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향 당선자 사과, 정의기억연대 부정의혹은 부인

할머니 비난말길 피해자로 존중받고 보호받아야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자가 29검찰 조사와 추가 설명을 통해 한 점 의혹없이 소명하겠다며 자신과 정의기억연대(정의연)를 둘러싼 의혹을 부인했다.

윤 당선자는 29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인 계좌 모금을 통해 약 28000만원이 모였고, 모금 목적에 맞게 사용된 돈은 약 23000만원, 나머지 약 5000만원은 정대협 사업에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후원금을 개인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윤 당선자는 다만 개인 명의 계좌를 사용한 것은 잘못된 판단이었다고 사과했다.

윤 당선자는 주택 구매 자금 출처에 대해서도 개인계좌와 정대협 계좌가 혼용된 시점은 2014년 이후의 일이고, 아파트 경매 취득은 2012년에 있었던 일이라고 했다. 아파트 경매 시점이 더 빨라 후원금을 유용했다는 의혹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사퇴 여론에 대해서도 국민이 납득할 때까지 소명하고 책임 있게 일하겠다며 일축했다.

이날 윤미향 당선자 해명에 정치권 반응은 엇갈렸다.

보수 야당은 의원직 사퇴를 촉구했다. 미래통합당은 논평을 내어 윤 당선자는 고개는 숙였지만 태도는 당당했고, ‘죄송하다고는 했지만 반성은 없었다. 회계부정과 기부금 유용, 횡령 의혹에 대해 악의적 보도라고 일축했고, 후원금 모집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검찰 조사 중이라는 변명으로 피해 갔다고 비판했다. 이어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말이 진심이라면 스스로 사퇴하고 조사를 받는 것이 국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고 밝혔다. 국민의당도 공식 논평을 통해 스스로 국회의원 당선자의 신분을 내려놓고 본인이 언급한 상응하는 책임을 지기 바란다고 가세했다.

정의당은 검찰 수사 결과를 기다려보겠다는 입장이었다. 정의당 김종철 선임대변인은 윤 당선자가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힌 만큼, 이후 과정에서 의구심이 해소되기를 기대한다. 이번 비판이 위안부당사자인 이용수 할머니로부터 나온 것이니만큼 위안부문제 해결 운동의 미래를 놓고도 더 깊은 논의가 이어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다만 김 대변인은 이렇게까지 의혹이 커지는 동안 민주당이 개인에게 책임을 돌려놓고 당으로서의 의혹 해소 노력에는 손놓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유감이라며 절대다수 의석을 획득한 여당으로서 좀 더 책임 있게 나섰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윤 당선자가 소속된 민주당은 이날도 말을 아꼈다. 허윤정 민주당 대변인은 윤미향 당선자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그 결과를 지켜보고 향후 입장을 밝힐 것이라며 검찰도 신속한 수사를 통해 논란을 조속히 종식시키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 해줄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 노현웅 기자 >

윤미향 당선자 기자회견 일문일답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에 대해서는?,

=할머니에겐 제가 배신자가 되어 있는데 30여년 같이 활동해왔다. 그럼에도 충분하게 소통하지 못했고 배신자라고 느낄 만큼 신뢰드리지 못한 데 대해 지금이라도 사죄 말씀을 전하고 싶다.

-검찰 소환요청은?,

=아직 받지 않았다.

-국회의원이 되면 불체포 특권이 생기는데,

=앞으로 검찰 수사과정이나 그 이후에 따르는 책임에 성실히 임하겠다.

-2012년 당시 이용수 할머니의 비례대표 출마를 말린 이유는?

=녹취 내용이 기사에 실렸던 걸 접했다. 당시 상황을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지만 아마 진짜로 할머니가 국회의원을 하고자 한다고 받아들이지 않고, 별로 중요하지 않게 받아들이고 말했던 것 같다.

-개인계좌 공개하실 의향은 없나?

=검찰에서 소명하겠다.

-공공 목적인데 개인 계좌로 받은 이유는?

