 참사는 또다시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16일 오후 서울 시청역 인근에서 열린 11월 전국집중촛불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115회 촛불대행진을 하고 있다. 2024.11.16. 이호 작가
윤석열 탄핵소추 촉구 대학생 시국농성단 조서영 단장은 국민이 승리할 것을 확신했다. 조 단장은 "대학에서도 윤석열 탄핵이 대세고 국회에서는 윤석열 탄핵 공청회가 열렸다"면서 "50여 일 동안 농성을 진행하며 탄핵이 맞다는 것을 확신했다. 대학생 농성단은 56일 차로 농성을 끝냈지만, 대학생의 투쟁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 민들레 김민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월16일 서울 용산어린이정원 야구장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어린이 야구교실에서 유소년 야구선수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직접 타격해 보고 있다. 연합
윤석열 대통령의 부적절한 골프 의혹이 불거진 뒤 ‘경찰이 영장도 없이 골프장 관계자의 신상정보를 가져갔다’는 주장이 나왔지만, 경찰은 이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답했다. 경찰이 해명을 거부하면서 ‘영장 없는 사찰’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 11일 경찰 광역수사대가 영장도 없이 (태릉) 골프장 관계자들의 신상정보를 가져갔다고 한다”며 내부자 제보 내용을 전했다. 윤 대통령이 군 골프 금지 기간 등 부적절한 시기에 골프를 쳤다는 의혹이 불거진 뒤, 영장 없이 찾아온 경찰이 ‘대통령실 요청으로 가져가야 한다’며 태릉 골프장에서 근무하는 캐디와 직원들의 연락처 등 개인정보를 수집해 갔다는 내용이다.
‘영장 없는 사찰’ 의혹에 대해 경찰은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이날 김 의원 주장에 대한 사실 여부를 묻는 한겨레 질의에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답했다. 경찰이 영장 없이 군 골프 시설에 방문한 것이 맞는지, 어떤 근거로 골프장 관계자들의 개인정보를 수집했는지, 대통령실 등의 수사 의뢰가 있었는지 등 질문에 경찰은 아무런 해명도 내놓지 않고 있다.
최근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한-미 연합군사훈련 등 군 장병의 골프가 금지된 기간에 군 골프 시설을 이용했다는 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골프 논란에 대한 야당의 공세가 커지자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의 ‘골프 외교’를 위해 8년 만에 골프 연습에 나섰다”며 한-미 정상외교 목적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 한겨레 이지혜 기자 >
‘윤 골프 의혹’에 김병주 “제보자 색출에 혈안…민간인 사찰”
“영장 없이 관계자 신상정보 가져가”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17일 충남 계룡대 육군본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사진행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15일, 윤석열 대통령의 부적절한 골프 의혹과 관련해 “윤석열 정권은 이 와중에 반성은커녕 제보자 색출에 혈안”이라며 “경찰 광역수사대가 영장도 없이 골프장 관계자들의 신상정보를 가져갔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지난 13일부터 윤 대통령이 군 골프 금지 기간 등 부적절한 시기에 골프를 쳤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민간인 사찰 아니냐”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통신조회라도 해서 국회 보좌진이나 언론인들과 통화했는지 찾아내겠다는 것이냐. 수사권으로 국민 위에 군림하겠다는 것이냐”며 “반복된 거짓말로 국민의 신뢰를 잃은 지도자는 그 자리 또한 잃게 될 것”이라고 했다.
김 최고위원은 “민주당 소속 국방위원들이 제보를 받아 확인한 바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지난 8월부터 최소 7차례 골프를 즐긴 것으로 보인다”며 “골프 그 자체를 지적하는 게 아니라 때와 장소, 태도가 부적절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가운데 8월24일은 한미 연합군사훈련으로, 10월12일은 ‘한국 무인기가 평양 상공에 침투했다’며 북한이 내놓은 강경 대응 성명으로 군에 골프 금지령이 내려진 상황이었다. “현역 군인들에겐 골프 금지령이 내려졌는데 국군 통수권자는 골프를 쳤다”며 “대통령이자 국군통수권자로서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8월24일은 7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친 부천 호텔 화재 사고 이틀 뒤고, 10월12일은 군에 대비태세 유지 명령이 내려진 때이기도 하다.
김 최고위원은 또 “(윤 대통령이) 9월28일엔 예약도 없이 당일에 (골프장을) 방문했다”며 “골프장 규칙도 어기고 카트를 타고 페어웨이를 누볐다는 구체적인 제보까지 있다”고 주장했다.
11월2일과 9일 골프와 관련해서는 “국민과 국회에 대한 윤 대통령의 자세를 짐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10월31일엔 공천개입 정황이 담긴 윤 대통령의 육성이 공개됐고, 11월4일엔 윤 대통령이 국회 예산안 시정연설에 불참했다. 11월7일은 대국민담화와 기자회견을 열어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 등을 사과한 바 있다.
김 의원은 “그러나 이틀 후인 9일, 윤 대통령은 또 골프를 즐겼다”며 “사과의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행동이다. 국민의 분노와 정의를 향한 간절한 외침엔 귀를 막고 골프장에 울려 퍼지는 ‘나이스샷’ 소리에만 귀를 열었다”고 비판했다. < 한겨레 기민도 기자 >
추미애 “윤, 군 골프장서 개인 전용 카트 직접 공수해 사용” 제보
윤석열 대통령이 여름휴가 마지막 날인 9일 충남 계룡대 전투통제실을 방문해 근무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부적절한 시기 군 골프장에서 여러 차례 골프 라운딩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가운데, 군 골프장에서 본인 전용 카트를 공수해 사용했다는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5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윤 대통령이 군 골프장을 이용할 때 골프장 카트를 이용하지 않고 대통령 전용 골프 카트를 대통령 경호처에서 직접 공수해 이용한다는 제보가 있다”며 “특히 (전용 카트 사용 당시) 구룡대 골프장을 이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추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은 국민 혈세로 (본인이 사용하는 건물의) 변기를 뜯어내고 전용 변기를 설치해 ‘변기 공주’라고 조롱을 받았는데, (전용 카트 사용은) 박 전 대통령을 연상시킨다”고 덧붙였다.
추 의원의 질문에 경호처장 출신인 김용현 국방부장관은 “저는 확인해드릴 수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윤 대통령이 구룡대 골프장을 이용했냐는 질문에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구룡대 골프장에 전용 별장을 만들고 거기 머무셨다”며 “현 대통령은 휴가 때 한번 이용했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이 구룡대 골프장에서 골프를 친 의혹에 대해선 답하지 않았으나, 휴가차 구룡대 골프장 내 별장을 방문한 사실은 인정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8월 계룡대에서 여름휴가를 보낸 바 있다. < 한겨레 엄지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