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미국인의 기대수명이 주요국 가운데 가장 크게 단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시 내셔널몰 공원에 설치된 코로나19 사망자 추모 깃발들 사이에 한 소년이 앉아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코로나19가 대유행하면서 세계 여러 나라의 기대수명이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옥스퍼드대학 사회학과의 호세 마누엘 아부르토 박사팀은 26일 <국제 전염병학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세계 29개국을 분석한 결과, 27개국에서 지난해 태어난 아이들의 기대여명(앞으로 살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연수)이 한 해 전 태어난 아이들보다 짧아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유럽 27개국과 미국·칠레를 대상으로 한 분석 결과, 지난해 신생아의 기대여명이 한 해 전에 비해 늘어난 나라는 노르웨이(여아 1.4개월, 남아 1.8개월)와 덴마크(여아 0.8개월, 남아 0.6개월)뿐이었다. 두 나라의 경우, 85살 여성과 70살 이상(덴마크) 또는 80살 이상(노르웨이) 남성을 뺀 나머지 10살 단위 연령층의 기대여명도 약간 늘었다.
분석 대상 국가 가운데 신생아의 기대여명이 가장 크게 단축된 나라는 미국으로, 남아는 한 해 전보다 2.2년 짧은 74.5살이었으며 여아는 1.6년 짧은 80살이었다. 연구팀은 “성별에 따른 신생아 기대여명을 보면, 미국 남자들과 리투아니아 남자들(1.7년)이 가장 많이 단축됐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동유럽 국가들은 (1990년대 초) 동유럽 공산권 붕괴 때보다 기대여명이 더 크게 줄었다”며 “서유럽 등의 기대여명 단축 폭도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라고 지적했다. 이런 큰 폭의 기대여명 단축은 60살 이상 연령층의 코로나19 관련 사망 증가가 주된 이유라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논문의 공동 저자인 리디 카샤프 교수는 <로이터> 통신에 “이번 연구 결과는 코로나19가 여러 나라에 얼마나 파괴적인 영향을 끼쳤는지 분명하게 보여준다”고 말했다.
미국의 경우는 60살 이하 경제활동 인구에서 사망률 증가가 더 두드러진 반면, 유럽의 경우 60살 이상자의 사망률 증가가 더 두드러지는 차이도 확인됐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집계 기준으로 보면, 지난해 전세계에서 코로나19로 사망한 이는 187만명이며, 지난 24일까지는 모두 472만명으로 집계됐다.
연구팀은 다른 나라들, 특히 중저소득 국가들의 관련 통계 공개가 코로나19 여파 연구에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카샤프 교수는 “코로나19의 영향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나라의 자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기섭 기자
최경주가 2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몬터레이 페블비치 골프 링크스(파72)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 챔피언스투어 퓨어 인슈어런스 챔피언십(총상금 220만달러)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어 보이고 있다. 캘리포니아/AFP 연합뉴스
최경주(51)가 미국프로골프(PGA) 챔피언스투어 정상에 올랐다. 한국인 첫 우승이다.
최경주는 2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몬터레이 페블비치 골프 링크스(파72)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 챔피언스투어 퓨어 인슈어런스 챔피언십(총상금 220만달러) 대회 마지막 날 3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기록하며 4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합계 13언더파 203타를 기록한 최경주는 공동 2위 선수들을 2타 차로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정상에 오른 최경주는 50살 이상 선수가 출전하는 챔피언스투어 무대에서 한국인 첫 우승자가 됐다. 우승 상금은 33만달러(약 3억8000만원)다. 2002년 5월 컴팩 클래식에서 우승하며 한국인 최초로 미국프로골프 정규 투어 대회 챔피언에 올랐던 그는 약 19년이 지난 뒤 시니어 무대에서 또다시 역사를 썼다.
‘코리안 탱크’로 불리는 최경주는 그간 한국 골프의 선구자 역할을 해왔다. 미국프로골프 정규 투어 8승으로 아시아 최다 기록 보유자이기도 하다. 숱한 경험을 해온 그에게도 이날 우승은 뜻깊었다. 그는 경기가 끝난 뒤 현지 인터뷰에서 “10년도 넘게 걸려 다시 우승했다. 워낙 쟁쟁한 선수들과 경쟁해 쉽지 않았다. 이 코스에서 여러 번 경기했지만, 오늘이 가장 행복한 날이다. 저에게 환상적인 대회가 됐다”며 환하게 웃었다.
최경주가 미국프로골프 투어 주관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2011년 5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이후 10년4개월 만의 일이다. 무려 3788일이 걸렸다.
최경주는 30일 경기 여주시에서 개막하는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총상금 10억원)에 출전하기 위해 귀국한다. 이준희 기자
허리 부상·갑상선 종양 등 이겨낸 최경주 "우승은 언제나 특별"
2주 사이 우승·준우승 상금 5억5천만원…국내 대회 출전 위해 귀국
최경주 선수가 우승컵에 입을 맞추고 있다.[AFP=연합뉴스]
'코리안 탱크' 최경주(51)가 10년 4개월 만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주관 대회 정상에 오른 뒤 "우승은 언제나 매우 특별한 일"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최경주는 2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몬터레이에서 열린 PGA 챔피언스투어 퓨어 인슈어런스 챔피언십(총상금 220만 달러)에서 최종합계 13언더파 203타로 우승했다.
최경주가 미국 무대에서 우승한 것은 2011년 5월 '제5의 메이저'로 불리는 PGA 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이후 10년 4개월 만이다.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로 범위를 넓히면 2012년 10월 CJ 인비테이셔널 이후 거의 9년 만이다.