=전체 할머니들을 위한 활동에는 단체 명의의 통장을 사용한다. 김복동 할머니를 유럽에 모시고 가면서 비즈니스 좌석으로 모시고 싶었고, 전체 할머니 위한게 아니라서 개인계좌로 모금했다. 그럼에도 개인명의로 모금한 건 잘못이다. 검찰에 고발되어있는 사항 중 하나다. 앞으로 설명하겠다.

-이용수 할머니에 대한 비난 여론이 있는데,

=할머니에 대한 비난은 중단해주셨으면 좋겠다. 할머니들은 피해자의 아픔을 겪은 것만으로도 존중받고 보호받아야한다. 한국사회가 보수적인데 내가 피해자였다고 말하는 것만으로도 용기있는 행동이다. 할머니들은 30년동안 정부가 하지 않은 일을 몸소 세계 각국을 돌며 운동했다. 그분들의 삶에 대해서는 우리가 미안해하고 반성해야할 것이다.

-당에서 사퇴권유는 없었나?

=없었다.

-이용수 할머니께서 일본군 위안부운동의 방식을 바꾸자고 했는데,

=운동 방식은 앞으로 정의연에서 토론하고 할머니의 제안을 새겨서 반영할거라 생각한다. 할머니 말씀 중에 중요한 것이 증오를 키우지 않고 미래 세대의 교육을 강조하셨다. 미래세대 교육이나 한일 청소년 교류등은 할머니들의 책임이 아니고 한국정부, 한국의 시민사회, 일본정부, 일본의 시민사회 모두 함께 노력해야 한다.

-2012년 한일합의 당시 10억엔을 받지 말라고 할머니에게 권한 적 없나?

=없다. 당시 단체 활동가들이 할머니들에게 전화를 돌려서 한일합의 내용을 설명 드렸고 그럼에도 1억원 받는 건 할머니의 자유라고 말씀드렸다. 수요 시위에서도 할머니들이 1억원을 받는다고 해도 우리가 할머니 탓을 하거나 반대 목소리 내면 안 된다고 했다.

-사퇴 고려는 하지 않았나, 오랜 침묵의 이유는?

=할머니 목소리로 제가 잘못한 오류가 드러나 깊은 반성의 시간을 보냈다. 미숙한 점도 있었다. 스스로 변호하고 싶어서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기억에 의존하다보니 오류를 낳게 되는 모습을 보면서 제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어떤 답변으로 설명할까라는 질문을 할 수밖에 없었다. 용기내서 국민들께 국민께 목소리를 들려주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절박감에 이 자리에 나왔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소명할 것이고, 피할 생각이 없다.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 < 황금비 채윤태 기자 >

개인계좌 허술한 부분 있었으나 후원금 유용 안했다

“9차례 28천만원 중 23천만원 목적대로 사용, 5천만원은 정대협 사업

 힐링센터 고가매입 “9억원 매물 75천만원에 구입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후원금 사용 내용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진 지 20여일 만인 29일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자(정의연 전 이사장)가 기자회견을 열어 소명에 나섰지만 개인 계좌로 모은 후원금 이체 내용 등 구체적인 증빙자료들은 공개하지 않아 의혹은 해소되지 않았다. 검찰 조사를 앞두고 피의자 방어권차원의 신중한 태도임을 고려하더라도 일부에서 무책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당선자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모두 망라했다. 큰 갈래로 보면 안성 힐링센터 매매 과정 등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정의연 활동을 둘러싼 의혹과 후원금 개인 계좌 모금 자녀 유학 자금 출처 등 윤 당선자 개인을 향한 의혹이다. 그러나 수사 대상인 후원금 모금·지출과 관련해선 대부분 정의연이 내놓은 해명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

특히 개인 계좌로 후원금을 모금한 부분은 검찰 수사의 핵심이어서 증빙자료를 공개할 것으로 기대됐다. 윤 당선자는 2014년부터 일본군 위안부피해자 할머니들의 외국 방문 경비나 장례 조의금 모금, 국외 구호 지원 등의 목적이 있을 때 에스엔에스(SNS) 등에 글을 올려 개인 계좌로 후원금을 받았다. 확인된 계좌는 모두 네개다. 그는 이날 “9건의 모금을 통해 28천여만원이 모였고 모금 목적에 맞게 사용된 돈은 23천여만원이라고 밝혔다. 나머지 5천여만원에 대해선 정대협 사업에 썼다고 설명했다.

