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호 법무, 서울구치소에 특검 체포영장 집행에 적극 협조 지시

 

                                 

김건희 씨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오는 7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을 하기로 했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 1일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했지만 윤 전 대통령이 속옷 차림으로 버티면서 실패했다.

특검팀은 7일 오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윤 전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다. 특검팀은 지난 1일 1차 체포영장 집행이 무산된 직후 “다음번엔 물리력 행사를 포함해 체포영장 집행을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6일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금일(6일) 서울구치소에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고 공정한 법집행이 이뤄지도록, 특검의 체포영장 집행 업무에 적극 협조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 유선희 기자 >

 
 

 

 

특검 지각출두 포토라인 서서 "국민께 죄송하다" 
검은색 정장 차림에 머리 손질 받은 모양새

시민들 김 씨 향해 "구속" "주가로 인생 망해"

특검 부장검사 투입…'도이치모터스' 조사 시작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법사 이권 개입 등 조사

정치권 "아무 것도 아니라는 자가 뇌물을 받냐"
"특검팀, 조사 종료 즉시 김건희 체포·구속해야"

 

윤석열 전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6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민중기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5.8.6. 연합
 

대통령 위에 군림했다는 의미에서 '브이아이피 제로'(VIP 0)라고 불린 김건희(53) 씨가 민중기 특별검사팀(김건희 특검팀) 사무실에 소환됐다. 전임 정권 시절 법비들의 비호 아래 사실상 수사를 무마하고, 황제 특혜를 받았던 김건희 씨가 수사를 위해 소환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도이치모터스 및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 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 건진법사와 연루된 통일교 샤넬백·다이아몬드 목걸이 청탁 의혹, 공천개입 및 국정농단 의혹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김 씨는 포토라인에 서면서 "국민들께 죄송하다"했다. 시민들은 김 씨를 향해 "김건희를 구속하라"고 욕설섞인 말을 토해냈다. 특검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시작으로 명태균 공천개입, 건진법사 이권 개입 등 순으로 추궁할 계획이다.

 

또…연출한 듯한 김건희 옷차림, 머리, 화장

 

앞서 김건희 특검팀은 김건희 씨 쪽에 6일 오전 10시까지 서울시 종로구 케에티(KT) 광화문빌딩 웨스트(west)에 마련된 특검팀 사무실에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전·현직 대통령 부인 중 피의자로 공개 출석해서 수사를 받는 것은 김 씨가 처음이다.

 

김 씨는 이날 오전 9시 30분쯤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자택에서 출발해 특검팀 사무실로 도착했다. 당초 소환 통보한 시간 오전 10시지만, 김 씨는 10분 늦은 10시 10분에 도착했다. 김 씨가 차에서 내리자 특검팀 사무실 앞에 모여있었던 시민들은 "김건희 구속하라"고 외쳤다. 한 시민은 김 씨를 향해 "내 인생은 주가가 떨어져 망했다"는 한탄 섞인 소리도 쏟아냈다. "×××아"라며 김 씨를 향한 욕설도 들렸다.

 

김 씨는 흰 블라우스와 검은 정장 차림에 머리를 한 갈래로 묶었다. 특검에 소환 조사를 하는 상황에 머리 손질까지 받은 모양새였다. 김 씨의 한 갈래로 묶은 머리는 외형상 간단하게 손질한 것처럼 보이지만, 김 씨가 하고 온 뒤통수를 띄우는 방식은 전문가가 만져준 것으로  추측된다. 화장기가 거의 없는 얼굴로 나타난 김 씨는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약간 숙인 채 건물 앞 도로에서 하차해 출입문으로 들어갔다. 손에는 검정색 가방이 들려 있었다. 유정화·채명성·최지우 변호사가 김 씨의 뒤를 따랐다.

