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개국 중 27개국 코로나 사망 충격 확인

미국과 리투아니아 남성이 가장 크게 줄어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미국인의 기대수명이 주요국 가운데 가장 크게 단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시 내셔널몰 공원에 설치된 코로나19 사망자 추모 깃발들 사이에 한 소년이 앉아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코로나19가 대유행하면서 세계 여러 나라의 기대수명이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옥스퍼드대학 사회학과의 호세 마누엘 아부르토 박사팀은 26일 <국제 전염병학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세계 29개국을 분석한 결과, 27개국에서 지난해 태어난 아이들의 기대여명(앞으로 살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연수)이 한 해 전 태어난 아이들보다 짧아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유럽 27개국과 미국·칠레를 대상으로 한 분석 결과, 지난해 신생아의 기대여명이 한 해 전에 비해 늘어난 나라는 노르웨이(여아 1.4개월, 남아 1.8개월)와 덴마크(여아 0.8개월, 남아 0.6개월)뿐이었다. 두 나라의 경우, 85살 여성과 70살 이상(덴마크) 또는 80살 이상(노르웨이) 남성을 뺀 나머지 10살 단위 연령층의 기대여명도 약간 늘었다.

 

분석 대상 국가 가운데 신생아의 기대여명이 가장 크게 단축된 나라는 미국으로, 남아는 한 해 전보다 2.2년 짧은 74.5살이었으며 여아는 1.6년 짧은 80살이었다. 연구팀은 “성별에 따른 신생아 기대여명을 보면, 미국 남자들과 리투아니아 남자들(1.7년)이 가장 많이 단축됐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동유럽 국가들은 (1990년대 초) 동유럽 공산권 붕괴 때보다 기대여명이 더 크게 줄었다”며 “서유럽 등의 기대여명 단축 폭도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라고 지적했다. 이런 큰 폭의 기대여명 단축은 60살 이상 연령층의 코로나19 관련 사망 증가가 주된 이유라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논문의 공동 저자인 리디 카샤프 교수는 <로이터> 통신에 “이번 연구 결과는 코로나19가 여러 나라에 얼마나 파괴적인 영향을 끼쳤는지 분명하게 보여준다”고 말했다.

 

미국의 경우는 60살 이하 경제활동 인구에서 사망률 증가가 더 두드러진 반면, 유럽의 경우 60살 이상자의 사망률 증가가 더 두드러지는 차이도 확인됐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집계 기준으로 보면, 지난해 전세계에서 코로나19로 사망한 이는 187만명이며, 지난 24일까지는 모두 472만명으로 집계됐다.

 

연구팀은 다른 나라들, 특히 중저소득 국가들의 관련 통계 공개가 코로나19 여파 연구에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카샤프 교수는 “코로나19의 영향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나라의 자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기섭 기자

지역구 3위 했으나 사민당 선전으로 비례대표로 당선

"연방의원 첫 아시아계…이민법 제정 · 한독 관계 강화 기여하고파"

 

"고마워요, 아헨" [이예원 당선인 페이스북 갈무리=연합뉴스]

 

26일 치러진 독일 연방하원 총선거에서 첫 한국계 연방의원이 탄생했다.

 

독일 최대주인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아헨시 1지역구에 사회민주당(SPD) 후보로 출마한 이예원씨(34)는 27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오늘 아침에 확실하게 알게 됐다"면서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정당명부를 통해 연방의회의 일원이 됐다"고 말했다.

 

이 당선인은 페이스북에도 이를 공지하면서 "사민당의 놀랄만한 선거 결과가 연방하원에 합류하는 것을 가능하게 했다"면서 "모든 유권자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299개 선거구의 개표 완료 뒤 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게시된 잠정 집계 결과를 보면, 사민당은 25.7%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지난봄에만 해도 13%에 그쳤던 사민당의 지지율은 반년 만에 2배 가까이 뛰었다.

 

독일 선거제도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1인2표제다. 지역구에서 최다득표자 1인을 선출하며, 16개 주별 정당 득표율로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한다. 이에 따라 지역구에서 낙선해도 주별 정당명부에 따라 의석을 배분받는 경우가 있다.

 

아헨시 1지역구에서는 녹색당 후보가 30.2%의 득표율을 기록해 직선 연방의원으로 선출됐고, 이번에 처음 지역구에 도전한 그는 23.8%의 표를 얻어 25.6%를 득표한 현직 기독민주당(CDU) 후보에 이어 3위에 올랐다.

 

그는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사민당 명부상 30위였고, 잠정 집계 결과로는 40위까지 연방의회 입성이 가능한 것으로 추산된다는 설명이다.