윤 당선자는 검찰 수사를 빠져나갈 수 있는 여지를 두기도 했다. 윤 당선자는 계좌이체 내역을 일일이 다시 보니 허술한 부분이 있었다. 스스로가 부끄러워진다”, “이체 이유를 거의 모두부기해 놓았다고 밝혔다. ‘허술하다등의 표현 등은 후원금 사용 내용에 일부 구멍이 있음을 인정한 것으로 읽힌다. 후원금을 용도에 딱 맞게 쓰지는 않았지만 개인적으로 착복하지는 않았음을 강조한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공직자의 업무추진비 유용 등을 수사할 때 업무추진비를 사적으로 쓰지 않았다고 하면 검사가 이를 입증하긴 쉽지 않다. 식사 자리 등에서 지출했어도 업무 연관성이 있는 자리였다고 주장할 수 있다고 짚었다. 정대협 활동과 직결되지 않은 사용 내용이 있어도 유용여부를 파악하긴 쉽지 않다는 것이다.

계좌에서 윤 당선자의 개인 돈과 후원금이 섞였을 가능성도 있다. 2014년 윤 당선자가 자신의 계좌로 베트남 빈딘성 우물파기를 위한 후원금을 모금했을 때, 그가 나중에 공개한 모금 내용을 보면 윤 당선자 자신도 이 계좌에 네 차례에 걸쳐 380만원을 기부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이 돈이 실제 기부한 것인지, 애초 윤 당선자의 강연 수입 등으로 입금된 돈인지는 확실치 않다.

윤 당선자의 재산 형성과 관련한 의혹도 그 연장선에 있다. 윤 당선자가 21대 총선에 출마하면서 신고한 재산 내역을 보면, 그는 국민은행 계좌에 32천여만원을 보유하고 있다. 윤 당선자는 앞서 딸의 유학 자금을 남편 김삼석씨의 형사보상금과 손해배상금에서 지출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가족이 받은 배상·보상금 28천여만원에서 1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는 딸의 유학 자금을 썼다면, 14천여만원의 현금을 추가로 보유한 것이다. 윤 당선자는 이날 정대협 돈을 횡령해 딸 유학 자금을 댔다는 의혹은 일축했다.

안성 힐링센터 고가 매입 의혹에 대해선 윤 당선자는 “9억원에 나온 매물 가격을 조정해 75천만원에 샀고 시세 하락 등으로 42천만원에 팔았다고 해명했다. 힐링센터는 “1(3.3)600만원이 넘는 스틸하우스 공법으로 지어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매도자인 김아무개씨가 20073500여만원에 사들인 부지에 60평 주택 건축비 36천만원을 들여 집을 지었다고 해도 수억원의 이익을 남긴 것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건축법 시행령상 건설공사의 용도별·구조별 표준단가를 보면 스틸하우스 구조의 당 표준단가는 998천원이다. 윤 당선자는 당시 알고 지내던 이규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자에게 이 주택의 매도자 김씨를 소개받았다. < 채윤태 김정필 기자 >

윤미향 또렷한 답변37분간 땀 흘리며 의혹 반박

왼쪽 가슴엔 '위안부 상징' 나비 문양 배지

11일간의 침묵을 깨고 국회에 나타난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당선인은 긴장한 듯 땀을 많이 흘렸으나 특유의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당당하게 해명했다.

29일 오후 21분께 국회 소통관 입구로 들어선 윤 당선인은 다소 긴장한 표정으로 하얀 마스크를 벗으며 단상 위에 올라섰다.

검은색 정장 차림의 그는 왼쪽 가슴에는 위안부 할머니를 상징하는 나비 문양의 배지와 제주 4·3 사건을 의미하는 동백꽃 배지를 달았다.