 

윤석열 전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6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민중기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며 발언하고 있다. 2025.8.6. 연합

 

김 씨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청사 2층으로 올라가 취재진 앞에 서서 입장을 밝혔다. 한때 'VIP 0' '상왕' 등으로 불린 그는 "국민 여러분께 저같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심려를 끼쳐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조사 잘 받고 나오겠다"고 했다. 김 씨의 목소리도 평소 정치인이나 기자들과 통화할 때와 달리 매우 작았다. 지난 2021년 윤석열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였을 때 자신의 허위 이력 논란에 사과했던 모습을 연상케하는 모습이었다.

 

김 씨는 취재진이 "국민에게 더 할 말은 없나" "명품 목걸이와 명품백은 왜 받은 건가" "해외 순방에 가짜 목걸이를 차고 간 이유가 있나" "도이치 주가조작을 미리 알고 있었나" 등의 질문을 했지만, 김 씨는 "죄송하다"고 말한 후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특검팀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오전 11시 59분 조사를 종료하고 점심 식사 후 오후 1시에 재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씨 측이 영상 기록을 남기는 것에 동의하지 않아 조사는 영상 녹화 없이 이뤄졌다. 김 씨는 경호처 직원들이 미리 준비한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은 것으로 파악됐다. 오전 조사에서는 김 씨의 인적 사항을 비롯한 기본 정보에 관한 신문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부장검사급 인력이 투입됐고, 김 씨 측에선 유정화·채명성·최지우 변호사가 입회했다. 특검팀은 맨 처음 한문혁(사법연수원 36기) 서울동부지검 형사5부장검사를 대면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대한 질문부터 받기 시작했다. 이어 명태균 공천 개입 의혹 및 공짜 여론조사 의혹, 건진법사 이권 개입 및 통일교 청탁 로비 사건 등 순으로 김 씨를 추궁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부장검사는 특검 출범 전부터 서울 고검 재수사팀에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수사한 인물이다.

 

이날 조사 종료 시각은 정해지지 않았다. 일부 오후 6시에 조사가 마무리될 수 있다는 말이 나왔지만 특검팀은 "사실이 아니다"고 했다. 문홍주 특검보는 이날 오후 언론 브리핑에서 "현재 조사가 절반을 약간 넘은 상황"이라면서도 "예상보다 길어질 가능성도 있어 언제까지 (조사가) 이뤄질지는 말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김 씨의 조사 상황에 대해선 "진술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진술하고 있다"며 "저희는 피의자로 호칭하며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2차 소환 여부에 대해서도 "오늘 조사가 끝나지 않은 상황이라 알려드리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아무 것도 아닌자가 비화폰 쓰며 뇌물받냐"

"특검팀은 조사 종료 즉시 김건희 체포하라"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6일 서울 종로구 민중기 김건희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5.8.6. 연합

 

한편 정치권에선 김건희 씨 소환이 이뤄지자 특검에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라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문금주 원내대변인은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브리핑을 갖고 "V0로 불리며 공동정권인 양 국정을 농단했던 김건희는 '저 같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심려를 끼쳐서 죄송하다'라고 밝혔다. 헛웃음만 나온다"며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남편의 권력만 믿고 저질러놓은 상상초월의 범죄들을 되돌아보라"고 질타했다.

 

문 원내대변인은 "이제 대통령 권력과 검찰권을 이용해 지금까지 미뤄온 업보를 치러야 할 시간이 도래했다. 황제 조사 같은 특혜 요구나 체포와 구속을 피하기 위한 법꾸라지 행태는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이라며 "특검은 어떤 특혜도 예우도 없을 것이라고 천명한만큼 김건희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하길 촉구한다. 국민께서 특검의 수사 성과와 김건희 구속 소식을 목놓아 기다리고 계신다"고 했다.