 

이 당선인은 "지금 짐을 싸고 있고, 오늘 낮에 베를린으로 떠난다"면서 "너무너무 긴장했다가 많은 축하 인사를 받다 보니 책임감이 느껴지고, 모두 실망시키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선거 운동하는 이예원 후보= 지난 9월3일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아헨 시청광장에서 아헨1지역구 사회민주당(SPD) 연방의원 후보 이예원 씨가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그는 "연방의회는 다음 달 26일 출범하지만, 당장 내일 사민당 원내교섭단체 회의가 있고, 이어 이틀간 신임 연방의원 입문 교육이 열린다"면서 "2∼3주간 사무실을 꾸리고, 직원들도 찾아야 해 정신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시아계 이민자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연방의원에 입성하는 만큼, 이민법을 제정하고 지방자치단체 선거권을 이민자들에게 부여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한국과 독일 양국 관계와 독일이 한반도 문제에 관여를 강화하고 더 능동적인 역할을 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의 부모는 1986년 한국에서 독일로 건너왔다. 아버지는 독일 최대 공대인 RWTH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다 은퇴했고, 어머니는 간호사다. 그는 1987년 아헨에서 태어나 유치원과 초·중·고교와 대학을 나온 지역 토박이다.

 

독일총선 사민당 신승…포스트메르켈 시대 접수 타진

 

중도좌파 총리?… 16년만에 기민 기사 중도우파 따돌려

정부구성 안갯속… 사민 · 기민기사 모두 연정주도 선언

성탄절 전 합종연횡 종료…녹색·자민 '킹메이커'로 주목

 

26일(이하 현지시간) 실시된 독일 연방의원 총선거에서 중도 좌파 사회민주당(SPD)이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소속된 중도 우파 연합인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과 초박빙 접전 끝에 근소한 차이로 승리를 거뒀다.

 

이에 따라 독일에서 지난 2005년 이후 16년 만에 보수 연합에서 중도 좌파 정당으로 정권교체가 이뤄질 것인지 주목된다.

 

올라프 숄츠 사민당 총리 후보는 유권자들로부터 연립정부 구성을 위임받았다며 16년 만에 정권교체에 나서겠다고 선언했지만, 간발의 차이로 패배한 기민·기사당 연합도 연정 구성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환호하는 당원들에게 손 흔드는 올라프 숄츠 독일 사민당 총리 후보 [EPA=연합뉴스]

 

27일 299개 선거구의 개표가 완료된 뒤 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게시된 잠정 집계 결과에 따르면 사민당은 25.7%의 득표율을 기록해 24.1%의 득표율을 올린 기민·기사당 연합(기민당 18.9%, 기사당 5.2%)을 1.6% 포인트 차이로 누르고 승리했다.

 

개표 내내 초박빙 접전을 펼친 두 정당은 각자 연립정부 구성을 위한 협상을 주도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변이 없는 한 사민당, 기민기사 연합 후보 가운데 한 명이 이번 총선을 끝으로 물러나는 메르켈 총리의 권좌를 이어받는다.

 

올라프 숄츠 사민당 총리 후보는 "사민당은 이번 선거에서 승리했다"면서 "유권자들은 내가 연립정부를 구성하기를 원한다"라고 밝혔다.

 

반면, 아르민 라셰트 기민·기사당 연합 총리 후보는 "항상 가장 득표율이 높은 정당이 총리를 배출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기민·기사당 연합 주도로 연정을 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르민 라셰트(우) 기민·기사당 연합 총리 후보[EPA=연합뉴스]

 

메르켈 총리와 함께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으로 대연정을 이끌어온 숄츠 후보는 메르켈의 뒤를 이어 정부를 이끌 안정적인 후보라는 점을 부각하면서 이번 총선에서 유례없는 추격전에 성공했다.

 

올봄에만 해도 13%까지 떨어졌던 사민당의 지지율은 반년 만에 2배 가까이 뛰었다. 사민당이 연정 구성에 성공하면 16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루게 된다.

 

반면에, 올해 초에만 해도 지지율이 37%에 달했던 기민·기사당 연합은 유례없는 추락 끝에 1949년 독일연방공화국 설립 이후 역대 최악의 선거 결과를 얻었다.

 

녹색당은 14.8%를 득표해 사상 최고의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제3당으로 올라섰고, 자유민주당(FDP)도 11.5%로 4년 전(10.7%)보다 선방했다.

 

극우성향의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10.3%를 득표해 4년 전(12.6%)보다 지지율이 떨어졌다.