윤 당선인은 자신의 등장에 언론사 카메라 플래시가 일제히 터지자, 한동안 제대로 정면을 바라보지 못한 채 들고 온 서류 뭉치만 뒤적였다. 그가 읽기 위해 갖고 온 원고는 A4 용지 33페이지 분량이었다.

입술을 한 차례 질끈 깨문 후 정면을 바라본 윤 당선인은 떨리는 목소리로 "안녕하세요. 더불어민주당 당선인 윤미향입니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믿고 맡겨 주신 모든 분께 깊은 상처와 심려를 끼친 점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말한 후엔 단상 왼쪽으로 걸어 나와 고개를 숙였다.

그는 이후 22분간 준비한 원고를 읽어내려갔다.

쉼터 고가 매입 의혹, 2015년 한일합의 내용 사전 인지 의혹 등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는 말을 5번이나 하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소명이 늦어진 점, 개인 계좌를 사용한 후원금 모금 문제 등에 대해선 "죄송하다"5번 사과했다.

이날 국회 소통관은 윤 당선인을 취재하려는 국내외 기자 200여명이 몰리면서 취재 열기로 후끈했다.

이 때문인지 윤 당선인은 발언 중반부터 땀을 뻘뻘 흘리는 모습이 목격됐다. 그는 이따금 이마에 난 땀을 닦아냈다.

발표문을 다 읽은 그는 "다시 한번 죄송하고 앞으로"라고 말한 후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조사에 성실히 임할 것을 말씀드리면서 제 입장을 마친다"며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입장 발표를 마친 후 소통관 밖 복도로 나온 윤 당선인은 관계자가 건넨 물을 마시고 땀을 닦아낸 뒤 15분간 기자들의 질문에 응했다.

긴장한 듯 두 손을 맞잡고 "자 질문을"이라며 말을 꺼냈지만 그는 쏟아지는 질문에 단호한 목소리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곁에 선 민주당 송갑석 대변인이 "내일 임기가 시작되지만 처음 국회를 찾은 상황이다. 지금 굉장히 땀을 흘리고 있어서 계속 질문을 하기가 힘들 것 같다"고 말하며 질의응답 중단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후 몇 차례 질문을 더 받은 윤 당선인은 송 대변인의 안내에 따라 지하주차장으로 이동해 국회를 빠져나갔다.

질의응답이 끝나자 한 중년 남성은 윤 당선인을 향해 "기자회견 내용을 간추려보면 언론도 잘못했고 할머니 주장도 잘못됐고 나는 잘못한 게 없다는 것으로 이해하게 된다"고 외치기도 했다.

이날 국회는 윤 당선인 기자회견에 취재진이 몰리자 1층 출입구와 2층 기자회견장에 포토라인을 설치했다.


김홍걸 당선자, 사저 소유권 자신 명의로

형 홍업씨, 부동산 처분 금지 가처분 신청

              

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 고 이희호 여사가 남긴 동교동 자택을 두고 김 전 대통령의 두 아들이 법정 다툼을 벌이는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고 김 전 대통령의 둘째 아들인 김홍업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이 동생인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당선자를 상대로 서울 마포구 동교동의 고 김 전 대통령 사저에 대한 부동산 처분 금지 가처분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이 사건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 민사51(재판장 박범석)가 지난 1월 김 이사장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자 김 당선자는 이에 불복해 지난 4월 가처분 이의신청서를 제출했다. 재판부는 지난달 29일 심문을 종결했다.

김 당선자가 지난 4·15 총선에 출마하면서 제출한 공직자 재산신고를 보면, 32억원 상당의 동교동 사저가 김 당선자의 재산 목록에 포함됐다. 이희호 여사가 별세한 뒤 사저 소유권을 자신 명의로 바꾼 것이다.

이에 반발한 김 이사장은 사저에 대한 김 당선자의 처분 행위를 막으려고 법원에 부동산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이 이를 인용한 것이다. 현재는 김 당선자가 법원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는 가처분 이의신청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 장예지 기자 >



일행 5명과 이한열 묘지 등도 참배, 오월어머니집 들러

5·18단체 공개 사과·회고록 개정 등 진정성 보여야

                     

노태우 전 대통령이 아들 재헌(55)씨를 통해 국립 5·18민주묘지에 헌화했다.