 

조국혁신당 박병언 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오늘 전직 대통령 부인 김건희가 특검에 출석하며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말했다. 지난 정부에서 대통령을 제치고 V0으로 불렸다는 김건희는, 검찰 출석의 첫 진술로 나는 V0가 아니라는 거짓말부터 시작했다"며 "김건희가 증거인멸의 우려가 높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김건희에게 특혜를 부여하지 않는다는 특별검사팀의 입장에 따른다면, 증거인멸과 중형의 선고가능성이 확실한 김건희에 대해서는 오늘 조사 종료시점에서 체포 및 구속영장의 집행이 필요하다"면서 "국민의 뜻에 따라 정해져야 할 민주주의 제도를 음모를 통해 훼손하고 사익을 추구해 온 범죄혐의자에 대해, 내일 오전 체포·구속되었다는 반가운 소식을 접하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진보당 정혜경 원내대변인은 "'아무것도 아닌자'가 도이치모터스‧삼부토건 주가를 조작했고, 코바나컨텐츠 뇌물성 기업협찬을 받았고, 명품가방과 목걸이를 받았고, 국정에 개입했고, 공천에 개입했고, 인사에 개입했고, 서울양평 고속도로를 휘게 만들고, A급 비화폰을 썼고, 마포대교를 순시했고, 비상계엄 내란사태 유발에도 관여했다"며 "이렇듯 열거하기조차 어려운 특대형 범죄를 밥 먹듯 저질러 놓고도 '아무것도 아닌자'는 불가촉의 성역이었다"고 탄식했다.

 

정 원내대변인은 "김건희는 내란정권의 '시작과 끝'이었다. 그동안 누린 상상초월의 특혜와 광범한 증거인멸, 김건희 관계자들의 도피행각 등을 고려할 때 오늘 체포 및 구속수사해야 마땅하다. 향후 특검연장 및 김건희 특검법 재발의까지 염두하여, 김건희 관련 모든 범죄를 남김없이 밝혀내고, 연루된 모든 자들을 처벌해야 한다"며 "윤석열·김건희 부부를 철저히 단죄하는 것이 망가진 법치와 민주주의 회복의 시작"이라고 했다.     <   김민주 기자  >

 

“저같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김건희에 “출석 때도 거짓말”

“구속 수사하라” 정치권 질타 쏟아져…국힘 송언석 “공정하게 수사하길”
MBC 논설위원 “권력형 범죄” SBS 기자 “목걸이 말 바꾸기 구속영장 검토”

 
 
▲김건희 씨가 6일 오전 특검 사무실에 출석하면서 자신을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라고 표현하며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사진=JTBC 영상 갈무리

 

김건희 씨가 전직 대통령 영부인 중 처음으로 공개 소환되면서 “저 같이 아무 것도 아닌 사람”으로 자신을 소개한 것을 두고 “아무것도 아닌 사람 혐의가 16개냐, 마지막 순간까지 거짓말”, “구속수사하라”라는 질타가 쏟아졌다. MBC는 이례적으로 논설위원 리포트를 통해 김 여사의 방대한 혐의가 전형적인 권력형 범죄라며 낱낱이 파헤쳐야 한다고 촉구했고, SBS 기자는 김 여사 측의 목걸이 말바꾸기를 사례로 들어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을 내다봤다.

 

문금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6일 브리핑에서 “저같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심려를 끼쳐서 죄송하다”라는 김 씨의 특검 출석 발언을 두고 “헛웃음만 나온다.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남편의 권력만 믿고 저질러놓은 상상 초월의 범죄들을 되돌아보라”라고 비판했다. 문 원내대변인은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왜 국정을 농단하고 공천에 개입하는 등 온갖 비리를 저질렀느냐”라고 반문하면서 “이제 대통령 권력과 검찰권을 이용해 지금까지 미뤄온 업보를 치러야 할 시간이 도래했다”고 했다. 

 

박병언 조국혁신당 대변인도 논평에서 “명품백을 수수하거나 주가를 조작하였다는 혐의를 받고 있으면서도, 사실관계를 바꾼 주장을 하고 있어 증거 인멸의 우려가 높다”라며 “특혜를 부여하지 않는다는 특검 입장에 따른다면, 증거인멸과 중형의 선고 가능성이 확실한 김건희에 대해서는 오늘 조사 종료 시점에서 체포 및 구속영장의 집행이 필요하다”라고 했다. 

