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비대위 등이 낸 집행정지 신청 모두 기각

집회 열리면 코로나19 확산방지 어려움 야기

 

한글날에도 경찰이 차벽을 통한 집회 봉쇄 계획을 밝힌 가운데 법원도 서울 도심집회 금지를 멈춰달라며 보수단체가 낸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경찰의 집회 금지 통고가 효력을 유지하게 된 것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재판장 안종화)88·15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서울종로경찰서와 서울시를 상대로 낸 옥외집회 금지처분 효력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세종로공원과 광화문 교보빌딩 인근에서 각각 1천명이 모이는 집회가 열릴 경우 “‘코로나19의 감염 예방 및 확산 방지라는 공익을 실현하는 데 심각한 어려움이 야기될 수 있고, 이는 공공의 안녕질서에 대한 명백한 위협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수가 모여 예측불가능성이 큰 집회의 특성을 거론하며 불허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꾸준히 발생하는 상황에서 전국 각지에 거주하는 1천명이 대중교통 등을 통해 집회에 나선다면 불가피하게 밀접 접촉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집회를 매개로 한 감염이 발생할 경우 감염경로 파악에 심각한 어려움이 생기고 그 확산도 자명해 보인다고 했다. 비대위는 마스크, 손 소독제 구비, 발열체크, 명부 작성 방역 담당 의료진 5명과 질서유지요원 302m 거리두기로 의자 1천개 배치 등의 방역계획을 제출했지만 “30명의 질서유지인이 최소 1천명의 참가자를 통제한다는 것인데 이는 코로나19 예방 및 확산 방지에 충분한 조처로 평가하기 어렵다. 이를 구체적으로 실천할 방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날 법원은 다른 단체들이 낸 집행정지 신청도 모두 기각했다. 행정7(재판장 김국현)는 우리공화당과 천만인무죄석방본부 쪽이 서울지방경찰청장 등을 상대로 낸 옥외집회 금지통고처분 집행정지 신청 사건을 기각했다. 이들은 9일과 10일 서울역과 시청, 광화문, 종로 일대에서 4만명이 모이는 집회를 신고해 금지 통고를 받았다. 이에 재판부는 수만 명이 집회를 하고 행진을 해 참석인원이 특정되지 않는다이들이 이틀간 집회를 한다면 다수의 감염자가 발생할 위험이 높아진다고 밝혔다.

행정12(재판장 홍순욱) 또한 자유민주주의연합이 서울 중구청장과 서울남대문경찰서장을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신청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자유민주주의연합도 을지로입구역 인도 앞에서 1천명이 모이는 집회를 신고했지만 재판부는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들이 노래, 구호제창 등을 시위 방법으로 정해 코로나19 전파 가능성도 높다고 판단했다. 장예지 기자

소규모 언론사와 친분 이용한 듯  새누리당 당직자 출신

국회 유감표명 조사중삼성 사과드린다해당임원 사직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표(오른쪽)와 장혜영 원내대변인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류호정 의원의 국감 증인 채택 철회 및 삼성 임원 국회 불법 출입 문제와 관련한 긴급 의원총회를 마친 뒤 국회 사무총장실을 항의방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 임원이 국회 출입기자 등록증을 이용해 국회 건물을 출입해온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8일 국회사무처에 강력 대응을 촉구했고, 국회사무처도 삼성전자에 유감을 표시한 뒤 사실관계 조사에 들어갔다. 이 사건은 전날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삼성전자 임원 한 사람이 언론사 기자 출입증을 가지고 매일 의원실에 찾아왔다고 폭로하면서 불거졌다. 삼성전자 임원이 출입증을 발급받는 데 이용한 언론사는 2013년 국회에 정식으로 등록한 소규모 출입사로, 국회 쪽은 삼성전자 임원이 이 언론사 대표와의 친분관계를 이용해 기자 등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회사무처는 3개월 동안 월평균 10개 이상의 기사를 작성한 것이 확인되면 1년 단위로 갱신 가능한 출입기자증을 발급하는데, 삼성전자 임원은 문제의 언론사에 형식적으론 기자 등록 요건을 충족했다고 한다.