최경주는 이날 우승을 확정한 뒤 기자회견에서 "2011년 이후 첫 우승이라 꼭 우승하고 싶었다"며 "기도도 열심히 해서 마음이 편안했다. 챔피언스투어 첫 우승의 꿈을 이뤄 매우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2002년 컴팩 클래식에서 PGA 정규 투어 첫 승을 따낸 그는 50세 이상이 뛰는 챔피언스투어에서도 한국인 첫 승 기록을 남겼다.
그는 "2002년 처음 우승할 때가 어려웠다"고 회상하며 "그다음 두 번째, 세 번째 우승은 잘 모르겠지만 시간이 가면서 하게 된 것 같다"고 돌아보기도 했다.
최경주는 최근 몸 상태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려고 노력했다"며 "연습도 더 많이 하려고 했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을 때도 있었다"고 말했다.
최경주는 "이동 거리가 많다 보니 허리 쪽에 통증이 있었다"며 "2년 전에는 병원 신세도 지며 더 안 좋아졌다"고도 덧붙였다.
최경주는 2018년 8월 갑상선 종양 제거 수술을 받고 체중이 10㎏ 이상 빠진 모습으로 국내 대회에 나와 주위를 깜짝 놀라게 하기도 했다. 당시 '최경주가 암 투병을 했다'는 말까지 나왔을 정도였다.
그는 챔피언스투어에서 활약하는 50세 이상 선수들에 대해 "여전히 몸 상태나 기술, 파워 등이 좋다"며 "(64세인) 베른하르트 랑거도 여전히 멀리 치고 점수 관리도 잘한다"고 높이 평가했다.
지난주 샌퍼드 인터내셔널에서 연장 접전 끝에 준우승한 최경주는 최근 2주 사이에 챔피언스 투어에서 우승, 준우승을 기록하며 상금 47만4천 달러(약 5억5천만원)를 벌었다.
최경주는 30일 경기도 여주에서 개막하는 KPGA 코리안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 출전하기 위해 곧바로 귀국길에 오른다.
최경주는 "이번 대회 날씨도 좋았고, 주니어 선수들과 함께 치르는 대회 방식, 훌륭한 팬들이 있어 행복했다"며 "또 이렇게 우승하고 곧바로 한국으로 가는 일정도 아주 좋은 것 같다"고 만족감을 내비쳤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홍준표 의원이 토론에서 ‘1994년 1차 북핵 위기 때 당시 김영삼 대통령이 미국 클린턴 행정부의 북한 영변 핵시설 폭격을 안 막았으면 북한이 북핵을 못 만들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지난 26일 국민의힘 대통령 경선 후보 3차 방송토론회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안보 무지’를 공박하다 “94년도에 클린턴이 영변에 북폭을 하려고 했을 때 와이에스가 막았다”며 “안 막았으면 어떻게 됐을까. 북핵이 발전됐겠나. 북핵을 만들지 못했겠죠. 그만큼 대통령 자리는 순간적 결심이 나라의 미래를 좌우한다”라고 말했다.
홍준표 의원은 27일에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94. 클린턴 정부가 영변 핵시설 폭격을 하려고 했을때 YS는 이를 극력 저지하고 KEDO로 돌파하려 했으나 그건 오판이였습니다. 만약 그때 영변 핵시설 북폭이 있었다면 북한은 핵개발하기 어려웠을 겁니다”라고 밝혔다.
홍 의원의 주장은 사실관계가 정확하지 않다. 제1차 북핵위기가 정점을 향해 치닫던 1994년 5월 클린턴 정부가 북한 영변 핵시설에 대한 폭격 등을 준비한 것은 사실이다. 나중에 공개된 자료를 보면, 당시 미국은 폭격기와 미사일을 동원해 북한 영변의 핵시설을 파괴하고 북한이 반격에 나설 경우 한반도 전면전을 감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김영삼 대통령이 미국의 북한 폭격을 막았는지는 불확실하다. 클린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강하게 항의해 한반도 전쟁을 막았다는 것이 김영삼 대통령의 주장이다. 김영삼 대통령 쪽은 미국한테서 아무런 통보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이던 박관용 전 국회의장은 뒷날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그때 미국이 분쟁 당사국인 한국에 최소한의 통보나 설명도 없이 전쟁으로 비화될 수 있는 군사작전을 펼치려 했다는 이야기는 정말 충격적이었다”며 “경악을 넘어서 ‘우리의 운명이 이렇게 결정되고 있었구나’ 하는 허탈감을 느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로버트 갈루치 등 클린턴 행정부의 핵심 당국자들은 이 주장을 부인한다. 당시 클린턴과 김영삼의 통화 사실도 없었다는 것이다.
클린턴 대통령은 2004년 출판한 자서전에서 “1994년 3월 전쟁을 불사하고라도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중단시켜야 한다고 결심했으나 5월 초순 전쟁이 일어날 경우 양측이 입을 막대한 피해 규모에 관해 정신이 번쩍 드는 보고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1994년 미국이 실행 직전까지 갔던 북한 폭격을 접은 큰 이유는 엄청난 피해 규모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당시 미 합동참모본부가 클린턴 대통령에게 보고한 내용을 보면, 한반도 전면전 때 미군 3만명, 한국군 45만명, 수도권 민간인 100만 명이 죽거나 다칠 것으로 예상했다. 전쟁 비용은 600억달러가 들고, 한국 경제의 피해 규모는 1조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홍 의원은 ‘만약 그때 영변 핵시설 북폭이 있었다면 북한은 핵개발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주장하나, 그는 한반도 전면전에 따른 막대한 피해는 이야기하지 않았다. 권혁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