 

▲김건희 씨가 6일 김건희 특검 사무실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

 

홍성규 진보당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김 씨 발언을 두고 “그 알량한 진심, 우리 국민 그 누구도, 조금도 느낄 수가 없다”라고 비판했다. 홍 대변인은 “국민의힘을 숙주 삼아 대통령 자리를 탐하던 바로 그때부터, 단 한 순간이라도 김건희가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었던 적이 있었느냐”라며 “특검의 이름 앞에 선명하게 박힌 ‘김건희’는 무엇이며, 그 특검법에 고르고 골라 명시된 무려 16가지의 혐의는 또 무엇이란 말이냐. 마지막 순간까지도 그야말로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질타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현안 기자회견에서 김 씨 소환 조사를 두고 “수사가 사실 관계에 확인이나 진실 확인을 위한 과정에서 필요한 거라면 그 정도 선에서는 충분히 있을 수 있다”라면서도 “수사와 이후 과정들이 정당하고 공정하게 진행되고 법과 절차에 맞게 진행이 되면 좋겠다”라고 했다. 

 

민중기 김건희 특별검사팀의 문홍주 특별검사보는 이날 오후 백브리핑에서 김 씨 조사 과정과 관련해 “호칭은 피의자로 통일했다”라며 “(김 씨가) 진술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진술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문 특검보는 “스스로 준비해 온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했고 저녁 조사가 예정된 것은 아니지만 이후 조사가 남아있기 때문에 저녁(식사)도 준비는 해온 것으로 안다”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전영우 MBC 논설위원은 지난 5일 밤 ‘뉴스데스크’ <켜켜이 쌓인 의혹들…‘성역’의 빗장 열리나>라는 3분20초 분량의 칼럼성 리포트에서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김건희 씨의 범죄 혐의는 그 규모와 다양성에 할 말을 잃게 만든다”라고 평가했다. 전 위원은 “김건희 씨의 방대한 혐의는 전형적인 권력형 범죄, 바로 그것”이라며 “그래서 특별검사는 주권자를 대신해 한 치의 의혹도 남지 않도록 범죄 혐의를 낱낱이 파헤쳐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MBC 논설위원이 이례적으로 지난 6일 뉴스데스크에서 3분20초 분량의 긴 리포트를 방송하고 있다. 사진=MBC 뉴스데스크 영상 갈무리

 

전연남 SBS 기자는 같은 날 ‘8뉴스’ 스튜디오에 출연해 곧바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수도 있느냐는 사공성근 앵커 질의에 “법조계 일각에서는 특검팀이 김 씨 대면 조사를 한 뒤 곧바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라며 “규명해야 할 의혹이 워낙 많다 보니 지금 김 씨 신병을 확보해야 앞으로 남은 넉 달 동안 다른 의혹을 규명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내다봤다. 

 

전 기자는 특검이 김 씨에 증거 인멸 혐의로 영장 청구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목걸이 관련 말 바꾸기를 사례로 들었다. 그는 “김 씨가 지난 2022년 6월 나토 순방에 나서며 재산 신고 없이 6000만 원대의 고가 목걸이를 착용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는데, 김 씨는 당초 지인에게 빌린 것이라고 하다가 지난 5월 검찰에는 모조품이었다고 말을 바꿨고, 지난달 특검팀이 해당 목걸이를 압수한 뒤 감정한 결과 실제로도 모조품인 것으로 드러났다”라고 전한 뒤 “특검팀은 해명이 계속 바뀌는 데다, 김 씨 측이 실제 정품 목걸이를 숨기고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해 바꿔치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라고 전했다.         < 조현호 기자 >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명태균 공천개입·건진법사 부정청탁·나토 순방 장신구·대선 경선 허위사실공표 의혹 등 혐의를 받고 있는 김건희(파면된 전직 대통령 윤석열의 아내)씨가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WEST(웨스트)에 마련된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 사무실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뒤 귀가하고 있다. ⓒ 유성호

 

윤석열(V1)보다 권력 실세로 불린 'V0' 김건희가 김건희 특검팀(민중기 특검) 소환 조사를 마치고 약 10시간 32분 만에 귀가했다.

