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당시 광주 금남로 일대에서 기자들이 촬영한 헬기 사진.

문 대통령 지시, 기총소사 등… 국방부 특별조사단 구성

문재인 대통령이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공군전투기 부대가 광주 출격 대기명령을 받았다는 보도 등과 관련해 국방부가 특별조사를 하라고 지시했다.
박수현 대변인은 23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문재인 대통령이 5·18 광주민주화 운동 당시 공군전투기 부대에 광주를 향한 출격 대기명령이 내려졌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와, 또 당시 전일빌딩을 향한 헬리콥터 기총사격 등 2건과 관련한 특별조사를 국방부 장관에게 지시했다”고 밝혔다. 앞서 JTBC는 ‘5·18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공군에 출격 대기 명령이 내려졌고, 전투기에 공대지 폭탄을 장착하고 이를 준비했다’는 내용의 보도를 21일 보도했다. 당시 공군 전투기 조종사들의 증언에 따르면, 전투기끼리 공격하는 ‘공대공 폭탄’이 아닌, 땅으로 떨어뜨리는 ‘공대지 폭탄’을 장착하고 1980년 5월21일~22일 사이 출격 대기하라는 작전명령을 받았다는 내용이다.


국방부는 23일 문재인 대통령이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전투기 출격대기와 헬기 사격에 대한 특별조사를 지시한 것과 관련, 특별조사단을 구성해 빠른 시일 내에 조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사단의 명칭은 ‘5·18민주화운동 헬기 사격 및 전투기 대기 관련 국방부 특별조사단’이다.
국방부는 “특별조사단에 ‘5·18 민주화운동’ 관련 단체 등에서 참여를 요청해 오면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5·18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 및 전투기 대기와 관련해 철저한 진상조사와 진실 규명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방부 노수철 법무관리관은 “특별조사단을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구성할 것”이라며 “국방부에서 확인한 내용과 자료가 앞으로 특별법에 따라 국회에서 만들어질 기구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별조사단의 활동 방향과 관련, “5·18 관련 문서 확인 작업과 관계자 증언이 위주가 될 것”이라며 “기무사 존안 자료도 당연히 확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기밀로 제한된 자료는 관련 절차에 따라 적극적으로 해제될 것”이라며 “기밀해제 방법은 국방차관이 위원장을 맡고 국방부 실장급과 각 군 참모차장, 국방정보본부장 등이 위원으로 참여하는 군사기밀보호심의위원회를 열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5·18 당시 광주에 파견된 부대는 대부분 육군본부 업무규정에 따라 전투(작전)상보와 부대사를 남긴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당시 광주 인근에 헬기를 출동시킨 육군 1항공여단의 전투상보와 부대사는 1차적인 조사 대상으로 꼽힌다. 공군 비행단의 5·18 당시 작전 및 상황일지도 포함된다.


< 정유경·송경화 기자 >


미국-일본 동맹 견제하면서
괌 주변 해상 미사일 발사 능력 과시
주일미군 타격권 경고 등 다목적 포석
“괌 아니지만 좀더 위협적인 곳 노린듯”

북한 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통과한 29일 도쿄에서 시민들이 아베 신조 총리 기자회견 장면이 나오는 텔레비전 앞을 지나고 있다.

북한이 29일 새벽 5시58분께 일본 상공을 통과하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일본 정부는 북한 미사일이 이날 오전 6시5분에서 7분 사이 홋카이도 에리모곶 상공을 통과해, 6시12분께 에리모곶 동쪽으로 1180㎞ 떨어진 태평양 해상에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발사 지점은 평양 근처 순안비행장이며, 총 비행거리는 2700㎞로 추정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한 뒤 “우리나라 상공을 통과하는 미사일을 발사하는 폭거는 지금까지는 없었던 심각하고 중대한 위협”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는 사전 예고 없이 일본 상공을 지나도록 쏘았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일본 방위성은 북한 미사일이 사전 예고 없이 일본 상공을 통과한 것은 1998년 대포동 1호 이후 처음이라고 밝혔다. 일본은 이번 미사일이 북한이 ‘괌 포위사격’을 위협한 중거리 탄도미사일 화성-12형일 것으로 추정했다.

북한이 미-일 동맹을 견제하고, 괌 주변 해상에 미사일을 발사할 능력을 과시하면서, 동시에 주일미군도 타격권 안에 있다고 경고하는 다목적 포석으로 ‘일본 상공 통과’를 선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노데라 이쓰노리 일본 방위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의 “최대 비행거리가 5000㎞로 당연히 괌에 도달할 수 있는 종류다”라고 말했다. 고노 다로 외상은 “지금까지 북한이 나름대로 도발을 해왔다. 하지만 (이번에) 미국의 대응을 고려한 북한이 조금 기가 빠진 것 아니냐”고 말했다. 북한이 괌 주변 해상에 직접 미사일을 발사해 미국을 자극하는 것을 피하면서도 괌 타격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 동쪽으로 방향을 틀어 발사했다는 의미다.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괌은 아니지만 북-미 간 기싸움 부분에서 좀더 위협적인 모습을 보일 수 있는 곳으로 일본을 택한 것 같다. 철저히 고안된 발사였다고 본다”고 말했다. 우리 군 관계자는 “미군 증원 기지 타격 능력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유사시 한반도 지원 임무를 맡은 일본 본토와 오키나와의 7개 유엔사 후방기지와 주일 미군이 자신들의 사정권 안에 있다는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는 게 군 당국의 분석이다.