국회 관계자는 삼성전자 쪽에 자료와 공문을 보내고 이야기하고 있고 추가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해당 언론사가 정상적으로 정당한 절차를 거쳐 언론 관련법에 따라 설립된 언론인지 다시 한번 더 문화체육관광부, 서울시 등에 설립 관련 요건을 확인하는 공문을 보냈다고 말했다. 김영춘 국회 사무총장도 이날 입장문을 내어 해당 기업에서 이번 사건의 진상규명에 책임 있는 태도를 보여주어야 할 것이라며 향후 진상규명에 따라 필요한 경우 법적 조처도 취할 수 있음을 밝힌다고 강조했다. 국회사무처는 이번과 같은 사건이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제도개선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긴급의총에서 “1급 국가보안시설인 국회가 삼성에 의해 유린된 것에 참담하다며 진상규명과 당국의 수사를 요구했다. 강은미 원내대표도 전방위적인 삼성의 로비 활동이 여전히 제 버릇 개 못 주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모든 정부기관을 상대로 전수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허영 더불어민주당 대변인도 삼성전자는 해당 직원이 왜 국회 출입기자로 등록했는지 밝히고, 실체가 불분명한 언론사를 앞세워 대관 업무를 했다는 의혹에 대해 해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허 대변인은 문제를 일으킨 삼성전자 임원은 25년간 정당에 몸담은 새누리당 당직자 출신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논란이 커지자 삼성전자는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해당 임원이 책임을 지겠다며 사의를 표명했고, 회사가 즉각 수리했다고 밝혔다. 정환봉 기자

'삼수' 끝에 위헌 결정2022930일까지 효력유지

 

18세를 넘은 복수국적자가 병역문제를 해결하지 못했을 때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외국 국적을 선택하지 못하도록 한 국적법 조항이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8일 복수국적자의 국적선택 의무와 국적이탈 신고제한 사유 등을 정한 국적법 조항이 과잉금지 원칙을 위반했다는 헌법소원 심판에서 7(위헌) 2(합헌)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헌법불합치는 위헌 법령을 개정할 수 있도록 한시적으로 효력을 인정하는 결정이다.

국적법 122, 141항 등은 18세가 돼 병역준비역에 편입된 복수국적자는 그해 13월 내 하나의 국적을 선택하도록 하도록 하고 있다. 대한민국 국적포기 신고도 이 기간에 해야 한다.

이 기간이 지나 대한민국 국적을 포기하려면 병역의무를 이행하거나 병역의무가 해소되는 만 36세가 돼야 한다. 대한민국 국민으로 혜택만 누리다가 군 복무 시기가 임박해 국적을 포기하는 사례를 막기 위한 조처다.

이 법 조항은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라 2022930일까지 개선 입법이 이뤄지지 않으면 다음 날부터 효력을 잃게 된다.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출생한 복수국적자 A씨는 만 18세 이상의 국적이탈을 제한하는 국적법 조항이 과잉금지 원칙을 위반했다고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헌재는 "복수국적자가 외국에서 주로 생활하는 경우 등 법이 정하는 기간에 국적이탈 신고를 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려운 사유가 있다""국적선택 기간이 지났을 때 발생하는 제한 등에 대해 개별통지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적선택 기간이 지나도 예외적으로 국적이탈을 허가하는 방안을 마련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이선애·이미선 재판관은 소수의견으로 "복수국적자의 국적이탈의 자유가 완전히 박탈되는 것은 아니고 부분적 제한만 받을 뿐"이라며 "과거 헌재가 내린 합헌 판단을 변경해야 할 정도의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 조항은 이전에도 수차례 헌법소원 심판이 제기됐지만, 헌재는 20061130, 201511262차례 합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국적이탈 신고서에 출생신고를 전제로 한 가족관계등록부를 첨부하도록 한 국적법 122항이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복수국적자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헌법소원 심판 청구에 대해서는 합헌 결정이 내려졌다.

 

해외 한인2'경계인' 오명 벗나국적법 2022년까지 개정

선천적 복수국적자들 취업제한 고통"병역기피 악용 막아야"

 

18세를 넘은 복수국적자가 쉽게 대한민국 국적을 포기할 수 없도록 한 국적법 조항에 헌법재판소가 위헌 판정을 내린 것은 해외에 거주하는 선천적 복수국적자의 기본권 침해에 주목한 결과다.