김건희 특검팀은 6일 오전 10시 23분부터 도이치모터스·삼부토건 주가조작,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법사 이권 청탁 등 16가지 의혹을 받는 김건희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특검팀은 이날 "오후 5시 46분 조사가 종료됐고 곧 조서 열람 예정"이라고 6시 4분께 밝혔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명태균 공천개입·건진법사 부정청탁·나토 순방 장신구·대선 경선 허위사실공표 의혹 등 혐의를 받고 있는 김건희(파면된 전직 대통령 윤석열의 아내)씨가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WEST(웨스트)에 마련된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 사무실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뒤 귀가하고 있다. ⓒ 유성호


오후 8시 55분쯤 조사를 마친 김건희는 오전 출근길과 달리 안경을 착용했고 고개를 숙인 채 등장했다. 대기하던 취재진이 다가서자, 김건희의 변호인인 최지우 변호사는 "죄송하지만 (김건희) 건강이 안 좋으니 마이크를 자제해 달라"고 제지했다. 이어 "따로 준비한 입장이 있느냐"는 질문에 최 변호사는 재차 "아니다. (김건희) 건강이 매우 안 좋다"라고 막아섰다.

"어떤 점을 소명했는지", "진술도 (김건희가) 직접 했는지" 등 질문이 계속됐지만, 최 변호사는 답변을 피했고 김건희는 침묵으로 일관한 채 특검 사무실을 빠져나갔다.

현장 인근에는 오전 9시부터 집회를 열었던 김건희 지지자들이 자리를 지켰다. 이들은 김건희가 탄 차가 빠져나갈 출입구에서 성조기와 태극기를 흔들며 대기했다. 김건희가 탄 차가 사무실을 떠나자, 몇몇 참가자들은 "김건희 여사 힘내라"라고 외치기도 했다.

문홍주 특검보는 이날 오후 3시 정례 브리핑에서 "김건희씨에 대한 호칭은 피의자로 칭해 조사하고 있다. 현재 (김건희는) 진술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진술하고 있다"라며 "(김건희가) 특검, 특검보와 일체 대면하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이어 "2차 소환조사 등 다른 부분은 수사 관련한 부분이라 알려드리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명태균 공천개입·건진법사 부정청탁·나토 순방 장신구·대선 경선 허위사실공표 의혹 등 혐의를 받고 있는 김건희(파면된 전직 대통령 윤석열의 아내)씨가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WEST(웨스트)에 마련된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 사무실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뒤 귀가하고 있다. ⓒ 유성호


앞서 김건희는 소환예정 시각보다 10분 늦은 오전 10시 10분 서울 종로구 특검 사무실에 출석하며 건물 2층 포토라인에서 "나 같은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심려를 끼쳐서 진심으로 죄송하다"라고 말했다. 얼굴을 숙인 채 건물에 입장한 김건희는 "명품 목걸이를 왜 받았는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을 미리 알고 있었는지", "명태균과 왜 만나고 통화했는지"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입을 굳게 닫았다.                   < 이진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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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차명 주식 거래 의혹으로 탈당한 이춘석 전 국회 법사위원장에 대한 제명 결정을 발표하고 있다. 2025.8.6. 연합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차명 주식거래 의혹이 불거져 탈당한 이춘석 의원을 제명 조치했다. 이 의원의 사퇴로 공석이 된 법사위원장 자리에는 법무부 장관 출신인 6선 추미애 의원이 내정됐다. 이 의원의 차명 주식거래 의혹으로 불거질 정치적 파급 효과를 차단함과 동시에 검찰·사법개혁 동력을 유지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로 풀이된다.