 

좌파당은 4.9% 득표에 그쳐 4년 전(9.2%)에 비해 지지율이 반 토막 나면서 원외정당으로 밀려났다. 독일은 5% 이상을 득표한 정당만 원내에 진입할 수 있다.

 

의석수로 환산하면 전체 735석 중 사민당이 206석, 기민·기사당 연합은 196석(기민 151석, 기사 45석), 녹색당은 118석, 자민당은 92석, AfD는 83석, 좌파당은 39석을 각각 차지하게 됐다.

 

현재 의석수 환산 결과를 바탕으로 보면 정당 상징색에 따라 대연정(사민당-빨강·기민당-검정), 신호등(사민당-빨강·자민당-노랑·녹색당-초록) 연정, 자메이카(기민당-검정·자민당-노랑·녹색당-초록) 연정 등의 집권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사민당과 기민당 모두 연정 구성을 주도하겠다고 나선 만큼, 두 정당은 각각 녹색당과 자민당과의 연정을 시도할 전망이다.

 

두 정당의 총리 후보는 모두 크리스마스 전까지 연정 협상을 끝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의원들을 선출하는 연방하원은 내달 26일 출범 뒤 연정 협상을 계속할 가능성이 크다. 1953년 이후 처음으로 세 개 정당이 연립정부를 꾸려야 해 난항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날 잠정 투표율은 78.0%로 4년 전 76.2%보다 상승했다.

 

베를린 지방선거도 사민당 승리…한국계 시의원 2명 탄생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 주의회 선거에서도 사민당 압승

 

26일 독일 연방의원 총선거와 동시에 치러진 베를린시와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 등 2곳의 지방의원 선거에서도 사민당(SPD)이 승리를 거뒀다.

 

베를린시에서는 지역구에서 출마한 한국계 후보 2명이 직선으로 시의원에 당선됐다.

 

기자회견 하는 프란치스카 기파이 사민당 베를린 시장 후보[EPA=연합뉴스]

 

27일 베를린시 선거관리위원회의 잠정 집계 결과에 따르면 사민당은 베를린시의회 선거에서 21.4%의 득표율로 승리를 거뒀다.

 

이에 따라 미하엘 뮐러 베를린시장(사민당)의 뒤를 이어 베를린시장 후보로 나선 프란치스카 기파이 전 독일 가정·노인·여성·청소년부 장관(사민당)은 연립정부 구성을 이끌 전망이다.

 

개표 초반에 1위로 올라서기도 했던 녹색당은 18.9%를 득표해 2.5%포인트 차이로 제2당이 됐다.

 

5년 전인 2016년 선거 결과와 비교해보면 사민당은 당시 21.6%와 비슷한 성적을 거뒀지만, 녹색당은 15.2%에서 득표율이 상승했다.

 

기독민주당(CDU)은 18.1%로 3위, 좌파당은 15.6%로 4위를 각각 기록했고, 자유민주당(FDP)은 7.2% 득표해 꼴찌를 차지했다.

 

극우성향의 독일을 위한 대안(AfD)의 득표율은 8.0%로 내려앉아 5년 전 14.2% 대비 추락했다.

 

베를린 마라톤 완주한 베네딕트 룩스 시의원. 어머니가 한국인이다. [베네딕트 룩스 시의원 트위터 갈무리]

 

베를린시 슈테글리츠-첼렌도르프 1지역구에 출마한 녹색당 베네딕트 룩스 시의원은 28.9%를 득표해 사민당 후보(23.8%)를 제치고 당선됐다. 2006년부터 시의원으로 활동해온 그는 이번이 4선째 당선이다. 1981년 베를린에서 태어난 그는 어머니가 한국인이다.

 

선거운동하는 마르셀 홉 베를린시의원 당선인. 역시 어머니가 한국인이다. [마르셀 홉 베를린시의원 당선인 트위터 갈무리]

 

베를린시 노이쾰른 4지역구에 처음 사민당 시의원 후보로 출마한 마르셀 홉 후보는 36.3%라는 높은 득표율로 기민당 후보(27.1%)를 제치고 시의회 입성에 성공했다. 1988년 역시 베를린에서 태어나 교사로 재직 중인 그는 어머니가 한국 출신 간호사다.

 

메클렌부르크포어폼메른주 선거관리위원회의 잠정 집계 결과에 따르면 사민당은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 주의회 선거에서 39.6%를 득표해 압도적인 표 차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에 따라 마누엘라 슈베지히 주지사(사민당)는 재차 연립정부 구성에 나설 수 있게 됐다.

