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는 순서가 있다. 가까운 사람부터 사랑하는 것이 사랑의 건강한 순서이다. 나에게 제일 가까운 분은 하나님이시다. 나의 존재의 근거(the ground of being)가 바로 하나님이시다. 하나님 없이는 나는 존재할 수도 없고, 살 수도 없다. 하나님은 나의 호흡보다 더 가까운 분이시다. 성경은 하나님을 묘사하는 단어로 아버지, 남편, 친구, 연인을 사용한다. 그 이유는 이들이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우리에게 제일 친근한 존재들이기 때문이다. 태어나서는 부모가, 좀 자라서는 친구나 연인이, 결혼해서는 배우자가 제일 나에게 가까운 존재이다. 결국 성경이 우리에게 가르쳐 주는 것은 하나님은 우리가 이 땅을 살아가면서 만나는 가장 가까운 존재라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제일 먼저 사랑해야 할 분은 하나님이시다. 나의 사랑의 0순위는 바로 하나님이시다. 하나님을 사랑해야 나를 사랑할 수 있고, 남을 사랑할 수 있다. 하나님에 대한 사랑은 모든 사랑을 가능케 하는 사랑의 근원이다. 

두 번째 사랑의 순서는 나 자신이다. 나보다 나에게 더 가까운 사람은 없다. 나를 사랑해야 남을 사랑할 수 있다. 우리는 나를 대하는 방식으로 남을 대한다. 나에게 잘 해주는 사람이 남에게도 잘 해준다. 많은 사람들이 내가 사랑해야 할 첫 번째 이웃이 나 자신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심리학자 칼 융은 이렇게 말한다. “예수님은 너희 중에 지극히 작은 자를 사랑하라고 하셨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용납과 사랑을 가장 필요로 하는 지극히 작은 자가 바로 나 자신이라고는 한 번도 생각하지 않는다.” 사람은 무엇보다도 먼저 나를 사랑할 때에 건강한 사랑을 할 수 있고, 건강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다. 

그 다음 사랑의 순서는 다른 사람인데, 다른 사람 중에서 나에게 제일 가까운 사람은 바로 나의 가족이다. 이웃 사랑의 1번지는 나의 가족이다. 제일 먼저 내 사랑이 가족에게 향해야 한다. 그래서 성경은 가족을 돌보지 않는 자는 믿지 않는 자보다 더 악하다고 한다. 사도 바울은 자기 아내를 사랑하는 것이 자기를 사랑하는 것이기에 자기 자신처럼 아내를 사랑하라고 한다. 그러나 우리는 이 순서를 종종 바꾸어 버린다. 가정 밖에 사람에게는 친절을 베풀고, 배려해 주고 예의를 지키면서도 정작 가장 가까운 사람, 가장 소중한 사람인 가족에게는 함부로 대하고 배려해 주지 않는다. 가족은 내가 아무렇게나 대해도 영원한 내편이라고 착각한다. 그래서 더 친절해야 할 가족에게 더 사랑을 주어야 할 가족에게 소홀하게 대한다. 무례하게 대한다. 특별히 가장 가까운 부부 사이에 이런 현상이 가장 많이 나타난다. 가장 가깝고 소중한 사람인 아내에게, 남편에게 우리는 가장 함부로 대한다. ‘내 남편이, 내 아내가 다른 사람에게 하는 것 반만 나에게 해 주면 얼마나 좋을까?’이런 소원을 가진 부부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오늘날 왜 부부관계가 이처럼 깨어져 가고 있는가? 나는 그 근본 원인이 부부간에 존중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사랑을 잃어 버렸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정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부부간에 존중을 잃어버린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오늘날 부부 사이에 가장 먼저 회복되어야 할 것이 존중이다. 부부는 한 없이 가깝고도 먼 사이다. 남남끼리 만나 오래도록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서로 배려하고 존중해야 한다. 가까울수록 예의를 지켜야 한다. 그래서 예로부터 부부가 지켜야 할 도리를 부부유친(夫婦有親)으로 하지 않고, ‘부부유별’(夫婦有別)이라고 하는 것이다. 
세월이 가면 친구도, 이웃들도, 심지어 친척들도 다 내 곁을 떠난다. 마지막까지 내 곁을 지켜줄 사람은 결국 아내요, 남편이요, 자녀들이다. 바로 이들이 우리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고 아끼며 사랑해야하는 사람들이다.

< 고영민 목사 - 이글스필드 한인교회 담임목사 >


검찰, 탈세혐의도 추가… 여의도순복음 장로회, 유감표명

배임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아 온 조용기 원로목사(77. 여의도순복음교회)가 결국 기소됐다. 서울중앙지검 조사부는 6월7일 여의도순복음교회에 150억 원대의 손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배임)로 조 목사를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조 목사가 탈세를 한 정황을 포착, 탈세 혐의도 추가했다고 밝혔다. 
조 목사는 여의도순복음교회 당회장으로 있던 2002년, 영산기독문화원(조희준 이사장)으로부터 아이서비스의 비상장 주식 25만 주를 한 주당 8만 6984원에 매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전체 금액으로 따지면 217억 4600여만 원에 이른다. 2만 4000원밖에 안 하던 주식을 교회가 서너 배 정도 비싼 가격에 매입한 것을 안 29명의 장로가 횡령·배임 혐의로 2011년 9월 조 목사와 조희준 씨를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조 목사가 교회에 필요 없는 주식을 고가에 매입하면 문제가 된다는 보고를 받고도 아들 조희준을 위해 주식 매입을 지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주식을 비싸게 매입한 게 증여가 아니라는 점을 주장하기 위해 정상적인 거래로 위장, 수십억 원대의 증여세를 회피한 것(조세 포탈)으로 봤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2월 교회에 150억 원대의 손해를 입힌 혐의로 조희준 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4차 공판까지 진행된 가운데 조 씨는 혐의를 부인하고, 조 목사에게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조희준 씨는 2011년에 불구속 기소돼 올해 1월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바 있다
한편 여의도순복음교회(이영훈 목사) 장로회는 배임·탈세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조용기 원로목사를 적극 두둔하고 나섰다. 6월9일 ‘조용기 원로목사님 기소에 대한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입장’을 발표한 장로회는 “조 목사에 대한 어떠한 법적 조치도 원하지 않는다”며 유감을 표시했다.
 