북한의 도발에 대화를 재촉하는 메시지가 감춰져 있다는 해석도 있다. 이종원 와세다대 교수는 “미국이 대화를 할 수 있다고 하면서도 제재 일변도이니까, 북한이 기다리기보다는 행동에 나선 듯하다”고 해석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40분간 한 전화통화에서 “지금은 북한과 대화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베 총리가 북한과의 대화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계속 나온다. 이달 초 <닛칸 겐다이>는 프리랜서 언론인 다하라 소이치로가 아베 총리와 식사를 하면서, 방북 등 정치생명을 건 모험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사학 스캔들 등에 휩싸여 지지율이 급락한 아베 총리가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외교적 성과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정권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다. 아베 총리는 2002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 방북 때 관방부장관으로서 동행한 것을 계기로 정치적으로 급부상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김지은 기자>


트럼프 믿고 준동 ‘백인 민족주의’

● WORLD 2017. 8. 22. 19:45 Posted by SisaHan

소총까지 든 대안우익 세력이 12일 미국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의 시위 현장에 등장했다.

‘대안우익’ 이름으로 세력 강화‥ 백악관 수석 대표이론가

1명이 죽고 19명이 다친 미국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대대적인 폭력 시위를 벌인 ‘백인 민족주의’ 세력은 그 뿌리가 남북전쟁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시위가 남북전쟁 때 남부연합의 영웅 로버트 리 장군의 동상 철거 결정에 항의해 벌어진 것에서도 이런 역사가 드러난다.
남북전쟁에서 패한 남부 백인 세력 사이에서는 여전히 노예해방을 반대하는 인종주의가 남아 백인우월주의로 발전했다. 샬러츠빌 시위에도 등장한 백인 우월주의 단체 ‘큐클럭스클랜’(KKK)이 대표적이다. 이런 인종주의는 연방정부를 부정하는 극우주의 조류와도 결합됐다. 연방정부는 북부의 상공업자 ‘양키’들이 미국을 자신들의 이익에 맞게 지배하려는 도구라는 주장이다.


인종주의와 극우주의는 동전의 양면처럼 미국 사회에서 면면히 이어져왔다. 1995년 오클라호마시티의 연방청사 폭탄테러를 저지른 티머시 맥베이는 ‘연방정부는 악’이라는 확신을 가진 극우주의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맥베이 등은 미국 연방정부와 유엔이 미국을 해체하고 세계를 지배하려는 도구라고 본다.
소외된 백인 중·하류층 사이에서 잔존하던 인종주의와 극우주의는 1990년대 이후 세계화 조류 속에서 반세계화 담론과 결합되며 발전했다. 전통적 인종주의 및 극우주의가 세계화는 불평등을 야기한다는 좌파 진영의 반세계화 담론을 차용해 소외된 백인 주민들을 파고들었다. 경쟁력을 상실한 제조업이 주로 위치한 중·남부 내륙 지방 백인들의 소외와 불만이 자양분이 됐다. 소수민족이나 소수인종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공공연한 정치·사회 운동을 벌이는데 주류인 백인도 그에 상응하는 이데올로기와 운동을 펼쳐야 한다는 것이 ‘백인 민족주의’의 핵심이다.


백인 민족주의는 도널드 트럼프의 대선 출마를 전후해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대안우익’(alt-right)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대안우익은 기존의 극우주의나 정통 우파와는 달리, 민주당뿐만 아니라 공화당의 기성세력도 적으로 규정한다.
백악관에 입성한 스티븐 배넌 수석전략가 겸 고문이 대안우익의 대표적인 이론가이자 중심인물 중 하나다. 배넌이 창립하고 운영했던 <브라이트바트 뉴스>는 <인포워즈>와 함께 대안우익과 백인 민족주의를 전파하는 대표적인 뉴스 사이트다. 이런 인터넷 매체들은 대선 때 트럼프를 적극 옹호하는 한편 ‘가짜 뉴스’의 진원지가 됐다. 이런 매체들은 얼핏 기득권 세력을 비판하고 그 이익을 폭로하는 매체로 보인다. 조지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 전쟁을 비난하고 클린턴재단의 비리를 폭로한 게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런 보도의 대부분은 이미 논란이 끝난 사안을 마치 새롭게 드러난 사실처럼 포장해서는 교묘하게 비틀고는 허위 사실을 첨가하곤 한다. 일반인들로서는 기성 언론이 눈감는 거대한 비리가 새롭게 드러난 것으로 착각하게 한다. 이런 유의 폭로 기사를 보도하면서 중간중간에 끼워넣은 가짜 뉴스에 신빙성을 부여한다.


트럼프의 당선은 백인 민족주의 세력에 크게 의지했다. 트럼프가 샬러츠빌 시위를 비난하면서도 백인 민족주의 세력과 단체들을 특정하지 않은 이유다. 시위를 조직한 큐클럭스클랜의 전 지도자 데이비드 듀크는 시위대가 “우리나라를 되돌리기 위한 트럼프의 약속들을 완전히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와 백인 민족주의 세력의 관계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 정의길 선임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