 

정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본청 당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제144차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의원의 차명 주식거래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 우려가 크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어제 언론 보도 즉시 윤리감찰단에 철저한 진상조사를 지시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당규 제42조, '당대표는 중대하고 현저한 징계 사유가 있거나 그 처리를 긴급히 하지 아니하면 당에 중대한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최고위원회의 의결로 비상징계처분을 할 수 있다'는 비상징계 규정에 따라 최고위원회의 의결로 제명 등 중징계를 하려 했으나, 어젯밤 이 의원의 탈당으로 징계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이에 당규 제18조, '징계를 회피할 목적으로 징계 혐의자가 탈당하는 경우 각급 윤리심판원은 제명에 해당하는 징계처분을 결정할 수 있다', 제19조, '윤리심판원은 탈당한 자에 대해서도 징계사유의 해당 여부와 징계 시효의 완성 여부를 조사할 수 있다'는 규정에 의거, 이 의원을 제명조치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당대표에 취임하자마자 이런 일이 발생해서 국민 여러분들께 정말 송구스럽고 몸 둘 바를 모르겠다"면서 "당대표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추후에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당 소속 국회의원들의 기강을 확실하게 잡도록 하겠다. 당에서 이에 대한 재발 방치책 등을 깊이 논의해서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하게 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차명 주식거래 의혹을 받는 더불어민주당 이춘석 의원이 5일 국회 본회의에서 방송법 일부개정법률안 관련 필리버스터 종결 동의를 표결하는 투표를 하고 있다. 2025.8.5. 연합
 

앞서 <더팩트>는 이 의원이 전날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카카오페이 537주, 네이버 150주, LG CNS 420주 등 1억여 원 규모의 차명 주식 거래를 한 정황을 보도했다. 주식 계좌는 이 의원이 아니라 이 의원 보좌관인 차아무개 씨 소유였다. 이 의원의 재산 내역에도 없던 주식들이다. 당 윤리감찰단은 긴급 진상조사에 나섰고, 경찰은 금융실명법 위반 혐의 등로 이 의원과 보좌관 차 씨를 입건했다. 이에 이 의원은 전날 밤 "민주당을 탈당하고 법사위원장 사임서도 제출했다"고 밝혔다. 

 

정 대표가 이 의원의 탈당에도 당규에 따라 제명이라는 초강경 조치를 한 것은 국회의원 윤리 문제와 관련해 '제 식구 감싸기' '꼬리 자르기' 등의 목소리가 나오지 않도록 일벌백계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에 빌미를 주지 않겠다는 의지로도 읽힌다. 아울러 당 대표로서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하고, 대표 취임 직후 추진하고 있는 개혁 입법의 동력을 떨어뜨리지 않기 위한 조치로도 해석된다.

 

정 대표는 "대한민국 주식시장에서 장난치다가는 패가망신한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주겠다고 선언한 이재명 대통령과 이재명 정부의 기조대로 엄정하게, 앞으로 이와 유사한 일이 발생하면 엄단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거듭 "더 이상 이런 문제로 국민들께서 우려하지 않도록 재발방지책도 마련하도록 하겠다. 국민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정말 죄송하게 생각한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휴가 중인 이 대통령도 이 의원의 차명 주식 거래 의혹에 대해 "사안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다"면서 "진상을 신속하게 파악하고 공평무사하게 엄정 수사하라"고 지시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더불어, 이 의원을 국정기획위원회에서 즉시 해촉할 것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국정위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 분야 정책 기획을 담당하는 경제2분과장을 맡아왔다. 이날 국정위는 이 의원을 해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내란 진상조사단'의 추미애 단장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 열고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 당시 박종준 경호처장의 대응과 관련한 제보 내용을 밝히고 있다. 추 단장은 "당시 박 경호처장으로부터 몸싸움에서 밀릴 경우 공포탄을 쏘고, 안되면 실탄도 발포하라는 명령이 하달됐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2025. 1. 5. 연합
 