조 목사가 아들 조희준 씨가 이사장으로 있던 영산기독문화원으로부터 주식을 고가에 매입하라고 지시한 혐의에 대해서는 그 사안의 책임 소재가 조 목사에게 있다고 볼 수 없다며 변호했다. 교회의 모든 업무는 최고 의결기관인 당회가 검토·결정하며 당회장의 결재는 형식적인 의미가 강하다는 것이다. 또 조 목사가 국내외적으로 방대한 사역을 했기 때문에 모든 서류를 확인하고 결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도 덧붙였다. 장로회는 조 목사가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영적 지도자이며 세계 80개국 300여 도시에서 집회하는 등 최고의 민간 외교관으로서의 역할을 감당해 왔다면서 업적을 감안해야 한다고 밝혔다.


▶모처럼 넘어섰는데… 남북 실무회담을 위해 남쪽으로 오려는 북 한 김성혜 조평통 서기국 부장을 분계선 앞에서 맞는 정부인사.


차관급 수석대표로 ‘격하’ 맞불에… 북한 “수용 거부”

“7.4 공동성명 이래 남북한 접촉 및 회담이 모두 606회 열렸으나 이번 같은 경우는 없었다.”
한 남북관계 전문가의 지적처럼 12일 남북 당국회담의 무산은 남북이 가야 할 길이 멀다는 점을 재확인해줬다. 표면적으로 수석대표를 누구로 할 것인지를 둘러싼 이견이 원인이었으나, 결국 서로에 대한 불신과 비타협적인 태도가 회담 자체를 무산시켰다.
 
남북은 이날 오후 1시쯤 남북 연락관의 직접 대면 접촉을 통해 5명의 대표단 명단을 동시에 주고받았다. 그러나 이를 받아본 북한이 즉각 남한 대표단의 명단을 문제 삼았다. 남한이 건넨 수석대표가 김남식 차관으로 돼 있었기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 9일 실무접촉에서 대표단장을 ‘상급(장관급) 당국자’로 하기로 했다. 그런데 남한이 수석대표를 차관으로 한 것이다. 따라서 자신들은 보낸 장관급과 수석대표와 급이 맞지 않는다고 주장한 것이다.
북한의 장관급 대표라고 주장한 강지영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국장이 장관급인지도 의문이다. 또 정부는 서기국 국장이 장관급이라고 하더라도 이 때문에 회담 자체를 거부한 것이 합당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날 저녁 8시 기자회견을 연 통일부 김형석 대변인은 “북한의 주장은 상식과 국제적 기준에 맞지 않는다. 북한이 그동안 유럽연합 국가들과 대화할 땐 상대국의 격에 따라 북한의 국장과 유럽국가의 과장이 만나기도 했다. 북한이 이를 격에 맞지 않는다고 거부한 사례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지난 6일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특별담화에 대해 통일부가 12일 장관급 회담을 제의하면서 12일 회담은 일찌감치 합의가 된 상태였다. 문제는 9일 판문점 실무접촉에서 불거졌다. 이 실무접촉에서 남한은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수석대표가 돼야 한다는 뜻을 밝혔고, 북한이 기존 장관급 회담의 관례를 들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회담 명칭은 애초의 장관급 회담에서 ‘남북 당국회담’으로 바뀌었고 의제와 수석대표의 급은 서로 합의하지도 못했다. 
남북 전문가들이 지적하듯 김양건 통전부장이 올 가능성은 거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공공연히 류길재 통일부 장관의 상대는 김양건 통전부장이 돼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류 장관을 수석대표로 내보내지 않았다. 10일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북한이 그동안 국장급을 수석대표로 내보냈는데 김양건 통전부장이 안 나오면 우리도 ‘급을 맞추겠다’고 말한 건 압박이라기보다는 이런 방침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로서는 걸음이 조금 꼬였다. 9일 판문점 실무접촉에서 정부가 남쪽 수석대표를 ‘남북문제를 책임지고 협의·해결할 수 있는 당국자’로 하겠다고 밝혔으나, 결국 북한의 뜻을 미리 가늠해 차관을 내보냈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난 6일 통일부가 북한의 제의를 받아들여 ‘오는 12일 남북 장관급 회담을 서울에서 개최하자’고 다시 제안했으나, 스스로 회담을 차관급으로 낮춘 셈이 됐다. 이에 반해 북한은 실무접촉에서 장관급(상급)을 내보내겠다고 밝혔으나, ‘내각 책임참사’라는 모자를 쓰고 나오므로 장관급이라고 주장할 수 있었다. 
통일부의 한 전직 고위 관리는 “회담 경험이 많은 통일부가 김양건 통전부장이 수석대표로 나올 것이라고 판단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통일부가 청와대의 깨알 지시에 묶여 오도 가도 못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 강태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