 

마누엘라 슈베지히 메클렌부르크포어폼메른 주지사[EPA=연합뉴스]

 

사민당과 함께 연정을 이끌어온 기민당은 13.3%를 득표해 최악의 성적을 냈다. AfD는 16.7%를 득표해 2위를 차지했다. 좌파당은 9.9%, 녹색당은 6.3%, 녹색당은 5.8%를 각각 득표했다.

 

“환상적인 대회였다”  “오늘이 가장 행복” 소감

지난주 준우승 이어.. “10년도 넘게 걸려 다시 우승

 

최경주가 2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몬터레이 페블비치 골프 링크스(파72)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 챔피언스투어 퓨어 인슈어런스 챔피언십(총상금 220만달러)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어 보이고 있다. 캘리포니아/AFP 연합뉴스

  

최경주(51)가 미국프로골프(PGA) 챔피언스투어 정상에 올랐다. 한국인 첫 우승이다.

 

최경주는 2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몬터레이 페블비치 골프 링크스(파72)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 챔피언스투어 퓨어 인슈어런스 챔피언십(총상금 220만달러) 대회 마지막 날 3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기록하며 4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합계 13언더파 203타를 기록한 최경주는 공동 2위 선수들을 2타 차로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정상에 오른 최경주는 50살 이상 선수가 출전하는 챔피언스투어 무대에서 한국인 첫 우승자가 됐다. 우승 상금은 33만달러(약 3억8000만원)다. 2002년 5월 컴팩 클래식에서 우승하며 한국인 최초로 미국프로골프 정규 투어 대회 챔피언에 올랐던 그는 약 19년이 지난 뒤 시니어 무대에서 또다시 역사를 썼다.

 

‘코리안 탱크’로 불리는 최경주는 그간 한국 골프의 선구자 역할을 해왔다. 미국프로골프 정규 투어 8승으로 아시아 최다 기록 보유자이기도 하다. 숱한 경험을 해온 그에게도 이날 우승은 뜻깊었다. 그는 경기가 끝난 뒤 현지 인터뷰에서 “10년도 넘게 걸려 다시 우승했다. 워낙 쟁쟁한 선수들과 경쟁해 쉽지 않았다. 이 코스에서 여러 번 경기했지만, 오늘이 가장 행복한 날이다. 저에게 환상적인 대회가 됐다”며 환하게 웃었다.

 

최경주가 미국프로골프 투어 주관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2011년 5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이후 10년4개월 만의 일이다. 무려 3788일이 걸렸다.

 

최경주는 30일 경기 여주시에서 개막하는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총상금 10억원)에 출전하기 위해 귀국한다. 이준희 기자

 

허리 부상·갑상선 종양 등 이겨낸 최경주 "우승은 언제나 특별"

2주 사이 우승·준우승 상금 5억5천만원…국내 대회 출전 위해 귀국

 

최경주 선수가 우승컵에 입을 맞추고 있다.[AFP=연합뉴스]

 

'코리안 탱크' 최경주(51)가 10년 4개월 만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주관 대회 정상에 오른 뒤 "우승은 언제나 매우 특별한 일"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최경주는 2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몬터레이에서 열린 PGA 챔피언스투어 퓨어 인슈어런스 챔피언십(총상금 220만 달러)에서 최종합계 13언더파 203타로 우승했다.

 

최경주가 미국 무대에서 우승한 것은 2011년 5월 '제5의 메이저'로 불리는 PGA 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이후 10년 4개월 만이다.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로 범위를 넓히면 2012년 10월 CJ 인비테이셔널 이후 거의 9년 만이다.

 

최경주는 이날 우승을 확정한 뒤 기자회견에서 "2011년 이후 첫 우승이라 꼭 우승하고 싶었다"며 "기도도 열심히 해서 마음이 편안했다. 챔피언스투어 첫 우승의 꿈을 이뤄 매우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2002년 컴팩 클래식에서 PGA 정규 투어 첫 승을 따낸 그는 50세 이상이 뛰는 챔피언스투어에서도 한국인 첫 승 기록을 남겼다.

 

그는 "2002년 처음 우승할 때가 어려웠다"고 회상하며 "그다음 두 번째, 세 번째 우승은 잘 모르겠지만 시간이 가면서 하게 된 것 같다"고 돌아보기도 했다.

 

최경주는 최근 몸 상태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려고 노력했다"며 "연습도 더 많이 하려고 했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을 때도 있었다"고 말했다.

 

최경주는 "이동 거리가 많다 보니 허리 쪽에 통증이 있었다"며 "2년 전에는 병원 신세도 지며 더 안 좋아졌다"고도 덧붙였다.

 

최경주는 2018년 8월 갑상선 종양 제거 수술을 받고 체중이 10㎏ 이상 빠진 모습으로 국내 대회에 나와 주위를 깜짝 놀라게 하기도 했다. 당시 '최경주가 암 투병을 했다'는 말까지 나왔을 정도였다.