이 의원의 사퇴로 공석이 된 법사위원장 후임도 곧바로 내정됐다. 김병기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의원이 탈당과 함께 법사위원장직도 사퇴했다"며 "특별하고 비상한 상황인 만큼 일반적인 상임위원장 선발 방식에서 벗어나서 검찰 개혁과 관련해서 가장 노련하고 그리고 검찰 개혁을 이끌 수 있는 추미애 의원께 위원장직을 맡아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 법무부 장관 출신으로 검찰개혁을 두고 윤석열과 정면 대결했던 추 의원을 법사위원장에 내정한 것은 검찰개혁의 고삐를 절대 늦추지 않겠다는 당 지도부의 의지로 읽힌다. '추다르크'라는 별명으로 불릴 만큼 전투력이 높다고 평가되는 추 의원을 법사위원장으로 내세운 것은 그만큼 강한 개혁 드라이브를 예고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장관 출신 6선 의원의 노련함 등도 고려 대상이 된 것으로 보인다.

 

'강력한 개혁'을 기치로 당대표 경선에 나섰던 정 대표는 지난 2일 당대표 선출 뒤 수락 연설에서 "검찰개혁, 언론개혁, 사법개혁을 추석 전에 반드시 마무리하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4일 가진 첫 최고회의에서도 "3대(검찰·언론·사법) 개혁과 당원 주권정당 특별위원회를 지금 즉시 가동하겠다"면서 "검찰·언론·사법개혁은 폭풍처럼 몰아쳐서 전광석화처럼 끝내겠다"고 강조했다.

 

추 의원의 법사위원장 선출 절차는 다음 본회의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정 대표는 "국회 법사위원장은 다음 본회의에서 즉시 교체선출하겠다"고 밝혔다. 상임위원장은 국회 본회의에서 무기명 투표로 선출되며, 재석의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수 찬성이 필요하다. 민주당 의석수가 단독 과반이므로 무난히 법사위원장에 선출될 것으로 보인다.

 

서삼석 의원. 연합 자료사진
 

한편 정 대표는 이날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호남 출신 3선인 서삼석 의원(전남 영암·무안·신안군)을 지명했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호남은 민주당의 뿌리이자 민주주의의 산실이고, 대한민국 민주화의 성지"라며 "호남의 역사와 정신이 당 운영 전반에 반영될 것이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서 최고위원 임명 절차는 오후에 진행될 당무위 의결을 거쳐 마무리된다. 서 최고위원 임명은 정 대표의 '호남 홀대론' 달래기 일환으로 해석된다. 지난 6·3 대선 당시 호남 지역 '골목골목 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정 대표는 꾸준히 호남에 공을 들였다. 당 대표 취임 직후에도 첫 일정으로 호남의 수해 복구 현장을 찾아 봉사 활동을 했다.

 

정 대표는 서 최고위원 임명과 함께 공약 사항인 '평당원 최고위원'을 선출하기 위한 공모 절차에도 착수한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당 대표 경선 당시 지명직 최고위원 2명 중 1명을 평당원이 뽑도록 하는 '당원주권'을 약속한 바 있다.

 

평당원 최고위원은 권리당원 자격 유지 기간 내 당직·공직출마 경험이 없고, 당원 100명 이상의 연서 추천을 받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 1차 서류 심사와 온라인 공개 오디션, 권리 당원 투표 등의 절차를 거치게 된다. 공개 오디션은 무작위로 뽑힌 배심원단 투표 50%, 당원 여론조사 50%의 비율로 심사해 4명을 선발하게 되며, 이후 최종 후보자 4명의 정견발표, 권리당원 투표(100%)로 최종 선출한다.

 

정 대표는 "평당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며 "앞으로도 전당대회 과정에서 제가 약속한 것은 신속하게 실천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어 "당원이 주인 되는 당원주권정당, 실천하는 민주당을 만들겠다"며 "국민과 당원 여러분의 지속적인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거듭 당부했다.                               < 김성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