다만 여전히 병역기피 수단으로 복수국적이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점에서 국적이탈 제한의 예외기준을 촘촘하게 제시하는 방향으로 법이 개정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선천적 복수국적자가 주 대상유승준 사례와 달라

헌재는 8일 복수국적자의 국적선택 의무와 국적이탈 신고제한 사유 등을 정한 국적법 조항이 과잉금지 원칙을 위반했다는 헌법소원 심판에서 7(위헌) 2(합헌)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국적법 122, 141항 등은 18세가 돼 병역준비역에 편입된 복수국적자는 그해 13월 내 하나의 국적을 선택하도록 하도록 하고 있다. 대한민국 국적 포기 신고도 이 기간에 해야 한다. 이 기간이 지나 병역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대한민국 국적을 포기할 수 없다.

위헌 결정이 난 조항은 만 18세 이전에 복수국적자가 된 경우가 대상이다. 가수 유승준 씨처럼 만 18세 이후에 시민권을 취득하고 한국 국적을 포기한 경우는 대상이 아니다.

"한국법 몰라 국적포기 신고 못 해 취업 불이익"

복수국적자의 국적포기 제한조항을 둔 것은 대한민국 국민으로 혜택만 누리다가 군 복무 시기가 임박해 국적을 포기하는 사례를 막기 위한 조치다.

하지만 부모 중 1명은 한국인, 다른 1명은 외국인인 한인 2세들에 이중국적은 취업제한 등 뜻밖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현행 국적법상 미국 등 속지주의를 채택한 국가에서 태어났더라도 부모 중 1명이 한국인이면 외국과 한국 국적을 동시에 보유한 '선천적 복수국적자'가 된다.

이들이 만 18세가 돼 정해진 기간에 국적 포기를 하지 않으면 병역의무가 면제되는 만 36세까지 어쩔 수 없이 복수국적자로 살아야 한다.

특히 해외에 거주해 한국 국적법을 잘 알지 못하는 한인 2세들은 국적포기 기간을 놓쳐 의도치 않게 장기간 복수국적자가 되는 경우가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외국의 공직 진출이나 군 복무 등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헌재가 위헌 결정을 내리면서 "출생과 동시에 신고 없이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 복수국적자가 주된 생활 근거를 외국에 두고 경제활동을 해왔다면 국적이탈 관련 법과 제도를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부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병역기피 수단 악용 우려 여전예외기준 마련할 듯

하지만 헌재의 위헌 결정으로 복수국적자의 국적포기 제한이 완화되면 병역기피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법무부가 지난해 12월 열린 헌재 공개변론에서 "한국인으로서 혜택을 누리다가 병역의무만 회피할 수 있다면 병역의무 평등 원칙에도 심각하게 위배된다"며 합헌을 주장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헌재의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라 정부는 2022930일까지 문제가 된 조항을 개정해야 한다.

법 개정은 국적포기 제한을 일률적으로 없애는 것보다는 제한 기조는 살려두되, 선천적 복수국적자에 한해 국적포기의 길을 일부 열어주는 방향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클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헌재는 "병역준비역에 편입된 복수국적자에게 예외적으로 국적이탈을 허가하는 방안을 마련할 여지가 있다"고 조언했다.

코리아소사이어티 만찬 화상 연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의지 확인

 

문재인 대통령이 8일 한미 간 정치·경제·문화·예술 분야 교류 촉진을 위한 비영리단체 코리아소사이어티의 화상 연례만찬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8종전선언이야말로 한반도 평화의 시작이라며 거듭 종전 선언의 필요성을 부각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한-미 간 정치·경제·문화·예술 분야 교류 촉진을 위한 비영리단체 코리아소사이어티의 화상 연례만찬 기조연설에서 종전선언이야말로 한반도 평화의 시작이며,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만이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헌신에 진정으로 보답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렵게 이룬 진전과 성과를 되돌릴 수는 없으며, 목적지를 바꿀 수도 없다한반도 종전선언을 위해 양국이 협력하고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동참을 이끌게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종전선언을 통해 한반도의 전쟁이 완전이 종식되어야 한다며 국제사회의 협력을 부탁했다. 북한군의 해양수산부 공무원 총격 사망 사건이 있었지만,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뜻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8년과 2019년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으로 한반도평화프로세스의 실질적인 진전이 있었지만, 지금은 대화를 멈춘 채 호흡을 가다듬고 있다적극적으로 평화를 만들고 제도화할 때 우리의 동맹은 더욱 위대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성연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