29일 국립5·18민주묘지관리사무소의 말을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께 재헌 씨는 묘지관리사무소에 전화를 걸어 화환과 함께 참배하겠다고 알려왔다.

재헌씨는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오전 11시반께 묘지에 도착해 ‘5·18 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을 기리며 대한민국 민주화의 씨앗이 된 고귀한 희생에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라고 방명록을 작성했다. 참배단에는 ‘13대 대통령 노태우 5·18 민주 영령을 추모합니다'는 글귀가 적힌 조화를 헌화했다.

5·18 구묘역으로 이동해 민족민주 열사 묘역에 안치된 이한열 열사의 묘를 들러 어머니 김옥숙 여사의 이름이 적힌 조화를 헌화했다. 앞서 김 여사는 1988225일 노 전 대통령 취임 직후 이곳을 찾아 이 열사를 참배한 적 있다.

재헌씨는 지난해 8월에도 5·18민주묘지를 찾아 아버지를 대신해 사죄했고 12월에는 오월어머니집에 들러 정현애 이사장 등 피해 당사자를 만나 다시 한 번 사죄의 뜻을 전했다.

전두환씨와 함께 12·12 군사쿠데타를 이끈 노 전 대통령은 5·18 때 수도경비사령관을 맡아 직간접적으로 광주 학살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5·18민주유공자유족회 관계자는 노태우 전 대통령이 진정으로 사죄할 의향이 있다면 조용히 아들을 묘지에 보낼 것이 아니라 5월단체에 공개 사죄를 해야 한다. 또한 사죄에 앞서 ‘5·18은 유언비어때문에 일어났다고 주장한 회고록 개정 약속부터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 김용희 기자 >


새 현판으로 교체 제막 국가유공 영예 높아질 것

                        

국립 대전현충원에 설치돼 있던 전두환 전 대통령이 쓴 현판이 29안중근체로 교체됐다.

국가보훈처는 이날 국립묘지가 갖는 국가 정체성과 국민 통합을 고려해 지속해서 이견이 있었던 대전현충원 현판을 교체했다. 현판 교체로 대전현충원과 국가 유공자의 영예가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지난 198511월 대전현충원 준공을 기념해 친필로 현충문이란 대전현충원 글씨를 썼으며, 대전현충원 등은 이 글씨를 키워 제작한 현판을 35년 동안 관리해왔다.

하지만 그동안 전 전 대통령의 행적 등을 이유로 현판 교체 요구가 끊이지 않았다. 보훈처는 역사·문화재·보훈·법률 등 관련 분야 전문가 의견과 자문 등을 거쳐 이날 현판 교체를 추진해왔다. 국가보훈처와 국립현충원 등은 이날 2시간에 걸쳐 전 전 대통령의 묵은 현판을 떼고 새 현판을 달았으며, 오후 4시께 임성현 대전현충원장 등의 참석속에 새 현판 제막식을 진행했다.

새 현판은 안중근체. ‘안중근체는 안중근의사기념관·저작권위원회가 안중근 의사가 자필로 쓴 <장부가> 한글 원본에서 따온 글씨로 지난해 만들었다. 보훈처는 안중근 의사는 대표적 독립운동가이자 독립군 참모중장으로서 군인 정신의 귀감이 되는 위인이다. 국립묘지를 대표하는 현충원에 안중근 정신을 담게 됐다고 밝혔다.

전 전 대통령은 여기는 민족의 얼리 서린 곳~ 이 언덕을 보호하리라.’ 내용의 헌시도 썼으며, 이를 시비로 제작해 현충원에 설치했다. 임성현 대전현충원장은 기존의 현판은 역사성 등을 고려해 폐기하기 않고 국가기록원에 보관할 것이라며 전 전 대통령이 현판 글씨와 함께 써 현충원에 남아 있는 헌시비도 6~7월께 안중근체로 교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최예린·오윤주 기자 >