 

그는 챔피언스투어에서 활약하는 50세 이상 선수들에 대해 "여전히 몸 상태나 기술, 파워 등이 좋다"며 "(64세인) 베른하르트 랑거도 여전히 멀리 치고 점수 관리도 잘한다"고 높이 평가했다.

 

지난주 샌퍼드 인터내셔널에서 연장 접전 끝에 준우승한 최경주는 최근 2주 사이에 챔피언스 투어에서 우승, 준우승을 기록하며 상금 47만4천 달러(약 5억5천만원)를 벌었다.

 

최경주는 30일 경기도 여주에서 개막하는 KPGA 코리안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 출전하기 위해 곧바로 귀국길에 오른다.

 

최경주는 "이번 대회 날씨도 좋았고, 주니어 선수들과 함께 치르는 대회 방식, 훌륭한 팬들이 있어 행복했다"며 "또 이렇게 우승하고 곧바로 한국으로 가는 일정도 아주 좋은 것 같다"고 만족감을 내비쳤다.

수도권 민간인 사상자 100만 등 전쟁 피해 눈감아

김영삼 폭격반대 불분명...당시 미 당국자들 부인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홍준표 의원이 토론에서 ‘1994년 1차 북핵 위기 때 당시 김영삼 대통령이 미국 클린턴 행정부의 북한 영변 핵시설 폭격을 안 막았으면 북한이 북핵을 못 만들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지난 26일 국민의힘 대통령 경선 후보 3차 방송토론회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안보 무지’를 공박하다 “94년도에 클린턴이 영변에 북폭을 하려고 했을 때 와이에스가 막았다”며 “안 막았으면 어떻게 됐을까. 북핵이 발전됐겠나. 북핵을 만들지 못했겠죠. 그만큼 대통령 자리는 순간적 결심이 나라의 미래를 좌우한다”라고 말했다.

 

홍준표 의원은 27일에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94. 클린턴 정부가 영변 핵시설 폭격을 하려고 했을때 YS는 이를 극력 저지하고 KEDO로 돌파하려 했으나 그건 오판이였습니다. 만약 그때 영변 핵시설 북폭이 있었다면 북한은 핵개발하기 어려웠을 겁니다”라고 밝혔다.

 

홍 의원의 주장은 사실관계가 정확하지 않다. 제1차 북핵위기가 정점을 향해 치닫던 1994년 5월 클린턴 정부가 북한 영변 핵시설에 대한 폭격 등을 준비한 것은 사실이다. 나중에 공개된 자료를 보면, 당시 미국은 폭격기와 미사일을 동원해 북한 영변의 핵시설을 파괴하고 북한이 반격에 나설 경우 한반도 전면전을 감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김영삼 대통령이 미국의 북한 폭격을 막았는지는 불확실하다. 클린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강하게 항의해 한반도 전쟁을 막았다는 것이 김영삼 대통령의 주장이다. 김영삼 대통령 쪽은 미국한테서 아무런 통보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이던 박관용 전 국회의장은 뒷날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그때 미국이 분쟁 당사국인 한국에 최소한의 통보나 설명도 없이 전쟁으로 비화될 수 있는 군사작전을 펼치려 했다는 이야기는 정말 충격적이었다”며 “경악을 넘어서 ‘우리의 운명이 이렇게 결정되고 있었구나’ 하는 허탈감을 느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로버트 갈루치 등 클린턴 행정부의 핵심 당국자들은 이 주장을 부인한다. 당시 클린턴과 김영삼의 통화 사실도 없었다는 것이다.

 

클린턴 대통령은 2004년 출판한 자서전에서 “1994년 3월 전쟁을 불사하고라도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중단시켜야 한다고 결심했으나 5월 초순 전쟁이 일어날 경우 양측이 입을 막대한 피해 규모에 관해 정신이 번쩍 드는 보고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1994년 미국이 실행 직전까지 갔던 북한 폭격을 접은 큰 이유는 엄청난 피해 규모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당시 미 합동참모본부가 클린턴 대통령에게 보고한 내용을 보면, 한반도 전면전 때 미군 3만명, 한국군 45만명, 수도권 민간인 100만 명이 죽거나 다칠 것으로 예상했다. 전쟁 비용은 600억달러가 들고, 한국 경제의 피해 규모는 1조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홍 의원은 ‘만약 그때 영변 핵시설 북폭이 있었다면 북한은 핵개발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주장하나, 그는 한반도 전면전에 따른 막대한 피해는 이야기하지 않았다. 권혁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